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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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일감몰아주기 지침 파문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에 공생발전과 관련된 자율선언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말만 자율선언이지,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이에 대한 검토의견을 보내도록 지시해 파문이 일고 있다.
15일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된 지침을 보내고 이에 대한 의견을 오늘(15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다"며 "이 지침을 기초로 자율선언을 하길 바라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4대 그룹에 보낸 일감 몰아주기 관련 지침은 크게 4개 항목이다. 우선 1억원 이상 계약으로 긴급한 일정이나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는 반드시 경쟁입찰을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둘째, 광고를 비롯해 SI(시스템통합), 건설, 물류 등 4대 사업에 대해서는 전체 계약체결 금액의 50% 이상을 경쟁입찰에 부치도록 적시했다. 셋째, 실질적인 경쟁입찰이 이뤄지도록 참여자격을 합리적으로 설정하고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입찰선정위원회를 운영하며 사업자 선정과 적정가격 지불 여부 등에 대한 사후적인 내부감사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넷째, 역량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계약물량의 30% 이상을 중소기업에 발주할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지침에 대해 4대 그룹 관계자는 "이미 공정위에서 4개 지침을 보내놓고 이걸 기초로 자율선언을 하도록 했다"며 "이는 ’자율 ’ 아닌 ’타율’이며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 지침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측의 확인을 요청하자, 공정위 시장감시국 담당 과장은 "그런 공문의 존재 여부나 이를 4대 그룹에 보내서 의견을 구했는지 등에 관한 어떠한 내용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함구했다. 공정위가 이 같은 지침을 내린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ㆍ15 때 밝힌 공생발전의 구체적 실천을 위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미 재계에 공생발전의 액션플랜을 요구할 움직임이다.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은 오는 21일 10대 그룹 경영기획실장(구조본부장)들을 불러 오찬간담회를 갖고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담회 때 나왔던 공생발전 실행방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을 비롯해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 조준호 (주)LG 사장, 김영태 SK홀딩스 사장 등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그룹의 경영기획 담당 CEO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대영 기자]
2. [매일경제]기습 정전에 전국 아수라장
전력 과부하와 전력 수요 예측 실패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촉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가 여름철 무더위 전력피크를 넘겼다고 발표한 지 불과 8일 만에 전력당국이 사전 예고도 전혀 없이 전력 공급을 전격 중단함으로써 전국 곳곳에서 패닉 상태와 유사한 대혼란이 일어났다.
15일 전력거래서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서울을 비롯한 전국을 대상으로 전력 공급이 순차적으로 중단됐다.
한국전력은 이날 순환정전으로 전국에서 약 162만가구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46만가구, 강원ㆍ충청 지역 22만가구, 호남 지역 34만가구, 영남 지역 60만가구 등에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비상시에 대비해 자가발전 체제를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은 큰 피해를 겪지 않았지만 울산 북구 중산산업단지의 20여 개 중소기업은 생산시설이 중단되는 등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었다. 서울 도심 상가와 사무실, 음식점 등 곳곳에 전력이 끊기며 영업과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등 도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번 정전 사태로 전국에서 400여 건에 이르는 엘리베이터 구조 신고가 접수됐는가 하면 대도시 지역 각 도로에서는 신호등 점멸로 퇴근시간대 심각한 교통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서울시내에서만 250여 개 신호기가 작동 이상을 일으켰다. 또 휴대폰과 인터넷도 곳곳에서 불통되는 사태가 빚어졌고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도 마비돼 상당수 대학이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늦더위로 인해 전력 수요가 일시에 몰리면서 전력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졌다"며 "전체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해 전국적으로 30분간 돌아가면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여름철 수급 비상 기간이 끝나 정비를 보류했던 발전소 23개를 정비하고 있다가 예상치 못한 늦더위로 전력 부족 사태가 촉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최대 전력 수요는 6700만㎾로 평소에 비해 크게 높지 않았지만 전력 공급 능력이 7000만㎾에 불과해 전력 예비율이 4%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전력 과부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력 관리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최중경 장관은 이날 밤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사전에 예고하지 못한 상태에서 순환정전을 실시하게 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최용성 기자 / 전병득 기자 / 채수환 기자 / 이호승 기자]
3. [매일경제]널뛰는 주가 불안…개인 채권투자시대 `성큼`
#. 10년 전 은퇴한 이 모씨(67)의 노후 생계비는 주식이나 예금이 아닌 채권에서 나온다. 자산운용사에 다니는 후배의 권유로 2008년 투자한 10년 만기 '수협신종자본증권'(표면금리 연 7.36%, AA등급 후순위채)이 연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회사채 가격이 떨어지자 이씨는 2억원의 현금으로 9% 할인된 가격에 수협증권 2억5000만원어치를 샀다. 후순위채지만 AA등급으로 부도 위험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예금 대신 선택했다. 이씨는 요즘 채권 이자로 연 1840만원(월 153만원, 세전)을 받는다. 2018년 만기에는 2억5000만원을 받는다. 5000만원의 자본이득에는 세금도 붙지 않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년 만에 주식시장이 또다시 대혼란에 빠져들면서 '채권투자'에 눈을 돌리는 개인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물가채(연 6.7%)와 장기 국고채(연 4.5%), 브라질채권(연 10%) 등 글로벌 채권을 적절히 배합해 연 7% 안팎의 수익률을 내는 채권 포트폴리오에 자산의 30~40%를 넣은 강남 고액자산가가 크게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엔 40~60대 노후준비 세대를 중심으로 채권투자 붐이 일고 있다.
자산의 약 60%를 채권에 투자해 연 6~7% 수익률을 추구하는 한 증권사 상품에는 보름 만에 100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일반 회사채에 직접 투자해 7~8% 수익을 내는가 하면 위험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BB+ 등급 이하 채권에 투자해 10~20%의 고수익을 좇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대우건설ABCP(신용등급 A, 연 5.3%) 두산건설CB(신용등급 A-, 연 7.5%)뿐만 아니라 범양건영 남광토건과 같은 BB CCC 신용등급 채권을 적절히 배합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채권투자가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재테크 시장에선 아직 걸음마 단계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계 금융자산 중 실질 장기채권보유비율(직접+간접투자 포함, 2009년 기준)은 3.8%로 미국(22%)이나 일본(32.9%)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최근 채권투자 방법을 묻는 주변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이젠 주식과 예금이 아니라 주식과 회사채를 놓고 자산을 배분하는 스마트머니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 전범주 기자 / 이유섭 기자]
4. [매일경제]콘던 ING은행 수석 "핫머니, 한국시장 노린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핫머니(투기성 자금) 공격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이틀새 40원 가까이 급락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전날보다 8.6원이 떨어진 1116.40원에 마감했다.
지난 3월 24일(달러당 1121.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시장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도 1년5개월 만에 공식 구두 개입에 급히 나섰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어떠한 방향이든 환율의 급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구두 개입한 것은 원화가 가파르게 절상되던 지난해 4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핫머니 공격에 대한 우려는 영국 경제전문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한 '이코노미스트 벨웨더 콘퍼런스'에 참석한 국내외 금융 전문가들도 함께 했다. 팀 콘던 ING은행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발 위기는 진정세를 찾는 데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다. 한 달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다시 1~2주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하는 사이클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국면에서 핫머니가 공격할 가능성이 한국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성훈 기자 / 박용범 기자 / 최승진 기자]
5. [매일경제]"비상상황 끝났다" 자화자찬 8일뒤 예고없이 전력끊어
◆ 전국 정전대란 ◆
한국 경제의 핏줄이나 마찬가지인 전력 수급 및 관리 체제에 치명적인 결함이 노출됐다.
전력수요 예측 실패로 인해 사상 초유의 순환 정전이 사전에 전혀 예고도 없이 실시됨으로써 모든 국민은 물론이고 산업ㆍ유통 현장 곳곳에서 큰 혼란이 발생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전력제한 예고제'를 실시해 여름철 전력대란을 무사히 넘긴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의 전력관리는 후진국형 주먹구구식 체제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대란은 정부의 전력수급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데서 촉발됐다.
추석 연휴 이후 기상청이 연일 '늦더위'와 '이상고온' 등 기상 변화를 예고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전력담당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등은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 사전 예고 없이 순환 단전을 실시하고 말았다.
지식경제부는 지난 7일 여름철 전력비상 상황을 사실상 종료하고 "올해 여름 전력 피크에 따른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력 관리에 대해 자화자찬식 발표를 내놨다. 지경부는 "3600개에 달하는 에너지 과다 소비기업을 대상으로 수요 분산을 유도하고 발전소 고장률을 70%까지 감소시킨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는 설명도 추가했다. 실제로 올 여름 전력 예비력이 평균 600만㎾를 유지했고 이에 따라 전력 예비율도 8%에 달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전력관리가 유지됐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지난 9일 이후 정비를 보류하고 있던 발전소 23개를 대상으로 정비 작업에 착수했고 예상치 못했던 늦더위로 인해 전력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전력 공급에 차질을 초래했다.
정재훈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15일부터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이상 고온으로 인해 전날보다 전력소비량이 1000만㎾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요 예측을 못했던 것을 시인한다"며 "순환 정전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여름철 전력피크 상황종료 이후 정비에 들어간 발전소 23개의 전력 용량은 전체 발전 용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는 15일 오후부터 전력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양수 발전기까지 동원했지만 전력 과부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밤에 물을 담았다가 낮에 흘러보내는 양수발전기는 약 350만㎾의 전력을 생산했지만 오후 3시에 접어들면서 물이 떨어지자 전력공급능력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하절기 전력수급 기간이 6월 27일부터 9월 9일까지로 만료돼 발전기 계획예방점검을 시행했는데 이상 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전력은 전국 사업소에 적색비상을 발령하고 전원 비상근무를 시행했다. 하지만 사전에 전혀 예고가 없이 전국 단위 순환 정전을 실시함으로써 정부의 전력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채수환 기자 / 강계만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6. [매일경제]주말까지 이상 폭염…정부 대책 없어 추가 정전 가능성
◆ 전국 정전대란 ◆
주말까지 늦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고됨에 따라 전국 순환 정전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가 벌어진 15일 정부 당국과 전력거래소 측은 원인 설명만 장황하게 했을 뿐 대책이나 전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낮 최고기온은 밀양 34.5도, 광주 33.3도 등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자리 잡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30도를 훌쩍 뛰어넘었다. 대구의 경우 34.2도를 기록해 평년(26.7도)보다 무려 7.5도 높았을 뿐 아니라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9월 중순 기온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도 31.3도로 평년(26도)보다 5도 이상 높았고 대전(30.8도), 진주(32.8도), 강릉(30.7도) 등의 낮 기온도 평년보다 5~6도 높았다. 전남 진도의 경우 이날 낮 기온이 31.4도까지 올라가 2001년 관측 개시 이래 9월 날씨로는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준 일 최고기온이었던 지난해 9월 4일 기록(30.6도)을 넘어선 셈이다. 전북 임실의 이날 낮 최고기온도 32.4도로 나타나 1970년 관측 개시 이래 9월 기준으로 네 번째로 더웠던 날로 기록됐다. 또 이날 정오를 기해 전남 나주 화순 순천과 경남 김해 밀양 창녕 함안 양산, 경북 경산 경주, 대구광역시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2008년 폭염특보가 시행된 이래 가장 늦은 시기에 발표된 특보다.
이번 늦더위는 일본 동쪽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인 가을철에 접어들어야 할 9월 중순에도 여전히 우리나라를 뒤덮은 데 따른 것이다.
기상청은 이처럼 무더운 날씨가 토요일인 17일까지 이어지고 일요일인 18일 이후에는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평년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17일까지 전국 정전 사태를 안심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석우 기자 / 이기창 기자]
7. [매일경제]기습정전 피해 확산…보상액 미미
◆ 전국 정전대란 ◆
하마터면 블랙아웃(Blackoutㆍ대규모 정전 사태)이 될 뻔했던 15일 오후 3시. 블랙아웃을 막기 위해 전국 단위에서 사상 초유의 순환정전이 실시됐다. 순환정전이란 전국적으로 지역별로 나눠 30분씩 정전을 실시하는 것으로 목표는 예비율 400만㎾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날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질 경우 관심(Blue), 주의(Yellow), 경계(Orange), 심각(Red) 등 단계별 조치를 시행하게끔 돼 있다.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후 3시 전력예비력이 안정 유지 수준인 400만㎾ 이하로 하락하자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와 경계 단계에 잇따라 돌입했다. 자율절전과 전압 조정을 통한 부하 조정으로 184만㎾를 확보했지만 수요는 계속 늘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력 수요 증가로 경계 단계에서도 전력예비력이 400만㎾를 넘지 않아 매뉴얼대로 적색경보(심각)를 발령해 지역별 순환정전을 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 부하 차단은 피해가 작은 선로부터 단계적으로 부하를 차단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제일 먼저 제한송전을 받게 되는 곳은 일반 주택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이하 저층 아파트 등이다. 예고 없이 부하를 조정해도 피해가 작은 곳이다. 차단 2순위는 고층 아파트와 경공업 공단 등이다.
제한송전에서 제외되는 곳은 행정관서와 군부대, 통신, 금융사, 병원 등이다. 하지만 이날 은행 업무가 차질을 빚고 휴대전화도 먹통이 되는 등 매뉴얼대로 진행된 것인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비상상황 시 정부의 강제 전력 차단으로 정전이 됐을 때 피해를 입은 시민이나 기업들은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한전의 전기공급약관에 따르면 한전은 전기 수급 조절 등 부득이한 경우 전력의 제공을 중지 또는 제한할 수 있다. 또 직접 책임이 아닌 경우 면책권한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같은 사태도 전력계통 매뉴얼에 따라 긴급 부하 차단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지경부 관계자가 "늦더위와 추석 연휴 후 공장 본격 가동, 발전소 정비 등에 따라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고 시인해 한전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한전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피해 보상액은 정전된 시간 동안의 '전기요금 3배'로 제한된다. 실제 재산이나 신체상 피해액이 아니라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피해 보상액은 미미할 전망이다.
[전병득 기자]
8. [매일경제]中企 "이게 웬 날벼락…주물·금형제품 다 망쳤다"
◆ 전국 정전대란 ◆
인천 경서동 서부공단에 운집해 있는 주물업체들은 15일 정전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 주물업체 관계자는 "오후 3시 20분부터 1시간가량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전기로 가동이 멈췄다"며 "갑작스런 정전으로 전기로 용탕에 있던 쇳물을 그냥 쏟아버리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인천ㆍ경인 지역 주물조합 관계자는 "산업단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 남동공단 금형업체들도 정전 사태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형업체 관계자는 "사출성형기 속에 수지를 넣은 상태에서 정전이 되는 바람에 금형이 못쓰게 돼 버렸다"며 "굳어버린 수지는 잘 없어지지도 않아 새로 금형을 제작할 수밖에 없어 큰 피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발생한 초유의 정전 사태는 주로 전국 중소기업을 강타했다. 대기업은 정전에 대비한 자체 비상발전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어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중소기업은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충남 대덕테크노밸리에서 클린룸 시공업체 '에이큐'를 운영하는 박길복 사장은 이날 오후 4시 40분께 갑작스런 정전으로 인해 12억원짜리 시공 견적서 작업과 신기술 개발 관련 실험 데이터를 모두 날려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대덕산업단지 인근에 있는 환경전문기업 L사의 김 모 사장도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제품 불량이 발생한 데다 24시간 가동해야 겨우 납품기일을 맞출 수 있는데 생산차질까지 빚어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한숨 쉬었다. 프린트 회로기판을 만드는 성도전자는 오후 5시부터 40분간 정전 발생으로 제품이 모두 불량 처리돼 400만~500만원 피해를 입었다.
