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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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퍼거슨 "세계경제 대공황 닮아간다"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단순히 위기(crisis)라는 단어로 현 경제상황을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현 경제상황이 갈수록 글로벌 불황(depression)의 모습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를 역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가 내린 현 경제상황 진단이다.
그만큼 최근 혼란에 빠져 있는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제12회 세계지식포럼(10월 11~13일)을 앞두고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퍼거슨 교수는 "최근 경제상황이 1873~1978년 대불황, 1929~1932년 글로벌 대공황(Great Depression)과 비교될 만큼 갈수록 글로벌 불황의 모습을 띠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재진입하는 것도 확실해 보인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제11회 세계지식포럼에 처음으로 참가해 맞짱토론에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를 거세게 몰아붙였던 퍼거슨 교수는 이처럼 심각한 어려움에 빠진 글로벌 경제 탈출 해법과 관련해선 이번에도 크루그먼 교수와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다.
퍼거슨 교수는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긴축 아니면 부양밖에 없다는 논리는 잘못된 이분법적 사고"라며 "케인시안 경제학자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재정지출 승수라는 것이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재정정책 효과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 글로벌 경제침체에서 탈출하려면 정부 정책의 초점이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퍼거슨 교수는 "기업 세금체계와 규제를 단순화하고 무엇보다 미래 세제와 규제를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국내에서 법인세 감세 철회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는 것 자체가 퍼거슨 교수의 관점에서 보면 세제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계획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퍼거슨 교수는 "미 정부가 약달러 정책을 쓰고 싶겠지만 세계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안전피난처(safe haven)로서의 달러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유로존 붕괴 위기와 관련해 퍼거슨 교수는 "유로존 붕괴를 막으려면 유로존 국가들이 더 강력한 재정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도 "독일 정부가 유럽 주변국 경제에 백지수표를 끊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독일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로본드 발행 권한을 가진 유로존 재무부(Eurozone Finance Ministry)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조약을 만들라고 제안했다.
퍼거슨 교수는 "그리스가 디폴트에서 벗어나려면 그리스 은행 채권 지분에 대해 60% 헤어컷(부채상각)을 단행한 뒤 은행 자본을 재확충하고 그래도 자본이 재확충되지 않아 변제불능 상태에 빠진 은행은 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봉권 기자 / 송성훈 기자]
2. [매일경제]원화값 한때 1207원 돌파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유럽 은행들의 취약성이 표면화하면서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쳤다. 원ㆍ달러 환율은 1년4개월 만에 장중 1200원대까지 올라섰고, 코스피는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 연휴기간 중 발표한 그리스 내년도 예산안의 경제성장률과 재정적자 전망이 유로존과의 합의 목표에 미달하면서 구제금융 지원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 1차 구제금융 6차분에 대한 집행을 미룬 점도 영향을 줬다.
4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3.59%(63.46포인트) 떨어진 1706.19로 마감했다.
이날 환율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1200원으로 시작한 원화값은 장 초반 1207원을 돌파했다가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 덕분에 오후 들어 진정돼 전거래일보다 15.9원 하락한 1194.0원에 마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3일(유럽시간) 벨기에 은행 덱시아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덱시아는 벨기에와 프랑스 정부가 공동으로 지분을 가진 은행으로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부실 국채 209억유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유럽 은행들의 자본 부족 규모가 최대 2300억유로(약 361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철 기자 / 정동욱 기자]
3. [매일경제]주요국 原電 계속 증설
◆ 포스트 후쿠시마 원전사고 上 ◆
'3ㆍ11 동일본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전 세계에 원전 안전에 대한 강력한 경고음을 보냈다. '원자력'을 얘기하면 '위험한 에너지'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원자력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각국은 여론을 주시하면서 원전 정책 점검에 나섰다. 수년 전부터 이어져 온 '원전 르네상스(세계적 원전 확대 움직임)'는 주저앉는 듯했다.
사고가 터진 지 7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 주요 국가들은 원전 정책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고민 끝에 도출한 결론은 '안전은 강화하되 원전을 유지 또는 확대한다'는 것이다. 반대 여론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원자력만큼 경제성과 효율성을 지닌 대체에너지가 없다는 점이 이 같은 결론을 낳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이 분석한 내용을 종합하면 세계적으로 '원전 유지'라는 틀은 깨지지 않고 있다.
원전 운영 국가 중 원전 폐쇄를 결정한 국가는 독일과 스위스 두 나라 정도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공 카자흐스탄 폴란드 UAE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은 원전 건설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신규 원전 승인을 보류해온 중국은 내년에 승인 절차를 재개할 것이라는 소식이 중국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일본은 원전을 증설하기로 한 기존 정책을 재검토 중이다. 그러면서도 노다 요시히로 총리는 지난달 "에너지 부족에 따른 타격을 막기 위해 원전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우리나라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본부 연설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원자력을 포기할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원전 유지를 선언했다. 세계 원자력 전문가들도 원전에 대해 비관적이지 않다.
아모노 유키아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총회에서 "원전 확대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설립자이자 세계적 생태ㆍ환경 전문가인 패트릭 무어 박사는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원자력 에너지는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여전히 가장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원전을 대체할 만한 대안에너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IAEA,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원자력협회(WNA) 등 국제기구는 원전 설비 전망치를 후쿠시마 사고 이전보다 낮춰 잡고 있지만 대폭적인 감축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N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2030년 세계 원전시설 용량이 지금보다 70% 증가한 614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IAEA는 같은 기간 50~120%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노 총장은 원전 수가 2030년까지 최대 350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원자력 수요량(2035년까지 68% 증가)을 작년보다 6% 정도 낮춰 잡았다. 전망치가 크게 줄지 않은 이유는 △에너지 수급 여건이 바뀌지 않고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가 가속되고 △화석연료 가격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정전 사태를 계기로 원전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적정 전력예비율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신중론도 적지 않다. 또한 일부 국민이 원전을 수용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숨겨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원전의 경제성이 결코 우수한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심시보 기자 / 이유진 기자]
4. [매일경제]오바마, FTA법안 美의회 제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이 3일(미 동부시간) 미국 의회에 제출됐다. 2007년 6월 말 한ㆍ미 양국이 공식 서명한 뒤 약 4년 반 만에 미국에서 먼저 비준 절차가 시작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비롯해 파나마 콜롬비아 등 3개국과의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한ㆍ미 FTA가 수출을 연간 110억달러 증가시키고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줄 것"이라며 "한ㆍ미 FTA를 통과시키지 못하면 중국 일본에 뒤져 있는 한국 내 미국 상품 점유율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출된 이행법안은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 간의 긴밀한 물밑 사전 조율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돌출 변수가 없는 한 오는 13일로 예정된 백악관 한ㆍ미 정상회담 이전에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3개 FTA 이행법안 처리가 "하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하원 세입위원회에 한국 등 3개국과의 FTA 이행법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다음주 중 FTA 이행법안이 하원 본회의에 상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선 이르면 11일 하원 본회의를, 12일에는 상원을 각각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5. [매일경제][view point] `월가점령`은 미국판 분노의 시대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the Wall Street)' 시위대가 진을 친 곳은 미국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불과 3블록 떨어진 주코티 공원이다.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인 '월가'가 바로 코앞에 있는 곳이다.
이번 시위를 통해 사실상 자본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자는 게 시위대 의도다. 특히 시위대는 직접 거론하지 않지만 그들의 주된 타깃은 '주주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라고 볼 수 있다.
시위 참가자들이 대놓고 꾸짖은 대상을 보면 뚜렷해진다.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금융인과 부유층의 탐욕이 주요 타깃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수많은 해고를 단행한 후 보너스 잔치를 벌인 월가를 질타했다.
어떤 참가자는 "학비로 수십만 달러나 빚을 졌는데, 졸업 후 취업이 안 돼 답답하다"며 시위에 참가한 동기를 밝혔다.
이들은 상위 1%가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분노의 대상이 된 문제는 주주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다. 기업들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비정규직을 늘리고 실질임금을 억제했다.
미국 실업률이 9%대 고공 행진을 지속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3만명을 감원하겠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처럼 미국 기업들은 대규모 감원을 계획 중이다. 이쯤 되면 미국 내 빈곤층 숫자가 1959년 이후 최대치인 4920만명에 달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요즘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 금액은 사상 최대치다. 소비자들은 실업이나 소득 감소로 빈부격차를 실감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모른 체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번 '월가 점령' 시위는 미국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오는 15일에는 캐나다와 호주는 물론 런던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계획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빈부격차 확대와 청년실업 문제, 금융자본에 대한 불만이 글로벌 경기 침체와 맞물려 전 세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특히 빈부격차 확대는 1930년대 대공황 때도 큰 문제였다. 다행히 경제학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정부 개입을 주장하면서 대공황을 타개할 수 있었다. 당시 뉴딜 정책이 대표적인 대책이었다.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위기는 계속된다는 점이다. 빈부격차, 실업, '월가' 탐욕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위기를 방관할 수만은 없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늘리라고 주장했다. 그만큼 정부는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거둬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곳에 쓰라는 얘기다.
주주만이 아닌 종업원 고객 등 다른 이해당사자(stakeholder)들을 중시한 패러다임의 전환도 검토할 만하다.
이를 위해 주주들만이 아닌 이해당사자들이 같이 기업 이익의 배분 문제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한 예가 될 것이다. 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에 보조금을 줘 고용을 늘릴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볼 때다.
대공황 때 케인스가 시장 만능주의를 비판하고 정부 개입을 주장할 때 월가는 케인스를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했다. 과거와 달리 지금 필요한 것은 패러다임의 전환이지 이념 논쟁이 아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6. [매일경제]월가시위, 캐나다·호주·유럽도 동시집회
"우리는 반정부주의자나 히피가 아니다."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the Wall Street)'는 시위가 미국 주요 도시는 물론 캐나다 호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시위단체 '월가를 점령하라'의 대변인 패트릭 브루너(사진)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브루너는 4일 매일경제신문의 인터뷰 요청 이메일에 "관심에 감사드린다"면서 "현재 전 세계에서 하루 500건 이상의 메일이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조금만 인내심을 가져달라"면서 "최대한 빨리 우리가 연락하겠다"고 덧붙였다.
23세의 청년실업자 브루너는 이번 월가 시위를 통해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99%를 대변한다'는 시위대 주장과 걸맞게 '월가를 점령하라'에는 명시된 리더가 없다.
브루너는 한 현지 언론에 "이 운동에는 리더가 없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한 전파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1%가 만드는 사회가 아닌 99%의 정의를 실현하자'는 주장이 그의 입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브루너는 여론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집트 민주화의 상징' 와엘 고님(30ㆍ구글 중동담당 임원)과 그를 비교하는 언론도 생겨났다. 고님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집트 독재의 실상을 알렸던 것처럼 브루너 역시 SNS를 포함한 여러 경로로 '1%가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출신인 브루너는 올해 뉴욕 스키드모어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브루너는 뉴욕 브루클린의 작은 방에서 살며 수개월간 구직활동을 했다.
그는 "침대와 책상이 간신히 들어가는 단칸방에서 살았다"면서 "월세가 밀5려 이곳(월가 근처 주코티 공원)으로 이사 왔다"고 말했다. 원래 펑키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했던 브루너는 '월가에 젊은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은 다음날 머리를 깔끔히 자른 뒤 시위대에 합류했다.
브루너는 이 시위를 '월가에서 벌어진 우드스톡 페스티벌(세계 최대 록 페스티벌로 히피 문화를 상징)' 정도로 보는 기성 언론들에 맞서 그들의 고민과 진지함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브루너는 다른 젊은이들과 함께 3일(현지시간) 기업을 좀비에 비유하는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월가 시위는 이미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같은 날 시카고 금융가는 물론 보스턴 세인트루이스 캔자스시티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일어났다.
시위는 SNS를 타고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 시위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사이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는 15일을 '전 세계 시위의 날'로 정하고 캐나다 호주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계획 중이다.
[정동욱 기자]
7. [매일경제]노벨물리학상 펄머터·슈밋·리스 공동수상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은 초신성(슈퍼노바) 폭발을 관찰해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우주에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4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솔 펄머터(52ㆍ미국), 브라이언 슈밋(44ㆍ호주), 애덤 리스(42ㆍ미국)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펄머터(미국 로렌스버클리 연구소)가 이끄는 연구팀과 슈밋(호주국립대)ㆍ리스(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1998년 초신성 폭발을 관찰한 결과 우주 팽창이 가속됨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우주에서 4분의 3을 차지하는 암흑에너지 존재도 알아냈다. 두 연구팀은 태양만큼 무겁지만 지구만큼 작은 별이 은하만큼 밝은 빛을 내며 터지는 초신성 폭발을 관찰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우주는 약 137억년 전에 대폭발을 겪은 뒤부터 꾸준히 팽창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세기까지만 해도 대부분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은 우주 팽창이 시간이 지나면서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천억 개 은하들이 서로 잡아당기는 중력 때문에 팽창이 더뎌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 하지만 펄머터, 슈밋, 리스가 내놓은 초신성 연구 결과는 이 같은 예상을 뒤집었다.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며 폭발하고 평소보다 수억 배에 달하는 밝기를 보이는 초신성들이 서로 멀어지는 속도를 측정해 본 결과 우주가 오히려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별과 별, 은하와 은하 등 모든 천체들은 서로 밀어내는 힘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로써 우주 중력을 방해하는 암흑에너지도 발견됐다.
이후 과학자들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 가운데 별이나 행성, 가스 등은 4%에 불과하며, 암흑물질(23%)과 정체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암흑에너지(73%)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시보 기자]
8. [매일경제]벨기에 최대은행도 자금난 …`제2 리먼`경고등 켜졌다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 의장은 3일(현지시간) 그리스 2차 구제금융에서 은행들이 당초 계획보다 더 큰 손실을 수용해야 할 것임을 시사했다.
융커 의장은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민간 채권단, 은행, 투자펀드 등이 지난 7월 합의된 그리스 국채 21% 상각안보다 더 큰 손실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뒤 "국채교환프로그램(PSI)에 관한 한 결정 이후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 7월 21일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참여하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계획을 마련하면서 오는 2020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그리스 국채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상각 비율을 21%로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주 유로존 국가 17개국 가운데 독일과 네덜란드를 포함한 7개국이 이미 민간 채권단의 손실 비율을 21%에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대형 은행들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다.
유럽 은행들의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로화를 달러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도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유로화를 달러로 바꿀 때 은행권이 지불하는 선물거래 프리미엄인 '유로-달러 베이시스 스왑' 3개월물은 3일 연중 최고 수준인 1.09%포인트로 뛰어올랐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로-달러 베이시스 스왑이 1.09%포인트라는 것은 유럽 은행권이 스왑을 위해 추가적으로 1.09%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통상 3개월물 유로-달러 베이시스 스왑이 0.4%포인트를 넘어서면 유로존 은행들의 달러자금 조달이 힘들어진 것으로 평가한다.
유로-달러 베이시스 스왑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2.1%포인트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2009년 이후 1%포인트를 넘은 것은 지난 9월이 처음이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같은 날 벨기에 최대 은행인 덱시아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렸다.
이 은행이 P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 국채에 투자한 금액이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덱시아가 보유한 PIGS 국채는 209억유로에 달한다.
덱시아는 벨기에 최대 은행인 동시에 프랑스 지방채 시장의 큰손으로 활동해 왔다.
2008년 지원 당시에는 덱시아의 주요 영업망이 양국에 걸쳐 있는 특수성을 고려해 양국 정부 모두 구제금융에 참여했다. 구제금융 이후 덱시아 은행 지분은 벨기에와 프랑스, 룩셈부르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추가 구제금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자 덱시아는 3일 저녁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FT에 따르면 덱시아 이사회는 부실자산만을 따로 보유하는 '배드뱅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은행 자금난이 심해지자 JP모건은 '유럽판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을 도입하라"고 제안했다. JP모건은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유로존 은행들은 약한 경기 침체의 경우 약 1780억유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최대 2270억유로의 자본 부족을 겪게 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스트레스 상황은 현재보다 2배 이상 대손충당금을 쌓고 대출 성장이 마이너스가 되는 심각한 침체를 가정한 것이다.
JP모건은 독일 도이체방크,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등의 자본이 각각 70억유로 이상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은 "2012년 이전까지 유로존 은행들이 차환해야 하는 국채 규모가 5000억달러로 추산된다"며 "유럽판 TARP 도입은 최소한 2012년까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욱 기자]
9. [매일경제]유로존 재무장관회의 "EFSF, 돈빌려 역할 확대"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레버리징(차입)을 통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유로존에서는 그리스 부도 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염되는 것을 차단할 방화벽으로 EFSF를 최대 2조유로까지 늘려야 한다고 지적됐지만 유로존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이 레버리징을 통해 EFSF 기금 증액 효과를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ㆍ통화담당 집행위원은 "EFSF 단독으로 레버리징을 하는 것과 효과를 더 크게 내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과 공동으로 레버리징하는 것 등 두 가지 방안을 유럽 재무장관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그리스에 추가 지원할 때 담보 문제에 대한 합의도 이뤘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핀란드가 그리스에서 담보를 제공받는 대신 EFSF 수익을 포기하도록 합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7월 유럽 정상들이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한 후 핀란드는 그리스 정부에 별도로 담보 제공을 요구해 단독으로 담보를 받아냈다. 이로 인해 담보물을 받지 못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함에 따라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에 마찰이 빚어졌다.
장클로드 융커 EU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지난 3일 그리스가 당초 약속했던 재정적자 목표 이행에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이 다시 그리스 부도설에 휘말리자 "유로존 국가 누구도 그리스가 디폴트되거나 유로를 떠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그리스 부도 우려를 일축했다.
오는 17~18일 예정된 브뤼셀 유럽 정상회담을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재무장관회의에 이어 유로존 재정위기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9일 긴급히 만난다.
[김주영 기자]
10. [매일경제]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도 불똥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가 미국 은행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은 3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뉴욕 시장에서 3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의 CDS프리미엄(5년물 기준)은 전날에 비해 0.49%포인트 오른 5.82%로 마감했다. 또 골드만삭스 CDS프리미엄도 3.94%를 기록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비롯된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CDS프리미엄도 상승했다. BOA의 CDS프리미엄은 4.56%로 리먼 쇼크 당시보다 오히려 높아진 상태다.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 증시에서 모건스탠리 주가는 지난주 말 10.47%에 이어 3일 7.7% 폭락한 12.4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7월 말에 비해 39% 급락한 수치다. 미국 1위 은행인 BOA도 9.64% 하락했다.
그뿐 아니라 1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주가도 4.73% 내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들 금융회사의 CDS프리미엄 급등은 그리스의 재정적자 목표치 달성 실패로 디폴트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그리스 채권 보유자들이 더 많은 손실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는 염려가 투자자들 불안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공개된 모건스탠리의 작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에 대한 위험 노출액은 390억달러에 이른다.
또 지난 6월 현재 모건스탠리가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갈과 스페인 은행들에 빌려준 돈 가운데 50억달러가량은 사실상 회수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뿐만 아니라 유럽 은행에 20억달러를 단기로 예치하고 있으며, 유럽 기업에 대한 여신 잔액도 15억달러에 이른다.
유럽 은행에 대한 모건스탠리의 이 같은 투자 또는 대출로 인해 유럽 위기가 모건스탠리에 직접적 타격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은행 금융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나쁜 소식을 우선시하고 최악의 상황을 속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건스탠리의 프랑스 은행 익스포저에 대한 금융시장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슈 버넬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의 유로존 익스포저와 파생상품에 대해 일정 부분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모건스탠리 주가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분석했다. 제프리 하트 샌들러오닐 애널리스트도 모건스탠리의 IB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투자등급을 '매수(buy)'로 유지했다.
하트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 주가가 하락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떨어질 수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모건스탠리 주식을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또 브래드 힌츠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헤지와 담보물을 반영하면 모건스탠리가 프랑스 은행에 물린 금액은 20억달러 이하일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모건스탠리에 90억달러를 긴급 수혈했던 일본 미쓰비시UFJ파이낸셜 측도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모건스탠리와의 장기적ㆍ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공고하다"고 재차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유럽 국가채무위기가 미국 경제를 계속 방해하고 있다며 유럽 각국 대응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은 은행과 금융 시스템을 그들이 원하는 만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했다"며 유럽 위기가 미국으로 옮아붙고 있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덕식기자]
11. [매일경제]커지고 세진 유럽 충격파…한국 증시 하락률 G20중 2위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위기가 '전염(contagion)'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아울러 세계 경제 '동조화(coupling)'도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유럽 증시가 파란색(약세)으로 물들면 어김없이 전 세계가 같은 색깔을 띤다. 유럽 상황은 대서양 건너 미국으로, 미국 상황은 다시 태평양을 건너 고스란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개천절 연휴 직후인 4일도 그랬다.
