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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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2700억 왕십리民資역사 문닫나
수도권 최대 민자역사 중 하나인 서울 왕십리민자역사가 불법 건물로 전락해 영업정지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왕십리민자역사를 관할하는 성동구청은 지난달 21일 올해 말까지 준공하지 않으면 퇴거 조치하겠다고 행정처분 경고문을 보냈다. 그러나 사업주인 비트플렉스와 공동 시행자인 코레일은 서로 책임만 떠넘기고 있다.
코레일과 민간이 수도권 근교 역사를 공동 개발하는 사업장 곳곳이 재정적 어려움과 각종 소송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상 영업 중인 대형 사업장에서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자역사 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2008년 9월 19일 공사를 끝낸 왕십리민자역사는 이마트, CGV, 엔터식스를 비롯해 각종 상점 등 현재 총 150개 기업과 개인 상인들이 입주해 있고, 사업비만 2700억원에 이르는 수도권 최대 민자역사 사업장 중 하나다.
그러나 개장 3년이 넘도록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하고 1년 단위로 임시사용승인을 연장해왔다. 표면적 이유는 배후 도로에 대한 기부채납 미완료다. 성동구 관계자는 "배후에 도로용지를 확보해 구청에 기부채납해야 하는데 허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준공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며 "지난해부터 1~2개월 단위로 건축허가조건을 이행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사업시행자 측이 꿈쩍도 않고 있어 이번에 최후 통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플렉스 측은 도로용지 내 토지 등 소유자에게 보상을 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지만 구청에서 통보한 시한 내에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트플렉스 측은 책임을 공동 투자자인 코레일과 구청에 돌리고 있다. 이 회사 조준래 대표는 "해당 토지는 토지주 3인이 국유지인 철도용지를 수십 년간 불법 점유하고 있었다"며 "코레일과 지자체가 행정명령을 통해 환수할 수 있음에도 모든 책임을 시행자에게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플렉스 측은 시공사인 삼환기업과 공사비 과다계상을 둘러싼 소송으로 약 500억원대 가압류가 집행돼 회사 통장을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입주상인들이 관리비 인하까지 요구하고 있어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코레일 측 태도도 완강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업협약서상에 주변 민원 관련 사항은 모두 사업 시행자가 해결하게 돼 있으며, 토지소유권은 코레일이 아니라 철도시설관리공단 몫이라 우리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구청이 강제집행을 하게 되면 쇼핑몰 내 상인과 기업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구청의 행정처분 시한이 다가오면서 입점 상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입점상인 오 모씨는 "지자체와 마찰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지 몰랐다"며 "운영사와 코레일이 즉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2. [매일경제]카드수수료 평균2%로 낮춘다
수수료 인하 압박에 시달리던 신용카드사들이 10만 음식점 파업(18일 예정)을 압두고 결국 '백기투항'한다. 카드 평균 수수료율을 2%로 낮추고, 중소가맹점 수수료율도 할인점 수준까지 내린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가맹점의 범위 역시 예정보다 더 확대된다.
16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전체 평균 수수료율을 평균 2%로 맞추는 방향으로 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확정하고 금명간 순차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카드사별 평균 수수료율이 2.2~2.6%임을 감안하면 이번에 인하되는 수수료율은 0.2~0.5%포인트 수준이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당초 2.1%에서 0.2%포인트 인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가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하 폭을 0.5%포인트 내외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이렇게 조정되면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의 할인점 수수료율인 1.6% 선에 맞춰지게 된다.
내년 1월부터 확대되는 중소가맹점 대상 범위도 확대한다. 현재 중소가맹점 대상 범위는 1억2000만원 수준으로, 내년 1월에는 연매출 1억5000만원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중소가맹점 대상 범위는 현재 조율 중에 있는데 만약 연매출 2억원 대상 가맹점까지 확대되면 전체 가맹점 206만개 중 70% 이상인 144만개가 해당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식업 등 자영업자들이 많은 업종의 수수료율 인하 폭은 여타 업종의 수수료율 할인 폭보다 더 클 전망이다. 현재 2.5~2.6% 수준인 일반음식점의 수수료는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1년 새 두 차례 수수료율을 인하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카드업계 자체적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식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이 조 단위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3. [매일경제]애플 아이패드3 내년초 나올듯
삼성전자와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내년 초 아이패드3를 조기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호주에서 갤럭시탭10.1 판매금지를 당한 삼성은 애플의 특허 공세와 신제품 출시로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IT정보매체인 '올 싱스 디(All Things D)' 등 주요 외신은 애플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패드3 생산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 금융투자 연구원인 제프 피다카로는 아이패드3가 올해 4분기 중 공개되고 내년 2~3월께 전 세계에 동시 판매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내 갤럭시탭 시리즈 5종 라인업이 완성된다"며 "애플이 문제 삼을 만한 기술을 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애플 제품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 기자 / 김대기 기자]
4. [매일경제]정부, 퇴직소득 세금 확 늘린다더니 …`찔끔 인상` 후퇴
정부가 기업 임원들의 퇴직소득 계산 방법을 슬그머니 바꿔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7일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임원 퇴직소득 한도 규정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근로소득에 비해 퇴직소득 조세 부담이 작다는 점을 이용해 기업들이 퇴직소득을 지나치게 많이 적립ㆍ지급하는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일정 금액 이상의 임원 퇴직소득에 대해선 근로소득으로 간주해 높은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퇴직소득으로 보느냐다.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엔 '퇴직 전 3년간 평균 급여의 10%에 근속 연수를 곱한 금액'까지만 퇴직소득으로 보고 나머지는 근로소득으로 간주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국회에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이 기준이 '퇴직 전 3년간 평균 급여의 30%에 근속 연수를 곱한 금액'으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세금 부담이 작은 퇴직소득 인정 비율이 높아져 그만큼 퇴직 임원들에게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가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관련 상품을 파는 보험회사나 수혜를 보는 기업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애초 이 문제는 보험사들이 앞다퉈 판매해온 이른바 '최고경영자(CEO) 플랜보험'에서 촉발됐다. 중소기업 CEO나 대기업 임원들 사이에 꽤나 인기를 끈 '절세 상품'이었다.
절세 메커니즘은 이랬다. 법인 명의로 저축성 보험 상품에 가입한 뒤 임원 퇴직 시 수익자 명의를 임원 앞으로 변경한다. 법인 입장에선 퇴직금으로 경비 처리돼 법인세를 줄일 수 있고, 임원 입장에서도 퇴직소득이 근로소득에 비해 소득공제율이 높은 데다 과세표준도 낮기 때문에 유리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세청은 법인 명의로 가입한 보험의 수익자를 개인으로 바꿀 경우 이미 불입한 보험료를 근로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상품 자체가 '불완전 판매' 논란에 휘말린 꼴이다. 그러자 지난 3월 재정부가 나서 퇴직소득으로 봐야 한다고 정반대 유권해석을 내렸다가 다시 조세형평성을 이유로 일부만 퇴직소득으로 간주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1월 이후 퇴직소득분부터 이 같은 규정이 적용된다. 본지가 세무사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바뀐 규정 탓에 납부 세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예를 들어 27년간 기업에 근무한 대표이사 등 임원이 앞으로 3년간 더 일한 뒤 퇴직한다고 하자. 3년간 급여(연간 4억원)와 퇴직금(12억원)으로 총 24억원을 수령할 경우 재정부 초안 기준으로 납부 세액은 4억1033만원이 된다. 바뀐 정부안 기준으로는 급여를 줄이고 퇴직금을 늘리는 식으로 잘만 조정하면 2억2305만원까지 세액을 줄일 수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세회피를 위해 퇴직금을 과다하게 쌓지 않고 정상적으로 퇴직금을 받는 임원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가는 것은 시정해야 한다는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민간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며 "정부 내 정상적 논의를 거쳐 확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입법예고 때 '일정 배율'을 적용하겠다고만 밝혔고 이후 10분의 3으로 수정해 국회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세무사업계 관계자는 "정부 최종안은 초안에 비해 조세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퇴직 임원과 기업들의 조세회피 성향을 줄이려면 규정을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헌철 기자 / 이기창 기자]
5. [매일경제][MK 모닝] 백화점 수수료 & 렌트
영어사전에 적힌 렌트(rent)의 말뜻은 집세, 지대, 임차료 등이다.
하지만 현대경제학은 렌트의 범위를 훨씬 넓게 잡는다. 생산요소를 사용해서 얻는 수익과 그 요소의 실제 공급가격(비용)의 차액을 보통 '렌트'로 표현한다. 한정된 토지를 소유한 지주가 별다른 수고 없이 지대 수입을 올리는 것에서 영감을 얻은 개념이다.
보통의 경우 렌트는 금새 사라진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뛰어들어 생산비는 높아지고 가격은 낮아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한된 자원, 즉 토지가 개입된 부분에선 렌트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에선 백화점이 이런 경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의 높은 점포 수수료를 크게 내리라고 압박하더니 지난 11일부터는 이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국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중소 납품업체보다 훨씬 유리한 판매수수료율을 해외 명품업체들에 적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의 명품업체 압박이 성공하면 백화점은 한결 부담을 던다. 중소업체에 수수료를 내려주는 부담을 명품업체에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왜 그럴까. 일단 백화점과 중소업체 관계부터 보자.
백화점이 중소업체에 고율의 판매수수료율을 매기는 현실은 백화점들이 목좋은 곳에 큰 매장을 확보하고 대규모 고객들을 끌어들일 영업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렌트 부과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걸 정상화하기 위해선 변두리 상권을 개발하고 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전반적인 유통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런데 '공정'을 화두로 꺼낸 이 정부로선 시간이 없다. 그래서 정공법 대신 주먹을 들이대는 변칙을 택했다.
아마도 부분적 효과를 거두겠으나 장기적 효과는 장담하기 힘들다. 그래서 정부 안에서도 백화점 수수료 해법을 두고 서로 다른 견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흥미로운 곳은 백화점이다. 렌트를 누리고 있는 백화점이 거꾸로 자기들에게 렌트를 받아가고 있는 명품업체들에도 정공법 대신 변칙적인 방법으로 명품업체들의 렌트(상대적으로 너무 낮은 수수료)를 교정하려 들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위라는 힘을 빌려서.
이 역시 일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장기적 효과는 '글쎄'라고 봐야 한다. 명품업체의 렌트를 없애기 위해선 소비자 의식이 바뀌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3대 백화점이 국내 유통산업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의 비중은 대략 50%에 이르고, 해외명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선호도는 병적인 수준"이라며 "이런 지배력이 유지되는 한 정부나 시장의 견제는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장기적인 대책을 병행할 필요가 그래서 있다.
[이진우 기자]
6. [매일경제]6억명 홀린 '스피드쇼'… 기업후원 2조원 몰고왔다
◆ F1코리아 경제효과 ◆
#. 호주 그랑프리가 열리는 멜버른은 F1대회가 열리는 3월 말 전 세계에서 모여든 모터스포츠 팬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빅토리아주는 2005년 'F1대회 개최 10주년'을 맞아 10년간 경제효과를 집계했는데, 1996년부터 10년간 총 12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남겼고, 일자리 2만8000여 개를 창출했다. 마크 웨버(레드불)라는 걸출한 스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호주는 1996년부터 15차례(2006년 제외) 시즌 첫 대회를 열고 있다.
16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끝난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
대회조직위원회는 올림픽ㆍ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이자 전 세계 최고 모터스포츠 대회로 꼽히는 F1이 향후 전남 지역 발전과 함께 국가브랜드 업그레이드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1과 관련한 통계만 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F1은 세계 188개 국가에 TV로 중계돼 6억명 이상이 시청한다. 올해 코리아그랑프리에는 결승 레이스에만 8만명, 사흘간 누적 집계로 16만명이 레이스를 보기 위해 현장을 직접 찾았다. 하루 8만명을 동원한 관중은 국내 스포츠 사상 단일 경기 최다 관중 기록이다.
한국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F1을 개최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코리아그랑프리는 962억원 적자를 냈다. 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난, 숙박 문제 등 미숙한 점을 한꺼번에 드러내면서 전남은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적자 규모만 따지면 F1이 지방자치단체 부담만 키우는 '애물단지'처럼 보인다.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올해 전남도는 F1을 주관하는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에 개최권료(480억원)와 텔레비전 중계권료(160억원) 등 640억원을 썼다. 여기에 조직위원회 운영비 등으로 300억원을 지출해 총비용은 약 940억원에 달한다. 올해 관중 입장 수입이 약 390억원에 머물렀기 때문에 단순히 계산해봐도 500억원 이상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962억원 적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박준영 F1 조직위원장 겸 전남지사는 "국가브랜드 가치라든지 지역 파급효과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 효과까지 따진다면 1조2000억원 정도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대회를 통해 적자가 난다 할지라도 무형적 효과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전남도 고위 관계자는 "당장 흑자를 내기는 어렵다. 지금은 적자 폭을 줄여나가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 육상선수권대회도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약 2000억원 적자를 냈다. F1은 매년 적자폭을 200억~300억원으로 줄이면 7년 동안 2000억원 적자 내에서 막아낼 수 있다"며 "이렇게 된다면 F1대회가 다른 대회에 비춰 결코 경제성에서 취약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손익계산서에 숫자로 딱 떨어져 나오는 회계적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 오히려 F1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사회ㆍ문화적 파급효과가 적자를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전남도는 전남 지역이 추진하고 있는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J프로젝트) 선도산업으로 F1을 활용한다면 지역경제 발전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기대한다. 영암을 비롯한 전남 지역에 유수 기업들을 유치하는 데 F1이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암 = 박진주 / 박윤수 기자]
7. [매일경제]아이패드3 내년초 출시…삼성 압박하는 애플
애플이 삼성에 대한 특허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한 데 이어 아이패드3 출시를 서두르며 삼성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도 '소송전 강화' '제품 다양화' '대체기술 확보' 등 3트랙 전략으로 애플 공세에 맞설 방침이다.
특히 독일 호주 등지에서 갤럭시탭10.1 판매금지 조치를 당한 데 이어 네덜란드에서의 반격이 물거품되면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먼저 판매금지 가처분신청과 특허소송을 확대함으로써 애플에 강경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한국에서의 애플 제품 판매금지 가처분신청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4일 "지금까지는 저쪽(애플)에서 고른 곳에서 저쪽에서 고른 논리로 페널티킥을 먼저 찬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페널티킥은 다섯 번 차는 것이니까 그중에 한두 개만 막으면 된다"며 향후 소송전에 대한 자신감을 표시한 바 있다.
공격의 고삐를 죄는 동시에 애플이 공격해올 틈을 주지 않도록제품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연말에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탭7.7 모델은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애플의 '멀티터치' 특허 공격을 벗어났다.
애플이 보유한 멀티터치 기술은 LCD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갤럭시탭7.7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또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제품으로 애플 아이패드 공세를 막아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갤럭시탭10.1과 8.9에 이어 7.7ㆍ7.0플러스 등 갤럭시탭 5종 라인업을 완성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 아이패드에 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애플과 분쟁을 겪지 않는 대체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갤럭시S2 LTE와 갤럭시S2 HD LTE 모델에서 애플의 '포토플리킹' 특허기술을 빼면서 이 같은 전략을 구체화했다.