울산 북구 중산산업단지의 20여 개 중소 제조업체는 전력이 끊기면서 조업이 중단돼 피해를 입는 등 전국 곳곳의 중소기업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전력 소비가 많은 포항 철강공단도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해 300개가 넘는 철강관련 업체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일부지역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돼 지역 내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김해시 상동면과 한림면 일대에서도 정전으로 인해 가동을 중단한 공장이 속출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인천의 주안산업단지, 천안외국인투자지역, 군산산업단지의 일부 지역에서 정전 사태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인 정전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기업은 가동 중단과 같은 큰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업체와 일관공정이 중단될 경우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는 제철, 정유 등 업체는 정전에 대비해 자체 비상발전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은 1초가량 전압 저하로 인해 정전이 일어났지만 사옥 내 무정전 시스템(UPS)이 가동돼 큰 피해는 없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장인 기흥, 화성과 LCD 사업장이 있는 탕정 등 사업장에 정전이 일어나지 않아 피해가 없었다"며 "2008년 정전으로 라인 가동이 반나절 이상 지연된 이후 정전과 관련한 모니터링 등을 더욱 강화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이천공장도 정전이 일어나지 않았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공장은 전력공급이 끊길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하는데 한국전력이 공장 등을 주요 시설로 분류해 전력을 정상적으로 공급했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발전기 상태 등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0~18일 추석휴무에 들어가 전 공장을 가동하지 않아 피해가 없었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와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화학업계도 별다른 정전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규모 고로 업체도 자가 발전시설 덕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에선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롯데아울렛 광주월드컵점과 롯데 대구 영플라자, 현대백화점 미아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 등에 정전이 발생해 고객이 불편을 호소했다. 그러나 주요 백화점은 모두 30분 안에 보조발전기를 가동해 전력 일부를 복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폰과 유선전화, 인터넷 등 통신서비스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강원 춘천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기지국 가동이 중단돼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됐다. 또 초소형 중계기로 연결된 지역은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산업계는 전력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자가발전기 등 대비책을 재점검하고 있다. 지난 1월 20여 분간 정전사태로 공장가동이 중단됐던 GS칼텍스 관계자는 "불시의 정전사태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한전과 협의해 긴급복구할 태세를 갖추는 등 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용성 기자 / 민석기 기자 / 고재만 기자]
9. [매일경제]日 일기예보처럼 전력제한 예보
◆ 전국 정전대란 ◆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사흘이 지난 3월 14일 저녁, 도쿄 인근 시즈오카현 후지시. 주택 단지와 상가ㆍ식당 등이 모두 불이 꺼져 거리는 어둠 속에 묻혔다.
가로등과 신호등마저 꺼져 차량들은 경찰의 수신호에 맞춰 속도를 줄여 달렸다.
다음날 정전에 따른 자동차 사고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시민들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지난 3월 대지진 여파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전국의 54기 원자력발전소 가운데 42기가 가동 중단됐다. 에너지 관련 부처와 전력회사는 긴급 회의를 열고 한 달간 '계획 정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도쿄 중심 상업지역을 제외한 수도권을 세 그룹으로 나눠 하루 두차례씩 정전을 실시했다. NHK를 비롯한 언론은 하루에도 수차례씩 지역별 정전계획을 알리며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24시간 공장을 돌려야 하는 사업체는 임시 발전기를 갖췄고, 일식당은 수족관의 활어가 폐사하지 않도록 만반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정전조치를 내려야 했던 한국 사정과는 딴판이었던 셈이다.
여름 무더기에 전력난이 예상되자 7월 1일부터 일본에선 또다시 전력사용제한령이 발동됐다.
일본에서 여름철 전력사용제한령이 발동된 것은 37년 만이었다. 정부와 언론은 하루 전력 최대 공급량을 상세히 설명하고 시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수도권과 인근 미야기현, 이와테현, 후쿠시마현 등의 공장ㆍ사업체는 의무적으로 15% 절전을 실시했다. 각 가정은 자발적으로 절전을 유도했다.
기업체는 절전을 위해 평일 쉬고 주말에 근무하거나, 출퇴근 시간을 조절하는 등으로 근무 형태를 바꾸기도 했다.
일반 가정은 35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찜통더위 속에서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선풍기 등으로 절전에 동참했다.
대학과 공공기관은 엘리베이터 사용을 자제했다. 지하철도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낮시간에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
NHK 등 방송은 일기예보시간에 그날의 최대 전력공급량과 예상 수요량를 보도하며 절전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이 같은 범국민적 절전 운동으로 일본은 전력 성수기인 한여름을 정전 사태 없이 넘겼고, 지난 9일 전력사용제한령이 해제됐다.
도쿄전력은 이달 들어 전력공급 능력은 하루 5420만~5570만㎾인 반면, 최대 수요는 4890만㎾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력회사의 정확한 수요 예측과 시민들의 협조로 '절전'은 목표치를 초과 달성할 수 있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 서울 = 서찬동 기자]
10. [매일경제]농협 75곳·시중銀 곳곳 정전
◆ 전국 정전대란 ◆
15일 정전 사태로 전국 은행 지점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일부 자동화기기(ATM)가 멈춰 서면서 은행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농협은 전국 75개 영업점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우리은행은 20곳 이상, 신한ㆍ하나은행도 일부 영업점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다행히 영업점 내부는 비상용 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정전 상황이 금세 복구됐지만, 상당수 ATM은 별도 발전기가 부착돼 있지 않아 사용이 제한됐다. 특히 은행이 아닌 편의점 등에 설치된 ATM이 정전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때문에 ATM 창구를 찾은 고객들이 정전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일부 은행들은 서둘러 ATM 창구 앞에 '정전으로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빨리 복구하겠습니다'란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영업점이 있는 건물이 정전이 되면 ATM도 사용이 불가능할 수 있다"며 "별도 발전기가 부착돼 있지 않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그러나 "내부 영업점은 무선 발전기가 설치돼 있어 정전이 금방 해소됐다"며 "고객들이 내부 창구 앞에서 불편을 느낄 정도로 오랫동안 기다리는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은행들은 영업이 끝날 시간에 정전이 일어나 고객들이 겪는 피해는 작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영업이 끝날 무렵에 정전이 발생해 피해가 더욱 없었다"고 강조했다.
은행의 인터넷뱅킹도 문제가 없었다. 전산시스템은 비상발전기가 이중ㆍ삼중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일치된 설명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비상용 발전기가 가동돼 피해가 거의 없는데도 피해가 있는 것처럼 비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금융회사들이 정전용 예비전원장치 등을 잘 갖추고 있어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도 큰 피해는 없었다. 일부 증권사 지점에서 정전에 따른 불편이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지만 주식 거래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태는 없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회사별로 트레이딩 관련 부서는 정전과 동시에 비상발전이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며 "해당 부서에서는 정전 사실을 알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상시 비상발전장치를 가동하고 있는 한국거래소나 금융투자협회도 피해 소식은 없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언제나 정전 대비 비상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정전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레이딩과 관련이 없는 증권사 일부 사무실에서는 정전으로 업무에 지장을 받았으나 피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수 기자 / 이덕주 기자]
11. [매일경제]"당국 섣부른 환율개입땐 외환시장 변동성 더 커질것"
◆ 英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 ◆
한국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핫머니 유출에 대한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비르 랄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담당 과장은 15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주최 콘퍼런스에서 "한국은 돈을 원할 때 들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겐)이상적인 시장"이라며 "이러한 리스크 때문에 유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건 (한국 외환시장에)변동성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그 변동성이 한국 의지와 관련 없이 일어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14일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데에는 유럽계 자금 이탈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7000억원을 팔고 나갔는데 이런 추세를 주도한 국가는 영국(-1320억원), 룩셈부르크(-1000억원), 프랑스(-461억원) 등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계 자금은 이날 채권시장에서도 470억원어치를 순유출해 갔다. 프랑스 주요 은행 신용등급이 하락하며 자기계정에서 투자했던 채권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주식시장과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던 원화값이 이례적인 '디커플링'을 보인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다. 이진우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 외국인들의 80%가 주식시장을 보고 국내 투자를 결정하곤 했는데 이제는 환율을 먼저 보고 국내 투자를 결정한다는 흐름이 새로 나타났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7~8월 원화가 강세를 보일 때 원화를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들이 자금 회수를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가적인 원화값 하락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의지할 곳이 외환당국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이미 원화값 강세 기조는 꺾이고 하락세로 방향을 돌렸지만 급격한 원화값 하락을 막을 만한 수요가 시장에서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원화값이 달러당 120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이 되고 위기가 확산되면 더욱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섣부른 시장 개입은 외환시장 변동성을 오히려 크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팀 콘던 ING은행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원화값 변동성이 높아지면 핫머니가 유입된다"며 "원화는 달러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통화로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일방향적인 베팅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으로 오히려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다.
서로 다른 화폐에 대한 원화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크다.
민상기 서울대 교수는 "원ㆍ달러 환율을 볼 때 한국은 안정적이면서 점진적인 원화값 절상을 해왔지만, 원ㆍ엔이나 원ㆍ유로 환율을 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 일어난다"며 "어느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냐가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외환보유액 수준이 넉넉한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콘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이 단기 대외부채 대비 100%가 되면 위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 더 높아져야 한다"며 "단기부채를 연장하지 못한다면 외환보유액이 1500억달러가 줄어드는데 금융시장은 이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취약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이 4%대에 진입했지만 대만은 1%에 그치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지키지 못한 것은 환율 정책에 더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송성훈 기자 / 박용범 기자 / 최승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12. [매일경제]한국, 핫머니 공격 막아낼수 있나
◆ 英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 ◆
"해볼 테면 해보라고 해라."
유럽재정위기 국면에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핫머니(투기성 자금) 공격 가능성에 대한 기획재정부 담당자의 말이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이제는 한국 금융시장의 체력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재정부 관계자는 15일 "그동안 위기에 대비해 많은 대책을 마련해왔다"며 "외환보유액과 외화유동성 측면에서 충분히 (핫머니에 대한)대응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이코노미스트 벨웨더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이른바 '3종 세트' 외환시장 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추가로 김치본드의 남용을 줄이기 위해 과세조치까지 하게 됐는데,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종 세트' 규제란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환원 조치를 뜻한다.
그는 "대외충격으로 인한 과도한 자본 유출은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재정부와 금융위ㆍ한은이 합동으로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있으며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대비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한국 금융시장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충분히 견디어 나갈 체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튼튼하고 충분한 통화정책 여력을 갖추고 있어 위기에 더욱 유연한 정책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핫머니 공격을 막을 '방패'를 튼튼히 준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 위기 때와는 달리 정부는 외환보유액을 지속적으로 늘려 현재 3000억달러(세계 7위) 넘게 쌓았다.
[전병득 기자]
13. [매일경제]가계빚·예대율 최대 리스크…한국 신용전망 아직 안정적
◆ 英 이코노미스트 컨퍼런스 ◆
"한국 신용등급 모멘텀(rating momemtum)이 상승 중이다. 가계부채와 은행 예대율만 잘 관리하면 신용등급 상향 조정에 힘이 실릴 것이다."
"최근 원화값이 떨어졌지만 중장기적으로 원화가치는 장기 상승국면에 있다."
1997~1998년 외환위기 때 조사단장으로 참여하는 등 20여 년 가까이 한국 국가 신용등급 업무를 총괄해 온 톰 번 무디스 부사장. 그는 지난달 일본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지난 14일 프랑스 은행 두 곳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지만 한국 신용등급은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15일 하얏트호텔에서 만난 번 부사장은 "한국 신용전망은 안정적(stable)이다. 안정적이라는 것은 갑작스레 커다란 악재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앞으로 12~18개월간 신용등급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나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 신용등급이 꾸준히 상향 조정되면서 레이팅 모멘텀이 상승했다"며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일부 취약점이 개선되면 신용등급을 위로 밀어올리는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번 부사장은 현시점에서 한국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과도한 가계부채와 은행권 예대율을 지목했다.
번 부사장은 "2007년 미국 스페인 호주 등의 가계부채 비율이 한국보다 높았지만 2008년 글로벌 위기로 선진국 가계부채는 줄어든 반면 한국은 오히려 늘고 있다"며 "이제는 선진국보다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높다. 그는 "급증하는 가채부채 문제가 시정되지 않으면 일부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은행 재무건전성을 약화시키고 경제성장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지목한 또 다른 취약점은 바로 은행들이 대외차입을 통해 예대율을 과도하게 높이고 있다는 것. 번 부사장은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 다른 지역 은행권 예대율이 60~70%인 데 반해 한국 은행권 예대율은 98%에 달한다"며 과도한 예대율이 은행 부실로 연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금융정책당국이 금리 인상을 통해 한국은행도 가계부채 해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번 부사장은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번 부사장은 "한은이 금리 인상을 통한 금리 정상화를 밀고 나가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다수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급증해 가계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점 때문에 한은이 양적 완화 쪽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동결로 물가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번 부사장은 "공급 측 압력 때문에 물가가 상승하고 있을 뿐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큰 것은 아니다"며 "물가가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심각한 위협으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외환보유액이 적정한 수준이냐는 질문에 번 부사장은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ㆍ자본시장이 얼마만큼 커다란 혼란을 겪을지에 달려 있지만 현시점에서 외환보유액은 충분한(probably sufficient) 수준이라고 본다"며 "원화가치가 이번 주 들어 급락했지만 장기적으로 상승국면에 있다"고 잘라 말했다.
[박봉권 기자]
14. [매일경제]50살이면 채권에 50%…나이만큼 묻어두라
◆ 개인 채권투자시대 (上) ◆
개인투자자에게 채권은 생소하다. 주식에 비하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 "채권투자를 늘리라"고 하면 으레 돌아오는 질문은 두 가지다.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월가의 투자 대가이자 뱅가드그룹을 설립한 존 보글이 명쾌하게 했다. "30만달러(3억원)를 가진 자산가가 45세라면 45%를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55%는 주식에 투자하라"는 게 보글의 답이다. 이른바 '100-나이법'이다. 이 법칙에 따르면 젊고 기회가 많은 30대는 주식 등 위험자산(70%)에 주로 투자하고 나이만큼 안전한 곳에 투자하면 된다. 은퇴한 60대는 채권에 60%를 묻어두고 40%만 주식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 투자법이라는 것이다. "어떻게?"에 대한 답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로 요약된다.
사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크다. 국고채 공사채 회사채 등 국내 채권은 총 4만1006종으로 그 규모가 1338조원(14일 기준)에 이른다. 상장주식 종목 1965개, 시가총액이 1123조원인 주식시장보다 크다. 그러나 채권은 주식과 달리 장외시장에서 주로 거래된다. 채권이 익숙하지 않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큰 이유는 바로 장외시장 위주의 거래 때문이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채권은 부동산과 비슷하다"며 "아파트나 전세를 알아보러 여러 부동산을 다니며 최적의 상품을 결정하듯이 증권사마다 보유한 채권도 다르고 물량도 다르니 초기에 발품을 조금 팔면 그때부터는 알아서 정보를 보내준다"고 말했다.
채권전문가들은 채권을 잘 고르면 거의 위험이 없는 상태로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예금과 국고채는 거의 같은 기대수익률인 만큼 회사채 투자에 대한 재테크 정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부도 위험 때문에 회사채 투자를 꺼린다는 막연한 편견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회사가 위태해지면 채권보다 주식이 먼저 폭락하고 심한 경우 회사가 망하면 주식은 휴지가 되지만 채권은 우선순위로 돈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다양한 신용등급의 회사채를 적절히 배합하면 주식보다 낮은 위험으로 연 10~16% 수익률을 올리는 포트폴리오를 어렵지 않게 낼 수 있다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매일경제신문은 한국채권투자자문과 함께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층, 가장 많은 수익과 지출이 발생하는 중장년층, 퇴직 이후 안정적인 자금관리가 필요한 은퇴자층으로 투자그룹을 나눠 최근 상황에 맞는 채권 직접투자 포트폴리오를 꾸려봤다.
가장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은퇴자는 수협신종증권과 토지주택공사채 등 저수익 저위험 채권으로 자산의 40%를 채웠다. 수협신종증권은 수협법에 따라 만들어진 금융사로 부도 가능성이 거의 없고 연 5.4% 수준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해준다. 정부가 부채를 사실상 보증해주는 토지주택공사 채권도 무위험으로 연 4.10% 수익을 보장한다.
나머지 자산바구니에는 캐피털채, 건설사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트리플B급 회사채, 워크아웃 상태에 들어선 하이일드 채권 등을 적절히 나눠 담는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꾸리면 부도 위험을 감안해 기대수익률을 조정하더라도 연 9.83% 수익이 기대된다.
연 15% 이상 고수익을 내기 위해 청년층 자산바구니에는 남광토건77회 회사채를 20% 담았다. 워크아웃 상태인 남광토건이 2012년 10월까지 법정관리에 들어가지 않을 때 현재 이 회사 채권을 사면 연 10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법정관리를 통한 파산으로 원리금 상환이 지연되거나 일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고려해 기대수익률은 50%로 낮춰 잡았다.
또한 자기자본이 1조5000억원 규모인 대형건설사 두산건설이 발행한 64회 전환사채와 신용등급 A+인 두산중공업 40회 교환사채를 각각 15%씩 담았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 지분이 72%로 유동성 위기 발생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보다 두산중공업의 합병 가능성이 높고 주가가 5000원 이상 오르면 주식 콜옵션 행사로 추가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 대한전선 계열로 워크아웃 리스크를 안고 있는 연 20% 기대수익률의 범양건영2회 회사채와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LG이노텍 27회 전환사채를 각각 10%씩 담았다. 수협신종자본증권과 토지주택공사채 등 안전자산도 총 30%를 담아 균형을 맞추면 연 16.3% 정도 수익이 기대된다.
중장년층은 청년층과 은퇴자층 포트폴리오를 중간 지점에서 적절히 조합해서 연 12% 수준의 기여수익률을 노리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낼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날마다 공개되는 채권별 수익률 매트릭스를 바탕으로 직접 투자바구니를 꾸려 볼 수 있다. 예로 든 회사채는 대형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다. 증권사 위탁계좌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장내 일반채권의 현재가를 검색해 호가 정보를 알 수 있고 주식과 똑같은 방법으로 매매할 수 있다. 다만 수협신종자본증권이나 토지주택공사채 은행채 등 안정성 채권은 HTS 거래량이 없거나 미미하기 때문에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매해야 한다.