더구나 하루 휴장 이후 열린 이날 우리나라 증시와 외환시장은 충격파를 두 배로 받았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글로벌 위기의 '진앙'과 그나마 거리를 둬 왔던 신흥시장이 금융에 이어 실물경기까지 위협받기 시작한 데 있다.
선진국 장기 침체가 불 보듯 뻔해지면서 수출 중심인 신흥 개발도상국도 이제 직접적 타격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중국 경제성장률(GDP)은 내년에 11년 만에 처음 8%대로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러시아 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가 일제히 실물 경기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 자칫 선진국 금융회사가 자금을 회수하면서 신흥시장에서 자본이 빠르게 유출되고 수출까지 급감하면 그야말로 전 세계가 성장동력을 일시에 상실하는 사태가 염려된다.
우리나라도 이미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와 비슷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우선 증권과 외환시장이 급락하는 주기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증시가 '검은 금요일'로 불리며 하루 100포인트 넘게 하락했던 것이 지난달 23일이다. 당시 환율도 1200원 선을 위협받았다. 이후 진정 기미를 보였으나 10여 일 만인 4일 다시 패닉 상태가 연출됐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에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안고 있는 고질적 취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바로 변동성이다.
LG경제연구원이 22개국 통화가치 변동성을 비교한 결과 8월 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지난주까지 10.2% 떨어져 6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하루 변동폭도 평균 대비 두 배를 넘는다.
물론 우리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스위스 등 통화가치가 더 떨어졌다. 그러나 스위스프랑을 빼면 모두 '캐리 트레이드' 투자 대상인 나라들 통화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08년 연간 40%가 넘는 절하율을 보인 것에 비해 올해 절하율은 아직까지 10% 남짓"이라면서도 "원화값 변동성이 큰 것은 자본시장 개방도와 외환시장 규모 간 불일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외국인 비중도 30%에 달하는 반면 외환시장은 하루 거래량이 38억달러(올해 2분기 기준)에 불과하고 환전 물량이 크지 않아도 원화값이 크게 출렁인다는 얘기다.
또 단기외채 역시 2008년보다는 줄었다지만 여전히 다른 신흥국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배 연구원은 "단기외채는 유사시 주식시장뿐 아니라 은행 간 대출경로를 통해 유입됐던 자금까지 이탈해 환율 상승(원화값 하락)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 변동성은 리먼사태 때보다 오히려 더 크다. 8월 이후 우리나라 주가 하락률은 지난주까지 G20 국가 가운데 아르헨티나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러시아와 독일 등이 뒤를 잇는다.
이들 국가는 최근까지 경기 회복이 빨랐던 나라다. 그만큼 향후 글로벌 경기 위축 시 성장세가 더 많이 둔해질 것이란 염려가 작용하고 있다. 2008년 당시 G20 국가 중에서는 주가 하락률이 15위 정도로 높지 않았다.
외국인 증시 투자금액이 2008년 2분기 말 2411억달러에서 올해 2분기 말 3376억달러로 늘어난 것도 '족쇄'다. 외국인들은 또 원화값 하락을 예상해 미리 주식시장에서 손절매를 늘리고, 결과적으로 원화값 추가 하락을 가져오고 있다.
원화값이 떨어지면 채권시장은 약세(금리 상승)가 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이 같은 '나선형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신헌철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12. [매일경제]신제윤차관 외환시장 개입 공식 시인 "미세조정보다 조금 더 세다"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정부는 시장에서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했을 때 개입한다.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보다 조금 더 나아간 개념으로 보면 된다."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1200원 아래로 떨어졌던 4일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식 석상에서 시장 개입을 인정하고 미세조정 이상으로 개입 강도를 높이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정부가 최근 시장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스무딩 오퍼레이션이란 환율이 급등락할 때 정부와 위탁 금융회사 간에 약속한 수준에서 소폭 개입을 실시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이보다 높은 강도로 최근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3일엔 정부가 원화값 방어를 위해 하루 40억~50억달러를 시장에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4일에도 1200원을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개입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 차관은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서도 "위기 심화 조짐이 보이면 선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 급변동에 따른 3단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신 차관은 "그리스 재정위기 상황이 답보 상태를 보일 때(muddle through), 그리스 채무를 탕감해주고 이탈리아 등 주변국에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것(orderly default), 어느 날 갑자기 시장에 충격을 줄 때(disorderly default) 등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각각 충분한 대응책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창 기자]
13. [매일경제]외부쇼크에 시장 지나치게 민감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10월 첫 개장일인 4일 한국 증시는 3.59%(63.46포인트) 떨어진 1706.19로 마감했다. 지난주 말 그리스가 '올해 재정목표를 못 맞추겠다'는 폭탄선언을 쏟아낸 결과다. 그리스가 이처럼 선언한 후 전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2.46% 하락한 것을 포함해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3.29%, 2.85% 급락세를 나타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 역시 각각 3.17%, 2.54%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전 세계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한국은 유독 낙폭이 컸다. 장 마감 직전 연기금이 방어에 나서 겨우 1700선 붕괴는 막았으나 장중 111포인트나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네 번째로 프로그램 매매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혼란은 컸다.
이처럼 유독 한국 증시가 글로벌 이슈에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투자자 구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주식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자금 비중은 대략 30%며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움직이는 하루 거래량은 전체 중 10%에 불구하지만 호재에 물 밀 듯 들어오다 악재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 자금은 특히 한국 증시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
고봉찬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부적인 쇼크가 있을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하는 상당수 외국인 자금은 주로 유럽계와 미국계인데 모국에서 유동성과 환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자금 유동화가 쉬운 한국 시장에서 자산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 구조도 취약성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이익은 대부분 외국에서 나오는 반면 내수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이새봄 기자 / 서태욱 기자]
14. [매일경제]원화값 추락 리먼때와 비슷
◆ 유럽위기 불길 커지나 ◆
원화값이 또다시 '추풍낙엽'처럼 흔들리고 있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1.9원 내린 1200원으로 시작해 오전 중 1207.85원까지 떨어졌다. 장 초반과 오후 들어 외환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매도가 등장하면서 종가 기준으로는 1194원을 기록했지만 사실상 '1차 마지노선'으로 불렸던 1200원 선이 깨진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장중 원화값은 지난해 7월 이후 15개월 만에 바닥을 쳤다.
외환당국 관계자들이 "1199원과 1200원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항변하기도 하지만 1200원 붕괴가 가져오는 심리적 영향은 크다. 외환당국 속내도 사실은 민감하다. 지난달 23일 당국이 대규모 개입했을 때도 장중 1200원이 위협받던 상황이었다.
어쨌든 현재까지 원화값 흐름만 보면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 충격 못지않다.
1100원에서 1200원으로 떨어지는 데 걸린 속도는 리먼 사태 때와 똑같다. 본지가 2008년 금융위기, 2010년 그리스 부도위기, 2011년 글로벌 재정위기 등 세 차례 위기를 기간별로 분석한 결과다.
리먼사태 당시엔 9월 12일 1100원이 붕괴된 지 19일 만인 10월 1일 1200원이 깨졌다. 이번엔 지난달 15일 1100원이 무너진 뒤 마찬가지로 19일 만인 4일 1200원이 붕괴(장중 기준)됐다.
물론 리먼 사태 때는 장중 기준으로는 9월 29일(17일 소요)에 1200원이 무너졌다. 이에 비해 작년 그리스 부도 위기가 첫 등장했을 때는 1100원에서 1200원까지 32일이 걸렸다.
문제는 앞으로의 속도다. 리먼 때는 그야말로 원화값이 '자유낙하'했다. 달러당 원화값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떨어지는 데 불과 7일, 1300원에서 1400원까지 겨우 이틀이 걸렸다. 이후 다소 안정을 찾았다가 한 달 반 뒤에 다시 1500원이 붕괴됐다. 이번엔 그와 같은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다만 외환 딜러들이나 투자은행(IB) 관계자들 사이엔 그리스 부도 확정을 전제로 이달 중 1300원 선이 위협받을 것이란 소문도 도는 것은 사실이다.
[신헌철 기자 / 이기창 기자]
15. [매일경제]글로벌 실물경기도 급락…9월 세계제조업지수 49.9
지난달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유로존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우려로 2년 만에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는 3일(현지시간) 9월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2년래 처음으로 50을 넘지 못한 49.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50.2였다. 이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JP모건과 함께 이 지수를 공동 산정하는 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급격한 경기 악화와 아시아의 경기 하강이 겹치면서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더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 17개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마르키트 유로존 제조업 PMI는 8월에 49에서 지난달 48.5로 더 떨어졌다.
스페인과 프랑스도 제조업이 위축됐다. 그동안 호조를 보여온 독일도 생산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제조업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HSBC가 발표한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PMI는 석 달 연속 50을 밑돌았다. 중국의 9월 HSBC 제조업 PMI 확정치는 전달과 같은 49.9를 기록했다. 중국의 PMI는 지난 7월 49.3을 기록한 후 9월까지 50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제조업마저 긴축 정책의 영향으로 성장이 둔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수출 대상국들의 성장세 둔화 여파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의 HSBC 서비스 PMI는 9월에 53으로 전달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통계청이 자체 집계한 제조업 PMI지수는 51.2로 나타나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날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8%와 3.5%로 하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는 각각 3.9%와 4.2%였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유로존 위기 여파로 프랑스와 독일도 올해와 내년에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제조업은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다. 미국 9월 공급구매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1.6으로 전달 50.6보다 상승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치인 50.5보다 웃돌았다. 미국의 9월 자동차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GM이 전년 동기 대비 20%, 크라이슬러가 27%, 포드가 9%씩 증가했다. 휘발유값이 떨어지고 자동차업계의 공격적인 판촉활동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이날 이 같은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16. [매일경제]두바이油 100달러 또 깨져…배럴당 97.41달러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염려되면서 원유와 산업용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두바이유는 또다시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졌으며 구리와 주석도 올해 들어 20% 이상 폭락했다.
한국석유공사는 3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20달러 내린 97.41달러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99.74달러를 기록해 7개월 만에 100달러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6거래일 만에 다시 이날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3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1월 인도분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2%(1.59달러) 하락한 배럴당 77.6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래 가장 낮은 마감 가격이다.
그리스 채무 위기가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데다 리비아가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 말까지 50만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또 미국 원유 재고량이 2주 연속 늘어난 것도 가격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유가는 미국 제조업 경기 관련 지수가 호조세로 나오면서 하락폭이 잠시 줄기도 했다.
구리값이 장중 한때 1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산업용 금속 값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리 최대 수요국인 중국과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COMEX에서 3일(현지시간) 구리 12월물은 0.15센트 내린 파운드당 3.150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2.994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음료캔에서부터 비행기 동체 제조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과 주석 가격도 올해 들어 이날 현재까지 각각 10.1%와 24.3% 급락했다.
[서찬동 기자]
17. [매일경제]美의회 비준 초읽기…공은 한국에
이명박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을 위한 긴박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FTA 이행법안을 미국 의회에 제출하면서 이르면 12일께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서 먼저 한ㆍ미 FTA 발효를 위한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극적인 순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당과 청와대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미국 의회 상황에 맞춰 우리도 한ㆍ미 FTA 비준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청와대는 한ㆍ미 FTA 양국 비준을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전환점으로 삼고 여야 대타협을 이루기 위한 전방위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 미국의 법안 처리 절차는
한ㆍ미 FTA는 '무역협상촉진권한(TPA)'에 따른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절차를 적용받기 때문에 의회는 이행법안 제출 후 회기 90일 내 법안 수정 없이 승인 또는 거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심의하는 주무 상임위는 상원은 재무위원회, 하원은 세입위원회다.
예산이 수반되는 법안은 하원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는 헌법 규정 때문에 한ㆍ미 FTA 이행법안도 하원에서 먼저 처리한 후 상원을 거쳐야 한다. TPA는 '90일 이내 처리'를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 의회는 과거 다른 나라와 체결한 FTA 이행법안을 조기에 처리했으며 부결시킨 전례도 없다.
백악관에서 이행법안을 제출받은 의회 주무 상임위인 하원 세입위는 위원장이 심의 개시를 선언한 후 48시간이 지나야 심의ㆍ표결을 할 수 있다. 이 같은 일정 등을 고려하면 하원 세입위에서 한ㆍ미 FTA 이행법안 표결이 5일 저녁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어 하원 본회의 표결은 미국 공휴일 일정 등을 감안할 때 11일에나 이뤄질 수 있다. 상원은 다음날 하루 만에 처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국빈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13일 할 예정인 한ㆍ미 정상회담을 꼭 하루 앞둔 날이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의회 상ㆍ하원 합동연설도 13년 만에 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의회 소식통은 전했다.
◆ 한나라 10월 본회의 처리 추진
미국 의회 상황이 급물살을 타면서 우리 국회도 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ㆍ미 FTA 비준안은 현재 국회 외통위에 계류돼 있는 상태로 국회 제출 후 106일 만인 지난달 16일 외통위에 상정됐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미국 의회가 비준안을 통과시키면 그 무렵에 우리도 처리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국감 이후 전반적으로 상황을 점검해 여야 간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한ㆍ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할 계획인 만큼 이에 맞춰 한나라당은 오는 18~19일 외통위 처리, 28일 본회의 의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국감이 이번 주 종료되고 대정부질문(11~17일)이 끝나면 그 이후에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당초 미국 의회 비준 상황을 쫓아가면서 서두르지 않고 국회를 설득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최근 여러 악재와 돌발 사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한ㆍ미 FTA 비준을 국정 운영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최근 "미국 측 추진 일정을 살펴가면서 한나라당은 미국이 비준하면 우리도 반드시 비준한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며 "조만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 미국 방문 이전에 국회에 비준안을 상정하고 가능하다면 방미 기간에 통과시키는 방안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청와대 정무라인과 경제라인은 여야를 설득하기 위해 전방위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 의회를 대상으로 비준을 촉구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비준 협조를 요청했고 외교라인에서도 미국 의회를 향해 한ㆍ미 FTA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이진명 기자 / 김은표 기자 / 이재철 기자]
18. [매일경제]`유로존 재무부` 만들어 유로본드 발행해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지난해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세션은 바로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가 맞붙은 맞짱 토론이었다.
당시 두 스타 학자는 추가 경기 부양책 필요 여부를 놓고 한 치 양보 없이 맞섰다. 글로벌 경기를 바라보는 두 석학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글로벌 경제, 특히 미국 경제가 또 한 차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대대적인 경기 부양을 주장했다. 반면 퍼거슨 교수는 글로벌 경제가 최악 국면에서 벗어났다고 봤다. 이 때문에 케인시안이 내세우는 경기 부양책이 결국 국가 부채만 늘려 국가부도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재정 지출을 늘리기보다는 재정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퍼거슨 교수의 혜안대로 유로존 국가들은 과도한 재정지출로 재정위기에 봉착했고 미국도 재정 압박을 받으면서 시장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그러나 퍼거슨 교수 시각이 바뀐 것도 있다. 1년 전에 비해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이 더 나빠졌다. 이제는 크루그먼 교수와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 더블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부양책에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현재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어떻게 다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현 위기는 한 몸이다. 이번 경제 불황에서 1단계는 미국에 집중됐다. 2단계 불황 충격은 유로존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둘 다 위기의 뿌리(과도한 부채)는 같다. 다만 유럽이 그동안 부채 레버리지가 과도한 금융회사들에 대한 변제불능 상황 처리를 단순히 뒤로 미뤄놨을 뿐이다.
-미국 더블딥과 유럽 재정위기 중 더 심각한 사안은 무엇인가. 글로벌 경제가 L자형 장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는가.
▶현시점에서 미국 더블딥 불안감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유로존 재정위기다. 현재 불황은 선진국(서구선진국+일본)만의 현상이다. 미국 경제는 가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소득 감소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침체 국면 재진입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세계 경제가 L자형 장기 침체에 들어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가 미국ㆍ유럽 경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IMF는 향후 5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3.3%보다 높은 4.9%로 추정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재정ㆍ통화 수단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어떤 나라는 재정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여서 경기 부양을 위한 옵션 자체가 없다. 미국처럼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나라도 케인시안 경제학자들 기대에도 불구하고 재정정책에 의한 경기 부양 효과가 그다지 강력하지 못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재정지출 승수라는 것이 무시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정부 정책은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미국 정부가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약달러 정책을 시행할 수 있을 것 같다.
▶미국 정부는 약달러 정책 활용을 원할 것이다. 그러나 일부 신흥시장은 물론 유럽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악화될수록 안전피난처(safe haven)로서 달러 가치가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 간 통화가치 하락 경쟁이 실질적인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어느 누구도 환율전쟁의 승자는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달러화 패권에 생채기를 낼 것으로 보는가.
▶신용평가사들은 2000년대 초부터 중반까지 시장에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등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에 대해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어쨌든 미국 재정 상황이 엉망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채권시장(글로벌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미국채 집중 매입)에서만 다른 모든 경쟁자들이 더 엉망이기 때문에 힘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 위상 추락은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믿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유로존 미래는.
▶처음부터 나는 유럽통화연맹(EMU) 출범에 반대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러나 통화연맹을 출범시킨 이상 쉽게 벗어날 수 없다. 유로존을 유지하려면 유로존 국가들이 더 강력한 재정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또 유로본드 발행 권한을 가진 유로존 재무부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조약을 만들어야 한다. 세입은 유로존 국가 국내총생산(GDP) 가중치를 기준으로 유로존 국가들에서 매년 차등해서 분담금을 받는 형태로 확보할 수 있다. 분담금 총액을 현 유로존 GDP 대비 최소 5%나, 가능하다면 10%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하려면 지난 10년간 느슨한 재정정책과 고용시장 정책을 펼쳐온 유럽 주변국들이 급진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세계 경제 침체국면이 길어지면서 차이나 리스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의 신형 엔진이다. 중국 정책결정권자들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출 감소라는 충격파를 완화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이제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잡는 것이 필요해졌고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시행 중이다. 중국 붕괴(China crash)에 대한 논란은 불필요한 염려만 자아내는 이야기일 뿐이다.
[박봉권 기자 / 송성훈 기자]
19. [매일경제]알자지라·블룸버그·CNBC…간판앵커·언론인 세지포 온다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실장이 세라 페일린의 강연을 듣고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면? CNN 출신 알자지라 간판 앵커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을 앞에 놓고 세션을 진행한다면?
올해 세계지식포럼에는 이런 광경을 다수 구경할 수 있게 된다. '언변'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전 세계의 주요 언론인들이 세계지식포럼에 역대 최다 규모로 참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인물로 알자지라의 간판 앵커인 리즈 칸이 있다. 영국 BBC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미국 CNN 등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코너 '리즈 칸과의 Q&A'라는 대화형 인터뷰 쇼를 시작하며 명성을 얻었다. 당시 그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달라이 라마 등을 인터뷰했다. 2005년부터 알자지라로 자리를 옮겨 '리즈 칸의 One on One'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기도 했다.
프레드 하이어트 워싱턴포스트 논설실장은 워싱턴포스트 내에서도 아시아에 관심이 많은 인사로 세계지식포럼에 특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다양한 국내 인사들을 인터뷰하기로 했다.
하이어트 실장은 게다가 올해 세계지식포럼에서 세라 페일린 전 미국 부통령 후보의 기조연설을 들은 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이 밖에 올해 세계지식포럼에서는 세션 진행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맞출 수 있도록 대부분의 세션 모더레이터로 해외 언론인들을 섭외했다. '러시아의 손석희'라고 불리는 알렉세이 푸시코프 TV센터 앵커 등도 눈여겨볼 사람들이다.
