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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09 2012.1.9 by Andy Jeong

2012.1.9

Economic issues : 2012. 1. 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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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일경제]정치테마 작전세력 첫 적발

금융당국이 정치인 테마주 관련 주가조작 세력을 추적해온 끝에 첫 적발 사례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근거가 없는 루머 유포로 악의적인 주가조작이 크게 늘어나자 당국이 집중 단속에 나선 가운데 나온 첫 제재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8일 "유력 대선주자인 'A씨 테마주'로 불리는 D사의 주가를 조작한 정황이 있는 작전세력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D사 주가조작과 관련이 있는 세력을 확인했다"며 "현재 발표 시점만 남겨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D사는 'A씨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두 달 새 주가가 4배가량 폭등했다. 이 회사 대표가 A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인터넷상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진이 가짜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가는 다시 폭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짜 사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인터넷상에 유포한 사람들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이를 통해 얼마나 부당이득을 얻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를 확인한 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또 다른 대선 테마주인 A사, S사에도 일부 작전세력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 3개사를 비롯해 테마주로 분류된 100여 개 종목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테마주 관련 주가조작 행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긴급조치권'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긴급조치권은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절차를 생략하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바로 검찰에 고발하는 조치다.

금감원은 올해 주요 업무 목표를 '정치적 상황과 루머를 이용한 작전세력 단속'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테마주가 이상 과열할 경우 즉시 금감원과 거래소가 조사에 착수하고 이런 상황을 바로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총선과 대선의 해를 맞아 정치인 테마주가 활개치고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관련 루머까지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루머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상시 특별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2. [매일경제]맞벌이 86% `보육대통령` 뽑겠다

맞벌이 부부 10명 중 8명 이상은 올 대선ㆍ총선에서 제대로 된 보육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어떤 공약보다 보육 공약을 우선하겠다는 의사를 표한 이들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가까이는 전면적 무상보육을 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올 양대 선거의 최대 화두가 '복지'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들 선거 판세가 후보들이 얼마나 진정성 있는 보육 공약을 내놓느냐에 따라 상당 부분 좌우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맞벌이 가구는 507만가구. 이 중 10대~40대가 282만가구에 달한다. 무자녀 가구를 제외해도 어림잡아 수백만 명의 표심이 보육 공약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매일경제가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 살며 만 1~5세 영ㆍ유아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 300명(남녀 각 150명)을 임의할당ㆍ편의추출해 설문조사한 결과다. 무작위 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5.66%포인트다.

'(올해) 대선에서 보육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86.0%(매우 그렇다 34.7%, 약간 그렇다 51.3%)가 그렇다고 답했다. 총선에 대한 같은 질문에서는 82%(매우 그렇다 37.0%, 약간 그렇다 45.0%)가 이같이 답했다.

'대선 후보들의 공약 중에서 보육 분야 공약을 어느 정도 중요하게 고려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80.0%가 다른 공약보다 우선시하겠다고 답했다. 총선 관련 응답자도 76.4%에 달했다.

절반가량인 46.7%는 보육 복지 정책이 전면적 무상보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3.7%는 남편과 아내의 직장 어느 한 곳에도 직장 어린이집이 없다고 응답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과도한 양육 비용'(29.7%)과 '질 좋은 보육위탁시설의 부재'(26.7%)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기획취재팀=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이용건 기자 / 전경운 수습기자]


3. [매일경제]"美 경제 한층 더 좋아질것"

"현 시점에서 3차 양적완화(QE3)는 필요하지 않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50)는 7일 전미경제학회가 열린 미국 시카고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불러드 총재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 자격으로 지난 2010년 2차 양적완화(QE2)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위험의 7가지 얼굴(Seven Faces of the Peril)'이라는 논문을 통해 FRB가 미국 재무부 채권(국채)을 사들여 디플레이션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랬던 그가 QE3 필요성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배경에는 예상 밖으로 좋아지고 있는 미국 경제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경기회복 모멘텀이 올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고용시장이 회복되는 등 올해 미국 경제가 작년보다 한층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살아나는 만큼 추가적인 양적완화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로금리 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2013년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FRB의 통화정책도 재확인했다.

미국 경제가 위기에 휩싸인 유로존 경제와 디커플링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불러드 총재는 "유로존 문제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가 올해 내내 시달릴 것"이라면서도 "구조적으로 유로존 경기 침체가 무역거래 측면에서 미국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이 붕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만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경기회복의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불러드 총재는 또 유로존 위기로 유럽계 자금이 한국시장에서 대거 유출되는 것과 관련해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진단했다. 불러드 총재는 "과도한 자본 유출입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거래세를 부과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외국자본의 한국시장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불러드 총재는 "한국처럼 대외개방 정도가 높은 소규모 경제는 항상 이런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8일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폐막한 올해 전미경제학회는 유로존 위기와 중국의 신경제개발 모델 발굴을 주요 화두로 다뤘다. 내년 전미경제학회는 샌디에이고에서 열린다.

[시카고 기획취재팀=성철환 논설위원 / 장광익 워싱턴 특파원 / 김명수 뉴욕 특파원 / 박봉권 기자 / 윤상환 기자 / 한예경 기자]


4. [매일경제][표] 주간시세변동


5. [매일경제]`소값 폭락`에 신음하는 장흥 한우농가 가보니

"마리당 50만원 이상씩 손해를 보고 있어요. 유통업자들은 밑지면 안 팔면 되지만 농민들은 다르죠.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1차산업인데…죽든 살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지난 6일 방문한 호남지역 최대 한우 산지인 전남 장흥군. 이곳의 한우 사육 마릿수는 약 5만마리로 한우가 장흥군에 살고 있는 사람 수(4만2500여 명)보다도 더 많다.

이곳에서는 토요일마다 우시장이 열리는데 이날은 전국 각지에서 소를 사기 위해 몰려온 사람들로 북적댄다. 그러나 30여 분 거리에 위치한 한우 농가에서는 한숨소리부터 들린다.

5년 전부터 이곳에서 한우 거세우 200마리를 키우고 있는 농민 박순우 씨(50)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박씨는 "소 200마리가 1년에 먹는 사료가 50t에 달한다"며 "공동구매를 통해 사료값을 낮췄는데도 소값이 떨어져 계속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가 귀농을 결정했던 2007년 당시 사료 가격은 포대(25㎏)당 8500원 수준이었다.

주변 농가와 사료를 단일화해 공동구매로 가격을 낮췄는데도 현재 사료 포대(25㎏)당 가격은 1만2000원으로 40% 이상 치솟았다. 2007년 당시 소 200마리를 키우는 데 연간 사료값으로 1700만원이 들었다면 요즘은 2400만원을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사료값이 치솟자 일부 농가들은 볏짚을 먹이거나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한 사료를 찾고 있다.

박씨는 "좋은 등급 소가 나올 수 있도록 사료를 안 바꾸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하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배(소값)보다 배꼽(사료값)이 더 큰 상황"이라며 "일부 사료회사들은 재료값 상승으로 채산성이 안 맞으니까 소 등급 판정에 가장 중요한 옥수수 비율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통계청이 펴낸 '2010년 축산물생산비'에 따르면 한우 비육우(고기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키우는 소) 1마리(600㎏)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총 607만원에 달한다.

이 중 송아지나 소를 구매해 입식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8만원으로 약 35% 수준이다. 반면 사료비는 228만원(37.6%)으로 소값을 이미 추월했다.