채권투자로 안정적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각 채권 기대수익률과 위험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분산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개인은 채권가격 변화에 따라 매매하는 전략보다는 만기까지 들고 가면서 확정수익을 내는 '바이 앤드 홀드(buy & hold)'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채권은 주식과 달리 만기까지 수익률이 이미 고정돼 있다.
결국 투자자는 채권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확정 수익과 혹시 이 회사가 파산하면서 일정 부분 손실을 입을 수 있는 위험을 잘 판단해야 한다. 이런 정보는 채권가격, 수익률(금리), 신용등급 등 채권별 매트릭스에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주식에 비해 거래량이 적고 호가가 촘촘하지 않아 개인은 만기 보유 투자가 유리하고 중도에 처분하면 다소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기준 채권별 금리표를 보면 파산 위험이 없다고 가정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38%로 나타난다. 부도 위험을 전혀 지지 않고 3년을 투자하면 연 3.38% 이자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다음으로 안전한 시중은행과 공사 발행 채권이 3년 투자시 국고채보다 0.47%포인트 높은 3.85%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황형규 기자 / 전범주 기자]
15. [매일경제]글로벌 저금리에 채권투자 붐 왜?
◆ 개인 채권투자시대 (上) ◆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14일(현지시간) 1.99%까지 떨어졌다. 지난 9일에는 1.91%까지 낮아졌다. 올해 2월만 해도 3.73%였다. 반년 사이 무려 1.74%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위기에 빠진 유럽도 마찬가지다. 독일 국채금리는 1.88%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도 3.25%로 낮은 수준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 채권에 투자해도 별다르게 먹을 게 없다는 얘기다. 채권투자는 향후 금리가 낮아질 것을 예상해 투자하는 게 기본이다. 현 글로벌 상황은 그 반대다. 그런데 왜 채권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걸까? 주식시장 위험, 변동성과 비교하면 다양한 유형의 채권투자 기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글로벌 저금리 시대지만 아시아와 브릭스 등 신흥시장 채권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대표적인 게 브라질 채권이다. 연 10% 수익률을 보장하는 브라질 채권은 브라질이라는 나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워낙 자원 대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믿을 만한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 나라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 채권 투자 수익률은 8%대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는 선진국에 비해서 국채금리가 높은 편이라 글로벌 저금리 시대라 하더라도 여전히 투자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시아 채권의 매력은 금리 자체보다도 환율에 있다는 게 중론이다. 유로 달러 등 선진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 국가는 성장성을 감안할 때 환율 강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국채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 공사채나 우량 등급 회사채에 투자를 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리보다 환율을 노린 대표적인 채권이 바로 유행을 이끌고 있는 딤섬본드다. 글로벌 홍콩에서 위안화로 발행하는 딤섬본드는 금리가 불과 1.1~5% 수준이다. 하지만 향후 위안화 절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딤섬본드에는 매수가 몰린다. 환율을 감안하면 충분히 투자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 상황을 보고 수익을 노리는 다양한 채권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물가채에 고액자산가가 투자하면 세금 혜택이 있어 6%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 신용등급을 보고 투자하는 회사채는 국채나 공사채 등에 비해 우량 기업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곳이 많다.
장원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투자전략본부 이사는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가 되면 이머징 국가 중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위안화 표시 채권(딤섬채권) 등이 괜찮다"며 "평균적으로 연간 5~6%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채권펀드 중에서는 연평균 수익률이 10%에 달하는 것도 있어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 이유섭 기자]
16. [매일경제]메르켈·사르코지 "그리스 부도나게 놔두지 않겠다"
◆ 기로에 선 유로존 ◆
그리스 부도를 막기 위한 각국 정상의 노력에 힘임어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재정위기가 한 고비를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조정 결정이 임박함에 따라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여부가 유럽 재정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6월 17일 이탈리아 신용등급에 대해 강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90일의 검토기간이 거의 완료돼 이번주 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채권 가격에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일부 반영시키고 있다. 무디스가 검토에 들어간 이후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4.8%대에서 5.7%대까지 올랐고, 5년 만기 국채 신용부도스왑(CDS) 스프레드는 170선에서 500선으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무디스가 실제로 신용등급을 내린다면 그 충격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가이 레바스 채권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 무조건 반사적인 반응이 나올 것"이라며 "유로화 약세와 이탈리아 국채 가격 급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장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의 신용등급이 Aa2로 가장 높은 만큼 시장에 장기적으로 큰 충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탈리아 하원이 542억유로 규모 재정긴축안을 통과시킨 만큼 무디스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대규모로 도래하고 있는 채권 만기를 이탈리아가 잘 넘기느냐 여부도 관심사다. 지금까지는 만기도래 금액만큼 채권을 발행하는 일이 비교적 순로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12일 115억유로 규모 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13일에는 65억유로의 채권을 팔았다. 다만 13일 매각 물량은 당초 계획했던 70억유로에 미달하는 것이다. 15일에 만기 도래하는 145억유로 규모 채권 발행 여부도 중요하다.
문제는 채권 발행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늘어난 이자 부담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13일 매각한 39억유로 규모 5년물 국채 수익률은 5.6%로 지난 7월 14일 매각한 채권 금리(4.93%)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는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입하기 직전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6%)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여부와 만기국채 상환 처리 성과는 16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및 유로채권 도입 문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유로존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과 프랑스가 그리스 지지를 천명한 것은 EFSF 증액이나 유로채권 도입에 긍정적인 합의를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가장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던 독일이 적극적으로 그리스 구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회원국들이 각국 국채 원리금 상환을 공동 보증하는 유로채권 도입 논의는 상당히 진전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그동안 "EU 내 합의가 이뤄져야 관련 보고서를 낼 수 있다"며 언급을 자제해 왔던 입장을 바꿔 "유로채권 도입과 관련한 방안들을 곧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요 국가들 간에 이미 일정한 수준의 막후 합의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유로채권 발행은 그동안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강국들이 강력히 반대해 왔었다.
하지만 유로채권이 발행된다고 해도 당면한 위기들을 당장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논의를 시작해 시행되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논의 과정에서 무산될 가능성도 작지 않고 어렵사리 발행되더라도 '엄격한 조건'이 붙어 있어 시장을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받은 프랑스 최대은행 BNP파리바는 14일 자산 매각과 달러화 펀딩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BNP파리바는 내년 말까지 위험 가중자산 일부를 매각하고 달러화 자금조달을 600억달러 감축해 총 960억달러를 마련할 계획이다.
[김주영 기자 / 정혁훈 기자]
17. [매일경제]中 "수용 범위내 유로본드 매입"
◆ 기로에 선 유로존 ◆
재정 위기에 빠진 유럽의 '구원투수'로 지목돼온 중국이 유로본드 매입 의사를 드러냈다. 유로본드란 유로존이 공동으로 발행한 채권으로,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 개별국가의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어 유로존 위기를 해결할 재원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장샤오창 부주임(차관급)은 다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 이틀째인 15일 "세계와 중국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중국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유로본드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자바오 총리는 14일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은 유럽 지원에 나서고 유럽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부주임은 유로본드 매입 시점과 규모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장 부주임은 또 중국의 지원에 앞서 재정 위기를 자초한 유럽 등 선진국들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일본은 자국의 국가 상황에 맞는 정확한 정책을 마련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사회의 유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관리체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혀 선진국들의 금융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장 부주임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유로존 위기를 위해 지원에 나서되 반대급부를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원 총리도 14일 유로존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유럽에는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미국에는 보호무역 조치 철폐를 주장했다.
러시아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유로존 지원에 앞서 문제 당사국의 자구책을 요구한 가운데 브릭스(BRICs) 국가들 중 브라질이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브라질 당국자는 지난 13일 로이터에 "(유로존 지원을 위해) 브라질 국부펀드가 동원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만원 기자]
18. [매일경제]글로벌 리더 `유럽 구하기`
◆ 기로에 선 유로존 ◆
그리스와 이탈리아 사태 진화를 위해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세계 주요 국가들이 잇달아 유럽 지도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의 메시지는 한결같이 현재의 유럽사태는 유럽 국가들과 세계 주요국들이 힘을 합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극복을 위해 유럽이 지도력을 발휘해 달라는 의미다. 유럽위기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않던 각국 정상들의 공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태세다.
14일(미 동부시간)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16일로 예정된 긴급 유럽출장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유럽 위기에 유럽 각국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유럽국가들이 힘을 합치면 자체적으로도 지금의 소버린 부채위기를 충분히 해결할 경제적 능력이 있는데도 각국이 이를 꺼린다"고 일침했다. 그는 "유로존은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면서도 경제정책은 하나가 되지 못했다"면서 "바로 그것이 오늘날의 유럽위기를 유발시켰다"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그러나 "유럽은 2009년 리먼 브러더스의 붕괴와 같은 사건을 맞을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유럽이 겪고 있는 위기에 미국은 도움을 주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가이트너가 유럽을 돕겠다고 발언한 것은 유럽이 현재의 위기관리를 잘못해 더 깊은 위기에 빠질 경우 그 여파가 고스란히 미국으로 전염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세계경제가 또 다른 경제위기에 처해져 있다"면서 "유럽을 포함한 미국 일본 등이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세계경제를 구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졸릭 총재는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유럽 정책 결정자들이 채무위기가 확산되는 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지금 미국이나 일본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세계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고 위험스런 상태에서 더욱 오래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IIF) 찰스 달라라 총재도 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할 경제관료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유로존 리더들의 정책결정 지연으로 세계경제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달라라 총재는 유로존 각국 리더들이 입장 차이와 리더십 부족으로 유로존 위기 확산을 막지 못했다며 이들의 신속한 정책 결정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경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한 미국 8월 소매판매는 예상 외의 부진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이날 8월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시장 컨센서스인 0.2% 증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예상보다 약한 0.3% 증가에 그쳤다. 경제가 상당기간 정체를 보일 것이라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의 소비자들이 쇼핑을 줄인 탓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19. [매일경제]"물가 잡겠다" 설탕관세 30%P 인하 논란
설탕 관세 문제로 제당 업계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정부가 지난 7일 입법예고한 기본관세 인하 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휘발유(5%→3%), 대두유(5.4%→5%), 밀가루(4.2%→3%) 등 총 40개 품목 기본 관세를 평균 3.9%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설탕은 35%에서 5%로 30%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당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관세 인하안이 통과되면 제당업계가 모두 붕괴될 것"이라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고 말했다. 국내 3대 제당업체는 올해 상반기에만 설탕 사업부문에서 600억원 정도 적자를 봤다. 지난해에는 연간 약 7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가 설탕 관세 인하를 추진하는 이유는 물가 때문이다. 정부는 "3개 업체가 과점하는 설탕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고 물가를 낮추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관세를 내리면 설탕값도 떨어지고, 설탕을 원료로 사용하는 생필품 가격 인하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한만수 이화여대 법대 교수는 "이번 관세 인하안은 세계 설탕시장과 산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기초 생필품인 설탕 공급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면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결국 가격 급등락이 심한 국제시장에 그대로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가격 인하를 위해 관세를 낮췄다가 '가격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 측 의도와 달리, 전문가들은 수입 관세 인하에 따른 물가 안정 효과는 미미하다고 분석한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960~1970년대와 달리 지금은 가계 소비 지출에서 설탕이 차지하는 비중이 0.03% 선에 불과하다.
CJ경영연구소는 "설탕 관세가 5%로 인하될 경우 국내 설탕 가격은 약 5.5% 인하 효과를 낸다"며 "하지만 각 가계에서 설탕을 직접 사먹는 금액과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원료 비중 등을 고려하면 실제 물가 인하 효과는 0.014% 정도일 것"이라고 밝혔다. 설탕이 차지하는 원료 비중을 감안할 경우 800원짜리 빵 1개는 설탕 관세율 인하로 2원가량의 가격 인하 효과가 난다는 얘기다.
설탕 가격 인하가 가공식품 가격 인하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것도 또 다른 문제다. 2009~2011년 밀가루 업체들이 총 세 번에 걸쳐 밀가루 가격을 총 30% 내렸지만 가공식품 가격은 슬금슬금 올랐다.
세계 각국은 설탕에 높은 수준의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70%, 유럽연합(EU) 85%, 미국 51% 등 주요 국가 관세율은 모두 한국보다 높다. 캐나다는 반덤핑 상계관세(덤핑 수출품에 대해 수입국이 자국 보호를 위해 부가하는 누진관세) 때문에 실질 관세가 113%에 달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석좌교수는 "설탕은 전통적으로 선진국들이 무역 장벽을 높인 대표적인 품목"이라며 "자국의 과잉 생산물을 덤핑처리하고 국내로 재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세를 높게 가져가고 있는데, 이번 관세인하 정책은 설탕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원당을 생산하는 미국ㆍEU와 이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의 관세율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우린 원당 재배농가가 없이 제당업체만 있기 때문에 외국 업체와 경쟁을 벌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설탕시장은 △정상 가격으로 유통되는 자국 내 시장 가격과 △덤핑 가격으로 유통되는 수출 가격이란 이중구조를 갖고 있다. 대량으로 원료를 구매해 가동률을 높이는 장치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EU는 생산원가는 t당 600달러지만 수출가격은 400달러로 생산원가보다 33%나 낮다.
관세 인하안이 추진되면서 제당 업계에는 후폭풍이 불고 있다. 덤핑 가격으로 수입한 설탕이 단 5% 관세만 물고 국내 시장에 쏟아질 경우 제당업체들은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값싼 수입설탕이 들어오더라도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사실상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제당산업이 붕괴돼 국내 수요량이 전량 수입설탕으로 대체되면 수요에 따라 가격이 널뛰기를 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불가능해지면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설탕은 단순 식품이 아니라 자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 설탕ㆍ곡물 시장은 최근 이상 기후와 국제 투기자본 유입으로 가격 급등락이 매우 심해진 탓이다. 국내 설탕 수요량은 연간 100만t으로 세계 설탕 총거래량(1100만t)의 9% 수준이다.
[전병득 기자 / 유주연 기자]
20. [매일경제]2009년엔 정부가 나서 설탕 관세인하 반대
2009년에도 설탕 관세 인하 논의가 있었지만 이때는 정부가 나서서 무산시켰던 전례가 있다.
당시 홍재형 민주당 의원이 40%인 관세율을 10%로 낮추는 내용의 인하 법안을 발의했다. 홍 의원은 제당업체의 과점체제를 막고, 저가 설탕을 공급해 서민물가 안정에 기여하자는 취지를 내세웠다.
홍 의원은 "국내 제당업계가 오랫동안 높은 관세 혜택을 보며 국가의 보호를 받아왔기 때문에 이에 따라 설탕 완제품 관세율을 대폭 인하해 제당업체들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고 소비자물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관세율을 5%포인트 인하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냈다. 정부는 통상교섭력 강화와 설탕산업 경쟁력 문제, 국내 고용효과 측면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반면 올해 기획재정부가 주도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2009년과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부처 내 의견도 크게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탕 관할부서인 지식경제부에서는 이번 감세안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식경제부는 "설탕 관세는 산업 관점, 국제 통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며 물가 안정 수단으로 활용하면 안 된다. 물가 안정은 할당관세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주연 기자]
21. [매일경제]확 달라진 한국차 위상에 신바람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완성차ㆍ부품 업체가 한국산 부품 구입에 대한 관심을 최근 부쩍 높이고 있다. 품질과 안전성 등을 이유로 자국 업체의 부품 이외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던 도요타자동차가 마침내 한국 부품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또 일본의 대표적 부품업체 덴소는 고객인 현대차그룹과 거래를 늘리기 위해 경기 의왕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립해 창원 등에 산재해 있던 R&D 기능을 통합하기로 했다.
지난달 말 도요타의 나고야 본사에서 열린 한국 자동차부품 전시상담회는 한국 부품사에 대한 달라진 시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자국 부품을 고집하던 도요타가 적극적으로 한국 업체의 부품을 살펴보고 견적을 확인했다.
행사를 주관한 KOTRA 관계자는 "2년 전 부품전시회 때와는 사뭇 다르게 도요타 사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들이 한국 부품업체들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한국 부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해 한국과 가까운 규슈에 수입 거점을 만들자는 논의까지 나올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행사를 통해 한국 기업 일흥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프리우스'에 전장제품을 공급하게 됐다. 유럽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에 내장 램프를 공급하던 실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품질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도요타까지 뚫은 것이다.