특히 푸시코프 앵커는 장기간 자신만의 정치쇼를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할 정도로 러시아 내에서 인기가 높다. 그는 전 세계 경제의 잠재적 위협요인들을 설명하는 세션에 좌장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블룸버그 뉴욕 본사의 간판 앵커인 데어더 볼턴도 세계지식포럼에서 2012년 전 세계 경제를 전망하는 세션을 구성한다.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오랫동안 생방송을 진행해 온 그녀는 올해 래리 서머스, 판강 등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을 앞에 놓고 모더레이팅을 진행한다.
[신현규 기자]
20. [매일경제]무어 박사 - 이재환 이사장 "원전 대체할 에너지 당분간 없다"
◆ 포스트 후쿠시마 원전사고 (上) ◆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원자력에너지의 유용성이 여전히 강조되는 분위기다. 이재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19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그린피스 설립자이자 원자력 찬성론자인 환경ㆍ생태 전문가 패트릭 무어 박사와 대담을 했다. 이날 만남에서 무어 박사는 "앞으로 원자력 사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환 이사장=당신은 1971년 그린피스를 창설했다. 어떤 이유로 그린피스를 탈퇴하게 됐나.
▶패트릭 무어 박사=공공보건 분야에서 염소(chlorine) 사용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탈퇴했다. 하지만 그후 원자력 분야에서도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린피스는 원자력 에너지에 반대하는데, 이는 무기로서 원자력과 원자력 에너지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원자력 에너지가 악한 것은 아니다. 의료ㆍ치료용으로 이용하거나 원자력 발전을 할 수 있다. 불은 도시를 다 태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음식을 데우고 난방하는 데 쓰지 않을 수는 없다.
-이 이사장=원자력 에너지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측면에 초점을 두는 건가.
▶무어 박사=물론이다. 현재 지구에서 쓰는 에너지의 85%는 화석연료에 의존한다. 전력을 포함한 전체 에너지 사용량에서 원자력은 7%를 차지한다. 하지만 화석연료가 언젠가 고갈됐을 때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이 극대화할 것이다. 원자력은 지금도 가장 안전한 것 중 하나지만, 수천 년 동안 쓸 수 있도록 훨씬 더 안전하게 만들어 가야 한다.
-이 이사장=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은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에너지 절약, 그리고 원자력을 비롯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의 사용 등을 권장했다.
▶무어 박사=에너지 절약은 물론 좋은 얘기지만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공장을 멈출 수는 없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는 단기간에 엄청난 거품이 끼었다. 태양광발전은 너무 비싸고, 풍력은 안정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수력이 오염 없는 신재생에너지원에 가깝다. 하지만 평평하고 건조한 지역에서는 수력발전이 어렵다. 원자력 에너지는 냉각수를 공급할 강이나 호수, 바다만 있으면 어디서든 전기를 만든다. 그 관점에서는 원자력이 가장 유용하다. 불행하게도 그린피스는 화석연료를 쓰지 말자면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두 가지 대안인 수력과 원자력에 모두 반대한다. 실현성이 떨어지는 풍력과 태양광발전만 강조하면 오히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 이사장=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나.
▶무어 박사=태양열이나 풍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은 정치적으로 매우 근사해 보인다. 중국이 이런 경향을 잘 이용해 돈을 번다. 중국은 전 세계 태양패널의 90%를 만들어, 국가가 신재생에너지를 비싼 값에 보조해주는 미국이나 유럽에 판다.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일등국가라는 이미지를 얻었지만 실은 세계에서 화석연료를 제일 많이 쓰는 나라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녹색으로 위장한다(paint yourself green)'고 한다. 반면 지열은 풍력이나 태양광보다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지열펌프를 집과 공장 지하에 설치하고, 태양열로 물을 데워 뜨거운 물을 저장하면 화석연료를 덜 쓸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사장=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후쿠시마 사고가 원자력계에 미친 영향을 뭐라고 보는가.
▶무어 박사=먼저 후쿠시마 사고 이후 방사선 피폭으로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망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디젤발전기 비상전원에 연료가 잘 공급되고, 연결선이 지하로 잘 통하면 발전소가 멈추는 일은 없다. 물론 원전을 보유한 다른 나라들은 사고 영향을 받았다. 독일이 원전 폐쇄를 결정했다. 하지만 독일은 정치적으로 이미 원자력에너지를 지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미국 등에서는 이미 원전을 짓기 위한 터 작업이 진행돼 수백 명이 일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 많은 원전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 이사장=원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국은 21기에 달하는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했고, 2015년까지 1조원을 들여 계속해 안전성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무어 박사=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모든 전기가 끊겨버리는 현상(black out)이 가장 큰 이슈라는 점이 밝혀졌다. 원자력발전은 지진에도 견뎠다. 다만 최악의 상황에서 비상전원을 공급하는 펌프까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지반을 충분히 높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이사장=IAEA가 7월 한국에 와서 원자력 안전규제 시스템을 평가한 결과 한국이 미국 영국 프랑스보다 안전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은 아직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하고 있다. 원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신뢰 획득인데, 이를 위해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있나.
▶무어 박사=원전을 최대한 공개하고 일반 대중이 안전시스템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원자력발전에 도움이 된다. 2004년 컬럼비아대가 원자력발전소에서 일하는 5만3000명의 인력에 대한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암에 덜 걸리고 더 장수했다. 일하기에 안전한 곳이라면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안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패트릭 무어 박사는…
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창립자 중 한 명으로 그린피스를 탈퇴한 후 '그린피스는 틀렸다'고 발언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다. 30여 년간 생태 분야에서 일한 세계적인 전문가다. 그는 1971년 밥 헌터 등과 함께 그린피스를 세우고 핵무기 개발금지, 포경 금지 등에 앞장섰으나 후에 원전 반대 운동은 원자력기술의 평화적인 이용과 무기로서의 이용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통렬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밴쿠버(캐나다) = 이유진 기자 정리]
21. [매일경제]전세계 2030년까지 원전 70% 늘려
◆ 포스트 후쿠시마 원전사고 (上) ◆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세계 각국의 원전 정책에 큰 영향을 주었다. 원전을 운영하는 주요 국가들은 스트레스 테스트(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건립 속도를 조절하되 원전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반면 원전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거나 포기하기로 결정한 국가도 등장했다.
도현재 에너지경제연구원 해외정보분석실장은 "영국이나 아랍에미리트(UAE)는 원전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본 독일 이탈리아 등은 반대 여론이 크게 확산됐다"며 "사고 이후 각국이 보인 원전 정책은 원전 확대ㆍ유지, 재검토, 포기ㆍ축소 등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원전 강국들은 대체로 기존 정책 유지로 방향을 잡았다. 원자력 발전량(807TWh)이나 원전 설비용량(378GW)이 각각 전 세계 30.7%와 26.7%로 세계 1위인 미국은 기존 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세계 2위 원전 대국인 프랑스는 예상대로 안전성을 기반으로 원전을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영 원자력 기업인 아레바가 불가리아와 원자력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는 등 원전 수출을 위한 발걸음도 바쁘다.
러시아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노후 원전 교체에 따라 원전 수출 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전 건설 계획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원전 비중을 2030년 19.8%(2008년 15.7%)까지 확대한다는 에너지 장기 전략을 그대로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신흥국가들과 에너지 부족 국가들은 원전 신규 건설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는 곳이 많다. 브라질은 수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80%에 달하고 댐을 더 건설할 곳이 없어 대안으로 원전을 짓기로 했다. 원전 4기를 2030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경제 성장이 빠른 인도는 2050년까지 원전의 전력 공급 비중을 25%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올해 첫 원전 건설에 들어간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년까지 원전 16기를 짓기로 했고, 카자흐스탄은 2017년까지 원자로 2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터키도 첫 번째 원전 건설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반면 사고 당사자인 일본은 원전 증설을 전제로 수립한 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중국은 신규 원전 승인을 보류하고 있지만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내년이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건설 중인 원전(27기)은 그대로 진행 중이다.
원전이 없는 이탈리아는 2008년 탈(脫)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을 짓기로 했으나 후쿠시마 사고 뒤 국민투표를 통해 다시 뒤집었다.
[심시보 기자]
22. [매일경제]▶ 3번에서 계속 : 주요국 원전 계속 증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설립자이자 세계적 생태ㆍ환경 전문가인 패트릭 무어 박사는 최근 캐나다 밴쿠버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원자력 에너지는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여전히 가장 유용한 에너지원이다. 원전을 대체할 만한 대안에너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IAEA, 국제에너지기구(IEA), 세계원자력협회(WNA) 등 국제기구는 원전 설비 전망치를 후쿠시마 사고 이전보다 낮춰 잡고 있지만 대폭적인 감축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N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2030년 세계 원전시설 용량이 지금보다 70% 증가한 614GW(기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IAEA는 같은 기간 50~120%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아마노 총장은 원전 수가 2030년까지 최대 350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지난 6월 발표한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원자력 수요량(2035년까지 68% 증가)을 작년보다 6% 정도 낮춰 잡았다. 전망치가 크게 줄지 않은 이유는 △에너지 수급 여건이 바뀌지 않고 △탄소 배출에 따른 기후변화가 가속되고 △화석연료 가격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정전 사태를 계기로 원전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적정 전력예비율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신중론도 적지 않다. 또한 일부 국민이 원전을 수용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숨겨진 비용 등을 감안하면 원전의 경제성이 결코 우수한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23. [매일경제]물가 4%대로 다소 꺾였지만 수입물가 부담에 여전히 高高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일단 4%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던 채소와 과일값이 추석 이후 안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화값이 최근 급락(환율 상승)하면서 가공식품 등의 수입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10월 이후 물가상승의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4.3% 올랐다. 이는 8월 상승률(5.3%)과 비교할 때 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한 달 만에 물가 상승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추석 이후 과일 및 채소류에 대한 시장 수요가 감소했고 날씨가 좋아지면서 작황이 개선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배추(-11.1%) 상추(-31.6%) 열무(-23.7%) 등은 8월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섰다. 구제역에 따른 공급감소와 여름 휴가철 수요 폭증 탓에 크게 올랐던 돼지고기값(-4.4%)도 9월에는 다소 떨어졌다. 생선 채소류 과실류 등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전월보다 2.7% 내렸다. 다만 고춧가루(38.2%) 등 일부 농산물과 금반지(8.1%) 등은 여전히 가격 상승세를 지속했다.
10월 이후 물가 관리의 최대 변수는 원화값 하락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8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은 떨어졌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전년 동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은 무려 10.0%에 달했다. 실제로 일선 유통매장에서는 파인애플, 블루베리, 포도, 키위 등의 판매가격이 지난달 초와 비교해 10%가량 인상됐다. 4일 서울가락시장에서 파인애플(필리핀산) 10㎏ 경락가격은 1만8000원으로 지난달 2일 1만6000원에 비해 13%가량 상승했다. 정진석 롯데마트 과일 바이어는 "2~3주 숙성보관 후 판매하는 바나나는 상품 속성상 가격이 아직 오르지 않았으나 10월 중순께는 10%가량 상승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불안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밀가루와 제과업계 관계자는 "설탕과 밀가루, 유지 등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환율상승분까지 반영돼 원가 부담이 커지면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물가지수 상승률도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근원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 2월 올해 들어 처음 3%대에 진입한 이후 매월 3% 후반대에서 맴돌고 있다. 근원물가는 농산물(곡물 제외)과 석유류 등 품목을 제외하고 집계함으로써 장마나 가뭄과 같은 계절적인 영향이나 석유가격 등 일시적 물가변동분을 제거한 것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최근의 물가상승세가 기조적인 추세로 앞으로도 장기화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정부는 수입농산물 공산품 등 환율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의 수입관세를 낮추는 등 정책 수단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건고추 등 가격 탄력성이 큰 농산물에 대해서는 정부 비축량을 시중에 방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글로벌 재정위기, 세계경기 둔화, 10월 이후 물가상승률 둔화 가능성 등을 감안해 정부 조직을 총력 물가관리 체제에서 글로벌 위기 전반 대응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은 이제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며 "매주 개최하는 물가관계장관회의도 이제 적정한 타이밍에 중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신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최하는 기존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위상을 강화해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수시로 점검하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5일부터 매주 개최할 계획이다.
[심윤희 기자 / 이기창 기자]
24. [매일경제]1인 명목GDP 2015년 3만불 돌파…IMF 전망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년 뒤 3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4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 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1인당 명목 GDP는 3만1733달러를 기록하면서 3만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나라의 1인당 명목 GDP는 지난해 2만756달러로 2만달러에 겨우 턱걸이한 수준이다.
향후 한국의 실질적인 소비 능력은 명목 GDP 수준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올해 3만175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이는 올해 한국의 명목 GDP 예상치(2만3749달러)보다 7000달러가량 많은 것이다. 이어 IMF는 2016년 한국 PPP 기준 1인당 GDP는 4만달러 선을 돌파해 34개 선진국 가운데 2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매력 기준 GDP는 전 세계의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할 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소비능력을 말한다. 구매력 기준 소득이 명목 소득보다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물가수준이 낮거나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이기창 기자]
25. [매일경제]전국 12개 폐광지역 산업·문화단지로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폐광 일대가 내년 초부터 탄소기반형 신소재 스포츠단지로 새롭게 조성된다.
총사업비 390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동점동 스포츠단지(28만6700㎡)에는 문화ㆍ체육ㆍ연구시설 50여 개가 입점하며 내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총 391억원에 달하는 정부 및 지자체 재정자금이 지원된다. 또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폐광은 육백산 화훼휴양단지로, 전남 화순군 능지면 폐광은 전통식품 산업단지로 각각 새롭게 조성된다.
지식경제부는 4일 전국 12개 폐광지역을 대상으로 '폐광지역 경제자립형 개발사업'을 선정하고 내년 예산으로 50억원을 우선 배정했다고 밝혔다. 1차 선정된 폐광지역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획재정부 예산심의를 거쳐 총사업비 2791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정부 측은 밝혔다.
[채수환 기자]
26. [매일경제]내년 역외탈세 조사 더 세게…국세청 관련예산 20억 늘려
국제거래를 이용한 해외재산 은닉 조사 등 국세청의 내년 역외탈세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역외탈세 예산은 올해 58억원에서 내년에는 20억원이 늘어난 78억원으로 편성됐다.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지만 크게 삭감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의 예산 증액은 최근 역외시장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탈세에 나서는 사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세청은 증액된 예산을 10여 개국에 나가 있는 해외세정연구관(외국 파견요원) 체류비와 정보수집 활동에 집중 사용할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역외탈세 조사는 각국이 세원 확보를 위해 최근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국회에서 증액된 예산이 확정되면 좀 더 심도 있는 조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세청은 역외탈세 조사를 위한 특수활동비는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에도 반영하지 못했다.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첨부할 필요가 없는 경비다. 예컨대 해외 은행 계좌에 있는 한국인 거래내역을 파악하기 위해 매입 증거 없이 기밀자료를 확보하는 데 쓰인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은 올해처럼 특수활동비는 빠진 채 해외체류경비(22억원)와 정보활동비(36억원)에 20억원이 추가된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역외탈세 예산은 증가했지만 우리가 요구한 특수활동비가 제외돼 아쉬운 점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 전체 편성예산은 올해 1조4631억원에서 내년에는 1조3922억원으로 709억원이 감소했다.
[김병호 기자]
27. [매일경제][MK 모닝] 비소비지출 `찜찜한 급증`
벌이는 나아졌는데 왜 맨날 쪼들릴까.
대다수 생활인들이 갖는 원초적인 궁금증이다. 가정마다, 개인마다 사정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다만 통계적으로는 평균적인 해답을 도출해낼 수 있다.
4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가계동향 원시자료를 재가공한 결과, 물가상승률(2005년 100 기준)을 감안한 2011년 2분기 가구당 평균 실질소득은 270만5924원으로 집계됐다.
2006년 2분기(262만1787원)에 비해 불과 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가구당 평균 실질가계지출은 210만1283원에서 219만2926원으로 4.4% 늘어났다.
'도토리 키재기' 같지만 소득보다 소비증가율이 더 높았다는 뜻이다.
사실 '왜 맨날 쪼들리나'의 해답을 찾으려면 소득 못지않게 소비구조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비소비지출이다. 5년간 실질 비소비지출 증가율은 11.1%로 전체 실질소비지출 증가율(2.5%)의 4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비소비지출이란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공적 비소비지출 및 가구 간 이전, 비영리단체로의 이전 등의 사적 비소비지출로 구성된다. 한마디로 '돈 쓰는 기분도 못 내보고 술술 빠져나가는 돈'이다.
실감나는 비교를 위해 물가상승률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금액을 따져보자.
2006년 2분기 이후 5년 만에 소비지출은 167만4959원에서 202만5850원으로 20.9% 상승했다. 하지만 비소비지출은 46만9925원에서 61만5926원으로 무려 31.1% 급증했다. 특히 부정기적으로 걷어가는 비경상조세(73.6%)를 비롯해 사회보험(62.1%), 이자비용(66.4%)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정기적으로 걷어가는 경상조세도 26.8% 증가했다.
사실 260만원 남짓한 전체 소비액에서 비소비지출의 비중은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 안의 항목들이 아무리 늘어나봤자 '새발의 피'라고 할 수도 있다.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예컨대 사회보험료가 60% 이상 늘었다고 하지만 절대금액으로는 5만6662원에서 9만1867원으로 3만여 원 증가했을 뿐이다.
그러나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비소비지출은 찜찜한 지출이다. 소비만족도가 일반지출보다 크게 낮을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왜 맨날 이 모양이냐'는 분노에 가까운 좌절을 부를 수도 있는 지출이다.
[이진우 기자]
28. [매일경제]바이오디젤등 석유 대체연료 자동차용 첨가제로 사용못해
앞으로 자동차용 첨가제에서 석유대체연료가 제외된다. 또 찌개용과 탕용 배추김치에 대해서도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정부는 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심의ㆍ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 등 석유대체연료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은 자동차용 첨가제에서 제외된다. 이는 석유대체연료에 해당하는 물질이 자동차 성능을 향상시키거나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첨가제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넙치와 참돔, 낙지, 미꾸라지 등 6가지 수산물과 탕ㆍ찌개용 배추김치에도 원산지 표시를 하도록 하는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됐다. 다만 주류와 농수산물 가공품에 사용하는 주정은 원산지 표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KTX 등 철도 차량에도 광고를 허용하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처리했다. 당초 차관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에는 사업용 자동차ㆍ화물자동차 차체 옆면 외의 부분에도 추가로 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이 부분은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이상훈 기자]
29. [매일경제]`실업자 분노` 해결에 스타벅스 CEO 나섰다
"더 이상 워싱턴 정치인이나 정부 대응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ㆍ사진)가 이번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미국인들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8월 "미국 국가부채 한도액 증액을 놓고 지지부진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또다시 '행동'에 나섰다.
스타벅스는 미국 1만9000개 스타벅스 매장 중 6800개에서 '미국을 위한 일자리 창출' 모금 캠페인에 돌입한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모금운동은 중소기업 저리 대출기관인 기회재정네트워크(CFN)와 공동 진행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모금된 자금은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에 사용된다.
스타벅스는 우선 모금운동 기초자금으로 500만달러를 내놨다. 다음달 1일부터 매장을 찾는 고객이 5달러를 기부하면 CFN이 30달러를 내는 방식으로 기금을 조성해 대형 금융회사 접근이 어려운 소기업에 대출을 해준다. 5달러를 낸 고객은 '분리할 수 없는(indivisible)'이라고 쓰여 있는 손목 밴드를 받는다. 스타벅스는 "이 손목 밴드는 고용 창출을 돕기 위한 미국인들의 연대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9월 실업률은 9.1%에 이른다. 그리고 실업자 중 30%는 1년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태에서 민간 고용 중 절반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지원에 정치권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자 슐츠가 직접 총대를 멘 것이다.
미국에서는 매일 수백만 명이 스타벅스 매장을 찾고 있기 때문에 이 운동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게 스타벅스의 설명이다. 이 운동에 동참을 희망하는 사람은 온라인(www.CreateJobsforUSA.com)을 이용해서도 기부할 수 있다. 자금 지원을 원하는 소기업은 심사를 거쳐 1만달러에서 20만달러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CFN은 "3000달러 기부가 발생할 때마다 일자리 하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이 같은 움직임이 소기업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거시 경제적으로도 효과를 나타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슐츠가 일자리 창출 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우연히 만난 한 중년 남성 때문이었다.