하지만 박씨는 최근 한우 송아지 36마리를 새로 입식했다. 농촌에서 소를 키우는 사람은 소를 키우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 한우 송아지값이 100만원대(예년의 절반 수준)로 떨어졌으니 2년 후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사료값 안정에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또다시 도박을 시작한 셈이다.

박씨가 키우는 소 가운데 최고등급인 '1++'의 출현 비율은 30%로 전국 출현율(9%)보다 월등히 높다. 700㎏의 1++등급 거세우의 판매가는 600만원 수준. 똑같은 양의 사료를 먹고 자란 2등급 한우는 마리당 350만원을 받기 어렵다. 박씨는 "1++등급 한우를 마리당 700만원을 넘게 주고 팔아야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며 "지금은 600만원도 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백화점에 가보면 10만원으로 웬만한 구성을 다 갖춰서 살 수 있는 선물세트가 한우밖에 더 있느냐"며 "소비자들이 많이 사주는 것이 농민들을 도와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한우를 일괄적으로 공동 수매해야 하고 사료값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저리 대출의 담보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유통업체들도 설날을 한우 소비 촉진의 기회로 보고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호종 홈플러스 축산팀 과장은 "사전 계약을 통해 농민들의 판로를 보장해주고 사료를 공동구매해 제공하는 등 축산농가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번 설 선물로 한우를 많이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흥(전남) = 차윤탁 기자]


6. [매일경제]이름걸고 농·수산물 수급 조절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한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는 농림수산식품부 개혁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가격통제 논란을 일으켰던 물가관리 책임실명제는 농림부 개혁 필요성이 배경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실명제 적용 대상 역시 생필품 전반이 아니라 1차 산물인 농ㆍ수ㆍ축산물에만 집중될 방침이다. 이는 농ㆍ수ㆍ축산물의 불합리한 유통구조가 오래도록 개선되지 않는 원인이 농림수산식품부 일부 공무원과 중간상인의 유착에 있다는 분석에서 비롯됐다.

최근의 소값 파동에서도 나타났듯이 농ㆍ수ㆍ축산물은 수급 불일치로 인해 수십 년간 가격 급등락이 반복돼 왔음에도 근본적인 시정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농식품부를 질책하고 독려했으나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자 특단의 대책 차원에서 물가관리 책임실명제 실시를 지시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담당 공무원의 실명으로 물가를 관리하라고 한 것은 사실 농ㆍ수ㆍ축산물에 국한되는 지시로, 농식품부에 대한 강력한 질책이자 경고"라면서 "농식품부 담당자가 자기 이름을 걸고 수급 조절에 책임을 지라는 뜻이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른 상품은 수급 조절이 다 되는데 농ㆍ수ㆍ축산물만 안 될 이유가 없다"며 "이름을 내거는 만큼 해당 공직자는 책임감을 갖고 수급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명 기자]


7. [매일경제]한나라 `근로시간 단축` 공약

한나라당이 실질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늘리는 등 근로환경 개선책을 총선 공약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법정 근무시간을 초과하기 일쑤인 만성적 장시간 근로 문화를 개선하면 근로자 삶의 질이 향상되고 생산성을 높여 일자리 늘리기를 통한 복지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임해규 한나라당 정책위부의장은 8일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주 40시간을 넘어서는 초과근로를 최대한 줄이는 것은 일자리와 복지 모두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이번 4ㆍ11 총선 공약 개발 과정에서 근무제도 전반을 손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최장 5일(유급 3일)에서 유급 10일로 늘리면서 정부와 기업이 그 부담을 절반씩 분담하도록 법제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아직 이 제도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정식 검토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공식적으로 검토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책은 인력을 줄이면서 장시간 근로를 통해 비용 대비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업들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야당이 근로환경 개선책을 단골 공약으로 삼아왔다는 점도 한나라당으로선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많은 근로자가 일을 서로 나눠 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근로자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포퓰리즘적 요소가 있다고 비판한다.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 등으로 기업 부담을 덜고, 정부 차원에서 소득보전책 등을 실시해 소득 감소분을 메워주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0년 한국 근로자들 연간 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한국 근로자들은 OECD 회원국 평균 노동시간(1749시간)보다 연간 444시간, 네덜란드 노동자(1377시간)보다는 무려 816시간 더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범주 기자 / 손유리 기자]


8. [매일경제]증시작전 어떻게 `대선주자와 인연…`루머 SNS로 빠르게 퍼뜨려

◆ 정치테마 작전세력 첫적발 ◆

여성 의류업체인 D사의 S대표는 지난해 여름 이후 한동안 악몽의 세월을 보냈다. 지난해 7월 인터넷에 유포된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한 사진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인터넷에 떠돈 사진에는 야권 대선주자로 부상하던 한 인물이 있고 같이 사진을 찍은 사람이 자신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여 있었다. 눈 부분이 가려진 편집된 사진이었지만 주식 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대선 테마주'로 오인해 맹목적인 투자에 나섰던 것. 2010년 이후 D사의 주가는 1000~1200원대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이 사진이 급속하게 유포되면서 두 달도 안 돼 주가는 4000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해명에 나섰지만 진정되지 않았다. 사진 속 인물이 S대표가 아니라는 내용이 보도되자 8월 말부터 주가는 폭락했다. 사연도 모르고 투자에 매달렸던 투자자들은 피눈물을 쏟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개월여 동안 집중 조사를 벌인 결과 최초 유포자가 D사의 주가조작 목적으로 이런 사진을 배포한 것이 확인됐다. 그간 집중적인 조사를 벌였지만 실제 주가조작 세력이 배후에 있었음이 처음 확인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인 테마주' 등의 이름으로 주가가 급등락한 종목이 많았다. 금감원은 '테마주'의 상당수는 개인투자자들이 대부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쉽게 현혹되는 점을 노려 작전세력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이 집중 조사 대상으로 올린 종목은 약 1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상장 종목(코스닥 포함)이 2080개임을 고려하면 약 4.8%가 조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 셈이다. 금감원은 특히 이 중 가장 이슈가 됐던 A사, S사의 경우 외부세력에 의한 주가조작이 의심된다고 보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금감원은 A사의 경우 제3세력이 개입해 의심스러운 거래를 한 것을 발견하고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선 테마는 어차피 관련을 맺고 있는 정치인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투자인 만큼 도박하는 심리와 비슷하다"며 "작전세력도 이런 심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머 유포가 과거보다 빠르고 파괴력이 커진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메신저 중심으로 소문이 유포됐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함께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주요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일본 원전 방사능 유출설, SK그룹 오너 사망설 등은 모두 트위터에서 확산돼 증권가로 퍼졌다. 검증된 언론의 기사가 아니라 추측성 글들이 투자자들을 더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오후 1시 58분 이후 집중 유포됐던 '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설 역시 메신저에 트위터까지 가세해 삽시간에 루머가 확산되며 시장에 큰 혼란을 줬다.

이날 코스피는 13분 만에 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방사능 측정업체 대봉엘에스는 오후 2시 25분께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루머로 밝혀지자 장이 끝나기 전에 주가는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갔다. 금감원과 경찰은 방산주 주가 상승을 노린 세력이 있었는지를 보고 있다.

불과 10일 전인 지난달 27일 코스피는 상승 출발했지만 오전 10시 35분께 갑자기 하락세로 돌아서 장중 한때 고점 대비 50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인 김정은이 사망해 중국군이 북한에 파병했다는 루머 때문이었다.