김상한 일흥 상무는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회사 입장에서는 작은 흠집에도 발주처의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제품을 검사해 불량률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에 위치한 F사 역시 이번 부품 전시회를 계기로 도요타 협력사에 동력전달장치를 납품하기로 했다. F사 관계자는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부품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도요타는 리콜 사태 이후 품질에 대해 더욱 까다로운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감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이 친환경차, 하이브리드 등 발주처의 주된 관심사를 파악해 공략하고 나선 것도 일본 자동차 업체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국내 부품사들에는 주된 거래처인 현대ㆍ기아차의 선전도 든든한 후광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 부품업체들이 일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위상이 강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닛산자동차 역시 한국산 부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방한한 도시유키 시가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부품 공급처를 다양화하기 위해 한국 부품업체들과 이미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부품업체들도 한국과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덴소는 최근 의왕에 R&D센터를 짓기로 하고 경기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덴소는 5650만달러를 투자해 의왕시 포일 인텔리전트 첨단기업유치지역 2만586㎡에 한국 총괄본부인 한국덴소판매의 새 사옥과 R&D센터를 지을 예정이다. 덴소는 한국에서 창원공장 등 2곳에 R&D 기능을 두고 있는데 이를 새로 짓는 의왕 R&D센터로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덴소가 새 R&D센터 입지로 의왕을 선택한 것은 고객인 현대ㆍ기아차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ㆍ기아차의 R&D 핵심인 남양연구소가 경기도 화성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한국덴소 관계자는 "창원에 있던 R&D 기능을 의왕으로 통합하면 현대ㆍ기아차와 좀 더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납품도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김제림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22. [매일경제]한국기업, 급성장 콜롬비아로 진출 러시
인구 4700만명, 국내총생산(GDP) 2726억달러의 콜롬비아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국빈 방한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ㆍ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내 타결짓기로 합의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콜롬비아 방문도 잇따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준양 포스코 회장, 류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지난 7월과 8월 콜롬비아를 찾아 투자 의사를 타진했다.
한국전력과 포스코, 동양시멘트와 SK이노베이션 등도 이들 사업에 대한 현지 수주를 목표로 콜롬비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콜롬비아는 올해 5.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예고하면서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콜롬비아에서는 올해와 내년 시작되는 석유화학단지, 쓰레기 수거매립시설, 하수처리시설 등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수주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산토스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적 관계 격상과 FTA를 통해 양국 관계를 정치적, 경제적으로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고위정책협의회 설립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주택ㆍ국토ㆍ도시개발협력 MOU, 환경보호 분야 협력 MOU, 'Look Asia Project'와 포괄적 전력협력 MOU 등이 양국 정부 간에 체결됐다.
[김은표 기자 / 채수환 기자 / 이진명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23. [매일경제]콜롬비아, 올 성장률 5.5% 넘을듯…석탄·석유 등 자원부국
콜롬비아로 가는 길은 참으로 멀었다. 인천공항~로스앤젤레스(미국)~휴스턴(미국)~보고타공항까지 걸린 시간은 총 30시간. 비행기 안에 계속 갇혀있다 보니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찌뿌듯한 기분은 콜롬비아의 풍광을 본 순간 씻은 듯이 사라졌다. '상춘(常春)의 나라'답게 푸른 신록과 아름다운 꽃이 반겨줬기 때문이다.
콜롬비아는 산이 많은 나라다. 태평양 연안을 따라 7000㎞가량 이어져 온 안데스 산맥은 콜롬비아에서 세 갈래 산맥으로 나뉜다. 수도인 보고타는 이러한 산맥 가운데 해발 2600m에 형성된 분지에 위치한다. 위도상으로는 적도 인근이어서 뜨거워야 하지만 워낙 높은 곳에 있으니 날씨는 늘 따뜻한 봄이다. 산악 지형은 마약 재배와 좌익 게릴라라는 골칫덩어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악재로 인해 경제발전은 더디기만 했다. 하지만 콜롬비아를 일주일가량 돌아보니 모든 게 바뀌고 있었다.
산티아고 차모로 GM콜롬비아 대표는 "제너럴모터스(GM)는 2013년까지 콜롬비아 현지 법인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다"면서 "내수 시장과 구매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 경제 강국을 일컫는 용어로 브릭스(BRICs)가 즐겨 사용돼왔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을 지칭하는 브릭스에 빗대어 새롭게 등장한 용어가 시베츠(CIVETS)다. 시베츠란 향후 10년간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할 6개 신흥국을 말하며,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여기에 해당한다.
차모로 대표의 설명처럼 콜롬비아 경제의 급성장이 다국적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석탄 석유 니켈 금 등이 풍부한 자원 부국 콜롬비아에서 주요 게릴라 세력이 뿌리 뽑히고 치안이 급격히 안정된 것도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의 투자를 불러온 계기가 됐다.
급등하는 국제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은 광업과 농축산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는 콜롬비아 경제에 날개를 달아줬다. 수출이 급증하면서 콜롬비아 정부와 기업들은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크게 늘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에도 1.5%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콜롬비아는 지난해에는 4.3% 성장했고, 올해는 5.5%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도 개방정책을 지속하면서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인플레이션 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4~16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 산토스 대통령은 한국을 전략적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한파 국가 정상이다. 막바지 협상 중인 한ㆍ콜롬비아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타결을 위해서도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에 한국 기업들의 관심도 크다. 올 11월 입찰이 시작되는 30억달러 규모의 석유정제시설 건설 프로젝트에는 SK건설이 나설 예정이다.
4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단지 건설, 12억달러 규모의 쓰레기 수거매립시설 건설, 5억달러 규모의 하수처리시설 건설 등에도 우리 기업들이 수주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추종연 주콜롬비아 한국 대사는 "지난해까지 9개에 불과했던 한국 기업 지사가 연말까지 22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2009년 9억달러였던 양국 간 교역량은 지난해 18억달러로 2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추 대사는 "양국 간 FTA가 체결되면 수년 내에 한ㆍ칠레 교역량인 70억달러를 추월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보고타ㆍ메데인(콜롬비아) = 김은표 기자]
24. [매일경제]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유럽위기에 줄줄이 약세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발 악재가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을 염려하는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은 위험자산에 속하는 신흥국 국채와 주식 등을 처분한 자금으로 미국 국채와 엔화 등 안전자산을 매입하는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오후 3시 현재(한국시간) 태국 바트화값은 전날보다 0.02바트 떨어진 달러당 30.31바트로 거래일 기준 9일째 하락했다. 지난 7월 26일 달러당 29.67바트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링깃화값은 전날보다 0.0255링깃 떨어진 달러당 3.0990링깃을 기록했다.
지난달 초 달러당 2.9457링깃을 기록한 이후 약세 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값 역시 소폭 떨어진 8823루피아를 기록하는 등 지난달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불안감을 느낀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자산을 매각해 미국 국채를 매입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신흥국 정부와 중앙은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외환시장이 요동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등은 이미 루피아화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가 계속 하락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유럽이 위기에 빠질 경우 신흥국 통화가 오히려 유로화를 대체할 안전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신흥국들의 재정이 상대적으로 건전하고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정혁훈 기자]
25. [매일경제]대출스캔들에 휘말린 오바마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도산한 중소기업 대출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주와 네바다주에서 실시한 연방 하원의원 특별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내년 대선에 적신호가 켜진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대출사건으로 더욱 궁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발단은 연방정부 지급보증을 받아 5억3500만달러를 대출받은 태양광업체인 솔린드라가 파산하면서다.
솔린드라는 획기적인 고효율 태양광 집적 전지를 개발해 각광을 받았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직접 공장을 방문해 "미래가 여기에 있다. 미국 경제 성장의 진정한 동력은 솔린드라 같은 업체가 될 것"라고 극찬했던 기업이다. 연방정부가 지급보증을, 민간투자자들도 이 회사에 1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솔린드라가 파산하자 연방정부 지급보증을 받아 이 회사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연방정부가 압력을 행사했는지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더군다나 지난 9일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 정부 에너지부 감사팀이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도 파산한 신소재 태양광업체 솔린드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급기야 FBI가 이 회사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솔린드라 본사에 요원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문제가 더욱 불거졌다.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은 이 회사의 대출 과정에 백악관이 개입했다며 지난 2월 조사를 시작했고, 급기야 14일(현지시간) 청문회까지 열었다.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정부 보증으로 돈이 나가는 시점에서 이미 태양광산업이 공급 과잉에 있다는 보고들이 속속 나오는 와중에 국민의 혈세로 5억3500만달러가 대출됐고, 또 다른 6700만달러까지 지원됐다"면서 당시 왜 그런 대출이 이루어졌는지 의문투성이라고 몰아쳤다.
공화당은 의문이 해소될 때까지 계속해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9%가 넘는 실업률을 낮추지 못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 실정과 함께 이 문제를 대선 이슈로까지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26. [매일경제]금융당국 "큰 문제는 없지만 외화 더 확보해라"
유럽발 금융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외화 수급 상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들이 위기를 버틸 만큼 충분한 외화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국도 2008년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형 시중은행은 많게는 10억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 대출 성격의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차입처)을 구축하고 잇달아 채권 발행에 성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화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중은행이 정부 기대만큼 외화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은행별로 외화유동성 확보에 실적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1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일부 시중은행은 정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에 준하는 신용위기 상황을 가정한 극단적인 테스트였다"면서도 "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을 좀 더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테스트는 위기 시 3개월 이상 혼자 힘으로 버틸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 만기 연장 비율과 유동화 가능 외화자산 규모 등 10여 가지 항목을 점검했다.
하지만 은행권 전체적으로 외화유동성 확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는 게 당국의 시각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은행 건전성 확보, 단기 외채 비율 축소 등으로 이번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프랑스 은행의 등급 하락도 예견된 것"이라며 "국내 금융사의 차입처 다변화와 단기 차입금 축소 노력이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연말까지는 외화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사무라이본드로 500억엔(6억달러), 지난 4월 달러 표시 채권으로 5억달러 발행 등 총 11억달러어치 외화 유동성을 확보했다"며 "유럽계 자금의 상환이 돌아온다고 해도 외화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부했다.
특히 정책금융공사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심회되던 15일에 300억엔 규모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2년물, 3년물, 5년물 각각 155억엔, 75억엔, 70억엔 규모며 발행 금리는 엔화 금리 스왑 대비 각각 0.60%포인트, 0.70%포인트, 0.85%포인트를 가산해 결정됐다.
최봉식 정책금융공사 수석이사는 "5년물의 경우 달러화 기채 시장 또는 유통 금리 대비 0.3~0.4%포인트 유리한 조건이며, 2년물과 3년물도 약 2배수에 달하는 주문을 토대로 유리한 조건으로 발행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최근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특히 수은의 본드 발행에는 14개 중동계 기관의 1억4000만달러를 비롯해 30억달러의 주문이 몰려들었다.
[김인수 기자 / 전정홍 기자]
27. [매일경제]대형 저축은행 3인방 "BIS 비율 5% 넘죠"
저축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명단 발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대형 저축은행들의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경영 진단 결과 발표를 앞두고 주요 저축은행들이 증자나 자산 매각을 통해 속속 '5% 가이드라인'을 넘기고 있다.
그러나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이코노미스트지 주최 콘퍼런스에서 대형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어려울 것이란 소위 '대마불사론'에 대해 "결과를 두고 보라"며 "일관된 기준을 갖고 진행하고 있다. 기대해도 좋다"고 밝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다.
하지만 대형 저축은행들은 유상증자나 자산 매각을 통해 이미 BIS 비율 5% 기준을 맞췄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또한 보유 건물 매각을 통해 300억원 이상의 매각차익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솔로몬저축은행은 6월 말 기준 BIS 비율이 9.5%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100억원의 유상증자까지 더해질 경우 1분기(7~9월) 공시에선 BIS 비율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또 부산, 경기, 호남솔로몬 등 계열사들도 BIS 비율이 12~14%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BIS 비율이 8%대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추정된다. 특히 9월 말 결산에서 3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현대스위스 2ㆍ3ㆍ4저축은행 등 계열 은행도 BIS 비율을 9~15% 선으로 올려놓았다.
계열사 매각과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토마토저축은행도 BIS 비율 5% 선을 넘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미 결산공시를 마친 한국저축은행은 6월 말 기준 6%의 BIS 비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오는 11월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해 BIS 비율을 7%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같은 계열사인 진흥(9.1%) 경기(11.6%) 영남(12.9%) 등도 건전성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이 주장하는 BIS 비율을 인정받기 위해선 금융당국이라는 관문을 넘어야 하는 만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특히 BIS 비율을 수정 보완하는 '외부전문위원회'와 경영개선계획서를 평가해 금융위원장에게 자문하는 '경영평가위원회'가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개별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번주 말까지 저축은행들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검토를 마친 뒤 19일께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정홍 기자]
28. [매일경제]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 "요트·IDC가 미래 먹거리"
'요트산업과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국내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윤상직 지식경제부 1차관이 꼽은 한국 미래 먹거리 두 가지다.
윤 차관은 15일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하고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코리아리더스포럼 강연에 참석해 "요트산업은 조선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데다 경제적 연관 효과도 크다"며 "요트산업을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요트시장은 매년 100만척 이상 신규 요트 수요가 발생할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요트 정박ㆍ복합 레저 공간인 마리나의 경우 국내에 12개밖에 존재하지 않는 등 국내 인프라스트럭처는 아직도 열악한 상황이다. 이는 미국(1만2000개)이나 독일(2600개), 일본(570개) 등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부족한 수치다.
윤 차관은 또 "한국이 IDC 허브가 된다면 한국에서 다양한 정보기술(IT) 융합 서비스를 생산ㆍ유통할 수 있게 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IDC 유치 등 관련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윤 차관은 이어 "IDC의 경우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난 5월 국내에 IDC를 구축하기로 결정했고,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IDC 구축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IDC는 대형 컴퓨터를 수백~수천 대 모아 놓은 공간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접속해 대형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정보와 연산 능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창 기자]
29. [매일경제]저축銀·대부 대출금리 2~3%P↓
대부업체와 할부금융회사, 저축은행에 중개수수료가 없는 대출직거래제도가 도입된다. 금융감독원은 15일 서민ㆍ취약계층 금융비용 부담 경감대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금감원은 대출수요자와 회원 금융회사를 모집인 없이 직접 이어주는 대출직거래센터를 여신금융협회와 대부업협회에 설치ㆍ운영하기로 했다. 대출직거래센터는 대출 희망자가 각 금융회사가 제시한 대출조건 가운데 가장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역경매 방식으로 운영된다.
금감원은 대출모집수수료 절감에 따라 최소 2~3%포인트 이상의 대출금리 인하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말까지 여신금융협회와 대부업협회에 대출직거래센터를 설치한 뒤 저축은행중앙회까지 확산할 계획이다. 또한 금감원은 금리ㆍ수수료ㆍ대출조건 등 금융정보 제공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으로는 차주의 소득과 직업이 반영된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금리를 알아볼 수 있도록 운영방식이 개선된다.
[전정홍 기자]
30. [매일경제]휴대폰 위기 LG, 인력 조정 초강수
'휴대전화 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앞당기기 위해서라면….'
LG전자가 휴대전화사업부의 사무직 인력을 10~15%가량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회생을 위해 '휴대전화 사업 부활'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인원 감축과 재조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셈이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력 재조정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이번 조치의 초점은 휴대전화사업부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LG가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활용한 전례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LG전자 임직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재계는 3D TV 사업에서 '독한 LG'의 면모를 보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사진)이 휴대전화 사업 회생을 위해 승부수를 뽑아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취임 후 지난 1년간 별다른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은 구 부회장은 '오너 경영자' 특유의 뚝심을 발휘해 빠르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휴대전화사업부의 체질 개선을 강도 높게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MC사업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4400명에 달하는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국내 인력은 9600여 명이고 연구개발(R&D)과 판매, 기획 등 사무직은 7400여 명 수준이다.
이번 인력 재조정은 서울 가산동 MC사업본부를 중심으로 한 7400여 명의 사무직 중 1000명 안팎의 인력을 삭감 또는 재배치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남용 부회장 시절 마케팅 컴퍼니를 지향하는 과정에서 마케팅과 상품기획 인력을 다수 확충했다"며 "스태프 조직을 축소하고 소프트웨어와 R&D 부문을 보강해 글로벌 모바일 흐름에 발맞춰 가는 조직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의 MC사업본부를 하드웨어 중심의 인력구조에서 스마트폰 시대에 맞는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LG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600~700명의 휴대폰 연구인력을 충원했다. LG전자는 휴대폰 연구인력을 지난해 5000여 명에서 올해 6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해외 휴대폰 인력의 일부 재배치도 모색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 휴대전화 기술을 연구해온 베이징R&D센터를 폐쇄하고 베이징 연구인력 100여 명을 산둥성 옌타이 생산법인으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부 휴대폰 부문 주재원들의 조기 귀국도 이뤄지고 있다.
