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6

Economic issues : 2011. 12. 7. 09:59

1. [매일경제]백화점신장률 1%대로 뚝…연말대목 실종

5일 오후 한창 송년 세일 중인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 매장과 10층 식당가를 빼고 대부분의 매장은 세일이라고 하기엔 무색하게 한산하다.

특히 모피 특집전을 열고 있는 6층 특설 매장의 경우 고객은 눈에 띄지 않고 5~6명의 점원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가구, 그릇 등을 판매하고 있는 리빙 매장과 가전 매장 역시 고객이 많지 않다.

같은 시간 서울 용산 인근의 현대자동차 대리점. 그랜저 쏘나타 싼타페 등 차량 5~6대가 전시된 공간은 고객 한 명 없이 썰렁한 모습이었다. 영업사원들마저 고객 유치를 위해 외근을 나가 직원 한 명이 지점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지난주 말에도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오늘은 월요일이라 더하다"며 "경기가 안 좋아진다고 하니 주문을 취소하는 분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이 여러 경로를 통해 직접 감지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 유로존 위기와 경기 침체로 씀씀이를 줄이면서 유통업계는 연말 대목이 실종된 분위기다.

자동차와 가전 등 주요 내구재 품목의 연말 경기도 심상치 않다. 다양한 할인 혜택과 경품 제공에도 불구하고 소비 감소세가 뚜렷이 나타나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11만527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6% 줄었다.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차값을 내리고 신차도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다.

백화점 3사가 받아든 11월 매출 성적표는 최악이다. 10월 일제히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위험신호를 보냈던 매출 신장률은 11월(기존점 기준)에는 1~3%대로 고꾸라졌다.

롯데 1.3%, 현대 2.1%, 신세계 3.2%다. 올해 상반기 20%를 훌쩍 넘는 신장률로 '호시절'을 보낸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완전히 반전된 것이다.

11월 백화점에서 지난해보다 매출이 떨어진 품목은 모피, 여성의류, 남성의류 등이다. 특히 모피는 원가가 25% 오르면서 매출이 지난해 보다 10%가량 줄었다.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고소득층도 지갑을 닫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매출 상위 20% 고객의 1인당 11월 평균 구매액(월 객단가)은 지난해 120만원에서 올해 108만원으로 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환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매출 상위 20%의 구매 건수는 지난해와 유사한데 구매액이 감소하는 것은 이들도 경기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중산층의 소비 척도가 되는 대형마트 실적도 한없이 가라앉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식품과 생필품, 저렴한 상품에 소비가 집중되는 반면 의류, 가전 등 아낄 수 있는 품목의 판매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마트의 11월 신장률은 1.9%로 연중 가장 낮았다.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신장률 3.7%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홈플러스도 11월 3.1%, 롯데마트도 3.4% 신장하는 데 그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예철 이마트 마케팅 상무는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사상 최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전세 대란 등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윤희 기자 / 이승훈 기자


2. [매일경제][표] 주요시세 (12월 5일)


3. [매일경제]내년 집값 "오른다" 49% "내린다" 23%

"서울ㆍ수도권 집값에 거품이 끼어 있지만, 오랫동안 내리막길을 걸은 만큼 내년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공급부족과 대선 등 영향으로 내년에는 부동산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매매가보다는 전세금 상승을 점치는 사람이 더 많다.

매일경제신문과 매경닷컴이 최근 주최한 '서울ㆍ수도권 부동산 투자설명회' 현장에서 참석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 집값 등 내년 부동산 경기전망에 대해서는 '완만한 상승'을 점친 사람이 48%로 가장 많았다.

대폭 상승(1%)까지 합치면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가 49%로 높은 분포를 보였다.

반면 완만한 하락(22%), 대폭 하락(1%) 등 하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나머지 28%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 쪽을 점친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묻자 49%가 '공급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고 응답했고, 31%는 대선 총선 등 선거에 따른 개발호재를 꼽았다. 14%는 저가매수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방과 달리 서울ㆍ수도권 집값에는 여전히 거품이 끼어 있다는 시각이 우세해 다소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현재 주택가격에 대해 약간 버블(48%), 심각한 버블(9%) 등 거품이 남아 있다는 응답이 57%에 달했다. 반면 적정하다(23%), 저평가됐다(11%), 심각하게 저평가됐다(9%)는 응답은 소수에 그쳤다.

'향후 1~3년 안에 주택거래를 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가 88%에 달해 실제 내년 반짝 경기가 온다면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커 보인다. 특히 주택거래 적정시기를 내년 상반기(25%)와 하반기(31%)로 꼽은 사람이 56%에 달해 대선 기대감이 적잖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전세금 상승에 따른 실수요 증가로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다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회복기대가 예년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선 등을 앞두고 실제 대규모 개발공약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시장 회복은 중저가ㆍ소형 아파트에 국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전세금에 대해선 완만한 상승(70%), 대폭 상승(6%) 등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76%에 달했다.

완만한 하락을 점친 사람은 15%에 그쳤다.

[이은아 기자]


4. [매일경제]"생필품만 사가고 의류·가전 비싼제품엔 지갑 안열어요"

◆ 우울한 연말경기 ◆

연말 경기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소비자들은 식품, 생필품 등 꼭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고 의류, 생활용품 등 사치성 소비재 구매에는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국내 소비시장에 만만찮은 파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소비심리 위축은 대형마트 11월 매출을 분석해보면 읽을 수 있다. 이마트 식품코너 매출은 기존 점포(지난 1년간 개장한 점포 제외)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5% 늘어났다. 롯데마트도 8.5% 신장됐다. 하지만 의류ㆍ잡화 분야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기존점 기준) 모두 각각 2.9%, 2.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롯데백화점 11월 식품 매출은 기존점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6% 올라갔다. 하지만 남성복과 여성복은 방한의류 판매가 원활하지 않았던 탓에 작년 동기간 대비 1~3%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웃도어ㆍ영트렌디(SPA) 상품군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여 체면치레를 했다"면서도 "남성ㆍ여성복이 의류 매출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꽤 있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11월 식품 매출(기존점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뛰었지만, 모피(-8.9%), 스포츠ㆍ골프웨어(-7.0%), 잡화ㆍ구두(-6.0%) 등이 매출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와 가전 등 주요 내구재 판매도 부진하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6% 줄어든 11만5273대에 그쳤다. 국내 대표 업체인 현대자동차는 9월부터 3개월 연속 내수가 감소했다. 주력 차종인 아반떼와 쏘나타 판매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연말을 맞아 재고 밀어내기에 나선 수입차 업계만 지난달 반짝 증가세를 보였을 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경기 불황에 신차 효과도 줄어들면서 판매 부진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국 기아차 부사장은 "현재 자동차 분야 내수 부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염려된다"며 "차급으로 보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차와 경차가 인기를 끄는 반면 중형차 이상에서는 판매 부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전업계도 우울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염려 등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당장 급하지 않은 가전제품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가전 업계에서는 최대 성수기를 수학능력시험을 마친 11월로 본다. 따라서 삼성 LG 등 가전업체는 물론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유통전문점,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까지 지난달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였다.