신제품에서는 애플이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기술을 피해갈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주 말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헤이그법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문제 삼은 3G 통신기술이 라이선스료를 받고 공개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에서 프랜드 조건을 인정한 것 자체가 애플이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특허 침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되는 본안소송에서는 삼성에 더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포토 플리킹 : 손가락으로 화면을 움직일 때 맨 끝에서 튕기듯이 되돌아오는 기술.
멀티터치 :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ㆍ축소ㆍ회전하게 하는 기술.
프랜드(FRAND) : 특허 없이 일단 제품을 만든 뒤 나중에 라이선스료를 특허권자에게 주고 사용하는 권리.
[황지혜 기자 / 김대기 기자]
8. [매일경제]아이폰4S 결함 논란에도 `구매인파`
제품 결함 논란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S에 대한 인기는 출시 첫날부터 대단했다. 애플이 지난 14일 미국을 비롯한 7개 1차 출시국에서 일제히 아이폰4S 판매를 시작하자 맨해튼 5번가 애플스토어에서는 판매 18일 전부터 줄을 서는 사람도 등장했다. 출시 당일에만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잡스와 함께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이 전날인 13일 오후부터 로스가토스 애플 매장 앞에 줄을 섰다.
아시아와 유럽 내 1차 출시국 애플 매장도 아이폰4S를 구입하려는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칼 하우 양키그룹 애널리스트는 아이폰4S가 발매 첫주 400만대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폰4는 발매 첫주 170만대가 팔렸다.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이폰4S의 결함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폰4S에 처음 도입한 음성인식 '시리(Siri)' 기능이 미국 외 지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또 기존 3GS나 4 구입자들은 iOS5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할 때 기존에 저장돼 있던 데이터가 일부 삭제돼 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 서울 = 김미연 기자]
9. [매일경제]뉴욕서… 런던서… 탐욕 겨냥한 분노의 함성 일제히 폭발
지난 9월 17일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며 미국 맨해튼에서 처음 시작한 월가 시위가 특별한 주도세력도 없이 한 달 만에 전 세계 82개국 1500개 도시로 확산됐다. 1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성난 군중 20만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공공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시위를 벌였다. 브뤼셀에서는 덱시아 은행 본점에 진입한 여성 시위자의 얼굴을 경찰이 발로 걷어차 경찰이 긴급 체포되기도 했다. 뉴욕의 타임스스퀘어 광장과 런던의 증권거래소 앞, 시드니의 호주중앙은행 앞 등 각국 대도시의 금융 중심지에 몰려든 시위대는 이날 한목소리로 '빈부 격차와 은행의 탐욕'을 비난했다.
이날 전 세계 82개국에서 동시에 벌어진 시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덕분에 규합된 행사였다.
온라인 사이트 '함께 점령하라(Occupy Together)'는 이날을 '전 세계 시위의 날'로 정하고 캐나다 호주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유도했다. 결국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는 한국은 물론 대만 뉴질랜드 등에서도 열렸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아프리카(남아공화국), 남미(브라질)에서도 시위가 펼쳐졌다.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는 6000명의 시위대가 맨해튼 남부에서 올라와 이곳을 찾은 전 세계 관광객들을 상대로 자신들 요구사항을 알렸다.
앞서 14일부터 미국 각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며 수십 명이 체포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
이날 아침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는 주 방위군이 시위대 캠프에 진압작전을 개시해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20여 명이 체포됐다.
뉴욕에서는 주코티 공원 청소를 위해 시위대가 퇴거해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졌다가 취소된 뒤 시위대가 경찰에 물병을 던졌다가 14명이 체포됐다. 시애틀에서도 공원 내 텐트를 철거하려는 경찰에 시위대가 맞서면서 10명이 체포됐다.
뉴욕의 시위대는 은행의 탐욕에 항의하기 위해 JP모건체이스와 씨티은행 등에 진입했다가 무단 침입죄로 수십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학 경영대 교수는 이번 시위에 대해 "소득이 줄어든 사람들은 더욱더 희망을 잃게 되고 그만큼 소득재분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 지역은 시위 규모와 양상이 더욱 격렬했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는 20만명의 시위대가 행진하며 국방부 청사 별관과 도로변에 세워진 차량에 불을 질렀다. 도로변 은행 점포마다 돌을 던져 유리창을 파손하기도 했다.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아 진압에 나서며 최소한 70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벨기에 경찰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해 물의를 빚었다.
유럽연합(EU) 의회가 있는 브뤼셀에는 이날 유럽 각지에서 6000여 명의 시위대가 몰렸다. 이 중 일부가 최근 구제금융 지원을 받게 된 덱시아 은행 본사로 진입해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바로 시위대를 밖으로 내몰면서 팔 등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고 무릎을 꿇리거나 바닥에 엎드리게 했다. 이 과정에서 수갑을 찬 채 무릎을 꿇린 한 여성 시위자의 얼굴을 한 사복 경찰관이 발로 걷어찼다. 그리스에서 온 이 여성은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으며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들고 부어 올랐다.
시위대는 이 경찰관의 신원을 알아내 검찰에 고발했다.
브뤼셀 경찰 대변인은 "검찰 지시에 따라 해당 경찰관을 자택에서 긴급 체포했으며 현재 신문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의 금융중심지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앞에서도 8000여 명의 시위대가 세계 금융 시스템의 부당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소식을 들은 차기 ECB 총재인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장은 "청년들에겐 분노할 권리가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시위가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월가 시위의 기폭제가 SNS라면 실제 원동력은 '빈부 격차'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월가 금융자본에 의해 빈부 격차가 더 벌어지자 뉴욕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분노'가 터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은 회원국 30개국 가운데 멕시코와 터키를 제외하면 소득 불평등도가 가장 심한 나라다.
월가 시위에 참여한 시위대들의 직접적인 불만도 바로 빈부 격차다. 이를 대변하는 게 '1%'와 '99%'라는 숫자다. 1% 부자와 대비해 1%에서 소외되는 99%를 시위대가 대변한다는 얘기다. 실제 미국 국세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상위 소득계층 1%가 1993년부터 2008년 사이 미국에서 생성된 소득의 52%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 서울 = 서찬동 기자]
10. [매일경제]"노동시장 구조개혁 필요"
◆분노하는 지구촌 ①◆
"'잡(job) 마켓' 본질부터 바꿔야 합니다. 근본적인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필요하죠."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한국대사는 '반월가' 시위가 유럽에까지 번지는 사태에 대해 이같이 분석했다.
허 대사는 "핀란드나 덴마크 등을 보면 '좌에서 우', '우에서 좌'로 정권이 바뀌었다"며 "일정한 이념적 흐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무조건 현 정부로는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쪽은 청년실업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허 대사는 이 같은 문제는 시장경제체제에서의 노동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세계 노동시장은 시장경제 체제로 급속히 편입되면서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신규 노동력이 15억명이나 유입됐다"며 "노동인력은 급속히 팽창했는데 자본의 성장은 이를 따라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풍부한 노동력과 함께 기술의 진보가 크게 일어나면서 시장은 언제든지 싼값에 노동인력을 고용하고 값싼 제품들을 쏟아냈는데 자본 성장은 그대로여서 남아도는 노동력을 어떻게 할 정책적 수단이 없었다는 것이다.
허 대사는 특히 "최근 국제노동기구(ILO)와 OECD가 세계 노동인력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상위 기술직 일자리는 급증하고 있지만 중간 기술직과 하위 기술직은 일자리가 매년 급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잡 마켓'의 체질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은 단번에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며 "어려서부터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다시 시키고 마치 한약 먹듯이 글로벌 경제체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진단했다.
[파리 = 전병득 기자]
11. [매일경제]美, 분노치유 해결책 마련 나섰다
◆분노하는 지구촌 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등 미국 정부의 최고위층이 잇달아 반월가 시위에 지지를 밝힌 데 이어 그 후속 조치들도 준비 중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4일 오전 CNBC에 출연해 2008년 금융위기와 관련해 형사 처벌을 받은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에 대해 시위대가 좌절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또 오바마 행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와 투자자들을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금융 부문에서 강한 게임의 룰을 무척 신속하게 마련했지만 현재 이에 대한 저항에 직면해 있다"며 "금융시스템 전체적으로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더 강한 조치들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는 반월가 시위를 일으켰던 국민들의 '분노'를 내년도 대선의 핵심전략으로 채택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오바마 캠프는 국민들의 분노에 답할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최근 ABC방송과 WP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도파 국민들의 68%, 공화당원의 60%가 월가에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위기에 빠진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첫 번째 단계"라며 이번 시위를 지지했고, 폴란드 자유노조 창설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씨티그룹 비크람 팬디트 CEO는 금융회사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시위대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라는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12. [매일경제]맥빠진 `한국판 反월가시위` 수백명 모이는데 그쳤다
◆ 분노하는 지구촌 ① ◆
전 세계 '반(反)월가 시위'에 발맞춰 서울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1%에 맞서는 99% 서울 공동행동준비위원회'는 15일 여의도 서울광장 등지에서 '여의도를 점령하라'는 구호로 집회를 열었다. 오후 2시 시작된 여의도 집회엔 300여 명이, 오후 6시 서울광장 시위엔 700여 명(경찰 추산ㆍ주최 측 추산 1500명)이 참가했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시위 주최 측은 철야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오후 8시 40분께 집회를 마치고 자진 해산했다. 이날 하루 종일 벼락과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려 참가자가 적었고 경찰이 서울광장 진입을 원천 봉쇄한 게 조기 해산 원인이 됐다.
무엇보다 이날 집회에선 금융자본의 탐욕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의료 민영화 반대, 비정규직 철폐, 반값 등록금, 전ㆍ월세를 비롯한 주거 안정 문제 등 다양한 요구가 난무하면서 시위의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외국 시위와 달리 '전문적으로' 시위를 주도하는 진보ㆍ시민단체 여러 곳이 뒤섞이면서 시위 개최 목적과 구호가 불분명해지고 추진 동력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위원회 측은 오는 22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와 연계해 '여의도를 점령하라' 시위를 다시 개최할 방침이다.
"We are the 99(우리는 99%다)."
"Occupy Everywhere(전 세계를 점령하라)."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
스페인 교환학생인 엔리크 에스파냐(인천대ㆍ23)는 페이스북에서 만난 친구 10명과 함께 집회에 참가했다. 이들 국적은 브라질 미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등으로 다양했다. 에스파냐 씨는 "스페인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는데 글로벌 경제위기는 세계 어느 나라나 심각한 것 같다"며 "금융 투기 세력이 시장을 교란하고, 정부와 우리를 통제하려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월가 시위 한 달째를 맞은 지난 15일 전 세계 82개국, 951개 도시에서 열린 반(反)금융자본 시위에 발맞춰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열렸다. 그러나 참여 인원은 최대 700여 명(경찰 추산)으로 많지 않았다.
지난해 봄부터 학교에서 텐트를 치고 살고 있는 대학생 김이민경 씨(25)는 살인적인 주거 비용에 분노한 사례다. 대학가 원룸은 물론 고시원 등을 전전했지만 월세가 너무 비싸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신입 공채로 입사한 은행원 신 모씨(30)는 "최근 언론들이 금융권 종사자 연봉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하는데, 조금 안타깝다"며 "내 연봉은 20%나 삭감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시위는 당초 예상보다 참가 인원이 적고 추진 동력도 약해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시위가 이뤄진 외국과 달리 진보ㆍ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돼 집회를 개최하다 보니 시위 목적과 직접적 관계가 없는 다양한 요구가 쏟아져 반월가 시위 본래 목적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이날 집회에선 '한ㆍ미 FTA 저지' '의료 민영화 반대' '비정규직 철폐' '반값 등록금' '주거 안정 문제' 등 다양한 구호와 요구가 난무했다.
취업준비생인 신아영 씨(24)는 "다양한 단체가 여러 문제를 갖고 나왔기 때문에 집중이 잘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참여자도 생각보다 적었고 집회 형식이 새롭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시위 동력이 약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한국이 금융위기 진원지가 아니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임영신 기자 / 석민수 기자]
13. [매일경제]경제상황 美·유럽보다 덜 심각…전국민 공감얻을 이슈가 없었다
◆ 분노하는 지구촌 ①/ 한국판 反월가시위 왜 선진국과 달랐나 ◆
지난 15일 유럽 각국과 미국 등 80여 개국에서 빈부격차와 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유럽ㆍ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들은 시위 양상에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시위가 더욱 확산되면서 방화 등 과격 행동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수백 명 단위의 평화 시위에 그쳤다. 선진국ㆍ신흥국 간 경제 격차가 시위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해구 성공회대 정치학 교수는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재정적자와 복지 지출 삭감폭이 시위 열기를 갈랐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미국과 남유럽은 경기가 악화된 상태에서 실업자가 늘고 있는 데다 재정적자 악화로 복지마저 줄어들면서 양극화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아직 재정적자가 많지 않고 복지 지출도 크지 않다 보니 국민이 시위에 참여할 이유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부터 양극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는 데 반해 미국은 로널드 레이건 집권 후인 1980년대, 유럽은 1970년대로 양극화 시점을 잡는다"면서 "신자유주의에 따른 누적된 양극화 문제도 이들 나라가 더욱 고질적이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릴 만한 상징성이 없었던 것도 미국ㆍ유럽과 아시아가 다른 점이다.
장훈 중앙대 정치학 교수는 "원인은 유사하다"면서 "하지만 웹에 기반을 둔 대규모 사회운동은 상징성이 중요한데 이 점에서 아시아는 달랐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복지 축소 조치 이후에, 미국에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 법안이 여ㆍ야 정파 간 대결로 무산된 직후 시위 규모가 커졌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이런 모멘텀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15일 여의도와 서울시청 앞 시위에서 통일되지 않은 구호가 난무한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 먹튀 론스타, 저축은행 문제 해결 등 당장 전 국민을 설득할 구호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훈 교수는 "아직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상징이 될 만한 사건이 없다고 해서 잠재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이 고통을 호소하거나 사회적 약자가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는 높아질 것이다. 정치권이 의지를 갖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덕 기자]
14. [매일경제]마이클 샌델 하버드大 교수 "左도 右도 모두 분노 표출"
◆ 분노하는 지구촌 ① ◆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월가 점령 시위대에 대해 "좌우 양쪽에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며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이번 시위 열풍이) 내년도 주요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샌델 교수는 지난 13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에까지 번진 시위 열풍의 원인으로 '공감 없는 사회 시스템'을 꼽는 시각이 있다.
▶공감 없는 사회 시스템은 다소 감정적인 해석인 듯하지만 분명 연관성은 있다(consistent)고 본다. 내 방식대로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원인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미국 월가 시위대의 분노와 절망, 적개심은 금융위기와 정부 대응의 미약함에 대한 분노가 컸다. 납세자들 희생으로 금융사들을 구하면서 정부가 금융사들에 제대로 된 조건도 붙이지 못한 점이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둘째,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심해지는 게 중요한 원인이었다. 미국은 상위 1% 인구가 하위 90% 인구보다 더 많은 부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소득 불평등이 심해진 게 금융 산업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측면도 있다. 정부가 금융 산업을 구조조정하는 과정에서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미국 내에서 반발이 거세진 것이다.
서구 선진국조차 새로운 공공철학과 통치철학을 수립하기 위해 헤매고 있다. 금융구제와 금융위기를 넘어서며 새로운 통치철학을 찾기 위해 서구 많은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가 시위도 그런 표출이다. 반대편(우파)의 티파티도 그런 표출의 한 모습이다. 둘은 같은 원천에서 나온 움직임이다. 원천은 분노, 반대, 도덕적 불만 이런 것의 표출이다. 그 대상은 금융권 시스템이다.
