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14
1. [매일경제][표] 주요시세 (2월 13일)
2. [매일경제]李대통령 `저축은행法` 거부권 시사
이명박 대통령이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등 정치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포퓰리즘' 법안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저축은행 구제 특별법 등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 달라"며 "해당 법안들이 헌법에 위배되는 측면은 없는지, 입법화됐을 때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지 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해서 적극 대응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는 정치권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해 법 원칙과 상식을 벗어난 법 제정 추진에 나서고 있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우선 법 제정 과정에서 정부가 최대한 저지하겠다는 의미지만 최악에는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이 지적하는 법안은 저축은행 특별법안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다. 저축은행 특별법안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5000만원 이상 예금했다가 피해를 봤을 때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은 카드 가맹점에 정부가 정하는 수수료율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미 이들 두 법안에 대해서는 소급 입법이고,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최광 한국외대 교수 등 경제전문가 100여 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인들은 선심성 퍼주기식 공약 남발을 중단하라"는 내용이 담긴 '지식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지식인 선언에는 매경포퓰리즘정책감시단에서 활동 중인 김종석(홍익대) 오정근(고려대) 최원목(이화여대) 현진권(아주대) 배호순(서울여대) 조동근(명지대) 김정래(부산교대) 김진국(배재대) 김정호 자유기업원장(간사) 등이 대거 참여했다.
매일경제가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 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저축은행특별법 처리에 대해 위원 16명 중 9명이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고 3명은 분명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 명시적으로 찬성하는 의원은 법사위원장인 우윤근 의원뿐이었다. 이날 경제계와 시민단체에 이어 이 대통령까지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여론을 의식해 이 법안을 법사위에서 계류시킨 뒤 자동폐기시키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진명 기자]
3. [매일경제]MB "저축은法 시장경제 위협…타협 여지 없다" 초강경
◆ 정치가 시장경제 흔든다 ◆
국회에서 추진 중인 저축은행 특별법안과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 아침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다. 청와대는 당초 국회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으나 갑자기 태도를 바꿔 이 대통령이 이들 법안에 대해 직접 '불합리한'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강력 저지에 나섰다.
저축은행 특볍법안의 경우 시장경제질서의 상식과 법 원칙을 저해하는 명백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인식이다. 기존 예금자보호법과도 배치되고 여타 저축은행 예금자와 형평성에 위배되는 것은 물론 향후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해당 법안이 시장경제질서를 해치는 것은 물론 4월 총선과 12월 대선 때까지 또 다른 '포퓰리즘' 법안이 양산될 수 있다는 걱정도 안고 있다.
이 대통령의 '날선' 발언은 비단 정치권만을 향한 것은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해 무조건적인 비판으로 일관하는 민주통합당은 물론이고 선거를 앞두고 정부 정책은 '나 몰라라' 한 채 어긋난 표심만 좇는 새누리당과 잘못된 법안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뒷짐'만 지고 있는 관료들까지 비판의 대상에 놓고 있다. 정치권은 선거 승리가 제1의 목표이기 때문에 다소 불합리한 정책도 불사한다지만 법안을 집행하는 행정부조차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같은 포퓰리즘 법안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은 관료들이 못마땅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오는 16일 본회의 처리가 예정돼 있어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이 대통령의 언성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국회는 지난 9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무위원장인 허태열 새누리당 의원이 제안한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조치법안'을 여ㆍ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청와대는 일단 당ㆍ정ㆍ청 협의와 15일 법사위, 16일 본회의까지 절차가 남아 있으므로 각 과정에서 최대한 저지한다는 방침이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거부권 행사도 불사할 방침이다.
주초 예정된 당ㆍ정ㆍ청 오찬에서는 정부와 여당 간 조율이 예상되지만 청와대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 특별법안은 타협할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헌법 제53조에는 국회에서 의결돼 정부로 이송된 법률안에 대해 대통령이 15일 이내에 원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할 경우 국회는 반드시 이를 본회의에 상정해야 하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최종 의결된다. 현 정부 들어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3월 정치권에서 정치자금법과 준법감시인제도를 추진했을 때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실제로 행사되지는 않았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에는 네 차례 거부권 행사가 있었다. 이를 포함해 제헌 국회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 국회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는 모두 68건에 달한다.