일단 LG전자 홍보팀은 MC사업본부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적극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안팎에서는 국내외 휴대폰 인력들의 구조조정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스마트폰에서 과거 초콜릿폰과 같은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면 시장 주도업체로서 위상을 갖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반폰 시장에서 글로벌 '빅3'를 굳힌 LG전자는 스마트폰 패러다임으로 급속히 전환되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상실했다. 지난해 2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 글로벌 점유율은 1.4%에 불과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지난 1년간 스마트폰 영향력을 빠르게 강화해 스마트폰 점유율을 5.7%(올 2분기 기준)로 끌어올린 건 다행스러운 점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휴대전화 영업이익률이 5%는 돼야 LG전자가 살아났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등 스마트폰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LG전자도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혁 기자 / 고재만 기자]
31. [매일경제]독하게 달린 구본준 1년
"LG전자만의 독한 DNA를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입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에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강조한 말이다. 독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고,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위기에 빠진 회사를 재건하기 어렵다는 구 부회장의 의지의 표현이다.
오는 17일로 구 부회장이 전임 남용 부회장 뒤를 이어 LG전자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꼭 1년이 된다.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 부회장은 취임식에서 품질과 조직문화 개선 등을 내걸고 체질강화와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준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강한 LG전자를 위한 구 부회장의 개혁 드라이브는 각 사업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LG전자 위기의 주범이었던 휴대전화 사업에서도 적자 규모가 지난해 3분기 3038억원에서 올해 2분기 53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구 부회장은 취임 이후 사업부 중심의 완결형 체제 구축을 내걸고 사업 경쟁력 강화, 인재 발굴, 연구개발(R&D) 투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에 힘써왔다.
핵심인재 육성을 위해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R&D 및 전문직군 부장을 임원급으로 특급 대우하는 '연구ㆍ전문위원 제도'를 품질, 생산기술, 상품기획 분야로 확대했고 향후 금형 등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업 인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LS엠트론 공조시스템 사업 부문을 인수해 종합 공조ㆍ에너지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달에는 대우엔텍을 인수해 종합 수처리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는 역량을 갖췄다.
이달 초에는 경기 평택시 진위면 278만㎡ 용지에 2014년까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수처리 등 미래성장동력 사업의 R&Dㆍ생산 거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과거 LG전자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휴대전화에서 '대박 히트상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보도 중요하다. LED 조명, 태양광, 수처리 사업 등 미래성장동력 사업의 조기 안착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밝혔듯이 LG전자라는 항공모함이 돛단배처럼 당장 바뀌지는 않는다"며 "취임 2년째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위한 경영전략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
32. [매일경제]코오롱, 듀폰에 패소…1조원 배상위기
코오롱이 꿈의 섬유 '아라미드'를 놓고 듀폰과 벌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은 14일(현지시간)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코오롱이 듀폰의 케블라 아라미드 섬유에 관한 영업비밀을 도용한 것을 인정하고, 9억1990만달러를 듀폰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배심원단 논리는 케블라 기술과 관련된 149개 영업 비밀을 코오롱이 의도적으로 도용했다는 것이다. 케블라는 듀폰이 197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아라미드 섬유의 브랜드명이다. 듀폰은 2009년 코오롱이 듀폰 출신 엔지니어와 판매책임자를 고용한 후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에 방탄섬유 공장을 건설하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토머스 새이거 듀폰 부사장은 "배심원단 결정은 전 세계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또 하나의 승리이자 듀폰 케블라 기술과 상품을 사용하는 수백만 명의 이용자들을 위한 승리"라고 말했다.
아울러 듀폰은 코오롱이 듀폰의 기밀 정보를 반환하고, 그 정보를 이용해 만든 상품에 관한 제조와 판매를 멈출 것을 요구하는 긴급금지명령도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은 즉각 항소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은 "미국 연방법원 판결은 듀폰이 아라미드 섬유 시장에서 코오롱을 배제하기 위해 다년간 진행한 행위의 결과"라며 "즉각 항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듀폰사가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한 상당 부분은 이미 일반에 공개된 정보들"이라고 설명했다.
197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아라미드 섬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시작한 이래 30여 년 동안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코오롱 측 주장이다.
앞서 미국 연방법원은 3월 코오롱이 듀폰을 상대로 낸 독점금지 소송 항소심에서 듀폰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소송을 계속 진행하도록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코오롱은 2012년 3월 예정된 반독점 소송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라미드는 방탄복 제조 등에 쓰이는 초강력 합성 섬유다. 강철보다 5배나 강도가 높은 소재로 500도 이상에서도 연소되지 않는 내열성을 가지고 있다.
[정승환 기자]
33. [매일경제]하이닉스 인수 결국 자금력 싸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하이닉스반도체 인수ㆍ합병(M&A)이 SK텔레콤과 STX 등 인수희망 기업 간에 '사실상' 자금력만을 겨루는 싸움으로 좁혀졌다.
하이닉스 채권단이 10월 하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다음 3주 후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하이닉스 주가 변동을 신주ㆍ구주 매각가격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매매가가 본입찰 때 확정되는 게 아니라 약 3주 뒤 주식매매계약 때 주가에 따라 결정되는 셈이다. 이는 채권단이 하이닉스 주가상승분을 반영해서 매각차익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이닉스가 주인을 찾고 M&A가 본격화하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인수 희망기업들은 반발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더라도 3주간 하이닉스 주가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모두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신주와 구주에 대해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 입찰가격을 써낸 뒤에 추가적으로 자금조달 여력이 있어야 하이닉스를 품에 안을 수 있다. 하이닉스 신주(14%), 구주(6%) 등 총 매각지분이 20%(약 1억5000만주)인 만큼 주당 기준가가 2만원일 때 주가가 30%만 상승해도 추가부담액은 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9일 채권단이 인수 희망기업 뜻을 받아들여 신주와 구주를 14대6의 비율로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측 간 입장 차이가 해소되는 듯했으나 입찰가격 조건을 놓고 또다시 갈등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채권단은 주식매매계약 시점 주가가 본입찰 시 기준가보다 높을 경우 주가로 신주 가격을 결정하고 이에 연동해 구주 가격도 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대로 주식매매계약 시점 주가가 본입찰 시 기준가보다 낮으면 본입찰 가격으로 결정하는 구조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본입찰 가격만큼 최소한 보장받는 셈이다.
채권단은 "하이닉스 주가가 입찰 때 제시한 신주 가격보다 크게 오를 경우, 이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를 발행하면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채권단은 오는 19일 채권단 회의를 열어 매각 조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채권단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하이닉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신주 발행 조건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김인수 기자 / 강계만 기자 / 문일호 기자]
34. [매일경제]철강 글로벌 공급과잉 현실로
글로벌 경제위기 장기화로 '산업의 쌀'인 철강에 대한 수요가 주춤하자 재고가 급격하게 쌓이는 등 철강 공급 과잉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철강 시황 회복을 기대하면서 생산규모를 키워온 국내 철강사들은 사면초가에 빠진 셈이다.
특히 그동안 호황을 보인 조선용 후판마저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 등 주요 철강사들은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에 가격 인상에 나서긴 힘들 전망이다.
15일 철강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주요 산업 소재인 열연ㆍ냉연ㆍ후판의 지난 7월 재고 물량은 152만3000t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는 정체돼 있는데 올해 현대제철 당진 2고로 본격 가동 등으로 초과 공급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건축자재로 쓰이는 열연강판의 경우 7월 재고가 59만t에 달했다. 이는 연말에 비해 7만t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자동차 전기제품 등에 쓰이는 냉연강판은 같은 달 44만1000t이 재고로 남았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지난해보다 재고가 많이 늘었다"며 "주요 철강사들의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열연강판의 공급 과잉 문제는 2014년께 극대화될 것이란 염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제철이 최근 2년 새 2개 고로를 가동한 데 이어 2014년 준공을 목표로 당진에 제3고로를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2000만t의 쇳물 생산 능력에 400만t이 더해진다는 얘기다.
포스코도 지속적인 고로 효율화 작업과 파이넥스 설비 등을 통해 쇳물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로 인해 사상 처음 수입물량 없이 국내 생산만으로 초과 공급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4년에 220만t가량이 초과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수입산을 포함해 치열한 가격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수출 시장을 얼마나 확대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용 후판의 재고 증가는 이례적이다. 그동안 후판은 다른 철강제품에 비해 가격도 높고 재고물량은 적은 편이었다.
올 7월 후판 재고는 49만2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14만7000t이나 급증했다.
올해 들어 후판 재고가 늘어난 것은 철강업체들이 앞다퉈 부가가치가 높은 후판의 생산능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지난 3월 광양에 200만t 규모 후판공장을 준공하며 기존 포항과 합쳐 연산 700만t 체제로 올라섰다.
동국제강도 지난해 당진에 후판공장을 완성해 440만t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현대제철도 연간 150만t의 후판을 생산할 수 있다.
생산능력 증가에 비해 판매는 지지부진하다.
후판 판매는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조선소들이 기존에 확보해둔 후판을 먼저 사용하면서 신규 발주는 줄인 탓이다. 지난해에 비해 최근 후판 가격이 오른 것도 원인이다.
후판의 경우 올해 들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급증한 탓에 재고가 곧 소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열연ㆍ냉연강판의 경우 전망이 불투명하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수출 시장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공급업체들은 지난 2분기에 이들 철강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재고가 많아 상당한 할인이 적용돼 유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는 3분기 비수기에 각종 설비 보수에 들어가며 자체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많아 가격 인상 효과를 못보고 있다"며 "올해 안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라고 전했다.
[문일호 기자]
35. [매일경제]SK계열사 CEO들 지방대 돌며 채용
SK그룹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이 전국의 지방대를 돌며 인재 채용에 나선다.
SK그룹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학력과 나이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중요시한다.
15일 SK그룹에 따르면 정철길 SK C&C 사장, 문덕규 SK E&S 사장, 김태진 SK네트웍스 E&C 컴퍼니 사장을 비롯해 인력담당 임원들이 순차적으로 지방대에서 취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이에 따라 정철길 사장과 김태진 사장은 20일 각각 부산대와 충남대에서, 문덕규 사장은 19일 충북대에서 취업특강을 진행한다.
이들은 "SK는 학점과 어학점수 등 이른바 '스펙'이 아니라 맡은 일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처리하는 도전정신과 승부정신을 가진 인재를 원한다"고 강조한 뒤 취업 희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로 했다.
SK그룹 인력담당 임원들은 전남대(15일), 전북대ㆍ강원대ㆍ한동대(16일), 경북대(19일), 영남대(21일)에서 취업설명회를 열고 우수 인재를 찾아 나선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지방대 출신 모집 비중을 명문화하고 다양한 형태의 인재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신입 공채부터 지역대학 출신 인재 비중을 모집정원의 3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SK C&C는 올해 하반기에 처음으로 경력사원을 공개채용 방식으로 뽑는다.
SK그룹은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취업정보를 제공하는 'SK 취업카페'도 전국 지방대를 돌며 운영하고 있다. 취업카페는 신세대 대학생 눈높이에 맞춘 차별화된 채용박람회다. SK 채용 담당자의 취업특강, 해당 대학 출신 SK 신입사원의 취업상담 등이 진행된다.
조돈현 SK(주) HR실장은 "하반기 공채에서도 출신학교, 전공, 학점 등 지원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을 통해서 선발하는 등 '학력 파괴 선발'이 채용 원칙으로 자리잡았다"며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CEO 취업특강 등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계만 기자]
36. [매일경제]경제위기 겪는 유럽…정몽구회장 직접 점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시장 움직임을 점검하고 러시아 사업을 챙기기 위해 비행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달 말 러시아 생산ㆍ판매 법인과 유럽판매 본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방문 때 모스크바 판매법인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생산라인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 시장을 살펴보고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는 생산라인의 상태와 품질 등도 챙겨볼 계획이다.
정 회장은 러시아 일정을 소화한 후 프랑크푸르트를 찾아 유럽 경제위기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위기로 자동차 판매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직원들과 함께 이에 대한 대책 수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유럽 경쟁사의 신차 출시 상황 등을 점검하고 향후 유럽 판매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현장경영 차원으로 보인다.
그는 주요 법인을 돌면서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품질 등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 회장이 러시아를 찾는 것은 1년여 만이다.
그는 작년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준공식을 위해 러시아를 찾은 적 있다.
정 회장이 이번 방문은 '러시아 굳히기'로 풀이된다. 현대ㆍ기아차에 1위 영예를 안겨주고 있는 '효자 시장'인 러시아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1년여 만에 다시 방문을 추진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04년부터 러시아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준공 이후에는 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러시아 점유율은 △2009년 9.9% △2010년 10% 등으로 제자리를 맴돌았으나 올해 들어 8월까지 11.8%까지 올라섰다. 특히 올해 들어 8월까지 판매대수는 19만9199대로 이미 작년 전체 실적인 19만1316대를 넘어섰다.
현대차의 러시아 점유율은 작년 4.6%에서 올 1~8월에는 5.9%로 높아졌다. 또 같은 기간 기아차의 러시아 점유율은 5.5%에서 6%로 상승했다.
특히 현대차가 올해 출시한 쏠라리스(엑센트)는 러시아의 운전문화와 기후 등을 반영한 '현지형 설계'로 수입차 1위를 달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연간 15만여 대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현대ㆍ기아차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간 20만여 대로 끌어올렸다.
[김규식 기자]
37. [매일경제]싸이월드 10년 재기할까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은 '마실 문화 VS 파티 문화' 같다. 싸이월드 내 '일촌'들과 교류하려면 일일이 찾아가서 방명록을 남기고 사진 밑에 댓글을 달아야 하는 등 품이 많이 든다. 반면 페이스북은 커다란 광장 안에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있고, 끼고 싶으면 가볍게 한마디나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그만이다." 한 누리꾼이 이용자 처지에서 지적한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의 차이점이다.
서비스 10년을 맞은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터넷 업계에 족적을 남겼지만 이제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SNS의 영향력 앞에 힘을 잃고 말았다.
지난 2001년 9월 17일 시작된 미니홈피 서비스는 2년 만에 개설수 400만개를 넘어섰고 2007년 2000만개를 돌파하면서 '국민 서비스'로 발돋움했다. 9월 현재 미니홈피 개설수는 2600만개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미니홈피를 갖고 있다.
지난 2004년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가 인수한 후 SK컴즈의 메신저 네이트온, SK텔레콤 휴대폰 서비스와 연동되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최절정기를 맞았다.
미니홈피 안에서 친구를 맺는 '일촌'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미니홈피를 꾸밀 수 있는 유료 백그라운드뮤직(BGM), 스킨 등 당시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하나의 문화를 몰고 왔다. '도토리'라는 인터넷 세계의 새 화폐를 만들어낸 것도 미니홈피의 힘이었다.
미니홈피에 올라온 사진 수는 100억건 이상으로 구글의 사진저장서비스 피카사의 50억건의 2배 이상이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 미니홈피 성장세가 급격히 꺾였다. 전성기였던 2006년에 비해 2009년의 싸이월드의 접속량은 20% 가까이 줄었다. 특히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글로벌화하면서 페이스북에 자리를 내줬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에 싸이월드가 밀린 가장 큰 이유로 폐쇄성을 꼽는다. 페이스북이 개발환경을 공개해 각종 앱, 게임과 연동하게 하고 뉴스, 다른 SNS에 올라온 글 등을 다 옮겨와 다양한 얘기를 나눌 수 있게 한 것과 비교해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라는 틀 안에 갇혀 개인사를 '자랑'하는 데 머물게 했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이 뜨고 싸이월드가 지는 이유'의 저자 그룹인 트렌드밥은 "페이스북의 성공은 무한대로 확장해나가는 플랫폼 전략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확산한 것에 비해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 대응이 늦었다고 평가한다. 싸이월드가 시장을 국가별로 나눠 접근한 점도 지적된다.
페이스북이 1년에도 몇 번씩 업데이트를 통해 변신을 거듭하는 데 비해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혁신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메일주소만으로 가입할 수 있지만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실명을 요구하고 각종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등 국내 인터넷 환경의 영향도 컸다. 최근 해킹 사태로 싸이월드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7억5000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800억달러의 시장가치로 평가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초창기 주역들은 인터넷 업계에서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싸이월드 서비스를 처음 만든 형용준 전 대표와 이동형 전 대표는 현재 각각 벤처기업을 이끌고 있고 미니홈피 기획을 맡았던 신동휘 전 그룹장과 이람 전 팀장은 현재 각각 네오위즈와 NHN에 몸담고 있다.
싸이월드는 해외 진출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서비스를 재정비해 부활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싸이월드는 지난 2005년부터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대만 등에 진출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사업을 접은 상황이다.
연내 하나의 서비스를 여러 언어로 서비스하는 '원 플랫폼 멀티 랭귀지' 전략으로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 등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황지혜 기자]
38. [매일경제]삼성SDS EMS사업총괄 윤심 상무
'업무도 삶도 컨버전스가 핵심.'
윤심 삼성SDS 상무(EMS사업팀장)는 인터뷰 전에 잡혀 있던 거래처와의 미팅이 다소 길어진 탓인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자리에 앉고선 숨을 골랐다. 이내 차분해진 그는 '컨버전스'로 말문을 열며 인터뷰에 응했다.