-소득 격차뿐만 아니라 원활하지 못한 세대교체가 분노의 또 다른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고령화는 전 세계적 추세(trend)다. 많은 나라에서 노동계층은 줄어들고 은퇴자층은 늘어나면서 이 같은 도전에 직면했다. 은퇴자가 늘어나면서 사회보험(social insurance)과 연금(pension) 제도에 동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각국이) 퇴직과 연금 프로그램 관리법에 대해 고민 중이다. 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다음 세대에 도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사회적 계약과 같다. 이 같은 의무는 양방에 가해지는데 인구구조 변화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정의와 공정의 의미와 논쟁은 현 사회 내부에서뿐만 아니라 세대 간에도 적용돼야 한다. 미국은 젊은 이민자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완화시키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망인 연금과 사회보험을 재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분노와 정의 실현을 위한 궁극적인 해결 주체는 정치권 아닌가.
▶궁극적 해결 주체는 정치권이라는 데 일면 동의한다. 미국에서도 이미 우파에서 시작된 저항운동인 티파티가 공화당에 영향을 끼쳤다. 흥미로운 것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공화당 후보가 티파티의 호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파티의 등장이 공화당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분명하다.
-내년에 주요 국가에서 중요한 선거가 잇따를 예정이다. 최근 시위 열풍이 이들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아직 뉴욕 월가 시위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를 판단하기엔 이른 측면이 있다. 그러나 뉴욕 시위대가 노조들 지지를 얻거나, 세력을 더 키우거나, 분명한 어젠더와 메시지를 개발하면 민주당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효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 정치권에서 정하는 일이 시민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건전한 민주주의 뒤에는 강한 시민사회가 있고, 그 시민사회의 에너지와 적극성이 도리어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양당 정치 대안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 많은 민주주의 사회에는 정치에 대한 좌절과 실망이 있었다. 주요 정당들은 자주 시민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한다. 기존 정당에 대한 좌절이 전 세계 시민, 유권자로 하여금 새로운 창의적 대안을 모색하게 하는 현 상황은 아주 흥미롭다.
[이한나 기자]
15. [매일경제]정치권ㆍ여론압박에 카드 평균수수료 2%로 낮춰
카드사 수수료율 인하폭이 예상보다 커진 것은 지난주 무산된 '1만원 이하 카드 결제 거부 허용' 논란 이후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까지 갔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애초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0.2%포인트 낮추는 선에서 논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액 카드 결제 거부 논란으로 정부와 카드업계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면서 부담이 가중됐고, 금융당국에서도 주말 사이 카드사들에 보다 성의 있는 대처를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0.2%포인트 인하로는 현재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신용카드사의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은 2%대로 맞춰지게 된다. 카드사들마다 평균 수수료율은 서로 다르지만 2.2~2.6% 내외로 집계되고 있다.
신용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율은 업종마다 천차만별이다. 카드사들은 40여 개 업종 중 음식업 등 중소상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업종에 대해 수수료율을 큰 폭으로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음식 업종은 현재 2.6% 안팎 수수료율을 물어야 하지만 2% 이내로 낮아질 전망이다.
만약 식당에서 10만원을 카드로 결제했다면 지금까지는 2600원이 수수료로 나가야 했지만 2000원 이내까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10만원의 매출을 올려도 비용을 제한 뒤 실제 식당 주인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1만원 안팎임을 가정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중소가맹점 범위가 확대되고 중소가맹점 수수료율도 큰 폭으로 낮아지게 되면 중소상인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은 기존에 논의되던 0.2%포인트 인하 방침에서 0.5%포인트 인하 방침으로 급선회했다. 이는 현재 1.6% 수준인 할인점 수수료율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중소가맹점 범위는 현재 연매출 1억2000만원으로 현재 전체 가맹점의 58%(120만개) 수준이다. 중소가맹점 범위는 내년 1월 연매출 기준 1억5000만원 이하인 가맹점으로 확대되지만, 이를 최대 2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카드사별로 논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가맹점의 70%(144만개) 이상이 중소가맹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대부분의 가맹점주가 사실상 최저 수수료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된다"며 "이번주부터 카드사마다 순차적으로 발표한 뒤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1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카드수수료 체계 책정에 대한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손율은 어떤지, 자금 조달 비용은 얼마인지 등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신금융협회는 금융연구원에 카드수수료율 합리화에 대한 개선책 용역을 의뢰했고, 이르면 다음달이면 결과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뿐만 아니라 떼를 쓰면 수수료율을 낮춰주는 등 불합리했던 관행을 개선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16. [매일경제]카드사 "월수입 1000억씩 감소" 울상
카드사들은 최근 1년 새 수수료율을 두 차례 낮췄다. 이번에 인하하면 1년 새 세 차례나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셈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번 수수료율 인하 문제의 전면에 나서지 못한 것은 담합 소지도 있지만, 여러 차례 인하했던 수수료율 문제를 또다시 들고나오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수수료 인하 문제는 참여정부 때부터 압박이 가해졌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카드사 영업이익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 때문에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조 단위' 수익을 올리는 게 밝혀지고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중소상인 단체들의 주장이 이어졌다. 결국 10만 음식점 가맹점주들이 18일 파업하겠다고 나서면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전면에서 압박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수료율 인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다.
카드사들은 반드시 수익의 50% 이상을 '본업'인 카드 가맹점 수수료로 채워야 한다.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 가맹점 수익은 큰 폭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카드론 수익이 줄어들면 현금서비스 등 부대 수익 역시 줄여야 해 수익 감소의 연쇄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월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38조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어림잡아 월 1000억원 이상 카드사 수입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업 역시 금융업이기 때문에 경기가 둔화되면 순식간에 고꾸라질 수 있다"며 "내년까지는 괜찮겠지만 그 이후로 넘어가면 카드사들이 한계에 다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승진 기자]
17.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14일)
18. [매일경제]금융지주, 당국압박에 배당 줄인다
금융권의 고배당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손준비금을 늘려 배당을 줄이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6일 "3분기까지 은행권 순이익이 올해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손충당금이나 대손준비금 적립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며 "관련 기준을 보수적으로 재검토하기 위한 실무 태스크포스(TF)가 활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배당금으로 3조8000억원을 지급한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배당금 지급이 예상되자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외국인 주주 설득 작업에 들어가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돈잔치를 하는 금융회사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금융사로서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KB금융은 외국인 주주에게 "올해만큼은 참아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실적 부진 등으로 최근 3년간 상대적으로 배당액이 적었던 KB금융은 일부 외국인 주주의 반발을 걱정하고 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배당성향을 낮추면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반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신한금융도 일단 고액 배당은 자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외국인 주주들의 반발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배당성향은 다소 낮출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지난해 배당 총액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신한금융은 대손준비금 적립을 늘려 손익을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순이익 결산과 시장 상황 등을 봐서 배당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고액 배당 논란에서 완전히 비켜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56.97%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배당을 늘려야 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배당액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예보가 양해해주면 배당보다는 유보를 하고 싶다"며 배당을 줄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인수 기자 / 전정홍 기자]
19. [매일경제]17% 싼 서민車보험 나온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나 저소득계층 등 서민층은 오늘부터 기존 자동차보험보다 훨씬 저렴한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LIG손보 흥국화재 롯데손보는 17일, 현대해상 동부화재 한화손보 그린손보 더케이손보 현대하이카다이렉트는 20일, 악사(AXA)손보는 21일, 메리츠화재는 26일부터 서민 우대 자동차보험을 각각 출시한다.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17%가량 할인율이 적용되지만 사고 시 보장 내용은 기존 자동차보험 상품과 동일하다. 형편이 어려운 서민층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상품인 만큼 가입 요건은 까다롭게 적용된다. 만 35세 이상이면서 가계소득 4000만원 이하여야 하고, 만 20세 미만의 부양 자녀가 있어야 하며, 중고 소형차의 차량 소유 목적이 비사업용이어야 하는 등 요건을 충족해야 가입할 수 있다. 이때 비사업용 중고 소형차 기준은 10년 이상 경과한 1600㏄ 이하 일반 승용차나 1t 이하 화물차를 뜻한다.
금감원과 보험업계는 최대 100만명의 서민층이 기존 자동차보험에서 서민 우대용 자동차보험으로 갈아타거나 신규 가입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소비자 권익을 위해 필수 비용만 반영해 서민 우대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20. [매일경제]빌 그로스 "美국채 매각은 나의 실수"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의 빌 그로스 회장이 미국 국채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예상하고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각했던 본인 투자전략은 잘못됐다고 인정했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그로스는 최근 '내 탓이오(mea culpa)'란 제목으로 된 편지를 투자자들에게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며 "선진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내 판단이 빗나갔다"고 시인했다.
그로스는 현재 자신이 운용하는 2450억달러 규모 '토털리턴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단기 미국 국채를 줄이고 장기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취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맞춰 투자 전략을 바꾼 것이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란 FRB가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장기 금리를 낮춰 기업 투자를 유도하는 경기 부양책이다.
핌코가 최근 공개한 월간 투자통계에 따르면 그로스는 미국 재무부 채권 등 미국 정부와 관련된 단기 채권을 거의 대부분 매각한 상태다. 이로써 펀드가 보유한 미국 국채 평균 만기가 7년 이상으로 늘었다. 6개월 전에는 보유 채권 평균 만기가 4년도 채 못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로스가 장기 국채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9월 미국 중앙은행이 발표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책'과 관련이 깊다"며 "월가에도 'FRB와 싸우면 손해'라는 얘기가 있다"고 상기시켰다.
그로스의 투자전략 실수로 올해 '토털리턴 펀드' 수익률은 1.1%로 최악을 기록했다. 다른 채권펀드 평균 수익률인 6%에 훨씬 못 미쳤다. FT는 올해 3월 '토털리턴 펀드'가 미국 국채 2370억달러어치를 전량 매각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최대 채권펀드사가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한 것은 미국 채권이 FRB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인해 고평가(금리는 과잉 하락)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스가 미국 국채를 대량 매도한 이후에도 금리는 꾸준히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핌코는 채권 투자 규모를 줄이는 대신 지난해 말부터 우선주와 전환사채 등 주식 관련 증권에 자산을 10% 이상 투자해왔다.
그로스는 이날 핌코 웹사이트에도 특별 성명을 내고 "유럽과 미국 채무위기와 관련해 토털리턴 펀드가 (채권 투자를 줄이고 주식 투자를 늘리면서)너무 많은 리스크를 안고 운영돼 결과적으로 저조한 수익에 그쳤다"면서 "본인 실수"라고 인정했다.
[서찬동 기자]
21. [매일경제]S&P, BNP파리바 신용 AA-로 강등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4일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의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S&P는 "프랑스의 5대 은행을 검토한 결과 자금 조달과 유동성 측면에서 생각보다 취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피치도 13일 BNP파리바를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향후 신용등급을 끌어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BNP파리바는 프랑스 은행권에서 그리스 등 유로존 내 국가의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자 자산 매각과 중동 자금 유치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두앵 프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나 프랑스 정부, 해외 투자자에게서 달러 자금을 빌리지 않을 것"이라며 "자력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서찬동 기자]
22. [매일경제]美펜실베이니아 州都 파산신청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주도인 해리스버그가 과도한 채무로 재정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이번 파산 신청을 시작으로 재정위기에 빠진 미국 중소 규모 지방정부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도미노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인구 4만7000명의 해리스버그는 2003년부터 쓰레기 소각로 개조ㆍ보강 사업에 돈을 쏟아 부으면서 재정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예산 규모는 60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소각로와 관련한 채무는 3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재정난으로 5만명에 달하는 공공근로자의 임금도 지급하지 못했다. 재정이 바닥난 상태에서 쓰레기 소각로 수리와 건설에 무리한 비용을 투입해 부채는 계속 늘어났다. 결국 시의회는 이달 11일 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린다 톰슨 해리스버그시장은 시의회의 파산 신청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파산 신청 기각을 위한 긴급심리를 요청했다. 시의회와 시장 간 충돌은 시의 재정난 해결 방안을 둘러싸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다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9년 선거에서 해리스버그의 첫 흑인 여성 시장으로 당선된 톰슨 시장은 파산 대신 소각로와 주차장 등 시 자산을 매각해 채무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계획안을 제시했으나 시의회는 이를 거부했다. 톰슨 시장 측은 3년 이내에 시 재정을 회복시킬 계획이 있는데도 시의회가 이를 거부한 것은 톰슨 시장의 재선을 견제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8월 미국의 지방채 1만여 개의 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하며, 미국의 국가 등급 하락이 지방자치단체 파산으로 번지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서찬동 기자]
23. [매일경제]美 `中환율조작 보고서` 발표연기
미국 정부가 중국 위안화 환율 조작에 대한 판단을 담은 보고서 발표를 연기했다. 위안화 보복 법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한 뒤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미국 정부가 유화책으로 돌아선 것이란 진단이다.
미국 재무부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등 국제 회의가 끝날 때까지 환율 보고서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법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이날 환율 정책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중요한 사안이 게재된 경우 기한을 넘겨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재무부는 오는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가하는 정상회의가 열릴 때까지 최종 결정을 미루고 진전 상황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월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 이어 12~13일 하와이에서 개최될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참가하는 만큼 이 자리에서 중국 측과 위안화 환율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지난 11일 상원에서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되고 있다. 공화당 내 유력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일부터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격앙된 상태다.
중국도 미국 상원을 통과한 보복 법안이 미ㆍ중 양국 간 무역전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3~14일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인 110회 캔톤페어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적 위안화 환율을 포함해 수출업체 지원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측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수출 확대를 위해 무리한 위안화 절상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24. [매일경제]"유로존 23일까지 위기해결책 내라"
'수사(修辭)'만 늘어놓기엔 글로벌 위기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일까.
주요 20개국(G20)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재무장관ㆍ중앙은행장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코뮈니케에서 유로존 회원국들을 향해 오는 23일 열리는 유럽연합이사회에서 위기 해결을 위한 '종합적 계획(comprehensive plan)'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G20는 코뮈니케에서 "(유럽은)위기 전염을 막기 위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효과를 극대화할 추가적인 작업을 하고, 현재 도전에 결단력 있게 대응할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럽 국가들이 일단 유로존 문제는 자신들에게 맡겨달라고 요구했다"며 "23일 유럽 정상회의가 세계 경제 회복을 가늠할 첫 번째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신속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을 유럽이 깨닫기 시작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이사회에 귀추가 쏠리고 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채권자들이 "21% 이상 손실상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반발하는 점도 복병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유로존 정상들이 그리스에 대해 80억유로 규모 추가 구제금융을 승인하는 데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7월 유로존 정상회의에선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해 민간 채권자들도 21%까지 손실상각 부담을 지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그리스 상황이 악화되고 긴축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민간 채권자들이 30~50%까지 손실을 추가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돼 왔다. 민간 채권단 협상 대표인 국제금융협회(IFF) 찰스 달라라 집행이사는 "한 번 마친 협상을 뒤집는 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G20는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역할분담 원칙에도 공감했다. 이날 발표된 코뮈니케에는 "선진국들은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을 채택하는 동시에 재정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을 도입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어 신흥국은 △성장 모멘텀 유지 △물가상승 압력 억제 △급격한 자본유출입에 대한 복원력 강화 등을 위해 거시정책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G20는 이어 "경상수지 흑자국은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특히)신흥 흑자국은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환율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환율 유연성 확대를 향해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자"고 주문했다. 사실상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국인 독일이 경기부양에 앞장을 서고, 중국은 환율정책 변화를 통해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압박이었다.