상장기업을 괴롭히는 루머는 거의 매일 등장할 정도다. 지난해 끊임없는 루머로 괴롭힘을 당한 STX그룹주가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21일 '그룹이 자금상 위기를 맞았다'는 루머가 돌면서 STX그룹주는 일제히 대폭락했다. 전날보다 STX엔진은 11.11%, STX팬오션은 10.27%나 폭락했다.

루머가 충격을 주는 것은 채권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25일에는 프랭클린템플턴이 12월 수조 원대의 만기 도래분을 재투자하지 않고 빼내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국채값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템플턴은 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상장채권 대비 약 20%를 보유하고 있는 큰손이기 때문에 이 소문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그날 국고채 3년물, 10년물 금리는 0.03%포인트, 0.04%포인트 올랐고 상당 기간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정적인 루머가 도는 이유는 주가 하락을 이용해 풋옵션, 공매도 등으로 차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에는 여러 소문이 있기 마련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심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그만큼 투자자들이 불안하다는 심리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권력 이양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감, 유럽 재정위기 등이 지속되는 한 이런 현상은 끊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조시영 기자 / 박용범 기자]


9. [매일경제]美 위기 7회말이면 유럽은 3회초…위기 끝나려면 멀었다

◆ 전미경제학회 ◆

지난 5일부터 나흘간 경제학자 1만여 명이 참석한 시카고 전미경제학회 화두는 유럽과 중국이었다. 유로존 위기가 얼마나 더 길어질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은 얼마나 될지, 이탈리아는 디폴트에 이를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또 세계 2위로 부상한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지,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끈 투자ㆍ수출 성장모델에서 벗어나 중국이 신성장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등이 주요 화두였다.

500여 개 세션이 동시다발로 열리는 전미경제학회에서 유럽ㆍ중국 관련 세션은 몰려든 청중들로 매번 발 디딜 틈조차 찾기 힘들었다. 매일경제신문 시카고 전미경제학회 기획취재팀은 로런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버락 오바마 정부 전 국가경제위원회 의장),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9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2010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 시카고대 교수(9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교수 등 석학 10여 명과 인터뷰를 통해 유로존과 중국 경제 미래에 대한 혜안을 들어봤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디폴트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유로존이 붕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위기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유로존과 관련해 '유로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가 내린 진단이다.

5일부터 나흘간 시카고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에 참가한 먼델 교수는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그리스 이탈리아 등 일부 유로존 국가들이 파산하거나 일부 유로존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유로존은 폐기처분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먼델 교수는 "많은 사람이 유럽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유로화' 문제가 아니라 '유럽 재정' 문제"라고 주장했다.

먼델 교수는 "통화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일부 유로존 국가들이 경제 덩치에 걸맞지 않게 과도한 복지예산을 편성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고 주장했다.

과도한 복지로 재정 지출이 늘면서 부채가 쌓여 디폴트 상황에 처하게 됐고 유럽 부채ㆍ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먼델 교수는 "작년에 그리스에 갔더니 정부 관리들이 공공건물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안 할 만큼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자랑했지만 그런 게 개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올해 상반기에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만기가 집중돼 있고 유럽 은행들이 6월까지 자기자본비율 9%를 맞추기 위해 대거 자본 재확충에 나서야 하는 점이 유로존에 대한 불안감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본격적인 긴축 여파로 유로존 경기 침체가 심화될 가능성도 커 당분간 유로존 위기 파고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미경제학회 현장에서 만난 다른 석학들도 대부분 올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최대 요인으로 유로존 부채위기를 첫손에 꼽았다.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는 "야구로 표현해 미국 위기 상황이 7회 말까지 진행됐다고 보면 유럽 부채ㆍ금융위기는 아직 3회 초 정도"라며 "유로존이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상황이 좋아지기보다는 더욱 나빠질 것이고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국가 디폴트 불안감을 완화하려면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이 나서서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채를 공격적으로 사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망했다.

카멘 라인하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연구원은 "일부 유로존 국가가 앞으로 12~18개월 내에 디폴트 상황에 처할 것"이라며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스페인 모두 실질적인 디폴트나 마찬가지인 채무 재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피터 분 런던정경대(LSE) 교수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7%대로 치솟는 등 시장은 이미 이탈리아가 생존할 수 없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ECB가 이탈리아 국채 절반을 사줘야 할지 모른다"며 "ECB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으로 ECB가 대규모 손실을 본다면 유로화에 대한 시장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은행들 디레버리징(부채ㆍ차입 축소)에 대한 염려도 많았다.

악셀 베버 시카고대 교수(전 분데스방크 총재)는 "시장 신뢰 하락과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으로 유럽 은행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며 "사내 유보 이윤도 거의 없어 자본 재확충에 나서야 하는 유럽 은행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디레버리징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베버 교수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미국 금융회사 재무제표 실적이 고꾸라진 것처럼 유로존 국채 디폴트 불안감 때문에 유럽 은행들 재무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대다수 은행들이 정부 공적자금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은행들이 자본 재확충에 나설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자산 회수가 본격화하면 아시아 등 일부 지역에 어느 정도 자금경색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아이켄그린 교수는 "유로존이 붕괴하면 글로벌 경제에 엄청난 재난이 되겠지만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ECB와 유럽 각국 정부가 그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황이 더 나빠지면 ECB가 적극 시장에 개입해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얘기다.

[시카고 기획취재팀=성철환 논설위원 / 장광익 워싱턴 특파원 / 김명수 뉴욕 특파원 / 박봉권 기자 / 노영우 기자 / 윤상환 기자 / 한예경 기자]


10. [매일경제]글로벌경제 탈출구는 중국 하지만 구조개혁 선행돼야

세계 석학들은 중국 경제구조 개혁이 세계 경제를 부흥시키는 탈출구 구실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인 개혁 방안으로는 민영화 확대, 내수 증대, 금융시스템 개혁 등이 꼽혔다. 중국 경제 규모가 미국을 초월할 정도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12년 전미경제학회(AEA)에서 게리 베커 시카고대 교수,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 교수 등은 중국 경제 개혁이 올해 세계 경제 흐름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초월하는 시점을 2020년 전후로 전망했다. 하지만 구조 개혁이 동반되지 않은 양적 성장만으로는 중국 경제가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졸릭 총재는 "중국 경제구조 개혁을 이끌 수 있는 미ㆍ중 간 공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상호 노력은 세계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경제구조 개혁 방안으로 △투명한 금융시스템 확보 △시장경제로 이행 △세계 경제와 연결된 기술혁신 시스템 구축 △환경 문제 해결 △효율적인 국가 자원 배분 등을 꼽았다.

