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7

Economic issues : 2011. 10. 8. 18:16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잡스가 남긴 유산은 아름답다

"100년 뒤에도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인간적인 기술로 세상을 바꾼 것에 대해 놀라워할 것이다."

"토머스 에디슨, 핸리 포드와 같은 인류 유산이자 거물을 잃은 것과 같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놀라운 혁신 제품으로 불멸의 업적을 남긴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전 CEO)가 향년 56세 나이로 타계했다. 미국 애플은 5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스티브 잡스가 지병인 췌장암으로 숨졌다"며 "잡스의 명석함과 열정, 에너지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무한한 혁신의 원동력이었다"고 전했다. 팀 쿡 CEO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 '아이폰4S'를 발표한 지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터진 비보였다. 애플은 이어 애플 본사와 전 세계 애플스토어 매장의 애플 로고에 불을 끄고 "그가 우리에게 남긴 놀라운 유산에 감사를 보낸다"고 작별을 고했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위대한 유산'은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했고 경영자에겐 끊임없는 영감을 줬으며 20~30대 젊은이들에겐 인생의 목표를 줬다. 특히 그는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맥북 등 혁신 제품 출시를 진두지휘했다. 그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드러난 디지털 상품 세계는 '클릭(Click)'에서 '터치(Touch)'로 변했다. 그는 소프트웨어(SW) 매출 중 70%를 개발자들에게 돌려주는 '앱스토어'를 만드는 등 디지털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시자였다.

최고경영자이지만 무려 317개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한 최고기술자이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IT전도사(에반젤리스트), 선지자(비저너리),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지난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 Stay Hungry, Stay Foolish)은 물론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삶의 지침'을 유산으로 남겼다.

[손재권 기자]


2. [매일경제]하나금융, 외환銀인수 급물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6일 2003년 외환카드 합병 당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61)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양벌 규정에 따라 론스타 펀드(LSF-KEB)에도 유죄를 선고하고 벌금 250억원을 부과했다.

론스타가 유죄 판결을 받음에 따라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 주식(51.02%) 중 한도 초과 보유 주식(41.02%)을 처분하도록 명령할 계획이다. 남은 문제는 금융당국의 주식 처분명령의 방식이다.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징벌적 강제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융위는 징벌적 강제매각의 경우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제한이 없는 강제매각' 명령을 내려야 하는 쪽으로 법리해석을 하고 있다. 강제매각 명령이 내려지면 론스타는 기존 계약대로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하고 한국을 떠나든지, 아니면 대법원에 상고하든지 두 가지 중 하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이 두 가지 가능성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와의 계약이 조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론스타측 변호인은 "상고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론스타가 상고를 하게 되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금융위가 주식 처분 명령을 다시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손일선 기자 / 전정홍 기자 / 윤재언 기자]


3. [매일경제]종편MBN 첨단 방송센터 준공

매경미디어그룹 종합편성채널 MBN이 6일 방송센터 준공식을 하고 '글로벌 넘버원' 종편 출범을 선언했다. 서울 필동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준공식에는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과 매일경제신문ㆍMBN 등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해 '1등 종편'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종편 MBN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주조정실과 496㎡(150평) 규모 뉴스센터, 397㎡(120평) 규모 제작센터, 출연자 대기실, 분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장대환 회장은 "방송시설 구축과 킬러 콘텐츠 확보 등 방송시장 선점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방송시장에서 글로벌 넘버원 자리에 오르기 위해 의미 있는 첫걸음을 뗐다"고 강조했다.

[오재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4. [매일경제]노벨 문학상에 트란스트뢰메르

스웨덴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80)가 201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인간의 삶과 역사를 초월적 언어로 표현해 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심리학자이자 번역가이기도 한 트란스트뢰메르는 1950년대부터 스웨덴 문단을 대표하는 문학가로 활약했다. 그는 아름다움과 그렇지 못한 것들을 작품 속에서 조화시키는 시를 발표하면서 북유럽 문단의 중심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격동의 20세기를 살아온 그는 '우주적 평화'라는 주제를 작품에 담았다. 1990년 무렵에는 뇌졸중으로 창작을 잠시 중단했으나 1996년 '슬픈 곤돌라'를 발표하며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페트라르카 문학상, 보니어 시 상, 독일 노이슈타트 국제 문학상 등 세계적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으며 11권의 시집을 냈고 20여 개국에서 소개됐다. 한국에서도 '기억이 나를 본다'는 시집이 출간된 바 있다.

[허연 기자]


5. [매일경제]`급여 낮춰라` 압박받는 美금융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미국 25개 대형 금융회사에 임직원들의 급여체계를 개혁하라고 촉구했다.

FRB는 5일 해당 은행들에 보낸 공문에서 "금융회사들은 금융위기를 가중시켰던 보상체계를 보다 더 개혁하지 않으면 회사가 위기에 다시 빠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급여를 통제할 수 있는 추가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FRB의 대형 금융회사들에 대한 경고는 금융위기를 일으킨 주범이면서도, 국민의 혈세로 기사회생한 뒤 막대한 이익을 내고 보너스 잔치까지 벌인 월가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또 전날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의회 합동청문회에 참석해 "월가점령 시위대를 비난할 수 없다"고 답변한 직후 하루 만에 나온 조치여서 월가 시위대의 첫 가시적인 성과물로도 해석된다.

버냉키 의장은 청문회에서 "국민은 지금 어려운 미국 경제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때문에 매우 불행해 하고 있다"면서 "시위대는 금융부문에서 발생한 문제점들 때문에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FRB는 공문에서 또 "일부 은행의 경우 중간직급 혹은 하위직급 직원들에게도 과도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해당 금융회사에 리스크를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초에 지급됐던 지난해 월가 현금 보너스는 208억달러(약 25조원)로 월가 직원 1인당 평균 12만8530달러(약 1억5400만원)에 해당한다.

블룸버그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지난달 직원의 임의매매로 23억유로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이나, 골드만삭스 뉴욕지점이 고객에 잘못된 투자를 권유해 지난해 7월 5억5500만달러를 배상했던 사건 등이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보너스체계 등으로 인해 발생된 사건이라고 FRB는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도한 급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FRB는 "경영진과 임직원들의 성과가 장기적으로 합당한지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보너스 지급을 미뤄라"고 권고했다. 또 회사에는 장기적으로 손해를 끼치고 자신의 성과를 올린 경우에는 (나중에라도) 임금을 삭감해야 옳다고 지적했다.

이보다 앞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2월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자산 규모 500억달러 이상 월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임원 보너스 가운데 절반 이상을 최소 3년간 지급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FRB가 최근 해당 은행을 대상으로 시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60%가 임원진에 대한 보너스를 연기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세계 금융규제 개혁을 총괄하는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더 높은 것이라고 FRB는 밝혔다.

한편 뉴욕 월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수도 워싱턴DC에도 6일 시위가 벌어져 경찰이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6. [매일경제]`급여 낮춰라` 압박받는 美금융사

미국에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항의시위가 확산되고 있는데 월가보다 높은 직업 안정성과 그에 못지않은 높은 임금을 받는 국내 은행노조가 내년에 8%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6일 "최근 잇따라 은행연합회와 가진 노사 대표 협상에서 내년도 8%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낮은 임금 인상률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이 올해 2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충분히 보상해달라는 요구다.

이에 대해 글로벌 경제상황과 서민들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특히 청년 실업자들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8% 임금 인상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신의 직장'이란 금융 공기업들의 내년 임금 인상률이 4.1%로 정해진 마당에 이보다 2배에 가까운 높은 임금 인상률은 무리라는 것이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지금 상황이 어느 때인데 8% 인상인가"라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의 월 평균 임금은 500만원을 넘어섰다. 국민은행 556만원, 우리은행 522만원, 외환은행 519만원 등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ㆍ현대차ㆍ포스코ㆍ현대중공업ㆍLG화학 등 5개사의 평균 503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론 주가폭락으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는 주요 증권사들도 거래량 증가에 따른 수익 확대로 직원들에게 월 평균 600만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이런 금융회사들의 고임금은 대출 상환 요구를 받거나 주가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들이 올해에도 20조 안팎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예금이자는 묶어두고 대출이자를 높여나가면서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칫 '반금융가 시위'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6일 청와대로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불러 "위기일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어려운 사람들의 상황이 더 어려워진다"며 "금융권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이 올해 들어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ㆍ서민들과 상생에 힘써 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금융회사들이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은행 등 금융회사가 수출과 기업활동을 적극 도와야 우리가 세계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 이진명 기자 / 손일선 기자]


7. [매일경제]18일 서울 점심대란 오나…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

음식업을 운영하는 업주 수만 명이 오는 18일 모여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수년 동안 카드 수수료 인하 등을 요구해 온 업주들이 최근 물가 상승과 불황에 시달리면서 누적된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집회 당일엔 직장인들의 점심 대란(大亂)까지 우려된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서울종합운동장에서 '1018 범외식인 10만 결의대회'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집회엔 중앙회에 가입된 전국 음식점 종사자 약 42만명 가운데 주로 수도권에 주소를 둔 10만여 명이 참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지역 예상 참가자 숫자가 7만5000여 명에 이른다. 중앙회 관계자는 "집회에 참석하는 분들 중에 상당수가 이날 '장사를 접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문을 닫는 식당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업계에서 이런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것은 2004년 업주 3만5000여 명이 세제 혜택을 요구하며 이른바 '솥단지 시위'를 벌인 후 7년 만이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2.0~3.5%에서 1.5% 선으로 인하 △의제매입세액공제율 법제화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 인원 완화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음식점에 적용하는 2~3.5%의 카드 수수료율은 대형마트ㆍ골프장(1.5%) 등과 비교해 높은 데다 책정방식 역시 업주가 강력히 항의하면 낮춰 주는 등 주먹구구식"이라며 "아무리 얘기해도 낮춰 주려는 움직임이 없어 42만 회원의 권익과 업권 보호를 위해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음식업에선 순이익 중 10% 정도가 카드 수수료로 빠져나간다며 인하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중앙회는 또 범국민 외식문화 개선, 우리농수축산물 소비 촉진, 외식산업 진흥을 위한 범외식인 상생 등을 결의할 계획이다. 중앙회가 진행했던 '남은음식 제로운동' '나눔과 섬김운동' 성과보고도 예정돼 있다.

이날 집회를 위해 임차한 버스만 1711대에 달해 당일 '교통대란'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문을 닫는 식당은 안내문을 걸기로 했다"며 "수년간 음식업주들의 발목을 잡아 온 높은 카드 수수료율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8. [매일경제]`잡스 매직` 사라진 애플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5일 사망함에 따라 애플은 팀 쿡이 지휘하는 집단경영 체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팀 스티브(Team Steve)'로 불리는 집단경영 체제는 디자인 담당 조너선 아이브, 재무 담당 피터 오펜하이머, 마케팅 담당 필립 실러 등이다.

그러나 창업자이자 2만여 임직원의 정신적 지주였으며 공식 직함이 '이사회 의장'이었던 잡스의 부재로 인해 애플은 스마트전쟁 시대 '절대 강자' 위치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삼성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다극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 시장 경쟁이 '다극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은 특허전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쿡이 한계를 보일 수 있는 데다 구글, MS, 삼성의 도전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무리한 특허전쟁 이후 쿡의 지도력에 의문을 나타내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그는 잡스와 같이 영감을 주는 CEO는 아니다. 혁신성이 떨어질 가능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잡스 사망 이후 창조성 및 혁신과 관련해 잡스의 역할을 잇는 인물은 쿡이 아닌 애플의 수석제품디자이너인 아이브라고 소개했다. 아이브는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1997년 애플에 입사해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의 개발을 감독한 인물이다.

그러나 아이맥의 원색 케이스를 개발하는 등 주로 제품의 외관과 이미지를 만들어온 아이브가 창조성과 혁신 면에서 잡스를 대신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쿡이 CEO에 취임하자마자 내걸었던 '아시아 시장 공략'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IT 업계에서는 2015년 보급형 스마트폰은 2011년 현재 16%에서 5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쿡은 이미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중국과 아시아를 삼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최근 인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실패했듯 상황이 쉽지 않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ㆍ삼성을 주축으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 MS의 윈도폰 진영의 향후 판도도 잡스의 사망 이후 애플의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4일 발표한 '잡스 없는' 아이폰4S에 대한 시장 반응이 냉담한 데다 안드로이드폰의 시장점유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표된 아이폰4S를 두고 애플의 혁신이 멈췄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애플의 시장 지배력이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른 관계자도 "애플이 그동안 삼성전자에 대해 대대적인 소송전에 나선 것은 앞으로 새로운 혁신을 보여줄 수 없다는 초조감 때문이다. '포스트 잡스' 시대 애플의 앞날이 어두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최근 삼성과 MS가 로열티 지급과 특허의 크로스 라이선싱에 동의하는 등 손을 잡으면서 애플은 점점 더 시장에서 고립되는 형국을 보인다.

경영과 혁신,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지금의 애플을 만든 잡스가 CEO에서 물러날 때 각계에서 'CEO 리스크'를 경고했던 것처럼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애플은 전방위적으로 '잡스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 모양새다.

[김대원 기자 / 김대기 기자]


9. [매일경제]소송戰 삼성·애플 대타협?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가 사망하면서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잡스 없는 애플'의 영향력이 빠르게 위축되고 구글과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연일 스마트폰 디자인과 기술에 대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화해할 계기가 마련될지 관심을 끈다.

당장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에서 한발 물러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동안 두 회사 간 협력관계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에 대한 애플의 공세가 한풀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평소 존경했던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의 별세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은 "고인은 세계 IT산업에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을 이끈 천재적 기업가였으며, 그의 창조적 정신과 뛰어난 업적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특허 분쟁 등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잡스 사망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COO(최고운영책임자)가 잡스 후임인 팀 쿡 현 애플 CEO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고, 현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 사장이 미국을 방문 중인 만큼 극적인 조문을 통한 애플과의 화해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잡스 사망 이후에도 반도체와 LCD 패널 등 애플에 대한 부품 공급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애플이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생산계약을 맺고, 일본 반도체 업체로부터 부품 공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동인 기자]


10. [매일경제]삼성·LG 주가는 오르고 팍스콘은 하락

스티브 잡스의 부고가 들린 후 전 세계 애플 관련 기업들 주가가 대거 요동쳤다. 잡스 개인의 능력이나 판단이 그동안 주가와 경영실적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고 시장에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내 증시에선 애플 경쟁사인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주들은 잡스 사망 소식에 개장 초부터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1위를 놓고 다투는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한때 87만9000원까지 오르다 결국 전일 대비 1만3000원(1.54%) 상승한 85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9% 이상 급등했던 LG전자는 장 후반 차익매물이 나오며 6.33% 상승한 7만39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상한가인 12만500원까지 치솟았고, 삼성전기도 장중 상한가까지 뛰었다가 14.57% 상승으로 마쳤다.

대만 스마트폰 업체인 HTC도 장 초반 2.07%(24대만달러)까지 오르다 결국 0.6% 상승으로 마감했다.

반면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팍스콘은 개장 초부터 급락해 결국 6.92%(7.2대만달러) 하락한 채 끝났다. "개량형에 불과해 실망스럽다"는 평을 받던 아이폰4S가 잡스의 '유작'으로 재조명받기 시작하면서 오후 장부터 경쟁사들 주가 급등세가 한풀 꺾였다.

일부 IT주는 비이성적으로 움직였다. 대표적인 예가 LG디스플레다. 이 회사 주가는 오전 11시 48분 한때 13.2%(2400원)까지 급등했다. 잡스의 부재가 계열사인 LG전자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었다.

그러나 TV 부문 매출이 부진한 지금 LG디스플레이의 주 수익원은 오히려 애플이다. 애플 영향력 약화가 그다지 득이 될 게 없는 셈이다.

이런 마이너스 요소가 부각되며 결국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일 대비 7.44% 상승한 1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김대원 기자]


11. [매일경제]애플신화·암투병…굵고 짧았던 56년이 세상을 바꾸다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스티브잡스 일대기 ◆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Death is very likely the single best invention of life)."

죽음까지 삶의 일부로 받아들였던 당대 최고의 천재 스티브 잡스. 향년 56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치열했던 삶과 일에 대한 열정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잡스는 사랑하는 일을 찾을 때까지 '안주하지 말라(Don't settle)'고 했다. 희귀암으로 투쟁했던 말년에 그의 업적은 더욱 빛났다. 전 세계 1억2800만대가 팔린 아이폰을 2007년부터 현재의 5세대 '아이폰 4S'에 이르기까지 매년 공개했으며, 태블릿PC의 대표주자 아이패드(2010년)와 아이패드Ⅱ(2011년)도 말년에 발표했다.

그가 사망한 날짜(10월 5일)와 아이폰 4S가 공개된 날짜가 같아 4S는 'For Steve(스티브를 위해)' 나온 제품이 아니겠느냐는 말이 인구에 회자될 정도로 그는 이 시대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잡스는 1955년 미혼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곧바로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잡스의 전기 '아이콘'은 "생모를 모르는 고아라는 사실은 그를 더욱 치열하게 살게 했다"고 전한다.

잡스는 타고난 발명가나 엔지니어는 아니다. 대신 다른 사람의 능력을 활용하는 데 탁월했다. 애플을 만들 때는 스티브 워즈니악의 재능을 높이 샀다. 1976년 잡스는 21세의 나이에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컴퓨터를 창립하고, 같은 해 애플의 첫 번째 PC인 애플I, 이듬해 애플Ⅱ를 냈다.