은행 시스템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도 논의됐다. 특히 위기국의 중앙은행은 유동성 공급, 신흥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또 유동성 위기 시 중앙은행 역할의 중요성을 명시함에 따라 글로벌 통화스왑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다.
거시건전성 정책의 자율성을 좀 더 인정하기로 한 점도 우리로선 성과다. 종전에는 통화와 재정정책 등을 우선 시행하고 자본이동 관리 등은 최후 수단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들 정책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는 인식 변화가 생긴 것이다.
G20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위험 국가에 단기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에도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다음달 3~4일 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까지 IMF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IMF 재원 확충이나 금융거래세 도입은 회원국 간 이견으로 진척되지 못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현재 3900억달러인 가용 재원을 늘리자고 호소했지만 미국ㆍ독일ㆍ일본 등 IMF 쿼터가 많은 선진국의 반대 입장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데 머물렀다. 금융거래세는 막판까지 논란이 됐다. 박 장관은 "국가재정이 어려워진 유럽 국가들이 재원조달 방안으로 금융거래세 도입을 주장해 논란이 컸다"고 전했다.
[프랑스 파리 = 전병득 기자 / 서울 신헌철 기자 / 김미연 기자]
25. [매일경제]금융거래세 유럽 먼저 도입 검토
"외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외환거래뿐만 아니라 모든 금융활동에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통합금융거래세(comprehensive financial transaction taxㆍFTT) 도입을 제안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외르크 아스무센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집행위원은 15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독일 재무차관으로 최근 ECB 집행위원으로 선임된 아스무센 집행위원은 "이 같은 논의가 단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차선책으로 유럽연합(EU), 아니면 유로존만이라도 먼저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빈세 도입에 대한 질문에 이처럼 답변하고 "금융거래세는 모든 거래를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투기적인 초단타매매(high frequency trading)에 대처하기 위해 강해진 규제 방안으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토빈세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주장했다.
그는 "토빈세는 1970년대 제임스 토빈이 외환거래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한 것"이라며 "하지만 당시에는 파생금융상품으로 불리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은 너무 많은 다양한 금융상품이 쏟아져 나와 외환거래는 이제 금융거래의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국가들이 강한 경제 펀더멘털을 유지하려면 건전한 거시경제정책, 금융규제와 감독 등 적절한 구조적 환경이 함께 동반돼야 한다"며 "변동성이 매우 큰 자본 흐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통화, 환율, 외환보유액 관리, 건전성 정책 등도 함께 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에 대해서는 "(ECB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리스를 지속가능한 국가부채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그리스가 부채를 축소하고 구조를 개혁할 만큼 충분한 시간을 주고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과 ECB가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 해결을 위해 G20 역할이 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G20는 위기를 해결하고 필요한 정책적 조정을 통해 컨센서스를 모으는 데 최고의 포럼"이라며 "전 세계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금융 분야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은 구조개혁을 가속화해야 하고 미국에서는 야심 찬 중장기 재정통합계획에 대한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리더십 부재라는 'G제로'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했다.
그는 "유로존만 말한다면 독일과 프랑스는 공동으로 유럽문제 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필요한 조치를 위해 엄청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위기가 유럽경제 통화 연합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노출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번 유로존 경제위기를 유로화 통화위기가 아니라 전적으로 재정위기"라고 전제하면서도 "통화 연합 설계의 약점이 드러나 현재 광범위한 개혁 패키지로 이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재정건전성 부문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온 점을 칭찬할 수 있다"면서도 "단기부채 증가, 환율 변동성이 가져올 자본 흐름 둔화 등은 또 다른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파리 = 전병득 기자]
26. [매일경제]수출·시장점유율 늘어 `남는 장사`
미국 의회에 이어 우리 국회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FTA 발효에 따른 교역환경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산물 등 일부 산업 부문에서 피해가 예상되지만 역대 한국이 발효한 주요국과의 FTA를 보면 당초 예상보다 구조조정 압력은 덜하면서 교역량은 크게 증가하는 성적표를 거둬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외교통상부, 국제무역연구원 등에 따르면 칠레와의 FTA가 2004년 발효되면서 한국의 대(對) 칠레 수출증가율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33.9%를 기록해 수입증가율(26.8%)을 앞질렀다.
우리나라 최초의 FTA로, 칠레에 수출되는 한국 상품의 평균 관세율은 발효 전 6.0%에서 발효 첫해 2.91%로 크게 낮아졌다.
이어 2007~2008년 1%대를 기록한 후 올해에는 0.54%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른 교역량 증대 효과가 반영되면서 발효 전인 2003년 5억2000만달러였던 대칠레 수출은 지난해 29억5000만달러로 5.7배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10억6000만달러에서 42억2000만달러로 4배 증가했다.
수출 증가로 현지에서 한국 기업 시장점유율도 크게 확대됐다.
자동차의 경우 2003년 칠레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시장점유율이 16.1%로 일본(29.5%)에 비해 크게 떨어졌지만 지난해 32.8%를 기록해 일본(28.2%)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한ㆍ칠레 FTA 반대 논리로 제기된 국내 포도산업 피해 가능성은 사실상 현실화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3년 37만6000t을 기록한 국내 포도 생산량은 지난해 30만6000t으로 꾸준히 30만t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발효를 앞두고 일부 농가가 일찍 폐업 지원금을 받고 구조조정에 들어간 영향도 있지만 칠레산 수입량이 예상만큼 많지 않았고 그 사이 국내 농가의 생산성도 향상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도 지난 4월 한ㆍ칠레 FTA 발효 7년을 맞아 "국내 포도농가에 대한 정부 FTA 피해보전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FTA 발효 4년 만에 아세안은 한국의 제5위 교역대상국에서 지난해 중국에 이어 제2위 교역파트너로 성장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한ㆍ아세안 FTA 발효 전(2006년 6월~2007년 5월) 353억2700만달러였던 수출액은 4년 뒤(2010년 6월~2011년 5월) 594억6700만달러로 68.3% 늘었다.
수입은 301억1000만달러에서 473억2600만달러로 52.2% 늘었다. 전체 교역량은 664억2800만달러에서 1067억9300만달러로 뛰어 FTA를 계기로 4년 만에 교역량 100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재철 기자]
27. [매일경제]한·미 통화스왑 지금은 불필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ㆍ미 정상회의에서 논란이 됐던 '한ㆍ미 통화스왑 체결'과 관련해 "현재 상황에서는 필요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박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ㆍ미 통화스왑이 아니더라도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 등 시스템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주간 환율을 보면 1150원대로 연초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면서 변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최강의 무기를 다 동원하는 것이 맞느냐. (한ㆍ미 통화스왑은)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래식 무기로도 가능한데 핵무기를 쓰는 꼴"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한ㆍ미 공동선언문 발표 전 언론에 미리 배포한 해설자료 초안에 '외화유동성 공급'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을 뒤늦게 알고 '필요시'라고 수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잠정초안은 아직 (윗선에서)최종 검토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초안을 보면 누가 봐도 한ㆍ미 양국이 통화스왑 실무 협의에 착수한다는 내용밖에 안 되겠더라. 자칫하면 '한국이 엄청 절박하고 급하구나'라고 시장에 오해를 줄 수가 있겠다고 생각돼 검토 후 문구를 순화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잠정초안 작성과 관련해 '외교 라인-경제 라인 마찰설'에 대해서는 "전혀 그런 일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선언문은 지난번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과 함께 발표했던 공동성명서에 담긴 '금융시장 안정에 긴밀히 협력한다'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마찬가지로'라는 문구를 넣음으로써 한 단계 진전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리 = 전병득 기자]
28. [매일경제]휘발유 ℓ당 1975원 `앞이 깜깜`…42일 연속 상승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40여 일째 상승하며 ℓ당 1975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3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도매가격도 최고 가격인 만큼 조만간 주유소 소매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여 'ℓ당 기름값 2000원 시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제품 가격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56원 오른 ℓ당 1975.02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이후로 42일 연속 올랐으며 작년 말(1812.65원)에 비해서는 8.9% 상승한 것이다. 또한 국제 유가가 150달러에 육박하던 2008년 7월에 비해서도 ℓ당 20~30원 비싼 수준이다.
업체별로는 SK에너지 보통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1985원을 넘어서면서 가장 높고, GS칼텍스가 1981원,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는 1960원대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이 최고치를 경신하며 ℓ당 2047원으로 가장 비쌌다.
정유사가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도 계속 치솟아 신기록을 이어가면서 소매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세후 기준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은 10월 첫째주 1891.02원에 달해 전주보다 30원가량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원화값이 떨어져 환율이 달러당 1150원대에서 거래되는 가운데 두바이유 등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며 원유 도입에 따른 정제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보통휘발유 값마저 지난 14일 배럴당 123.89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말에 비해 20% 상승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유사뿐만 아니라 주유소에는 판매가격 압박이 커지고 있다. 주유소들은 유통비용ㆍ마진으로 ℓ당 100원도 가져가기 힘든 형편이다.
경기도 지역 주유소 사장 A씨는 "국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어 정유사들이 공급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며 "이번주에 휘발유 소매 판매가격도 ℓ당 30원 정도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측은 "최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 통과 등 유럽 재정위기가 다소 완화된 데다 미국ㆍ사우디아라비아ㆍ이란 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며 "원ㆍ달러 환율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계만 기자]
29. [매일경제]車·철강 수출 증가 … 9월 무역흑자 16억달러
우리나라가 지난달 16억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2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16일 관세청이 내놓은 '9월 수출입동향(확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68억달러, 수입은 453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각각 18.8%, 29.3% 증가했다. 지난 8월 4억달러로 주춤했던 무역수지는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갔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작년 9월(44억달러)에 비해 크게 못미쳤다.
올해 1~9월 누적 수출액과 수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3%, 27% 증가한 4153억달러, 3931억달러였다. 무역수지는 222억달러 흑자를 기록 중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9월에는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력 품목의 수출 확대로 전월 대비 2.3% 증가했다"고 말했다.
품목별 9월 수출은 석유제품(54.9%) 자동차(38.6%) 철강(37.9%) 가전(19.1%) 등이 지난해보다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반면 선박 수출은 최근 두 달간 증가세를 마감하며 33.9% 줄었고, 무선통신기기(-6.4%) 반도체(-3.8%) 액정디바이스(-5.3%) 등도 부진했다.
수입은 원자재(43.2%)와 소비재(31.5%)가 크게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20.3%) 미국(15.6%) 일본(46.7%) 중동(23.8%) 동남아(30.3%) 등에 대한 수출이 활발했다.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도 불구하고 유럽 금융위기로 주춤했던 EU에 대한 수출은 작년보다 10% 늘어난 46억달러를 기록했다.
[김병호 기자]
30. [매일경제]규제완화가 위기초래…그래도 과도한 규제는 안된다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특별 대담◆
前 영국 총리 고든 브라운 VS 장대환매일경제신문·MBN 회장
재무장관으로 10년, 총리로 3년간 영국 경제를 이끌었던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세계지식포럼이 열린 지난 12일 장대환 매일경제신문ㆍMBN 회장과 대담을 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브라운 전 총리는 장관ㆍ총리 시절 오전 5시면 일어나 업무를 시직하는 지독한 '일벌레'로 통했다.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으로 호소력 있는 연설을 하는 정치인이었다. 이날 대담에 앞서 진행된 특별강연에서도 브라운 전 총리는 대본 없이 거침없는 즉석 연설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미국과 유럽, 신흥국이 각자 역할을 분담해 글로벌 경제위기를 넘어서는 '글로벌 성장 협정(global growth pact)'론을 호소력 있게 주장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장 회장과 대담하면서 브라운 전 총리는 국제적인 공조(cooperation)만이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장대환 매일경제신문ㆍMBN 회장=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는데, 고향은 어떤 곳인지 설명해 달라.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스코틀랜드에는 골프 코스가 많다. '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정의감이 대단하고 사회적 평등에 예민하다.
▶장 회장=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은 경제 같은 실용적인 분야를 많이 공부한다. 영국은 어떤가.
▶브라운 전 총리=영국은 대학원에 가기 전까지 종합적인 교육을 받는다. 이 덕분에 나는 역사와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됐다. 역사를 공부하면 과거 실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세계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국가 간 관계는 어떠한지 등을 살펴보는 것은 여러모로 큰 도움을 준다.
▶장 회장=오랜 기간 재무장관으로 일했다. 어떤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해 달라.
▶브라운 전 총리=많은 일들이 있어났다. 경제적으로 변혁의 시대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산업혁명 때보다 더 큰 변혁이었다. 물가 상승을 막아야 했고 금융 시스템을 개혁해야 했다. 국제적으로는 새 천년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특히 1997년 아시아 경제위기 때 글로벌 금융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장 회장=한국은 상대적으로 소규모 개방경제다. 하지만 한국 원화는 변동성이 높아 문제로 지적된다. 외국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본이 수시로 들락날락한다. 세금 부과 등으로 이를 규제하는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브라운 전 총리=국제적으로 어떤 자세를 견지할지는 국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지금 세계 각국은 '바닥으로 질주(race to the bottom)'하는 문제, 즉 세계화 추세 속에 국가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종 기준과 규제를 비정상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규제를 낮춰 비용을 낮추기 위한 시도다. 이로 인해 근로 조건 등이 악화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각국은 금융 분야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역과 자본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투기적인 움직임이 존재하고 있지만, 연구개발(R&D)과 교육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해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 회장=그렇다면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나.
▶브라운 전 총리=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번 위기 전까지 우리는 금융 분야에서 기인하는 위협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 경고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위기를 제어할 수 없었다.
▶장 회장=영국은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와 금융 중심인 국가가 됐다.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보나.
▶브라운 전 총리=영국은 정보기술(IT)이나 항공 분야 등에서 여전히 선도 국가지만 전 세계 경제에 대비해 보면 작은 부분에 그친다. 제조업은 분야별로 전문화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경쟁력이 더 뛰어날 수밖에 없다. 각국은 특장점을 가진 산업을 가지고 있으며 서비스와 금융, 그리고 교육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장 회장=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경제도 성장이 둔해질 것으로 보는가.
▶브라운 전 총리=유럽과 미국의 생산량은 세계 다른 지역보다 적지만 소비에서는 여전히 다수다. 이것이 바로 불균형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대륙 간 글로벌 공조가 필요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 같은 기구를 활용해 공조할 수 있다. 자국만 살고자 하는 보호주의는 모두에게 해롭다.
▶장 회장=그렇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주요 20개국(G20) 체제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글로벌 리더십이 실종됐다며 현재를 글로벌 리더십 제로(G0) 시대라고 강조했다.
▶브라운 전 총리=차기 G20 회의가 프랑스에서 열리는데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경기 침체 원인을 찾기 위해 유럽 미국 아시아 등 각 지역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국제 공조가 없다면 결국 각국은 보호주의와 규제로 돌아설 것이다. 글로벌 세계는 이를 막아야 한다.