ABC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슐츠 CEO는 시애틀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자주 만났던 한 중년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슐츠 CEO는 "얼굴을 자주 마주쳤기에 낯이 익어 매장을 자주 찾아줘 고맙다고 인사했다"면서 "그런데 나를 본 그는 울먹이면서 여기 말고는 갈 곳이 없어서 매일 매장을 찾는 것이라며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년 남성을 보고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익활동을 중시하는 슐츠 CEO는 이전부터 독특한 기업 운영 방식으로 화제를 낳았다. 1987년 '최고 커피를 제공하자'는 목표로 스타벅스를 인수한 뒤 1990년대에 승승장구했다. 회사의 고도 성장이 지속되면서 그는 '영혼이 있는 회사를 만들자'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모든 스타벅스 근로자에게는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동거자 포함)의 건강보험을 제공했다. 또 모든 근로자가 최소 일주일에 20시간 이상 일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용 불안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임직원을 위한 스톡옵션 계획을 도입하기도 했다. 비록 급여는 낮았지만 회사에 대한 직원들 로열티는 매우 높았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보트위닉 기업윤리상, 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에서 존 우든 글로벌 리더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적 때문에 그가 정치권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슐츠는 "나는 정치적인 자리에 전혀 관심이 없다. 나는 민간 시민 자격으로 이 같은 일을 하는 것"이라며 소문을 일축하고 있다.
[박승철 기자]
30. [매일경제]사상최대 상하이엑스포, 2조4천억원 빚잔치
중국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상하이엑스포가 결국 빚 잔치로 끝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상하이엑스포로 상하이시가 130억위안(약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시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엑스포장 건설과 운영에 317억위안을 투입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31억위안 초과된 것이다.
수입 대부분은 입장권 판매로, 전체 수입 130억위안 가운데 입장권 판매 수익은 73억6000만위안이었다. 상하이시는 "원래 책정돼 있던 운영비용이 106억위안이었으며 실제 사용된 운영 비용은 120억위안"이라며 "상하이엑스포운영위원회 측에서 예산을 유용한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무분별하게 발행된 무료 입장권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SCMP는 "상하이엑스포 입장권 평균 가격은 129위안에 달한다"며 "그러나 회계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평균 가격은 100위안에 그쳤다"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31. [매일경제]美 3대 항공사 아메리칸항공 파산說
미국 3대 항공사인 아메리칸항공의 지주회사 AMR가 파산설에 휩싸이며 주가가 폭락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항공 수요가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인데 다른 항공사까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AMR 주가는 장중 한때 41%까지 폭락했으나 이후 소폭 만회하며 33.1% 하락한 1.9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1년 전 9달러에 육박했던 주가가 4분의 1 토막 난 셈이다.
앤드루 배코버 AMR 대변인은 "파산 소문을 알고 있지만 법정관리를 통한 구조조정은 우리 목표도, 선호하는 바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실적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어 자금을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AMR의 주식 거래는 주가가 5분간 10% 이상 급변하는 '서킷 브레이커' 상황을 수시로 연출하며 일곱 차례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아메리칸항공은 미국 대형 항공사 가운데 지난 10년간 유일하게 파산보호를 신청하지 않을 만큼 경영 상태가 튼실한 기업이다. 하지만 높은 인건비와 노후된 기종, 유가 상승 시 연료비 상승 등의 이유로 경영상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 2분기에는 델타, 유나이티드-컨티넨털 등 경쟁 항공사들은 모두 흑자를 기록했으나 아메리칸항공은 2억8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MR가 3분기에 주당 42센트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MR는 지난해 3분기에 주당 39센트 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이면 AMR 현금성 자산은 47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AMR는 1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항공기를 담보로 7억2570만달러어치의 1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발행 금리가 2009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여기에 최근 조종사들과의 재계약 협상이 난항을 보이자 일부 조종사들이 집단 퇴직하기도 했다.
아메리칸한공은 최근 한 달 새 조종사 240명이 퇴직을 신청했고, 이에 따라 10월부터 국제 항공 노선을 일부 줄일 계획이다.
조종사들은 회사의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자 자신의 연금 보호를 위해 집단 퇴직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파산설에 회사 주가가 급락하자 4일(현지시간) 뒤늦게 조종사들과 재협상 대화를 재개했다.
블룸버그는 "아메리칸항공이 현금 47억달러를 보유한 상태에서 스스로 법정관리를 신청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뉴욕 소재 맥심그룹의 레이 네이들 우주ㆍ항공담당 애널리스트는 "AMR도 항공업계 다른 경쟁사들처럼 비용 절감 필요성이 있어 여러 사항을 고려하면 파산보호 신청안이 최선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 침체에 따른 항공 수요 감소 우려까지 겹치며 이날 미국 3대 항공사인 델타 주가는 11%, 유나이티드-컨티넨털홀딩스는 12% 각각 급락했다.
[서찬동 기자]
32. [매일경제]G2 환율전쟁 재점화…美 환율보복법 상정에 中 강력반발
미국과 중국 간 환율 전쟁이 다시 발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상원은 3일(현지시간) 환율 저평가 대응 법안 논의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79표, 반대 19표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을 부당한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기업과 노동조합이 외국 정부의 환율 조작 의혹에 대해 상무부에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 법안에 중국이 명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법안을 공동 발의한 찰스 슈머 의원은 "(위안화 저환율 정책이)미국 제조업계의 경제적 건전성과 대내외적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해 중국이 법안 상정의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법안 지지층은 앞으로 위안화가 절상되면 미국 수출이 증가하고 일자리 수천 개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반대층은 법안이 처리되면 중국이 보복 관세를 매기는 등 외교 마찰로 번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백악관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금융위기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중국 측 협조가 절실하나 내년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미국 여론은 여전히 중국 환율 정책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미국 주요 경제단체와 공화당 지도부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법안이 이른 시일 내에 의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법안 상정을 두고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미국이 재정적자와 실업률 증가라는 자국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성명을 내고 미국 측 법안은 높은 무역적자와 실업률 등 근원적인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환율 불균형을 이용해 환율 문제를 증폭시키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는 보호주의적 조치를 부과한 것으로, 양국 간 협력관계를 저해한다"고 비판했다.
[김미연 기자]
33. [매일경제]소로스, 아프리카에 또 통큰 지원
헤지펀드 대부인 조지 소로스(사진)가 아프리카에 '통 큰 지원'을 한다.
소로스는 3일(현지시간) 유엔본부에서 아프리카 시골 마을을 개발하는 데 274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로소는 또 향후 5년간 아프리카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위해 최대 2000만달러를 대출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열린사회재단'을 이끌고 있는 소로스는 이날 재단 이사들이 애초 염려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밀레니엄 빌리지(Millennium Villages)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지지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소로스는 "이사회가 5년 전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을 당시 기부금을 내는 것에 대해 위험하다며 반대했다"며 "그러나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지원이기 때문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로스는 이 프로젝트는 큰 도전이었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는 어린이ㆍ산모 사망률 축소와 극빈층 감축 등 유엔 개발 목표를 달성하고 아프리카 국가의 모델로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아프리카 10개국 50만명을 돕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006년에도 소로스는 아프리카 빈곤 퇴치를 위해 5000만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소로스는 개인재산 145억달러를 보유한 거부이면서도 자선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가 1979년 세운 '소로스재단'과 '열린사회연구소' 등은 기부사업 창구다. 모국인 헝가리에 1993년 설립한 '중부유럽대학'은 공산체제 붕괴 이후 중ㆍ동부 유럽 국가가 시장체제로 전환하는 걸 돕기 위한 것이다. 그는 지금도 매년 3억~5억달러에 이르는 기부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소로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 아래 3주째 이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한 질문에 "그들 견해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김덕식 기자]
34. [매일경제]룸메이트 살해혐의 美여대생 26년형 벗어
영국인 룸메이트 메레디스 커처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2009년 26년형을 선고받은 미국 여성 아만다 녹스(24ㆍ사진)가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페루자 법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 평결을 받았다.
전 세계 시선이 집중된 이날 항소심 법정은 완벽한 한 편의 반전드라마를 연출했다. 녹스는 마지막 판결에 앞서 "내가 저지르지 않은 일 때문에 인생을 망쳤다"면서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고 극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순간 변호사에게 안겨 눈물을 쏟았다.
녹스는 2007년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재학 중 교환학생으로 페루자에 왔다가 같은 해 11월 룸메이트 커처를 살해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커처는 자기 방에서 목이 거의 잘린 반나체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녹스가 애인 라파엘 솔레시토와 또 다른 용의자였던 코트디부아르 출신 대학생 루디 구데 등과 함께 커처에게 집단 성관계를 할 것을 요구하다가 커처를 살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당시 경찰은 증거자료로 솔레시토 방에서 찾아낸 칼자루와 칼날, 커처 브래지어에서 채취한 녹스와 솔레시토 DNA 등을 제출했다.
그러나 녹스와 솔레시토는 무죄를 주장하며 구데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해왔다. 결국 1심에서 녹스는 26년형, 솔레시토는 25년형, 구데는 30년형을 선고받았다. 결백을 주장해온 녹스와 솔레시토는 지난해 11월 항소해 1심 선고 때 핵심이 됐던 DNA 증거 등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날 항소심에서 배심원단은 증거자료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녹스와 솔레시토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 발생 후 무려 40여 일이나 지난 뒤 DNA가 채취돼 샘플이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외부 전문가 평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이탈리아 검찰은 "녹스가 평소 마약과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으며 커처가 사망한 후에도 애인과 함께 아무 일 없다는 듯 쇼핑을 다니는 등 '악마 같은 본성'을 드러냈다"며 녹스를 '사악하기 짝이 없는 팜파탈''섹스광'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법정 공방이 4년간 이어지며 미모의 얼굴이 공개된 녹스는 지지단체가 생겨나고 이 사건을 다룬 영화가 개봉될 정도로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주영 기자]
35. [매일경제]저축銀 서바이벌 2차미션 "자본 더 늘려라"
'살아남은 자들도 진짜 전투는 지금부터?'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한바탕 지나갔지만 영업정지 조치를 당하지 않은 저축은행들도 경영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살아남은 저축은행들도 증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거나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만기가 돌아오는 후순위채 환급도 준비해야 한다. 이미 일부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의 적기시정 조치 때 자산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 확충 계획을 신고했고, 이번 공시 때 이를 주석에 달아놓았다. 이를 감안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나온 89개 저축은행의 2010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자본상태를 점검했다.
◆ 저축은행 '자본확충 특명'
먼저 사업 실적을 공시한 저축은행 89개사 중 33개사가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적자 폭이 커져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는 상태를 말한다. 자본잠식률이 100%를 넘는 완전자본잠식 저축은행은 신민(129.34%), 우리(261.03%), 대원(270.74%), 예쓰(187.11%), 경남제일(894.35%), 미래(249.78%) 등 6곳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완전자본잠식이라고 고객들이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 6개 저축은행 중 우리, 대원저축은행은 경영정상화자금 수혜자로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 은행이고 예쓰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정상화 절차를 진행 중인 곳이어서 큰 문제는 없다.
대형 저축은행 중 하나인 미래도 지난달 29일 1137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반영할 경우 BIS 비율은 -10.17%에서 5.25%로 증가하게 된다. 또한 자기자본금도 454억원으로 늘어나 자본잠식률이 71.5%로 대폭 줄어든다.
경남제일과 신민저축은행도 최근 각각 332억원, 120억원 증자를 통해 불을 껐다. 이에 따라 자본잠식률이 894.35%, 129.34%에서 각각 79.7%. 65%로 낮아지고 BIS 비율도 5%를 상회하게 됐다.
솔로몬(자본잠식률 41.52%), 흥국(23.74%), 유니온(22.50%) 등 완전자본잠식은 아니지만 자본잠식이 시작된 저축은행은 9곳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저축은행 또한 곧 유상증자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곧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고, 추가 증자도 검토 중이다. 또한 대치동, 역삼동 사옥 매각 이익금 400억원이 입금되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후 경기솔로몬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건전성 지표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BIS 비율은 이미 9%를 넘겨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니온저축은행도 10월에 20억~30억원의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미 유상증자 등을 통해 BIS 비율이나 자본잠식 문제를 해결했다.
◆ 저축은행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불안감이 높지만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95%로 여전히 금융권 금리 중 가장 높다. 무조건 저축은행을 도외시하기보다는 현명하게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저축은행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이내로 저축은행 예ㆍ적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5000만원까지는 예금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저축은행 이용 고객 중 5000만원 초과 예금자라면 분할해지(예금 중 일부만 인출하는 것)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원리금을 합해 5000만원이 넘는 금액만 따로 떼어내 찾는 식이다. 예금을 전부 해지하면 1~2%밖에 이자를 받지 못하지만 분할해지를 하면 5000만원까지는 약정이자와 예금보호를 모두 받을 수 있다.
높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싶다면 저축은행별로 2000만원씩 예금을 분산하면 된다. 이는 예금보험제도가 아니라 저축은행 영업정지 때 2000만원까지 미리 찾을 수 있는 가지급금 제도를 활용한 전략이다.
신규 가입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옥석 가리기를 할 필요가 있다. 이때 건전성 지표는 확실히 따져봐야 한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 이상, 고정이하여신 비율 8% 미만이라는 '8ㆍ8클럽'만으로는 더 이상 우량 저축은행을 가릴 수 없는 만큼 여기에 더해 △기본자기자본비율(Tier1) △부실 가능 대출 비율 △유동성 비율 △가계ㆍ기업 대출 비중 △순이익 여부 △연체율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손일선 기자 / 전정홍 기자]
36. [매일경제]제일저축銀 유동천 회장 영장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고객 1만여 명 명의를 도용해 10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로 제일저축은행 대주주이자 회장인 유동천 씨(71ㆍ사진)를 지난 2일 오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합수단은 지난달 28일 구속한 제일저축은행 이용준 행장과 장 모 전무를 조사한 결과 유 회장이 불법 대출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 회장 신병을 확보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유 회장은 이 행장과 장 전무에게 고객 1만1700명 명의를 도용해 제일저축은행 돈 1400억여 원을 불법 대출받도록 지시한 혐의다.
유 회장 일가는 고객 명의를 도용해 대출받은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개인 투자에 사용했다가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장 전무가 대주주 일가의 집사 노릇을 하며 비자금을 관리한 정황이 포착돼 장씨를 상대로 돈 용처를 집중 추궁해 왔다.
그러나 이 행장 등은 회사 차원에서 투자해 수익을 내려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동은 기자]
37. [매일경제]MB, 금융사 회장들 호출…6일 간담회
소버린 쇼크 이후 국내 금융권이 크게 출렁이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을 직접 호출했다.
국내 금융권의 위기 상황과 문제점을 대통령이 집적 경청하고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5개 금융지주 회장 외에도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지주 격인 BS금융지주, DGB금융지주 회장과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등 금융 관련 6개 협회장도 참석한다.
이 같은 금융지주 회장들에 대한 청와대의 호출은 회의를 사흘 앞둔 지난 3일 긴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지주사 회장은 매일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참석 범위와 안건에 대해서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며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급격히 상승하고 달러 대비 원화값과 주가가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권 환경이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민간 금융 전문가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문제나 은행권의 지나친 '이자 따먹기' 행태에 대한 대통령의 따끔한 질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고객 위에 군림하는 금융권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해왔다. 또한 이 대통령이 서민금융에 대한 금융권의 협조를 당부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도 이번 간담회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승유 회장과 이팔성 회장, 어윤대 회장은 이 대통령과 고대 동문 사이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강만수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브레인 역할을 해온 만큼 이들의 만남이 국내 금융권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명 기자 / 손일선 기자]
38.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4일)
39. [매일경제]삼성-미쓰이, 멕시코 LNG기지 완공
삼성물산과 미쓰이물산이 최근 멕시코 만사니요 LNG터미널 공사를 끝내고 연말부터 LNG선 입항과 시운전 작업을 본격 개시한다. 삼성은 한국에서 자금, 메인 설비 설계, 기자재 조달을 담당하고 미쓰이물산은 일본 쪽 금융과 접안설비 EPC 조달을 맡고 있다.
삼성물산을 비롯해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등 한국 종합상사가 일본 종합상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이 지닌 강점을 살려 프로젝트를 공동 수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미쓰이물산의 이번 협력은 삼성 측이 미쓰이물산 측에 공동 사업을 하자고 제안해서 이뤄졌다.
김창수 삼성물산 부사장(기계ㆍ플랜트 본부장)은 "한ㆍ일 상사 간 협력은 단순 플랜트 수출에서 탈피해 BOT나 PPP 등 공동 운영사업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양국 간 협업은 경쟁력 확보와 리스크 분산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만사니요 LNG인수기지 사업은 터미널과 저장ㆍ기화 설비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 8억7500만달러로 삼성물산과 미쓰이가 각각 37.5%를, 한국가스공사가 25%를 출자했다.
김 부사장은 "만사니요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미쓰이에 먼저 제안한 사업"이라며 "양사가 역할 분담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멕시코 프로젝트는 한ㆍ일 간 경제협력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양사 간 강점을 활용한 사업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일본 종합상사들과 협력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태국 복합화력발전소(110㎿×7) 프로젝트 EPC사인 미쓰이와 발전용 보일러 14기와 부속장치 납품 계약을 5000만달러에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미쓰이에 보일러 2기를 납품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쓰이 등 일본 상사들과 민자발전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일본계 엔지니어링사들과 EPC사업을 함께 수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상사는 2009년부터 이토추와 함께 캐나다 레이븐 유연탄광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밴쿠버 남부에 위치한 레이븐 광산은 탐사 단계로, 양사가 지분 20%씩을 확보하고 있다. SK네트웍스도 일본계 종합상사 소지스와 손잡고 호주 와이옹 유연탄광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향후에도 기회가 된다면 일본 상사와 협력해 국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국 대기업들도 일본 상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스미토모는 지난 2월 UAE 슈웨이핫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공동 수주했고, 한국가스공사는 미쓰비시상사와 함께 인도네시아에서 천연가스 개발에 나섰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한ㆍ일 기업 간 협력 프로젝트는 플랜트ㆍ인프라스트럭처 5310억엔, 자원 1조2180억엔에 달한다.
이처럼 최근 들어 한ㆍ일 상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가장 큰 목적은 시너지 효과 증대다. 역사가 오래된 일본계 종합상사는 자금 조달 능력과 현지 네트워크, 풍부한 사업경험 등에서 한국 종합상사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한국 상사가 일본 회사와 손잡고 일본에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하면 금리 혜택을 포함해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많다. 일본은 한국보다 금리가 훨씬 낮기 때문이다. 한국 상사들은 사업 추진력과 플랜트 운영, EPC 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플랜트 사업 규모가 조원대로 커지면서 단일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그렇다고 경쟁관계인 국내 기업끼리 협력을 하기에는 기업 오너 눈치가 보인다고 상사 관계자들은 전한다.
■ <용어설명>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 플랜트 설계와 기자재 구매, 시설물 구축을 지칭한다.
BOT(Build Own Transfer) : 시설 준공 후 일정 기간 사업시행자에게 소유권이 인정되며, 기간 만료 후 국가 또는 지자체에 설비가 귀속되는 사업방식.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 공공과 민간부문 간 협력사업.
[정승환 기자]
40. [매일경제]롯데그룹 고졸사원 첫 공채
롯데가 고졸 이상을 대상으로 그룹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개채용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공채 합격자는 JA(Junior Assistant)급 사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롯데는 그동안 전문대 졸업자를 대상으로 JA를 뽑았으나 이번 채용부터 지원자격을 고졸 이상으로 확대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영업관리, 서비스, 경영지원, 기술분야 등을 담당하는 JA를 뽑는 것"이라며 "학력보다는 실무능력을 우선시하며 각종 경시대회 수상자와 교내 성적 우수자, 해당 직무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인재를 우대한다"고 밝혔다.
롯데가 JA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선 것은 그동안 계열사별 수시전형으로 이뤄지던 고졸 채용을 그룹사 통합 공채로 전환해 우수 인재의 지원 기회를 확대하고,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선발과 육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이번 공채를 통해 뽑힌 고졸 인재에게는 계열사별 사규에 따라 전문대 졸업자에 준하는 대우를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모집 분야는 △유화 △식품 △서비스 △유통 △건설ㆍ제조 등 총 5개 부문으로 호남석유화학,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제과 등 15개사에서 5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원서 접수는 5~14일 롯데 채용 홈페이지(job.lotte.co.kr)에서 한다.