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이마트에 따르면 11월 대형 가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감소했다. 가전 전체로도 매출 규모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거나 소폭 상승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11월 경기가 최악 상황을 보이면서 백화점 3사 상품본부장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 상황이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게 더욱 문제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상품본부장은 "예년 같으면 이맘때 사업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현업 부서와 의견 조율이 안 돼 매출 신장률 등 세부계획을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면서 "내년 시장 상황을 판단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도 "글로벌 경기와 소비심리는 연결돼 있기 때문에 예측하는 것이 무리"라며 "숫자로 무리한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판매 동향을 보면서 상품군을 배치하는 유연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백화점 매출을 탄탄히 받쳐주는 고소득층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염려를 표명했다.

김성환 신세계백화점 본부장은 "유럽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상위층 고객들 객단가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 고재만 기자 / 손동우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5. [매일경제]종로·여의도 식당들 연말예약 60%나 줄어

◆ 우울한 연말경기 ◆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외식, 주류, 담배 업체들의 연말 성수기도 사라진 모습이다. 실제로 각종 송년 모임이 줄면서 도심 및 오피스 주변 식당가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서울 종로와 여의도 등의 고깃집ㆍ횟집 15곳을 조사해본 결과 70% 이상이 지난해보다 예약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률이 전년보다 최고 60% 이상 떨어진 곳도 있었다.

종로에서 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보통 12월에 들어서면 매일 최소 5팀 이상의 송년회 자리가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 12월은 예약이 아예 없는 날짜도 여럿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고깃집 주인도 "요즘 송년회 트렌드가 비싼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선호하고, 술도 많이 먹지 않는 분위기"라며 "객단가도 예년만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패밀리레스토랑 등은 평년 수준은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체 회식 모임은 줄고 가족 단위로 송년 모임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관련 수요가 옮겨온 것.

한 패밀리레스토랑 업체 관계자는 "단촐한 송년 모임은 시끌벅적한 곳보다 조용한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아직은 매출이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밀리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고객 수가 비슷할지라도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할인 혜택이 포함된 외식상품권을 이용해 레스토랑을 값싸게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 실제 G마켓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패밀리레스토랑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외식 상품권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의 수요가 줄면서 주류와 담배 판매 역시 감소하고 있다.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출고량은 지난해보다 7%가량 줄었다.

독한 술을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대 성수기인 연말이 다가와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손동우 기자 / 채종원 기자]


6. [매일경제]동대문·남대문시장도 경기 한파

◆ 우울한 연말경기 ◆

"경기가 갈수록 안 좋아지면서 10월과 비교해 지난달 매출이 30% 이상 줄었어요."

동대문 A쇼핑몰에서 7년간 여성 의류를 판매해온 김 모씨(42)는 "요즘 상황이 어떠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쉬었다. 이어 그는 "하늘마저 우리 편이 아닌지 따뜻한 날씨 때문에 객단가가 높은 겨울옷을 구매하는 사람이 줄어 타격이 더 크다"고 하소연했다.

서민 경기를 체감할 수 있는 국내 대표적 전통시장인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분위기가 추운 날씨만큼이나 매섭다. 불황 장기화로 각 가정에서도 긴축 살림을 펴면서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제외한 품목에 대해 구매를 줄여 나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나마 꾸준히 늘고 있는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이곳 상인들에게는 고마운 존재다.

5일 찾아간 동대문시장에서는 북적대던 예전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두꺼운 점퍼 등 아우터를 구입하려는 손님들만 일부 눈에 띌 뿐이었다.

상인 김성애 씨는 "그동안 가격이 저렴해 보통 겨울 점퍼를 2~3벌 사는 사람이 많았지만 올해는 1벌 정도 구매하는 데 그치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패션잡화 도매점이 모여 있는 B쇼핑몰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도매상 박 모씨(52)는 "12월부터 납품받던 의류공장에서 생산 물량을 줄이기로 했다고 통보했다"며 "경기 침체로 인해 가정, 소매상, 도매상 등이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대문시장도 다르지 않았다. 여성복을 판매하는 이순진 씨는 "예전에는 손님들이 흥정하며 물건 값을 깎아서 구매했다면, 지금은 불경기에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상인들끼리 저가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아동복을 판매하는 박 모씨는 "올해는 연말 특수를 기대하는 상인이 거의 없다"며 "다음달 중순에 설이 있기 때문에 그때쯤 가서야 설 특수로 시장 경기가 조금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나마 부족한 내수시장을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이 메워줘 예년 수준에서 버티고 있다는 상인들도 있었다.

동대문시장의 주부영 씨는 "평일 야간과 휴일에 중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 행렬로 숨통이 트인다"며 "국내 소비자보다 외국 관광객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배 더 된다"고 설명한다.

두타 관계자 역시 "7~8월 이후부터는 국내 소비자들 구매는 정체 현상을 보이는 데 반해 외국 관광객, 특히 중국 쪽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매출을 많이 보완해주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7. [매일경제][소득세 5가지 문제점] 불붙은 소득세 개혁 논쟁

① 대못 박힌 과표구간에 중산층만 피해

지난 2006년 한류스타 배용준 씨는 329억원을 벌어 소득세로 97억5000만원을 내 화제가 됐다. 하지만 몇몇 연예인은 소득세 탈루로 연예계 활동까지 접었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그만큼 강력한 사회적 효과를 낸다. 최고세율이 50%에 달하는 영국의 경우 세금 때문에 선수들이 윔블던 테니스대회 참석을 꺼릴 정도다.