▶장 회장=얼마 전 '시장 붕괴를 넘어(Beyond the Crash)'라는 제목으로 된 책을 발간했다.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브라운 전 총리=중국은 소비를 늘리고, 미국과 유럽은 부채 축소와 인프라스트럭처, 설비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사회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미래가 긍정적으로 예측될 때만 사람들은 소비를 늘리고 시장에 대한 믿음을 가질 것이다. 실업 문제도 불안감을 없애줘야 해결될 것이다. 미래에 관해 많은 사람이 국제 공조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더 큰 그림을 원한다. 세계화는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이상훈 기자 / 정리 = 오재현 기자]
31. [매일경제]전세계에서 통하는 최상의 가치…`글로벌 코드`가 이젠 마케팅 화두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고객들이 5성급 특급 호텔에서도 불만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를 타서도 무엇인가 찜찜한 느낌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제 기업들은 컬처 코드를 넘어서 글로벌 코드를 고민해야 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컬처 코드(The Culture Code)' 저자인 클로테르 라파이유 ADW 회장은 지난 12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이는 '글로벌 코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역 중심의 컬처 코드를 넘어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글로벌 코드'가 앞으로는 마케팅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글로벌 코드'는 라파이유 회장이 집필 중인 저서 제목이기도 하다.
글로벌 코드는 일정 수준의 기대치를 의미한다. 만일 특정 서비스에 대해 같은 돈을 지불한다면 고객은 최상의 서비스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거에는 전혀 짜증을 내지 않을 일들이 불만 요소로 바뀌게 된다. 정보와 문화가 트렌드 세터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잦은 출장 때문에 자기 집은 '비행기'라고 말하는 라파이유 회장은 얼마 전 본인이 비행기 일등석에서 겪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뉴욕까지 터키 항공 1등석을 이용했다. 점심시간 무렵 하얀 옷을 입은 요리사가 직접 나와 고기를 얼마나 익히겠냐고 물었다. 그가 좋아하는 캐비어도 원하는 만큼 제공했다.
반면 상하이에서 파리로 가는 루프트한자 항공 1등석을 타니 요리사는 나오지 않았다.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캐비어도 없었다. 라파이유 회장은 매우 큰 불만을 느꼈다.
물론 기업이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무한정 비용을 투입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표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만큼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정부 역시 '글로벌 코드'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파이유 회장은 "정부는 국민이 외국으로 이사를 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국민이란 정부 예산에 기여하는 납세자와 기업들이다. 특히 부유층이라면 이동 가능성이 높다.
라파이유 회장은 "싱가포르, 홍콩, 몬테카를로 등 도시국가의 성공은 모두 글로벌 코드를 잘 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허브에 사는 사람들(HUBER)이란 새로운 인류가 생겨났다"면서 "깨끗한 환경, 낮은 세금 등 조건이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세계의 부유층은 런던과 뉴욕을 떠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라파이유 회장은 "영국 폭동에서 보듯 이제는 안전하지도 않은 런던에서 소득세를 50%나 내면서 부자들이 살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재정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이 증세하려는 움직임은 잘못된 선택이라고 라파이유 회장은 주장했다. 라파이유는 "도시국가들이 성공한 비결은 굉장히 간단하다"면서 "'깨끗하고 규율이 있고 세금이 낮다'는 단순한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월가 시위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현상에 대해 라파이유 회장은 '정체성을 찾으려는 움직임'이라는 독특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월가 시위는 지금까지 시위와 달리 콘텐츠가 없는 '노콘텐츠' 시위라고 주장했다.
라파이유 회장은 "사람들은 딱히 할 말이 없어도 다른 사람과 연결되기를 원한다"면서 "정체성이 사라지는 시대에서 무언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 일종의 안정감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체성 마케팅을 하는 라프로그 위스키 사례를 들었다. 위스키를 사면 손톱만 한 조그만 땅의 소유주가 되고 회원들끼리 교류할 수 있다는 '상징적 부가가치'가 소비자들에게 먹혔다는 뜻이다.
한국 역시 글로벌 코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라파이유 회장은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인도 중국 일본 문화를 수세기 동안 운반한 국가"라면서 "한국은 뛰어난 적응력을 통해 새로운 글로벌 코드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라고 덧붙였다.
[정동욱 기자]
32. [매일경제]삼성 노트북, 중남미 진출 2년만에 1위
삼성전자가 중남미 노트북PC시장에서 퀀텀점프를 했다.
중남미 노트북PC시장에 진출한 지 만 2년 된 삼성전자는 최근 3개월 연속 시장점유율 1등을 달리고 있다. 지난 5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남미 방문 때 밝힌 내년 중남미시장 100억달러 매출 목표에 노트북PC가 선봉장으로 나선 것이다.
16일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6~8월 석 달 연속 중남미 노트북PC시장에서 1위(판매대수 기준)를 차지했다.
6월 18.5%, 7월 19.3%, 8월 19.9% 등 시장점유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삼성전자 노트북PC 시장점유율은 20%에 육박하며 석 달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중남미 두 번째 시장인 칠레에서는 지난 1월부터 25%대 점유율로 선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남미 시장에서 노트북PC 32만5000대를 판매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 75만5000대를 판매해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 대비 두 배 이상을 팔았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브라질 현지 PC 메이커인 포지티브가 지난해까지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삼성과 HP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삼성 노트북PC가 단기간에 세력을 확장한 비결은 크게 △중남미가 중저가 시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 출시 △공공기관 등 대형 고객과 B2B(기업 간 거래) 확대로 요약된다.
우선 삼성전자 노트북PC가 빠른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중남미가 중저가 시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다.
중남미에는 전 세계 PC시장 톱 브랜드인 HP, 레노버, 델 등이 모두 진출해 있지만 1000달러 이하 중저가 노트북PC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두랄루민이라는 항공기 소재를 적용한 초슬림 프리미엄 노트북 '시리즈9'을 중남미 시장에 출시했다.
이어 데스크톱PC를 대체하는 고성능 노트북 'RF511'도 중남미 시장에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디자인과 색상을 중시하는 중남미인 특성을 파악해 빠르게 시장에 대응함으로써 시장 진출은 늦었지만 현지 소비자 눈길을 한번에 끌고 있다. 새로운 것을 선호하고 기존 디자인에 쉽게 싫증을 느끼는 중남미 소비자 성향에 맞춰 블랙 제품 일색인 시장에 파격적인 컬러 색상 제품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빨간색 등 화려한 색상으로 출시한 'R480'는 당시 파격적인 제품으로 IT 관련 잡지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또한 중남미 시장 특성상 아직 개인보다는 주요 공공기관이나 회사 차원에서 노트북PC 구매가 많다는 점을 파악하고 진출 초기부터 적극적인 B2B 시장 공략에 나선 전략도 주효했다. 이 같은 노력은 결실을 거뒀다.
올해 초 아르헨티나 교육부에서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뛰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 20.9%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프리미엄 제품을 대폭 늘려 중남미 전체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화한 현지화 마케팅 활동으로 중ㆍ상위층 소비자와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엄규호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 전무는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성수기 시장을 겨냥해 중남미에 대한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고 현지화 마케팅을 늘려 중남미 지역에서 1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동시에 성능과 디자인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PC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노트북PC와 가전 등 제품으로 실적에 탄력을 받은 삼성전자는 올해 중남미 시장에서 매출 85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보다 17.5% 늘어난 100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중남미에 공을 들이는 것은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완제품(세트 부문) 수뇌부는 지난 5월 중남미 3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생산공장 7곳을 모두 들렀다.
삼성전자는 멕시코와 브라질에 각각 2개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아르헨티나에는 협력사 공장 3개를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는 중남미 가전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브라질 마나우스공단 내에 6611.57㎡(약 2000평) 규모로 에어컨 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2013년 가동을 목표로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동인 기자]
33. [매일경제]이재용 사장, 팀 쿡 만난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열리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창립자 추도식에 참석한다.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현재 애플과 모바일기기 특허로 전 세계에서 소송전을 벌이고 있어 이 사장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추도식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도 만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와 애플 간 타협 가능성에 시동이 걸릴지에 IT업계 관심이 쏠린다.
16일 삼성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애플 측 초청으로 미국 스탠퍼드대학 캠퍼스에서 16일 저녁(현지시간) 비공개로 열리는 스티브 잡스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16일 오후 9시 전용기를 통해 출국했다.
애플은 이 추도식이 비공개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앞서 잡스 장례식도 지난 7일 지인 몇 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엄수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추도식에는 실리콘 밸리 유명 인사들과 잡스 지인들이 초청돼 스탠퍼드대에서 비공개로 열린다. 잡스 부인인 로렌 파월이 설립한 자선단체인 '에머슨 컬렉티브'가 주관해 초청자에 대한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고 WSJ는 보도했다. 스탠퍼드대학은 잡스가 2005년 졸업식 축사에서 "남의 인생을 살지 말고 자기 인생을 살아라"는 명연설을 남긴 곳이다.
이 사장은 스티브 잡스 생전에 여러 차례 만나는 등 친분을 이어왔고 팀 쿡 CEO와도 교류를 이어와 이번 추도식에 초청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과 쿡은 여러 차례 만났지만 지난 4월 특허소송전 이후에 두 사람이 마주 앉는 것은 처음이다.
지난 5월 쿡은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지만 이 사장을 만나지 않고 이동통신사 관계자와 애플 관련 매장을 둘러 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잡스 추도식이란 명분을 빌려 사실상 양사 결정권자들이 공식 회동을 한다.
이에 따라 삼성과 애플이 전 세계 19개국에서 특허소송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최고위층이 잡스 추도식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측 간 특허 소송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도 주목된다.
삼성은 최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에서 애플 신제품인 아이폰4S에 대해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공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네덜란드 법원에 제출했던 3G 통신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를 인정받지 못해 향후 소송전에서 다소 불리해질 수 있다는 염려가 제기됐다. 특히 두 회사 관계에서 부품 협력 의존도가 절대적이란 점도 양사 최고위층이 만난 후 대립에서 화해로 전환될 수도 있다.
극적인 타협이 가능한 이유는 현재와 같은 극한 대립이 양사 모두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애플이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위해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와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생산계약을 맺고, 일본 반도체 업체에서 부품 공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부품 의존도를 단기간에 낮추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잡스 사망 이후에도 반도체와 LCD 패널 등 애플에 대한 부품 공급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특허 분쟁이 장기화하면 실제 모바일 기기 매출 타격과 함께 애플을 모방했다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특허 소송에서 패하면 갤럭시S와 탭 외관을 모두 바꿔야 하며 일부 기능까지 바꾼다면 모바일 기기 경쟁력과 이미지에도 훼손이 간다는 점도 관과할 수 없다.
애플과 삼성이 양사 기술을 이용한 부분에 대해 로열티 등 방법으로 합의를 이뤄내면 법원에서가 아니라 다시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에 따라 양사 간에 스마트폰 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이 잡스 추도식에 참석하는 것은 최대 협력사로서 존중하는 의미일 뿐 더 이상 확대 해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34. [매일경제]현대차 美서 연비 1위
미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우수한 연비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미국 자동차정보 조사업체 트루카닷컴이 최근 발표한 9월 미국 판매량 상위 7대 자동차 업체 평균 연비에 따르면 현대차는 26.7MPG(갤런당 주행 마일ㆍ11.4㎞/ℓ)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업계 평균 연비인 22MPG보다 4.7MPG가량 높으면서 지난해 같은 시점의 25.7MPG보다 3.9%가량 증가한 수치다.
2위는 일본의 혼다로 23.9MPG를 기록해 현대차에 비해 2.8MPG 뒤처졌다. 이어 도요타(23.3MPG) 포드(21MPG), GM(20.4MPG), 크라이슬러(19.2MPG) 등이 뒤를 이었다.
트루카닷컴은 매달 미국에서 판매된 브랜드별 차량의 평균 연비를 발표하고 있다. 브랜드별 평균 연비는 미국 공인연비(EPA) 중 시내 주행 연비 55%와 고속도로 연비 45%를 반영한 모델별 연비를 구한 후 이를 판매량과 곱한 다음 전체 모델의 연비를 가중 평균하는 방식으로 구한다.
전체 브랜드를 포함한 순위에서 현대차는 지난달 스마트와 피아트 미니 등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8월까지만 해도 4위였던 현대차는 폭스바겐에 한 계단 밀리며 5위로 처졌다.
하지만 스마트와 피아트 등은 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고 있고 폭스바겐도 승용 라인업만 미국에서 판매한다. 대형 트럭이 없기는 하지만 승용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의 라인업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사실상 이들을 앞선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연비가 개선된 것은 지난해부터 엑센트와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 쏘나타 등 연비가 좋아진 모델을 꾸준히 선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미국에 첫선을 보인 YF쏘나타의 연비는 28MPG(11.9㎞/ℓ)로 기존 NF쏘나타(25MPG)보다 12% 향상됐다. 올해 초 투입된 아반떼와 엑센트 등도 기존 모델에 비해 10% 이상 연비가 좋아진 상황이다. 판매량 상위 7개 업체 가운데 도요타를 제외한 전 업체의 평균 연비는 좋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정부가 연비 규제를 강화하는 데다 소비자들도 연비 좋은 차로 눈을 돌리면서 업체 간 연비 경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포드의 평균 연비는 21MPG로 전년 동기의 20.2MPG에 비해 4%가 증가했으며, 닛산도 같은 기간 22.5MPG에서 23.4MPG로 올라섰다.
[이승훈 기자]
35. [매일경제]적합업종, 대기업 적극 나서야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대기업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적합업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큰 만큼 대기업과 정부가 지금보다 더 협조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자율적 민간 협의가 실효성이 없으리라는 우려를 없애려면 적합업종 법제화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회는 "현재 대기업 측은 동반성장위원회의 논의 자리에 그룹 임원이 아닌 해당 품목의 계열사 관계자만 내보내고 있다"며 "사업 이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임원이 참가하지 않아 논의가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계열사 측에서는 거시적 접근보다는 시장 지키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룹 임원을 협의 담당자에 포함하는 등 대기업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반성장위원회에 대해서도 "조정협의체 구성에서 품목별로 참가 인원 등을 다르게 하는 등 원칙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확실한 원칙을 세워 협의체를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36. [매일경제]하반기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중소기업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수출 중소기업을 발굴해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2011년 하반기 수출유망중소기업지원사업' 신청을 오는 31일까지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신청 자격은 전년 또는 당해연도 수출 실적이 각각 미화 500만달러 이하인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번 하반기에는 서비스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업종과 우대지원 내용을 추가하고, 참여제한 부채비율도 최소 200%에서 300%로 완화하는 등 기업 참여 폭을 확대했다.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 지정받으면 KOTRA 등 23개 수출 지원 유관기관을 통해 2년간 우대지원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 KOTRA 등 수출 지원기관에 지원사업 참가 시 가점 부여, 자금ㆍ보증 우대, 국외 마케팅 지원 참여 시 우대 등 88개 항목에서 우대한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17일부터 31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37. [매일경제]中企 43% 원화값 하락에 채산성 악화
최근 원화값 하락(환율 상승)으로 중소기업의 원부자재 부담이 가중되는 등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중소 제조업체 37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7%가 "원화값 하락이 채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고 16일 밝혔다.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13.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에서 중소업체들이 보는 적정 환율 수준은 원ㆍ달러 기준으로 1088.80원이었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1156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정 환율과의 차이가 무려 67.20원에 달한다.
38. [매일경제]우윳값 인상 앞두고 커피값 꿈틀
커피 원두ㆍ우유 등 원재료 가격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면서 커피전문점 제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커피전문점 할리스는 17일부터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일부 커피 가격을 최저 100원, 최고 400원까지 인상한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355㎖)는 3500원에서 3600원, 카페라테와 카페모카 톨사이즈는 4000원에서 4400원으로 올렸다. 아포가토(affogatoㆍ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를 얹은 디저트)는 판매가 잠정 중단됐다.