대학에서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삼성SDS에 입사한 후 전공을 살려 개발직에 있던 윤 상무는 2000년대 초반부터 회사가 신사업으로 진출하는 프로그램을 파는 영업직으로 전환했다.
윤 상무는 "다른 사람이 보면 의아했을 업무 변경"이라며 "그러나 개발부서의 고충을 이해하고 제품에 대한 장단점도 파악한 상태에서 소프트웨어를 세일즈하는 것이 강점이 돼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업무가 융합돼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현재 삼성SDS의 여성임원은 단 2명. 당당히 능력을 인정받아 임원직에 오른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윤 상무는 "상대적으로 남성이 많은 업계라고 위축된다거나 과도하게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며 "일에 대한 열정과 동료에 대한 믿음, 그리고 일하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인 대답이지만 따지고 보면 성공의 열쇠는 남녀가 동일하다는 얘기"라며 "여성이면서도 내가 가지고 있는 남성적인 면을 활용하니 영업이라는 업무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윤 상무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바로 '모바일데스크'. 모바일데스크는 기업 내 스마트 기기 확산에 발맞춰 이메일 확인, 정보ㆍ의견 교환, 전자결재 등을 결합한 스마트 오피스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제일모직, 빙그레, CJ 등 국내에서만 이용 기업이 100곳을 넘고 사용자는 7만5000명(2011년 8월 기준)에 이른다.
윤 상무는 "1년 전만 해도 사용자가 1만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삼성SDS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내년에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환 기자]
39. [매일경제]스마트시티·영상회의 KT 신사업으로 키운다
중동 오일머니를 끌어들이는 스마트시티(Smart City). 한 달 회선 사용료만 수백만 원을 받는 영상회의(Video Conferencing) 시스템.
KT가 B2B(기업 간 거래)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전형적인 내수 통신산업에서 벗어나 시스코 등 글로벌 업체와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점이 특징이다. B2B 사업 조직이었던 기업고객부문은 지난 7월 글로벌 사업본부와 통합돼 '글로벌 앤드 엔터프라이즈(Global & Enterprise) 부문'으로 이름도 바꿨다.
스마트시티는 1Gbps(초당 1기가비트 전송)급 초고속통신망으로 전력망을 원격 조정하고 디지털 교통체계, 원격의료, 원격교육 등을 연계한 미래 도시를 말한다. 과거 유시티와 달리 스마트빌딩, 공원, 발전소 등 도시 관련 시설이 패키지로 공급돼 사업성이 뛰어나며, 통합관제센터도 있어 폐쇄회로 TV(CCTV)와 네트워크를 통해 운전자 감속,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등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이스칸다르 지역에서 시스코 및 현지 IT업체와 공동으로 IT 전략계획(ISP)을 짜는 중"이라면서 "3개월 용역이 끝나면 내년 초에 설계 및 구축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은 물론 인도네시아, 베트남, 스리랑카 등 동남아와 괌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 지역은 오일머니가 풍부하나 아부다비 등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 개발이 돼 있지 않다. 이런 지역에 스마트시티가 스마트빌딩, 공원, 발전소 등 제반 도시 시설과 함께 패키지로 공급될 경우 사업 규모는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KT가 국내에서 40%가량의 스마트시티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는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을 해야 해 실제 발주로 이어지기까지 과정이 훨씬 치열하다. 무엇보다 절대권력자인 왕이나 술탄의 마음에 들어야 하고, 컨설팅을 무료로 해달라는 등 '특이한' 조건도 따라붙는다.
KT는 그동안 인천 송도, 경기 동탄 등 국내에 그쳤던 스마트시티 사업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지난 5월 말 '스마트스페이스TFT(태스크포스팀)'를 따로 발족했다.
영상회의 솔루션은 시스코, 폴리콤, 라이프사이즈 등 해외 3대 영상회의 솔루션 제공업체와 손잡았다. 과거 PC에 프로그램으로 심는 형태의 화상회의 서비스(메가미트ㆍ월 1만8000원)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들 글로벌 업체와 손잡은 이유는 대기업 공략이다.
시스코 영상회의 솔루션인 '텔레프레즌스'는 테이블의 색상, 의자 배치 등 인테리어까지 똑같이 맞춰 서울-부산의 경우에도 마치 바로 앞에 사람이 앉아있는 것처럼 회의를 할 수 있다. 문서 공유, 전자 칠판, 회의시간 예약ㆍ제어, 녹화ㆍ재생, 특정인과 은밀한 이야기 주고받기 등 기능이 정교한 만큼 가격이 비싸 사이트 구축에만 수억 원이 든다.
KT는 이들 글로벌업체 솔루션에다 '핫라인'을 구축해 회선 사용 비용을 월 단위로 기업당 수백만 원씩 받을 수 있다.
[황시영 기자]
40. [매일경제]자연송이버섯 맛보기 쉽지않네
가을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자연송이'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물량으로 올해는 자연송이를 먹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도 지난해보다 비싸졌다.
자연송이는 9월 초순부터 10월 중순쯤까지 주로 나며 양식은 불가능하다. 18~24도 기온에서 가장 왕성한 생장을 하며 그 이하나 이상이 되면 생장이 급격히 둔화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
또 4~5일 주기로 10~15㎜ 강우량이 있어야만 자연송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자연송이는 기온과 습도, 기후가 잘 맞아야 비로소 버섯 머리를 내민다는 점 때문에 높게 쳐준다.
자연송이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은 작물로, 항암 효과와 콜레스테롤 억제 효과가 높으며 혈액순환 증진과 성인병 치료에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 무기질과 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높아 건강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지는 늦더위로 인해 자연송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자연송이 풍작으로 많은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올해는 다소 높은 비용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강원과 경북 일원 산지에 자연송이가 넘쳐났다. 2009년 1㎏당 100만원을 호가하던 가격이 지난해에 평균 10만~20만원 수준으로 하락했고, 등외품은 1㎏에 5만~6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자연송이 가격이 상승세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자연송이 가격은 1㎏ 기준으로 70만원이다. 강원도 양양송이영농조합에서 판매되는 1등급 자연송이 공판가격은 1㎏에 30만원대 중반이다. 지난해 10월 18만원에 비해 2배 정도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이유는 늦더위 외에도 이른 추석을 들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가을 늦더위로 인해 출하 시기가 늦어졌지만 추석은 오히려 빨랐다"며 "자연송이 판매 대목은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 추석 때인데 올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 비가 내리고 늦더위가 꺾이는 다음주부터 올해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될 전망이다. 자연송이는 가을에 좀 많다 싶을 정도로 비가 내려야 왕성하게 돋아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양양송이영농조합 관계자는 "현재는 산에 2~3개 정도밖에 자연송이가 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비가 오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본격적으로 생산이 늘면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송이 출하에 맞춰 특급호텔은 잇따라 송이 특선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호텔서울 일식당 모모야마는 다음달 7일까지 자연송이 코스, 송이 소금구이, 송이 주전자 찜, 송이 튀김 등 다양한 메뉴를 7만~30만원에 선보인다.
그랜드하얏트호텔 일식당 아카사카와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의 일식당 미에서는 자연송이 특선 코스 요리를 판매한다.
[채종원 기자]
41. [매일경제]스타벅스 `비아` 출시…커피믹스시장 뛰어들어
스타벅스는 16일부터 전국 370여 스타벅스 매장에서 '스타벅스 비아 레디브루' 판매를 시작한다.
스타벅스 비아는 스타벅스가 생산 판매하는 프리미엄 인스턴트 커피로,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하는 세계 상위 3%의 아라비카 원두만을 로스팅해 미세 분말화한 제품이다. 원두 외에 화학 첨가물이나 감미료가 들어가 있지 않은 점도 특징이다.
스타벅스 비아는 2009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으며 올 3월 기준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매출액 200만달러를 돌파했다.
스타벅스 비아의 한국 출시를 기념해 방한한 진롱왕(Jinlong Wang) 스타벅스 아태지역 사장은 15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한국 고객들은 기존에 출시한 인스턴트 커피와는 차원이 다른 맛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스타벅스 등장으로 한국 국민에게 커피가 라이프스타일의 일부가 됐듯이 스타벅스 비아 출시는 한국 커피시장에 또 하나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왕 사장은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매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어느 지역에 스타벅스 비아를 출시해도 처음 세웠던 기대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굳이 숫자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대신 그는 스타벅스 비아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고, 스타벅스 비아의 재구매율이 38%에 이른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한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왕 사장은 향후 한국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생각이 있음을 내비쳤다. 우선 내년부터는 각 매장에서 티(tea) 부문을 강화할 생각이다.
그는 "스타벅스의 티 부문 매출이 연간 12억달러에 이른다"며 "티로 응용 가능한 제품뿐만 아니라 티 자체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맞도록 메뉴를 다양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캡슐커피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그린마운틴의 케이컵(K-Cup)을 한국시장에도 도입할 생각"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이 빠른 걸 선호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시기는 가능한 한 빨리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스타벅스 비아는 콜롬비아 로스트, 이탈리안 로스트 두 종류로 출시됐으며 3개 세트 3500원, 12개 세트 1만2800원에 판매된다.
[채종원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42. [매일경제]CJ오쇼핑 중국사업 광저우로 확대
CJ오쇼핑이 상하이 톈진에 이어 광저우로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광저우 지역 최대 케이블TV 사업자인 광저우TV와 합작법인 '광동TV'를 설립하고 다음달부터 홈쇼핑 방송을 시작한다.
중국 남부지역 광둥성의 성도인 광저우는 인구 1300만명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매년 10% 이상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시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 홈쇼핑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CJ오쇼핑이 처음이 아니다. 현대홈쇼핑은 2003년 광저우 현지의 훙야홈쇼핑 지분 50%를 인수하는 형식으로 진출했지만 SO 송출수수료 문제 등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3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CJ오쇼핑은 2004년 상하이미디어그룹과 합작법인 '동방CJ'를 설립해 중국 시장의 문턱을 처음으로 두들겼다. 2008년에는 합작 투자를 통해 톈진에 천천CJ를 개국하는 등 중국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지난 7월에는 합작법인 동방CJ가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디지털 홈쇼핑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연달아 상하이 지역에 두 번째 채널을 개국하는 성과를 거뒀다. CJ오쇼핑은 광저우 외에도 베이징 난징 등 중국 주요 도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중국 외에도 2009년 인도에 '스타CJ'를 개국하고 올해 일본 CJ프라임쇼핑을 출범한 데 이어 베트남에 'SCJ TV'를 개국하는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올해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에서 올린 해외 매출 1조5000억원을 포함해 국내외 매출 합계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2013년 이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윤탁 기자]
43. [매일경제]외국인 매도공세 패턴 달라져…엑소더스 코리아 신호탄인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7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15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863억원을 순매도했다. 8월 이후 외국인의 매도 공세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8월과 9월, 외국인의 매도에 큰 차이점이 발견된다. 8월 한 달간 외국인은 5조8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대부분 개별 종목 중심의 차익매물이었다. 하지만 9월 들어 외국인 매도 중 프로그램 비차익 물량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프로그램 비차익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면서 짜놓았던 포트폴리오 종목 수를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즉, 외국인의 증시 바스켓 이탈은 포트폴리오에서 한국을 덜어내고 있다는 의미로 외국인의 본격 탈코리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 외국인 한국 바스켓 줄이나?
= 9월 이전까지 외국인은 주식을 던지면서도 바스켓 종목에 대한 매수세는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외국인 매도가 본격화되던 5월 이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7조4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개별 종목 매도가 96.2%였다. 반면 외국인의 비차익 매도는 오히려 1조7000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8월 이후에도 외국인은 5조8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이 중 비차익 매도 비중은 7.6%에 불과했다.
그러나 9월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15일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은 전일 뉴욕장 상승 영향으로 37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 꾸준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2일부터 15일까지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는 3840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비차익 매도 비중이 47.3%로 매우 높았다. 이날 외국인은 687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중 47.3%에 해당하는 3267억원이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였다. 9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거래 패턴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증가하는 이유는 최근 부각된 유럽 지역 은행들의 신용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은행들의 신용위기로 번져 가면서 상황이 급박해진 유럽계 자금이 개별 주식을 중심으로 매도하다가 이제 포트폴리오를 비우고 나섰다는 것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 지역 외국계 투자자들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바스켓을 그대로 매도하면서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로 잡히는 물량이 늘어났다"면서 "종목별로 선별적이라기보다 포트폴리오를 비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생기는 환차익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외국인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지난 1일 1061.3원이었던 원ㆍ달러 환율이 1116.40원으로 60원 가까이 상승했다. 단기적으로 환율이 높아지면(원화값 하락) 향후 환율 하락(원화값 상승)에 따른 환차익 가능성이 발생한다. 그러나 외국인은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 비차익 매도 언제까지?
= 문제는 비차익 프로그램 매물이 더 나오면서 당분간 증시를 억누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10년 6월 이후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로 누적된 순매수 규모는 12조9000억원에 달해 추가 매도 여력이 매우 크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지역 선진국의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9월 들어 외국인이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주식 비중을 줄였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외국인이 개별 종목뿐만 아니라 비차익 프로그램 거래에서도 매도에 나선다면 국내 증시 상승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승재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추가적으로 비차익 매도가 계속 쏟아질 수 있다"며 "최소한 9월까지는 비차익 매도가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비차익 프로그램 매도의 움직임만으로 외국인 자금의 방향성을 규정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중호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는 단순히 바스켓을 사고파는 것이기 때문에 외부 환경과 연결시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 차제의 방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비차익 매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용어설명 >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 : 코스피200 구성 종목 중 15개 종목 이상으로 바스켓을 구성해 전체를 동시에 매매하는 기법. 외국인 투자자들은 설정된 조건에 따라 바스켓 구성 종목을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로 사고판다.
[서태욱 기자]
44. [매일경제]환율급변이라는 새로운 `곰`…코스피, 24P 상승 그쳐
황소와 곰이 전투자세를 취한 채 상대를 살피며 공격 기회를 노린다. 승리를 예측할 수 없이 팽팽한 긴장감만 흐르는 상황이다. 유럽 금융 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앞에는 이렇듯 상승장을 뜻하는 황소와 하락장을 뜻하는 곰이 서로 노려보고 있는 동상이 세워져 있다.
15일 한국 증시는 마치 이 동상과 비슷한 형국이었다. 이날 하루 증시 상승요인과 불안요인이 모두 쏟아져 장내에서 힘겨루기를 했다.
우선 장은 상승요인을 등에 업은 황소가 힘을 받으며 시작했다. 전날 저녁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 영상회의를 한 뒤 그리스 디폴트 전망을 일축한 성명서를 낸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75% 오른 1797.28로 출발해 단숨에 1800 선을 회복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감이 어느 정도 자취를 감추며 앞으로 다가올 유럽의 각종 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싹텄다. 영상회의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가져다 주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에게 향후 유럽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안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기대를 안겨주기엔 충분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장은 국제 뉴스가 흘러가는 대로 증시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이번 영상회의는 16일로 예정된 유로 재무장관 회담과 22일 G20 재무장관 회담, 20일부터 시작되는 미국 FOMC 회의에서 유럽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을 낳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강력한 맞수가 이내 곰의 발톱에 힘을 실었다. 오전 강세를 보이던 증시는 상승 폭을 점차 줄이더니 오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전날 대비 1.42% 오른 1774.08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3.52%라는 전날 낙폭을 감안하면 기분 좋은 반등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6원 오른 1116.4원에 마감됐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3년 만에 1100원을 넘어선 것이다. 오후에 정부의 구두 개입 직후 5원 가까이 하락했지만 이내 다시 올랐다. 치솟는 달러 환율은 투자자들에게 2008년 리먼 사태의 공포를 떠올리게 했다.
오태동 토러스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8월 이후 증시 변동성은 심해도 환율이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아직 위기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심리가 투자자들의 기저에 있었는데 환율 변동도 같이 커지면서 한국 역시 위기에 발을 들여놓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달러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나가는 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이른 시일 내에 강등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며 코스피 상승폭을 계속 줄였다.
[이새봄 기자]
45. [매일경제]국민연금 이상한 해외채권 투자
최근 4년간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위탁투자 평균수익률은 5.6%로 같은 기간 직접투자 평균수익률(8.04%)보다 더 낮았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해외채권 투자에서 위탁투자의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어 수익률과 거꾸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투자에 비해 수익성은 더 낮고 수수료까지 물어야 하는 위탁투자 비중을 늘린 것은 기금운용지침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실이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해외채권 위탁투자 연도별 수익률은 2009년을 제외하곤 모두 직접투자가 위탁투자보다 높았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직접투자는 각각 8.92%, 14.15%, 1.85%, 7.25%를, 위탁투자는 4.80%, 5.18%, 5.50%, 6.91%를 기록했다.