졸릭 총재는 "중국이 양적으로 충분히 성장한 만큼 이제는 구조개혁을 통해 세계 경제와 새롭게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중국 내부 구조개혁을 이끌기 위해서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강대국들과 공동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커 교수는 교육 발달이 중국 경제 발전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했지만 많은 부작용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고도 성장한 이유는 교육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중등교육 투자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베커 교수는 "중국은 대표적인 저임금ㆍ비숙련 노동 중심 국가였지만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로 노동 구조를 바꿨다"고 말했다.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로 노동의 질이 개선되면서 세계 제조업 수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로 탈바꿈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베커 교수는 "교육 투자 확대가 도시 고소득층 위주로 이뤄지면서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교육 투자가 대도시 주변에서 주로 일어나고 도시ㆍ농촌 간 인적 이동이 제한되고 있는 점도 불평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먼델 교수는 구조개혁을 통한 중국 내수 부문 확대를 중점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중국 경제 발전은 국외 부문에서 비롯됐다"며 "앞으로는 내수 확대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경제 발전 과정에서 외국 기술을 빌려왔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통해 자본을 끌어와 고도 성장을 이뤘다. 아울러 수출 주도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국외 부문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는 추세다. 먼델 교수는 다만 중국이 경제 성장을 통해 무역흑자를 크게 늘렸지만 이 같은 흑자 확대가 경제력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 같은 불균형이 경제력을 중국 쪽으로 쏠리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향후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은 경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세계 경제와 관련성을 높이면서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산주의 개혁을 통해 국가가 운영하는 기업을 자유화하는 등 중국 내부 개혁을 이뤄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시카고 기획취재팀=성철환 논설위원 / 장광익 워싱턴 특파원 / 김명수 뉴욕 특파원 / 박봉권 기자 / 노영우 기자 / 윤상환 기자 / 한예경 기자]


11. [매일경제]"유럽은행 자금이탈 세금으로 막으려다간 부작용"

◆ 매경시카고포럼 ◆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유로존 부채ㆍ금융위기가 글로벌 경제의 앞날에 놓여 있는 가장 뚜렷한 리스크다. 유로존 위기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유로존 상황이 잘 관리되기를 바라지만 유로존의 구조적 문제는 쉽게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올해 내내 유로존 문제로 시달릴 것이다.

-유로존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유로존 위기로 많은 유로존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미 일부 유로존 국가들은 침체(recession) 국면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유로존 전체로 본다면 독일과 같은 일부 유로존 국가들은 잘해 나가겠지만 주변부 국가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유로존 위기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동안 유로존 정부는 과도한 소비지출을 했고 너무나 많은 차입을 했다. 부채축소 등을 통한 재정건전성 확보가 급선무다. ECB가 구제금융이나 깜짝 해결책을 내놔 위기에 빠진 유로존 국가들을 구제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것이다. 유로존 정부가 스스로 재정건전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ECB가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사주면 유로존 위기가 해결된다고 주장하는데.

▶상당수 사람들이 국채매입을 위해 ECB가 유로화를 찍어내는 등 인플레이션 유발정책을 펼치면 유로존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단일통화인 유로화 체제를 왜 만들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ECB는 안정적인 저인플레이션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독일 분데스방크를 벤치마킹해 출범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유발책은 이 같은 설립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유로존 국채에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이 붙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유로화 표시자산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져 국채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유로존 위기로 유럽 은행들이 한국 등 아시아시장에서 자산을 회수하고 있다. 자금 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는가.

▶유로존 위기 때문에 유동성이 부족한 유럽 은행들이 전 세계에서 자산을 회수하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다. 한국처럼 대외에 개방된 소규모 경제는 항상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과도한 자금 유출입을 막기 위해 금융거래세 등 세금을 부과할 수는 있다. 그러나 한국시장에 투자할 때 이 같은 세금이슈가 있다는 것을 알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실행은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 제조업지수가 확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등 긍정적인 거시지표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미국 경제가 대내외 악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반등 모멘텀이 올해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유로존이 붕괴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지 않는다면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더 좋게 나오면서 미국 경제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유로존과 미국 경제가 디커플링될 수 있다고 보나.

▶무역 측면에서 본다면 유로존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지더라도 미국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유로존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 유럽 쪽과 금융거래가 많다는 점에서 금융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유로존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면 금리 인상을 논할 시점이 된 것 아닌가.

▶지난해 우리는 급격한 침체도 없었지만 성장도 하지 못했다. 올해 경제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지만 아직 경제 회복을 확신할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했다. 아직 금리 인상을 거론할 시점이 아니다.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깊다.

▶월가 명성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사 사업조직을 쪼개는 노력을 시도했지만 최근 전혀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수ㆍ합병을 통해 금융사들이 덩치를 더 키웠다. 이것은 커다란 문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를 매수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50)는 "일각에서 유로존 위기해결을 위해 ECB가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오히려 국채위기를 악화시키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제한적인 ECB 국채매입 확대 조치가 인플레이션 촉발→유로존 국채 인플레이션 리스크 상승→국채금리 급등으로 연결된다는 분석이다. 불러드 총재는 "이렇게 되면 유로화 표시자산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져 시장에서 국채를 소화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진단했다. 7일 미국 시카고 전미경제학회 현장에서 성철환 매일경제 논설위원이 불러드 총재와 만나 미국 경제와 유로존 이슈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12. [매일경제]"부부직장 어디에도 어린이집 없어" 84%

◆ 2012 신년기획 / 보육 업그레이드 ① ◆

은행원 백 모씨(37ㆍ서울 신대방동) 부부는 생후 22개월인 둘째 딸을 서울 시흥동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회사에 다닌다. 서울 중구에 있는 은행 본사에는 직장 어린이집이 있지만 백씨가 근무하는 경기 부천 지점에는 없기 때문이다. 백씨는 "퇴근이 늦어 어린이집에 맡기기 힘들어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있다"며 "주말에 함께 있다 헤어질 때 아이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통에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남들처럼 친정어머니에게 맡기자니 팔순을 넘긴 연세가 마음에 걸렸다. 용돈을 겸해 시어머니에게 한 달에 수고비 100만원을 드리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돌봐주는 시어머니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부족한 시설과 열악한 질, 얇아진 지갑과 사회적 무관심….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로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맞벌이 부부들은 이런 난관을 뚫고 자녀를 가까스로 키워내고 있다.

매일경제ㆍ엠브레인 설문조사 결과 맞벌이 부부들은 만만찮은 보육비용을 호소했다. 맞벌이 부부들의 절반 이상인 57.3%는 월수입의 20% 이상을 자녀 보육비용에 쏟아붓는다고 응답했다. 자녀가 2명 이상인 응답자에게서 이 비율은 63.4%로 더 높게 나타났다. 30% 이상을 보육비용에 지출한다는 응답자도 전체 응답자중 15.4%에 달했다.

맞벌이 부부들은 자녀를 양육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과도한 양육비용(29.7%)을 가장 많이 꼽은 이유다. 26.7%는 '질 좋은 보육시설의 부재'를 어려움으로 들었다.

'보육시설 수의 부족'을 든 경우는 8.0%로 맞벌이 부부들은 향후 보육이 양보다 질 위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37.3%가 과도한 양육비용을 전면에 내세웠고, 여성은 '질 좋은 보육시설의 부재'(30.0%)를 내세웠다. '질 좋은 보육시설의 부재'를 꼽은 경우는 월소득 600만원 이상이 40.8%, 300만원 미만이 18.8%로 소득이 높을수록 보육 시설의 질을 중시했다.

보육고(苦)에 신음해 온 젊은 맞벌이 부부들은 올해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보육정책을 앞세우는 국회의원ㆍ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선언했다.

'보육 대통령'에 대한 강한 의지는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두드러졌다.

월평균 소득이 300만원 미만 응답자 중 9.4%가 이같이 응답했고, 보육 공약을 최우선시하겠다는 300만~400만원, 500만~600만원대 맞벌이 부부 비율은 각각 19.4%, 25.4%였다. 월 600만원 이상 고소득 부부의 경우 이 비율은 30.6%에 달했다.