할리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 다른 커피전문점이 잇달아 가격을 올릴 때 동참하지 않고 원가 부담을 떠안았다"며 "하지만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을 버티기 힘들어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올해 들어 고공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국제선물거래소에서 파운드당 2.9665달러에 거래돼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금까지도 2.5~2.6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 커피 업계 관계자는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의 생산량이 심각한 가뭄 때문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브라질 커피산업위원회가 올해 생산량을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3600만자루(60㎏ 기준)로 전망하는 등 전 세계 커피 원두 공급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카페라테 등에 많이 사용되는 우유 가격이 인상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할리스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원유(原乳ㆍ가공 전 우유) 납품 가격이 4년 만에 ℓ당 약 138원 오른 이후 제품 가격도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 최근 서울우유 등이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고 공언하는 등 우유 가격 인상은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한 커피전문점 업체 관계자는 "카페라테의 경우 우유 비중이 60%"라며 "할리스가 아포가토 판매를 중단한 사실로 볼 때 부담이 꽤 심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커피전문점들이 원가 인상 요인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커피는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자 반발이 심할 수 있다"며 "당분간 가격 인상은 자제하고 원가 부담을 떠안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우유를 비롯해 원재료 등의 가격이 올라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특별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현재 난국을 헤쳐가기 위해 묘안을 짜내는 데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올해 4월부터 두유를 우유 대신 선택하면 추가로 500원을 내야 했던 것을 없애고 일반 음료와 같은 가격을 받고 있는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손동우 기자 / 차윤탁 기자]
39. [매일경제]중국株 회계 不信의 늪에 빠지다
회계법인 투자 의견 거절로 인해 중국고섬의 상장폐지가 유력해지면서 증시에는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주(株)가 디스카운트 시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중국고섬 상폐가 회계 체계의 기본인 은행 잔액 부문에서 발생했기에 중국 기업을 보는 근본적인 시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변하면서 관련 주체를 대상으로 한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후폭풍 여파로 향후 중국주 상장 위축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4일 중국고섬 2010회계연도 재무제표가 원주가 상장된 싱가포르 회계법인인 언스트&영 측에서 투자의견 거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주 투자자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2009년 4월 중국원양자원이 부실 회계 논란으로 상폐 위기까지 몰린 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주가 잊을 만하면 말썽을 부리고 있다. 폭탄이 터지면 중국주 주가는 기업 자체 가치와는 상관없이 우수수 떨어졌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총 16개다. 16일 종가 기준으로 이들 시가총액은 총 2조1088억원(중국고섬 1249억원 포함)이다. 17일부터 중국고섬 사태로 2조원의 증시 내 평가자금이 또 한 번 디스카운트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고섬 사태의 근원은 현금성 자산 내용이다. 중국고섬 외부감사법인인 싱가포르 언스트&영이 지난 3월 중국고섬 자회사의 2010회계연도 은행 잔액 내용에 대해 명확히 확인할 수 없음을 감사위원회에 통보하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중국고섬은 2010년 말 기준 감사 전 자료에 현금성 자산(현금과 은행 잔액)이 10억6100만위안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특수감사인 조사 결과 실제 규모는 발표치 대비 8.8%인 9300만위안에 불과했다.
은행 잔액 내용은 회계 절차에서 기본으로 간주된다. 중국고섬 사태는 기초적 회계 체제에서 중국 기업이 신뢰성 논란을 부를 정도로 취약한 것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중국주가 이 부문에서 또 문제를 일으킴에 따라 향후 중국주 상장 시 현 감시 체제에 대한 전면적 점검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중국주 상장 문턱은 종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의 불투명성 재확인은 기업공개(IPO) 주간 업무를 하는 증권사의 활동도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고섬은 특별감사로 지난 3월 22일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주가는 4165원이며, 시가총액은 1249억원이다. 그러나 정리매매 기간에 주가는 폭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폐되면 주식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다.
소나기를 피할 수 있는 길은 있다. 다른 주식과 달리 중국고섬은 싱가포르에 상장된 원주를 기초로 한 예탁증서(DR)다. DR를 원주로 교환해 시간을 버는 것이다. 회계법인의 투자의견 거절이 곧 상폐인 한국과 달리 싱가포르는 투자의견이 거절되어도 곧바로 상장폐지되지는 않는다.
싱가포르의 중국고섬 원주 가격은 조만간 발표된 6월 말 기준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재평가된다. 국내 DR 투자자들로서는 원주 전환이 마지막으로 붙들 수 있는 실오라기인 셈이다.
손실이 본격화되면 △대표주간사 KDB대우증권과 한화증권 △한국 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 △주간 당국인 한국거래소를 대상으로 투자자들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주주 533명은 지난달 29일 이들을 상대로 190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청구했다.
[김대원 기자]
40. [매일경제][이번주 증시 전망] `인텔효과` IT랠리 주목
이번주 증시에서는 대외 리스크와 실적 간 샅바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다. 이 승부에 따라 증시의 단기 방향성 예측이 가능하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유로존 은행의 자본 강화에 대한 세부규정을 이번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방향 자체는 유로존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엄격한 자본 강화 규정에 따라 유로존 주요 은행들이 부실자산을 상각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상각해야 할 부실자산 규모가 예상보다 크면 시장에 단기 충격을 줄 수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주요 은행의 부실자산 상각에 따른 3분기 어닝쇼크와 이에 따른 증자 이슈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인은 유럽 재정 위기의 안정화라는 방향 자체를 훼손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럽 문제가 한숨을 돌리며 신용등급 하향 같은 이슈가 악재로 작용하기 어렵다"며 "특히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유럽 해결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대외 리스크보다는 실적에 눈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는 LG디스플레이(17일)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특히 20일 LG화학, 하이닉스, OCI 등이 실적 발표을 앞두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관련한 특징적인 이벤트가 없는 만큼 실적 모멘텀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시장 전체적으로 큰 폭으로 움직이기보다 개별종목, 업종별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인텔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인텔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곽병열 연구원은 "인텔의 3분기 순이익 전망은 5월 이후부터 상향세가 지속돼 인텔 효과로 인한 IT주의 상대적 강세국면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지난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단기급등으로 인해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용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들이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다"며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종목의 차별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41. [매일경제]국민연금, 외국계 증권사 전진배치
국민연금이 최근 거래 증권사로 외국계를 대거 선정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4분기(10~12월) 거래증권사를 확정했다. 이로써 현대증권, 도이치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골드만삭스증권 등 5곳을 1등급으로 분류했다. 대우증권 등 10곳에는 2등급, 신한금융투자 등 15곳에는 3등급을 각각 부여했다.
국민연금이 거래 증권사로 외국계를 대거 선정한 것은 4분기 국내 증시가 대외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증권사에는 미국ㆍ유럽 자본시장의 변화에 정통한 전문가들이 많아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 올 상반기 있었던 국민연금 직원들의 향응ㆍ접대 파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향응ㆍ접대 파문 이후 투명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증권사 평가기준을 개선해 지난 2분기부터 적용했다.
도이치, 골드만 등 외국계를 1등급에 올린 것은 증권사 선정기준 개선 이후 처음이다. 특히 골드만은 2분기와 3분기에 3등급을 받았지만 도이치는 등급 밖에 있다가 이번에 '깜짝' 등장했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평가항목 중 계량평가 비중이 약 70%이며 일부 외국계 증권사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객관적인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개별 점수뿐만 아니라 선정기관 명단조차 공개하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평가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유섭 기자]
42. [매일경제]반짝 인기 와인펀드 역사 뒤안길로
이르면 다음달부터 '와인펀드'라는 이름이 국내 펀드 중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유럽펀드 등 다른 자투리 펀드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유행에 따라 반짝 인기를 끌었던 이른바 상당수 '테마 펀드'들이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면서 펀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와인펀드는 설정액이 지난 13일 기준 27억원으로 일명 '자투리 펀드(소규모 펀드)'로 분류됐다. 소규모 펀드는 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인 펀드를 지칭한다.
자투리 펀드는 펀드를 유지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더 커 금융당국이 청산을 유도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큰' 사태는 막자는 취지다.
현재 와인펀드 중 유일하게 남은 것은 도이치자산운용이 내놓은 '도이치DWS와인그로스(Wine Growth)실물펀드'뿐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6월부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도이치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가 설정된 2008년 5월 직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며 와인가격이 30% 이상 급락했다"며 "와인가격이 원상 복귀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유로존 위기 때문에 와인시장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당분간은 와인펀드를 설정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와인펀드 등 301개 소규모 펀드들이 연말까지 '정리해고'당할 운명에 놓여 있다.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 투자하는 노르딕 펀드도 청산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첫선을 보인 '유리글로벌노르딕증권투자신탁[주식]C/A'는 설정액이 2억원도 채 안 된다. 유리자산운용 관계자는 "9월에 한 번 정도 판매사를 상대로 환매를 진행했으며 12월 말까지 청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소규모 펀드라도 운명이 엇갈리는 사례도 있다. 해외 펀드 중 하나인 대만펀드는 그대로 유지된다.
펀드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만펀드는 총 14개로 설정액은 51억원이다. 3년 수익률은 19.57%를 기록했지만 연초 이후와 1년 수익률은 각각 -12.41%, -7.87%다.
ING자산운용 관계자는 "대만펀드가 임의적으로 청산되면 손실을 입은 투자자가 회복 기회를 상실하는 등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대만펀드가 아닌 다른 작은 펀드들을 없애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이색 펀드인 물 펀드도 존속된다.
2007년 말만 해도 물 펀드 전체 설정액은 5500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5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전 세계적 물 부족 사태에 투자하자는 아이디어로 출발한 펀드지만 성과는 부진하다.
물 펀드 중 자투리 펀드에 해당되는 것은 산은S&P글로벌워터펀드,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펀드, 한국투자워터펀드다.
하지만 50억원 미만인 물 펀드를 그대로 두려는 자산운용사도 있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물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지만 지금 청산하고 나중에 새롭게 설정하기보다 트랙레코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43. [매일경제][마켓레이더] 중국 시스템리스크 가능성 없다
현재 홍콩 H지수는 2008년 같은 변동성 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중국 증시 비관론자들은 숨겨진 금융권 자산과 부실 채권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체계 붕괴(Systematic Risk)가 단기간에 가시화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장 광범위한 개념으로 중국 총부채를 계산하면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지 않는다.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은행권의 비재무제표상 자산을 모두 인수한다는 것은 황당한 가정이다.
하지만 이런 가정으로 계산해도 최악의 정부 부채 규모(지급보증을 더하는 더블 카운팅까지 포함)는 GDP의 100%가 되지 않는다.
개인 부채 매년 20% 상승, 기업 부채 매년 16% 상승, 중앙정부 부채 매년 20% 상승, 지급 보증 매년 20% 상승, GDP 상승률 2015년 명목상 8%로 둔화(실질 GDP 상승은 5%)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총부채가 GDP의 230% 이상에 도달하는 시기는 2015년이다. 시스템 리스크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지금 중국 정부의 견실한 재정은 얼마든지 이런 걱정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앞으로 일어나지도 않을 수치에 따른 현재 중국 매도 전략은 상당히 위험하다.
중국의 2012년 경착륙 가능성 또한 미미하다.
지난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소비를 보면 중국 소비 기반이 증가하고 있음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소비 증가는 중국의 가파른 임금 상승 때문이다. 저ㆍ중소득층 임금 상승률이 연간 20% 수준이다.
물론 임금 상승이 장기적으로 중국에 긍정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의 노동 임금 상승이 노동 생산성 상승을 훨씬 초과하고 상장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급격히 하락해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지속해서 노동 임금 상승률을 크게 밑돌 때 얘기다.
하지만 적어도 2011년 통계로 보면 노동 임금 상승률은 13.2% 수준인 반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14%, ROE 증가율은 18%로 기업의 생산성 제고는 지속 유지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개별 업종의 과점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은 아직도 실업률 문제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 2014~2015년부터 노동인구가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아직은 중국의 소비 증가가 경제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다.
또한 중국의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 긴축정책 완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적어도 당분간은 추가적인 긴축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소비 증가 확대는 유지될 것이다.
여기에 통화 긴축정책의 완화 기대가 가세한다면 중국 증시에는 곧바로 반등 모멘텀이 생길 것이고 연말 랠리 또한 가능하다.
[유동원 우리투자증권 베이징 리서치센터장]
44. [매일경제]환율 탓에 헷갈리는 조선株 실적
조선주 3분기 실적 전망을 두고 증권가가 혼란에 빠졌다. 급변했던 환율 탓이다. 조선사는 달러로 체결되는 수주 시 계약금에 대한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선물거래로 변동분을 상쇄한다.
환율 변동에 따라 당초 계약금의 원화 환산 결제금액은 늘거나 줄 수도 있는 셈이다. 외화 선물 매도 방식을 취하기에 원화가 강세면 파생상품 평가 부문은 이익이 되고, 반대가 되면 손실이 된다.
수주 물량 대비 선물 방식은 계약마다 다르고, 업체마다 상이하다. 조선 애널리스트들 셈법도 저마저 달라 예측치에 차이가 난다.
16일 매일경제신문이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 5명을 대상으로 '조선주 상위 세 곳의 3분기 파생상품평가손익'을 조사한 결과 개별 종목 기준으로 최대 3000억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애널리스트에 따라 파생상품 평가금액이 적자 혹은 흑자로 양분됐다.
삼성중공업도 파생상품 평가손실 0억원에서 2638억원으로 크게 나뉘었다. 파생상품 영향성을 미미하게 보는 조선 담당 애널리스트는 "파생상품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은 방향성이 같기에 실적 추정 시에는 큰 의미가 업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환율 변화에 따른 파급력을 중요하게 보는 애널리스트는 "2분기 동안 원화 강세가 이어져 원ㆍ달러 환율은 2.6% 하락해 조선주들은 환차익을 얻었다"며 "3분기에는 환율이 9.4% 상승해 환손실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원 기자]
45. [매일경제]금융사 달러·엔화차입 급증
국내 환매조건부채권(환매채ㆍRepo)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 차입규모가 지난 3분기에 크게 늘었다.
외화 환매채거래는 원화채권을 담보로 달러, 엔화 등 외화를 차입하는 거래다. 차입자는 주로 국내 금융회사며 대여자는 외국 금융회사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 달러화 차입은 지난 3분기에 15억9000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6억5000만달러보다 145% 증가했다. 일본 엔화 차입은 431억엔에서 681억엔으로 59% 늘었다.
이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기관 간 전체 환매채(외화거래 포함) 거래량은 578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49% 늘었고 거래잔액은 48% 늘어난 1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콜차입 거래를 제한하자 증권사들이 환매채 거래를 활용해 단기자금차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46. [매일경제]모처럼 볕드는 국내금융펀드
국내 금융주 수익률에 모처럼 볕이 들고 있다.