후속 PC인 매킨토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시 코카콜라에 다니던 존 스컬리를 영입했다. 당시 잡스가 스컬리에게 던진 스카우트 제의는 "설탕물이나 팔 겁니까. 세상을 바꿀 겁니까"였다. 이어 애플은 1984년 최초로 그래픽사용자환경(GUI)을 적용하고 마우스를 도입한 매킨토시 컴퓨터를 내놓았다.

그러나 스컬리가 화근이었다. 수익을 다변화시키고 싶어했던 스컬리는 이사회를 소집해 익명 투표를 벌인 끝에 잡스를 애플에서 축출했다. 1985년 30대 나이에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나는 운명에 처했던 것이다.

그러나 잡스는 여기서 실망하지 않고 컴퓨터 회사 '넥스트'를 창업했고 이듬해인 1986년 1000만달러에 '픽사'를 인수했다. 1995년 픽사는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스토리'를 내놓았고 잡스는 10억달러 이상을 가진 부자(billionaire)가 됐다.

잡스가 없는 애플은 '앙꼬 없는 찐빵'과 다를 바 없었다. 당시 애플이 내놓은 '매킨토시Ⅱ'와 '파워북(노트북컴퓨터)'은 실패작으로 드러나 1993년 스컬리는 사임했다.

1996년 12월 잡스가 애플의 CEO로 복귀하고 1998년 아이맥(iMac)에 이어 아이북(iBook)을 내놓으면서 애플의 부활은 시작됐다. 2001년 혁신적인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이 등장했고 뉴욕 5번가에 있는 애플스토어가 개장했다.

2003년에는 하드웨어와 완벽한 결합을 이루는 소프트웨어 '아이튠스'가 공개됐다.

그러나 2004년 7월 잡스는 49세 나이에 췌장암 수술을 받게 된다. 잡스는 당시만 해도 췌장암을 초기에 발견하고 제거에 성공해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혔었다.

잡스는 이어 아이폰 시리즈(2007~2011년), 아이패드 시리즈(2010~2011년) 등 혁신적인 모바일 기기를 탄생시키고 모바일 생태계(아이튠스, 앱스토어)로 15년 만에 애플을 세계 최대 IT 기업으로,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가진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2008년 아이폰 제품 행사에 몰라보게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해 건강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고 이듬해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암이 재발하고, 이식한 간으로 전이된 데다 면역억제제 투여가 종양의 번식 속도를 높였던 것이다.

그는 지난 8월 24일 건강상 이유로 CEO직을 사임한다고 밝히고 팀 쿡에게 CEO직을 넘겼다. 애플은 5일 잡스 사망을 공식 발표하면서 "스티브는 오직 그만이 만들 수 있었던 애플을 뒤로했지만, 스티브의 정신은 영원히 애플의 초석이 될 것이다(Steve leaves behind a company that only he could have built, and his spirit will forever be the foundation of Apple)"고 애도했다.

[황시영 기자]


12. [매일경제]다시 보는 잡스 스탠퍼드大 연설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에 참석해 남긴 감동적인 축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 무렵 잡스는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1년이 지난 상태였다.

그가 졸업하는 젊은이들에게 주문한 "Stay hungry, stay foolish!(늘 갈망해라, 우직하게)"라는 명언은 잡스 본인이 수많은 인생의 난관을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다음은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의 주요 내용이다.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지금까지의 모든 것이 당신의 미래로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당신은 스스로의 용기, 운명, 삶, 인연을 믿어야 합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으로 저는 좌절하지 않았고 제 삶은 바뀌었습니다.)

I'm convinced that the only thing that kept me going was that I loved what I did. You've got to find what you love. And that is as true for your work as it is for your lovers.(내가 계속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 확신합니다. 여러분도 사랑하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야 하듯 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They somehow already know what you truly want to become.(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분의 가슴과 영감은 여러분이 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있습니다.)

[고재만 기자 / 황시영 기자]


13. [매일경제]애플이 사랑받는 회사 된건 실수를 빨리 알아챘기 때문

◆ IT 전설 잡스 잠들다 / 잡스가 남긴 말·말·말 ◆

스티브 잡스가 남긴 것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IT기기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프레젠테이션과 연설을 통해 가슴에 남을 명언들을 많이 남겼다. 수많은 실패와 성공을 경험했던 잡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창조적인 생각을 가지라고 항상 조언했다.

그가 남긴 명언들을 되짚어 본다.

"우리가 이룬 것만큼 이루지 못한 것도 자랑스럽다."

"혁신은 연구ㆍ개발 자금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와 상관이 없다. 애플이 매킨토시를 출시했을 때 IBM은 연구ㆍ개발에 최소 100배 이상 비용을 쏟고 있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어떤 인력을 갖고 있느냐,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 결과가 얼마나 나오느냐에 관한 문제다."

"혁신은 리더와 추종자를 구분하는 잣대다."

"혁신을 추구하다 실수할 때도 있다. 하지만 빨리 인정하고 다른 혁신을 개선해 나가는 게 최선이다."

"품질이 물량보다 중요하다. 한 번의 홈런이 두 번의 2루타보다 낫다."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는 실수를 한다. 우리는 실수를 빨리 알아낸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세상에서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최고의 회사가 된 이유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디자인이란 겉치장이다. 하지만 내게 디자인이란 그것들과 거리가 멀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들어 낸 창조물의 본질적 영혼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겹겹이 포장하며 드러나는 것이다."

"디자인은 어떻게 보이고 느껴지느냐의 문제만은 아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기능하느냐의 문제다."

[고재만 기자]


14. [매일경제]바탕화면에 아이콘·버튼 없앤 아이팟…우린 그저 열광했다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세상을 바꾼 잡스의 유산 ◆

#1.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팟 개발이 거의 마무리됐을 무렵,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는 디자인팀에 아이팟에서 전원 버튼을 포함한 모든 버튼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 디자인팀은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잡스는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고 아이팟은 원형 스크롤 하나만 탑재한 단순하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시장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2. 애플에서 매킨토시 PC를 개발하고 있던 어느 날, 잡스는 컴퓨터 내부 부품 배치가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화가 난 개발자가 "대체 누가 PC 안쪽 부품까지 신경을 쓰나, PC가 잘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고 맞받아쳤다. 잡스는 "목수가 훌륭한 장롱을 만들 때는 보이지 않는 안쪽이라도 저가 베니어판을 사용하지 않는다. 안심하고 잠들고 싶다면 철저히 좋은 물건,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는 '단순' '유려' '직관'이라는 세 가지 철학 아래 IT 제품을 만들었다. 기능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라 최대한 간결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완벽한 마무리, 사용자가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여기서 종료 버튼 하나만으로 모든 동작이 가능한 아이팟과 아이폰이 탄생했다. '더 이상 덧붙일 게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게 없을 때 비로소 완성된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일관적인 철학으로 만들어진 애플 제품들은 매뉴얼 한번 펴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길게 누르면 텍스트가 떠오르고 두 손가락으로 사이를 벌리면 확대되는 등 느낌대로 만지면 작동하도록 한 것이 스티브 잡스 직관의 핵심이다. 이런 식으로 아이팟 하나만 써본 사람들은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모두 쉽게 쓸 수 있다.

김종훈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장은 "다른 스마트폰에는 수많은 버튼이 있지만 단 하나의 버튼이 있는 아이폰에 비해 더 사용하기가 어렵다"면서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동작하게 해 사용자에게 최대의 편리함을 준 것이 아이폰의 미덕"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철학 아래 잡스는 PC에서부터 MP3플레이어,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였다. 대부분 '세상에 없던 제품'으로 IT업계에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창조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잡스는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1976년 애플1을 선보이며 개인용 컴퓨터라는 새 제품군을 만들어냈다. 1984년에 출시된 매킨토시는 애플의 브랜드를 알리며 성공 기반을 닦도록 해준 제품이다. 가격이 싸고 속도가 빨라서 단숨에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또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1997년 복귀한 잡스는 아이맥으로 애플을 구했다. 아이맥은 본체와 모니터가 일체형인 컴퓨터로 애플의 혁신적인 디자인을 극대화한 제품이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잡스의 혁신은 해를 거듭하며 숨 가쁘게 진행됐다. 2001년에 내놓은 MP3플레이어 아이팟은 음악시장의 지형도를 바꿨다. 2003년 아이튠스 스토어를 선보이면서 애플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음원 유통시장까지 장악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은 2억7500만대에 이른다.

이어 2007년 1월 출시한 아이폰은 PC와 휴대폰의 융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등을 이뤄냈다. 스마트폰의 개념을 확 바꾼 아이폰으로 애플은 절정기를 맞았다. 애플은 2007년 이래 매년 신형 아이폰을 출시했고 지난 4월 기준 누적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다. 태블릿PC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아이패드 역시 IT 시장 역사를 새로 썼다.

혁신을 거듭한 잡스지만 상업적으로 실패한 제품도 적지 않다. 1981년에 발표한 '애플Ⅲ', 1983년 딸의 이름을 따서 만든 '리사' 컴퓨터, 2000년에 나온 소형 데스크톱PC '큐브' 등이 실패작으로 꼽힌다.

[황지혜 기자 / 김명완 기자]


15. [매일경제]잡스 유산은 67억달러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남긴 유산이 70억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언장의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현재 디즈니 지분과 애플 주식 등을 포함한 스티브 잡스의 자산이 67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스티브 잡스는 44억달러로 평가되는 디즈니 지분 7.4%(1억3800만주)를 보유하고 있고 1997년 애플 복귀 이후 계속 갖고 있는 애플 주식 550만주는 21억달러 규모다. 또 2006년 이후 디즈니로부터 배당금(세전)으로 2억4200만달러를 받았다.

스티브 잡스는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을 이끌었지만 연봉은 단돈 1달러에 불과했다. 잡스는 애플 복귀부터 지난 8월 CEO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만 14년간 애플에서 매년 1달러, 총 14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스톡옵션도 받지 않았다.

IT업계는 스티브 잡스의 유산이 어떻게 사용될지 주목하고 있다. 상속 대상으로 부인인 로렌 파웰이나 딸 리사를 포함한 4명의 자녀가 거론되는 한편 사회 기부나 재단 설립 등도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 잡스의 유언장은 공개되지 않았다.

[황지혜 기자]


16. [매일경제]스티브 잡스, 암 투병서 죽음까지

◆ IT전설 잡스 잠들다 ◆

56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 스티브 잡스는 지난 8년간 병마와 치열한 싸움을 이어왔다.

잡스는 2003년 10월 췌장암(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진단을 받았고 이듬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는 언론 등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듯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2008년 다시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2009년 1월 잡스는 병가를 내고 간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 얼마 후 다시 회사로 돌아온 그는 올해 1월 다시 병가를 내 건강 악화설을 증폭시켰다. 이어 지난 3월부터 아이패드2 제품 설명회 등에 모습을 보였지만, 마침내 지난 8월 24일 CEO직에서 물러났다.

의료계는 잡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를 받았음에도 사망에 이른 것은 말기 췌장암 환자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잡스가 앓은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은 췌장(이자)에 신경내분비종양이 생기는 증상으로, 췌장암 중에서도 매우 드문 형태다.

이는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내분비계통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주변 장기로 전이가 신속히 발생하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췌장암과 달리 장기간 생존하는 게 특징이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송시영 교수는 "스티브 잡스는 최초 췌장에서 신경내분비종양이 발생해 수술한 다음 수년 후 간에 전이돼 간 이식수술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후에는 폐에 전이돼 수술을 또 받은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잡스가 지난 8월 CEO에서 물러난 것은 암이 더 이상 조절되지 않음에 따라 독성이 높은 항암제 사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17. [매일경제]"iSad" 트위터·인터넷에 추모글 쏟아져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손안의 즐거움과 변화를 알게 해주셨죠. 그의 도전적인 삶, 잊지 못할 거예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네티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소식이 전해진 6일 오전 8시쯤부터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는 스티브 잡스, 팀 쿡, 애플 등 관련 키워드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떠올랐다.

SNS와 인터넷 게시판에도 IT업계 선구자로서 고인이 남긴 업적을 기리는 애도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너도나도 추모 메시지를 올렸고 잡스의 동영상, 사진, 어록 등을 퍼뜨리며 고인의 삶을 추억했다.

트위터리안 '@paux****'는 "미혼모에게서 출생, 트럭 운전사에게 입양, 학교 다닐 때는 문제아였고, 독선자라고 애플에서 쫓아냈고, 파산 직전에 다시 부른 애플을 스티브 잡스는 화려하게 부활시켰고, 이제 그는 역사의 뒤안길로…. 그의 인생 전체가 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애도를 표했다. 트위터를 통해 애플 아이폰(iPhone)과 아이패드(iPad)에서 따온 추도사 'iSad'가 퍼져 나갔으며, 추모 편지를 보낼 수 있는 이메일 주소(remember

ingsteve@apple.com)도 알려졌다.

[황지혜 기자 / 배미정 기자]


18. [매일경제][스티브 잡스의 경영학] "외부 파트너를 동반자로" 앱스토어 경제 창시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스티브 잡스는 경영학의 롤모델이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 실리콘밸리 최고경영자는 물론 경영학자까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분석하고 성공 전략을 찾아냈다. 오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와 함께 '스티브 잡스의 경영학' 케이스스터디(Case Study)'를 해봤다.

■ 멈추지 않는 도전

(Stay hungry, stay foolish)

스티브 잡스는 하나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만들고 개척했다. 특히 실패 경험들을 활용해 더 큰 성공을 만들어내는 도전 정신은 그의 전매특허였다. 실제로 애플에서 축출된 1985년 이후 설립한 넥스트(NeXT)사의 운영체제(NeXT step)는 향후 맥킨토시OS(MacOS X)와 모바일 운영체제(iOS)의 핵심 경쟁력으로 활용했다.

그는 PC에서 시작해 콘텐츠(토이스토리 등 픽사 애니메이션), 뮤직플레이어(아이튠스), 스마트폰(아이폰), 태블릿PC(아이패드) 등을 만들었다. 시장의 강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1996년 애플로 복귀하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모적이고 적대적 관계에서 벗어나 애플이 다시 애플답게 혁신에 매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때 애플 내부에서조차 MS와 애플은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는데 이를 고치는 것이 당시 최우선 과제였다고 토로한 바 있다.

■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중장기 전략

(Insight, long term strategy)

스티브 잡스는 '경쟁 우위'에 기반을 두고 이를 다른 경쟁 우위를 키우거나 다른 사업 분야 진출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핵심은 인문학과 기술을 아우르는 '통찰력'이었다.

기술의 변화와 소비자 욕구의 흐름에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 성공을 위한 근본적인 포석을 둔 것이다.

그는 애플의 디자인과 소비자경험(UX) 역량을 기기, 소프트웨어, 기기 동작 방식 등 다양한 분야에 일관되게 적용했다. 또 음반사업자와의 제휴관계를 바탕으로 영상, 출판, 앱 등 다양한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했으며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해 MacOS X를 개발하는 데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 반걸음 먼저 움직이는 실행력(Execution)

스티브 잡스는 기술의 발전방향을 한발 앞서 적용했다. 이로 인해 사라진 기술(제품)도 많다.

그는 맥 컴퓨터에서 3.5인치 플로피디스크를 2.5인치로 바꿔 산업 표준으로 만들었다. 지금은 보편화된 USB를 먼저 도입해 각종 외장기기의 인터페이스에 적용했으며 멀티미디어 시대를 대비해 PC 주변장치 접속 표준(Firewire)을 개발해 먼저 적용했다.

또 어도비 소프트웨어(플래시) 기능의 모바일 기기 탑재를 거부하고 웹 표준(HTML5)을 적용하기도 했다. 그는 1996년 애플로 복귀하자마자 수익성 없는 모든 사업을 철수했으며 맥OS 라이선스를 폐지하고 재고관리 시스템을 혁신하는 등 비즈니스의 표준을 만들기도 했다.

■ 소비자 경험 중심 관점(Consumer)

그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디자인'을 중심에 두고 고객 경험을 최우선했다. 디자이너였던 조너선 아이브를 수석 부사장에 임명한 것은 파격적 인재 등용이었다. 한때 유행했던 '디자인 경영'은 애플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는 심미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추구했으며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사용자환경(UX)을 적용했다.

■ IT 생태계 가장 중요(Ecosystem)

스티브 잡스는 외부 파트너와 동반자적인 관계를 형성(Partnership)하는 '생태계 전략'을 창시했다.

그는 콘텐츠 사업자 및 앱 개발자들을 위해 공허하지 않은 직관적인 수익분배를 제시해 환영을 받았다. 개발자에게 70%를 줬고 애플은 30%를 가져갔다. 애플 앱스토어의 수익성이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은 이 때문이다. 또 개발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관리했으며 주기적인 개발자 콘퍼런스와 온ㆍ오프라인 관리 시스템은 타 실리콘밸리 업체들도 따라갔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항상 인재와 팀의 중요성을 설파했으며 분야별 최고 인재들을 설득해 팀을 형성했다. 자신은 매년 1달러의 연봉을 받았지만 팀 쿡, 필립 실러, 피터 오펜하이머, 조너선 아이브 등의 인재에게는 확실한 인센티브와 권한, 책임을 부여해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했다. 그러나 모바일미 사업 실패 후 책임을 추궁하는 등 신상필벌을 확실히 했다.

[오정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손재권 기자 정리]


19. [매일경제]내가 만난 스티브 잡스…그는 마니아에게 神이었다

◆ IT전설 잡스 잠들다 ◆

그가 연단에서 내려왔을 때 수천 명의 청중은 기다렸다는 듯 자리를 박차고 그에게 달려갔다.

그의 옷깃만 스쳐도 병이 나을 것 같이 느끼는 병자들처럼, 사람들은 앞다퉈 그의 몸에 손을 갖다댔다. 마치 성경 속 예수를 만지려는 유대와 사마리아의 백성들처럼. 스티브 잡스! 그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게 그는 신과 다름없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애플 맥월드에선 해마다 이런 장면들이 반복된다.