[이진명 기자]
4. [매일경제]"포퓰리즘法 못참아" 경제지식인 나섰다
◆ 정치가 시장경제 흔든다 ◆
정치권의 브레이크 없는 포퓰리즘 질주에 대해 참다 못한 지식인들이 나섰다. 사실상 '시국 선언'인 셈이다.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오정근 고려대 교수 등 경제학 전공 대학 교수와 민간 경제연구소 전문가 등 95명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선심성 공약 남발을 우려하는 지식인 선언'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선언을 주도한 박동운 교수는 "포퓰리즘은 선거를 앞두고 매번 등장했지만 유독 이번 선거는 계층 간 이분법적 대립 구도가 부각되면서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정치권은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정부도 정권 말기 무력증으로 포퓰리즘을 견제할 힘이 없다"고 염려했다. 국가채무가 축소 발표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지방정부나 공기업 부채 등을 감안하면 국가부채가 392조원이 아니라 1240조원에 달한다는 얘기다.
오정근 교수는 "포퓰리즘으로 인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정부 부채가 늘면 다음 세대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인에게 맡길 수 없으며 지식인이 앞장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고용할당제, 재벌세,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등 세 가지를 최악의 포퓰리즘 사례로 들었다. 그는 "재벌세가 도입되면 대기업 집단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또 대기업에 매년 3%씩 청년층 추가 고용 의무를 부과하면 기업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떡하란 얘기냐"고 비판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저축은행피해자보상법과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은 자본주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이라며 "정치권이 재벌의 탐욕을 얘기하지만 정작 정치권이 가장 탐욕스럽다"고 꼬집었다.
좌승희 서울대 겸임교수는 "헌법 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 조항이 있지만 기본질서를 규정한 1항에는 시장경제 원칙이 명백히 나타나 있다"며 "기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여야 공약 가운데 △초ㆍ중ㆍ고교생 아침 무료 제공 △0~5세 전면 무상 보육 △고교 의무교육 △남부권 신공항 건설 △사병 월급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대표적인 포퓰리즘으로 꼽았다.
포퓰리즘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제안도 나왔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유권자들의 선거혁명이 가장 중요하다"며 "미래를 위해 무엇이 옳은지 유권자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원목 이화여대 교수는 "정치권이 정책을 제시할 때 실현 가능성과 예산 계획을 스스로 소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예 재정지출을 수반하는 의원입법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오정근 교수는 "가칭 '재정건전원'과 같은 견제 기구가 필요하다"며 "중앙은행처럼 독립시켜 국가의 장기 재정건전성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조동근 교수는 "정책실명제나 입법책임제를 생각할 때"라면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라도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스크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법으로 엄격하게 포퓰리즘을 차단해야 한다"며 "복지 지출에 대해 재원 조달 대책을 의무화하는 재정준칙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득 기자 / 신헌철 기자 / 김정환 기자 / 안병준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5. [매일경제]박근혜 "한미FTA 폐기 세력에 나라 못맡겨"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나라 못 맡긴다."(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독소조항 수정 않으면 정권 교체 통해 FTA 폐기시키겠다."(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한ㆍ미 FTA가 4월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한ㆍ미 FTA에 대해 발언을 자제해온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13일에는 작심한 듯 야당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당 전국위원회에서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FTA를 추진한다고 해놓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의 잘못으로, 나태와 안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역사 앞에 큰 죄를 짓게 될 것"이라며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새누리당에 구국의 결단이 돼야 한다.