맞벌이 부부들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에게 바라는 보육정책은 '무상보육'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7%는 '전면 무상 보육 실시'를 주장했고, 33.7%는 '무상 보육의 점진적 확대'를 강조했다.

'선별적 보육 복지 확대'나 '현재 수준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각각 15.7%, 3.0%에 불과했다. 10명 중 8명이 넘는 80.4%가 보육정책의 기조로 무상 보육을 내세운 셈이다. 600만원 이상 고소득 응답자의 경우 이 비중은 85.7%로 노동, 주택 등 다른 복지 공약도 갈망하는 300만원 미만 저소득 응답자(78.2%)보다 높았다. 직장 어린이집이나 집 근처 어린이집 대신 양가 부모에게 자녀를 맡긴 응답자 86.5%가 무상 보육을 촉구했다.

맞벌이 부부 10명 중 8명이 넘는 83.7%는 '부부 모두의 직장에 (어린이집이) 없다'고 응답했다. 부부의 직장 중 어느 한 곳에라도 직장 어린이집이 설치돼 있다는 응답은 전체 조사 대상의 16.3%에 불과한 셈이다.

하지만 직장 어린이집에 실제로 자녀를 맡기고 있는 경우는 4명 중 1명에 불과한 4.3%였다. 야근 등으로 시간이 맞지 않고(33.3%), 이용하고 싶지만 어린이집에 자리가 없기(16.7%) 때문이었다.

'주차 문제 등으로 자녀를 데려오기 곤란해서' 직장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못한다는 부부도 13.9%에 달했다. 평사원이나 대리ㆍ과장급이라 회사에 주차를 할 수 없는데 아이를 부둥켜안은 채 출퇴근 시간에 혼잡한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근무지와 어린이집 소재지가 멀어서 직장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없다는 부부(11.1%)도 적지 않았다. 맞벌이 부부의 75.8%가 어린이집 선택 기준으로 집이나 직장과의 거리를 가장 많이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 보육을 둘러싼 독자들의 어려움과 의견을 전자우편(social@mk.co.kr)으로 접수합니다.

[기획취재팀=정석우 팀장 /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이용건 기자 / 전경운 수습기자]


13. [매일경제]ECB 내달 6000억유로 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최대 6000억유로(약 892조원)의 2차 장기대출을 유럽 은행에 제공할 계획이다.

크리스티앙 누아예 프랑스 중앙은행장은 6일 유럽1 방송과 인터뷰하면서 "ECB가 2월에 2차 (양적완화) 조치를 할 것"이라며 "유럽 은행들이 또다시 3년간 대출을 신청하는 규모가 5000억~6000억유로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리발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은행들은 올해 1분기에 2300억유로 규모 은행 채권 만기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ECB는 지난달 22일 유럽 523개 은행에 3년 장기대출(LTRO)로 4890억유로(약 737조원)를 공급했다. ECB가 제공하는 사상 최대 규모 유동성 지원이었으나 은행들은 이 같은 초저금리 장기대출을 받은 후 은행 간 대출, 기업 대출, 국채 매입 등에 활용하지 않고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곧바로 ECB에 재예치했다. 유럽 은행들은 ECB에 유동성은 돌려보내면서 하루짜리 단기대출 이용은 크게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CB는 오는 12일 월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ECB가 기준금리를 현재의 1.0%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해 12월 소폭 개선되는 등 최근 지표가 나아졌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4월 대선을 의식한 듯 금융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거래세(토빈세)'를 다시 들고 나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토빈세를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제로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주 말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모든 거래 중 금융거래세만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프랑스 먼저 금융거래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거래세 도입은 영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독일과 이탈리아, 스웨덴 등도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토빈세로 영국과 프랑스가 또 한번 대척점에 서게 됐다.

[황시영 기자]


14. [매일경제]원자바오, 5년만에 열린 中금융공작회의서

5년 만에 다시 열린 중국 전국금융공작회의가 주요 의제로 주목받았던 국가금융자산관리위원회 설치, 금리 자유화, 환율 시장화 등에서 특별한 조치를 끌어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8일 중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6~7일 이틀간 개최된 제4차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5년간 중대한 개혁조치를 실시했지만 중국 금융산업에 여전히 문제와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원 총리는 이와 관련해 회의에서 '금융시스템 위험 방지와 제거'를 거듭 언급하며 "금융 감독관리 강화, 지방정부 채무 위험 해소가 핵심 업무"라고 진단했다. 그는 "효과적으로 실물경제 자금난과 고금리를 해결해야 한다"며 "자금이 가상경제 부문이나 투기 영역으로 흘러드는 것을 철저히 막아 실물경제에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원 총리를 비롯해 리커창 상무부총리, 왕치산 부총리 등 경제ㆍ금융 부문을 맡은 당정 수뇌부가 대거 참여했고 금융회사 관계자들도 집결해 관심사를 논의했다. 회의에선 민간자금 유입 확대를 위한 금융기구 개혁 심화, 금융 위험 방지를 위한 감독시스템 강화, 지방 정부 채무 관리 강화, 거시조절정책ㆍ화폐정책ㆍ재정정책ㆍ산업정책 유기적 결합, 금융시장 대외 개방 확대, 금융서비스 능력 강화 등이 과제로 제시됐다.

중국 금융업계 총 자산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119조위안으로 2006년 말에 비해 149%나 늘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상업은행 자기자본충족률도 12.3%로 2006년 말보다 5%포인트 높아졌고, 부실대출 비율은 0.9%로 2006년 말과 비교하면 6.2%포인트나 떨어졌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14개 국가ㆍ지역과 1조3000억위안 넘는 통화스왑을 체결했고 대외 무역 위안화 결제 규모도 2억6000만위안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금융 서비스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15. [매일경제]年440조 커지는 中내수시장 5大전략으로 뚫는다

◆ 2012년 신년기획 / 스마트 트레이드시대 ③ / 중국 내수시장 뚫어라 ◆

운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중국 시장 철수를 생각하고 있다. 그는 "최근 5년 사이 중국 인건비는 2배 이상 상승했다"며 "올해도 20% 가까이 인건비를 올린다고 하니 중국에 진출한 의미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은 중국을 생산기지로 삼아 임가공무역에 주로 치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외국 기업 유치 활동도 한몫을 했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중국 정부는 외국기업에 상당한 특혜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외국인 근로자 보험의무화 조치 등으로 외국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초기 중국을 생산기지로 활용하던 메리트들은 시간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 이제는 중국 내수다

수출 생산기지로서 메리트가 급감한 만큼, 앞으로는 13억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연 한국의 최대 무역국은 중국이다. 무역 1조달러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억달러를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달성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중국 대상 수출에서 소비재 수출은 6% 내외에 그치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은 최근 연평균 440조원씩 커지고 있다. 또한 중국은 지난해부터 제12차 5개년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계획을 통해 내수 확대를 정책 핵심으로 삼고 있다. 소비재 자본재 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우리 기업에 기회가 열린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만난 기업들은 앞다퉈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2012년 목표라고 말했다. 신도리코 중국생산법인 정경오 총경리는 "2012년부터 중국 내수 프린터와 복합기 시장 공략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도리코는 신도리코만의 차별된 서비스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정 총경리는 "중국은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아직 약하기 때문에 대리점 영업보다는 직판 영업 전략으로 신도리코 직원들이 고객을 직접 방문해 상담 및 AS를 해주는 방향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절삭공구 사업을 하는 YG-1 역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해 칭다오 보세무역구 안에 공장을 신설했다. YG-1 중국 공장의 양원준 생산본부장은 "중국의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절삭공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YG-1은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칭다오 보세무역구 내 제2공장을 설립해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철저한 현지화만이 답이다