최근 일고 있는 부자 증세 논란의 핵심은 고소득층 부담을 높이기 위해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의 세율을 조정하자는 것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최고세율 구간 하나 더 만드는 미봉책 말고 종합적인 소득세제 개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경직된 세율 구간 물가반영 안해 =

우리나라는 소득세 누진 구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지 않다. 소득세 구간이 6단계인 미국과 일본은 최고세율 구간이 우리 돈으로 각각 4억3000만원(세율 35%), 2억7000만원(세율 40%)부터 시작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종합소득세 세율이 4단계에 걸쳐 6~35%이고 과세표준 8800만원 초과면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덕분에 최고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이 2009년 기준으로만 21만명을 넘었다. 이는 '부자가 늘었으니 세율을 높이자'는 논거로도 이용된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나라는 더 많은 고소득층이 최고세율을 부담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 독일 등 상당수 국가는 거의 해마다 물가 상승을 반영해 구간을 상향 조정한다. 실질소득은 줄더라도 명목소득이 오른 납세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불합리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과표구간은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않는다. 과표구간 조정은 1996년 이후 딱 한 차례 있었다. 2008년부터 최하구간은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최고구간은 8000만원에서 8800만원으로 찔끔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 10년간 소비자물가가 36%나 오른 것에 비해 과표구간 상향은 15년간 10%에 그친 셈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 중산층이 더 많은 세부담을 하고 있는 셈이다.

② 지하경제ㆍ탈세에 눈감은 정부

③ 10명중 4명 소득세 한푼도 안내

◆ 고소득자 탈루 등 사각지대 급증 =

매년 늘어나고 있는 지하경제도 문제다. 지하경제란 소득 신고 없이 이뤄지는 비공식 경제활동을 뜻한다. 작게는 고소득 자영업자 소득 탈루나 기업소득 축소 신고부터 크게는 마약, 매춘, 밀수 등 불법활동 등을 모두 일컫는다.

매일경제가 조세연구원이 발표한 '화폐수량방정식'을 응용해 지하경제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 상반기 말 현재 지하경제 규모는 GDP 대비 22.58%로 추정됐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22.73%보다 소폭 낮았으나 1998년 21.68%보다 높다. 지하경제 규모가 공식 경제(GDP) 5분의 1을 넘어선 것은 11년 만이다. 금액도 255조원으로 1998년 108조원보다 2.5배 증가세를 보였다.

지하경제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활동이 음지에서 이뤄진다는 뜻으로 탈세로 인해 세금을 정직하게 내는 국민들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세 탈루는 조세 형평성을 왜곡한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탈루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작년 매출액이 2400만원 이하라고 신고한 건축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는 15.5%다. 이들의 신용카드 사용빈도(가맹률)도 현격히 떨어진다. 연매출 2400만원 미만 변호사 신용카드 가맹률은 62.4%. 10명 중 6명이 고객의 신용카드 사용을 거부했다. 특히 연매출 2400만원 이상 변호사가 가맹률 92.4%를 보인 것과 비교할 때 소득 탈루 개연성이 높다.

◆ 면세자 많아 정책효과 떨어져 =

우리나라 근로자와 자영업자는 10명 중 4명 정도는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보다는 이 같은 면세자들을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일 국세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 귀속분 기준 근로소득자 1429만5000명 가운데 과세자는 854만1000명으로 59.7%에 불과했다.

나머지 575만4000명은 과세 기준에 미달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여기에 종합소득세 납세자 357만1000명 중 과세미달자 72만3000명을 더하면 전체 근로자와 자영업자(1786만6000명)의 36.3%인 647만7000명이 세금을 내지 않았다.

근로소득자 중 이자나 배당소득 등이 있어 종합소득자로도 분류되는 중복인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전체 납부자 중 면세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은 편이다.

임병인 충북대 교수는 "면세자가 많아 어떤 정책을 펴도 형평성 제고 측면에선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④ 근로소득 비해 자본소득 형평성 논란

소득세 시스템의 문제점 중 하나는 자본소득을 '특별대우'하는 형태가 고착화됐다는 점이다.

자산 증식과 자본시장 육성에 정책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오랜 시간 자본소득은 비과세 영역에 머물러왔다. 이 때문에 근로소득자들은 '유리지갑인 근로자 지갑만 턴다'는 식의 불신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상대적으로 양도ㆍ보유에 대해 철저한 과세가 이뤄지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 간 형평성이 깨졌다는 문제 제기도 존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4개국이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나라처럼 상장주식과 비상장주식을 구분해 과세하는 나라는 그리스와 멕시코 정도다. 장기 보유한 주식에 대해선 세금을 면해주거나 낮은 세율을 매기더라도 소액주주 전체의 상장주식 거래에 비과세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현행 제도는 코스피시장에서 1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50억원 이상만 보유하지 않는다면 수십억 원을 거래해도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하지만 단기간에 주식 양도차익 과세를 확대할 경우 주식 매도물량이 쏟아지거나 외국인들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뿐 아니라 파생금융상품 과세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과 달리 파생상품시장은 거래세도 부과되지 않고 있다.

덕분에 선물ㆍ옵션시장이 급성장하기도 했지만 아무런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것이 정상은 아니다. 대다수 OECD 국가들은 금융자산 소득에 대해 포괄 과세를 원칙으로 한다.

⑤ 비과세 남발로 내년 소득세 감면 16조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에는 소득세 부문에서 감면액이 총 16조43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정부가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란 정책 기조에 따라 해마다 비과세와 감면제도를 정비하고 있지만 올해 소득세 감면액(15조583억원)보다 오히려 1조3800억원가량 더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직접세 전체 감면액 중 소득세 감면 비율은 내년에 51.4%까지 비중이 높아진다.