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대위 전체회의 때도 그는 "(야당이) 한ㆍ미 FTA가 그토록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서는 이제 와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ㆍ미 FTA는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됐고 당시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이 설득한 사안"이라며 "한ㆍ미 FTA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정치권의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 위원장이 한ㆍ미 FTA에 대해 강공으로 선회한 것은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말 바꾸기, 책임성 부재 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정치를 해온 자신의 모습과 대비시키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도 한ㆍ미 FTA 반대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한ㆍ미 FTA는 발효 전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수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19대 국회와 정권 교체를 통해 폐기시킬 것"이라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상ㆍ하원 의장에게 한ㆍ미 FTA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통합당은 진보세력을 한데 결집시키는 위해서는 총선까지 한ㆍ미 FTA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한ㆍ미 FTA 찬성하면 1%, 반대하면 99%'라는 논리를 내세워 대중에게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한ㆍ미 FTA에 대해 대척점에 선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대해서는 대체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이기 때문에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부산지역 출마자를 중심으로 적극 찬성하는 분위기다. 부산 북ㆍ강서을에 출마한 문성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동남권 신공항이 만약 가덕도에 자리 잡는다면 육ㆍ해ㆍ공 물류중심도시로 부산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을에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지역균형 발전을 이유로 신공항 건설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대영 기자 / 이가윤 기자]
6. [매일경제]유럽정상은 중국 찾아 활로모색
시진핑이 역사적 방미를 하는 동안 중국 내에선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이 열린다. 헤르만 반롬푀이(사진)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원자바오 총리와 회동하는 것.
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을 위한 중국의 지원방안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유럽 채무위기 속에서 쌍방의 협력을 심화시키고 세계 경제의 지속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 2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만나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을 위해 중국이 개입을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EU 측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참여와 같은 구체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EU는 또 항공사에 대한 탄소세 부과를 두고 중국에 양해를 구할 전망이다.
EU는 최근 27개 회원국 영공을 지나는 모든 외국 항공기에 대해 허용치를 넘어서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를 배출할 경우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EU의 독단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자국 항공사들에 탄소세를 납부하지 말 것을 지시한 상태다.
중국이 EU에 내밀 '청구서'는 두 가지가 핵심이다.
가장 먼저 언급될 것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 인정이다. 유로존 위기가 발생한 뒤 중국은 줄곧 유로존에 대한 지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막상 똑 부러지는 조치는 따르지 않았다. EU가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지 않아서다.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틈날 때마다 유럽에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인정을 요구했지만, 유럽은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국에 대한 EU의 무기수출 금지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올 전망이다.
유럽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에 대한 규제 차원에서 무기금수를 단행해 2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중국은 시장경제 지위 획득에 외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셔우두경제무역대학 저우차오 교수는 지난 12일 "현재 중국과 EU 관계에서 가장 본질적인 쟁점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 인정"이라고 지적했다.
[박봉권 기자 / 박만원 기자]
7. [매일경제]그리스 긴축안 10만명 항의시위
그리스 의회가 디폴트ㆍ유로존 탈퇴 대신 가혹한 긴축안을 선택했다.
12일 밤 12시 그리스 의회는 긴급 의회를 소집해 찬성 199표, 반대 74표로 추가 긴축안을 통과시켰다. 긴축안은 최저임금 22% 삭감(25세 이하는 32%), 연금 축소, 공무원 연내 1만5000명 감원 등을 통해 올해 33억유로의 정부 지출을 삭감하는 조치를 담고 있다.
긴축안 통과로 2차 구제금융(1300억유로) 지원 여부를 놓고 불거졌던 불확실성이 확 줄게 됐다.
그러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이날 그리스 수도 아테네와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 10만명을 훌쩍 넘는 시위대가 집결하는 등 그리스 전역에서 긴축에 항의하는 극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진압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아테네 시내는 수시간 동안 최루탄과 화염병이 난무하는 무정부 상황이 이어졌다.
아테네에서만 150여 개에 달하는 상점이 약탈당했고 34개 빌딩이 시위대 방화로 불에 탄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시위 과정에서 120여 명의 경찰ㆍ시위대가 부상을 입는 등 2008년 그리스 경찰 총격으로 15세 소년이 사망한 이후 약 4년 만에 최악의 치안공백 상황에 빠졌다.