직접투자는 총 33조9192억원을 투자해 2조8046억원을, 위탁투자는 16조4630억원을 투자해 97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직접투자 평균수익률로 단순계산해 보면 위탁투자한 자금을 모두 직접투자로 돌렸을 경우 4년간 총 2360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이 기간 직접투자 비중은 줄이고, 위탁투자 비중은 늘리는 쪽으로 투자방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위탁투자의 비중은 이 기간 13.2%에서 48.4%로 큰 폭으로 늘었다. 직접투자는 연도별로 2007년 15조689억원에서 2010년 6조8532억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위탁투자는 2조2939억원에서 6조4350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2010년 말 기금운용위원회도 해외채권 위탁운용 목표 비중을 40%에서 60%로 대폭 확대하는 '2011년도 국민연금기금 위탁운용계획'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직접투자는 안정성을, 위탁투자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도 위탁투자 수익률이 낮은 것은 기금운용지침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재혁 기자]
46. [매일경제]롤러코스터 장세 승자와 패자는
주식시장이 한 달째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8월 초 폭락 이후 1800선으로 내려온 코스피는 1700~1900 사이에서 거의 한 달째 움직이고 있다.
박스권이라고 하기에는 일일 등락폭이 지나치게 큰 변동성 장세다. 실제로 지난달 12일 대비 코스피는 1.1%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투자자들은 급등락 속에서 현기증을 느끼고 있다.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타는데 플룸라이드를 타고 있는 종목이 있다. 플룸라이드는 보트를 이용한 놀이기구로 코스의 마지막에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이 하이라이트다. 이처럼 다른 종목들이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제자리걸음하는 와중에 줄곧 하락하고 있는 주식들이 있다. 주로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기업들이다. 반면 시장 변동성과는 무관하게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로켓을 탄 것처럼 주가가 우상향하는 종목이다.
◆ 조선 은행 증권주 내리막길
= 대표적으로 추세 하락에 시달리고 있는 게 조선주다.
조선업종 대장주인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12일에 비해 17.4%나 하락했다. 지난 4월을 정점으로 꺾인 하락세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의 약세는 하반기 수주 감소로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서 "여기에 추가로 유럽발 재정위기가 은행 유동성 위기로 확산될 경우 선박금융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악재"라고 설명했다.
은행주도 8월 쇼크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금융주들 약세에다 가계대출 문제까지 겹치면서 9월 들어 하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12일 대비 18.8% 하락했다. 다른 금융주도 하락폭에 차이가 있을 뿐 주가 그래프는 계속 우하향하고 있다.
증권주도 끝없는 나락에 빠져들고 있다. 주식시장 활황을 타고 올해 초 연고점을 찍었던 증권주는 주식시장 환경이 나빠지면서 주가가 크게 빠졌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대형화를 위한 유상증자 이슈가 터지면서 주가가 2008년 말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유상증자 이슈의 진원지인 대우증권은 한 달 새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권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금융위기 때인 0.84배보다도 낮다"면서 "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조언했다.
태양광 관련주도 글로벌 공급과잉 염려로 하락 추세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태양광 업체인 OCI는 한 달간 17.4% 하락했다.
15일 주가가 25만원까지 떨어져 2010년 중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2010년과 2011년 태양광주 랠리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 내수주가 역시 선전
= 반면 롤러코스터 장세에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한 달간 10% 이상 오른 종목들도 있다. 주로 내수업종들이다. 하락장에서 단순히 방어하는 것을 떠나 절대적인 수익률도 높은 것이다. 모두 8월 폭락 이전보다도 주가가 높다.
KT&G는 지난달 12일 대비 주가가 11.8% 올랐다. 폭락장에서도 선방한 데다가 롤러코스터 장에서도 시장을 꾸준히 이기고 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시장을 큰 폭으로 이긴 바 있다"면서 "5%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고려해 조정이 있을 때마다 매수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분할한 이마트는 폭락장 이후에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 달간 주가가 15.4% 오른 데다 다른 유통주에 비해서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상승 추세다. 한 달간 11.8% 올랐다. CJ제일제당은 하락장에 강한 내수주인 데다 향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조기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급증한 1843억원에 달해 애초 시장 예상치 1607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덕주 기자]
47. [매일경제]UBS, 트레이더의 허가받지 않은 거래로 20억달러 손실
유럽계 은행인 UBS가 트레이더의 허가받지 않은 거래로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재정 리스크로 유럽계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걱정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불거진 문제여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UBS는 15일(현지시간) "IB부문에 소속된 한 트레이더의 허가받지 않은 트레이딩으로 20억달러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UBS 측은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UBS는 확인된 손실액을 올해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할 계획이다. 20억달러는 UBS IB부문의 올해 1분기 세전 이익을 넘어서는 규모다. 아직 손실을 입힌 트레이더가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것이 '불량 트레이더(rogue trader)'의 고의적인 실수인지 아니면 정상적인 거래가 잘못돼 발생한 문제인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일단 불량 트레이더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불량 트레이더 문제는 1995년 영국계 금융사인 베어링사를 파산으로 몰고 간 닉 리슨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프랑스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은 커베일이라는 불량 트레이더로 인해 50억달러의 손실을 입기도 했다.
[김기철 기자]
48. [매일경제][마켓레이더] 주식투자에 인내가 필요한 시기
2000년 IT버블 붕괴, 2001년 9ㆍ11테러, 2004년 중국긴축 선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 논쟁은 모두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한국증시의 변동성과 하락폭은 위기 때마다 매번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마다 한국시장은 견조한 펀더멘털에 비해 다른 시장보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컸고 이를 설명하는 여러 이유들이 제기됐다. 한국이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글로벌 경기변동에 취약하다는 이유가 첫 번째였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높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이머징마켓 안에서 현금화하기가 가장 좋다는 이유가 두 번째였다.
이번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과 중국의 긴축지속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는 한국시장의 고질적 약점인 수출둔화에 대한 걱정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부추기며 한국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위기 때마다 국내 기업과 코스피는 기업가치와 주가를 레벨업하는 기회로 삼아왔다. 하지만 그런 열매들을 수확하기에는 아직 장마와 태풍이 지나가지 않았다. 과거 금융위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정책대응과 중앙은행의 궁극적 대여자 역할이 선행돼야 함을 알 수 있다.
2008년에도 빠르게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위기의 시발점이 미국이라는 단일 국가에서 시작돼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일관되고 신속하게 수행될 수 있는 환경 때문이었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고, 정부는 신속하게 은행에 자본을 투입해 신용을 회복하는 데 주력했다. 또 재정정책을 통해 부진한 경제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하지만 지금은 궁극적인 대여자 역할을 해야 할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이 한계에 와 있고,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 프랑스도 도움을 주기에는 자국민의 눈치를 봐야 하는 정치적 한계점이 이번 위기에서 신속하게 탈출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금융위기 때도 급격한 신용경색 국면을 맞게 되자 큰 폭의 금리인하와 재정정책과 같은 정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예상을 웃도는 재정지출 축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증액, 유로본드 발행 등 시장이 요구하는 정책들은 다양하지만 정책 입안까지는 순탄치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보다도 시장의 안정을 위해 투자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정책 입안자들의 신속하고 일관된 모습이다. 정책 입안자들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낼 수 있는 하모니를 들려줄 때까지 섣부른 예측보다는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
49. [매일경제]전세난에 "내집 사자" 늘었나…서울 한달새 22% 증가
지난 4개월간 감소세를 이어가던 전국 아파트 거래량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가을 이사철이 본격화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침없이 오르는 전세금으로 인해 아예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해양부는 15일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 신고건수가 4만4049건으로 전월에 비해 3.1% 늘었다고 밝혔다.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2월 6만3192건을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 봄 이사철인 2, 3월 거래량이 반짝 증가했지만 이후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이 전월보다 22.1% 증가한 4319건을 비롯해 12.2% 늘어난 1만5604건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92.9%가 늘었다.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전세금이 고공비행 중인 강남3구 역시 전월보다 20% 증가한 900건이 거래됐다.
반면 지방에서는 2만8445건으로 소폭(1.4%) 줄었다. 특히 부산 대구 광주 등 그동안 지방 거래를 이끌던 대도시 지역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이 잇따라 추진되고 전세금 상승으로 인한 매매전환 등에 따른 효과로 보인다"며 "거래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주택거래가 워낙 침체였다보니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난 것에 불과하고 여름 비수기가 끝나면서 일부 소형 중심의 실수요 거래가 이어진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많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전세수요의 매매 전환이 이미 대부분 이뤄진 데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면 다시 거래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본격 시행되는 내년 이후에는 양도세 절감을 위한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임성현 기자]
50. [매일경제]특성화高 "대기업 취직돼 대학 안가요"
최근 제46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대구 경북기계공고는 대회 참가 학생 24명 전원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택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2학년생 4명은 내년 10월 삼성중공업ㆍ삼성전자 입사가 결정됐고, 3학년생 20명도 삼성전자ㆍ현대중공업ㆍ삼성테크윈 등 대기업에 취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능대회 입상자들이 취업 대신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충남 천안여상은 올해 들어 우리은행에 5명이 취업한 데 이어 삼성증권 5명, 삼성생명 4명, KB국민은행 1명 등 20명이 금융권에 취업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금융권 취업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금융권 취업이 거의 없던 시절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201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울산마이스터고는 이미 졸업 예정자 120명 가운데 80% 이상이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풍산 등 대기업 취업을 약속받았다.
고졸 채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특성화고(전문계고) 취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는 수능 응시자 수에서 확인된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올해 수능 전체 응시자 수는 총 69만3634명으로 전년보다 2.6% 줄어든 반면 직업 탐구 응시자 수는 3만3428명으로 전년 대비 24.3%나 급감했다. 수능 선택과목인 직업탐구는 특성화고교 응시자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는 최근 대기업과 은행권이 잇따라 고졸을 채용하고 공기업이 기능직 채용 시 최대 50%까지 특성화고 출신을 채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 고졸 취업 여건이 예전보다 나아졌기 때문이다.
조영록 울산시교육청 장학사는 "울산의 대기업들이 자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기 때문에 대학 진학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취업률은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졸 취업자 처우가 개선되고 취업 후 대학에 갈 길도 넓어지면서 학부모 인식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여상 국제통상과 박현지 양(18)도 "대학 진학보다는 은행에 먼저 취업해 기반을 마련한 뒤 대학 진학의 꿈은 나중에 이룰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 울산 = 서대현 기자]
51. [매일경제]승강기에 갇히고 휴대폰 먹통…서울 250곳 신호등 꺼져 마비
15일 오후 3시 10분께부터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일어나 한동안 도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예고 없이 발생한 이번 정전으로 도심 상가와 사무실, 음식점 등 곳곳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졌고 생업에 종사하는 많은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도심 도로에서는 신호등이 마비돼 교통대란이 빚어지는가 하면 승강기가 멈춰 서 승객들이 갇히는 아찔한 광경이 연출됐다. 휴대폰이 불통되기도 했고,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도 마비돼 일부 대학은 기간을 연장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15일 갑작스런 대규모 정전 사태로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정전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정부에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 아현동 한 음식점 주인 김 모씨(40)는 "오후 5시10분께 전기가 나가 하던 일을 중단했다"며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 저녁장사를 접어야지 어쩌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성동에 근무하는 직장인 이 모씨(30)는 "컴퓨터로 작성하던 문서가 한순간 날아가 황당하다"며 "늦더위가 찾아와서 에어컨을 틀긴 했지만 재난 상황도 아닌데 전국적으로 전기가 모두 나가다니 전력관리가 얼마나 소홀히 하기에 이 모양인지 정부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 김은주 씨(50)도 "신호등이 꺼져 다른 보행자들과 함께 눈치껏 횡단보도를 건넜다"며 "서울 도심 전체가 정전인 것도 기가 막히지만 적어도 정부가 1시간 전에 어떤 식으로라도 예고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혀를 찼다.
이날 트위터 등 SNS에서도 한국전력 등 당국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누리꾼(@suh**)은 "정전이 문제가 아니라 예고를 하지 않은 게 큰 문제"라며 "항의하면 전기를 절약하라고 대응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 (@myunghee_***)는 "후진국적인 사태이고 한전에선 핑계가 너무 원초적"이라며 "전력 소모량 예상도 제대로 못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전사태로 인해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쪽은 국민"이라며 "대기업은 자가발전을 가동해 생산에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자가발전이 없어 피해를 본 중소기업은 어쩌란 말이냐"며 "한전 책임자는 분명 책임을 져야 하고 오늘은 대한민국 국치"라는 글을 올렸다. 임영신 기자
◆ 상가ㆍ음식점 업무 중단으로 생업 피해
= 서울 아현동의 한 빵집. 오후 5시께 갑자기 매장 전원이 모두 꺼져 냉장고에 넣어둔 재료가 상할까 봐 주인과 직원들이 발을 굴렀다. 가게 직원 김 모씨는 "최대 1시간 반 정도는 냉장고 안 냉기가 유지되기 때문에 재료 보관이 가능하지만 정전이 그 이상 계속되면 모두 버려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음식점 주인 이 모씨는 "김밥처럼 전기를 쓰지 않아도 되는 메뉴만 골라 팔고 있다"며 "카드기도 불통이어서 현금 결제만 가능하기 때문에 현금 없는 손님들은 돌려보내 영업 피해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패션숍은 오후 3시 30분부터 30분 이상 정전돼 손님이 뚝 끊겨버렸다. 가게 직원은 "가게가 6층에 있는데 엘리베이터 운행도 안되고 카드 단말기와 조명까지 먹통이 돼 영업이 불가능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고시원에서 동영상 강의를 듣던 사법시험 준비생 문 모씨는 "공부하다가 건물 전체 전기가 나가버려서 바깥으로 나왔다"며 "수업도 모두 중단됐다"고 전했다.
◆ 일부 대학 수시 원서접수 차질
= 서울 여의도 한국휴렛팩커드 본사 빌딩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40분가량 22층 전층이 정전되면서 업무에 큰 지장을 겪었다.
승강기 고장으로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사고도 속출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번 정전 사태로 전국에서 400여 건에 이르는 엘리베이터 구조 신고가 접수됐다. 휴렛팩커드 본사 빌딩에서도 일부 직원이 40분가량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전기 공급이 재개되면서 겨우 빠져나왔다.
서울 양천구와 강서구 관악구 일대 아파트단지에서도 엘리베이터가 잇따라 멈춰 비상전력이 들어오기 전까지 주민이 엘리베이터 안에 갇히는 일이 빈발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정전이 시작된 오후 3시 30분께부터 1시간 동안만 승강기에 갇힌 시민이 구조를 요청하는 신고 전화가 93건가량 접수됐다.
부산에서도 이날 오후 3시 20분 첫 승강기 내 갇힘 사고 신고를 시작으로 1시간여 만에 30여 곳의 승강기 갇힘 사고가 신고됐다.
이날 정전으로 인터넷도 일부 불통되면서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하려던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큰 혼선이 생겼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전기가 복구되는 시점부터 마감을 연장해 수시모집 원서 접수 기간을 16일 오후 5시까지 24시간 연장했다"고 밝혔다. 국민대도 16일 오전 11시까지 마감을 연장하기로 했다. 경남대 창원대 경상대 인제대 등 경남 지역 주요 대학들도 정전 사태로 인해 원서 접수를 하루 연장해 16일 오후 5시까지로 했다.
◆ 신호등 먹통, 교통대란
= 위험 천만한 사고도 잇따랐다. 서울 대방동 대방교회에서는 정전에 따라 가동된 비상발전기가 과열돼 연기가 나면서 소방대가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도로 신호등마저 점멸되는 바람에 교통 혼잡이 빚어졌고 아찔한 상황까지 연출됐다. 서울시내에서만도 250여 군데 신호등이 작동되지 않았다.
서울 신촌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 강 모씨는 "신호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신호등 불이 나가 버려 보행자들이 어리둥절했다"며 "보행 신호등이 켜질 찰나에 그런 상황이 연출됐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에서는 오후 3시 50분께 시내 1350여 개 신호기 가운데 중구 반월당과 삼덕사거리 등 110개가량이 정전으로 인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휴대폰 불통 사태마저 속출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폰 송수신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 것. 유무선 통신회사들은 이날 비상시스템을 가동하며 사태 해결에 분주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지국 가동이 중단돼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박동민 기자 / 지홍구 기자 / 서진우 기자 / 우성덕 기자 / 최승균 기자 / 임영신 기자 / 배미정 기자]
52. [매일경제]"예고없는 단전 항의하면 전기 아끼라 하더니…"
15일 갑작스런 대규모 정전 사태로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정전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정부에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 아현동 한 음식점 주인 김 모씨(40)는 "오후 5시10분께 전기가 나가 하던 일을 중단했다"며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니 저녁장사를 접어야지 어쩌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성동에 근무하는 직장인 이 모씨(30)는 "컴퓨터로 작성하던 문서가 한순간 날아가 황당하다"며 "늦더위가 찾아와서 에어컨을 틀긴 했지만 재난 상황도 아닌데 전국적으로 전기가 모두 나가다니 전력관리가 얼마나 소홀히 하기에 이 모양인지 정부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부 김은주 씨(50)도 "신호등이 꺼져 다른 보행자들과 함께 눈치껏 횡단보도를 건넜다"며 "서울 도심 전체가 정전인 것도 기가 막히지만 적어도 정부가 1시간 전에 어떤 식으로라도 예고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혀를 찼다.