확정된 2009년 소득세와 비교해 보면 비과세 감면 규모가 확연히 드러난다. 2009년 기준 근로소득세수는 13조4000억원이며 종합소득세수는 6조1000억원이다. 그해 소득세 감면액은 16조593억원으로 소득세수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이렇게 비과세 감면이 늘어남에 따라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에 앞서 비과세ㆍ감면 혜택부터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소득공제 혜택을 줄이면 저소득층ㆍ봉급 근로자의 세금 부담이 커진다는 데 고민이 있다. 이해 계층의 반발 때문에 없애기가 상당히 어렵다.

현행 소득세제는 소득구간을 고정해 놓고 각종 비과세ㆍ감면, 소득공제를 통해 저소득층을 보완하는 정책을 써왔다. 저소득층에게는 비과세ㆍ감면이 소득 지원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소득세 감면은 정책적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어 다자녀 추가 공제, 자녀양육비 추가 공제, 출산ㆍ입양에 대한 추가 공제는 저출산 문제를 대응하는 정책적 수단으로 신설된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금액 소득공제가 일몰제임에도 불구하고 10여 년간 계속 유지되는 것도 봉급생활자의 반발을 염두에 둔 정치권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세원 투명성의 목적이 달성됐음에도 신용카드 공제는 계속 연장돼 감면 규모가 2010년에 1조8405억원, 작년에도 1조5467억원에 달했다.

조세연구원은 특히 앞으로 저출산과 고용문제 개선을 위해 소득세 감면제도의 활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과세ㆍ감면 축소와 함께 자영업자와 소득세 부과에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장은 "우리나라 소득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은 것은 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 자영업자와 형평을 맞추기 위해 근로자에 대한 소득공제를 지나치게 많이 한 탓"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 정병득 차장 / 신헌철 기자 / 이상덕 기자 / 이기창 기자]


8. [매일경제]연대보증 선 CEO, 회사 되살아나도 신용불량 `주홍글씨`

◆ 무너진 중소기업 금융 (上) ◆

#사례

한 부품업체 월급쟁이 사장 출신인 김명근 씨(가명)는 회사를 떠난 지 1년 만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2009년 한 은행에서 공장 용지를 담보로 4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대표이사 연대보증서에 서명한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6월 퇴직한 김 전 사장에게 날벼락이 떨어진 것은 올해 초다. 대표이사 연대보증이 무한책임이니 김씨가 소유한 아파트는 물론 자동차까지 압류하겠다는 법원 통지가 날아왔다.

이처럼 연대보증제도는 부도 기업인에게 족쇄와 같은 '주홍글씨'가 되고 있다. 통상 중소기업들은 돈을 빌릴 때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연대보증을 한다. 돈을 빌린 법인(주채무자)이 채무를 상환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 현상을 막고자 대표이사 재산으로 은행 등 채권자 채권을 담보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연대보증제가 오히려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기업인의 회생하겠다는 의욕마저 꺾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도 법인이 회생절차를 밟아 면책을 받더라도 보증인인 대표이사가 무한책임을 지고 있어 별도 상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무자 회생과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7조는 면책에 대해 파산채권자가 채무 보증인에 대해 갖는 권리와 파산채권자를 위해 제공한 담보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부도를 맞은 법인이 채권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받아 회생하고, 주식가치가 급증해 채권자 손실이 전무하더라도 대표이사는 부채를 상환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요건에 따라 연대보증 여부가 결정되지만, 법인은 보증 시 대표이사가 무조건 연대보증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법인 중소기업인들이 부도를 맞으면 대표이사는 회생 의욕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연대보증제를 잘 지킨 사장은 막대한 빚더미에서 벗어날 길이 없어 손해를 보고, 오히려 국외 도피를 한 사람은 제3자 명의로 창업하는 등 훗날을 도모할 수 있는 기묘한 상황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연대보증제는 기업가 정신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실패하면 재기할 수 없는 환경, 한 번 실패하면 평생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에 창업과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4년 전 부동산개발업체를 창업한 홍 모씨(43)가 대표적인 사례다. 1997년 온라인 영어학원 사업에 뛰어든 이래 수차례 창업과 사업 중단을 반복해온 그는 "연대보증이라는 무거운 짐 때문에 다른 사업을 해보려 하다가도 그만둔 사례가 많았다"며 "연대보증제만 없었다면 더 많은 창업을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 돈으로만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꽤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나와도 스스로 걸러낸 적이 많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대보증제는 경제활동도 위축시킨다. 회사가 망하면 대표가 고스란히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도 위기에 몰린 업체 대표가 덤핑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회사를 살리려다 다른 기업들도 함께 몰락하게 만드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이른바 '좀비 경제'를 낳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 창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 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몰락할 수 있어 창업은 불가능한 현실이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청년 세대들이 위험을 꺼리고 있는 것은 그들이 겁쟁이라서가 아니다"면서 "연대보증제도처럼 실패 시 감내해야 하는 위험이 크고 시장에서 충분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악덕 사업자들은 바지 사장(월급쟁이 사장)을 내세우거나 직원을 상대로 연대보증에 동참하라고 압박하기도 한다. 강신일 씨(35)는 피해를 본 사례다. 10년 전 20대였던 강씨는 5명 이하 소규모 사업장에 취업했다. 당시 사장은 강씨를 상대로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연대보증인이 필요하다며 동참할 것을 독촉했고 힘들게 취업한 강씨는 명의를 빌려줬다. 하지만 대출금은 급격이 불어나 10억원을 넘었고 급기야 회사는 5년 전 문을 닫았다.

강씨는 "사장은 도주했는지 연락도 안 되고 보증업체는 집을 압류하겠다고 한다"며 "한 사람 인생이 이렇게 마감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연대보증은 이처럼 선의의 피해자까지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까다로운 조건에도 중소기업들이 연대보증을 하는 까닭은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어서다. 한 충전기업체 대표는 "신용보증기금에 보증을 요청했지만 연대보증인 신용 부족으로 끝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엄벌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나 사업에 실패했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금융당국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미봉책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은 서울보증보험이 연대보증 대상을 대폭 축소하면서 계약 26만5000건이 연대보증이 없는 신용거래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또 신보나 기보는 벤처기업이 기관투자가에게 지분 50% 이상을 투자받으면 연대보증을 면제해 주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중소기업인들은 연대보증 자체를 없애는 대신 보증보험 업체들이 손해를 보는 부문은 금리를 올려 보전하는 것이 맞다고 입을 모은다.