시위대는 국제 채권단 긴축 요구가 '협박'이나 마찬가지라고 격분했다. 특히 추가 긴축을 주도하는 독일에 커다란 반감을 보였다. 그리스 엔지니어인 안드레아스 마라고우다키스 씨(49)는 "2020년이 되면 그리스가 독일의 노예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력 시위에 화들짝 놀란 루카스 파파디모스 그리스 총리는 "기물파손ㆍ파괴행위가 민주사회에서 설자리가 없을뿐더러 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위중한 상황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사치다. 모든 사람들이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제를 요청했다.
항의시위와 함께 정치적인 부담도 커지고 있다. 파파디모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3당(사회당ㆍ신민주당ㆍ라오스당) 중 라오스당(의원 수 16명)이 연정에서 탈퇴했다. 또 긴축안에 반대표를 행사한 사회당ㆍ신민주당 의원 43명은 제명처리됐다. 이에 따라 연립정부 의원이 252명에서 193명으로 줄게 됐다.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긴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만큼 구제금융 지원의 가장 큰 장애물은 넘어섰다는 진단이다.
앞으로 사회당ㆍ신민주당 당수가 4월 총선 후에도 긴축안을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서면으로 유럽연합(EU)에 제출하면 공은 유로 재무장관들에게 넘어간다.
15일 열리는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 지원 방안이 확정된다. 2차 패키지에는 구제금융과 함께 1000억유로의 빚을 탕감하는 민간채권단과의 국채 교환도 포함된다.
[박봉권 기자]
8. [매일경제]中 지방정부 부채1년씩 만기연장
중국 정부가 시중은행에 대해 지방정부 부채 만기를 연장해줄 것을 지시했다. 수출 둔화로 경기 경착륙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방에 돈줄을 풀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원자바오 총리가 "1분기에 거시정책 미세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선회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3일 "중국 지방정부 대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앞으로 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며 시중은행의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만기 연장 소식을 전했다. 중국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이번 지시에 따라 지방정부 대출 만기를 최장 4년까지 연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중국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끼자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만기에 전액 상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 서울 = 김규식 기자]
9. [매일경제][표] 정기적금 금리 (2월 13일현재)
10.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2월 13일)
11. [매일경제]소비자심리…美·中 온탕, 韓·EU 냉탕
향후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나라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 1분기 수준으로 회복한 반면 유럽과 한국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은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소비자신뢰지수'가 전 분기보다 1포인트 상승한 89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닐슨은 작년 11월 23일부터 12월 9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56개국 2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각국 소비자신뢰지수를 조사했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소비자가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반대다. 닐슨 산하 케임브리지그룹의 벤카데시 발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작년 하반기 글로벌 소비와 금융시장에 불안을 키웠다"면서도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분기 수준으로 회복해 전 세계 신뢰지수를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북미지역은 전 분기보다 5포인트 뛴 84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은 6포인트 상승해 83을 기록했다. 아시아ㆍ태평양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중국은 4포인트 상승해 108까지 치솟았으며 인도는 122로 집계됐다. 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각각 117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은 27개국 중 24개국이 하락했다. 유럽 전체 소비자신뢰지수는 전 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71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덴마크와 루마니아만 올랐다. 독일은 전 분기와 같은 수준에 머문 것으로 분석됐다. 발라 이코노미스트는 "전 세계 신뢰지수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중동발 유가 불안 등 복병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소비심리는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12년 1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소비자태도지수는 44.2로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삼성연이 개발한 소비자태도지수는 기준치인 5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50을 밑돌면 그 반대를 뜻한다. 지수 하락은 서민층이 주도했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떨어진 43으로 전 계층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46.6으로 전 계층 중 유일하게 전분기보다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인 50에는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유로존 위기가 다시 부각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가 하반기부터 우리나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미국은 지난달부터 실업률이 개선되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라며 "중국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으나 기대대로 연착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 서울 = 이상덕 기자]