기자가 2008년 1월 맥월드 취재를 갔을 때도, 스티브 잡스가 기조연설을 마치고 무대 아래로 내려오자 청중은 순식간에 그를 에워싸고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얼떨결에 기자도 그의 등에 손을 갖다댔던 기억이 생생하다.

스티브 잡스의 옆에는 그의 절친,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가 자리했다.

"당신의 스피치는 들을 때마다 감동 그 자체야." 래리 페이지의 말에 스티브 잡스는 "스피치도 중요하지만 제품으로 감동을 줬으면 좋겠어"라고 답했다.

둘 사이의 짧은 대화에 청중은 또 한 번 눈시울을 적셨다.

당시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아이폰 열풍이 확산일로에 있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인상적인 음악이 흘러나왔을 때 즉석에서 아이폰으로 해당 노래를 검색하고 다운받는 장면이 일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낯설기만 했던 그 광경이 기자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런 면에서 스티브 잡스는 단순히 혁신 제품을 내놓고 많이 팔기만 하는 장사꾼이 아니었다. 사람들 감성과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그들의 행동양식을 바꿔놓는 '라이프 스타일 창조자'였던 것이다.

2007년 10월, 기자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당시 전무)을 만났을 때 이 사장은 스티브 잡스를 "천재"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삼성이 주요 공장에 '캠퍼스'란 명칭을 달았던 것도 어찌 보면 애플의 창조적 공간을 본받기 위한 시도 중 하나였다.

세월이 흘러 삼성과 애플이 '특허전쟁'을 펼치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아이러니다.

삼성이 유럽의 심장부(파리ㆍ밀라노)에서 애플을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 '특허전쟁'을 선포한 직후, 스티브 잡스가 숨을 거뒀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두 회사의 명운을 건 '전쟁'을 뒤로하고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는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이었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안겨준 철학자이기도 했다.

"매일을 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자.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서로 연결될 것이란 믿음을 갖자."

현재에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과 진실된 생각, 인간관계는 미래 어느 시점에 반드시 빛을 보게 될 것이란 믿음. 그의 생애는 짧았지만 그가 남긴 말은 우리가 매일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영원한 자양분으로 남았다.

[남기현 증권부 기자]


20. [매일경제]지구촌 전역 스티브 잡스 애도 물결

◆ IT전설 잡스 잠들다 ◆

스티브 잡스의 죽음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그와 협력하고 경쟁했던 IT업계 리더들도 추모의 마음을 보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5일 저녁 백악관 성명을 통해 "스티브 잡스는 가장 위대한 혁신가"라고 추모했다.

잡스는 개인적으로 아이패드2 출시 전 먼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내고 치료를 받던 지난 2월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실리콘밸리 CEO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눈 바 있으며, 당시 오바마 대통령 왼쪽에 잡스가 앉아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애도 성명에서 "남과 다르게 생각할 만큼 용감했으며,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을 만큼 대담했다"며 "무엇보다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을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는 점에서 미국의 가장 위대한 혁신가들 가운데 한 명(Steve Jobs was among 'the greatest of American innovators')"이라고 칭송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세계는 한 명의 선지자를 잃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이자 오랜 라이벌이었던 빌 게이츠(55)는 잡스가 즐겨 사용한 표현을 인용하며 "운 좋게 그와 함께 일했던 우리는 정말로 대단한 영광이었다(For those of us lucky enough to get to work with him, it's been an insanely great honor)"고 말했다. 게이츠는 또 "스티브만큼 전 세계에 깊은 영향을 끼친 사람은 드물 것"이라며 "그 영향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티브, 멘토이자 친구로 있어줘 고맙다"며 "당신이 만든 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Steve, Thanks for showing that what you build can change the world)"는 글을 남겼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는 "그는 여러분들이 오랫동안 생각해왔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단 몇 마디 말로 요약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며 "사용자 경험을 강조한 그는 항상 나에게 영감을 주었다(His focus on the user experience above all else has always been an inspiration to me)"고 돌아봤다.

[서찬동 기자 / 김명환 기자]


21. [매일경제]"이탈리아·스페인 감안하면 2조달러 필요"

"유럽 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약 2조달러가 필요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5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럽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며 "약 2조달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처할 때 유럽 은행들이 확충해야 하는 자본금은 최대 2300억유로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위기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만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유럽은행 구제 프로그램은 구제금융인 동시에 투자기회라고 봐야 한다"며 "미국이 시행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이 돈을 잃지 않았던 것처럼 유럽 구제금융도 돈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구제금융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유럽 경제가 회생할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한 셈이다.

핑크 회장은 최근의 주가 하락에 대해서도 오히려 주식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시장이 지나치게 과민 반응하고 있다"면서 "블랙록은 이번주 들어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그리스가 유로화를 포기하고 자체 통화를 독립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장애물이 많다"며 유로존을 떠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유로화 구조조정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선진국들이 사용하는 '유로화 2'와 나머지 국가들이 사용하는 '유로화'로 나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로존 각국이 자국 통화로 완전히 회귀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유로존 위기의 해법은 결국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것 외에는 없다"면서 "각국 정부가 지출을 줄이고 세금은 늘리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핑크 회장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도입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효과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은 이미 수조 달러 규모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며 "10년짜리 금리를 1% 낮춰 자금조달 비용을 줄여준다고 경제가 활력을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핑크 회장은 기업들이 돈이 많아 금리가 더 인하된다고 하더라도 투자에 나설 유인이 없다고 본 것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 서울 = 박승철 기자]


22. [매일경제]유럽은행 그리스 디폴트 전제 `3차 스트레스 테스트`

유럽연합(EU)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전제로 역내 은행들에 대한 3차 '스트레스 테스트'(자산건전성 평가)에 나선다. 프랑스ㆍ벨기에 합작은행 덱시아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 후 첫 구제금융을 결정한 지 하루 만이다.

이에 따라 유럽은행감독청(EBA)은 2010년 7월과 2011년 7월 두 차례 스트레스 테스트에 이어 약 2년 만에 세 번째 스트레스 테스트에 나서게 됐다.

덱시아 구제금융을 시발점으로 유럽 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 움직임은 유럽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로 보인다. 특히 EU가 그리스 디폴트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시행한다는 점은 유럽 은행권 투명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소식으로 평가된다. 3차 스트레스 테스트는 무엇보다도 유럽 은행권에 대한 과거 두 차례의 스트레스 테스트가 견실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크게 작용했다. 당시 스트레스 테스트는 그리스가 디폴트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아 큰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 불신이 커지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제2차 스트레스 테스트가 끝난 지 3개월 만에 덱시아에 구제금융을 해야 하는 사태를 맞게 됐다. 덱시아는 지난 7월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뜬히 통과했다.

마티아스 데 비트 피터캠증권 애널리스트는 "평소 자본 수준에만 초점을 맞춘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의 진정한 위험을 측정하지 못한다"면서 "이 경우 지급 능력과 유동성 문제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EU 재무장관들은 역내 은행당국에 그리스 국가부채에 대한 대규모 탕감을 전제로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요청했다고 6일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EBA는 그리스가 대규모로 디폴트하면 그리스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 손실(헤어컷) 규모가 얼마나 될지, 또 충격 여파를 어느 정도나 버텨낼 수 있을지 분석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 "유럽 은행의 재자본화가 시급하다"면서 "오는 17~18일 EU 정상회담에서 범유럽 차원에서의 은행 재자본화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이 추산하는 유럽 은행권 자본 부족분은 지난 7월 추정치인 25억유로를 훌쩍 넘어선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럽 은행들이 1000억~2000억유로 규모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유럽 은행 자본확충에 1500억~2300억유로, 노무라는 2000억유로, 모건스탠리는 1900억유로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은행들에 대한 재자본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안토니오 보르헤스 IMF 유럽 담당 이사는 "그리스에 대한 1차 구제금융 가운데 6차분 80억유로는 곧 집행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2차 구제금융은 7월 이후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다시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U가 이처럼 그리스 디폴트를 전제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그리스가 디폴트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보르헤스 이사는 "그리스 채권에 대한 대규모 상각은 12월까지는 없을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김주영 기자 / 정동욱 기자]


23. [매일경제]"日, EU 채권매입 성과 얻기 힘들다"

"유럽은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본이 유럽 지원을 명분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유럽이 바라지도 않을 것이고 일본도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의 진단이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4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채권을 추가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일본은 올해 상반기에만 여섯 차례에 걸쳐 EFSF 채권 27억유로를 매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일본이 매입한 5년 만기 EFSF 채권 규모는 전체 발행액 가운데 20.5%에 달한다"며 "일본 정부는 유로존 국가를 지원한다는 명분을 이용해 유로당 엔화값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유로당 엔화값은 지난 3일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00.97엔을 기록한 뒤 줄곧 100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고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달러당 엔화값이 사상 최고치인 75.94엔을 기록할 때 사상 최대 규모인 4조5000엔을 매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카키바라 교수는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하면서 "(유럽 채권을 사들이면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현실적으로도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도 엔화값은 꿈쩍하지 않았으며 아직도 76엔대에 머물고 있다"며 "엔고는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개입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또 "차라리 엔고를 이용해 해외 우량 기업을 인수ㆍ합병(M&A)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로존도 일본의 EFSF 채권 매입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과 유럽이 당장 급한 불을 끄자고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규식 기자]


24. [매일경제]"中企 연쇄부도 막아라" 원자바오, 원저우 현장시찰서 대출 독려

중국 동남부 저장성 원저우에서 사채금리가 180%로 폭등하며 기업 도산ㆍ야반도주 사태가 벌어지자 원자바오 총리까지 현장에 내려가 중소기업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신징바오 등 중국 현지 언론은 6일 원 총리가 국경절 연휴에 원저우시를 방문해 고리대금업을 억제하고 중소기업들에 자금 지원할 것을 지시하는 등 들끓는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원 총리는 3~4일 저장성 샤오싱현과 원저우시 농촌마을ㆍ시장 등을 다니면서 지역 주민과 대화도 나눴다. 특히 4일엔 현지 기업인들과 좌담회를 하고 시 당국에 경제ㆍ금융을 안정시킬 긴급 처방을 한 달 안에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번 원 총리의 원저우행에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과 셰쉬런 재정부장이 수행해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저우 상인들은 이재에 능해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며 부를 축적했지만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은행들이 돈줄을 죄면서 원저우에 있는 기업 중 59.7%가 사채에 의존하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원저우시 사채시장 규모는 1100억위안에 달하고 연간 금리가 최고 180%로 폭등했다. 사채금리가 뛰면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원저우에서 19개 중소기업이 잇달아 도산했다. 빚을 갚지 못해 야반도주한 기업주가 90여 명에 달한다. 지난달 25일엔 하루 사이에 9명이 도주했다.

대부분 신발ㆍ안경ㆍ의류 등 원저우 대표산업 경영자들이다. 원저우 중소기업들은 이익률이 매출의 3~5%에 불과한데 사채금리가 폭등하면서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25. [매일경제]美 중산층 월가로… 월가로…

5일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에 위치한 뉴욕시청 앞 폴리광장.

시위대들은 이날 오후 3시(현지시간)부터 "우리는 99%"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장에 들어섰다. 99%는 미국 내 부유층 1%가 아닌 대부분 계층을 지칭한다.

집회가 시작된 오후 4시 30분까지 모여든 인파는 8000여 명에 달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시간에도 인파는 계속 몰려들면서 참가자들은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주 말 집회에 모인 2000여 명의 4배가 모인 셈이다.

기존 시위대에서 많이 보였던 학생이나 실업자들이 아닌 '화이트칼라'나 각종 서비스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학 교수나 학교 교사, 병원 노조원, 운송업체 노조원 등 각종 직능단체나 노동계는 물론 다양한 시민단체에서도 가세했다.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이 화났다. 뉴욕시립대(CUNY) 할렘캠퍼스의 역사학 교수인 데르나도 레니크 씨는 "미국에서 부는 너무 일부에 집중돼 있다"며 "이를 바로잡고 싶어 다른 교수들과 함께 이번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교수들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너무 올라 생활이 어렵다"고도 호소했다.

이날 시위에는 젊은이들만이 아닌 나이 든 사람들도 참가했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교사인 아들을 따라 시위에 나왔다는 존 크리스티머 씨(64)는 "교사들 연봉은 4만달러에서 6만달러에 그친다"며 "이 연봉으로는 막대한 생활비는 물론 의료보험, 교육비를 충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녀 한 명을 대학에 보내 졸업시키려면 20만달러 이상이 든다"며 이 정도 연봉으로는 도저히 생계 유지가 안 된다고 전했다.

미국 내 부의 편중 현상도 꼬집었다. 그는 상위 1% 계층이 국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 때문에 빈부 격차는 확대되고 있으며 중산층도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자 증세에 대해 찬성하는 사람이 70%를 넘었다"며 "그러나 부유층은 정치권을 매수해 부자 증세를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퇴직자(69)는 "여기 참가한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이고, 박사학위도 받은 양질의 교육을 받은 중산층들"이라며 "이들이 원하는 것은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보험이 없으면 응급실에도 못 가는 게 미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보험 없이 병원 응급실에 가면 10만달러나 든다는 것. 그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사회는 현재 미국식 자본주의가 아닌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시위는 이제 시작"이라며 "앞으로 이 시위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위대는 폴리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가 진을 치고 있는 주코티공원까지 행진했다.

그러나 이날 시위는 노조원이 대거 조직적으로 참가하면서 월가 시위가 어떤 식으로 변할지 주목된다.

월가 시위가 조직화되고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경찰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일부터 중심가인 맥피어슨 광장 등에서 'DC를 점령하라(Occupy DC)'는 구호로 시작된 산발적 시위는 별다른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6일 백악관 옆 프리덤 광장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경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경찰 내부에서는 자칫 이번 시위가 2002년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를 앞두고 워싱턴DC 시내에서 벌어진 반세계화ㆍ반전 시위와 같은 양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가했으며, 사제폭탄 등 무기를 소지한 시위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워싱턴DC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케빈 지스는 "일부 시위자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훈련된 안전요원 60명이 배치되겠지만 이들만으로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 이런 (폭력)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프리덤 광장 시위에서 부자와 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 전쟁 중단 및 국방지출 삭감, 사회안전망 보호, 청정에너지 경제 지원, 노동자 권익 보호, 정치자금 억제 등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6. [매일경제]기후변화 심각 인식 85%…車요일제 참여는 17% 뿐

전국이 비상정전 사태를 맞고 휘발유값은 ℓ당 2000원을 넘어서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국민의 녹색생활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이 27%에 그치고 요일제 참여는 17.5%에 불과하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42.6%에 달한 반면 자전거 통근은 1.5%에 머물렀다.

통계청은 6일 우리나라의 녹색생활 실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처음 개발한 '2011년 녹색생활지표 작성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성인 1만9000명을 대상으로 표본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녹색생활 중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뒤따르지 못하는 '이중성'을 보였다.

응답자의 85.3%가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고 '환경을 위해선 경제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85.1%)'고 답했다.

하지만 당장 겨울철에 내복을 입는 사람은 절반이 채 안 되는 48.2%였다.

특히 가구당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경우 58.7%가 내복을 입지만 600만원 이상은 33.2%에 그쳤다.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한다는 답변은 77.9%(여름철), 70%(겨울철)에 그쳤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뽑아 대기전력을 차단한다는 답변은 70.4%로 양호한 반면 직장에선 57.9%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은 82%가 동참해 그나마 자리를 잡았다. 반면 장바구니 사용(59.8%), 프린터 카트리지 재사용(57.3%), 차계부 작성(28.5%) 등은 개선 여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헌철 기자]


27. [매일경제]원화 약세가 예방주사…경기반등 계기될 수 도

◆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2가지 시각 ◆

"원화값 하락이 경기 반등의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다."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는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개최한 '세계 경제위기와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 G20의 역할' 콘퍼런스에 참석해 원화값 하락이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과도한 원화값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 매도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원화값 하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경제에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신 교수는 "(위기 때마다 나타난)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이 경기침체에 대한 예방주사 역할을 해왔다"며 "원화 약세가 경제 반등의 기반을 마련해줬다"고 주장했다.

고환율 혜택과 함께 재정건전성과 제조업 경쟁력도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한국 재정건전성은 세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튼튼하고 탁월한 제조업 경쟁력으로 위기 때마다 V자 반등을 해왔다"며 자신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신 교수는 "한국 국채시장이 상당히 굳건하다. 재정건전성이 좋아 한국 국채가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되고 있어 오히려 한국 국채금리가 내려가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전반적인 금융위기로 번질 조짐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통화스왑이 없어도 위기 극복 여력이 충분하다"며 "사태가 더 악화돼도 (한국경제가) 난관을 밀고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 그는 "유럽 위기는 은행 부문 위기가 국가 채무 위기와 결합된 쌍둥이 위기다.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선 유럽은행들이 자산 회수에 들어가면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나라 정부가 통화정책을 시행할 때 대외적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신 교수는 은행 부문의 건전성 관리에 당국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위기 시에는 항상 차입기관인 은행부문이 위기를 확대시키는 매개체로 작용해왔다"며 "은행부문만 잘 관리해도 시장변동성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봉권 기자]


28. [매일경제]위기 오더라도 한국 안전…소비 침체가 최대 걸림돌

◆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2가지 시각 ◆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 금융위기가 다시 와도 한국 경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정부가 위기를 방어해낼 정책을 보유하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많기 때문이라는 게 IMF의 판단이다.