[기획취재팀=송성훈 기자 / 노현 기자 / 이상덕 기자]


9. [매일경제]전직 중기인의 호소 "아름다운 실패위해 연대보증 폐지를"

◆ 무너진 중소기업 금융 (上) ◆

"한 번 실패한 사람들이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되게 만드는 것이 연대보증제다."

이민화 KAIST 초빙교수는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것이 중소기업 지원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소기업 옴부즈맨을 역임하던 2009~2010년 연대보증 폐지를 추진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이 교수는 "모든 도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중 20명이다. 실패에 대한 지원이 없는 사회는 실패한 청년들을 격리하고 결국 창업 의욕을 꺾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현 중소기업 정책이 지나치게 금전 공급 중심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정부 자금에 의존하게 만들어 기업가 정신을 크게 쇠퇴시킬 뿐만 아니라 퇴출될 기업도 겨우 연명하게 만들어 구조조정도 힘들게 하는 주범이라는 견해다.

이 교수는 "퇴출을 지원해야 선순환을 이룩할 수 있다"며 "이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를 단계별로 폐지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연대보증제 폐지를 주장하게 된 데는 개인적인 경험도 한몫했다. 그는 "메디슨 대표이사 시절 신보에서 500억원을 보증받으면서 내가 연대보증을 했다"며 "이후 신보가 채권 500억원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했고 메디슨이 삼성으로 매각되면서 주식가치는 1500억원이 됐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채무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대보증을 단계별로 폐지할 것을 주장한다.

우선 정부 출연 보증기구인 신보나 기보를 중심으로 연대보증을 폐지하는 대신 보증기관들이 손해를 입는 부분에 대해 가산보증료를 부과하자는 방안이다. 이 교수는 "통계 자료를 보면 연대보증을 통해 회수하는 금액은 보증 총액 대비 0.3%에 불과하다"면서 "그만큼 가산보증료를 부과한다면 보증기관 처지에서도 손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대보증제도에 대해 "회사가 회생하면 함께 면제하게 해서 대표이사 의욕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송성훈 기자 / 노현 기자 / 이상덕 기자]


10. [매일경제]연대보증 해외에선 어떻게…

◆ 무너진 중소기업 금융 (上) ◆

기업인들 발목을 잡는 연대보증이란 시스템은 외국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만큼 강력하진 않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현재 연대보증제를 실시하고 있는 선진국은 일본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 정도다. 하지만 이들 나라는 상당수 조문이 사문화 상태여서 실질적으로 법 생활에는 적용되지 않거나 연대보증인에게 '최고 검색의 항변권(주채무자가 돈을 갚을 수 있는지 먼저 알아보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연대보증인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 우리와 다르다.

이웃 나라인 일본은 연대보증제도가 사문화한 대표적인 국가다. 특히 일본 시중은행들은 개인 대출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인을 세우지 않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에 한해서는 한국처럼 대표이사를 연대보증인으로 서게 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마저도 대표이사를 제외한 가족ㆍ친인척 등 제3자 보증은 실질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

가장 큰 차이점은 '최고 검색의 항변권'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채무자인 회사가 먼저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고 연대보증자인 대표이사가 청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에서는 연대보증을 선 대표이사가 회사 정상화와 관계 없이 별도 책임을 지고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회사가 먼저 부채를 상환하고 만약 갚지 못할 때 그제야 대표이사가 책임이 있는 셈이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은행이 100억원을 대표이사 연대보증 입보로 법인에 빌려줬다면 대표이사와 법인에 각각 100억원씩을 청구할 권리가 있지만 일본은 회사부터 먼저 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이다.

스위스도 일본과 유사하다. 주채무자인 기업이 먼저 부채를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대보증인에게 채무 상환을 독촉하려면 먼저 주채무자에게 알리고 상환이 불가능하거나 주채무자가 지급 불능이 명백할 때만 연대보증인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연대보증인에 대한 구상권(연대 채무 시 채무를 상환한 사람이 다른 채무자에게 요청할 수 있는 상환청구권)도 인정하고 있어 연대보증인 보호에 적극적이다. 이와 별도로 주채무자가 원금 또는 이자를 6개월 이상 지체할 때 연대보증인에게 이런 상황과 신용상태를 채권자에게서 받아볼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캐나다는 연대보증 시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자동적으로 보증인이 탈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처럼 대표이사가 사직하거나 기업 주주가 변경돼도 연대보증 체결 당시 대표이사가 모두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아니다. 아울러 최고 검색의 항변권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연대보증인이 이 제도를 활용하려면 소송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또 보증인이 사망하면 보증채무를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밖에 프랑스는 기업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인에게 채무 상태를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다른 자산 채무와 똑같이 연대보증인이 사망하더라도 상속자인 자식에게까지 대물림된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정부가 창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실패자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다"면서 "획기적인 대책이 아니더라도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만들어야 기업가 정신이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송성훈 기자 / 노현 기자 / 이상덕 기자]


11. [매일경제]위안화 가치 급락세…中 경제성장 둔화 우려로 달러유출

중국 위안화 가치가 최근 들어 장중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증폭되면서 중국 수출ㆍ경제성장 둔화 염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 수요로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5일 인민은행 산하 중국외환거래센터(中國外匯交易中心)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외환 선물시장에서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이틀간 하한가를 기록했다. 또 이날 외환 현물시장에서도 하한가를 기록해 위안화 가치가 곤두박질쳤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하루 상하 0.5% 범위에서 변동할 수 있는데 최근 사흘간 선ㆍ현물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0.5% 떨어진 것이다.

선물시장에선 달러ㆍ위안 환율이 지난 2일 고시가격인 달러당 6.3310위안에서 6.3627위안으로 하한가까지 밀렸고, 앞서 지난 1일에도 장중 하한가로 떨어졌다. 5일엔 오전 10시 30분께 장외거래시장에서 달러당 6.3666위안을 기록했다. 이날 중국외환거래센터가 고시한 거래 기준환율인 달러당 6.3349위안보다 0.5% 절하된 것이다.