12. [매일경제]운임 70%나 올리는 해운사…수출中企 물류비 부담 가중
글로벌 경기침체로 불황을 겪고 있는 주요 해운업체들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운임을 70%가량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비명'을 지를 만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는 셈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을 포함한 글로벌 10대 선사들은 다음달 1일부터 황금노선인 아시아~유럽 노선 운임을 큰 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세계 1위인 덴마크의 머스크가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75달러를 올리기로 한 것을 비롯해 하팍로이드가 750달러, 에버그린이 900달러를 각각 인상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TEU당 700달러, 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400달러를 각각 올릴 예정이고, 현대상선도 TEU당 780달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코스코도 지난달 300달러를 인상한 데 이어 4월께 비슷한 수준으로 또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시아~유럽 노선의 운임이 TEU당 1100달러 선인 점을 감안할 때 70% 가까이 운임이 오르는 셈이다. 해운업계는 운임 인상이 현실화하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임 인상은 향후 아시아~미주 노선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운임 하락 등 여파로 주요 해운업체들이 대부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자 지속을 막기 위해 세계 1위 머스크를 비롯해 글로벌 톱10 해운업체들이 운임 인상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상하이발(發)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600 아래로 떨어졌다가 750까지 회복했지만 2010년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운임 인상폭이 70%에 달하면서 대형 화주보다 중소형 화주들은 타격이 예상된다. 화주단체들은 "운임 인상폭이 터무니없이 높다"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해운업체들과의 협상에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주요 해운업체들은 2010년 3월 이후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9차례나 운임 인상을 시도했지만 8차례는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해운업체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 운임 인상이 받아들여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화주협의회는 "올해 들어 북미 항로와 유럽 항로 운임이 평균 20% 이상 인상됐는데 이례적으로 3월에 또 인상을 추진하면서 중소형 화주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이병무 무역협회 화주사무국장은 "연간 운임계약을 체결한 대형화주는 운임이 오르더라도 인상분이 100% 반영되지 않지만 소량 화물에는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돼 중소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13. [매일경제][매경TEST] 주요 경제·경영 키워드
◆ 매경 테스트 ◆
▶거미집이론(cobweb theorem)
수요의 반응에 비해 공급의 반응이 지체되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가격 변동에 대응해 수요량은 대체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공급량은 반응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균형가격은 이러한 시간차(time lag)로 말미암아 다소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가능하게 된다. 이를 수요공급곡선 상에 나타내면 가격이 마치 거미집 같은 모양으로 균형가격에 수렴되므로 거미집이론이라 부른다.
▶롱테일법칙(Long Tail theory)
롱테일법칙이란, 80%의 비핵심 다수가 20%의 핵심 소수보다 더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많이 판매되는 상품 순으로 그래프를 그리면 적게 팔리는 상품들은 선의 높이는 낮지만 긴 꼬리(long tail)처럼 길게 이어진다. 이 긴 꼬리에 해당하는 상품을 모두 합치면 많이 팔리는 상품들을 넘어선다는 뜻에서 롱테일법칙이라고 한다.
▶수요독점(monopsony)
판매자는 다수지만 구매자가 1인 또는 하나의 통일의사를 가진 주체로 나타나 수요자가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정상적인 수요공급 시장에서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가격이 결정되므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이익을 얻지만 수요독점 시 수요 측은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을 설정하므로 소비자 이익은 증가하나 생산자 이익은 감소시킨다. 이는 사회적 이익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
▶디마케팅(demarketing)
일반적으로 마케팅이 소비를 촉진시키는 활동인 데 반해 디마케팅은 반대로 소비성향을 둔화시키거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취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수익에 도움이 안 되는 고객을 의도적으로 줄여 판촉 비용 부담을 덜고 특정 고객의 충성도(기업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판매 방식이기도 하다.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거래실적이 별로 없는 휴면계좌를 정리하거나 채무 규모가 적정 수준을 넘은 고객의 거래 및 대출한도 등을 제한하는 것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PEF)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주식이나 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사모펀드는 크게 일반 사모펀드와 사모투자전문회사로 불리는 PEF로 나눌 수 있다. 일반 사모펀드는 소수 투자자들로부터 단순 투자 목적으로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펀드로 주식형 사모펀드가 대표적이다. 이에 비해 PEF는 특정 기업의 주식을 대량 인수해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업 인수 후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팔거나 재상장시켜 투자자금을 회수하거나 수익을 남긴다.