이에 앞서 롯데그룹은 하반기 신입사원 지원 자격을 기존 대졸에서 고졸 이상으로 확대했다. 지난달 29일 접수가 마감된 하반기 그룹 공채 규모는 신입 900명, 인턴 650명 등 총 1550명이다.
롯데그룹 인사담당자는 "채용 문턱을 낮춰 실무능력을 갖춘 고졸 인재들에게 적극적으로 취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승환 기자]
41. [매일경제]현대·기아차 미국서 `멈칫`
현대ㆍ기아차가 상반기에 호황을 이어가던 미국에서 6개월 만에 시장점유율이 8%대로 떨어지는 등 주춤하고 있다. 미국ㆍ일본차 업체들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게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4일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8만7660대를 판매했다. 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4% 증가한 것이지만 지난 8월에 비해서는 12%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달 현대ㆍ기아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8.3%에 그쳐 8월(9.3%)에 비해 1%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은 점유율은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 7.7%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3월(8.5%) 이후 처음으로 8%대로 떨어진 것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점유율에서 GM, 포드, 크라이슬러, 도요타, 닛산, 혼다 등에 이어 7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 5위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두 단계 하락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들어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일본 업체 부진 등으로 5월 미국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어서는 등 호황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6ㆍ7월 9.9%를 기록한 데 이어 8월에 9.3%로 내려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미국ㆍ일본차 업체들이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계절적으로 승용차 수요가 적은 시기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는 올해 9월 국내 5만6253대, 해외 30만3307대 등 전 세계시장에서 35만9560대를 판매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할 때 14.1% 증가한 수치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 4만1952대, 해외 17만1150대 등 총 21만3102대를 판매했다. 작년 동월에 대비할 때 국내 판매는 4.4%, 해외판매는 19.8% 증가했다.
[김규식 기자]
42. [매일경제]정몽구회장 부인 2주기 제사에 현정은회장 참석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함께 보유하게 된 현대상선 지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얼굴을 맞댔다.
4일 오후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자택에서 정몽구 회장 부인 고(故) 이정화 여사의 2주기 제사가 있었다. 이 자리에는 현 회장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현대중공업 한라그룹 KCC 등 범현대가가 함께했다.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때에도 현 회장은 1주기 제사에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돌아가신 분에 대한 추모의 자리고, 지난해처럼 현대건설 인수전도 걸려 있지 않아 분위기가 평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날 분위기가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을 제치고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넘겨받은 현대상선 지분(7.8%)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화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에서는 양가가 '진정한'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그룹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치고 있다.
여기에 현대그룹은 지난달 3일 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결혼식을 앞두고 현대건설 인수전 관련 현대차그룹에 대한 일부 소송을 취하하면서 양가 간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정몽구 회장의 결혼식 참석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당시 정 회장은 조카딸 결혼식에 불참하며 화환만 보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 측이 여전히 현대그룹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양 그룹 간 '화해'가 평행선을 긋는 가운데 현 회장이 제사에 참석하며 정 회장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가 됐다.
[이승훈 기자 / 문일호 기자 / 김제림 기자]
43. [매일경제]한국GM, 중형차 `말리부` 출시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가 8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로 독주하는 국내 중형차 시장에 새로운 강자가 등장했다. 한국GM이 쉐보레의 첫 글로벌 중형차 '말리부'를 출시하며 르노삼성 SM5와 함께 본격적인 4파전을 예고한 것이다.
한국GM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말리부 신차발표회를 개최했다. 쉐보레 말리부는 이날부터 사전 계약을 받은 뒤 다음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중형차가 자동차 업계에서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해 준중형을 제치고 가장 많이 판매된 부문이 바로 중형차다. 승용차 부문에서는 33%,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포함한 전 차종 부문에서도 22%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도 중형차 부문은 시장점유율 16%로 준중형에 이어 전 차종 부문에서 2위를 달리고 있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한국은 GM이 전 세계에서 최초로 말리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시장"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말리부는 매력적인 스타일과 안락한 실내공간, 탁월한 핸들링과 정숙성 등을 두루 겸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리부는 북미 시장의 대표적인 중형차로 유명 인사들 고급 주거지역으로 잘 알려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명에서 이름을 따왔다. 1964년 1세대 모델이 데뷔한 이래 최근까지 850만대 이상 판매됐다. 이번에 출시되는 모델은 8세대로 분류된다.
말리부 디자인의 큰 특징은 쉐보레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카마로와 콜벳에서 얻은 영감을 패밀리 세단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김태완 한국GM 디자인총괄 부사장은 "스포츠카의 강인한 첫인상과 함께 중형차다운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말리부 외형은 쉐보레만의 앞모습인 듀얼 포트 그릴에 HID(고휘도 방전) 헤드 램프를 장착했다. 전면과 후면의 대형 쉐보레 엠블럼과 함께 두 개의 사각 형태로 이루어져 스포츠카 카마로를 연상하게 하는 듀얼 테일 램프(후미등)가 특징이다.
말리부 시트는 항공기 조종석처럼 어깨와 엉덩이 부분에 넉넉한 여유공간을 확보해 편안한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이는 '오스카(OSCAR)'라는 삼차원 인체 모형 마네킹 등과 같은 첨단장비를 통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또 카마로 DNA를 이어받은 듀얼 크롬 계기판을 비롯해 변속기, 센터페시아 주변과 도어 트림을 금속과 크롬 소재로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말리부는 2.0ℓ와 2.4ℓ DOHC 에코텍 엔진을 6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장착했다. 최첨단 전자식 주행 안전 제어장치인 ESC와 급제동 시 네 바퀴에 브레이크 제동력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EBD-ABS, 차량 속도에 따라 엔진 구동력을 조절하는 TCS 등 안전장치가 안정성을 높였다.
말리부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0ℓ 모델이 LS 2185만원, LT 2516만원, LTZ 2821만원이다. 2.4ℓ 모델은 LTZ 3172만원이다.
쉐보레 말리부 출시에 따라 각 회사는 대응전략 마련에 나섰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대해 30일 이내 불만족 시 i40와 그랜저 싼타페 베라크루즈 등 다른 차량으로 교환해주는 '차종교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나섰다.
르노삼성 SM5도 이달 판매 조건으로 보증서비스 연장을 들고 나왔다.
[이승훈 기자 / 김제림 기자]
44. [매일경제]구본웅씨 미국서 벤처투자가로 활약
"한국 기업과 실리콘밸리 첨단기술 사이에 중간단계 역할을 하는 새 모델을 제시할 것입니다."
재계 오너 3세가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식경제부와 KOTRA, 벤처기업협회가 마련한 '벤처투자유치 로드쇼'에 강연자로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구자홍 LS그룹 회장 외아들인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털 대표(32). 그는 이날 한국 벤처기업인을 대상으로 미국에서의 투자유치 방법 등을 강연해 호평받았다. 구 대표는 스탠퍼드대 경제학과와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거쳐 지난해 초 MBA 동기 2명과 함께 하버퍼시픽캐피털을 설립했다. 이어 4000만달러(약 480억원)를 조성한 뒤 전 세계 14개사에 투자했다.
구 대표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했는데 한국 기업 중 한 곳은 최근 대기업에 인수됐고, 다른 한 곳은 내년 중 상장을 계획하는 등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벤처캐피털 '포메이션8'을 설립하고 자금을 모으고 있다.
구 대표는 "4억~5억달러에 달하는 2차 펀드를 조성 중인데, 투자 모델도 이전 펀드보다 상당히 진화된 형태"라며 "올해 말부터 본격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포메이션8에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클린 테크놀로지 투자전문 벤처캐피털 CMEA의 창업자 톰 바루크, 유튜브와 페이스북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기든 유 샌프란시스코49ers 최고전략책임자 등 쟁쟁한 인물들이 참가해 주목받고 있다.
구 대표는 "미국 첨단기술을 한국 등 아시아에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연결돼 투자와 같은 의사결정을 실질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본웅 대표가 연말까지 벤처투자 목적으로 4억~5억달러를 모을 계획"이라며 "LS그룹은 포메이션8에 참여하는 여러 투자자 중 하나로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계만 기자]
45. [매일경제]LG전자 2차협력사에 250억 지원
전자업계의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동반성장 파트너를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는 한편, 중소기업 기술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무상 지원한다.
LG전자는 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동반성장 차원에서 25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LG전자가 기업은행과 함께 운용하고 있는 'LG전자 상생협력펀드' 1250억원 가운데 일부다.
LG전자 상생협력펀드는 지난 5월 1ㆍ2차 협력사와 가진 'LG전자 캠프 동반성장 결의식'에서 발표한 협력사 지원 방침 가운데 협력사 금융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 불안과 세계적인 저성장 경제 기조 등으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진 2차 협력사에 긴급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LG전자 상생협력펀드는 신용등급에 따라 시중 대출금리보다 최소 1.9%포인트에서 최대 2.4%포인트까지 저렴한 저금리 대출 상품이다. 이 펀드의 만기는 1년이지만 필요한 경우 1년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LG전자는 이달 초부터 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신청받아 모두 102개 중소기업을 선정해 지원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생산ㆍ제조ㆍ물류ㆍ생산성 관리시스템 등 제조공정 전반에 걸쳐 생산성 혁신을 지원하는 '대ㆍ중소기업 간 생산성 혁신 파트너십 사업' 대상을 1차 협력사에서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회적 책임 컨설팅ㆍ교육도 2013년까지 2차 협력사로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도 1000억원을 투입해 동반성장과 개방형 기술네트워크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동반성장과 중소기업 기술력 제고를 위해 지난달 1000억원을 대ㆍ중소기업 협력재단에 출연하고 협력사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개발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기술개발 완료 시에는 성과를 중소기업과 삼성전자가 공유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현물이나 융자 형태 지원은 다양하게 진행됐지만 직접 현금을 출연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번 출연은 지난해 12월 마련된 조세특례제한법상 '동반성장 투자재원 출연 세액공제'의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연금 중 7%인 70억원을 법인세에서 공제받게 된다.
대ㆍ중소기업 협력재단 관계자는 "현재 몇몇 대기업이 연구ㆍ개발(R&D) 성과 공유를 위한 자금을 출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기술과 자금지원 등을 통해 협력업체 성장을 유도하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46. [매일경제]포스코, 쉘에 5년간 철강 공급
포스코가 오일 메이저에 철강재를 독점 공급한다. 이를 통해 유럽 철강사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해양ㆍ에너지용 고부가가치 후판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다국적 오일 메이저 기업인 쉘과 해양플랜트 후판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2016년까지 쉘이 발주하는 모든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 각종 해양구조용 후판을 공급하게 됐다. 이후에는 실적에 따라 계약을 5년 더 연장할 수 있다. 이번처럼 오일 메이저 기업이 후판에 대한 장기공급 권한을 특정 업체에만 부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해양플랜트에 사용되는 강재는 가혹한 해양환경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발주처에서 엄격한 안전기준과 까다로운 품질조건을 요구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해양구조용 철강재는 기술 수준이 높고 공급 실적이 우수한 유럽과 일본의 소수 선진 철강회사들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해 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쉘이 이번에 포스코를 장기적인 협력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포스코의 기술력과 품질수준, 가격경쟁력, 프로젝트 대응능력, R&D 수행역량 등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해양구조용 강재에 대한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해 영하 40도에서 용접부 성능을 보증할 수 있는 고강도 후판을 공급해 오고 있다. 내년까지 영하 60도에서도 보증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 극저온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면서 높은 내마모성과 함께 용접성능과 내부식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새로운 소재의 해양플랜트 적용도 연구 중이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해양플랜트 후판시장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에너지용 고부가가치 후판도 자동차용 강판 못지않게 '월드 베스트' 전략제품으로 육성해 글로벌 후판 메이저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문일호 기자]
47. [매일경제]척 물로이 SAP 아·태-재팬 마케팅 총괄…"얼리어답터가 한국SW 이끌것"
"한국은 소프트웨어 혁신을 확인할 수 있는 얼리어답터 국가죠."
척 물로이 SAP 아시아ㆍ태평양-재팬 마케팅 총괄은 한국에 대한 인상을 '빠른 속도'와 '높은 기술력(하이테크)'으로 풀어냈다.
현재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한 국가에 불과하지만 기초적인 내장 메모리 프로그램 분야에서 현재 대세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까지 끊임없는 발전을 이루는 세계의 중심이란 뜻이다.
SAP는 B2B(기업 대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독일 발도루프에서 1972년 5명의 직원으로 출발해 현재 전 세계 5만3513명의 임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2010년 전 세계 매출은 124억6100만유로(약 18조6167억원). 한국에서 패키지 소프트웨어 수출액은 1억9500만달러(약 2184억원)를 헤아린다. 이런 글로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15개 R&D센터 중 아시아에선 한국과 인도에만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나 기업들의 반응이 최첨단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 만큼 빠르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R&D) 시장에 내놓아 반응을 살피는 시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지녔다는 뜻이다.
척 물로이 총괄은 싱가포르 등 아시아 다른 지역보다 인적자원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도 한국시장의 미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소프트웨어 시대. HP 등 하드웨어 제조업 공룡들도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지금이 한국엔 기회인 셈이다. 이에 대해 척 물로이 총괄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일반 상품으로 자리 잡는 것이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명환 기자]
48. [매일경제]SK컴즈, 게임사업서 손뗀다…싸이월드 집중키로
SK그룹이 온라인게임 사업에서 철수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달 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게임 자회사 'SK아이미디어'를 서비스자회사 '서비스인'과 합병한다.
SK컴즈는 게임사업을 접는 대신 싸이월드의 세계화, 앱스토어의 확대 등 본연의 사업에 역량를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1일 SK텔레콤으로부터 분사해 출범하는 SK플래닛 자회사로 편입되는 만큼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06년 8월 SK컴즈의 자회사로 SK아이미디어는 첫해 69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매년 적자에 시달려 지난 1분기까지 300억원에 가까운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SK컴즈의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는 가상현실 서비스 '미니라이프'의 판권을 확보했지만 이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다시 한번 타격을 받았다. 전 직원의 절반 가까이를 정리하면서 회생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SK컴즈는 자회사인 SK아이미디어의 적자가 연결재무제표 실적에 영향을 주면서 부담을 안게 되자, 또 다른 자회사와 합병하는 형태로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SK아이미디어를 자회사가 흡수하는 만큼 당분간 기존 게임서비스 지원은 지속할 방침이다. SK아이미디어와 합병되는 서비스인은 SK컴즈의 싸이월드, 네이트 등을 실질적으로 서비스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써 SK그룹의 게임사업은 모두 정리됐다. SK그룹 내 SK텔레콤은 지난 3월 중국의 게임사 투자지분을 정리하고 지난 7월에는 게임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를 엔씨소프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잇달아 게임 관련 사업을 접었다. 전문 게임사가 아닌 기업의 게임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컴즈는 효율성을 극대화해 핵심 역량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K컴즈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싸이월드의 다국어 버전을 출시하고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며 "최근 2주년을 맞은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키우고 장기적으로 세계로 뻗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지혜 기자]
49. [매일경제]LG전자 "우리도 LTE폰 동참"…옵티머스 LTE 출시
4세대 이동통신 LTE(롱텀에볼루션) 시대에 삼성전자, HTC에 이어 LG전자도 발 빠르게 전략 LTE 스마트폰을 내놨다. LG전자는 4일 '옵티머스 LTE'를 SK텔레콤과 LG U플러스에 출하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LTE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전략적 협력을 기반으로 고화질 HD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4.5인치 'IPS True 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아이폰4 레티나 디스플레이급 329 ppi(인치당 픽셀 수) 해상도를 갖췄다. 또 실제 자연물에 가까운 색재현율을 구현해 고해상도 콘텐츠를 즐기기에 접한하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모바일 CPU칩(AP)은 퀄컴의 1.5㎓ 듀얼코어 프로세서,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2.3버전(진저브레드)을 탑재했다.
배터리는 LTE 서비스 기반하에서 멀티미디어 기능 사용 증가를 감안해 1830㎃h를 채용했다. 이 밖에 HDMI, DLNA 기능 등을 사용해 다른 지원 기기들과의 동영상 등 콘텐츠 공유도 가능하다.
옵티머스 LTE의 시중 판매는 SK텔레콤과 LG U플러스를 통해 이르면 10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김명환 기자]
50. [매일경제]웰크론, 극세사·필터·플랜트로 1조매출 도전
산업용 섬유업체 웰크론이 2007년 위생용품 업체 예지미인을 시작으로 산업용 플랜트 업체 한텍엔지니어링, 산업용 보일러 전문업체 강원비앤이를 잇따라 계열사로 편입시키며 그룹 체제를 갖추고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영규 웰크론 대표(사진)는 "4개 기업은 각자 사업영역에서 1위 기업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계열사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를 바탕으로 올해 2000억원대가 예상되는 매출액을 2015년까지 1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모기업인 웰크론과 자회사인 한텍엔지니어링, 손자회사인 강원비앤이가 각각 전체 매출의 30%씩, 예지미인이 나머지 10%를 담당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부품ㆍ소재 부문과 설비 부문 산업 간 융합, 그룹 구성원 간 화학적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융합 경영의 핵심인 웰크론은 극세사 클리너를 통해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직경 1㎛ 이하인 나노섬유 소재 개발에 성공하면서 최근에는 초고효율 필터 소재, 군수용 소재, 바이오ㆍIT 응용 소재 등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요즘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멤브레인 필터다. 멤브레인 필터는 해수담수용 수처리 필터나 2차전지 분리막, 석유화학 플랜트 분리공정에 사용된다. 웰크론은 최근 '다기능 고분자 멤브레인 필터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지식경제부 '10대 핵심소재(WPM) 사업' 멤브레인 필터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해오던 'PTFE 중공사 멤브레인 필터'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에 돌입했다.
웰크론이 생산하는 필터의 1차 고객인 한텍엔지니어링은 멤브레인 필터를 활용해 바닷물을 음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 분야를 개척하고 있으며 폐수 처리와 해수담수화 플랜트 등을 수주한 경험이 많다. 웰크론 관계자는 "한텍엔지니어링 영업망을 활용해 총매출 중 필터 매출 비중을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향후 2차전지 분리막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비앤이는 가스ㆍ정유플랜트에 필수적인 '황회수설비(SRU)'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강원비앤이는 중동지역 영업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말 기준 중동지역 수주잔액이 748억원으로 시가총액(211억원)의 3배가 넘을 정도다.
한텍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강원비앤이의 중동지역 영업망을 활용한 한텍의 해수담수 설비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웰크론과는 소재 부문에서, 강원비앤이와는 설비 부문에서 융합 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웰크론은 이 밖에 자사 극세사 기술력을 예지미인 제품에 적용해 소비재의 첨단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고흡수성 부직포를 여성 생리대 흡수체에 사용해 흡수량을 40% 높이고 자기 중량 대비 최대 22배 이상의 액체를 흡수할 수 있도록 했다.
웰크론은 융합 경영 성공을 위해 그룹사 간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새 그룹 CI를 선포하고 그룹 비전도 공개할 예정이다. 내부적으로는 4개사 통합 전략기획실을 신설하고 신사업 추진과 홍보, IR 등을 일괄 추진하고 있다. 4개사 직원 간 인적 교류도 활발하다. 반기별로 통합 직급별 워크숍을 진행해 각사 사업 내용을 공유하고 공동 과제를 수립하기도 한다. 6시간의 산악 행군과 체육대회, 30㎞ 야간 행군, 10㎞ 마라톤, 스키장 행사 등 연간 5차례의 단합대회도 치른다.
이영규 대표도 매일 아침 사내 피트니스센터에서 직원들과 함께 운동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휴일에는 본인의 업무차량을 결혼하는 직원들의 웨딩카로 내주는 등 소통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노현 기자]
51. [매일경제]창의·혁신기업 한자리 모인다
이희춘 사파이어테크놀로지 대표. 2000년 회사를 설립한 후 그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LED 기판용 사파이어 단결정에 대해 세계 최초 육면체 형태 성장 공법을 독자 개발해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에 성공했다.