그러나 장중에 이처럼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음에도 중국 금융당국이 다음날 위안화 가치를 전날과 비슷하게 고시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는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외환거래센터는 5일에도 거래 기준환율을 달러당 6.3349위안으로 직전 거래일 마감가에 비해 0.0039위안 높여서 고시했다. 이로 인해 투기세력이 달러화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상하이 한 은행의 외환 트레이더는 "중국에서 자금 유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과 부실 대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대신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열세에 처해서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11월에도 계속 약세를 나타내 0.39% 절하됐다. 올해 들어 그동안 월평균 0.4%가량 절상되던 추세가 반전된 것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12. [매일경제]두달된 신생정당 슬로베니아총선 1위 돌풍

◆ PIIGS 이어 동유럽까지 정권교체 도미노 ◆

슬로베니아에서 창당한 지 2개월밖에 안된 신생정당이 제1당이 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경제가 침체되자 유권자들이 기존 정치권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 시장인 조란 얀코비치(58)가 이끄는 '긍정적슬로베니아당'은 4일 치러진 총선에서 90석 중 28석을 확보해 제1당이 됐다. 제1당으로 유력시됐던 슬로베니아민주당은 26석을 얻었다. 이에 반해 중도좌파 연정을 이끌어 왔던 집권 사회민주당은 10석을 얻는 데 그쳤다.

유로존 회원국인 슬로베니아는 최근 경제 위기가 심화된 뒤 집권 여당의 지지도가 급락해 정권 교체가 예고된 상태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슬로베니아는 글로벌 위기 이후 2009년 경제성장률이 -8%를 기록할 정도로 타격이 컸고, 지난 3분기 성장률도 -0.5%였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슬로베니아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했다.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체제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업처럼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킨 얀코비치 당수는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부상했다. 정치 경력이 5년에 불과하지만 기업가형 리더십으로 인기가 높기 때문. 슬로베니아 최대 음식유통업체를 이끌던 그는 2006년 류블랴나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경기장 건설을 비롯한 공약을 모두 완수해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총리 도전을 전격 발표하고 '긍정적슬로베니아'라는 신당을 창당한 뒤 두 달 만에 제1당으로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슬로베니아와 같은 날 치러진 크로아티아 총선에서도 여권이 전체 의석의 30%를 얻는 데 그쳐 쓴잔을 마셨다. 이에 반해 4개 중도좌파 정당이 모인 야권연합 '쿠쿠리쿠'는 의석의 50%를 차지했다. 그동안 중도우파 연정을 이끌어온 크로아티아민주연합(HDZ)은 유럽연합(EU) 가입이라는 공적을 내세웠지만 경제위기 책임론을 극복하지 못했다.

[박승철 기자]


13. [매일경제]300억유로 긴축 `울어버린` 이탈리아

"다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나는 총리와 경제장관 급여를 받지 않겠다."

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 정부 기자회견장에서 마리오 몬티 총리는 비장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당초 일정보다 하루 앞서 국무회의를 열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때보다 더 강력한 긴축재정안을 통과시킨 직후였다.

몬티 총리는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경제개혁안을 발표하고 "긴축안은 이탈리아를 살리기 위한 방안"이라고 밝히며 "급여를 받지 않기로 한 것은 개인적인 결정으로 다른 장관들에 대한 본보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엘사 포르네로 이탈리아 복지장관은 이번 긴축개혁안의 핵심인 연금개혁과 관련해 국민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하던 중 감정에 북받쳐 울음을 터뜨렸다. 포르네로 장관이 "우리는 (연금개혁을)해야만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많은 비용을 치르게 하고, (…을)요구할 것"이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치자 옆자리에 앉아 있던 몬티 총리가 "희생"이라는 단어를 대신 언급하고 그가 못다 한 말을 이어 나갔다.

유럽 재정위기 중심에 있는 이탈리아가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4일 경제개혁안을 전격 발표했다. 5일 독일ㆍ프랑스 정상회담과 9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자국에 대한 금융시장의 불신과 국제사회의 자구책 마련 압박을 완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세금인상과 예산삭감, 연금개혁 등의 내용을 담은 300억유로(약 45조4000억원) 규모의 경제개혁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채택된 긴축안은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는 것을 비롯해 부가가치세를 손질해 탈세를 막는 한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없앴던 주택세를 시장 가격에 맞게 과표를 현실화해 재도입하는 등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조치로 향후 3년간 200억유로 규모 긴축과 100억유로 규모 경기부양을 통해 2014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새 긴축안에 대한 이탈리아 노조와 야당 등의 반대 여론이 거세 긴축안 통과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김주영 기자]


14. [매일경제]中 온실가스 감축동참 유엔회의서 밝혀

중국이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의무량 부과를 수용할 뜻을 비쳤다.

이에 따라 내년에 끝나는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글로벌 온실가스 강제감축시스템 구축이 한층 힘을 받게 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2015년까지 풍력발전 능력을 두 배 이상 확장하기로 했다.

5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7)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 단장 셰전화(解振華)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전날 교토의정서 이후 새로운 지구온난화 대책과 관련한 법적 구조에 대해 "논의를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셰 부주임은 "논의 수용 조건으로 교토의정서에 따른 선진국 온실가스 배출 삭감 목표 달성도 평가가 필요하다"며 "2020년 이후 틀도 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셰 부주임 발언에 대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앞으로 감축 의무를 수용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2007년 이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 됐다.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2012년에 종료되는 교토의정서 체제 이후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논의에서 중국 측 참여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간주돼 왔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도쿄 = 임상균 특파원]


15. [매일경제]헤지펀드 "원자재 다시 살때"

지난주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지표가 잇따라 발표되자 헤지펀드들이 원자재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 산업용 금속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 미리 원자재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24개 원자재로 구성된 S&P의 GSCI 상품지수는 지난주 3.5% 상승했다. 이는 지난 10월 중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GSCI가 추종하는 24개 원자재 중 커피 돼지 코코아 등 3개 상품을 제외한 21개 상품 가격이 올랐다. 구리는 지난주 9.2%나 상승하면서 최근 5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밀 가격도 6.2% 올라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대 폭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네티컷 소재 자산운용사 콤파운드의 마이크 스트로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지금 미국 경제는 완만하게 성장하고 있다. 두 달 전 공포로 몰았던 상황과 다르다"며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투자자들이 상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산업용 금속과 에너지가 상품 가격 상승을 주도하면서 12개월 후 상품 투자수익률을 15%로 전망했다.