▶연불수출(export on a deferred payment basis)
수출금액이 커 현금 일부만 받은 후 나머지 잔액을 여러 해에 걸쳐 지불 받는 방식의 수출이다. 수출대금은 수출하면 곧 결제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플랜트(plant)류 수출은 수출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입하는 입장에서 대금 지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정부 차원이나 민간은행의 지불보증을 전제로 연불수출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선진국 간 수출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출하는 측이 수입하는 측에 보다 유리한 수입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이 방식이 쓰이기도 한다.
▶NLP(Non Performing Loan)
원리금 상환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무수익 여신으로 금융회사 등이 대금의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싼값에 경매로 내놓는 채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NPL 채권 투자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 고객 담보부동산에 설정해 놓은 '근저당권'을 투자자가 시가보다 싼값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외환위기 후 국내시장에서 뜸했던 NPL 채권 거래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9년 이후 다시 급증하는 추세다.
▶스핀오프(Spin-Off)
특정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이나 연구원이 연구 결과물을 갖고 창업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분할이라고도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이나 연구소는 투자 등으로 지원 하고 독립적인 별도 법인의 사업단위를 구성해 준다. 국내 대기업 및 기술연구소 등에서 사내 벤처를 육성하는 것도 스핀오프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김재진 연구원 / 박승룡 연구원]
14. [매일경제][매경TEST] 헤지펀드 어떻게 운용되나
★ 매경테스트 예제
다음 중 헤지펀드 수익률과 보수, 현금 흐름 등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면?
ㄱ. 시장수익률이 벤치마크 대상이 된다.
ㄴ. 펀드매니저에 대한 보상은 옵션 성격이 강하다.
ㄷ. 역외펀드(offshore)는 주로 세금 회피 목적으로 운용된다.
ㄹ. 설정이나 환매와 관련된 제한이 뮤추얼펀드(회사형ㆍ계약형)보다 많다.
① ㄱ, ㄴ ② ㄱ, ㄹ ③ ㄴ, ㄷ ④ ㄱ, ㄷ, ㄹ ⑤ ㄴ, ㄷ, ㄹ
▶▶ 해 설
헤지펀드는 절대수익(absolute return)을 추구하므로 뮤추얼펀드와 같이 시장수익률은 의미가 없다. 헤지펀드 보수는 크게 운용보수(management fee)와 성과보수(incentive fee)로 나뉘고 일반적으로 2/20 규칙이 적용된다.
즉 고정된 보수 2%에 성과에 따른 보수 20%가 되므로 좋은 성과를 달성하면 많은 보상을 받고 나쁜 성과를 내면 보상이 거의 없는 옵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정답은 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15. [매일경제]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교수 "한미FTA는 무역전쟁의 방패막"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날로 치열해지는 무역전쟁에서 우리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것이다."
코트라에서 개최하는 한ㆍ미 FTA 설명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박윤식 조지워싱턴대 금융공학과 교수의 얘기다.