2009년 121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756억원으로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12억원에서 453억원까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수출액만 3641만달러(약 440억원), 고용 인원은 204명에 이르렀다. 이에 지식경제부에서는 사파이어테크놀로지를 LED용 사파이어 단결정 소재로 국가 기반 원천기술 10대 핵심부품소재개발 사업자 중 총괄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공을 바탕으로 5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는 2011 벤처ㆍ창업대전에서 이희춘 대표는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독창적인 기술력과 기업가 정신으로 미래를 향해 도전하는 벤처ㆍ창업의 성과를 전시ㆍ격려하고 다양한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한 벤처ㆍ창업대전이 5일 개막한다. 특히 올해에는 이전의 벤처코리아와 창업대전, 비즈쿨페스티벌 등을 통합 개최해 창업과 벤처 활성화를 위한 종합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희춘 대표 이외에 김병권 스틸플라워 대표와 박찬중 코디에스 대표가 각각 철탑산업훈장과 석탑산업훈장을 받는다. 또 산업포장 2인, 대통령표창 7인을 포함해 벤처ㆍ창업지원 활성화에 기여한 우수 벤처기업인, 창업기업인, 지원 유공자 등 총 174명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철탑산업훈장을 받는 김병권 대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후육강관(해양플랜트, 건축 구조물 등에 쓰이는 대형 파이프) 사업에 뛰어들어 영하 60도까지 내려가는 심해에서도 견딜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자체 제작설비 비율을 높여 설비 제작비 절감은 물론 국내 제조업체 생산 능력 향상에도 기여했다. 2010년 매출액은 1694억원이며 이 중 93%를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
석탑산업훈장을 받는 박찬중 대표는 전기차용 급속충전기 개발과 양산을 통해 CO₂ 배출 감축을 선도한 기업이다. 2010년 매출 255억원을 기록했다.
[조한필 기자 / 박준형 기자]
52. [매일경제]자비스, 아이폰용 검사장비 수출
검사장비 전문기업 자비스(대표 김형철)가 중국 팍스콘의 애플 아이폰ㆍ아이패드 생산공정 검사장비로 자사 제품(모델명 XSCAN-7100CT)이 채택됐다고 4일 밝혔다.
자비스는 지난 7월 독일 반도체 제조기업 인피니온테크놀로지 공급사로 등록됐으며 다른 글로벌 반도체 기업으로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 자비스 검사장비는 기존 BGA(Ball Grid Array) 방식에 비해 외부 육안 검사가 용이한 인라인 X선 방식을 적용했다.
자비스는 최근 베이징현대자동차 검사장비 입찰에서 도시바, 시마즈 등 일본 기업들을 물리치고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자비스 검사장비는 전자제품뿐 아니라 식음료를 검사하는 데도 사용된다. 과거 미국산 소고기 수입 논란이 일었을 때 뼈조각 검출에 이용됐고 지금은 CJ 동원 오뚜기 매일유업 등 국내 식음료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김형철 대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불량률을 낮추기 위한 최종 단계 검수를 우리가 담당하게 됐다"며 "올해 초부터 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53. [매일경제]일성, USB포트와 멀티탭을 하나로
"USB와 멀티탭을 한 번에 꽂을 수 있는 제품은 없을까."
책상 앞에 너저분하게 어질러진 USB와 휴대폰 등을 바라보며 누구나 한 번쯤 했을 법한 고민을 해결한 제품이 나왔다.
전기부품 제조업체 일성은 5구 멀티탭에 USB 포트 4개를 합한 '하나로 USB 충전 멀티탭'을 최근 출시했다. 이 제품에 장착된 USB 포트 4개 중 2개는 1000㎃로 태블릿PC를 충전할 수 있으며 나머지 2개는 500㎃로 구성됐다.
가격은 4만5000원으로 옥션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박준형 기자]
54. [매일경제]카트가 상품위치·할인정보 알려주네
유치원생 아들을 둔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길에 가끔 이마트에 들른다. A씨는 빠르게 장을 보고 어린이집에 들러 아들을 태워 집으로 가 저녁을 준비한다. 그래서 마트에서는 꼭 필요한 제품만 구매하는 편이다. A씨는 '스마트 카트' 등장으로 예전처럼 매대를 찾아 헤매는 일이 없어져 쇼핑 시간이 많이 줄 것으로 기대했다. 스마트폰과 매장 내 카트가 결합해 고객의 맞춤형 쇼핑을 돕는 스마트 쇼핑 시대가 열렸다.
이마트는 4일 SK텔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스마트폰과 최첨단 무선신호 송신 방식인 실내측위기술(Zigbee)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카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 카트는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쇼핑정보, 구매리스트를 매장 내 카트와 연동해 고객 쇼핑을 돕고 실시간으로 쇼핑 및 할인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스마트 카트를 이용한 쇼핑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고객은 쇼핑 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구매하려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반드시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사겠다는 생각이 없다면 '카레'처럼 카테고리만 설정해둬도 무방하다.
그리고 해당 스마트폰을 스마트 카트에 설치된 태블릿PC에 비추면 '나의 구매 목록'이 화면에 뜬다. 구매 목록 옆 '위치보기'를 클릭하면 현 위치와 해당 제품의 매대가 어느 곳에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최단경로' 버튼을 누르면 가장 빠른 쇼핑이 가능한 동선도 보여준다.
이후부터는 스마트 카트가 이끄는 대로 쇼핑을 하면 된다. 그런데 매장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이벤트가 시작된다. 오늘의 행사는 '포인트를 잡아라'. 손가락으로 화면에 움직이는 동전을 클릭하니 500포인트가 적립됐다는 안내가 뜬다.
그리고 나서 스마트 카트가 일러준 매대로 들어서면 구매 목록은 물론 예전에 샀던 제품들도 'My History'라는 표시와 함께 뜬다. 또 해당 매대에서 진행 중인 1+1 행사가 소개되고, 고객 구매 패턴에 따른 다양한 팝업 광고 및 연관 상품 소개가 선을 보인다.
또 식자재 매장을 지나가면 음식 레시피가 화면에 뜬다. 소면 매대를 지나가면 각종 국수 레시피를 볼 수 있는 것. 레시피를 저장하면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에서 요리할 때 다시 보기도 가능하다.
쇼핑 중간 중간에는 다양한 할인쿠폰 및 세일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OX퀴즈'에서 O를 누르면 할인쿠폰이 지급된다. 또 팝업 형식으로 타임세일 정보가 갑작스레 뜬다. '200명 선착순 불고기 반값 제공'이라고 화면에 뜨자 매장 손님들 발걸음이 빨라진다.
계산대에 서면 쇼핑 중 각종 이벤트를 통해 모았던 쿠폰을 사용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영수증도 스마트폰으로 전송돼 앱에 보관이 가능하다.
이마트가 스마트 카트를 도입한 목적은 고객 쇼핑 스타일을 분석해 효과적인 쇼핑을 돕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스마트 카트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 구매이력 및 사용패턴 등을 분석해 상품 진열, 매장 환경 등을 개선하고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SK텔레콤은 지난 7월 로터스와 공동으로 중국 상하이 매장에서 스마트 카트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 테스트 결과 스마트 카트 이용 고객의 76.2%가 편리한 쇼핑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카트는 7일까지 성수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후 연말까지 전 매장에 상용화된다.
[채종원 기자]
55. [매일경제]올겨울 아이스크림은 `떡 전쟁`
올겨울 아이스크림 업계에 때 아닌 '떡' 경쟁이 붙었다. 해태제과가 하반기 시장을 공략할 주력 제품으로 떡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왔기 때문. 롯데제과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해태제과는 최근 다가올 겨울철을 겨냥해 '인절미통통' 아이스크림을 내놓았다. 2000년대 초반에 출시됐던 '찰떡시모나'도 리뉴얼했다.
'인절미통통'은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에 진한 콩가루로 빚은 인절미 특유의 고소한 맛을 살렸다. 쫀득한 찰떡이 20% 이상 함유된 것이 특징. 리뉴얼해 출시된 '찰떡시모나'는 찰떡 20%, 팥 15%를 더 넣어 찰떡의 쫀득함과 팥의 달콤함을 높였다.
해태제과는 '떡 아이스크림'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수 해태제과 마케팅부장은 "10월엔 흑미로 만든 찰떡 아이스크림 '흑미통통'도 선보인다"며 "올겨울 아이스크림 시장을 이들 제품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 고유의 맛을 살렸다는 제품의 특징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떡 아이스크림'은 빙과업계에선 비수기로 꼽히는 겨울철의 대표 상품이다. 이 시장은 '찰떡아이스' '찰떡모나카' 등을 보유한 롯데제과가 주도하고 있다. 1987년 처음으로 선보인 '찰떡아이스'는 국내 최장수 떡 아이스크림으로, 연간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효자 상품이다. 최근엔 '명가 찰떡아이스'로 리뉴얼 했다.
[손동우 기자]
56. [매일경제]칠성음료·롯데주류 통합…롯데 소주·위스키 함께 판다
"이번 합병은 롯데칠성음료가 '2018년 매출 7조원의 종합음료회사'라는 비전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국내 최대 음료회사인 롯데칠성과 소주 '처음처럼'으로 유명한 롯데주류가 4일 한 회사로 합쳤다. 이로써 롯데그룹은 위스키(롯데칠성)와 소주ㆍ와인(롯데주류)을 함께 팔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
롯데그룹은 최근 충북 충주에 맥주공장을 설립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존 주류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은 이날 롯데주류와 통합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본사 임직원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열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본사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캐슬골드로 각각 이전하며 합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통합은 지난 1일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로써 합병법인이 된 롯데칠성은 임직원 5500명, 연매출 1조8000억원이 넘는 종합음료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롯데칠성은 2018년까지 매출 7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재혁 롯데칠성 대표는 "두 회사의 통합으로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기존 국내 사업에서의 절대적 우위 확보와 신규 사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통해 각 사업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어 "원활한 합병을 위한 임직원의 전략적인 사고와 상호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합법인이 된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와 주류, 2개 사업부 체제로 운영된다. 기획ㆍ영업 등 분야에서 합병 이전 양사가 수행하던 역할도 대부분 유지했다. 위스키는 당분간 롯데칠성음료의 기존 영업망이 맡을 계획이다. 다만 경리 감사 홍보 등 일부 부문은 조직이 통합됐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시너지가 큰 일부 관리 부문 위주로 먼저 조직 통합을 실시했다"며 "영업 등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도 통합이 필요하다면 전략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통합을 통해 롯데칠성의 해외 사업 진출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음료는 중국과 필리핀, 주류는 일본 등지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며 "두 회사의 시너지 효과를 살려 해외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롯데그룹에서 소주(처음처럼)와 청주ㆍ와인 등은 롯데주류가, 위스키(스카치블루)는 롯데칠성이 따로 맡아왔다. 이 때문에 두 회사의 업무 영역을 합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는 오랜 기간 소매상 격인 주류업소를 대상으로 강력한 영업망을 갖춰왔다"며 "롯데주류가 이 덕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동우 기자]
57. [매일경제]네이처리퍼블릭, 日편의점 6200곳 입점
브랜드숍 화장품 네이처리퍼블릭이 일본 편의점과 인터넷 통신판매 시장에 진출한다.
네이처리퍼블릭은 5일부터 일본 편의점인 서클K상크스의 전국 6239개 점포에 입점하며, 인터넷 통신판매 사이트(www.karuwazaonline.jp)에서도 제품 판매를 시작한다고 4일 밝혔다.
서클K상크스는 일일 방문객이 500만명에 이르는 일본 대형 편의점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일본 내 편집매장과 슈퍼마켓, 드러그스토어에 이어 이번에 편의점과 인터넷 통신판매까지 진출함으로써 유통채널을 더욱 확대하게 됐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서클K상크스를 위한 제품을 별도로 개발했다. 보습용 화장품인 '아쿠아솔루션' 트라이얼 키트 3종(로션ㆍ에센스ㆍ크림)과 고탄력 기능성 제품인 '아스타 루비' 트라이얼 키트 3종(로션ㆍ젤리ㆍ모이스처크림)이 그것.
또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주요 고객이 20ㆍ30대 여성인 점을 고려해 기초 스킨케어 소용량 제품과 추동 시즌에 유용한 베이스 메이크업ㆍ립ㆍ핸드크림 품목을 준비했다. 편의점 입점을 기념해 일본 모델인 탤런트 장근석과 인기 댄스그룹 카라 멤버인 구하라ㆍ박규리ㆍ강지영을 통한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일본 시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서클K상크스 입점을 결정했다"며 "전국 유통망을 갖춘 편의점 채널을 테스트 마켓으로 삼아 현지 소비자에게 네이처리퍼블릭 제품 품질이 가격 대비 우수함을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지미 기자]
58. [매일경제]수출株, 원화값 급락 반갑지만은 않네
올해 1100원 정도로 예상되던 달러당 원화값이 장중 한때 마지노선인 1200원을 깨며 급락했지만 대표적 '환율 수혜주'로 꼽히는 수출업종 주가는 오히려 울상이다. 수출 다변화와 환율 급등락을 대비한 헤지로 원화값 약세로 인한 플러스 요인은 이전보다 반감된 반면 중국 유럽 미국 등 글로벌 경기에 먹구름이 짙어지며 마이너스 요인이 더 강하게 부각된 탓이다. 2008년 10월 원화값 약세와 코스피 동반 급락 현상이 나타난 것처럼 환율이 수출주에 악재 시그널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가 3.59% 급락한 4일 대표적 수출주인 화학업종(-8.79%), 조선업종(-5.66%) 등은 지수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환율 효과가 살아 있는 업종은 자동차(-2.06%)와 정보통신(-1.95%), 반도체(-3.08%) 등 정보기술이다.
하지만 지나친 환율 급등락은 오히려 주가에는 독이라는 견해가 많다.
환율 수혜를 보는 수출주 가운데 최근 주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조선과 화학이다.
달러 결제가 기본인 조선업종은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원화값 약세는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다. 원화값이 10% 약세를 보이면 수주전을 벌일 때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당 원화값이 급락하고 있는 와중에 실적 염려와 주가 하락이 가장 큰 업종이 다름아닌 조선업이다.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이유는 이번 원화값 약세가 선박 발주량이 가장 많은 유럽 위기에서 비롯된 탓이다. 수주 감소 염려가 워낙 커서 원화값 약세로 인한 수주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상실할 것이란 걱정이 크다. 화학은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양대 수출업종이지만 최근 원화값 약세 기조는 달갑지 않다.
원료 수입으로 인해 환율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정유와 달리 화학은 1차 가공된 원료를 공급받는 데다 수출 물량이 많은 덕분에 정유보다 더 환율 수혜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원화값 약세가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이유는 미국ㆍ유럽 경기 침체뿐 아니라 화학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경기 침체까지 겹친 글로벌 불황 분위기 때문이다. 유럽ㆍ미국 경기 침체 영향권에 벗어나 있다는 이유로 일부 투자자문사에서 화학주를 대량으로 포트폴리오에 담았지만 주가는 폭락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국내 IT업체들은 일단 원화값 하락에 한숨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원화값 하락으로 생긴 가격경쟁력이 얼마나 수요를 키워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도 부정적인 목소리가 높다.
IT업계에선 그간 "원화값이 100원씩 떨어질 때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5% 정도 높아진다"는 명제를 기준으로 실적을 전망해왔다.
증권업계에선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등도 원화값이 100원 떨어질 때마다 최소 10% 이상 순이익 개선 효과를 예상하고 있지만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으로 상품 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실적이 되레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2조원 넘는 외화 순부채를 떠안고 있는 하이닉스는 원화값 하락으로 이자비용이 높아져 회계장부상엔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평균 1070원, 4분기는 1100원 정도 환율로 실적을 전망했는데 지금처럼 고환율이 유지되면 IT업체 실적 전망을 높여 잡아야 한다"면서도 "최근 D램과 PC, TV 등 거의 모든 IT 상품의 가격 하락과 글로벌 수요 감소를 감안하면 원화값 하락 수혜가 상당 부분 희석될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는다면, 즉 원화값 급락이 가파르지 않다면 현대ㆍ기아차 등 자동차주는 미래가 밝다는 분석이 주류다. 일본차 생산이 회복되면서 미국 시장 내 현대ㆍ기아차 점유율이 8월 9.3%에서 9월 8.3%로 떨어졌지만 이는 전년 동월 8%에서 올라간 수치다.
또 현대ㆍ기아차의 보수적인 공장 증설로 가동률이 100%를 넘는 만큼 시장점유율보다는 판매대수 증가세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2008년 미국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싼 한국차를 타면서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차'로 인식하기 시작했듯이 유럽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황형규 기자 / 조시영 기자 / 전범주 기자 / 사진 = 김호영]
59. [매일경제]무인가 선물·투자자문사 주의보…금감원 83곳 적발
투자자 A씨는 이른바 '미니선물' 업체에 회원 가입을 한 후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선물 투자에 대한 증거금을 빌려준다는 유혹에 넘어간 것이 화근이었다.A씨는 2009년 3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수십 회에 걸쳐 해당 업체에 1억9000만원을 증거금 등으로 입금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세에 주문이 접수되지 않도록 했다. A씨는 결국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말까지 당국이 이런 불법 금융투자업체에 대한 일제 점검을 벌여 83개 업체를 적발해 수사기관에 넘겼다. 이런 업체들이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적발된 업체는 총 275개에 달한다.
당국이 적발한 불법 행위 유형은 크게 △선물계좌 대여 △미니선물 △무등록 투자자문 등 3가지 유형이다. 특히 미니선물업체는 투자자의 이익이 발생하면 잠적해버리는 이른바 '먹튀'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선물계좌 대여는 1500만원 증거금 납입 요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불법 금융투자업체가 증거금을 부담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을 유인해 고객에게 손실을 끼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분석이다.
김건섭 금감원 부원장보는 "50만원 이하 소액 증거금으로도 주가지수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를 알선ㆍ중개한다는 업체는 불법 업체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과외' 등을 광고문구로 내세운 무등록 투자자문업체도 이번 단속에서 24건이 적발됐다.
현행법상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간행물, 이메일 등에 의해 불특정 다수인을 대상으로 투자 판단ㆍ조언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 불법 업체는 등록도 하지 않고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전화, 문자메시지(SMS) 등을 통해 투자자문을 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벌금을 내고 간판만 바꿔 달아 또다시 영업에 나서는 사례도 있어,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박용범 기자]
60. [매일경제]보험주 이익 증가 기대에 상승
8월 초 소버린 쇼크가 터지자 주요 금융주들은 코스피와 운명을 같이했다. 하지만 유독 손해보험주들은 시장 대비 선방하면서 '경기방어주'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4일 증시에서 주요 손보주들이 3~5% 하락했지만 현대해상은 1.19%, 코리안리는 1.46% 각각 상승 마감했다. 손보주는 계속 경기 흐름을 이겨낼 수 있을까.
이날 주요 손보주 약세는 금융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고, 손보주가 상대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주 발표된 주요 손보사들의 8월 실적이 감소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8월 합산 당기순이익은 전월 대비 12.4% 줄어든 1473억원을 기록했다.
7월 기록적 폭우로 인한 수도권 차량 침수피해 보험금 청구가 8월에 쏠린 데다 주식시장 부진으로 투자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손보주는 이달 들어 보험 소비자 보호와 서민 부담 경감이라는 명목으로 시행되는 두 가지 '규제 악재'를 만났다. 하지만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시영 기자]
61. [매일경제]서원, 프로펠러 소재 첫 수출…日자위대 납품사에
서원이 글로벌 조선 기자재 업체들과 선박 프로펠러용 동소재 납품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뛰는 실적에 채찍을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현대중공업에 선박 프로펠러용 특수 잉곳을 본격적으로 납품하는 데다 최근에는 일본 자위대에 프로펠러를 공급하는 나카시마사에도 테스트용 잉곳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일본 등 해외 업체들이 100% 장악하던 특수 잉곳 시장에서 국내 업체로는 처음 납품에 성공한 것이다.
