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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단독] 이재용 회장 첫 인사 메시지 '신상필벌'…생활가전 대폭 물갈이 예고


'세탁기 파손 사태' 책임 물어 이기수 개발팀장 퇴임 유력…전사 부사장 퇴임 통보 잇따라

이재용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될 삼성 정기 인사에서 '신상필벌'과 함께 '세대교체'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악화된 만큼 '안정 속 혁신'을 기조로 사장단을 대부분 유임시키는 분위기지만, '세탁기 파손 사태'로 삼성 가전에 대한 신뢰에 타격을 준 생활가전사업부에 대해선 매섭게 칼질을 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김성진 기자]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1일 해외법인에 이어 다음 날인 2일에 국내 사업장 내 일부 임원들에게 퇴임을 통보했다. 60세 이상 임원은 2선으로 물러난다는 이른바 '60세 룰'을 앞세워 내년 만 60세 이상이 되는 부사장급 인사 상당수도 대부분 교체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퇴임 대상자에는 지난 7월부터 논란이 된 '세탁기 파손 사태'와 실적 악화의 책임을 물어 이기수 생활가전 개발팀장(부사장)과 이강협 생활가전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생활가전, 영상디스플레이(VD), 반도체 등의 사업부를 중심으로 여러 임원들이 퇴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며 "특히 생활가전사업부에서 퇴임하는 임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다른 곳에 비해 퇴임 임원에 대한 얘기가 좀 적은 편"이라며 "생활가전사업부는 품질 이슈 논란이 있었던 만큼 이를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대상자들이 이번에 대거 물갈이 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삼성 그랑데 AI 건조기·세탁기 [사진=삼성전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드럼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의 강화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르며 논란이 일었다. 이 여파로 지난 10월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 이재승 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사장은 같은 달 중순 돌연 사임했다. 직전까지 '부산 엑스포' 홍보와 글로벌 경영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임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현 대표이사이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을 겸직 위촉했다. 또 이 전 사장은 대표이사 보좌역으로 위촉돼 가전 비즈니스 관련 자문, 지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최근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현업을 챙기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일각에선 지난 7월부터 이어진 '세탁기 불량 사태'와 관련해 국정감사 증인으로까지 채택된 것이 부담을 줬을 것으로 봤다.

이 전 사장은 국감 증인 명단에 올랐으나, 당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협력을 요청한다는 이유로 한국을 방문 중인 엘살바도르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서 결국 증인 신청이 철회됐다. 이 일과 관련해 이후 진행된 종합 국감에는 결국 이기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이 일로 이재용 회장의 눈 밖에 났다는 얘기들이 있다"며 "이 전 사장의 돌연 사임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이유들이 언급되기도 했지만, 이와 관련된 이유였다면 대표이사 보좌역으로 위촉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전 시장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전 사장이 상당한 부담을 느껴 사퇴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하락 현상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가전·전자 제품 시장 불황이 장기화돼 실적이 큰 타격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사업부 매출은 14조7천5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천500억원으로 67.1% 급감했다.

 


내부 구성원의 사기 저하 문제 역시 영향을 줬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실적을 고려해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지급하는 '목표달성장려금(TAI)' 제도를 운영 중인데, 생활가전사업부는 올 상반기 지급률이 모든 사업부 중 가장 낮은 62.5%로 알려졌다. 이에 생활가전사업부 내부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은 이번에 단행될 예정인 '2023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초안을 지난달 말 보고 받았으나,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자기 사임한 이재승 전 사장의 후임 및 컨트롤타워 복원을 골자로 한 이번 인사안을 탐탁치 않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세탁기 파손 사태'와 관련해 불쾌해 했다는 점은 이번 인사 방향에서도 읽힌다"며 "생활가전사업부의 실적이 악화된 것도 해당 사업부에서 예상보다 많은 퇴임 대상자가 나오는 데 한 몫 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오는 6일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아이뉴스24 DB]

 