GSCI는 지난달 1.6% 상승하면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지수는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4월보다 14% 하락한 수준이지만 여전히 올 들어 4.2% 상승한 상태다.

2008년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 여파로 침체에 빠졌을 당시에는 66%나 하락하기도 했다.

구리는 이번주에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 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명은 구리 가격이 이번주에도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2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최근 6주 만에 처음으로 구리 가격 상승을 전망한 전문가가 더 많았다.

맥쿼리는 구리 가격이 내년에도 상승해 연평균 파운드당 4.14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평균 가격은 4.06달러다.

최근 경기 전망이 좋아지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미국 경기지표가 호전된 덕분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16. [매일경제]조선·건설發 대기업 대출연체 심상찮네

대기업들의 대출 연체가 심상치 않다. 대기업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10월 말 대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1.36%에 이르러 2006년 11월 말(1.6%)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5일 밝혔다.

조선ㆍ해운업과 건설ㆍ부동산 등에서 연체율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조선업은 연체율이 전월 말보다 7.47%포인트나 급등한 1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건설업은 1.11%포인트 오른 2.9%, 부동산ㆍ임대업은 0.33%포인트 오른 2.94%, 해운업은 0.10%포인트 오른 2.41%였다. 하나은행의 대기업 연체율이 9월 말 0.03%에서 11월 말 0.23%로 8배 가까이 증가한 것도 조선ㆍ건설업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체인 SLS중공업의 채무 재조정 방안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연체율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고려개발에 대한 연체율까지 집계될 경우 연말 연체율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조선ㆍ해운과 건설ㆍ부동산업의 연체율은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가 당분간 살아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경기 악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해운사가 힘들어지고, 해운사가 발주한 선박 주문도 취소하면서 조선업이 불황에 빠져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조선회사에 몇백억 원의 연체가 발생한 상황"이라며 "일부 은행은 조선업에 수천억 원씩 물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ㆍ부동산 역시 국내 주택 경기가 침체돼 있고, 사무실 빌딩도 넘쳐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이미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을 비롯해 건설사 몇 곳이 자본잠식 위기"라고 전했다.

은행들은 선박ㆍ건설 외에 당장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은 대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유럽 위기에 대응해 국내 대기업 부문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오늘 괜찮다고 해도 순식간에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더 큰 위기에 대비해 여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연체가 시작되면서 은행들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미 리스크 관리 모드로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기업들에 꼭 필요하지 않은 자산은 처분해 빚을 갚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구조조정을 권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기업 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정 기업의 대출에서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을 25~30% 수준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감독 당국도 대기업 연체율 상승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전체 부실채권 비율을 평균 1.5% 수준에 맞추라는 가이드라인을 은행에 전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든 은행이 가이드라인을 맞추는지 연말까지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실 채권 비율을 낮추면 자연스럽게 대기업 연체율 상승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취약 업종인 조선ㆍ건설 분야 대기업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금감원은 "조선업체 한 곳의 연체액이 9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조선업이 연체율 상승을 이끌었다"며 "취약 업종의 연체요인을 살피고 꾸준히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 손일선 기자 / 전정홍 기자]


17. [매일경제]세계 9번째 `무역 1조달러 클럽` 가입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지식경제부는 5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수출액이 총 5150억달러, 수입액은 4850억달러를 각각 기록해 올해 1월 초 이후 누계 무역(수출+수입)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무역 1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나라는 중국을 제외하면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구미 선진국이 대부분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무역협회를 방문해 수출 관련자들을 격려하고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전략적 과제들을 논의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수출이 착실하게 늘어나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청년 일자리 창출과 기업 투자 등 수출 경기가 내수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수출은 5570억달러, 수입은 523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2일 무역 1조달러 진입을 기념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채수환 기자 / 박상선 기자]


18. [매일경제][표] 정기적금 금리


19.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2월 5일)


20. [매일경제]디지털 TV 가격 반란…이마트·롯데·홈플러스 저가TV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상품을 조달해 판매하는 저가 LED TV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형 중저가 TV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 옥션은 8일까지 40만원대 32인치 풀HD LED TV '에이뷰(Aview)' 2011대를 한정 예약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국내 중소업체 태림전자에서 제작한 이 TV는 47만9000원으로 저가 TV로 돌풍을 일으켰던 '이마트 TV'(49만9000원)보다 2만원 저렴하다. 삼성ㆍLG 동급 제품과 비교해 반값 수준이다.

옥션 관계자는 "TV 가격의 80% 비중을 차지하는 패널을 대만산이 아닌 국내산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했다"며 "마진을 최대한 낮추고 제조사와 직거래를 통해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에이뷰 TV의 스캔 방식은 120㎐로 이마트 TV(60㎐)의 2배 수준"이라며 "화면이 좀 더 부드럽게 구현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유통업체까지 저가 LED TV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국내에서도 저가 TV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32인치 이하 TV 시장은 1억3019만대로 2009년 9477만대 대비 37.4% 증가했다.

국내 소비자들도 소형 저가 디지털 TV에 눈을 돌리고 있다. 내년 12월 31일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됨에 따라 일반 가정에서도 TV 교체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

최근 거실 외에도 서재나 안방 등에 놓는 보조 TV, 즉 세컨드 TV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작고 저렴한 디지털 TV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물가 시대로 대형 TV가 부담되는 데다 TV 외에도 컴퓨터,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TV 시청자가 증가하면서 대형 TV 수요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난 10월 판매 3일 만에 준비한 5000대를 모두 팔고 5000대를 추가로 예약 주문받는 등 대형마트 저가 디지털 TV의 인기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 6월부터 판매한 40만원대 LCD TV는 판매 5개월 만에 9200여 대가 팔려나갔다.