수비르 랄 IMF 한국담당 과장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한국 경제 단기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발제를 통해 "위기가 다시 와도 한국은 외환시장이 붕괴되는 등의 국제수지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가 될 것이며 내년에는 4.4%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랄 과장은 그러나 한국 경제가 당면한 부정적인 요인으로 △주요 수출 지역인 미국과 유럽 시장의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속에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건설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국의 경제 기조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정책당국이 폭넓은 위기관리 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정책을 집행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랄 과장의 판단이다. 랄 과장은 내년 경제운용 기조에 대해 "내수 부문을 더욱 확대하고, 정책금리는 경제상황에 따라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 적절하며,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립금리(neutral rate)'란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다.

IMF는 물가상승률 3%와 잠재성장률 4%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중립금리를 4% 수준으로 보고 있다.

랄 과장은 중기적 차원에서 한국 경제의 생산성은 노년층 증가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환율 유연성을 확대하고 서비스 분야 시장 개방을 통한 경쟁력 제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29. [매일경제]글로벌 불황속 부품·소재만 선전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부품ㆍ소재 수출은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하며 국내 기업들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대지진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며, 특히 부품소재의 대일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나는 등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도 개선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플랜트, 선박, 휴대폰 등은 최근 급격한 수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실물ㆍ수출경기 불안 요인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식경제부가 6일 발표한 부문별 수출 실적에 따르면 부품ㆍ소재 분야는 9월 중 225억달러 수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부품ㆍ소재 분야는 올해 1~9월 총 1921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1677억달러)보다 14.6% 성장하는 등 최근 7개월 연속으로 월간 수출 실적이 200억달러 이상을 돌파했다.

반도체와 LCD 시황 악화로 고전했던 IT(정보기술) 분야는 9월 이후 수출 실적이 소폭 회복됐다. 그러나 휴대폰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1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새롭게 돌아서는 등 불안 조짐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 휴대폰은 9월 중 수출이 20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대폰은 해외 생산비중 확대와 피처폰 수출 감소(-36.6%) 영향으로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대열에 합류했다.

글로벌 시황이 부진한 반도체(-3.8%)와 디스플레이(-3.7%)는 감소 추세가 9월 들어 다소 둔화됐고, 모바일AP 등 시스템반도체가 39.1%나 늘어나며 IT 부문 수출 회복세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IT 부문 실적 회복이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부품ㆍ소재 등 일부 품목에 의존한 수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화값 하락으로 수출 채산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수요 위축이 워낙 심각해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채수환 기자]


30. [매일경제]재정부 `그린북`…실물지표 주춤 인정

기획재정부가 매달 초 펴내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재정부는 6일 "글로벌 재정위기, 국내외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으로 향후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표현한 것보다 수위가 높다.

재정부는 이어 "세계 경제는 그리스 디폴트와 유럽 재정위기 확산 가능성, 미국 경제 전망 악화, 중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와 관련해선 실물지표의 후퇴를 시인했다. 재정부는 "고용ㆍ서비스업 등 내수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실물지표가 주춤하고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8월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하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지난해보다 부진한 점을 들었다.

[신헌철 기자]



31. [매일경제]亞금융허브 되려면 위안화 시장 선점을

"홍콩 금융의 강점은 자유로움, 편리함, 안전함이다."

저축은행 사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기획재정부 고위 공무원이 아시아 최고 금융허브 홍콩을 분석해 우리 금융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만든 책 '쓰러지지 않는 홍콩의 금융강국 전략:금융제국, 홍콩'을 펴냈다. 책을 쓴 최광해 대외경제협력관(국장)은 "홍콩이 위안화 거래의 중심지가 되는 날 싱가포르는 더 이상 홍콩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금융강국이 될 수 없다는 비관론은 아니다. 최 국장은 "우리는 세계적인 제조업 기반과 유수의 글로벌 기업을 갖춘 나라"라며 "금융이 발전하지 않은 것은 역설적으로 엄청난 발전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을 무조건 벤치마킹해선 될 일도 안 된다"며 "다만 홍콩처럼 우리도 위안화 역외 금융센터로 발전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헌철 기자]


32. [매일경제]세종보 본 첫마디 "놀랍다"…`魚道`는 창의적 아이디어

◆ 4대강 새물결 ◆

"'생태복원'이 키워드인 것 같다. 놀랍다."

금강 백제보가 지난 2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일반인에게 개방된 6일. 국제 생태조경 전문가인 아이다호주립대 스티븐 드라운 교수(63)는 금강 둔치를 둘러본 후 소감을 이 한마디로 압축했다.

드라운 교수는 현재 건축공학대학에서 조경환경 프로그램 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35년간 생태와 건축, 삼림과학 분야에서 강의를 해왔다. 비영리 도시발전 재단인 컬러 콜럼버스(Colour Columbus)의 창립 위원이자 부의장직을 맡고 있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시와 협력하에 지속 가능한 생태 공간 조성에 기여해 국가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처음 들른 곳은 금강과 맞닿은 세종시 첫마을에 바로 인접한 세종보. 세종보는 총연장 348m(고정보 125mㆍ가동보 223m)에 높이 2.8~4m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발전용량 2310㎾(770㎾ 3기)의 소수력발전소와 물고기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자연형 어도를 갖춘 생태공간으로 다시 태어난 곳이다. "물을 순환시키려고 한 노력이 곳곳에 보여요. 절대 물이 썩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 같은 그의 말은 지금까지 "보를 만들면 물 순환이 어려워 물이 썩고 수질이 나빠진다"는 4대강 반대론자들의 말을 뒤집는 것이다.

세종보에는 퇴적물로 인한 수질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수면정화시설(폭기장치)로 고인물의 순환을 유도하는 장치가 있다. 드라운 교수는 "보가 너무 높으면 개방 시에 유량이 넘쳐서 하류에 영향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높이가 '딱'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보와 금강유역의 4대강 사업에 대해 규모, 기술력, 창의적 디자인, 접근성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드라운 교수가 사는 오하이오주 인근 콜럼버스강에선 지난 1950~1960년 대규모 댐을 개발한 이후 시설이 노후하고 일부 어종이 바다로 나가지 못해 멸종 위기에 처하면서 일부 댐을 철거하는 등 대규모 정비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너무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애초 콜럼버스강 유역 댐들에 이런 기술을 적용했다면 지금 다시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는 일 따윈 없었을 것"이라며 "세종보 내 '어도'의 경우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방법을 보여준 창의적 아이디어의 사례"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강 주변 산책로를 가리키며 "수변공간으로 인간을 초대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에게 "아직도 4대강과 준설에 대해 환경파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물었다. 드라운 교수는 "인간과 자연을 왜 자꾸 별개로 생각하나. 인간도 자연의 일부분이고 인간을 이롭게 하지 못하면 결국 자연도 이로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준설과 수변 개발은 인간의 일방적 개발이 아니라 홍수 피해나 담수능력 확보를 통해 자연생태를 인간이 보다 잘 활용하고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인간과 자연의 '협업(Collaboration)'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시 = 이지용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33. [매일경제]"홍수 막아준다 그러더니 정말이네요"

◆ 4대강 새물결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이 주요 수계별로 속속 완공되면서 주변 지역 주민들 반응에서부터 여론의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여름 호우 뒤 홍수 피해 저감 효과가 증명되고 가을과 함께 돌아온 4대강 주변 자전거길, 생태공원 등을 체험한 사람들의 호평이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고 있다. 환경파괴 논란이 거세게 일기도 했지만 드러난 4대강의 모습은 '삼색 친환경'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농경지 '리모델링'을 통한 침수 예방 △버려진 땅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리메이킹' △폐철도를 '리사이클링'한 자전거길이 그것이다.

한강살리기 사업 구간 4공구인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일대에 위치한 당남 1, 2리와 초연리 마을. 고추ㆍ우엉ㆍ마ㆍ벼농사를 짓는 주민 수백 명이 모여 살고 있다. 이 일대는 작년까지 100㎜ 안팎의 비만 와도 논밭이 통째 물에 잠기곤 했다. 농경지가 저지대여서 물이 빠지지 않는 데다 농경지에 물을 대는 곡수천의 역류도 잦다. 추석 전후로 큰 수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남한강 본류와 지천인 곡수천 사이에 6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저류지를 만들어 곡수천 물을 뺀 데다 당남리 일대 마을 농경지 물도 저류지로 바로 뺄 수 있도록 해 마을에 물이 차지 않은 것이다.

당남1리에서 우엉ㆍ마 농사를 10년째 짓고 있는 신경해 씨(54)는 "작년 추석 때만 해도 갑자기 예보 없이 폭우가 쏟아져 밭이 잠기고 방문 앞까지 물이 찼다"며 "그간 4대강 사업으로 홍수 피해가 없어진다해도 반신반의했는데 효과가 진짜 나타나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 리모델링 농가당 239만원 소득 증대

4대강 사업으로 진행된 농경지 리모델링은 하천 바닥을 긁어낸 준설토를 활용해 하천 인근 저지대 농경지 7709㏊ 면적, 149개소에 대해 논의 높이를 평균 2.6m씩 높여주는 사업이다. 물이 자주 차 벼농사밖에 할 수 없었던 하천제방 인근 농경지가 용ㆍ배수로와 농로를 갖춘 다목적 농경지로 변신하는 셈이다.

농어촌공사는 이 같은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전체 2만가구 농가에서 연간 478억원, 농가당 239만원의 소득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땅값 역시 평균 30%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4대강 추진본부 관계자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한 이후 주변에서 너도나도 내 땅도 높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예산 문제로 오히려 모두 해주지 못해서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은 100% 지방 업체 중에 시공사를 선정해 연 1만8000명 규모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발생했다.

밀양 상남면 내이동에 사는 제정록 씨는 "농경지 리모델링 사업으로 침수 피해가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지역 내 일자리가 생겨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철문 4대강추진본부 사업지원국장은 "준설과 저수지 둑 높이기를 통해 '물그릇'을 대폭 키우고 농경지는 둑을 높였다"며 "강바닥은 깊고 하천 주변 땅은 높아지는데 침수 피해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소방방재청 조사 결과, 2004년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80~334㎜의 집중호우로 2041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올해는 6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내린 129~617㎜의 폭우로 84억원(잠정 집계)의 피해만 났다.

◆ 쓰레기 땅 레저ㆍ스포츠 공간으로

4대강 사업은 비닐하우스가 즐비하던 상습 침수 지역을 시민들의 휴식과 레저ㆍ스포츠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끔 했다. 낙동강 화명지구는 4대강 사업 구간 중 지난 9월 초 첫 준공됐다. 3년 전만 해도 인근 화명동 아파트 단지에서 바라보면 갈대숲과 비닐하우스 등만 펼쳐져 있던 곳이었다. 비가 오면 항상 둔치 끝까지 물이 차고 쓰레기가 그득해 버려진 땅 취급을 받았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해 제2 낙동대교 북쪽의 야구장 2면을 시작으로 10면의 테니스장과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을 만들었다. 농구장과 게이트볼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풋살장이 생겨 남녀노소 누구나 레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풋살장 옆엔 나무로 만들어진 공연장을 중심으로 중앙광장과 체육시설 주변에 황톳길 자전거 전용도로도 만들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체육시설 중심의 1단계 화명지구 준공을 마쳤지만 갯버들 10리길, 연꽃ㆍ수련단지, 목재데크, 수변광장, 황톳길 탐방로 등의 2단계 수변 생태경관 조성 사업까지 하면 화명지구는 명실상부한 시민 휴식처와 생태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버려진 폐철도는 자전거길로

4대강 사업은 버려진 폐철도길을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자전거길로 재활용한 친환경 사업이다.

경기도 남양주 팔당대교와 양평 양근대교를 잇는 '강변 자전거길'은 남한강변에 있는 중앙선 폐철도를 활용해 조성됐다. 현재 한강변 행주대교에서 팔당대교까지 63㎞의 자전거도로가 이미 조성된 상태다. 팔당대교에서 양평까지는 일부 지역에만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다.

폐철도길을 활용한 자전거길 길이는 총 26.82㎞에 이른다. 기존 한강 행주대교~팔당대교 구간을 합치면 총 90㎞가 넘는 자전거도로가 완성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흉물로 방치될 뻔한 폐터널과 북한강 폐철교도 옛 정취를 그대로 살리면서 세련된 자전거길로 변모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지용 기자]


34. [매일경제]4대강 새물결 "물길따라 펼쳐진 36개 명소 즐겨볼래요"

◆ 4대강 새물결 ◆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등 4대강 물길이 통(通)했다. 총 1118㎞에 이르는 길이다. 주업은 홍수 예방이지만 부업은 놀이공간이다. 전국 4대강변에 생태공원 체육시설 캠핑장 등이 들어선다. 어디를 가나 놀이터가 생겼다. 4대강에서 즐기려면 '보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걷고 달리는 건 물론 수영 요트 카누 오토캠핑 등 각종 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강을 따라 펼쳐진 절경은 '4대강 36경'으로 부활했다. 4대강은 녹색을 입었고 자전거길에는 4대강에 흩어진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여 테마가 됐다.

행복의 강 한강, 백로를 닮은 보, 풍경이 되다

경기도 여주군 한강 3공구에 위치한 이포보는 백로를 닮았다. 백로가 날개를 쭉 펴고 자맥질을 하며 비상하려는 모습이다.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보'로 선정됐을 만큼 전국 16개 보 중에서도 단연 백미로 손꼽힌다. 이포보의 비경은 그 자체로 한강변의 풍경이다. 총 길이 591m 공도교 위에는 백로의 알을 닮은 7개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수문을 여닫는 권양기다.

보 옆에 위치한 저류지는 홍수에 대비한 안전판으로 규모가 185만㎡에 달한다. 평시에는 다목적 광장이나 공원 등으로 활용된다. 이포보 주변 친수공간은 수도권 시민들의 놀이터다. 보 앞쪽에는 수중광장이 조성된다.

여주군 능서면에 위치한 여주보에선 세종대왕을 만날 수 있다. 보는 자격루 물시계를 본떴다. 해시계를 쏙 빼닮은 인공성 세종광장도 조성 중이다.

강천보에 가면 보 앞에 황포돛배를 닮은 멋들어진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인근 연양지구는 조선시대 한강 상하류를 연결하는 황포돛배가 다니던 지역이다.

한강 주변에 포진한 '한강8경'은 수도권 자연 풍경의 종결자다.

양평군 두물머리, 교평지구 억새림, 단양 쑥부쟁이에 이어 충주의 능암리섬, 탄금대가 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이어진다.

167㎞에 달하는 한강변 자전거길은 자전거족들에게는 '워너비' 장소가 됐다.

문화의 강 금강, 세종대왕ㆍ백제…역사가 흐른다

세종시 첫마을 1단계 아파트를 끼고 돌면 잔잔한 금강이 펼쳐진다. 그 위에 커다란 돛을 닮은 교량이 놓였다. 그 너머로 세종보가 눈에 들어온다.

세종보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거듭나는 세종시의 '화룡점정'이다. 새로운 도시로 탈바꿈하는 이곳에서 세종보는 인근에 조성되는 수목원과 함께 '휴(休)'를 담당하고 있다. 세종시 첫마을에서 걸어서 채 5분도 안 걸린다. 세종시민에게는 주말 나들이 터로, 아파트 주민에겐 앞마당이나 다름없다.

세종보는 세종대왕의 측우기와 한글의 얼을 담아 지었다. 공주보와 백제보는 백제의 역사로 빚어진 '역사교과서'다.

공주시에 위치한 공주보는 백제 무령왕을 상징하는 봉황을 본떴다. 봉황의 머리와 여의주는 권양기가 담긴 구조물로, 봉황의 힘찬 날갯짓은 공교도와 낙하분수로 다시 태어났다.

백제보는 곧 자리를 박차고 나갈 것 같은 말을 닮았다. 역동적이다. 말 위에 올라탄 계백장군을 본뜬 백제보는 인근의 낙화암 등과 함께 백제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공주보 인근 쌍신지구에는 생태 관찰원, 생태 수로, 야생화원 등이 조성된다. 신관지구에는 체육시설이 들어선다. 백제보 인근 왕진나루지구는 물고기 체험 공간, 나루터, 유채꽃밭 등으로 꾸며진다.

생태의 강 영산강, 꽃길따라 조성된 생태공원

4대강 사업으로 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부활했다. 광주 남구에 위치한 승촌보의 모티브는 '쌀'이다. 호남평야를 상징한다. 인근 호가정에서 내려다보이는 승촌보의 전경에 엄지손가락이 절로 올라간다.

전국 16개 보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시민의 휴식공간인 친수공간에는 철새 서식지, 어류 산란장, 파충류 서식지 등이 조성된다.

나주 죽산보는 주변의 영상테마파크 등과 함께 지역의 랜드마크다. 죽산보에는 통선문이 설치돼 작은 운하로도 활용된다. 영산호에서 영산포까지 황포돛배가 다니는 뱃길이 된다. 나주영상테마파크에서 죽산보를 거쳐 승촌보까지 뱃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동안 속살을 감췄던 영산강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전 국민의 축제로 발돋움한 함평나비축제를 찾는 이들이라면 앞으로 둘러볼 명소가 늘게 됐다.

영산강변의 다른 이름은 '꽃무리 강변'이다. 광주, 나주, 담양군 등 영산강 물길 인근에 물푸레나무, 왕벚나구, 팽나무 등 52종, 영산홍, 조팝나무, 갯버들 등 37종의 관목이 심어졌다.

'영산8경'은 굽이굽이 흐르는 영산강을 닮았다. 곳곳에 숨은 명소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산강 하구둑 노을, 무안군 몽탄면 식영정, 황포돛배와 석관정, 드넓은 나주평야, 바람이 시를 읊는 정자라는 풍영정 등이다.