박 교수는 인터뷰 내내 한·미 FTA를 통해 우리나라가 향후 무역 시장에서 얼마나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인지를 강조했다. 특히 지난 8일 민주통합당이 한ㆍ미 FTA 폐기를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킨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 교수는 "한ㆍ미 FTA는 한국에 경제적 실익뿐만 아니라 외교적 협상력을 가져다줄 수 있는 좋은 무기"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특히 최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국 공화당 경선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밋 롬니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경우 공화당은 무역 역조 현상의 책임을 중국 등 동북아시아에 돌리고 동북아를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며 "동북아의 신중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한ㆍ미 FTA는 우리에게 중요한 방패막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미국과 FTA를 맺은 우리나라가 향후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또한 한ㆍ미 FTA가 중국이나 일본과의 FTA 협상에서도 우리를 유리한 위치에 서게 해주는 중대한 사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우리에게 FTA 협상을 진행하자고 조급하게 나서는 것은 다 한ㆍ미 FTA 때문"이라며 "한ㆍ미 FTA로 우리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기 때문에 한ㆍ중 FTA에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미국 경제전문가답게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내놨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밝은 전망에 대해 "2011년(1.7%)에 비해 올해는 2% 정도로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렇다고 미국 경제가 나아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치적으로 조금 나아질지 몰라도 체감경기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실물경기가 나아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웅 기자]
16. [매일경제][클릭 현장에서] 좌충우돌 한국, 그리스 짝 날라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라는 게 있다.
방만한 재정과 과도한 차입 등으로 경제위기에 직면한 개도국의 구조조정을 위해 미국,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제시하는 위기 극복 처방전이다. 워싱턴 컨센서스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위기 극복 조치는 정부 지출 삭감 등을 통한 강력한 긴축, 민영화 등이다.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국가는 무조건 이 같은 처방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갑작스럽게 워싱턴 컨센서스 얘기를 꺼내든 것은 최근 그리스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아서다. 2010년 5월 그리스는 IMF에서 1100억유로를 지원받아 디폴트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2년간 긴축으로 경제는 더 망가졌다. 실업률이 20%를 넘어섰고 청년층은 두 명 중 한 명꼴로 놀고 있다. 국가 부채는 오히려 더 늘었다. 결국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IMF는 이번에 더 혹독하게 그리스를 몰아붙이고 있다. 국민의 긴축 피로감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라니 죽을 맛이다. 우리도 그리스와 똑같은 일을 겪었다. 1997년 11월 국가 파산 상황에 직면한 한국은 IMF에 210억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그 대가는 가혹했다. 정부 지출 삭감, 20%대 살인적인 고금리로 경기가 고꾸라졌다. 대대적인 해고 태풍이 불면서 수백만 명이 거리로 쫓겨났다. 과도한 긴축으로 그리스처럼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그 결과물은 사뭇 달랐다. 우리에게는 그리스가 갖지 못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체 통화다. 원화 절하에 힘입어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을 하면서 한국은 1년여 만에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그리스는 마음대로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일으킬 수 없다.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합의도 희비를 갈랐다. 우리는 금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고통을 분담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스는 아직도 서로 네 탓만 하고 있다. 긴축보다는 성장 정책을 통해 그리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IMF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포퓰리즘에 빠진 그리스 정부와 정치인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리스 사태가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니다. 최근 그리스 못지않은 포퓰리즘과 분열상이 국내에서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걷어찰 태세다.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맞서야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새누리당은 야당 측 복지 어젠더를 좇아가느라 가랑이가 찢어질 지경이다. 돌아서면 평생 안 볼 것처럼 싸우다가도 표와 연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렇게 죽이 잘 맞을 수 없다. 여야 합의로 저축은행 특별법을 처리하기로 한 것은 포퓰리즘의 극치다. 그레셤의 법칙이 정치판에도 적용돼 포퓰리즘(악화)이 옳은 정책(양화)을 구축하게 되면 국가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자꾸 그리스 현재와 한국 미래가 오버랩된다. 기자의 생각이 기우에 그치기를 바란다.
[국제부 = 박봉권 차장 peak@mk.co.kr]
'Economic issu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차례 연속 금리 인상…주택거래 실종·시장 침체 장기화 (0) | 2022.11.28 |
---|---|
2022.11.10~11 주요 경제기사 (0) | 2022.11.11 |
2012.2.7 (0) | 2012.02.07 |
2012.2.2 (0) | 2012.02.02 |
2012.1.28 (0) | 2012.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