생활가전사업부 외에도 각 사업부별로 수십 명의 퇴임 대상 임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DS) 부문에서만 부사장 10여 명이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고, '상무급' 임원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장은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의 '투 톱' 대표이사 체제는 1년 더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진 상황에서 사령탑을 교체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조직 개편 전 반도체·가전·모바일사업 3개 부문 대표를 동시 교체하는 큰 폭의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정현호 부회장도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장 자리를 계속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해체된 미래전략실에서 경영진단팀장과 인사지원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주목을 받았던 그룹 차원의 컨트롤타워 복원은 이번에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지원 TF 역시 혁신보다 안정을 기조로 한 인사가 소폭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안팎에선 그 동안 ▲사업지원TF(전자 계열) ▲EPC경쟁력강화TF(건설 계열) ▲금융경쟁력제고TF(금융 계열) 등으로 분산된 지원 조직이 하나로 합쳐져 컨트롤타워가 복원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내부에서도 여러 여건이나 정황상 컨트롤타워가 다시 생기기엔 적기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며 "이 회장이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데다 승계를 하지 않고 이사회 중심으로 투명 경영을 하겠다고 내걸었던 만큼, 컨트롤타워가 복원된다면 모순적으로 비춰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월 10일(현지시각)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사업 진행 현황을 점검하고, 구내식당을 찾았다. [사진=삼성전자]

 


사업부장들 역시 '안정'을 기조로 대부분 유임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DS부문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이 사업부를 맡고 있다.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도 이번에는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가전사업부 수장 자리는 DX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한 부회장이 계속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겸직하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개발팀장 출신인 최용훈 글로벌운영팀장(부사장) 등 내부 인사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윤부근 전 부회장의 사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VD사업부장이 내부에서 따로 발탁될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승 전 사장 이전까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으로 주로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 출신 인사들이 기용됐다. 윤 전 부회장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김현석 전 사장이 2017년 말부터 2019년까지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은 바 있다. 윤 전 부회장은 VD사업부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까지 겸직하다 이후 VD사업부장 자리를 다른 이에게 넘겨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 부회장이 현재 개인적 문제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지에 대해 제대로 논의를 못했을 수도 있다"며 "생활가전사업부장을 외부 인재로 채울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장단 인사 시기는 오는 6일이 가장 유력하다. 이를 시작으로 이튿날인 7일께 승진 대상자를 발표한 후 9일쯤 조직 개편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전략회의가 이달 셋째 주나 넷째 주에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각 사업부문장이 주관하는 정례회의로, 통상 6월, 12월 두 차례 열린다. 이 회의는 DX부문장과 DS부문장인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이 주재하며, 경영진과 임원뿐 아니라 해외 법인장 등도 참석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한 후 12월 중순쯤 글로벌 전략 회의를 통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세운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주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자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현재 유력 후보로는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팀장과 김홍경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관 출신인 김원경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글로벌마케팅, 대외협력 업무 등을 맡았고, 이 회장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홍경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 임원, 삼성SDI 경영지원팀장 등을 거쳤다. 이영희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여성 부사장으로, 10년째 부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에서 여성 전문경영인이 사장으로 발탁되는 사례가 많아지며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설이 솔솔 나오고 있지만, 내부에선 이 부사장이 아닌 다른 젊은 여성 인재가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삼성이 세대교체 기조를 내세우면서, 현업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이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시킨다면 내부에서도 반발이 생길 수 있어 추진하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내부에서 반대하는 분위기가 많아 힘들 것 같다"며 "사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선 각 사업부 별로 개발팀장을 일단 거치는 게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여성 부사장 중에 이번에 사장으로 오를 수 있는 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에선 사장급 이상 임원 중 여성이 나올 가능성은 다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 계열사의 사장급 이상 임원 중 여성은 이 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부사장 급에선 작년처럼 능력을 검증 받은 젊은 리더가 대규모로 부사장급으로 발탁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40대 부사장 10명과 30대 상무 4명을 선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반도체, 5세대(G)·6G,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젊은 개발 인재를 다수 발탁하는 인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대외 여건 급변에 대비해 승진 폭은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LG그룹을 비롯해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이 대부분 중요 포지션은 소폭, 부사장 이하는 대폭 인사를 진행하는 안정 속 혁신 기조를 보여준 만큼 삼성도 이를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도 성과주의에 근거해 작년처럼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 젊은 리더들이 다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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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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