경제의 강 낙동강, 자전거 타고 부산까지 가볼까

4대강의 맏형답게 낙동강에는 전체 보의 절반인 8개의 보가 들어선다.

경북 상주의 상주보는 5가지 즐거움이 있다는 오복동의 전설을 담아 지어졌다. 상주보 상류 우측으로는 금강송 군락지와 조경수가 우거진 경천숲이 펼쳐진다.

낙단보는 사연을 가진 보다. 공사 중 마애불상이 발견되면서 설계가 크게 바뀐 것은 물론 아예 테마를 불교로 잡았다. 불교문화로 특화된 공간을 꾸미자는 취지로 인근 명승지 관수루의 처마를 본떴다.

경북 고령의 강정고령보는 이곳이 고대 가야의 중심지라는 점을 반영해 보 기둥은 옛날 전함을, 보 구간은 우륵의 가야금을 본떠 만들었다. 계단형 구조물을 내려오는 물소리의 높낮이를 달리하는 세련함도 가미됐다. 화명생태공원은 낙동강변 5.4㎞를 따라 1.4㎢ 규모로 조성된 인공 공원이다. 갈대밭 늪지로 생태체험장을 꾸몄다.

남해안ㆍ동해안에 마리나가 본격적으로 조성되면 낙동강 일대는 해양산업의 요람이 된다.

아직 세부적인 테마 코스가 정비되지 않았지만 낙동강 자전거길은 743㎞에 달해 4대강 자전거길 중 가장 길다. 안동댐에서 낙동강 8개보를 지나 부산까지 달릴 수 있는 코스로 조성된다.

[임성현 기자]


35. [매일경제]외환銀 주가 `반토막` 가격협상 불가피

하나금융그룹의 외환은행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법원이 론스타에 유죄 판결을 내렸고,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곧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게 되면 하나금융이 기존 계약대로 외환은행 인수를 이달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9년 만에 외환은행의 주인이 바뀌는 것이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금융권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하나금융이 KB, 신한, 우리금융그룹과 동등한 규모를 갖춘 명실상부한 국내 4대 금융지주로 자리매김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마무리에 걸림돌이 모두 제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ㆍ합병(M&A)에는 두 가지 큰 변수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로 론스타의 대법원 상고 여부와 가격 재협상이다.

◆ 론스타 상고땐 하나금융 '먹구름'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6일 "하나금융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론스타가 대법원에 상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가 대법원에 상고를 하게 되면 최종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금융위가 강제 지분 매각 명령을 연기할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작업은 다시 '올스톱'된다.

론스타가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게 되면 법원의 최종 결정은 일러도 올해 연말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하나금융은 지난 7월에 6개월 연장된 론스타와의 매매계약을 다시 재연장해야 하는 부담도 지게 된다.

또한 외환은행 인수가 10월 이후로 미뤄지면 하나금융은 매월 주당 100원(총 329억원)을 론스타에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의 상고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플레이어인 론스타가 스스로 죄를 인정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상고로 인해 하나금융과의 협상이 지연되더라도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 공상은행이나 호주 ANZ 등과의 추가 협상을 하면 된다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소버린 쇼크로 인해 막대한 현금을 주고 외환은행을 인수할 후보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론스타는 상고를 포기하고 하나금융과의 기존 계약을 이행하는 게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론스타 내부에서는 이제는 빨리 한국시장에서 나가는 게 중요한 만큼 하나금융과 최대한 좋은 조건으로 매듭짓고 나가는 게 현명하다는 의견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환율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론스타는 하나금융에서 받은 돈을 달러로 바꿔 나가야 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ㆍ유럽발 위기 여파로 원화값은 끝모를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기준 달러당 원화값은 1191.3원으로 지난 7월 8일 계약 연장 시점(1057원)보다 11%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손에 쥘 금액도 달러 기준으로 4억6989만달러(5600억원)나 줄어들었다.

◆ 가격재협상 이뤄질까

금융위의 강제매각명령이 내려질 경우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다시금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게 된다. 양사간 협상 기한이 오는 11월 말까지로 2개월 가까이 남은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일도 론스타 처지에서 쉽지 않다. 관건은 가격 인하 여부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국민 정서를 감안해 인수 가격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론스타와 가격 조정을 협상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지만 재협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무리한 가격 인하는 매매계약 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의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주식 배당을 통해 투자원금을 챙긴 데다 환차손까지 입은 론스타가 가격 재협상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론스타도 한국의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하나금융이 요구하는 가격 조정에 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론스타도 조금은 손해를 보더라도 외환은행을 하루빨리 매각하고 한국을 떠나기 위해서는 매각 가격을 조금 양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인식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당국 향후 계획은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론스타의 유죄가 확정되면서 론스타는 은행법상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보유 한도인 10%를 넘는 외환은행 지분 41.02%에 대한 강제매각명령을 내릴 전망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도 "곧 사전통지를 거쳐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는 처분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강제매각명령을 위한 수순 밟기인 셈이다. 강제매각명령이 내려질 경우 론스타는 6개월 내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일단 금융당국 안팎에선 론스타의 상고 여부를 지켜본 뒤 오는 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 기한이 11월로 임박한 데다 '변양호 신드롬'에 젖어 있다는 비난을 의식해서라도 금융위가 속전속결로 사안을 처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손일선기자 / 전정홍기자 / 이현정기자]


36. [매일경제]KB·대한상의 공동 中企 취업박람회 가보니

"세 곳에서 면접을 봤는데 두 곳은 반응이 좋았어요. 관심이 있던 공작기계업체에서는 원하면 취업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다른 한 곳에서는 임원면접을 보라고 해서 고민 중이에요."

KB금융그룹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1 KB굿잡 중견ㆍ중소기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김용선 군(19ㆍ인천 재능유비쿼터스고)의 얼굴은 매우 밝았다. 그는 "고졸 출신을 뽑는 곳이 생각보다 많더라"며 취업에 자신 있다는 표정이었다.

이날 박람회가 열린 송도 컨벤시아에는 5000명이 훨씬 넘는 구직자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20여 개 고등학교에서 온 1800여 명의 고교 졸업 예정자들이 일자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대부분 인천 소재 전문계 고등학교였지만 이웃한 서울과 경기는 물론이고 충남의 학교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박람회에는 처음이라는 최원창 군(18ㆍ영등포공고 디자인과)은 "고졸자를 뽑는 곳이 생각보다 많아 전공을 살릴 수 있는 회사를 찾고 있다"며 "자기소개서를 쓰는 게 힘들었는데 박람회의 지도 코너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양승남 인천 재능유비쿼터스고 진로부장은 "고졸 취업문이 넓어진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며 "취업박람회에서는 다양한 기업을 접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면접을 많이 보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이미 졸업한 구직자가 많았다.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가 중소 규모인데도 대졸 학력을 가진 구직자도 많이 몰려 중소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서혜리 씨(26ㆍ한성대 무역학과)는 "박람회장에 나와서 모의면접을 보고, 업체를 돌아다니면서 실제 면접도 보니 도움이 많이 됐다"며 "가족적인 분위기의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원하는 인재를 찾는 기업 관계자들의 발걸음도 매우 분주했다. 6일 새로운 인재를 찾아 나선 업체는 140개사. 각 회사 인사담당자, 실무진이 나와 취업상담과 면접을 진행했다.

대다수가 인천 남동공단이나 경기 시흥ㆍ안산 등 인접한 지역의 중소업체였다. 인기 있는 회사는 지원자가 몰려 10~20분씩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반도체 생산설비를 만드는 기계업체인 주원세미텍의 박민수 부장은 "오전에만 15명이 찾아와 면접을 보느라고 점심 먹을 시간도 놓쳤다"며 "열정과 애착이 있는 사람을 찾는데 이미 5명은 마음에 들어 임원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박람회 개막식에서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은 "KB굿잡 취업박람회는 구직자와 구인 기업이 직접 만나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와 일손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산업 현장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 = 석민수 기자]


37.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6일)


38. [매일경제]정유사 담합 과징금 40% 줄어

'주유소 나눠먹기 담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최종의결서가 전원회의 과징금 통보 이후 넉 달 만에 정유사에 전달됐다.

전원회의가 끝나고 원칙적으로 35일 이내 알려야 하는 공정위 내부 규정을 훨씬 넘긴 것이다. 공정위 의결서에는 담합사실을 자수한 GS칼텍스가 과징금 1772억원을 전액 면제받고 검찰고발도 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GS칼텍스를 제외한 정유 3사는 총 25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들은 '억울하다'며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최종의결서가 도착한 만큼 본격적인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원적관리 원칙에 따라 주유소 확보경쟁을 제한(주유소 나눠먹기)해 담합한 혐의' 등을 담은 최종의결서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4개 정유사에 지난달 말 전달했다. 이는 공정위가 지난 5월 전체회의를 열어 4개 정유사에 담합혐의로 총 4348억원의 과징금을 통보한 지 무려 넉 달 만이다. 규정보다 한참 지연된 것으로 그만큼 공정위가 법정분쟁의 논리적 근거로 쓰이는 최종의결서 작성에 고심을 거듭한 모습이다.

200쪽 분량의 보고서 형태로 만들어진 최종의결서에는 정유사 간 원적관리 담합과 정보교환을 금지하는 시정명령이 담겼다. 또 SK이노베이션(1337억원), 현대오일뱅크(750억원), 에쓰오일(438억원)에 총 2525억원의 과징금을 최종 부과했다. 납부기한은 다음달 22일까지다.

[강계만 기자]


39. [매일경제]폴리실리콘값 6개월만에 반토막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업체인 OCI의 IR팀에는 요즘 전화가 폭주한다.

주가가 폭락함에 따라 투자자들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IR팀이 "글로벌 태양광시장이 위축될 염려가 있지만 OCI 실적은 여전히 양호합니다. 주가가 급락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친절히 설명해도 분노하는 투자자들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일부 인터넷 증권전문 게시판에는 IR팀 담당자 이름과 전화번호마저 버젓이 올라온 터라 투자자들의 '분풀이'는 계속되고 있다. OCI 주가는 최근 넉 달 만에 주당 60만원대에서 20만원 아래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전 세계 태양광산업에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국내 태양광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럽에서 태양광 보조금 삭감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는 태양광분야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계속 추락하고 있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6일 태양광 가격정보 게시판인 PV인사이트와 웅진폴리실리콘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연중 최저치인 ㎏당 44달러에 그쳤다. 일주일 전보다 9.28%나 추락한 것이다. 6개월 전 가격(79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 토막 난 셈이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 내부에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핵심적인 물질이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이 앞으로 수요가 크게 늘거나 과잉투자-과잉생산이 줄어들지 않는 한 지속될 것으로 우려한다. OCI만 하더라도 국내 폴리실리콘 1위 생산업체로 확고한 위치를 잡았는데 2013년 말까지 제5공장을 완공해 연간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8만6000t까지 늘리기로 했다. 웅진폴리실리콘과 KCC, 한국실리콘도 제품을 양산하면서 지속적인 증설에 나섰다. 후발주자인 삼성정밀화학, 한화케미칼, LG화학 등도 2013년께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만 해도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 또한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만드는 웨이퍼와 셀 가격도 최근 내리막길에 접어들면서 태양광산업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도 태양광 공급 과잉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하는 등 태양광 공급 체인별 현물 가격 하락폭이 재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저가 폴리실리콘을 쏟아내면서 공급 과잉이 나타나는 데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경기불황으로 태양광 수요마저 줄어들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어느 정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이 태양광산업 구조조정을 앞당겨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한다. 올해 들어서만 미국 에버그린솔라, 스펙트라솔라 등의 태양광업체가 파산하면서 산업구조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고순도 제품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우량기업들이 이번 한파만 이겨내면 더욱 확실히 일어설 것이라는 자신감도 나온다.

한화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투자는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라 지금의 가격변동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폴리실리콘 값이 ㎏당 20달러대로 떨어져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산업의 모든 제조분야에 대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있다.

[강계만 기자]


40. [매일경제]KT 3G 확 빨라진다

올 12월 약정이 끝나는 아이폰 3GS 가입자들을 붙잡기 위해 KT가 통화품질 및 무선데이터 속도 개선에 나섰다.

KT는 6일 서울 KT광화문 사옥 1층 '올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무선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해 8개월 전부터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를 운영한 결과 수도권 지역의 통화 끊김 현상(call drop)이 70% 이상 개선됐고 데이터 속도가 2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는 CCC 도입 이후 기지국이 부담하는 용량이 약 50% 감소해 통화품질이 떨어지거나 무선인터넷 전송 속도가 저하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했기 때문이라고 KT 측은 설명했다.

CCC는 기지국의 디지털 신호처리부(DU)와 무선신호를 송ㆍ수신하는 무선신호처리부(RU)를 분리해 DU는 전화국사에 집중 배치하고, RU는 서비스 지역에 설치하는 무선망 기술이다. 데이터를 서버에 집중해 처리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개념을 네트워크에 적용한 것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에릭슨의 도움을 받았다. CCC는 전력 소모를 67%가량 줄여 그린통신망 기술이라고도 불린다.

KT는 CCC 기술을 지난 2월부터 안양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 명동, 종로 등에 적용 중이다.

KT는 이 기술을 연말까지 서울 전역뿐 아니라 수원, 성남, 부천 등 수도권 21개 시로 확대해 무선인터넷 속도를 현재보다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성만 KT 네트워크부문장은 "올 연말 서울 지역 중심 LTE 서비스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전국망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시영 기자]


41. [매일경제]中企 클러스터로 뭉치니 대기업 부럽잖네

◆ 혁신산업단지를 가다 ④ ◆

#1. 자동차 부품용 금형 제조업체 건우정공(대표 박순황)은 지난 5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이하 반월시화단지)에 입주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한국산업기술대학(산기대), 다른 부품업체, 대기업과 함께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하게 된 것. 박순황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이런 형태의 협력사업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LED사업 노하우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한국알앤드디(대표 박범열)는 2001년 반월시화단지에 입주했다. 이후 10년 동안 수많은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완성차 대기업, 강원대와 함께 소형 선박용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제품을 장착할 선박 건조는 목포의 선박부품 기업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부품ㆍ소재산업 집적지인 반월시화단지 입주기업들이 규모나 지역, 업종을 초월한 '초광역 클러스터'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산기대 도움으로 제품을 개발한 후 각 부품을 나눠서 생산하고 이를 조립해 판매하는 것은 영업력을 갖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맡긴다.

초광역 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둔 것은 반월시화단지가 1만4000여 개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모인 국내 최대 산업단지이기 때문이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웬만한 기술과 생산설비는 단지 내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이렇게 클러스터를 통해 고급 핵심 기술이 개발되면서 반월시화단지는 첨단산업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진기우 산단공 서부지역 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클러스터를 통해 자립형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러스터의 핵심은 기업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유기적으로 교류하는 것"이라며 "기업 간 협업과 산학협력으로 원천기술이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단공은 반월시화단지를 '일하고 싶은 공단'으로 만드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근무 환경을 개선해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입주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반월시화단지는 조성된 지 30년가량 지나면서 비좁은 도로와 열악한 주차 환경, 불편한 대중교통 체계 등 낙후된 인프라스트럭처와 복지ㆍ편의시설 부족이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출퇴근 시간에는 차량 정체가 심각했고 업무시간 중에는 직원들의 승용차 때문에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단지를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10월 출범식을 했다. 산단공은 QWL 밸리 조성사업 일환으로 공단 전체에 가로등을 설치했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깔았다. 하천 정비사업을 통해 악취도 줄였다. 또 유휴용지에 공장을 지어 난립해 있는 노후공장을 이주시키고 기존 공장들을 리모델링해 고층ㆍ고집적화할 방침이다. 이렇게 해서 확보된 토지에는 입주기업 직원들을 위한 최신 주거시설과 쇼핑몰, 극장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개별적으로 근무 환경 개선에 신경 쓰는 입주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알앤드디는 공장과 사무실 리모델링에 올해만 15억원을 썼다. 연매출 중 30%에 달하는 만만찮은 돈이지만 근무 환경 개선으로 유발될 직원들의 긍정적 효과를 감안해 과감히 투자했다. 박범열 대표는 "공장시설이 낙후돼 직원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리모델링을 결정했다"며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일하고 싶은 단지를 만들기 위해 공단 차원에서 환경 개선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교통 상황과 행정 지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박순황 대표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차가 없는 직원들은 출퇴근이 매우 힘들고 차가 있더라도 공단 근처에서 정체가 심각해 고생이 심하다"고 말했다. 진기우 본부장은 "QWL은 정부 중앙부처 차원의 사업인데 용지 개발이나 공장 건설에 대한 건축허가는 지자체 소관"이라며 "정부ㆍ지자체 간 긴밀한 협조나 행정적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시리즈 끝>

[정순우 기자]


42. [매일경제]씀씀이 커진 30~50대 남성고객 핵심소비층 부상

6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6층. 리모델링을 끝내고 7일 오픈을 앞둔 이곳은 '남성 천국'이라 부를 만하다. 면적 4800㎡(약 1450평)인 6층 전체는 남성 상품만 쫙 깔린 '남성 전문관'으로 꾸며졌다.

의류뿐 아니라 신발, 지갑, 안경 등 각종 액세서리까지 브랜드로 치면 총 150여 개가 입점해 있다.

신세계가 이처럼 남성 고객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만든 것은 남성이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뿐 아니라 화장품 업체, 호텔 등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백화점 1개 층을 남성 전문관으로 꾸민 것은 이번이 처음. 신세계 측은 일본 '이세탄 멘즈관', 프랑스 '라파예트 옴므' 등 세계적인 백화점의 남성 전문관을 넘어서는 풀라인 상품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 구성에는 미국 백화점 '바니스뉴욕'의 실내장식을 총괄한 유명 디자이너 제프리 허치슨이 직접 참여했다.