유럽발 금융위기가 국내 주식시장을 휩쓸고 간 지난 몇 개월간 국내 금융주 펀드도 침체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반짝 플러스로 전환됐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융펀드(설정액 1490억원) 1개월 수익률은 2.9%로 나타났다. 해외 금융펀드 수익률이 같은 기간 -1.33%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주 펀드 수익률 전환은 낙폭 과대주인 금융주 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심규선 한화증권 연구원은 "9월만 해도 대우증권이 대규모 증자를 단행한 이후 금융주가 대폭 밀렸지만 10월 들어서는 은행과 증권주 수익률이 회복되면서 펀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심 연구원은 "9월이 금융주 주가가 바닥을 확인한 시기라고 판단된다"며 "금융주가 코스피(시장)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주가가 심하게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 은행주 실적도 양호할 전망이다. 심 연구원은 "대손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았고 핵심이익에도 변동이 없다"며 "이는 외국 은행과 비교해서는 견고한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금융사인 JP모건 실적 부진, 지난 14일 이뤄진 영국 은행 2곳에 대한 신용평가사(피치) 등급 하향 조정과 견주어 봐도 그렇다.
더욱이 국내 금융주는 외국 시장에 대한 익스포저(노출도)가 낮다. 언뜻 봐서는 내수주 투자와 유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언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국내 금융주 펀드라 해서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봐도 -22.8%로 섹터별 펀드 중에서 꼴찌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펀드리서치팀장은 "국내나 외국 금융주 모두 열쇠(key)는 유럽 문제와 맞물려 있다"며 "주가가 유럽 위기로 조정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역으로 이 문제가 해소된다면 반등 여력은 다른 주식보다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평상시에는 금융주 펀드가 변동성이 큰 주식이 아니었지만 최근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시장지수보다 하락폭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주 펀드는 액티브 펀드보다 상장지수펀드(ETF) 설정액이 크다. 삼성, 미래, 우리자산운용이 금융(은행 증권 보험 등) 관련 ETF 5개를 출시한 상태다.
[서유진 기자]
47. [매일경제][표] MKF지수 추종펀드 수익률
48. [매일경제][표] 최근 1년 수익률 높은 국내외 펀드
49. [매일경제]민자역사 운영사 18곳 중 8곳 자본잠식
민자역사 사업이 말썽을 빚고 있는 곳은 비단 왕십리민자역사뿐만이 아니다. 전국 18개 민자역사 운영회사 중 8개는 자본잠식 상태다.
왕십리민자역사를 비롯해 동인천역사, 부평역사, 신촌역사, 용산역사, 평택역사, 신세계의정부역사, 성북역사 등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허천 의원이 코레일(철도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8개사의 총 자산은 2010회계연도 결산 기준으로 1조2278억여 원, 부채는 1조3357억여 원으로 집계돼 자본잠식 규모가 1078억9000만원에 달했다.
올해 배당금 현황을 봐도 5개 역사에서 49억원에 그치고 있을 정도다.
대기업들이 투자한 용산민자역사, 평택민자역사, 신세계의정부역사 등은 초기에 대거 사업비를 투자해놓고 아직 사업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다수 회사의 경우 사업 자체가 지지부진해 투자자 사이에 권리다툼과 소송까지 겹쳐 파국 위기를 맞고 있다.
민자역사는 토지소유자 코레일이 사업자를 선정하면 사업자가 먼저 역사를 신축해 코레일에 제공하고 기타 상업시설을 30년간 사용하는 사업구조다. 30년 후 사업자는 해당 상업시설을 다시 기부채납해야 한다. 사업이 시작되거나 운영 수익이 발생하기도 전부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코레일은 문제가 발생하는 사업장마다 '우린 땅주인일 뿐 사업에 대한 모든 책임은 사업자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처음부터 이 같은 투자비 부담을 이겨낼 만한 우량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감사원이 지난 3월 코레일의 철도자산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최초 사업 주관사 자격요건은 신용등급 B 이상이거나 납입자본금이 100억원 이상인 법인으로 돼 있다. 그러나 코레일은 안산 중앙역, 노량진민자역사 등 주요 민자역사 사업 주관사를 변경하면서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개인과 법인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허 의원은 "코레일은 2005년 1월 공사 설립 후 민자역사에 이사 36명, 감사 23명 등 총 59명을 추천하는 등 민자역사를 퇴직 임직원들의 자리 보전용으로 이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은 이런 문제가 지적되자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연말까지 착공하지 못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협약을 해제하고 사업자를 교체하겠다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인허가 후 착공도 못하고 있는 천안역사, 사업 주관사의 재정능력이 모자란 것으로 판명난 안산 중앙역 등 3개 이상 사업자에 대해 연말까지 개선이 없으면 협약을 해제하고 사업자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 주관사와 코레일 간 소송이 계류 중인 노량진민자역사도 연말까지 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자 교체가 예상된다.
임직원의 배임행위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인 창동민자역사는 최근 시공사와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끝에 법률 자문을 통해 각자 책임을 할당, 정상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민자역사 상가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코레일의 조치를 불신하고 있다. 창동민자역사 계약자총협의회 관계자는 "상가를 분양받은 1000여 명 계약자들이 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도 믿고 기다리라는 말만 계속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노량진민자역사에 투자한 A씨도 "검찰 수사와 소송 등으로 지루한 시간을 보내면서 일부 계약자들은 신경쇠약에 걸리고 가정 불화까지 생겨 이혼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민자역사 사업의 말썽은 단순히 계약자 피해로만 끝나지 않는다. 코레일은 현재 진행 중인 민자역사 사업의 지분을 최소 9.9%에서 최대 30.1% 보유하고 있다. 아무리 땅을 30년 임대형식으로 빌려주고 받은 지분이라고 하지만 결국 공공 재원을 투자해 정상적인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기회비용만 더 늘어나고 있는 꼴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해양부 관계자도 "무리하게 개발사업을 벌이는 것은 공사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등은 수도권에서 민자역사 개발사업과 유사한 역세권 개발사업까지 추가적으로 발표하면서 개발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허 의원은 "계약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 회생절차와 파산신청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개발업자 선정 기준을 강화하고 신용등급에 따른 판단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지용 기자]
50. [매일경제][로스트리트] FTA가 美로펌 한국 진출 촉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클리어리 고틀렙, 폴 해스팅스 등 미국계 로펌 5~6개와 영국계 로펌 4~5개가 한국에서 각축을 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미국계 로펌의 한 변호사는 "시장 진입을 두고 눈치를 보던 영국계 로펌도 미국계 로펌을 따라 한국시장에 들어온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ㆍ미 FTA가 국내 비준 절차만 남으면서 법률시장에 또 한 번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월 한ㆍ유럽연합(EU) FTA 발효로 영국계 로펌이 들어올 수 있게 된 데 이어 이제는 미국계 로펌의 진출 가능성이 생겼다. 연내 국회 합의가 이뤄지면 발효일은 내년 1월 1일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후 한ㆍEU FTA와 같이 5년간 3단계에 걸쳐 자문 분야가 완전 개방된다.
미국계 로펌의 한 변호사는 "미국계 로펌들이 한국 대기업들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보고 4~5명의 적은 인원으로라도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정환 대한변협 국제이사는 "미국 로펌들이 한국시장에 관심이 높은 분위기"라면서도 "이미 홍콩이나 도쿄에서 웬만한 자문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오는 건 연락사무소 정도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법조계에서는 미국계 로펌이 영국계 로펌보다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란 평이 많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국계 로펌들이 한국에 진출해 한국 대기업 및 주한 미국 기업과 스킨십을 강화하려는 행동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시장 개방에도 아직 영국계 로펌의 뚜렷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활동할 외국 변호사의 자격을 규정한 '외국법자문사법'은 '3년 이상' 현지(유럽) 법률 경험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국내 사정에 밝으면서도 기준을 만족하는 영국 변호사가 많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미국 변호사는 다르다. 국내 대형 로펌 등에서 활동하는 미국 변호사 수가 적지 않고, 미국 현지의 한국계 변호사 수도 영국 변호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 한국인 미국 변호사는 "미국은 동포 2세 등 인력풀이 훨씬 폭넓다"면서 "한국에 진출할 자원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생각을 전했다. 경제 위기와 맞물려 미국 로펌과 함께 한국계 변호사들도 대거 이동해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형 로펌의 한 대표변호사는 "미국 내 한국계 변호사 2만여 명이 실업자가 될 처지가 됐다는 말까지 있다"며 "이들 중 매달 20만달러를 받던 한국계 미국 변호사 한 명이 7000만원 정도만 줘도 올 수 있다고 연락해오기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한ㆍ미 FTA 논의가 '오래된 현안'인 만큼 국내 대형 로펌 등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 크지는 않을 것이란 반응이 다수다.
[윤재언 기자]
51. [매일경제]달랑 5천원…6·25 참전 유족 보상금
6ㆍ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군인의 유족이 사망보상금으로 5000원을 지급받은 것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국가보훈처가 6ㆍ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전사한 김 모씨(당시 18세) 유족에게 군인 사망보상금 5000원을 지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행정심판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행심위에 따르면 유족인 여동생 김 모씨(당시 2세)는 뒤늦게 서울현충원에 오빠 김씨가 안장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2008년 12월 보훈처에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청구했다.
가족 대부분이 전쟁 당시 폭격으로 사망했고 어머니는 폭격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렸기 때문에 당시 2세였던 김씨는 오빠가 6ㆍ25전쟁에서 전사한지도 몰랐다.
하지만 보훈처는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에서 5년이 지나 청구권이 소멸됐다며 보상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후 지난 4월 김씨가 법원에 사망보상금 지급 소송을 제기하자 6ㆍ25전쟁 당시 군인사망급여금 5만환을 현재 원 단위로 환산해 5000원을 지급했다.
보훈처가 사망급여금 지급 기준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과거 전례대로 당시의 군인사망급여금을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해 지급한 것이다.
6ㆍ25전쟁 당시 군인사망급여금 규정은 1등 중사 이하 사병의 경우 5만환을 지급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1974년 이 규정이 폐지되면서 현재는 군인연금법에 따라 군인사망보상금이 지급된다.
보훈처는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업무는 국방부 소관이어서 보훈처가 지급 기준을 결정할 권한이 없고 임의로 기준을 결정해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월권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상훈 기자]
52. [매일경제][특파원 칼럼] 사회보험 강요하는 중국
요즘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경영자나 주재원은 물론 중국에서 자영업을 하는 교민들의 최대 고민거리는 사회보험이다. 15일부터 중국 당국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5대 사회보험 가입의무화를 강행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취업한 외국인은 이제 누구나 의료ㆍ공상(산업재해)ㆍ실업(고용)ㆍ생육(출산)ㆍ양로보험(국민연금) 등 5가지 사회보험에 반드시 들어야 한다. 취업증을 받은 외국인은 30일 안에 사회보험 수속을 마쳐야 한다.
이번 조치로 중국 진출 기업들은 종전보다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에선 외국인 근로자 1인당 월급여의 42.2~44% 부담이 추가되고, 상하이에선 부담률이 49%나 된다. 한ㆍ중 간 면제협정이 맺어진 양로보험을 완전히 피하더라도 부담은 14.2~19%에 달한다.
물론 납부액 상한선이 지역별 평균임금의 300%로 정해져 있어 일률적으로 인건비가 50% 가까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 한도가 철폐될 가능성이 커 부담은 적잖이 늘어날 전망이다. 랴오닝성 다롄시에선 벌써 상한선 철폐를 기업들에 통지해 현지에 진출한 기업ㆍ교민들 고민이 커졌다.
중국에선 근로자 파업이 잇따라 임금이 20% 이상 급등한 곳이 많다. 거기에 사회보험료까지 가중되니 기업들로선 죽을 맛이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식당ㆍ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 교민들은 허리가 휜다고 아우성이다.
중국은 대개 새로운 정책을 시행할 때 시범실시 과정을 거친다. 사회적 불만이나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그런데 이번 조치 때엔 대상자들에 대한 의견수렴ㆍ시범실시 없이 곧바로 강행에 들어갔다. 한 한국인은 "사회보험 적립금 부족이 심각해진 마당에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고육책이란 점은 이해가 가지만 이런 방식은 너무 심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담도 부담이지만 외국인으로선 실질적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대표적인 게 실업보험이다. 외국인은 중국에서 일자리를 잃으면 자동적으로 취업비자가 취소돼 바로 출국해야 한다. 실업보험금을 받을 길이 없다는 얘기다. 의료보험도 감기 같은 가벼운 치료는 빠진다. 중국 의료서비스를 불신하는 외국인들은 대개 본국으로 돌아가 치료를 받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양로보험도 15년 이상 납부해야 연금수령이 가능해 3~5년 근무 후 귀임하는 외국인들은 혜택받기가 힘들다. 중도에 귀국하면 돌려받는 건 개인부담분(8%)뿐이다. 그나마 공상보험이 실질적으로 유용하다는 게 위안이다.
부담은 크고 혜택은 적으니 자칫 대규모 주재원 철수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일부 기업은 중국 주재원을 내년까지 40% 줄인다는 계획까지 세웠다는 소문도 떠돈다. 베이징 주재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ㆍ한국상회가 공동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니 중국 당국과 논의해 좀 더 합리적인 정책으로 바뀌길 기대해본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jhchang@mk.co.kr]
53. [매일경제][매경시평] 왜 합리적 선택을 못하는가
사람들은 누구나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 행동을 돌이켜보면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행동하기보다는 그렇지 못한 때가 더 많다. 짜장면을 시켜서 먹다가도 짬뽕을 시킬 걸 하고 후회하곤 한다. 이렇게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중국음식점에서는 짬짜면이라는 메뉴까지 내놨다. 어느 하나를 좋아해서 푹 빠져 있는 마니아가 아니면 하나의 선택지를 선택하고 나서 얼마 안 가서 잘못 선택한 것을 느끼고 후회한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서 반품을 하거나,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했는데도 결국 이혼하는 부부들은 왜 처음부터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의사결정이론 대가인 마치(March) 스탠퍼드대학 교수는 인간의 합리성이 제약되는 이유로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우리가 선택하려는 선택지는 완벽하지 않고 정보도 불충분하다. 둘째, 우리의 선호는 끊임없이 바뀐다. 셋째, 우리가 선택한 선택지가 나중에 어떤 효용을 우리에게 줄지를 선택할 때에는 잘 모른다. 넷째, 우리는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해주는 대안을 합리적으로 계산하여 선택하기보다는 즉흥적이거나 비합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받아 선택한다.
인간의 가장 중요한 선택인 결혼에서도 합리적 선택을 못하는 것처럼 선거에서도 우리는 합리적 선택을 잘 못한다. 이달 또 한 번 우리 사회에 휘몰아치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 우리의 선택지는 완벽한가? 유권자들은 양당에서 지원하는 두 후보에 대해 투표하게 된다. 무당파로 출발한 박원순 후보도 결국은 민주당 후보처럼 되었다. 두 사람이 서울시장으로 적합한 최적의 대안인가? 우리는 이들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는가? 보수와 진보의 대변자라는 것 말고 서울시정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가?