크린랩은 1996년 처음 중국에 진출했다. 한국에서 잘 팔리던 비닐랩과 비닐장갑 등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중국인들이 음식을 보관하지 않는 문화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중국 크린랩의 이상익 대표는 "중국 사람들은 그날 먹고 남은 음식은 버리는 문화인 것을 간과했다"며 "초기 현지 문화 이해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 대표는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인들의 습성을 연구하는 데 힘썼다. 그는 "중국에서 랩이나 비닐장갑의 수요는 없지만 한국산 고무장갑이나 밀폐용기는 인기가 있음을 알게 되면서 크린랩이 조금씩 중국에서 자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크린랩의 현지화 포인트는 바로 중국인의 체격 조건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중국의 북방 민족에 비해 남방 민족은 손이 작아 작은 사이즈의 고무장갑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이에 크린랩은 한국에는 없는 중국 남방계만을 위한 고무장갑을 출시해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 통하는 아이템은 따로 있다

과거 한국 기업들 사이에는 중국 시장에 대한 맹신이 존재했다. 중국 인구가 13억명이니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싸면 다 팔릴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지난 20년간 중국 내수시장에 성공한 한국 브랜드가 열 손가락에 꼽히는 것을 보면 이 같은 믿음이 얼마나 근거가 없는지 알 수 있다.

중국 내 롯데마트를 총괄하고 있는 왕지동 총경리는 "중국에서 팔리는 아이템을 발굴하지 않으면 중국 소비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총경리는 최근 항저우에서 열렸던 코트라 주최 판촉전을 예로 들었다. 그는 "코트라 판촉전에 참가한 소비자들이 한국의 신고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며 "중국 배에 비해 한국 신고배는 가격은 비싸지만 맛이 우수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값이 싼 제품만 선호한다는 선입견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 장기적인 관점 갖고 투자해야

"중국 진출 기업은 중국의 기업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신중하고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투자해야 한다."

중국에서 절삭공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YG-1과 프린터 및 복합기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도리코는 모두 현지 생산법인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G-1 양 본부장은 "YG-1은 중국 진출을 위해 20년간 사전 준비를 했다"며 "중국 기업이 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중국식으로 맞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본부장이 밝힌 YG-1의 성공 비결은 바로 장기 비전을 갖고 진행한 인재양성 프로젝트다. YG-1은 중국법인을 세우기 5년 전부터 조선족 직원을 뽑아 한국 본사에서 철저하게 교육을 시켰다. 이 인력들이 실제 중국법인을 세우고 나서 초기의 어려움을 줄여주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신도리코 역시 마찬가지다. 신도리코의 정 총경리는 "현지인이 신도리코의 50년 기업문화를 받아들이고 한국 직원들처럼 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 것이 중국에 정착한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국에서 인정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현지 지역사회에 투자를 해야 함을 강조했다.

◆ 금융ㆍ서비스도 동반진출해야

우리은행 양건필 상하이분행장은 "한ㆍ중 자유무역협정이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금융기업이나 제조업체 모두에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이미 다양한 국가들과의 FTA를 통해 금융과 서비스 시장이 많이 개방됐다. 시장 개방 과정에서 얻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향후 중국 시장에서 현지 금융기업들과 제대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피력했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영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를 들었다. 외국계 금융기업으로서 중국의 규제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어렵고 현지 제도를 따라서 영업을 하다 보면 한국에서 성공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현지에서 적용을 못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기획 = 매일경제ㆍ코트라 공동기획

[상하이ㆍ칭다오(중국) = 장재웅 기자]


16. [매일경제]류창수 대관 사장, 결제·유통구조 복잡 단일 브랜드론 위험

"중국 내수시장은 유통구조나 대금결제 구조 등이 복잡해 단일 브랜드로 승부를 해야 하는 대기업은 오히려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중국 시장에 노하우가 있는 전문 유통업체가 필요합니다."

한ㆍ중 수교 20년이 지났지만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한국 기업들은 손으로 꼽는다. 오리온 초코파이나 농심 신라면 정도다.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어려운 이유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독특한 유통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10년 넘게 종합식품유통업체를 운영 중인 류창수 대관 사장은 "중국에 13억 인구가 있다고 아무 물건이나 가져오면 다 팔릴 것으로 생각하는 한국 기업이 많다"며 "중국인의 까다로운 성향에 맞추려면 오랜 시간 스스로 원칙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실패하는 이유로 '중국의 대금결제 관행'을 들었다. 류 사장에 따르면 중국은 대형마트조차 한국처럼 결제일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류 사장은 "초기 중국 진출 시 주요 상점에 커피를 공급했으나 결제일에 돈을 주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단일제품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물건이 잘 팔려도 돈이 돌지 않아 부도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래서 류 사장이 찾은 해답이 바로 공급 제품 다양화. 류 사장은 "대관은 식품 제조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동서, CJ, 청정원, 오뚜기 등 한국 식품업체에서 제품을 공급받아 중국에 판매해왔는데 공급 제품을 커피에서 제과, 음료 등으로 다양화하면서 제품마다 결제일을 달리하니 어느 정도 돈이 돌기 시작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 후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되고 대관이 공급하는 제품 중 판매가 잘 되는 아이템이 늘어나면서 결제를 늦게 해주는 거래처에는 물건 공급을 적게 하는 등 중국 업체를 길들이기 시작했다"며 "10년 노력 끝에 지금은 모든 거래처가 결제일을 잘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대관이 새롭게 시작한 사업이 바로 중국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의 수출을 대행해주는 일이다. 그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바로 '선지원' 브랜드 유자차다.

전라북도와 대관이 공동기획한 이 상품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전라북도 내 중소기업인 '고려자연식품'이 유자차를 생산하고 대관이 수출을 대행해주고 있다. 최근 코트라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한 판촉전에서 이 '선지원 유자차'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17. [매일경제]`부자증세` 新 소득세제로 본 내 세금은

지난해 말 국회가 과표기준 3억원 이상 소득에 대해 38%의 최고세율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고액소득자들의 세부담이 늘게 됐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어날까.

기획재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원천징수액)에 따르면 월소득 2800만원이 넘는 고소득층 세부담은 상당히 늘어난다.

4인 가구의 가장이 월급여 3000만원을 받을 경우 매달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소득세는 785만9830원으로 지난해보다 월 5만6250원, 연간 67만5000원 늘어나는 꼴이다. 만약 월급여가 5000만원이라면 매달 1508만원이 징수되고, 작년보다 올해에 751만원이 더 늘게 된다.

대신 월 2800만원 미만을 받을 경우엔 소득세가 늘지 않거나 줄어든다. 연금보험료 부과 기준이 바뀌면서 월 2800만원 미만 근로자의 원천징수 세액이 소폭이나마 줄어든 것이다.

예를 들어 월소득이 400만원(20세 이하 자녀 2명인 4인 가구 기준)인 경우 소득세 원천징수액이 연간으로 5640원 감소하며, 700만원이라면 9000원 줄어든다.