남성 전문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개의 편집매장이다.

해외 각국에서 들여온 재킷, 바지 등 의류를 취급하는 '멘즈컬렉션', 셔츠 타이 신발 안경 만년필 등 액세서리를 선보이는'멘즈퍼니싱', 디자이너 의류 멀티 브랜드숍 '분더숍'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성 고객이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은 구매력이 큰 '신인류' 등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자신만의 패션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로엘족'(LOELㆍ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 아저씨라 불리기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사고와 생활을 추구하는 '노무족'(NOMUㆍNo More Uncle), 가정에서는 편안한 아버지로 사회에서는 멋진 패션 신사로 변신하는 '신레옹족'(일본 중년잡지 '레옹'에서 따온 말) 등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최근에는 30~50대의 소위 '미중년' 고객이 급증하는 추세다. 미중년은 20대의 쇼핑감각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력도 갖추고 있어 백화점 주력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백화점 매출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07년 23%에 머물렀던 남성 구매 비중은 올해(1~9월 누계) 30.2%로 높아졌다. 남성 중 가장 구매력이 높은 연령층은 30대로 올해 9월까지 전체 매출 중 9.8%를 차지했다. 40대 남성은 7.8%, 50대는 7.2%를 차지했다.

김우열 신세계 강남점장은 "패션 지향형 남성들을 위한 쇼핑 커뮤니티 구성과 마일리지 클럽 등을 추진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남성 고객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스티로더 그룹의 남성 전문 브랜드 '랩시리즈'는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매출이 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김정숙 랩시리즈 차장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드러그스토어용 저가 제품들이 대세를 이루는 반면 한국에서는 고급 브랜드의 기능성 제품이 인기"라며 "에스티로더 그룹에서도 전 세계 시장 중 한국을 가장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급 여성 화장품들도 한국 시장에서 남성 전용 에센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SK-Ⅱ는 6일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남성 라인의 첫 제품인 'SK-Ⅱ MEN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를 출시했다. 시슬리코리아도 안티에이징 올인원 에센스 '시슬리움'을 내놓았다.

호텔 업계에도 초고가 남성 전용 멤버십클럽과 남성 전용 명품 패키지가 등장했다. 조선호텔은 이달 중 남산에 국내 첫 남성 전용 멤버십 클럽인 '더스테이트룸'을 연다. 더스테이트룸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을 겨냥해 서재와 미팅룸, 시가바, 스파, 스위트룸 등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심윤희 기자 / 유주연 기자]


43. [매일경제]슬슬 오르는 IT株 바닥 찍었나

국내 주요 IT 종목이 재평가 국면에 들어갔다. 모바일 부문에서 선전한 온기가 업종으로 확산된 결과다. 여기에 9월 중순부터 진행된 원화 약세는 IT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3조원을 밑돌 것으로 염려됐던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5000억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IT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모바일을 제외하고 다른 부문은 뚜렷한 상승 탄력이 없는 터라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IT 선전 3가지 이유

날개 없이 추락만 하던 반도체 경기는 숨 고르기 양상에 돌입했다. 9월 중순을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세다. D램(1GB 1333㎒) 현물값은 지난달 16일 0.62달러를 찍은 뒤 반등했다. 0.70달러를 노크할 채비다. 낸드플래시(32GB) 현물값도 8월 중순 3.59달러를 찍고 나서 9월 말 3.9달러 선을 회복했다.

IT주의 반등을 이끈 결정적 원인 중 하나는 삼성전자 3분기 선방설이다. 9월 초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3조5000억원 상회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3분기 3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80만원을 돌파했다.

예상보다 강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강세와 원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전자는 소버린 쇼크 중에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 부진으로 침체 일로였던 LG전자는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기대감으로 재평가 국면에 돌입했다. 주가는 9월 24일부터 연속 8거래일 상승세다. 5만8200원이던 주가는 6일 7만3900원까지 올랐다. 27.0%나 오른 것이다. 이는 LTE 부문의 시장 선도로 그동안 부진을 떨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LG전자는 LTE 스마트폰을 10월 중순께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 본격 회복은 좀 더 두고 봐야

바닥을 바라보다 우상향으로 고개를 치켜든 반도체 값이 업황 회복을 의미하진 않는다. 거시지표에 민감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여전히 냉각된 세계 경제 때문에 업황 자체는 여전히 냉골이다. 그럼에도 오르는 이유는 공급 측면의 변수 때문이다. 버티기가 어려워지면서 감산이 논의되고, 공급 부문에서 물량 부담이 덜어진 게 가격이 바닥을 찍는 견인차가 됐다.

반면 TV와 LCD 가격지표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불황에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TV는 홈쇼핑에서 "45인치를 사면, 덤으로 21인치를 한 대 더 준다"는 '1+1' 판매 전략이 나돌 정도다. 현 시국에서 유일한 희망인 런던올림픽은 내년 7월 27일 개막으로 아직 요원하다. 한 TV업계 관계자는 "TV 수요 반등을 바라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 상승 기저에는 애플의 부진이라는 공통분모가 자리 잡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표된 아이폰4S는 개량형 모델이기에 부진할 것이란 판단이 두 회사의 주가를 오르게 한 역할을 했다.

6일 스티브 잡스의 사망으로 애플 힘의 약화 전망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지점이다. 아이폰4S는 아직 소비자로부터 판단을 받지 않았다. 2009년 애플은 개량형 스마트폰을 이미 선보인 바 있다. 아이폰3G를 발전시킨 아이폰3GS가 그것이다. 당시에도 언론과 전문가들은 혹평했지만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역사가 반복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쏠렸던 막연한 기대감은 곧바로 회수될 수 있다. 아이폰4S가 스티브 잡스의 유작으로 포지셔닝돼 소비자의 감성적 측면에 호소하면 역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향한 스티브 잡스의 최후 공격이 될 수도 있다.

[김대원 기자]


44. [매일경제]외국인 덕에 큰폭 상승했지만…코스피 43P 올라 1710

위기 진원지인 그리스는 총파업으로 교통이 완전 마비됐지만 한국을 포함한 6일 전 세계 증시엔 오히려 상승 모터가 켜졌다.

유럽 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 지원 논의가 본격화하며 전날(현지시간) 뉴욕 다우존스지수가 1.21%, 나스닥지수가 2.32% 각각 상승했고 유럽 주요 증시도 모처럼 4% 이상 급반등한 영향이 컸다.

6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2.63%(43.80포인트) 상승한 1710.32로 마감했다. 이날 상승을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이 장중 한때 1600억원어치주식을 사 모으자 코스피도 장중 67포인트까지 뛰었다. 하지만 오후 2시 이후 500억원 가까이 외국인 매물이 나오며 장 막판 주가 상승폭이 다소 줄었다.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1181억원어치를 사들여 사흘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선물시장에서도 이틀간 5200억원을 순매수해 추가 상승을 점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5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이 9월 매도 규모를 줄이더니 최근 2~3주 사이에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매수로 방향을 돌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중 한때 3.8%까지 치솟았던 코스피가 장 막판 한풀 꺾인 배경에 대해선 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아직까지 불안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에 대한 실적 예상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와 오후에 실망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분석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에게 기대를 가지기는 어렵다"며 "유럽, 미국 등에서 나오는 나쁘지 않은 뉴스가 이들이 주식을 '팔지 않을' 가능성은 보여주고 있지만 이들을 완전한 매수세로 돌리기에는 아주 약하다"고 말했다.

이날의 반등을 박스권 하단을 방어했다는 신호로 보기에도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공은 이미 7일로 넘어갔다"며 "7일 미국 등 해외 증시의 움직임을 떠나 한국 증시가 상승해야 박스권 하단을 지지했다고 말할 수 있으며 이날 장이 빠지면 하단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은 지뢰밭이며 아직 반등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해도 폭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고 박스권 상하단 수준을 더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45. [매일경제]삭티 시바 CS 대표 "한국증시 외국인매도 막바지 단계"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바닥을 확인 중이다."

이머징마켓 대가 중 한 명인 삭티 시바 크레디트스위스(CS) 아시아 이머징마켓 수석 투자전략가(대표)는 아직 글로벌 증시에 저점이 오지 않았다고 6일 밝혔다. 시바 대표는 "유리보(EURIBOR)-OIS(Overnight Index Swapㆍ초단기 대출금리) 스프레드가 아직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이 지표가 저점에 도달하는 순간까지 글로벌 증시는 바닥 확인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리보-OIS 스프레드란 유럽 은행들이 3개월물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와 1일물 자금 조달 금리 간 차이값'을 말한다. 이 지표가 급등하면 외부 쇼크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됐다는 의미로 대개 신흥국 주가나 통화 등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하게 된다.

그가 요즘 이 지표를 주목하는 것은 3년 전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후인 10월 10일 유리보-OIS 스프레드는 460bp로 고점을 찍은 뒤 2주 후 바닥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그 후 글로벌 증시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게 시바 대표의 설명이다. 시바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지표가 유리보 스프레드"라면서 "9월 12일 84bp를 단기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현재 57bp 정도까지 내려왔다"면서 "이 지표가 저점을 찍으면 글로벌 증시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 글로벌 증시는 대체 언제쯤 반등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시바 대표는 "유리보-OIS 스프레드가 떨어지기 위해선 먼저 유럽 상황부터 안정돼야 한다"면서도 최근 진행 중인 유럽 재정위기 논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유럽 재무장관들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의견 합의를 봤다는 뉴스는 긍정적"이라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통한 자본 확충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 이후에는 선진시장보다 신흥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먼저 상승기에 진입한 나라가 중국"이라며 "당시와 비슷한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을 보이는 한국 대만 브라질 등이 먼저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론 아시아 이머징 시장에서 외국인의 추가 이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대상이 한국과 대만 시장은 아닐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태욱 기자]


46. [매일경제][Hello! 증시] 주식시장의 CEO 프리미엄

스티브 잡스 사망으로 그의 제국 애플과 글로벌 경쟁사들의 주가까지 출렁이면서 '최고경영자(CEO) 주가'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회사 실적과 재무 상태뿐 아니라 경영진 능력과 비전이 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간 잡스의 건강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애플과 삼성전자 주가는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갈 만큼 그의 영향력은 지대했다. GE를 세계 최대 기업으로 이끌었던 잭 웰치 회장의 리더십도 이 회사 주가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국내 증시에서 'CEO 주가'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최초의 인물은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다. 파격적인 경영으로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던 김정태 전 동원증권 사장은 지천명(50세)이 갓 넘은 나이로 주택은행장에 선임된 후 국민은행과의 통합 후 초대 은행장으로 추대된다. 2001년 국민은행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선 '김정태 효과'라는 말이 생겼다.

삼성전자 TV를 세계 1위 자리에 올려놓은 박종우 전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이 2009년 삼성전기 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회사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때도 증시에선 CEO 효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대그룹 오너들의 비위와 탈세, 무리한 기업 인수ㆍ합병(M&A) 결정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반(反)CEO 주가'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룹의 오너 겸 CEO가 돌연 사망한 국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비관적이지 않았다.

2003년 정몽헌 고 현대그룹 회장 사망 당시 현대상선 등 계열사 주가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고 이후 주가는 대세 상승기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은 CEO 주가를 얼마나 믿고 활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자연인(CEO)보다 법인(회사)을 평가하라"고 조언한다. 유명한 CEO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단기간에 오를 수 있지만 결국 주가는 장기적으로 회사가 보여주는 숫자(실적)로 수렴되기 때문이다.

[전범주 기자]


47. [매일경제]하락장에 M&A 매물값도 `뚝`

'승자의 저주.' 인수ㆍ합병(M&A)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단어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매물로 나온 기업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매수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량 기업은 자금 조달 환경이 2008년보다 좋아져 당시와 같이 성사된 M&A가 깨질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

2008년엔 초대형 M&A 두 건이 깨졌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결정된 한화와 쌍용건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동국제강이 두 손을 들고 나온 것이다.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로 인수 가격에 비해 실제 주가가 폭락한 데다 시장 악화로 인수자금 조달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2008년과는 반대 상황이다. 주가는 이미 싸졌고 자금 조달은 당시보다 쉬워졌다.

◆ 승자의 독배 가능성 줄어

현재 시장에 공개적으로 나온 매물들의 가격은 8월과 9월 주가가 급락하면서 많이 싸졌다. 3개월 평균 주가를 인수가 산정에 많이 사용하는 만큼 현재 낮은 주가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7월 말과 대비해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매물은 삼성그룹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업무를 담당하는 아이마켓코리아다. 7월 29일 종가가 2만6600원이었는데 10월 6일 현재 주가는 1만1150원으로 절반 이상 떨어졌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얹혀져 있는 데다 삼성그룹이 향후 5년간 구매 물량을 보증했기 때문에 실제 인수가는 시장가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가진 지분 2100만주를 전부 인수한다는 가정 아래 시장가로 단순 계산해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5000억원대에서 300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현재 인터파크, 삼성전자 부품 납품사인 에스에프에이, 사모펀드 KKR, MKB파트너스 등이 아이마켓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주가가 많이 빠졌다. 조선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면서 7월 말 3만7500원이었던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2만1600원까지 떨어져 42.4%나 하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매각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어서 가까운 시일 안에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지만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주주인 캠코가 현재 매각을 진행 중인 쌍용건설도 같은 기간 주가가 16.8% 하락해 6910원을 기록했다. 다른 매물에 비하면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2008년 동국제강 인수 당시 매수가가 주당 3만1000원(당시 시장가 1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가격일 수밖에 없다. 다만 쌍용건설은 우리사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주가가 낮아질수록 우리사주가 직접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하이닉스반도체는 7월 말과 대비해 다른 매물보다 주가가 많이 빠지지 않았다. M&A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국내 IT주 주가가 8월을 바닥으로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12.6% 하락하는 데 그쳐 현재 단독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한 증권사 IB본부장은 "2007~2008년은 워낙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매수자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불렀다"면서 "현재는 고가로 매입해 '승자의 독배'를 마실 확률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 우량 대기업 자금 조달은 쉬워져

현재 국내 대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2008년 금융위기 때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편이다. 특히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로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은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3년물 기준 AAA등급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2008년 12월에는 3.46%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달 5일 기준 스프레드는 0.67%에 불과하다. SK텔레콤과 같이 신용등급이 AAA인 회사는 공격적인 M&A를 해볼 만한 상황인 것이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 달갑지 않지만 공개적으로 매각을 선언한 매물은 다시 시장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매물은 공적자금이 투입돼 있고 이미 몇 차례 매각 실패를 겪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시간을 끌수록 주가가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시장이 급락하기 전에 먼저 M&A를 성사시킨 기업은 울상을 짓고 있다.

CJ그룹이 인수한 대한통운은 주당 인수 가격이 21만5000원이었으나 현재 가격은 6일 종가 기준으로 6만4500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우발채무 손실 보전 명목으로 입찰가보다 최대 6% 가격을 깎기로 한 것이 CJ에는 위안이다.

[이덕주 기자]


48. [매일경제]내 주식 반등은 언제…이통3사 PBR 금융위기 때보다 낮아

소버린 쇼크가 터진 후 코스피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주가 최저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바닥이 어디일지 궁금해하는 투자자가 많다. 매일경제는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가순자산비율(PBR) 최저점과 지난 5일 종가, 올해 예상실적으로 계산한 PBR 추정치를 비교해 봤다. 대상은 올해 3곳 이상 기관에서 실적 추정치를 낸 224개 종목이다.

올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으로 2008년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112개 종목은 과거 한국기업회계기준(K-GAAP) 수치로 전환해 산정했고, 54개 종목은 K-IFRS 별도 기준으로 산정했다. 또 58개 종목은 2008년은 K-GAAP로, 올해는 K-IFRS 기준으로 계산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 알아볼 때 주가수익비율(PER)도 자주 쓰이지만 위기 때는 개별 기업 이익이 크게 출렁인다는 점에서 PER 비교는 일단 배제했다.

분석 결과 2008년 최저점 때와 PBR가 같거나 더 떨어진 종목이 35개나 됐다. 한국전력이 2008년과 현재 PBR가 0.33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PBR 수치를 기록 중이다. 대표적인 태양광 업체인 OCI와 KCC,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최근 PBR도 2008년 바닥권보다 밑으로 내려가 있었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의 내림세를 멈추고 최근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 체력이 좋아졌기보다는 '주가가 싸져도 너무 싸진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3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PBR가 높은 종목에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이 이름을 올렸다. 2008년 1배 미만이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PBR가 소버린 쇼크 후 수치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2배에 육박하거나 넘어선 상태다. LG화학 호남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등도 2008년에 비해 PBR 수치가 100% 이상 올라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0.59에서 0.88, 에쓰오일은 1.75에서 1.93으로 상승해 있다.

엔씨소프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틱한 PBR 상승을 보여줬다. SM은 2008년 0.27까지 내려갔던 PBR가 최근 8.05로 올라간 상태다. 포털업체인 다음과 NHN의 PBR 수치 변화는 엇갈린 운명을 보여줬다. 다음은 2008년 최저점 1.75에서 최근 4.44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NHN은 7.58에서 5.98로 내려갔다.

[조시영 기자]


49. [매일경제][마켓레이더] 지금 주가는 극단적 위기 반영

흥행에 성공한 영화 '고지전'은 휴전협상을 하고 있는데도 서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병사들의 이야기다. 승리보다 생존 자체가 무엇보다 절실한 병사들이기에 휴전 소식에 매우 기뻐하지만 결국 또 전투에 내몰리게 되는 그들의 절망적인 표정을 보면 작금의 주식시장을 떠올리게 된다.