게다가 우리의 이념적 선호도 분명하지 않다. 우리가 총선과 대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한번은 여당을 지지하다가 다음번에는 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쏠림 현상은 우리의 정치 선호가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우리가 선택한 후보가 당선된 다음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우리는 모른다. 공적 약속인 공약(公約)이 빈 약속이 되는 공약(空約)이 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끝으로 우리는 선거가 바람인 것을 잘 알고 있다. 투표 행위는 합리적 선택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선거 막바지에 어떤 바람이 불면 유권자 대다수가 휩쓸리게 된다. 이런 바람 때문에 선거 결과가 나오면 자신이 승리한 것처럼 기뻐하다가 얼마 안 가서 실망하고 등을 돌리는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시대 최대 심각성은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감성적 선택을 강요받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홈쇼핑에서 즉흥적 구매를 하고 물건을 받아본 다음 실망한 경험을 많은 사람들은 갖고 있다. 과장된 정보로 우리를 유혹하는 홈쇼핑 호스트들의 설득이 우리를 충동적 선택으로 내몰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터넷 시대에는 편파적이고 왜곡된 정보가 감성을 강하게 자극하여 우리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최근 언론 보도도 후보자들의 능력이나 전문성 또는 정책이나 업무 수행 능력의 전망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보다는 지엽적인 문제를 과장하거나 심각한 문제로 재해석해 유권자 감성을 자극하는 사례가 많다. 언론의 정치적 성향이 너무 두드러져 객관적 사실이나 분석에 대한 이성적 접근보다 후보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감성적 접근에 몰두하는 경향이 너무 심하다.
결국 선거 때만 되면 전쟁 치르듯 유권자들을 흥분시키다가 선거가 끝나면 실망하게 만드는 정치적 후진성 문제는 정치권뿐 아니라 언론이나 인터넷 책임도 크다. 이제 언론을 선두로 우리 사회 지성인들의 논의구조가 보다 성숙되었으면 좋겠다.
[염재호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54. [매일경제][기자24시] 대통령이 美서 환대받은 이유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을 떠난 뒤 사람들이 묻는다. "왜 이렇게 환대를 받았느냐"고. 지난 13일자 뉴욕타임스도 궁금해했다. "외국 정상 방문 때 미국이 이보다 더 환대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왜 그랬을까. NYT는 "두 정상 간에 '뭔가 신비롭고 강력한 교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일부 한국 언론들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뭔가 바라는 게 있어 그랬다고 했다. 무기 구매나 쇠고기 추가 개방을 요구하려고 미리 과잉 친절을 베푼다는 논리다. 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여기에다 특파원의 눈으로 본 것들을 굳이 첨언하자면 이렇다. 한국에서는 잘 믿으려 하지 않지만, 한국을 보는 미국의 눈이 변했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에서 한국산 자동차를 보고 반가워하는 동포는 없다. 그만큼 흔해졌다는 말이다. 미국 차 10대 중 1대가 한국산 차다. 전자제품점에 가면 한국산 휴대폰과 평면TV 등은 늘 맨 앞줄이다. 가격도 제일 비싸다. 그래도 제일 잘 팔린다. 미국은 더블딥이 오느냐 마느냐 하며 난린데 한국은 끄떡도 없으니 이 또한 미국 처지에선 부러울 뿐이다. 그러니 수렁에 빠진 나라를 구해야 하는 장수,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국은 연구 대상이다. 입만 열면 한국의 교육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전 뉴욕 본부에 파견나온 한국 기업인 10여 명이 미국 의회를 방문했을 때다. 한ㆍ미 FTA 비준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만난 의원들 중 90%는 입을 맞춘 듯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제 한국 대기업이 우리 지역에 투자를 해달라"는 것. 미국의 눈에 비친 한국은 더 이상 '도와줘야 하는 나라'가 아니다.
정치적으로도 그렇다.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이나 일본이 미국 손을 떠난 지 오래다. 속에 있는 이야길 나누고 협조를 구할 수 있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한국뿐이다. 한국은 환대를 받을 만한 이유가 분명 있는 나라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paldo@mk.co.kr]
55. [매일경제][기자24시] 국빈외교에서 잃어버린 것
이명박 대통령이 한ㆍ미 외교에 큰 족적을 남겼다.
13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함으로써 지난 정부 때 한ㆍ미 관계가 느슨해졌다는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역대 어느 나라 국빈 방문 못지않게 최고 예우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위해 워싱턴을 떠나 버지니아주의 한식당 '우래옥'에서 불고기 반찬으로 식사를 했다. 미국 의회는 한ㆍ미 정상회담 이전에 FTA 비준안을 전례 없는 '초스피드'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처럼 한ㆍ미 관계를 역대 최상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 동안 한ㆍ중 관계, 한ㆍ러 관계에 금이 가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 대통령은 출국 직전 서울에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을 두려워하고 있다.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역할을 주문하는 말이었지만 중국으로서는 상당히 불쾌할 수 있는 발언이다.
굳이 따지자면 한ㆍ미 관계가 우선이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지리적 거리나 경제적 영향력으로 볼 때 중국이 미국보다 못할 근거가 별로 없다. 가뜩이나 중국은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대해서 끝까지 중립을 지켜 외교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 국가임이 분명하다.
러시아 가스관 사업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13일 오바마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을 하면서 "3개국이 모여서 논의한 일은 없다. 당장 되는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 전인 9월 8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우리와 러시아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생각보다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였다.
이 대통령의 이번 미국 국빈 방문은 분명 많은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잃은 것은 무엇인지도 꼼꼼히 챙겨봐야 할 것이다.
[정치부 = 이진명 기자 letswin@mk.co.kr]
56. [매일경제][세계지식포럼 참관기] 내년 지식포럼이 기다려진다
정치인들이 과연 기업가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바꿔 말해 국가 통치 방식이 경제와 기술 변화 속도를 빠르게 반영해 적응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이 이번 제12회 세계지식포럼 발표 주제로 자주 거론돼 눈길을 끌었다. 필자는 경제 전망이 매우 불명확한 이 시점에 이 화두에 주목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지금 이 시기를 "산업혁명 시기보다 더 커다란 글로벌 경제의 대격변기"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 세기를 넘어서는 150여 년 동안 유럽과 북아메리카는 전 세계 인구 가운데 반에도 못 미쳤지만 세계 생산, 무역, 투자, 소비는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경제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10년에 들어 이런 추세는 한 가지 부문만 빼고 모두 바뀌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선진국들은 금융위기로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신흥국들의 급속한 발전이 계속되면서 더 이상 세계 생산, 무역,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못 미치기 시작하는 변화를 격게 됐다는 것이다. 브라운 전 총리는 그럼에도 전 세계 인구 중 11~12%에 불과한 미국과 유럽이 전 세계 소비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형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제구실을 못하면서도 여전히 전 세계 경제가 이들 국가의 소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 총리는 이런 불균형은 지속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같은 국가들은 국내 소비를 북돋울 정책이 필요한 반면 미국 등 선진국들은 소비를 줄이고 사회공공기반, R&D, 그리고 미래 경제 성장을 견인할 공공 부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브라운 총리가 언급한 것과는 달리 세금 제도 개혁은 어느 사회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방책이 장기적으로 모든 국가에 이득이 되고 무역의 균형성을 위해 필요하다 할지라도 변화를 원하지 않는 유권자들은 개혁을 원치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세금 제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좋은 방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가솔린 소비를 줄이기 위한 세금 부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주택 대출과 같은 부문에서 세금 혜택을 받아온 유권자들은 가솔린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인상안에 찬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정치인들도 세금 제도 개혁을 추진하는 법안에 소극적이다. 유권자 투표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치와 경제의 부조화는 민주주의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브라운 총리가 말했듯이 중국의 많은 정책 입안자들도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세금 제도에 커다란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책 변화는 주로 수출 위주의 사업을 하는 유권자들에게 불이익으로 작용하면서 정치적으로도 큰 여파를 미치게 된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선출직이 아니라 할지라도 대중의 불만을 조장하는 정책에 대해 항상 조심스러워하는 게 정치의 속성이다. 이건 단순한 사례에 불과하지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세계화는 이전에 도태됐던 몇 십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번영을 되찾게 하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세계화는 세상의 수많은 충격과 불안정성에 노출되게 함으로써 정치적 혜안과 과감한 용기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특성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내년 13회 세계지식포럼이 열릴 때까지도 의문으로 남을 것이다. 세계지식포럼이 글로벌 화두의 경연장이자 해법과 혜안을 제공하는 '지식마당'으로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
[프레드 하이어트 워싱턴포스트 논설실장]
57. [매일경제][기고] 주목해야할 `인공지능 비서`
애플이 아이폰 4S를 발표한 직후 전혀 놀랍지 않게, 언제나 그러했던 것처럼 실망스럽다는 평이 언론을 장식했다. 전작에 비해 그리 변하지 않았기에 실망스럽다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필자는 아이폰 4S에서 전율을 느낀다. 시리(Siri) 때문이다. 시리는 인지과학과 인공지능 연구의 총아인 인공생명체를 통한 스마트폰 개인화(personalization)의 진일보라고 본다.
시리는 기존처럼 음성 인식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있는 데이터와 일치하는 것을 찾는 방식이 아니다. 시리는 사람처럼 이해하는 인지적 개인비서(cognitive assistant)다. 시리에 대한 홍보 동영상을 보자. "이번주 말에 샌프란시스코가 추울까?"라고 물으면 시리는 "그렇게 심하게 춥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마 16도로 내려갈 것 같아"라고 답한다.
시리는 이전 대화 맥락을 유지하며 말뜻을 이해하고, 추론하여 답한다. 더군다나 시리는 사용할수록 더욱 똑똑해진다고 한다. 시리는 대화 이해나 맥락 인식에 대한 인지과학 연구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리가 얼마나 상업적 성공을 거둘지 단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보여주는 일련의 소프트 기술 흐름과 일맥상통하기에 우리 기업과 대학이 분명 주지할 만하다.
구글 검색을 보자. 검색엔진 성능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잘 찾아 주느냐다. 그런데 현재 '빅뱅'이라고 검색하면, 가수 빅뱅부터 빅뱅우주이론까지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 그런게 구글 사용자의 사용패턴과 서비스 진화를 보면 조만간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개인화한 검색결과를 내놓을 수 있게 될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메일, 구글+ 등 구글서비스 사용자 중 70% 정도가 로그인한 상태로 검색을 한다고 한다. 이를 이용해서 구글은 현재 막강한 인공지능 기술을 토대로 사용자 선호, 역량, 집단지능, 사용 맥락을 이용할 수 있는 3세대 검색엔진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페이스북도 유사한 진화를 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사람들 간 단순한 관계 맺기를 넘어서서, 관계 의미를 추론하고, 그 의미를 알려주는 인공지능형 서비스를 시작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누군가에게 (싸이월드 일촌 같은)친구 요청이 들어와서 응낙했더니, "조광수와 누구누구는 한국디자인학회 스페셜세션에 같이 참석한 후 친구가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아직은 단순하지만 쇼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무의미한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인공지능체로 나아가고 있음이 보인다.
스티브 잡스의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우리에게 많은 키워드를 남겼지만, 필자는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개인화라고 본다. 최초로 개발한 PC는 당시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가정 내 책상 위로 옮겨 놓았다. 다음에는 가벼운 맥북에어 노트북으로 돌아다니며 일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좀 더 줄인 아이패드는 돌아다니며 즐기게 하였고,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닐 수 있는 아이폰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제 보이지 않는 컴퓨터, 사람 같은 지능을 닮은 인공생명체 시리가 나왔다. 앞으로 개별 사용자에게 최적화한 인공생명체로 개인화하고, 아이클라우드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 덕분에 한국 사회는 인간 중심의 기술과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덕분에 홀대를 받던 인지과학과 인지공학이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에서 그 의미를 찾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는 코딩으로 여긴다. 이런 상황에서 인간을 이해하며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 인공생명체 기술이 상용서비스로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이제 인간 이해는 과학기술의 장식이 아니라 필수다.
[조광수 성균관대학교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장]
58. [매일경제][사설] 카드사, 고리대금업 수준 대출금리 대폭 낮춰야
개인 금융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시한폭탄이 된 가운데 은행과 카드사들이 높은 수수료와 이자 수입으로 사상 최대 실적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 18개 국내 은행은 각종 수수료로 3조3000억원을 거둬들였으며 이 중 3분의 2(2조2000억원)를 이익으로 챙겼다. 올해 20조원 가까운 순익을 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은행들에 수수료 부문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카드사들은 상반기 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늘어난 4조원의 가맹점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내려준다며 생색을 냈던 게 무색해졌다. 재벌이나 은행그룹에 속한 카드사들은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상대로 평균 금리가 16% 안팎인 카드론이나 21%대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현금서비스를 늘리며 고리대금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와 대출금리를 내리라는 금융 소비자와 당국 요구에 애써 귀를 막고 있던 은행과 카드사들은 최근에야 마지 못해 수수료 인하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은 2%를 웃도는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을 0.2~0.5%포인트 내리고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은행들은 생색 내기용으로 몇 가지 수수료 인하 방안을 내놓았지만 그 뒤로 아무런 후속조치가 없다.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면 은행과 카드업계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빚에 짓눌린 가계, 돈줄이 마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과중한 수수료와 이자를 물리는 탐욕스러움은 단순히 도덕적 문제로만 그치지 않는다. 묻지마 카드 발급과 대출 경쟁 끝에 가계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무너지면 결국 은행과 카드사들도 대거 부실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금융시스템과 한국 경제 전반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그런 사태가 닥치기 전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수료와 대출금리를 대폭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은행들은 지난 1년 새 0.3%포인트 이상 확대된 예대마진을 다시 줄이는 방식으로 가계와 중소기업 이자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카드사들은 비효율적인 가맹점 수수료 관리체계를 과감하게 수술해 수수료를 큰 폭으로 내리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금리도 최대한 인하해야 한다.
59. [매일경제][사설] 거액 보험담합에 찔끔 과징금, 계약자 농락하나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의 생명보험 담합 발표는 보험계약자를 두 번 농락했다는 느낌을 준다. 공정위는 12개 생보사가 보험상품 이자율을 담합한 혐의로 3653억원의 거액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지만, 다른 한편으론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한 업체에 2000억원 이상을 감면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담합 관련 정보를 제공한 자에 벌금을 면해주는 이른바 리니언시(leniency) 제도를 적용한 건데 탕감 규모가 사실이라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과시용 행정이나 다름없다.
공정위가 밝힌 담합 혐의는 해당 업체들이 보험상품 가격 자유화에 역행해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을 조직적으로 짜맞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시점 자체가 2001~2006년으로 변액보험 상품을 처음 취급하며 불완전 판매를 하던 때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외환위기를 경험한 금융사로선 과당경쟁을 벌이다가 다시 부실해질 염려도 있어 눈치껏 이율을 조정한 건데 담합 기준을 과하게 적용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그런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설득력이 약하다. 담합 판정은 관련 업체의 공모 사실 여부를 바탕으로 하므로 공정위와 진실게임을 벌일 게 아니라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대규모 담합을 적발해 놓고도 실제론 과징금을 찔끔 매기고 만 공정위 태도다. 삼성, 교보, 대한 등 빅3가 전체 과징금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감면 금액도 크기 때문에 중소 보험사들만 억울하게 당한 결과가 된다. 거액 과징금 역시 계약자들에게 돌아갔어야 할 몫을 보험사가 챙긴 꼴이다.
이래선 공정위가 리니언시 제도를 남용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공정위는 지난 5월 정유 4사에 4000억원대 담합 과징금을 부과해 놓고 뒤로는 대부분 탕감해줬고 현재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수백억 원대 과징금 중 절반 이상 감면될 것으로 예상된다.
담합 행위 자체가 은밀하게 이뤄지므로 자진 신고가 없인 적발하기 어려운 애로가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공정위가 생색이나 내는 데 쓰일 제도는 존재가치가 없다. 국내에서 수시로 터지는 담합 사례가 선진국에서 흔치 않은 이유도 리니언시를 활용할 줄 몰라서가 아니다. 담합 행위 근절이 목표라면 그에 합당한 대책을 강구해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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