서원 관계자는 4일 "현재 현대중공업 프로펠러의 20~30% 정도는 서원의 잉곳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외국산보다 높아서 국내외 다른 조선사에서도 오퍼(주문)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펠러용 동 매출은 아직 매출의 10% 정도로 올해 상반기 200억원을 넘겼지만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기술장벽이 높은 소재이다 보니 다른 일반 동소재에 비해 마진도 넉넉해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 자위대에 조선ㆍ항공 기자재를 대는 세계 최대 일본 프로펠러 업체에도 초도물량을 납품했다"며 "엔화가치 상승으로 일본 현지에서만 조달하던 동소재를 해외 업체 중엔 최초로 서원에서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원은 최근 구리 가격 약세 속에서도 다른 동소재 업체에 비해선 양호한 편이다. 상품 대부분을 스크랩을 녹여 조달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량 대부분을 스크랩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며 "스크랩도 국제 구리 가격에 연동돼 움직이지만 그 변동폭이 작아 경쟁사 대비 실적에서 원자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2192억원 매출에 101억원의 영업이익, 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매출액은 상반기를 앞지를 전망이다.
주가도 기관들의 변함 없는 지지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코스피가 3.59% 급락한 4일에도 서원은 1.13%(45원) 오르며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관들은 지난 8월 10일 이후 거의 두달 간 한번도 서원을 순매도하지 않고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범주 기자]
62. [매일경제]급락장서 지수형 ELS로 돈 몰린다
"이만 한 투자 적기는 쉽게 안 올 것이다."
대우증권이 지난 8월 발행한 'ELS 6023회'는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6개월 조기 상환형 상품이다. 만기까지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투자기간 중 지수 종가가 가입 당시 기준가의 40% 미만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총 33%(연 11%) 수익을 지급한다.
이 상품은 50억원 모집에 자금 177억원이 몰려 경쟁률 3.54대1을 기록했다. 뒤이어 나온 '대우증권 ELS 6024'는 원금손실 기준을 기준가의 45%로 높였지만 경쟁률이 2대1을 넘겼다.
8월 이후 증시 급락으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ELS 총 발행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소버린 쇼크 이후 일부 종목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들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원금손실(knock-in) 구간에 진입했고 이로 인해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7월에 8213억원어치 발행됐으나 8월에는 3728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반대로 코스피200, 홍콩H지수, S&P500 등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ELS 발행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지난 7월 6695억원어치가 발행된 국내 지수형 ELS는 8월에는 1조2219억원으로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해외 지수형은 원금 비보장형 ELS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약 5000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국내 지수형과 해외 지수형을 합한 지수형 ELS가 전체 ELS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월 71.8%에서 8월에는 84.6%로 껑충 뛰었다. 지수형 ELS 비중이 80%를 넘은 것은 올해 들어 8월이 처음이다.
안정 추구 심리가 강해지며 원금 보장형 ELS 비중도 높아졌다. ELS는 주가가 크게 하락하더라도 원금을 보장하는 상품과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원금에 손실이 오는 비보장형 상품으로 구분된다. 원금 비보장형은 보장형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한다. 원금 보장형 ELS 비중은 7월 18.0%에서 8월에는 35.5%로 상승했다.
8월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발행한 ELS 중 모집금액보다 청약금액이 높았던 사례는 9개로 파악되며 이들은 모두 지수형 ELS였다. 10월 들어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원금손실 기준을 40%로 낮춰 안정성을 강화한 '부자아빠 ELS 2225회' 모집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3년 동안 지수 종가가 기준가의 40% 미만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37.80%(연 12.60%) 수익을 지급한다.
지수형 ELS에 돈이 몰리는 것은 지금 주가지수가 가격 매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개별 종목형 ELS에 비해 변동성이 작은 것이 강점이다. 개별 종목은 1~2년 새 주가가 50% 이상 폭락하는 일이 드물지 않지만 주가지수는 금융위기 등 극히 예외적 상황이 아니라면 이 같은 낙폭은 발생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코스피 1650에서 원금손실 한계선 50%, 연수익 12%인 지수형 ELS에 가입했다면 코스피가 만기 때까지 8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수익을 볼 수 있다.
이중호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8월 초 이후 고점 대비 20% 이상, HSCEI는 25% 이상 조정됐다"며 "지수형 ELS에 투자하기는 지금보다 좋은 시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원명 기자]
63. [매일경제]한상기업 코라오홀딩스, 외국인 매수에 상승행진
라오스계 한상기업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코라오홀딩스가 외국인 매수 덕분에 급락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코라오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2.27%로 연초 0.06%에 비해 상당 부분 늘었다. 코라오홀딩스 주가는 4일에도 120원(1.44%) 오른 8430원으로 마감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라오홀딩스는 8월 폭락장에도 7.3% 하락하는 데 그쳤고, 9월에는 12.15% 상승해 같은 기간 5.9% 하락한 코스피를 크게 앞섰다.
코라오홀딩스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라오스를 기반으로 시장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는 코라오홀딩스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IR를 실시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덕주 기자]
64. [매일경제]채권시장 외국인 이탈우려 줄었나
4일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친 데 반해 채권시장은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주가 급락으로 채권이 '반사이익'을 보는 데다 외국인 이탈이 걱정했던 것만큼 빠르지 않은 게 이유라고 설명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9%포인트 하락한 3.46%로 장을 마쳤고, 10년물 금리도 0.15%포인트 하락한 3.8%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채권시장은 주식시장, 외환시장과 함께 약세를 나타내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빈번히 나타났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면서 원화값이 하락하고 원화값 하락이 다시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로 나타나는 모습이었다.
4일 채권시장은 환율 급등(원화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이탈 조짐이 눈에 띄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날 채권시장 강세는 미국 주식시장 약세로 미국 채권금리가 하락한 것(채권시장 강세)이 먼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도 개장과 함께 5% 가까이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이 상대적인 수혜를 봤다는 것이다. 외국인의 채권시장 이탈 우려도 이날은 잠잠한 모습이었다.
박형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시장에서 외국인이 채권을 매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면서 "오전에 1200원대까지 떨어졌던 달러 대비 원화값이 장 후반 1190원대로 다시 오른 것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이 국채선물시장에서 2183계약을 순매도한 것도 현물(채권)을 사고 선물을 파는 헤지 목적이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대적으로 가라앉은 것도 채권시장 강세에 영향을 끼쳤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면서 채권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4.3%나 올랐지만 최근 급등한 금반지를 빼면 3.8% 수준"이라면서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외국인의 채권시장 내 동향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이 1200원을 넘으면 외국인 투자 심리에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덕주 기자]
65. [매일경제]박원순 관련주 또 들썩…잡초처럼 질긴 선거테마株
유럽 미국 중국에서 악재가 날아든 패닉장에서도 선거 테마주는 잡초처럼 질긴 생명력을 자랑했다.
4일 코스피가 3.59% 급락한 와중에도 전날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관련한 테마주들이 무더기로 급등했다.
박 후보가 사외이사나 재단 임원을 지낸 풀무원홀딩스와 웅진홀딩스는 각각 상한가인 3만5150원과 7080원까지 치솟아 기염을 통했다. 광고대행사인 휘닉스컴은 박원순 후보와 고교 '동창주'로 묶여 역시 상한가인 2215원까지 뛰어올랐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대학 '동창주'로 분류된 한창도 이날 상한가인 493원으로 마감했다.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증시에서 다시 부각되며 안철수연구소가 5.28% 급등했다.
지난달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후보로 부각되자 급등하다 후보 사퇴 발표와 함께 급락을 면치 못했지만 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와 보안 공동사업 계약을 체결한 클루넷도 강세를 보이며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실적과 무관한 단순 선거 테마주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종의 투기 심리와 맞물려 폭락장에도 테마주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한 중소형주 담당 애널리스트는 "보궐선거와 총선 대선 등 선거가 다가오면서 관련 테마주들이 언제든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며 "실적과 무관한 테마주 투자로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66. [매일경제][마켓레이더] 지금이 리먼사태보다 심각한 이유
지난 8월 급락장 이후 2008년 리먼 사태 때와 주식, 환율, 원자재 시장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2008년 8월부터 2009년 2월까지 코스피는 300~500포인트 빠진 상태에서 박스권을 형성했고, 달러당 원화값은 500원가량 급락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8월 1일부터 4일까지 코스피는 300~500포인트 떨어진 상태로 움직였고, 원화값은 200원 정도 절하됐다. 달러 강세가 시작되면서 그동안 고공행진했던 원자재 가격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런 시장 흐름은 유럽 재정 문제가 은행권으로 전이되면서 글로벌 신용경색이 확산될 것이라는 염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미국이 푼 막대한 달러 자금도, 초저금리 정책을 2년 동안 유지할 것이라는 선언도 효과가 없을 만큼 금융시장이 불안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시장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오는 14~15일 열릴 G20 재무장관회의와 17~18일로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위기 해결책은 두 가지다. 남유럽 국가 부채를 경감해줄 돈(기금)을 더 늘리는 것과 유럽 은행들을 지원(구제)해 신용경색을 막는 방안이 그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듯이 정치적인 회합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대책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앞으로 상당 기간 시장은 리먼 사태 때와 유사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달러 강세가 계속되겠지만 리먼 사태 때보다는 상황이 양호하다는 의견이 많다. 2008년 3분기 이후에는 외환보유액이 4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지금은 늘고 있고 경상수지 사정도 그때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게 근거다.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도 아직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금융위기는 리먼 사태 이후로 따지면 6개월, 미국 서브프라임 모지기 문제가 불거진 2007년부터 계산하더라도 2년이 넘지 않아 회복을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이처럼 유럽 위기도 조금 지나면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낙관론만을 펼치기에는 현재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리먼 사태는 민간 부실에서 시작됐고 위기의 핵심이 미국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유럽 문제는 국가 부채가 주범이고 이해 당사자도 많다. 민간 부채는 정부가 돈을 풀어 해결할 수 있지만 국가 채무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돼 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유럽인들은 합의 도출 과정을 지루하게 끄는 경향이 있다. 한 사안을 가지고 몇 년을 끄는 일도 다반사다. 유럽 재정 문제도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시장은 2008년 리먼 사태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확률이 높다. 회복은 더디고 약세장은 더 길어지는 장기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비하는 투자전략도 고려해야 할 시기다.
[장박원 증권부 차장]
67. [매일경제]인기지역·브랜드만 믿다 줄줄이 미분양
장기간 이어진 경기 불황과 집값 하락 속에서 높은 분양가는 곧 미분양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됐다.
대형 건설사들의 유명 브랜드만을 내세운 곳, 인기지역 프리미엄에 기댔던 곳에서는 과도한 분양가를 책정했다 발목을 잡혔다.
이들의 공통점은 초기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높게 잡고 기반시설을 상대적으로 덜 갖춘 상태에서 사업에 나섰다는 점이다.
새 아파트라는 이유로 가격은 비싼데도 학교와 편의시설 등은 오히려 기존 단지에 비해 미흡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게 느꼈던 것이다.
올해 4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에서 두산중공업이 공급한 용인행정타운 두산위브가 대표적이다.
총 1293가구 규모로 분양에 나섰지만 1순위 청약에 17명이 신청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3순위 청약까지 362명에 그치면서 전체 가구 중 60% 이상이 미달됐다. 당시 이곳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060만원 선으로 전용 84㎡가 3억6000만~3억7000만원이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바로 맞은편의 금령우남퍼스트빌 전용 85㎡가 2억6000만~2억7000만원인 것에 비해 1억원가량 비쌌다.
같은 가격이면 교육환경이 더 좋은 동백지구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점도 미분양을 낳은 요인이었다. 최근 85㎡를 중심으로 분양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지만 총 분양가가 높은 전용 120~153㎡ 대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5월 공급한 경기도 수원시 신동택지지구 영통래미안마크원도 초기 분양실적은 저조했다. 전용 84~115㎡에 총 963가구 규모로 분양을 시작했던 영통래미안마크원은 3.3㎡당 가격이 1300만원 선이었다.
공급 114㎡를 기준으로 약 4억2000만~4억3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인근 영통지구의 비슷한 면적 아파트 가격이 3억원 중후반이며 3.3㎡당 90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비싸다.
특히 학교 등 각종 기반시설이 미비해 심리적 분양가는 더 높았다.
영통구 망포동의 공인중개사는 "인근 다른 아파트에 비해 3.3㎡당 100만원가량 차이가 나기 때문에 차라리 오래됐어도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이사 가서 리모델링을 하겠다는 사람이 더 많았다"며 "새 아파트에 살겠다면 차라리 비슷한 가격에 기반시설을 갖춘 용인 기흥구의 서천 아이파크 쪽이 오히려 낫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07년 12월 GS건설과 벽산건설이 공동으로 조성한 고양시 식사지구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직전에 높은 분양가를 책정해 미분양 폭탄을 맞았다.
당시 3.3㎡당 평균 분양가는 1300만~2000만원대로 인근 지역 평균 매매가였던 99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공급 초기에는 단지의 절반도 분양하지 못하는 실패를 맛봤다.
조은상 닥터아파트 애널리스트는 "최근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하거나 기존의 고분양가를 할인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수요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데다 건설사 입장에서도 빠른 분양이 자금 확보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분양가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상경 기자]
68. [매일경제]분양가상한제, 공급위축 부작용 커 `전세난 주범` 비난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회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고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도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전용면적 85㎡ 초과 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담은 법안이 각각 제출돼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이후 주변 시세에 비해 과도하게 분양가를 높이는 관행은 사라졌지만 반대로 주택 공급을 크게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
집값 안정이라는 취지를 뛰어넘어 주택시장에 아예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는 작년부터 심화된 극심한 수도권 전세난의 주범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국토해양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임대주택을 제외한 전국의 분양주택 13만5993가구 중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는 주택은 11만8108가구에 달할 만큼 사실상 모든 주택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2005~2006년 천정부지로 치솟던 집값은 2007년 말부터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5년 21.9%, 2006년 35.9%에 달하던 강남의 집값 상승률은 2007년 -1.2%, 2008년 -9.7%로 떨어졌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당시에 집값이 잡힌 건 분양가상한제 때문이 아니라 금리 인상, 금융권의 대출억제와 금융위기가 맞물린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의 '공(功)'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과(過)'는 분명하다. 민간 건설업계가 움츠러들면서 주택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 분양가상한제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면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 역시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을 것이란 기대는 그야말로 '희망사항'에 그쳤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민영 아파트 분양물량은 2007년 22만9000여 가구에서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된 2008년 첫해에 14만5000여 가구로 감소했다. 2009년에는 12만6000여 가구, 2010년 9만1000여 가구로 뚝 떨어졌다.
이제는 분양가를 낮추는 게 분양전략의 핵심이 될 정도로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심지어 20%까지 분양가를 낮춰서 분양해야 하는 마당에 현실을 무시하고 분양가를 올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며 "오히려 분양가 규제로 차별된 아파트를 짓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폐지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선덕 소장은 "분양가상한제는 무리한 가격통제 수단이었고 그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채 공급 위축이란 부작용만 낳았다"며 "당장 공공주택은 배제하더라도 민간 부문은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 공급 감소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가 무너지면 분양가 인상으로 인한 집값 불안으로 이어지고 전매제한이 사라지면서 부동산 투기가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이미 집값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 폐지가 심리적인 효과 외에는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임성현 기자
■<용어설명>
분양가상한제 : 2008년부터 모든 20가구 이상 공동주택에 적용되고 있다. 2009년 도입된 도시형생활주택과 경제자유구역 내 공동주택, 관광특구 내 초고층 주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분양가를 일정 가산비용을 포함한 택지비와 건축비 이상으로 받지 못하게 통제했다. 각 지자체 분양가 산정 기준은 사실상 주변 시세가 됐다. 1999년 민간 부문에 이어 공공주택까지 분양가 자율화가 시행된 이후 집값이 치솟자 2007년 다시 부활했다.
69. [매일경제]아파트 실거래가 2008년 수준 곤두박질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2008년 초와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국토해양부의 실거래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실거래가격지수가 140.2로 2008년 2월(139.5)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실거래가 신고가 시작된 2006년 1월 가격을 기준점(100)으로 변동을 표시한 지표다.
수도권 지역의 실거래가격지수는 2008년 7월 148.8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같은 해 12월 126.3까지 급락했다가 2009년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009년 9월 147.3으로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지난해 140 전후에서 주춤거리다 올해 들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며 3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7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28% 하락했는데 하락률은 서울이 0.32%로 경기도(0.24%)와 인천(0.20%)에 비해 컸다. 서울의 실거래가격 최고점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 시점인 2009년 9월, 경기도의 최고점은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7월, 인천은 2008년 9월로 각각 달랐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강남 3개구와 강동구가 주도하고 있다"며 "고가 주택의 차입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거시경제 불안 요소와 가계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아 기자]
70. [매일경제]전국 운전면허시험장 한때 `스톱`
4일 오전 한때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전산 장애가 발생해 운전면허 시험과 면허증 교부 등 각종 업무가 중단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전국 26개 운전면허시험장(운전전문학원 제외)에서 전산 네트워크가 마비돼 2시간 넘게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운전면허 필기ㆍ기능시험은 물론이고 운전 적성검사와 운전면허증 갱신ㆍ재교부 등이 일시에 중단돼 시험장을 찾은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각 시험장은 일단 급한 대로 장내 기능시험과 도로 주행시험 등 실기시험에 한해 점수를 일일이 수기 채점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험 점수를 입력하고 이를 중앙 서버에 올리는 네트워크 부분에서 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에 기능시험을 수기로 진행한 뒤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점수를 입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운전면허증 갱신이나 재교부 업무도 일단 수기로 작성한 원서를 접수한 뒤 새 운전면허증을 우편 송부하는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컴퓨터 전산 입력 방식으로 치르는 필기시험은 전산 장애로 완전히 중단됐다.
전국 26개 시험장 전산시스템이 모두 복구된 시간은 이날 낮 12시 50분께. 그러나 각 시험장에는 평일 시간을 쪼개 찾아온 시민 수백 명이 2시간가량 운집해 큰 혼란이 빚어졌다.
일부 시민은 차분하게 기다리며 시험장 측 안내를 따랐지만 다른 시민들은 접수창구 직원들을 상대로 격렬히 항의하기도 했다.
이날 서울 강남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이 모씨(25ㆍ자영업)는 "필기시험부터 치르려고 왔는데 전산 마비로 하릴없이 기다리다 복구 시간도 알 수 없어 되돌아왔다"며 허탈해했다. 특히 회사원 황 모씨(35)는 "사람들이 물어보기 전에 시험장 측에서 먼저 상황을 설명해줘야 하는데 대응이 다소 늦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30일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 설치된 노후한 네트워크 장비를 일제히 교체한 도로교통공단은 이번 전산 장애가 새 장비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 1일 시범 테스트를 거쳐 4일 아침까지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스템이 갑자기 다운됐다"며 "새 네트워크 장비에 많은 데이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71. [매일경제]광주 인화학교 문닫는다…재학생 22명은 전학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 인화학교의 운영 법인인 '우석'의 설립허가가 취소된다. 이에 따라 우석법인 소속의 인화학교는 물론 인화원, 보호작업장, 근로시설 등에 대한 폐쇄조치도 이어진다.
송귀근 광주시 부시장은 4일 "광주시는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하고 광산구는 인화원, 보호작업장, 근로시설 등 시설을 폐쇄하고 시교육청은 인화학교에 특수교육 위탁지정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3일 광주시, 시교육청, 광산구청,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등이 참석한 '사회복지 법인 우석 대책회의'에서 결정됐다.
송 부시장은 "현재 우석법인에 속해 있는 인화원 57명, 인화학교 22명, 근로시설 30명, 보호작업장 22명 등 131명에 대한 후속조치를 오는 7일까지 마련한 뒤 법인 측에 설립허가 취소를 공문으로 통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인화학교 학생 중 초등ㆍ중학부 15명은 임시로 옛 광주과학고 건물에 청각장애 특수학교를 운영하고, 고등부 7명은 광주 전산고에 설치된 특수학급에 전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를 비롯한 19개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당 등 야 4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도가니를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확장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도가니 대책위를 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와 광주경찰청 소속 성폭력 전문수사관 등 15명으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교사의 성폭행 여부, 관할 행정당국의 관리 적정성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 서울 = 임영신 기자]
72. [매일경제]`자기혁명` 펴낸 박경철 "청춘들이여, 인생을 주도하라"
시골의사 박경철 씨(47)를 찾는 전화벨은 쉴 새 없이 울렸다. 인터뷰 내내 미안한 표정을 지은 그는 "최근 한 달 동안 도망다니는 삶을 살고 있다"며 웃었다.