글로벌 경제 위기의 중심은 유럽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협상에서 중요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정치 싸움을 하는 와중에 아시아 신흥국 중 유독 우리 시장은 희망과 절망이 극단적으로 교차하는 패닉성 투자심리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최근 연휴 이후 시장은 모든 것을 포기한 투자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듯하다.

한국이 대외 의존도와 주식시장의 외국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외부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고려해도 최근 움직임은 외국인의 투자 행태에 기인한 것만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9월 주식 매매는 1조2000억원 순매도를 보였지만 8월 5조8000억원에 비해 급감했고 지역별로는 유럽 투자자나 조세 회피처의 자금 회수 측면 외에는 오히려 이탈이 둔화됐다.

이에 반해 국내 증시 관련 자금의 움직임은 사뭇 다르다. 최근 국내 자금이 주식형 수익증권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헐적으로 주가의 바닥권에서 몇 차례 기관투자가의 매도가 시장의 신경질적 하락을 만든 계기가 됐다.

국제통화기금이나 외국 금융회사들은 대한민국의 재정 안정성이나 외환관리 능력, 기업의 성장 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마치 그들이 더 많은 정보와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듯 외국인의 매도를 핑계 삼아 자신들의 매도와 가격 하락을 합리화하고 있다.

시장은 흔히 투자자의 패닉과 공포를 지나 항복, 절망의 단계를 넘어 바닥을 형성한다는 속설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그리스의 전면적인 디폴트와 같은 극단적인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시장은 전문가로 자처하는 투자자들조차 주식에 대해 항복하고 실망하는 단계에 들어선 듯이 느껴진다.

유로존 국가들이 대책 없는 극단의 선택을 할 확률은 유럽 재정위기 해소를 바라는 확률과 비슷해 보인다.

경기적 측면에서 보면 유럽과 미국은 경기 둔화에 들어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기본체력(펀더멘털)을 감안할때 두 지역의 저성장보다는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극단적인 국면을 이미 반영시킨 주가 수준에 들어가 있다.

단지 우려되는 게 있다면 어두운 투자심리의 먹구름이 현재로서는 너무 두꺼워 값싼 주식의 가치가 우리 눈에 들어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란 점이다.

[장영상 웅진루카스 투자자문 대표]


50. [매일경제]취업난에 금융위기까지…경제학 강의실 줄섰다

6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의 한 강의실 앞.

낮 12시부터 시작하는'국제금융론' 강의를 듣기 위해 일찍부터 몰린 학생들로 70m가량의 긴 줄이 생겼다. 11시 50분. 앞서 열린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의자 150석은 금세 동나고 통로에 1인 책상ㆍ의자 30여 개가 일렬로 들어섰다.

경제학을 이중전공하는 오영훈 씨(중어중문학과 4학년)는 "수강생이 너무 많아 자리 맡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 책상ㆍ의자를 가지고 다닌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경제학 전공 붐이 불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가에 경제학 배우기 열풍이 뜨겁다. 최근 미국 주요 도시로 확산 중인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 유럽발 금융위기, 환율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부전공ㆍ이중전공ㆍ복수전공제 활성화와 학문 간 융합으로 학과 간 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제학 강의에 학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6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과목 수강생은 2008년 9399명, 2009년 1만745명, 2010년 1만1978명으로 매년 1200~1300명씩 급증하고 있다.

서강대는 올해 경제학부에 개설된 과목당 학생 수가 90명으로 가장 많다. 이 대학 과목당 평균 학생 수 40명보다 훨씬 많고 경영학부(60명)보다도 많다. 과목당 50명의 정원 제한을 둔 홍익대는 경제학원론 등 인기 과목은 강의 수를 한두 개씩 늘리고 일부 과목은 정원 제한을 풀었다.

배진호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3~4년 전에 비해 경제학과 수업을 듣는 학생 수가 50% 정도 늘어났다"며 "부득이하게 경제학과 학생이 우선적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배려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공계는 물론이고 예체능, 사범계열 등 거의 모든 학과 학생들이 너도나도 경제학 강의를 듣겠다고 몰리는 바람에 수강 인원 제한을 두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학기에 개설된 경제학 강의 90개 중 수강생이 100명이 넘는 게 30%나 된다"고 전했다.

부전공으로 경제학을 선택한 이서윤 씨(연세대 정치외교학 4학년)는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경제적인 요소들이 반드시 개입한다"며 "경제를 알아야 정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만큼 경제학은 꼭 배워야 할 과목"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생 김 모씨(27)는 "자격증 시험은 물론 공기업 등 대부분 입사 시험의 기본은 경제학에서 비롯된다"며 "경제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 경영학보다 경제학이 더 유용하고 취업 '스펙'으로도 유리해 경제학 공부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관심 있는 경제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초 과목인 경제학원론, 미시ㆍ거시경제학뿐 아니라 심도 있는 응용과목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이번 학기에 가장 수강생이 많은 강의는 '국제금융론'. 국제금융론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과 질서, 국제수지, 국제통화제도 등을 배우는 난해한 과목인데도 무려 193명이 수강 중이다. 이 학교의 일반 강의실 수용인원은 50~60명, 대형 강의실은 100~120명인 것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다. 서강대에서도 이 과목을 학생 200여 명이 듣고 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 기업, 금융기관, 중앙은행의 금융형태와 화폐와 금융시장의 원리를 분석하는 화폐금융론도 최근 국내외 경제 상황과 맞물려 인기가 높아진 과목"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경TEST 등 경제와 관련된 국가공인시험에 응시하는 대학생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학들은 고민에 빠졌다. 경제학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데 반해 정작 교수와 강의실이 턱없이 부족한 것.

대학들은 최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화여대는 내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경제학과 교수 2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외국 대학 출신의 강사를 채용하거나 2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강의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홍익대는 온라인 동영상 강의 제작 등을 검토 중이다.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51. [매일경제]영업정지前 100억대 빼돌려…토마토저축銀 전무 구속영장 청구

토마토저축은행 경영진이 영업정지 전에 100억원대 자산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됐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권익환 부장검사)은 유가증권 등을 포함해 100억원대 자산을 몰래 가지고 나간 혐의(특별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토마토저축은행 전무 남 모씨에 대해 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남씨는 대출에 대한 담보로 보관 중이던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의 주식, 채권과 회원권 등 100억원대 자산을 영업정지 전에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주식 등 유가증권을 어디다 썼는지는 아직 조사 중"이라며 "남 전무 독단적으로 이런 일을 한 것인지, 상부의 지시인지 밝혀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또한 이날 오전 10시부터 고양종합터미널 시행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했다.

에이스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은 2002년부터 고양터미널 건설 사업에 각각 4500억원과 1600억원을 대출해줬으나 금감원 경영진단에 따르면 이 사업의 회수 예상 감정가는 1400억원에 불과하다.

[우제윤 기자]


52. [매일경제]태안앞바다 침몰 고려선박 `마도3호`서 유물 쏟아져

750여 년간 서해 심연 속에 깊이 잠들었던 고려시대 비밀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고려시대 태안(충남) 마도섬 앞에 침몰했던 배들이 2007년부터 속속 발굴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도섬 앞은 전라도에서 고려 수도였던 개경과 강화도로 곡물을 운송할 때 꼭 통과해야 하는 '뱃길'로 안개가 짙고 물살이 험해 고려시대 배들이 자주 침몰했던 곳이다.문화재청은 6일 서울 경복궁 안 고궁박물관에서 지난 5월부터 발굴하고 있는 마도3호선 성과를 기자들에게 알렸다. 지난해에는 마도 2호선에서 보물급 고려청자가 나와 관심을 끌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유물은 대나무로 만든 목간(木簡)들이다. 행선지와 수취인, 내용물을 적은 이름표와 같은 성격을 띠는 이 유물 가운데 고려시대 몽골항쟁을 주도했던 삼별초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 목간은 '우삼번별초도령시랑(右三番別抄都領侍郞)'이라고 적혀 있다. 삼별초는 좌별초와 우별초 신의군으로 이뤄진 조직이다. 그러나 좌ㆍ우별초 조직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목간에서 '우삼번별초'는 우별초의 3번 조직이라는 의미로 우별초가 1번, 2번, 3번으로 이뤄져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우두머리'를 나타내는 '도령' 다음에는 '시랑(侍郞)'이라고 적혀 있는데 시랑은 품계상 '정4품(지금의 장군)'이다. 종래 별초 지휘관이 7~8품의 하급 무반이라고 알려진 사실을 뒤집는 획기적 자료인 셈이다.

임경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우별초 3번 우두머리가 장군급이라면 삼별초를 아우르는 총지휘관의 품계는 더욱 높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삼별초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사병이 아니라 정부군이라는 사실을 추정케 한다. 다른 목간들을 통해서는 마도 3호선 난파 시기가 1260~12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과 전라도 여수에서 출발한 배라는 점이 확인된다.

'신윤화 시랑 댁에 전복 젓갈 한 항아리를 올린다' '유승제 댁에 전복 젓갈 묵은내기를 올린다'는 내용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신윤화와 유승제는 문헌으로 볼 때 활동 시기가 1260년대로 추정된다.

수취인 중 한 명인 김영공은 최씨 무인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권력을 잡은 무인 집권자 김준(金俊)으로 권력 핵심부 인물이다. 마도 3호선은 길이 12m, 너비 8m, 깊이 2.5m가량으로 지금까지 수중 발굴된 고려 선박 중 가장 잘 남아 있다.

성낙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소장은 "배의 앞부분과 뒷부분, 돛대와 이를 고정하는 구조 등이 거의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어 고려시대 선박 구조의 전모를 밝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목간뿐만 아니라 도기호(陶器壺) 28점을 포함해 곡물류와 사슴뿔, 장기 돌 등 총 287점에 이르는 유물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려시대 오락문화와 식생활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도 눈길을 끌었다.

배 중간 부분에서 인양된 장기돌에는 오늘날 쓰이는 차(車)와 포(包), 졸(卒)이라는 한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장기판 왕(王)에는 장군(將軍)이라고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송나라에서 들여온 장기가 선원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상어와 개고기 등을 포로 말려 식용했으며 젓갈도 애용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목간에서 상어를 뜻하는 '사어(沙魚)'라는 말이 확인됐고 말린 홍합, 생전복(생포ㆍ生鮑), 전복젓갈 등도 항아리에 담긴 채 발견됐다. 견포(犬脯)도 발견됐는데, 이는 개고기 포로 추정된다.

조사단은 홍합 털과 사슴뿔은 지혈제 등과 같은 약재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했다.

고려사를 전공한 민현구 고려대 명예교수는 "자료가 적은 고려시대에 고려인들의 생활을 추측케 할 수 있는 연구자료가 대량 발굴돼 흥분된다"며 "이 선박이 침몰한 1260년대는 고려가 몽골 침략에 대비하고자 강도(江都), 즉 강화도에 도읍하던 시절인데 이런 난국에서도 조세나 세공(世貢)을 거두는 국가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말했다.

[이향휘 기자]


53. [매일경제][매경 데스크] 주식 살 때 되지 않았느냐고?

'발칸반도의 김일성' 차우셰스쿠가 집권했던 1980년대 루마니아. 풍족한 농업국가였지만 공산화 이후 무리한 공업화와 독재정권의 낭비벽으로 외채가 무려 1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독재자는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을 더 심하게 쥐어짰다. 복지예산을 줄이고 수입을 막는 대신 농산물과 공산품을 억지로 수출하도록 했다. 9년 만에 빚을 모두 갚았지만 국민은 생필품 부족과 추위로 굶어죽기 일보 직전까지 몰렸다. 빚 갚는 데 1등 공신이었던 차우셰스쿠는 결국 성난 시민들에게 뒷덜미를 잡혀 총살형을 당했다.

관광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잘난 조상 덕으로 먹고사는 그리스. 유럽의 열등생이라 해도 1인당 GDP가 2만7000달러에 달하고 '고용자 4명 중 1명은 공무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당장 다음달 80억유로의 6차분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국가부도가 날 형편인데도 정부나 국민 어느 누구도 빚을 갚겠다는 생각은 없다.

감원과 감봉 등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에는 사복경찰과 교도관까지 끼어 있다고 한다. 죄수를 법정까지 호송할 교도관이 없어 재판마저 취소됐다니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다.

당신이 투자자라면 두 나라 중 어느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는가. 모르긴 해도 S&P나 무디스가 똑같은 시점에 국가신용등급을 매겼다면 아마 루마니아 손을 들어줬을 것이다. 루마니아는 지금도 1인당 GDP가 8700달러 선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빚 갚을 능력이나 의지에서는 그리스보다 낫기 때문이다.

거꾸로 당신이 해당국가 국민이라면 어떻겠는가. 아마 당장 선거를 한다면 차우셰스쿠보다는 고통분담을 뜨뜻미지근하게 요구하는 그리스 총리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 딜레마'가 풀기 어려운 숙제라는 것을 두 나라는 역사로 보여준다.

증시에서 '돼지새끼들(PIGS)'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최근 두 번의 월드컵에서 부지런한 코리아에 똑같이 수모를 당한 슈퍼 축구강국이라는 것 외에 공통점은 또 있다.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이 살찌운 게으름, 앉아서도 한 해 수천만 명을 끌어들이는 관광자원, GDP 절반을 웃도는 공공지출 비중이 바로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158%에 달하는 그리스는 아무리 용을 써도 빚을 줄일 수 없는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나라에 물린 돈이 아까워 판돈을 더 태울 것인지, 아니면 절반 정도 날리더라도 서둘러 발을 뺄 것인가가 요즘 진행 중인 유럽 이슈의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필자도 그렇지만 시장의 베팅 역시 시간이 갈수록 후자 쪽으로 기울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1650선까지 밀리자 "슬슬 주식을 살 때가 아니냐"고 묻는 지인들이 부쩍 늘었다. 의료계 정치권 등 생뚱맞은 분야에서도 질문이 오는 걸 보면 매수 타이밍 쪽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은 맞는 모양이다.

"하도 변수가 많아서, 핵심 정보는 미국ㆍ유럽 쪽에 있었서…"라는 겸연쩍은 수식어를 달기는 하지만 답변은 대강 이런 식이다. "일단 그리스 디폴트 가부(可否)가 나올 때까진 기다려 보시죠. 그것도 진짜 바닥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요."

증권가에선 2008년 금융위기에 빗대어 '그리스는 베어스턴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리먼브러더스'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해 3월 미국 중소 투자은행(IB) 베어스턴스가 파산하자 코스피가 반짝 반등했지만 그후 9월 리먼 파산 때 40% 폭락이라는 진짜 충격이 왔다.

여의도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도 연령대별로 묘한 시각 차가 존재한다. 1997년 외환위기를 증시에서 체험한 40~50대 매니저들은 신중모드가 강하다. 명예퇴직, 연봉삭감 등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은 탓에 유럽 위기가 쉽사리 끝나지 않는다는 쪽에 많이 베팅한다. 반면 3년 전 미국발 금융위기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본 30대 소장파는 "주가가 밸류에이션(본질가치)보다 싸졌다"는 측면을 강조한다. 증시에서 경험과 숫자 간 대결도 흥미로워졌다.

[증권부 = 설진훈 부장대우 jhseol@mk.co.kr]


54. [매일경제][기자 24시] 못난 FTA, 더 못난 국회

정체 상태였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의 물꼬는 결국 '일자리'였다.

"한국인들이 포드 크라이슬러를 운전하는 것을 보고 싶다." 지난 9월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미국 일자리 법안'을 제안하며 글로벌 경쟁에서 미국 상품과 근로자들이 생존하기 위해 FTA 확대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미 의회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당시 미국 의회의 변화된 흐름은 우리 정부와 국회에도 신호탄이 됐다. 외교통상부 고위급 인사들은 언론을 상대로 미국 의회의 한ㆍ미 FTA 비준 시나리오를 '과외'하듯 설명했다. 정부가 제출한 한ㆍ미 FTA 비준안도 얼마 후 국회 소관 상임위원장 직권으로 상임위 안건에 상정됐다. 미 의회는 경제위기와 실업난 해소를 명분으로 초당적 협력을, 우리 국회는 "미국보다 먼저 처리하지는 않는다"는 황당한(?) 비준 원칙으로 비준안 처리 작업에 나선 것이다.

우리 국회의 못난 상황은 묘하게 한ㆍ미 FTA 협정문과도 닮았다. 2007년 4월 협상 타결 후 2010년 12월 자동차 등 쟁점 부문에 대한 사실상 재협상이 이뤄졌다. 성공한 협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자동차 부문에서 당초 약속한 관세 철폐 시기가 4년 뒤로 처지는 등 처음보다 '못난 FTA'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마침내 미 하원에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했고 하원은 5일 세입위원회를 열어 이를 가결ㆍ처리했다.

지난 한ㆍEU FTA처럼 한ㆍ미 FTA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의 현실을 고려할 때 반드시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미 행정부가 반대로 점철됐던 한ㆍ미 FTA를 일자리 창출 기회로 내세우며 의회와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낸 대목은 인상적이다.

처음보다 못생겨진 한ㆍ미 FTA 협정문보다 더 야속한 건 아무런 희망과 감동을 제시하지 못하는 우리 국회와 정부다.

[경제부 = 이재철 기자 humming@mk.co.kr]


55. [매일경제][매경의 창] 물가안정 묘수 찾기

"당국자 : 물가를 안정시키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필자 :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려 돈줄을 잡아야겠지요.

당국자 : 금리를 올리면 빚을 진 기업이나 가계의 고통이 커지지 않을까요?

필자 : 그렇겠지요.

당국자 : 금리를 건드리지 않고 물가를 잡는 묘책은 없을까요?

필자 : …."