그렇다면 과연 국회가 도입한 이른바 한국판 버핏세의 세수 증가 효과는 얼마나 될까. 국세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연간소득이 3억원(비과세 포함)을 초과하는 근로소득자는 1만3885명이다.

이들 중 소득공제와 비과세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 최고세율 38%를 적용받을 사람은 1만명 수준이다. 전체 근로소득자 1517만6782명(과세 미달자 포함) 가운데 0.07%다. 근로소득자만 따지면 버핏세 신설로 늘어나는 세수가 고작 연간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까닭이다.

재작년 기준으로 양도소득세 신고자 2만5908명, 종합소득세 신고자 2만5820명 등도 버핏세 납부자에 해당된다.

하지만 양도소득세는 유동적이어서 세수 예측이 쉽지 않고, 종합소득세의 경우도 해당자 378만5248명 가운데 3억원 초과 소득자가 2만5820명으로 겨우 0.7%에 그친다.

전문직 개인사업자 가운데 실제로 버핏세를 무는 사람은 극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8일 국세청이 전문직으로 분류되는 8개 분야 개인사업자의 재작년 소득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변리사, 변호사, 관세사 등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이 3억원을 넘는다. 변리사가 1인당 6억1800만원으로 가장 평균 소득이 높았고, 개인 변호사의 평균 소득은 4억2300만원이었다.

이어 관세사(3억3900만원) 공인회계사(2억9100만원) 세무사(2억4800만원) 법무사(1억2900만원) 건축사(1억1200만원) 감정평가사(1억700만원) 등의 순서로 평균 소득이 높았다. 이들 8개 전문직 개인사업자는 총 2만6870명이다.

문제는 이들 고소득 전문직 중에서 필요경비 등을 제외하고 실소득이 소득세 최고 구간에 해당하는 사업자는 극소수라는 데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문직 종사자 가운데 연간 5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사람은 1.4%인 383명에 그쳤다. 여기서 필요경비 등을 제외하면 버핏세 대상자는 1%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전문직 사업자 중 변호사의 15.5%, 회계사의 9.1%가 연간 매출액이 2400만원 미만이라고 신고하는 게 현실이다.

전문직 개인사업자들의 실제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가운데 최고세율만 조정해서는 세수 증대 효과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탈세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신헌철 기자]


18. [매일경제]한국판 버핏세 수명은 1년?

'무늬만 버핏세'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올해 소득세율 개편은 '1년짜리'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나라당이 이른바 99% 민심을 이유로 전격 도입한 이번 개편안은 부자증세를 반대하는 쪽은 물론 지지하는 쪽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으로서는 일종의 '죄악세'를 물게 된 꼴이고 증세를 요구해온 야당은 최고구간 하한선이 3억원으로 결정되면서 세수 증대 효과가 사라졌다고 비판한다.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미봉책에 그친 셈이어서 총선 이후 19대 국회 때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세율 인상을 막지 못한 정부도 오는 8월께 발표할 2013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잘못 개편된 소득세 체제를 보완하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은 세법을 누더기로 만든 임기응변"이라며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단 재정부는 1996년 이후 큰 변화가 없다가 이번에 기습적으로 최고세율 구간만 추가된 소득세 과표구간을 전반적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장관도 사견을 전제로 현행 과표구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 채 거의 고정돼 있는 현행 과표구간은 중산층 이하 계층에 실질적 세부담을 늘리는 꼴이라는 문제 의식에 공감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과표구간을 전반적으로 상향 이동시키되 비과세ㆍ감면을 줄여 세수를 보전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88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구간을 둘로 쪼개 미국과 일본처럼 과표구간을 6단계로 세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과표구간 조정은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국회가 덜컥 최고구간만 신설한 것은 하책 중 하책이었다"고 꼬집었다. 다만 재정부는 과표를 물가에 연동하는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세무행정이 너무 복잡해진다"며 난색을 표했다.

[신헌철 기자]


19.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월 6일)


20. [매일경제]美서 맞붙는 삼성·LG 3DTV

미국 3D TV 시장 1ㆍ2위인 삼성과 LG전자가 박빙승부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D 기술방식을 놓고 양사 간 신경전이 치열한 가운데 LG가 삼성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8일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지난해 11월 미국 3D TV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39%, 32%를 차지했다. 양사 간 격차가 7%포인트로 좁아진 것이다. 지난해 5월만 해도 삼성과 LG 간 점유율 격차는 45%포인트였으나 LG가 빠른 속도로 따라붙고 있는 상황이다. LG는 4월 필름패턴편광안경방식(FPR)의 시네마3D스마트TV를 미국시장에 출시하며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해 8월에는 24%까지 끌어올리며 소니(14%)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올해는 삼성과 LG가 미국 3D TV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일간지에 '소니와 삼성은 2D에 집중할 것을 권한다'란 광고를 게재한 데 이어 8월엔 USA투데이에 '소니 그리고 삼성, 무거우면서 배터리가 필요하고, 왼쪽 오른쪽 신호를 맞춰야 하는 안경이 왜 필요한지 알려 달라'는 광고카피를 게재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삼성과 소니의 3D 방식인 셔터글라스(SG)에 대한 비판을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LG는 뉴욕 등 대도시에서 FPR와 셔터방식 간 비교 체험 행사를 실시하면서 삼성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3D 안경 12만개를 공수해 FPR 방식을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정승환 기자]


21. [매일경제]기술中企들 산업용ㆍ생활 로봇서 먹거리 찾는다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로봇사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한 중국ㆍ동남아시아의 경쟁사가 늘어나면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힘들어진 데다 대기업 진출이 늘어나며 산업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용 공작기계 전문기업 SMEC는 지난해 10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로봇 전시회 '로보월드'에서 무선네트워크 기반 실내감시로봇시스템 'R1'을 선보였다. R1은 평균 시속 6㎞로 감시업무를 수행하며 자율충전기능, 화재감지기능이 있어 대형건물, 창고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 SMEC는 교도소에 특화된 감시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은 3차원(3D) 이미지 해석기능을 이용해 자살 징후를 보이는 사람, 자해하는 사람 등을 판별할 수 있다. 특히 적외선을 이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업무 수행이 가능해 야간 교정직 근무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포항교도소에서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SMEC는 산업용 로봇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창원 소재 기계사업부에서는 LCD 글라스 이송 등 공정에 쓰일 7ㆍ8세대 로봇을 개발했으며 기존 5축 로봇보다 세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6ㆍ7축 로봇과 의료용 로봇 'Robotic Couch'도 개발하고 있다. SMEC의 로봇사업은 기존 사업인 공작기계 부문에 지난해 합병한 뉴그리드의 통신장비 기술을 접목한 성과다. 하드웨어 기술력 기반에 합병을 통해 얻은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첨가한 것이다.

한때 MP3플레이어시장을 석권했지만 신성장동력 부재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아이리버도 로봇사업으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0년 KT의 로봇 사업 협력업체로 선정된 지 1년여 만인 지난해 4월 책 읽어주기, 영상통화, 원격감시 등 기능을 갖춘 유아용 로봇 '키봇'을 출시해 4개월 만에 1만대를 팔면서 '2011 로봇대상 대통령상'을 거머쥐었다. 키봇1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후속모델로 개발한 키봇2 역시 올해 초 KT와 197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키봇은 아이리버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네트워크 디바이스 사업의 대표적인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로봇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하이비젼시스템도 신성장동력으로 로봇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카메라모듈 등에 대한 비전검사 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하이비젼시스템은 인식(Perception), 판단(Cognition), 동작(Manipulation) 등 지능형 로봇의 3요소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최두원 하이비젼시스템 대표는 "사람처럼 보고, 생각하고, 판단한 후 최종 분류까지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해 로봇 제품 및 서비스 기업 39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0년 로봇산업 규모는 생산액 기준 전년 대비 74.9% 늘어난 1조7848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7197억원에서 2009년1조202억원까지 연간 1000억원 안팎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다 1년 만에 7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도 포스코, KT, 현대중공업, 동부그룹, 한국야쿠르트 등이 로봇사업에 뛰어들거나 영역을 확장했다.