홈플러스는 중국 피안르와 손잡고 저가 디지털 TV 중 가장 저렴한 엑스피어(32인치ㆍ45만원)를 출시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세계 14개 테스코그룹사들과 공동 소싱, 직수입을 통해 원가를 절감했다"며 "판매 한 달 만에 준비 물량 2000대 중 1500여 대가 팔려 물량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저가 TV는 다른 디지털 기기와 연결하는 단자 수가 부족하거나 스캔 방식이 60㎐로 동급 상품보다 낮지만 고화질 TV를 시청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

유통업체들은 대형마트에 비해 부족한 사후서비스 부문에서도 국내 중소업체들과 손잡고 열세를 만회하고 있다.

옥션은 국내 소비자들이 애프터서비스(AS)에 민감한 점을 고려해 전국 130곳에 대리점을 갖춘 전문 서비스센터 '레몬 서비스'와 손잡고 수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통업체도 반값 TV를 통해 고객들에게 '저가 판매'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가형 디지털 TV는 마진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고객들에게 저가로 판매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제고시키기 위해 기획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통업체의 저가 TV가 인기를 끌면서 삼성ㆍLG전자도 30인치 미만의 중저가 TV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차윤탁 기자]


21. [매일경제][글로벌포커스] CSR 통한 기업·국가경쟁력 강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10년 11월 1일 국제적으로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합의를 통해 제정된 ISO 26000이 발간된 이후 세계적으로 CSR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ISO 26000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시민단체 등 모든 형태의 조직을 대상으로 조직 거버넌스, 인권, 노동관행, 환경, 공정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이라는 7가지 분야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고 있는 CSR 국제표준의 종합 결정판이다. 2011년 유엔과 OECD는 다국적 기업의 인권과 공급사슬(supply chain)에 관한 책임이 강화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런 글로벌 추세에 대응해 선진국 정부와 기업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10월에 '2011~14년:CSR를 위한 유럽의 새로운 전략'을 발표해 CSR전략 청사진을 제시했고,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도 정부 차원에서 CSR 정책 마련과 법제화를 통해 기업의 CSR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독일 연방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CSR 액션플랜'을 도입하고, 독일 제품에 대한 품질 인증으로 간주되는 '메이드 인 저머니'를 CSR와 연계해 'CSR-메이드 인 저머니'로 부각시키려는 등 CSR에 기초한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진국 기업들도 소비자ㆍ시민단체 등 외부 요구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던 이전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핵심사업 전략과 CSR를 통합해 기업의 지속 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적 CSR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CSR 표준화와 함께 이해관계자의 기대와 요구가 커지는 추세는 우리 기업과 국가 경영에도 커다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선진국의 높은 CSR 수준은 새로운 'CSR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되고 있고,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CSR 성과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투자하는 사회적 책임투자(SRI)가 강화되는 추세와 맞물려 기업에 대한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압력은 선진국 기업과 직접 경쟁하는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다국적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사슬을 통해 하도급 기업 등 거래업체에 엄격한 CSR를 요구함에 따라 다국적 기업의 공급사슬에 편입되어 있는 우리 중소기업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원가 우위에 기초한 경제적 성과에 치중하는 우리 기업에 사회적ㆍ환경적 책임도 함께 요구하는 CSR 경쟁환경은 커다란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이 가져다 주는 도전과 위기는 오히려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ISO 26000 도입은 주주, 종업원, 소비자, 공급자, 협력사, 지역공동체 구성원, 시민단체, 정부기관 등 다변화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생하는 가운데 지속 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외국에 진출한 기업도 지역사회와 공생발전을 추구하는 CSR 활동을 통해 보다 장기적인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우리의 공적개발원조(ODA)가 확대되는 환경 속에서 정부, 기업, NGO 간 민관협력을 통해 공공부문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기업의 전문성을 활용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지 주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의 사회적 책임은 21세기의 시대적 요구이자 장기적 성장과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인식 아래 기업과 정부의 전략 마련이 시급한 때다.

[남영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22. [매일경제][사설] 소비자 봉노릇하면 무역1조달러 빛바랜다

어제 우리나라 연간 무역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하는 역사적 순간을 맞았다. 광복 직후인 1946년 무역액이 고작 6400만달러에 불과했던 나라가 65년 만에 세계 9대 무역강국 대열에 끼게 됐으니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무역 규모는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으나 수출 제품의 부가가치가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으며 선진국 시장은 너무 빠른 속도로 중국 등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국내 기업이나 소비자들이 무역의 이득을 극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ㆍEU FTA를 맺고도 삼성전자조차 무관세 혜택을 누리지 못한 사례도 많다고 한다. 준비 소홀 때문이다.

소비자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아직도 ’봉’ 노릇을 하는 사례가 많다. 수입관세가 철폐됐어도 국내 소비자가격이 요지부동인 상품이 허다해 개방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한ㆍ칠레 FTA 체결에 따라 2009년부터 칠레산 와인에 부과하던 15% 관세는 완전히 없어졌다. 하지만 칠레산 대표 와인인 몬테스알파 판매 가격은 2008년 3만5900원에서 해마다 올라 올해는 4만4000원까지 뛰었다. 유통상들이 중간에서 폭리를 취한 결과다.

개방만 할 게 아니다. 불합리한 유통구조도 동시에 뜯어고쳐야 소비자들이 무역의 혜택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정부가 내년부터 주류 수입업자가 와인, 맥주, 위스키 등 수입 주류를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주세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하니 늦었지만 바람직한 일이다. 현행법상 수입업체는 판매를 겸하지 못하게 돼 있다. 수입업체는 도매상에, 도매상은 소매상에 제품을 넘기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중ㆍ삼중으로 유통마진이 붙고 소비자가격이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 관계자는 새 유통체계가 확립되면 와인 소비자가격이 지금에 비해 절반 정도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는 정부가 적극 나서 와인 등 주류의 유통 폭리를 반드시 없애주길 바란다.

아울러 청바지, 커피, 쇠고기, 샴푸, 가전 등 국내외 가격차가 큰 수입제품에 대한 유통구조도 동시에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국내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는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일반수입업자(병행수입업자)에게도 수입 문호를 개방해 수입품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것도 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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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