필자가 지어낸 가상의 대화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간 비슷한 식의 대화는 수없이 경험한 바 있다. 교과서에 나온 대답이나 할 거면 왜 경제학 박사가 필요하냐는 표정도 여러 번 보았다. 충분히 이해는 간다. 살 빼는 묘책을 물어보니 식사량 줄이고 운동 열심히 하라는 의사에게 만족하긴 어렵다. 식사는 그대로 하고 운동량도 늘리지 않은 채 살을 뺄 수 있다는 묘수에 마음이 간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그대로 두고 행정력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훈수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러나 잠시 숨을 고르고 물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자. 커피 값이 올랐다는 것은 커피 한 잔을 사기 위해 이전에는 라면 한 개만 주면 됐는데 이젠 두 개를 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제는 커피 반 잔으로도 라면을 살 수 있게 됐으니 라면 값은 떨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커피 값도 오르고 라면 값도 오르고, 모든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요즘 상황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을까?

문제는 돈이다. 커피 값도 오르고 라면 값도 올랐다는 것은 커피도 라면도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즉 모든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과 동의어다. 경제 전반의 물가가 오르는 것은 우리 경제의 생산 능력에 비해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거나, 혹은 돈을 쓰고자 하는 성향이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까다로운 경제학자들은 개별 품목의 '가격'과 경제 전반의 '물가'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이해한다.

당연히 개별 가격에 대한 대책과 물가에 대한 대책도 차원이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 정유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휘발유 값 인하에 성공한다면 휘발유의 가중치만큼 물가가 하락할까? 답은 '글쎄요' 정도다. 치솟는 휘발유 값에 신음하던 소비자들에게 이런 정책이 기쁜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사용하고자 하는 돈의 양에 변화가 없다면 휘발유를 사고 남은 돈을 여타 품목을 사는 데 쓰게 될 것이고, 이는 여타 품목의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전체 물가에 미치고자 했던 긍정적 효과를 상쇄시켜 버린다.

궁극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곳은, 그리고 그래야 할 책임이 있는 곳은 돈줄을 쥐고 있는 한국은행(정확히는 금융통화위원회)이다. 물가상승률이 목표범위 상한선인 4%를 훌쩍 뛰어넘은 상황에서도 한국은행은 조용하고 행정부가 부산하게 매주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여는 모습은 어색하다. 심지어 공정위가 물가안정 기관임을 공개적으로 자처하는 웃지 못할 광경도 연출된다.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발생한 최근의 세계경제 불안이 한국은행의 운신의 폭을 제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세계경제가 괜찮았을 때 금리 정상화를 하지 못한 불가피한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앞으로는 현재와 같은 정책기조를 유지해도 경기가 하강하면서 물가가 저절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인지, 저금리의 영향으로 급등하고 있는 전세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을 국민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주어진 독립성은 물가안정의 책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물가상승과 경기둔화라는 이중고의 위험에 처한 최근의 상황은 '묘수 세 번 두면 필패(必敗)'라는 바둑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몇몇 개인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 정책은 묘수 찾기가 아닌 정도(正道) 찾기가 돼야 한다.

[조동철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56. [매일경제][테마진단]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키우려면

56세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소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 영웅을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된 아쉬움도 크지만, 정보기술(IT)로 인류에게 새로운 생활의 활력소를 공급하던 큰 인재를 잃은 아픔은 더욱 크다.

물론 애플은 계속 존재하고 준비된 CEO인 팀 쿡이 그 역할을 대신하겠지만 미래를 예견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던 잡스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잡스의 사망 이후 세계는 후폭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의 향후 성장세의 둔화, 우리나라 기업들이 누릴 수 있는 간접적 이득, 특허 분쟁의 종식 등 그의 부재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우리나라 IT기업들도 이번 일을 계기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후폭풍보다 어떻게 잡스와 같은 영웅이 존재할 수 있었는지, 우리에게 이런 영웅이 적어도 영웅으로 성장할 인재가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토양에서도 잡스가 영웅으로 도약할 수 있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잡스는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새로움을 지향하는 혁신과 변화의 선도자였다. 더욱이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전문성과 기술을 겸비한 탁월한 CEO였다. 비록 리드대학이 기회를 제공하지 못해 1년 만에 학교를 중퇴했지만 변화를 배우고 추진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 변화는 애플을 시작으로 매킨토시, 아이맥, 아이팟, 아이튠스, 아이폰, 아이패드로 진화하는 동안 여지없이 발휘됐고, 애플은 컴퓨터 회사에서 라인업을 갖춘 플랫폼 회사로 변화했다. 심지어는 컴퓨터 그래픽 회사를 애니메이션 회사로 변신시키는 혁신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잡스가 영웅으로 발돋움한 것은 이러한 자신의 탁월성 때문만은 아니다. 입양아라는 약점을 터부시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불화와 실패로 떠난 잡스를 10년 만에 다시 영입한 애플의 사람을 중시하는 풍토, 30년 이상을 CEO로 있으면서 애플을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었던 안정적인 환경, 영웅을 영웅으로 인정해주고 키워주는 사회 분위기 등이 현재의 잡스와 분기당 3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애플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제 우리도 제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며 미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이 나서서 인재 키우기에 투자해야 한다. 대학에 투자하고 청소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일도 중요하며 전문성과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노력이 인정받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발전하는 산업에 적합하게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제약의 틀을 무너뜨리는 것도 중요하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의 진리는 아니라는 혁신적인 사고가 받아들여져야 하기 때문이다. 차제에 정부, 언론, 기업, 학교가 힘을 모아 '스티브 잡스형 IT 인재 키우기'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잡스는 영원히 볼 수 없는 영면의 세계로 떠났다. 그러나 그가 남긴 열정과 도전의 불씨를 살려 IT의 혁신을 일구어내야 하는 숙제가 우리에게 남겨졌다. 하드웨어와 IT 인프라를 평가해 IT강국이라고 칭송받던 대한민국은 이제 변화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세계로 진화해야 한다. 어쩌면 이러한 변화는 성공의 길이 아니라 생존의 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만일 환생이 가능하다면 제2의 잡스는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가 영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잡스의 명복을 빈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57. [매일경제][사설] 스티브 잡스가 남긴 위대한 것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초인, 스티브 잡스가 홀연히 세상을 떠났다. 예견된 일이기는 했지만 그의 부재는 인류에 엄청난 손실감으로 다가온다.

빌 게이츠와 더불어 지난 30년간 인류의 새로운 지평 IT세계를 창조해 나갔던 인물 잡스는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진 신문명의 발명으로 지난 5년간 인간의 삶을 바꿔놓았다. 그는 창조자이며 산업의 선구자이며 문명의 지휘자이며 삶을 아름답게 한 생활 예술가(life artist)였다. 상상력으로 번득이는 영감은 인류에 감명을 주었다.

되돌아 보면 잡스는 IBM이 열어젖힌 사무실 컴퓨터 시대를 개인 컴퓨터 시대(PC)로 탈바꿈시키는 꿈의 혁명을 이뤄냈다. 픽사(PIXAR)를 인수해 토이스토리로 시작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창조했고, 넥스트(NeXT)라는 회사를 통해 컴퓨터 기술을 최대한 업그레이드시켰다.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는 종이 문화를 스크린 문화로, 컴퓨터를 모바일로, 포털 시대를 앱(App) 시대로 재창조해냈다.

산업역사상 한 인물이 이토록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전례가 없다. 창사 35년 만에 시가총액 3000억달러를 능가하는 기록도 깨지기 어려울 것이다. 물질적인 것보다 값진 그의 공적은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을 만들어낸 초능력과 편집증적인 돌파력이다. 그의 성공요인은 단순함, 디자인, 손쉬움의 3대 요소로 축약된다. 매킨토시, 아이폰의 곡선미와 단순함의 숨막히는 미(美)를 보라. 그러한 잡스도 평생 7번에 걸쳐 크나 큰 패배를 맛봤다. 리사(Lisa)컴퓨터, 애플3 등이 그런 것들이다. 그러나 그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어 내는 능력에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 연설은 너무나 유명하다. 잡스는 대학문을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모든 체험을 점으로 연결하라. 사랑하는 것을 찾아서 해라. 그리고 배고프고 어리석은 채로 남아 있으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 아름다운 화두는 세계 시민들의 귓전에 살아남아 SNS를 통해 그를 찬양하고 애도한다. 세계 지도자들은 그의 영전에 헌화한다. 잡스를 잃고 게이츠도 은퇴해버린 시대, 우리는 새 영웅의 탄생을 기다린다. 한국이 배출했으면 더욱 좋겠다. 불세출의 영웅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새로운 한국판 잡스를 키워낼 문화적 토양을 가꾸는 게 지금 한국이 할 일이다.


58. [매일경제][사설] 론스타에 징벌적 매각명령 내려야

서울고등법원은 어제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유 전 대표가 2003년 거짓으로 외환카드 감자설을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리고 외환은행이 이 회사를 싼값에 인수하도록 했다고 본 것이다. 회사 대표가 범죄를 저지르면 법인도 처벌하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론스타(LSF-KEB홀딩스)에도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로써 유 전 대표와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미 유 전 대표의 무죄를 선고한 고법 판결을 뒤집었으므로 이들이 다시 상고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론스타가 대주주로서 적격성을 갖추지 못하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51%) 중 41%를 최대한 빨리 매각하도록 명령해야 한다. 론스타는 이미 이 지분을 하나금융에 4조4000억원에 팔기로 했다. 금융위가 6개월 이내의 매각 시한만 정하고 매각 방식에 특별한 조건을 걸지 않으면 론스타는 매각대금을 고스란히 투자수익으로 챙기고 떠날 수 있게 된다. 범죄를 저지른 투자자의 ’먹튀’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위는 충분한 법리 검토를 거쳐 론스타에 ’걸려도 남는 장사’가 되지 않도록 징벌적 성격이 강한 매각명령을 내려야 한다. 떠나가는 론스타의 뒷모습이 어떨지 지켜보는 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론스타가 한국에서 법을 어기고도 차익 실현에만 급급한 먹튀 자본의 추한 모습을 남긴다면 국제적으로 평판과 신뢰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투자자로서 운신에 심각한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 매각 시한은 가능한 한 짧게 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가격 재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호주 ANZ나 중국 공상은행 같은 외국 은행을 끌어들여 꼼수를 부리지 못할 것이다.

론스타는 이제 분명히 사과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여야 함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외환은행을 팔고 떠나더라도 깔끔하게 뒤처리를 해야 한다. 지분 매각이 이뤄지면 수천억 원 규모 세금 납부 문제가 발생한다. 론스타는 2007년 외환은행 지분 일부를 판 후 국세청이 1192억원의 법인세를 매기자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한국 사업장까지 철수하며 수천억 원의 세금을 피하려는 론스타에 대해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59. [매일경제][사설] 월가 웃도는 금융인 연봉, 왜 경고 한마디 안하나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4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은행이 수출과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세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금융산업의 차별화된 역할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위기일수록 어려운 사람들이 더 어려워진다"며 "중소기업, 서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과 배려를 부탁한다"는 말도 했다.

글로벌 위기를 맞아 당연한 주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연준은 22개 은행에 임원 급여 및 보너스 체계에 대해 개선명령을 내릴 계획이고, 유럽은 이미 주요 은행들의 급여 감축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에서 월급 2억6767만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무려 32억원이나 받는 등기이사 2명이 나타났다. 외환 기업 우리 국민 하나은행 등 5개 은행 등기이사 월급은 평균 7403만원이나 된다. 연봉이 대략 10억원은 넘는다는 얘기다. 가계부채가 900조원이 넘어 서민가계가 고통받고 주가 급락으로 증권사에 돈 넣은 고객들이 고통받는 시기에 금융 임원들이 이래도 되는지 묻고 싶다.

금융권의 이런 탐욕에 대해 모처럼 이 대통령이 4대 금융지주 회장 등을 만난 자리인 만큼 응당 자제를 당부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미국에선 나라살림을 파탄내면서 제 배만 불려온 월가의 탐욕을 응징하자는 젊은이들의 시위가 날로 격화되고 있다. 직장 잃은 청년들로 시작된 시위에 노조들이 가세하고, 뉴욕을 넘어 워싱턴으로 번지면서 정치색까지 짙어지는 추세다.

그런 분노에 한국이 언제 감염될지 모를 일이다. 더구나 금융사들은 매번 경제위기 진원지이면서도 고액 연봉잔치나 벌이는 모럴 해저드 집단이라는 게 국민의 보편적 인식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는 168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지만 지금까지 회수한 건 102조원이다. 3년 전 리먼 사태 때도 6조원의 구조조정기금을 지원했는데 회수율은 20%에 못 미친다. 지금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줄줄이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에 수십조 원의 공적자금을 퍼붓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인식이 부족했다면 어제 100차 비상대책회의에서 청와대 참모진이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도록 당연히 건의했어야 한다고 본다. 금융사 회장 스스로도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도리다.


60. [매일경제][Wanna Be Rich] 일본은 지금 金 팔기 열풍

'금 되삽니다.'

금값이 급등에 이어 급락하며 요동치고 있지만 아직 일본 도심 귀금속상에는 금괴나 금제품을 되산다는 안내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본의 한 신문은 일본인들이 금을 팔기 위해 귀금속 가게 앞에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장롱 안에 있던 30년 전 구입한 금제품을 팔려고 나왔다는 중년 주부는 "6시간을 기다린 끝에 이제야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을 팔겠다는 손님이 몰리면서 일부 매장은 '1인당 5점'이라는 식으로 매수를 제한하기도 했다.

전 세계가 '금 사기' 열풍인 가운데 유독 일본만 거꾸로 '금 팔기' 과열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일본인들의 금 재테크 성향과 일본 내 금리 동향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금값은 1980년대 강세장이 한 차례 지나갔다. 이후 20여 년간 금값은 거의 변동이 없어 금은 '죽은 돈'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올해 들어 금값이 눈에 띄게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7월 말부터 가파르게 오름세를 보였다. 연초보다 금값이 30%나 오르자 보석상 앞은 금을 팔기 위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10년 전만 해도 g당 900엔 하던 금값이 8월에는 소매가격이 4500엔대까지 치솟았다. 이렇게 되자 귀금속상들이 너도나도 금괴나 금제품 되사기에 나선 것이다.

사실 국가별로 보면 일본만 특이하게 금 수요량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수요가 마이너스인 것은 금을 사들이는 것(수입)보다 파는 것(수출)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귀금속상에서 금을 파는 사람이 월등히 많은 나라는 일본이 거의 유일하다.

왜 일본만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일본의 현상을 읽는 키워드는 '실질금리'다.

최근 세계 각국은 물가는 상승하는데 경기 침체를 우려해 금리를 과감히 올리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결국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에 가깝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돈이 은행보다 실물로 흐르기 쉽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세계에서도 대표적으로 디플레이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금보다 현금'이라는 생각이 우선한다. 일본처럼 디플레이션 국가에서는 금이 유출되기 마련이다. 일본은 금 생산량이 소량에 불과하지만 지금은 역설적으로 '금 수출국'이 됐다.

올 상반기 일본의 금 수출량은 53.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t(약 17%) 증가했다. 국제 금값 상승을 계기로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유럽과 미국에서도 달러나 유로화의 대체 화폐로서 금 매입이 급증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제외한 순수출량도 상반기 46.6t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요즘 전 세계 금은 돌고 돌아 중국으로 흡수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1위 금 생산국이지만 그 일부는 외화준비금 명목으로 비축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민간의 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내 수요가 생산량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또 중국은 국가적으로 금을 '희소 자원'으로 지정해 해외 유출 규제가 심하다. 이처럼 국내에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세계 1위 금 생산국도 해외에서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역설적으로 '세계 1위의 금 생산국인 중국은 금 수입국, 금 생산이 적은 일본은 금 수출국'이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찬동 기자]


61. [매일경제][이번주 경제지표] 글로벌 증시 동반 약세…돼지고기·양파값 떨어져

지난 한 주간 글로벌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는 미국 9월 개인소득이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는 소식과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감에 하락 마감했다. 미국 S&P500지수는 한 주간 4.4% 하락했다.

선진 유럽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독일과 영국이 6.5%와 5.2% 급락했다. 5일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2 로 세 단계 하향하면서 충격을 받았다. 그리스 구제금융 6차분 지급이 연기됐다는 소식도 악재가 됐다. 이머징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중국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9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으로 50을 밑돌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6.6%, 한국 증시가 4.0% 하락하는 등 주요국 증시는 동반 약세를 보였다.

주요 상품 가격도 하락했다. CRB 상품지수는 5.8% 하락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8% 하락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원자재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비철금속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감과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으로 글로벌 상품 수요가 감소했다. 구리가 10.5% 급락하면서 가격이 크게 내려갔다. 납과 아연도 6.9%와 5.7% 하락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도가 상승하면서 금 선물은 0.7% 소폭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도 한 주간 1.61% 올랐다. 지속되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염려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주요 상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브라질 러시아 남아공 등 주요 상품 수출국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생활물가는 전반적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축산물이 대체로 약세를 보였으며 채소류는 생육 여건으로 인한 품목별 반입량에 따라 엇갈린 시세를 나타냈다. 당근 토마토 등은 반입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무 양파 대파 등은 반입이 증가하면서 내림세에 거래됐다.

포도는 출하량이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역별 반입량에 따라 가격이 등락세를 나타냈다. 돼지고기는 공급이 늘고 대형마트 간 가격 경쟁이 붙으면서 약세를 보였다. 오징어는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 환율은 달러 대비 절상률을 의미, 달러가치는 달러 인덱스 등락률로 대체, 2011년 10월 5일 오후 4시 업데이트 기준.

자료=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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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