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창업하면 영주권 준다는데"…인재 블랙홀된 이 나라



[선진금융 캐나다서 배운다]
경제 성장 이룬 비결 '창업 비자 프로그램'
아이디어·기술 유효시 창업가에 비자 부여
진행 여부따라 영주권도…세수효과·고용창출↑[밴쿠버(캐나다)=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캐나다가 단기간에 글로벌 인재와 혁신 기술을 유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세계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주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어요. 자원 말고는 내세울 것이 크게 없던 국가에서 생각 잘한 것이죠.”

 

 

캐나다에서 아시아 기업의 법인 설립 및 투자 유치를 돕는 현지 액셀러레이터 대표와 관련 기업에 법률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무법인 파트너가 한 말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평화로운 단풍 나라’ 이미지에서 좀처럼 벗어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세계 곳곳에서 혁신 기술을 들고 와 앞다퉈 비자 심사를 받을 정도로 경제 핵심 동력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캐나다 이민국 이미지 갈무리캐나다.연방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이 세계 곳곳에서 인기다.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캐나다 정부가 캐나다 내 혁신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창업가들에게 비자를 주고, 사업의 진행 여부에 따라 영주권을 발급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2013년 런칭 이후 5년간 파일럿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8년 공식 시행됐다. 창업가 입장에서는 출국에 앞서 캐나다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국가에서 승인만 받는다면 캐나다 현지 투자사 및 인큐베이터 등과 수월하게 연결되어 성장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통상 6개월 내 심사가 끝났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최대 32개월까지도 기다려야 승인 여부를 알 수 있을 만큼 인기가 큰 상황이다.

 


국가 차원의 창업자 이민제도를 펼친 것은 캐나다가 세계 최초다. 혁신 기술을 다루는 글로벌 기업과 인재를 모셔올 뿐 아니라 국가 내 고용 창출, 세수 증가 등을 위해 캐나다 정부에서 ‘비자’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셈이다.

스타트업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 계획서와 특정 기관의 투자 의향서, 영어 능력 시험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연방 정부가) 사업의 지속성과 현실성, 창의성 등을 평가하는데 최소 수개월 이상의 시간을 쏟아 붓는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이에 기술력이 확실한 한국 스타트업 및 기업들의 캐나다 이전 시도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밴쿠버 기반의 스타트업 컴퍼니빌더인 아더핸드벤처스의 이수형 대표는 “캐나다는 북미 진출에 있어 좋은 테스팅베드”라며 “산업에 따라 정도는 상이하겠지만 캐나다는 미국에 비해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 치열하고, 인건비를 포함한 기타 비용이 비교적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캐나다 안에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기반을 마련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사업적 목표 및 결정과 시너지가 나는지 검토하는 부분도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더핸드벤처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환경에 맞춰 스타트업 사업모델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실험 기반 성장 전략을 짜는 등 컨설팅을 제공한다”며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스타트업의 경우 컴퍼니빌더 역할을 자처하는 만큼, 함께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김연지 기자

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