하지만 아직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시장이 협소하고 정보 및 전문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중소기업 처지에서는 소프트웨어와 같은 핵심기술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로봇산업협회 관계자는 "로봇산업은 워낙 광범위하고 분야마다 특성이 다르므로 진출을 원하는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중요하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을 잘 챙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순우 기자]


22. [매일경제]月전기료 1만원 절감하는 친환경PC

국내 중소기업이 대기전력을 100% 차단해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인 친환경 PC를 선보였다.

모토모테크원(대표 전영숙)은 대기전력을 100% 차단하는 '세이브PC'(사진)를 출시하고 공공기관, 기업, 학교 등에 우선 공급한다고 8일 밝혔다.

대기전력이란 전기제품 전원을 끈 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말한다. 켜짐 신호를 기다리는 상태에서 소비되는 전력으로 전력 낭비 주범으로 꼽힌다. 가정 소비전력의 11%가량이 대기전력으로 낭비된다는 게 관련 업계 설명이다.

세이브PC는 모니터와 본체 전기코드를 뽑지 않아도 대기전력을 제로 상태로 만든다.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 플러그를 차단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대기전력 차단장치가 핵심기술이다.

모토모테크원 관계자는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와 멀티탭 등 보조제품을 비롯해 전자제품 안에 대기전력 차단기를 내장하는 등 대기전력을 차단해준다는 제품은 기존에도 많았지만 대기전력이 실제로 제로 수준으로 차단되는 것은 아니었다"며 "실제로 대기전력을 100% 차단하는 제품은 세이브PC가 최초"라고 말했다.

세이브PC를 가정이나 직장에서 평균 6시간 이상 사용하면 연간 탄소배출량을 3㎏ 줄일 수 있고 전기요금도 대당 월 1만원가량 절약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모토모테크원은 상반기에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일본ㆍ중국ㆍ유럽 등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세이브PC와 연결되는 복합기를 비롯해 휴대폰 충전기, TV, 세탁기, 밥솥 등 다양한 가전기기에도 대기전력 100% 차단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전영숙 대표는 "조달시장에 진출하면 세이브PC 매출이 연간 1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세이브PC는 모니터와 본체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사양별로 70만~120만원대로, 일반 PC와 동일한 수준이다.

[노현 기자]


23. [매일경제][표] 지난주 세계 주요 주가지수


24. [매일경제]속도 내는 박원순式 `소셜 이노베이션`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는 3월 '서울소셜미디어센터'(가칭)를 설치한다. 박 시장 개인 트위터와 시 홈페이지, 시 공식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 37개로 흩어져 있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올라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곳으로 통합해 효율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최근 회의에서 "서울시 공무원 모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하나씩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뿐 아니라 일선 공무원들이 시민과 더 가까이서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무원 1인 1계정 만들기는 현황 파악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소셜이노베이션(사회혁신ㆍsocial innovation)'을 주창하고 있다. 단어만 들으면 거창한 제도적 변혁이 떠오르지만, 실제로 그가 생각하는 혁신은 가깝고도 실질적이다. SNS를 통한 시민과의 소통이 사회혁신의 대표적인 예다.

수요자(시민) 중심의 정책을 만들기 위해 박 시장이 취임 직후 만든 '청책(聽策)워크숍'도 그렇다.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공무원이 시민을 직접 만나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그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근에 열린 열 번째 청책워크숍 주제는 서울시정의 양성평등 문제였고, 노숙인 지원, 뉴타운, 중소상공인 살리기, 청년 일자리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박 시장도 직접 워크숍에 참여하고 있다.

소셜이노베이션의 개념은 영국의 민간 사회혁신기관인 '영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의 전신인 '공동체연구소'가 1956년 세워지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소셜이노베이션에 대한 정의도 영파운데이션이 규정한 개념이 가장 널리 통용되고 있다.

이들은 소셜이노베이션이란 '충족되지 않은 사회적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적합한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정의한다.

소셜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이 꼽힌다. 이 은행은 고금리 사채에 시달리던 빈곤층을 구제하기 위해 무함마드 유누스라는 대학 교수가 수중에 있던 27달러를 42명의 여성들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정부 투자를 통해 빈민층에 무담보 소액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

박 시장의 소셜이노베이션은 갈등 해결 방식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이해당사자 간 대립이 첨예한 뉴타운이나 재개발 문제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시간을 들여 합의를 도출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뉴타운ㆍ재개발뿐 아니라 시와 시민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조정ㆍ중재하기 위해 '갈등조정담당관'이라는 새로운 직책도 만들었다.

박 시장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시각은 아직 엇갈린다. 큰 틀에서 보면 개방ㆍ참여ㆍ투명성을 강조하는 최근 사회 흐름에 부합한다는 긍정적 평가지만, 자칫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성수 한국외대 행정학 교수는 "기존 행정의 경직성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소셜이노베이션은 긍정적"이라며 "현장 공무원들이 다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을 시민의 힘으로 보완하는 시스템 구축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전문적인 영역에서는 공무원들의 노하우가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권기헌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는 "최근 행정 트렌드가 관료제에서 거버넌스(협치)로 변하고 있지만 정부의 핵심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며 "국정ㆍ시정 운영 방향이 급격하게 변화하면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에게 안정감을 주려면 우선순위를 정하고 보폭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시민 의견과 공무원 의견을 어느 비율로 채택할 것인지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다영 기자]


25. [매일경제]법관 FTA연구 사실상 수용

대법원이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연구팀을 구성해달라는 현직 법관 168명의 건의를 사실상 수용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3일 연구팀 구성을 제안한 판사들에게 메일을 보내 "법원행정처에서는 국제거래법연구회를 중심으로 FTA와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조항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 가능성에 관한 검토를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경과를 전한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국제거래법연구회는 국제거래와 관련된 조약, 중재 및 통상법에 관한 연구를 해온 법원 내 연구 커뮤니티다.

대법원이 이곳에 FTA 연구를 공식 요청했다는 것은 법관들의 FTA 연구팀 구성 건의에 대해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법원은 건의문을 제출한 법관 168명이 FTA 연구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이민걸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은 "국제거래법연구회에서 FTA 연구를 진행하되, 그 과정에 기존 회원뿐 아니라 관심 있는 법관 모두가 참여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연구회 내부에 소모임을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구과정에서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견해를 청취할 수도 있고 세미나 등을 개최해 성과를 발표하고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연구회에서 FTA 연구를 진행할 경우 법원행정처에서 이를 적극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김하늘 인천지법 부장판사(44ㆍ연수원 22기) 등 현직법관 168명은 'FTA 불공정성 여부를 법률적인 관점에서 검토해볼 수 있도록 대법원 산하에 FTA 연구를 위한 공식적인 연구팀을 구성해달라'는 취지의 건의문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제출한 바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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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