10년 동안 MBN 등 방송에 출연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이끌며 대중과 친숙한 그이지만 최근엔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지난 9월 서울시장 출마설로 돌풍을 일으킨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측근'인 까닭이다. 안 교수의 불출마 선언 당시 그는 안 교수에 대해 "삶의 과정이 교과서 같은 사람"이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그는 청년들을 위한 인생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자기혁명'(웅진씽크빅 펴냄)을 펴냈다. 출간되기도 전 그의 책은 온라인 서점가를 달구며 예약판매 1위를 기록했다.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를 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새 책은 6년 동안 안 교수와 전국의 중ㆍ고교, 대학가를 돌며 열었던 '청춘 콘서트'의 총정리판이다. 강연에 참여한 한 학생이 "나름대로 공부하고 있지만 좋은 대학과 직장을 얻을 수 없는 걸 안다"고 말한 사건 때문에 박씨는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충격이었죠.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상황에 휘둘려 살아가는 청춘이 많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으니까."
하지만 박씨의 책은 촌철살인 같은 비유와 직설적인 문체로 가득하다. 아픈 청춘을 어루만지는 따스함보다는 어깨를 내리치는 죽비 소리가 행간을 통해 느껴질 정도다.
"저 역시 자기주도적으로 살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대처만 하다 청춘이 끝났어요. 독자들은 그런 실수를 하지 말라고 세게 얘기하고 싶었죠. 저의 청춘은 청춘들의 반면교사용입니다."
책 제목에 '혁명'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도 그 이유다. "가치와 시스템의 전복을 뜻하는 강한 단어지만 지금까지 지녀왔던 가치를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단어를) 썼어요. 자신의 한계를 전복시키는 개인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는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커지죠."
박씨는 청소년들에게는 무엇보다 내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을 낙엽처럼 바람에 이끌리고, 죽은 물고기처럼 물살에 이끌리고 있지는 않은지,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어요." 잡초로 살아도 뿌리를 내려야한다는 것, 자신만의 가치관이 없으면 비판적 사고도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박경철의 가치관은 무엇일까. 그는 "인 더 월드(In The World)의 지향"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가의 부속으로서의 삶은 '오브 더 월드(Of The World)'이고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삶은 '포 더 월드(For The World)'다. 인 더 월드는 그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건강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이경진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73. [매일경제][김세형 칼럼] 유로존, 미션 임파서블
"역사상 고정환율 성공전례 없어 그리스, 결국 유로존서 못버틸 것스페인ㆍ이탈리아 신용등급 쇼크줄듯 美ㆍ中도 리먼 때보다 체력 달려"
독일이 유럽안정기금(EFSF) 한도를 늘려준 직후 뉴욕증시가 다시 폭락했다. 왜 그러지? 유로존(Euro zone)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는데…, 그런 생각을 한 사람은 유로존을 좀 더 공부해야 한다. 유럽은 1ㆍ2차대전의 악몽 후 다시는 전쟁의 화마에 빠져들지 말자며 평화로운 통합을 구상했다(장 모네). 철강공동체(1951년)→경제협력체(1957년)→국경개방(1985년)→단일화폐 합의(1992년) 등으로 거침없이 나갔다. 그리고 1999년 1월 1일 마침내 유로화를 공통화폐로 쓰는 유로존(당시 11개국)이 탄생했다.
그러나 유로는 바벨탑이며 탄생하지 말았어야 할 비극이다.
금본위제, 달러본위제는 실력차가 큰 나라들의 통화 단일화는 처절하게 실패한다는 교훈을 이미 남겼다.
조지 소로스의 지적이 아니라도 유로존의 해결책은 단 하나다. 회원국 17개국이 모두 돈을 잘 벌어 빚을 갚는 일뿐. 그리스의 상태는 국가부채 158%에다 돈되는 사업(기업)은 없고, 국민은 탈세에 선수며 지하경제, 뇌물과 부패는 판을 친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으니 채권단에 탕감(hair cut)해달라고 억지를 쓰고 국제통화기금(IMF) 등 경제실사단도 못 들어오게 정부청사를 데모꾼들이 점령했다. 독일이 지난주 해준 것은 그리스 구제 ’계획을 계획’한 것일 뿐 그리스가 살아날지는 5년, 10년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느냐에 달렸다.
그리스 다음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도 아무것도 해결이 안됐다. 이탈리아의 채무 규모는 1조9000억유로(약 3000조원으로 한국 GDP의 약 3배)나 된다. 프랑스 은행들이 약 3700억유로를 보유 중이니 이탈리아가 자빠지면 프랑스도 넘어진다.
이들 덩치 큰 국가들에 불안 전선이 형성될 때마다 밤새 뉴욕증시가 폭락하면 유럽도 폭락하고 그 다음날 아시아증시에서 패닉이 연출될 것이다. 이런 불안은 언제 해결될까? 서두에 지적한 대로 돼지국가들(PIIGS) 돈을 갚을 능력이 될 때까지다. 그런데 이들 국가는 GDP 성장률이 0.3~0.5%밖에 안된다. 시동이 꺼진 나라들이다.
아주 좋은 해법은 낙제생인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쫓아내든지, 우등생 독일이 지옥에서 탈출해버리는 것이다.
스위스계 UBS은행이 이에 대해 계산서를 뽑아봤다. 그리스는 유로존 탈퇴 순간 자신들의 화폐인 드라크마가 대폭락해서 엄청난 물가상승, 실질소득 저하, 은행에서의 자금인출 등으로 아비규환이 된다. 1차 연도 그리스 GDP 폭락은 무려 50%, 2차 연도에도 20~30%에 달한다. 이번엔 독일이 탈퇴하면 마르크화 가치가 당장 30%가량 뛴다. 독일 수출은 곤두박질치고 순식간에 GDP 15~20%는 붕괴한다. 지금 유로존을 깨자는 건 동반자살이다. 미국을 넘보려고 실력도 없이 탄생시킨 유로존은 17개국에 폭탄을 설치해 묶어놓은 꼴이다.
악몽은 계속해서 기다린다. 저승사자 S&P가 10월 중 스페인 이탈리아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한다. 여기서 강등시키면 또 국채만기 연장이 문제가 된다. 모든 시련을 뛰어넘어 유로존이 생존할지, 핀란드 싱크탱크의 예측대로 2015년에 붕괴할지는 결국 각국이 국민투표로 결정할 것 같다. 어제 증시는 그리스가 적자 감축 약속을 못 지켜 폭락했는데 유로존 탈퇴 확률은 50%가 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유럽을 미합중국처럼 가자는 유로본드 구상은 말이 안된다. 개별적인 국민국가와 글로벌화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세계화의 역설-대니 로드릭 저)
그런데 유로 문제는 세계경제의 4분의 1도 안된다. 미국 경기가 안 좋다는 베이지북 발표 하나만으로도 금융시장은 대요동을 친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들도 2008년 리먼 때와는 달리 긴축모드에 몰렸다. 요즘 대침체(great depression)나 위축(contraction) 같은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 불길하다.
[김세형 논설실장]
74. [매일경제][기자 24시] 근로의욕 깎는 복지포퓰리즘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 예산안의 특징 중 하나는 복지 분야 비중(28.2%)이 사상 최대로 커졌다는 것이다. 이번 복지예산 중 눈에 띄는 것은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늘어난 혜택들이다.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부교재비(월 3만6000원), 겨울철 난방유 제공, 2년마다 건강검진 항목이 신설됐다. 저소득층을 겨냥한 대학 반값 등록금 혜택도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초수급자들이 받는 혜택을 평균하면 연간 200만원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달 17만원가량의 소득이 더 생기는 셈이다. 내년부터 1인가구 기초수급자는 45만3000원을 받는데 여기에 17만원이 더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월수입이 60만원을 넘는다.
문제는 정부가 돈을 쥐어주는 것이 기초수급자들의 생활개선에 반드시 '약'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립 역량을 키우려면 고기를 직접 주기보다는 생선 낚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정부도 기초생활수급을 청산(탈수급)하고 차상위로 올라가는 계층에는 이행급여나 희망나눔통장 등 20여 개 보완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혜택이 늘면 근로의욕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생각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 경계는 어쩌면 내년 예산안에서 추가된 혜택분(월 17만원)이 될 것이다. 탈수급해서 차상위로 옮겨갈 때 발생하는 이득이 17만원에 못 미친다면 기초생활자로 남는 게 유리하다.
물론 탈수급을 고민하는 대상이 얼마일지는 미지수다. 기초생활자가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건복지부는 차상위계층 규모 파악도 안돼 있다. 2006년 소득자료로 2007년 170만여 명으로 추정하는 것이 최근치다. 이쯤 해서 떠오르는 것은 '복지 포퓰리즘'의 거듭된 폐해다. 선심성 복지정책은 정부 재정뿐만 아니라 자칫 근로의욕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
[경제부 = 김병호 기자 jerome@mk.co.kr]
75. [매일경제][기사 24시] 15년 전 애플 삼성이 샀더라면…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간 동맹이 화제다. 서로의 특허권을 상호 적용할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애플에 맞서기 위해 추격자들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 협력은 공짜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안드로이드 속 MS의 원천기술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규모는 매년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 왕국'으로 자부하지만,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쓸 만한 보유 기술이 없는 삼성전자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소프트웨어 인력을 확보하라"고 힘주어 실무진에게 지시했다. 이 회장의 소프트웨어 강화책은 변화한 시대에 맞춘 삼성전자의 변화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속절없이 밀리는 삼성전자를 보고 아쉬워한다. "이제껏 왜 이렇게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몰랐을까?" 삼성전자도 진작부터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알았다. 다만 대비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시간을 좀 더 거슬러 15년 전인 1996년으로 되돌아가 보자. 1996년 1월 21일 매일경제신문 1면엔 '美 애플컴퓨터社 판다'는 기사가 게재됐다. 당시 애플은 풍전등화였다.
이 위기는 스티브 잡스 복귀의 근거가 됐다. 기사에는 매수 후보로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도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수는 검토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애플이 보유한 멀티미디어 기술이 더 매력적이며, 영업이나 기술 등 부분 매수가 가능하다면 적극적인 M&A대열에 가담할 것이다."
삼성전자의 관심은 애플의 소프트웨어였다. 돌이킬 수 없는 역사지만, 가정 하나가 떠오른다. "1996년 인지했던 바를 삼성전자가 현실적으로 구현했다면, 소프트웨어 때문에 골치를 앓는 삼성전자의 처지는 달라졌을까?"
[증권부 = 김대원 기자 egofree@mk.co.kr]
76. [매일경제][사설] 美의회 FTA 비준임박 한국도 조속히 결론내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2007년 6월 말 양국이 공식 서명을 한 후 4년3개월여 만이다. 한ㆍ미 FTA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지난해 추가협상 이후 초당적인 지지 쪽으로 선회한 의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미국 의회가 조만간 비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FTA 이행법안이 패스트트랙(fast track) 적용을 받기 때문에 비준절차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오는 13일 한ㆍ미 정상회담 이전 비준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한국 차례다. 한ㆍ미 FTA 비준안은 국회에 제출된 지 106일 만인 지난달 16일 겨우 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됐다. 하지만 "미국보다 빨리 처리하지 않겠다"는 여야 간 합의에 따라 심의가 지연돼 왔다. 이제 미국 의회 비준이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 한나라당은 백악관이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자 "미국 의회 상황에 맞춰 우리도 한ㆍ미 FTA 비준안을 처리할 것"이라며 11월 중 처리 방침을 확인했다.
하지만 야당이 문제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미국에 선물보따리만 가져다 바칠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을 중심으로 정부가 결단을 내리고 미국 측과 마지막 담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이 외통위 상정 때 "미국이 비준하면 한국도 비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확약해 놓고서 다른 말을 하는 셈이다.
이런 식이니 국민이 정당정치에 염증을 내고 시민단체가 낸 서울시장 후보 손을 들어준 것 아닌가. 한ㆍ미 FTA는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고 타결이 이뤄졌다.
더구나 미국은 FTA 이행법안에 관련법 개정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우리는 한ㆍ미 FTA 비준안 국회 통과 후에도 14개 관련법 개정절차가 별도로 진행돼야 한다. 미국보다 이미 늦은 처리 절차가 훨씬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더 이상 억지 주장을 하지 말고 조속히 비준에 임해주길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도 여론몰이만 할 게 아니라 정치력을 발휘해서 야당 의원들을 적극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백악관이 FTA 이행법안을 제출하자 야당인 공화당이 즉각 이를 환영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축으로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져 있는 상황에서 FTA 발효는 하루가 급하다.
77. [매일경제][인사이드 칼럼] 무상급식 예산전쟁의 교훈
자동차 경주에서 승자를 가리는 일반적인 방법은 자동차 속도를 재는 것이다. 각 팀은 바람 저항을 줄이고, 엔진 출력을 향상시키며, 타이어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다. 이런 경쟁에서는 모두가 승복하고 또 생산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런데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자동차 경주가 있다. 도로 양 끝에서 두 경쟁자가 자기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치킨게임이다.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치킨)로 몰려 명예롭지 못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만약 어느 한쪽도 핸들을 꺾지 않으면 둘 다 승자가 되지만 결국 충돌해 파멸하게 된다. 치킨게임은 지나치게 가혹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결정을 너무도 위험하게 치킨게임 상황으로 방치하고 있다. 권력분립 대통령제는 국민 또는 주민의 예산 의지를 행정부(대통령 또는 자치단체장)와 의회(국회 또는 지방의회)의 상호작용 속에서 결정한다. 의회가 내각을 불신임하고 행정부가 의회를 해산하는 내각책임제와 달리 대통령제는 행정부의 장과 의회 의원들에게 각각 임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기 때문이다. 이런 대통령제하에서는 두 가지 제도적 요소가 동시에 구비되면 치킨게임 상황이 나타나는데, 이들 요소는 '예산 비법률주의'와 '의회의 지출예산 증액 및 새 비목 설치 제한'이다.
'예산 비법률주의'는 예산을 법률과 다른 방법으로 결정하는 제도다. 선진국들은 거의 예산법률주의를 채택하기 때문에 대통령제 아래에서 예산을 법률처럼 '의회 의결→행정부 재의 요구→의회 재의결' 절차로 결정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예산을 법률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의회 의결'이 있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권력분립을 기본으로 하는 대통령제이면서도 예산에 대해서만은 행정부의 재의 요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재의 요구를 인정하지만 법률에서 규정하는 매우 제한적인 조건하에서만 인정한다. 또 다른 요소인 '의회의 지출예산 증액 및 새 비목 설치 제한'은 의회가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시키거나 새로운 비목을 설치할 때 반드시 행정부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규정인데, 역설적으로 의회는 예산 삭감에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산 결정에 대한 이 두 가지 제도적 요소는 행정부와 의회 간 갈등을 증폭시켜 결국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의회는 행정부가 심혈을 기울이는 정책사업 예산을 얼마든지 일방적으로 삭감 확정할 수 있고, 행정부는 의회가 요구하는 예산 증액과 신규 사업을 고집스럽게 거부할 수 있다. 증액과 감액을 양분해 의회와 행정부가 벌이는 대립과 충돌의 게임은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게임 상황과 같다. 작년 6월 이후 서울시장과 여소야대인 서울시의회가 무상급식을 놓고 벌였던 기나긴 예산전쟁은 예산 결정에 대한 이런 제도적 결함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예산도 법률처럼 '의회 의결→행정부 재의 요구→의회 재의결'이라는 절차로 결정하는 예산법률주의가 확립돼 있었다면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간 예산전쟁은 더 많은 의원들을 설득하려는 정책소통의 경쟁이 됐을 것이다. 물론 단체장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회가 3분의 2 이상으로 예산안을 재의결한다면 그것은 주민 전체 의사로 인정해야 한다.
대통령제의 견제와 균형은 바로 이런 권력분립 개념에 기초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무상급식 예산전쟁 그리고 이에 따른 소모적인 갈등을 피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예산제도의 결함이 무엇인지 반드시 그 교훈을 찾아내야 한다.
[옥동석 객원논설위원인천대 무역학과 교수]
78. [매일경제][사설] 국민분노 위험수위, 정부 - 정치권 달라져야 한다
한국은 지금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거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하지만 어느 분야에서도 심각한 위기를 인정하고 잘못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엊그제 범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변호사는 얄팍한 한국 정치의 실상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안철수 바람’을 업고 등장한 박 후보가 제1야당을 누르는 데 걸린 시간은 한 달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그를 밀어올린 동력은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였다. 새로운 소통매체의 확산은 자칫 중우(衆愚)정치를 초래할 위험이 있지만 그런 현상을 탓하기엔 기존 정당정치가 너무도 탐욕스럽다. 제도권 정치가 국민과 담을 쌓고 자기들만의 리그를 벌이며 제 잇속만 챙겨온 탓에 SNS가 상징하는 직접민주주의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할 근거가 희박해졌다.
여야를 떠나 정치철학 부재(不在)가 근원이지만 어느 쪽도 반성 기미가 안 보인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공생(共生) 철학은 탄탄한 새 규범이라기보단 약자에게 비스킷 던져주는 느낌밖에 못 주고 있다. 안철수 현상이라는 국민의 경고도 그저 일과성 해프닝으로 치부하면서 코앞에 닥친 선거에서 표 얻을 궁리나 하는 태도로 뭘 기약하겠는가.
경제도 마찬가지다. 그리스 디폴트 위기나 미국 더블딥 염려는 진작부터 예상됐던 수순대로 악화일로다. 세계 금융시장은 패닉 수준이건만 한국은 위기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정부 고위층은 "한국 펀더멘털엔 문제가 없다"는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재벌과 부자는 미국과 유럽 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안 보인다. 정부로선 시간을 벌며 적당히 끌어가고 싶겠지만 환율이나 적당히 마사지하려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지금 전 세계 화두는 ’탐욕(greed)’과 ’분노(anger)’다. 미국에선 장기실업에 빠진 젊은이들이 부도덕한 월가를 점령하자는 시위까지 벌이고 있다. 한국 사회도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국민들 마음속엔 자포자기식 분노가 위험수위까지 차올라 있다. 여야 정치권, 특히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지금이라도 달라지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당장 이국철 SLS 회장 폭로가 빚고 있는 권력형 측근비리들부터 의혹 여지 없이 처리하고 남은 1년 반 국정을 어떻게 이끌지 국민에게 어젠더를 제시해야 한다.
79. [매일경제][사설] 은행 사상 최대 이익, 위기극복에도 힘 보태라
국내 은행들은 지난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 배 가까운 10조원 남짓한 이익을 냈다. 3분기에도 주요 은행들이 3조원 넘는 순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한다. 이대로 가면 올해 연간 이익은 20조원에 이르러 2007년 사상 최대 기록(15조원)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들은 1000조원을 웃도는 금융부채에 허리가 휘고 중소기업들은 갈수록 돈줄이 말라 애를 태우지만 은행들은 유례없는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주로 예금금리는 낮은 수준에 묶어둔 채 대출금리를 크게 올려 떼돈을 벌었다. 8월 말 예금은행 평균 예대 마진(잔액 기준)은 2.98%로 1년 전에 비해 0.34%포인트 확대됐다. 금리 변동 리스크를 대출자가 떠안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나 마찬가지인 주택담보대출도 1년 새 금리를 0.6%포인트나 올렸다. 일부 은행은 각종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생색내기에 그쳤다.
은행들이 새로운 고부가가치 금융서비스를 창출하기보다는 주로 급전이 필요한 가계와 중소기업을 상대로 마진을 늘렸다면 이는 국민에게 고통을 전가해 자기 배를 불린 것이다. 사상 최대 이익은 지속 가능성이 없는 거품일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자만하거나 배당잔치를 벌인다면 큰 착각을 하는 것이다.
위험신호는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8월 말 1.85%로 작년 말보다 0.55%포인트 높아졌고 가계대출을 제때 못 갚는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은행들은 스스로 건전성 제고에 힘쓰면서 우리 경제가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를 넘는 데 최대한 힘을 보태야 한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부축하고 부채가 과중한 가계의 연착륙을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관리를 허술하게 해 또다시 정부와 중앙은행에 손을 벌리고 궁극적으로는 나라 경제에 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은행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3%포인트 가까운 수준으로 급등한 만큼 더욱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다. 유럽 은행들은 물론 모건스탠리나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미국 금융회사들마저 위험하다는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위기의 쓰나미에 휩쓸리지 않도록 외화유동성 관리에 최고 단계의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