이날 트위터 등 SNS에서도 한국전력 등 당국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누리꾼(@suh**)은 "정전이 문제가 아니라 예고를 하지 않은 게 큰 문제"라며 "항의하면 전기를 절약하라고 대응하는 것도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 (@myunghee_***)는 "후진국적인 사태이고 한전에선 핑계가 너무 원초적"이라며 "전력 소모량 예상도 제대로 못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전사태로 인해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쪽은 국민"이라며 "대기업은 자가발전을 가동해 생산에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자가발전이 없어 피해를 본 중소기업은 어쩌란 말이냐"며 "한전 책임자는 분명 책임을 져야 하고 오늘은 대한민국 국치"라는 글을 올렸다.
[임영신 기자]
53. [매일경제]中國투자? 만리장성 말고 현지 백화점에 가보라
'정답 안 보이는 장세(場勢).'
세계 경제 중심인 미국이 흔들리고 있고, 유럽은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기존 선진국은 그 이름이 무색할 만큼 글로벌 증시에 '민폐'로 전락했다. 남아 있는 슈퍼맨은 '중국'뿐이다. 세계는 최대 외환 보유 국가인 중국이 힘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간절한 열망 속에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금융기관'인 중국투자공사(CIC)를 남유럽으로 보냈다. 이탈리아 국채 매입설이 시장을 흥분시켰다. 중국은 손사래를 쳤지만 전 세계의 관심은 '판다'의 큰손이 나오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갈 곳 없는 여유자금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의 유럽 재정위기 개입 현실화가 목전까지 오자 투자자들은 다급해졌다. "중국도 유럽의 '뻘'에 빠지는 건 아닐까?"와 "역시 중국만이 미래야!"라는 염려와 기대가 섞인 전망이 속출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유럽을 향한 중국의 개입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적극적으로는 중국이 흙탕물에 발을 담글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유럽의 호흡이 더 가빠져 중국이 원하는 카드를 제시할 수 있으면 그제야 중국의 개입이 예상된다. 전병서 경희대 중국경영학과 객원교수는 "적극적 개입을 하면 이탈리아에는 톱 브랜드 인수 기반,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는 해양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고속철도 사고로 중국은 질적 성장을 요구받고 있는 등 내부적으로도 여력이 없는 상태여서 유럽 개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발 재정위기를 덜 탄 중국은 여전히 대안 투자처로서 매력적일까.
이 질문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은 아직 크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동부 중심으로 이뤄졌던 투자가 서부로 확대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놓고 볼 때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비율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을 대하는 투자전략은 구닥다리이며 안이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중국 기업에 투자하면서 해당 기업의 분석보고서도 읽지 않고, 중국 투자 펀드에 투자하면서 편입 종목의 정체도 관심 없어 했다는 지적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소한 투자를 하려면 중국에 관심이라도 가져보라고. 분석보고서가 딱딱해서 어려우면 중국에 가끔 놀러 다녀오길 권한다. 이는 단숨에 중국 시장을 확인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중국 주요 도시의 거리도 둘러보고 마트도 살펴봐서 중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상품이나 기업이 무엇인지 눈으로 직접 보면 투자 여부에 대한 답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베이징에 가면 만리장성만 가지 말고 인근 마트나 백화점에 들러서 진열대를 한번 살펴보라." 이 단순하고 엉뚱한 말이 바로 중국 투자의 지름길이라는 말에 전문가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김대원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54. [매일경제]맷집좋은 40종목만 엄선 절대 안바꾸고 믿고 간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잘 넘기는가 싶더니 다시 세계 경제가 고비를 맞았다. 8월 이후 한국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경제는 확실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유럽발 악재도 지지부진하게 남아 있다. 주식이라면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도 나온다. 시장을 당분간 떠나고 싶다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고개를 내저을 때가 곧 기회라는 평범한 진실을 실천하는 펀드도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 글로벌 성장주(Global Growth)펀드는 2000년 설정돼 자산 규모만 35억달러에 달한다. 이 펀드에는 40개 종목이 담겨 있다. 국가별, 혹은 산업별로 종목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개별종목 위주로 접근한다. 불황일 때도 지속가능한 이익을 내는 기업을 찾아내 장기투자하는 펀드다. 경기 민감도가 강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같이 편입하다보니 사이클이 꺾이거나 위기가 찾아와도 맷집이 좋다.
실제 이 펀드는 처음 설정된 2000년 이래 줄곧 상위 25% 안에 들었다. 5년 수익률은 4.8%를 올렸다. 같은 기간 MSCI세계지수는 2.8%, 동종 펀드 평균은 1.7%를 기록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도널드 후버 프랭클린 템플턴 부사장은 "이 펀드는 높은 확신(high conviction)을 주는 종목을 담는다"며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한 번 편입하면 좀처럼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애초부터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성, 이익의 질, 밸류에이션 세 가지에 근거해 주식을 고른다. 후버 부사장은 "불황이든 호황이든 전체 경기 사이클을 모두 거칠 준비가 된 기업을 본다"고 강조했다.
그가 종목을 고르는 법은 '열국지'의 한 구절과도 닮았다. '의인물용 용인물의(疑人勿用 用人勿疑), 의심 가는 사람은 쓰지 말고 사람을 쓰면 믿어라'라는 격언이다. 주식에도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다. "의심 가는 종목은 사지 말고 종목을 샀으면 장기 보유해라." 편입종목의 대부분은 미국, 호주, 유럽 등에 위치한 기업주식이다.
금융업종인 크레디트스위스, 만 그룹(Man Group), 소비재주인 애플, 비자, 아마존 등이 그 예다. 이머징 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10% 수준으로 담겨 있다.
중국 소비자라는 카테고리로 몇 개 기업을 묶어 담아두기도 한다. 헝안(Hengan)이라는 중국 업체는 펄프를 기반으로 하는 일회용 제품을 만든다. 티슈, 기저귀, 휴지, 생리대 등이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고 중국인들의 소비가 고급화되면서 수혜를 입는 기업으로 정의됐다.
후버 부사장은 "중국은 외국 기업이 진출해도 독자적인 유통망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중국 현지 기업이 수혜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 헝안도 그런 이유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잉여 현금 흐름이 탁월하게 유지된다는 점, 우수한 경영진, 우호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들어 헝안 지분을 의미 있게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산업재업체인 ABB도 카테고리는 중국 소비자로 분류된다. 이 기업은 변전 설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비중이 아직 전체 매출에서 12%다. 하지만 중국 매출 비중이 한층 커지고 있다. 성장성이 중국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카테고리 분류에서 중국 소비자로 잡혔다.
기업의 특성을 규정 짓는 카테고리는 고르게 분포돼 있다. 멕시코 소비자부터 에너지, 농업 물류, 의료기기, 중국 소비자, 소프트웨어, 수술기기, 투자은행(IB), 금속과 광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후버 부사장은 "이 종목들을 사업별, 국가별로 지도를 그린 뒤 위에서 사진을 찍어 본다면 거의 겹치는 영역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에 강하다는 점을 템플턴 글로벌 성장주 펀드의 자랑으로 꼽았다.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졌던 시기에도 3~4개월만 언더퍼폼했을 뿐 결과적으로는 2009년 말 좋은 성과를 거뒀다. 후버 부사장은 "그때의 종목 포트폴리오에서 지금은 한 종목 정도만 바뀌었고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글로벌 주식시장 조정기도 놓치지 않았다. 기존 기업 중에 지분을 늘리고 싶은 것을 더 사들였다.
후버 부사장은 "6월 말 대비 주가가 30% 이상 빠진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데스크를 저가매수해 포지션을 늘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경기민감도가 높은 IT업체로 주가는 조정을 받았지만 기업은 내년 실적 가이던스를 올렸다. 그는 "실적 전망이 상향조정되면서 확신을 얻게 됐다"며 "이번 위기를 겪고 나서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담고 싶은 한국 기업은 없었는지를 물었다. 40종목 안에 한국 기업은 포함돼 있지 않아서였다. 그는 "아직까지 펀드에 담을 만한 종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지속가능한 이익을 내는지, 산업 성장성이 충분한지, 주주가치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현금 흐름이 탁월한지, 경영자 리스크는 없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건을 만족하면 편입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 He is…
△미시간대 경영학 학사 △JP모건체이스에서 20년간 근무 △현재 프랭클린 템플턴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
[서유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55. [매일경제][ETF 인사이드] 다양한 자산 성공적 운용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창대하리라.'
투자상품으로 ETF 글로벌 발전사를 지켜보면서 가끔 떠올렸던 문구다.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 또는 조금 더 세련된 표현으로 '실시간 순자산 가치에 가까운 가격으로 해당 펀드를 주식처럼 장중 거래' 등으로 설명되는 ETF는 이제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익숙한 상품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1993년 미국 American Stock Exchange(지금은 뉴욕거래소에 합병)에서 세계 최초로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상장된 이래 글로벌 ETF 시장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ETF 상품 진화 과정을 보면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가 진화하는 과정을 보는 듯 흥미롭다. 전통적인 주식ㆍ채권지수를 따라가는 초창기 ETF에서 파생 또는 실물을 기초로 한 원자재ㆍ통화 ETF가 가지를 쳐서 나왔고 이후 레버리지ㆍ인버스 ETF가 등장했다. 최근엔 액티브ㆍ헤지형 ETF까지 나왔다.
2년여가 지나면 20세 청년기를 맞이할 글로벌 ETF 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큰 상품으로 그 매력을 잃지 않고 있다.
이처럼 발전 과정에서도 보듯 ETF는 더 이상 '패시브' 상품만의 전유물이 아닌 하나의 '메커니즘'이 돼 가고 있다. 그 메커니즘 안에 패시브, 액티브, 대안투자(Alternative) 전략을 모두 담아내고 한 단계 높은 유동성을 제공함으로써 ETF는 펀드산업에서 작은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2002년에 첫 상품이 출시된 한국 ETF 시장은 시장 참여자의 적극성에 힘입어 상품의 다양성 측면에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ETF 운용사의 다양한 상품 개발 능력, LPㆍ마켓메이커의 적극적인 시장 조성 의지, 관련 업무 서비스 제공자의 수준 높은 업무 능력은 한국 ETF 시장을 발전시키는 큰 동력이다. 또 금융위,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 규제당국의 주도적이고 전향적인 ETF 관련 법규 개발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ETF 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필요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ETF 상품이 진화하고 다양해지면서 복잡한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운용사,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ETF 유동성을 제공하는 LPㆍ마켓메이커 역시 한 단계 높은 시스템과 능력을 요구받고 있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ETF 시장이 성공적으로 진화한다는 것은 관련 업계 발전도 함께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은 논리비약일 수 있겠지만 더 복잡한 상품 구조 아래 다양한 자산을 운용하는 ETF가 성공적으로 운용되면서 국내 증권사의 트레이딩 인프라스트럭처, 글로벌 거래시스템 구축,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토종 IB 기능 등도 함께 발전해 나가리라 믿는다.
한국 ETF 시장이 아시아의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직접 당사자들 노력 외에도 다양한 투자계층의 ETF에 대한 인지도 제고 또는 인식 변화가 따라줘야 한다. 현재 국내에 100개 종목 이상 다양한 상품이 상장 거래되고 있고, ETF를 적극 활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외국에서처럼 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이 ETF를 적극 활용할 때 한국 ETF 시장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 한국 ETF 시장은 중요한 변환기에 있다. 앞으로 2~3년간 시장 참여자들의 진지하고 효과적인 노력 여하에 따라 한국 ETF 시장 경쟁력과 위상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다. 한국이 아시아 ETF 시장의 중심이 되는 시점이 또한 한국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태용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ETF·인덱스부문 대표]
56. [매일경제]VVIP카드, 연회비 200만원이 아깝지않다고?
◆ VVIP카드 100% 활용법 ◆
'혜택을 아무리 써도 다 쓰지를 못하네.'
연회비가 최대 200만원에 달하는 VVIP카드. 이 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을 금전으로 환산하면 연회비의 3배를 넘는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최상위 계층을 위한 상품으로서 비싼 연회비를 받는 만큼, VVIP카드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은 사실 1년 내에 다 쓸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때문에 카드사들도 VVIP카드에서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차라리 최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VVIP카드가 제공하는 혜택이 너무 많다 보니 이를 다 쓰지도 못하고 1년을 보내는 고객이 적지 않다"며 "어떤 혜택이 있는지를 알아야 본전을 충분히 뽑을 수 있는 것이 VVIP카드인 만큼 그 혜택을 정확하게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사실 시중에 나와 있는 VVIP카드의 종류는 그리 많지 않지만 카드사마다 특색이 있다. 카드 상품을 고를 땐 연회비와 개인의 취향에 맞게 고르는 것이 좋다.
신한카드가 내놓은 '프리미어'는 연회비가 100만원이며, 현대카드의 '블랙'은 연회비 200만원에 최고 이용한도가 1억원이다. 삼성카드는 연회비 200만원의 '라움(RAUME)'을 선보이고 있고, 롯데카드의 VVIP카드는 '인피니트'로 연회비는 100만원이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각 카드사가 정한 자격기준에 맞춰 예비 고객이 초청받는 형식으로 가입이 이뤄진다.
VVIP카드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항공 서비스'다.
현대 블랙 카드는 좌석 등급 업그레이드나 항공권 할인이 가능한데, 아시아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구매하면 퍼스트 클래스 잔여석으로 좌석 등급을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주거나 동반자 1인 항공요금의 50%를 할인해준다. 대한항공을 이용할 때는 퍼스트 클래스 잔여석 업그레이드 서비스가 제공된다.
신한 프리미어 카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전 노선의 비즈니스석에서 퍼스트 클래스석으로 좌석 업그레이드 또는 동반자 비즈니스 항공권 무료 제공 서비스가 있다.
롯데 인피니트 카드는 세계 주요 지역 개인 전용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사용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1마일 적립, 국내외 동반자 비즈니스 왕복 항공권 무료 제공 등 헤택도 있다.
'종합선물세트'인 기프트 바우처 역시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
현대 블랙 카드는 매년 기프트 바우처를 제공하는데, 이 바우처는 호텔과 명품 브랜드,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 기계 교환권, 최고급 뷰티숍 우대권 등으로 구성돼 매년 제공된다. 이 기프트 바우처를 모두 사용하면 총 500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게 된다.
롯데 인피니트 카드는 명품 브랜드 듀퐁의 50만원권 스페셜 기프트, 요트 렌탈 및 프라이빗 요트클럽 우대, 롯데JTB 만불 여행패키지 100만원 할인, 국내외 공항 프리미엄 리무진 의전 서비스, 에비뉴엘 전문 쇼핑도우미 서비스, 제휴 명품 브랜드 할인, 24시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사용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1마일 적립, 국내외 동반자 비즈니스 왕복 항공권 무료 제공 등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 프리미어 카드는 특급호텔, 국내 골프장, 백화점 명품관과 면세점, 대형 병원 등과 관련된 각종 특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금융 관련 특별 우대 서비스 등 VVIP 고객에게 어울리는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또 특급병원 건강검진 무료 또는 우대 서비스, 공항, 골프장 리무진 할인 서비스 등도 있다.
특급호텔에서 혜택도 있다. 롯데, 그랜드하얏트, 임피리얼팰리스, 파라다이스부산, 제주신라, 샹그릴라 등 국내 특급호텔에서 호텔 멤버십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스위트룸 무료 이용 등이 포함된 '신한 프리미어 호텔 멤버십' 서비스도 가능하다.
별도의 개인 비서 서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삼성 라움 카드는 글로벌 컨시어지 1위 업체인 '퀸터센셜리(Quintessentially)'와 제휴를 맺고 여행, 쇼핑, 교육,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테면 바이어와의 중요한 저녁식사에 걸맞은 파리 최고의 프리미엄 레스토랑 예약, 미술을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 뉴욕 미술작가의 작업 스튜디오 방문 및 갤러리 탐방 여행 패키지 구성 등이 그 사례다.
현대 블랙 카드는 해외 출장과 여행이 잦은 블랙 카드 회원들 특성을 고려해 '더 블랙 컨시어지'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특정되지 않은 형태의 고객 요구를 접수해 수행하는 일종의 개인 비서 개념의 맞춤형 서비스다.
이 밖에 특급호텔에서 각종 할인 혜택과 함께 무료로 발레파킹 서비스를 받고, 블랙 회원만을 위한 전용 상담 데스크가 대기하고 있으며 각종 항공권 예약과 호텔 예약 등도 대행한다.
[최승진 기자]
57. [매일경제][Wanna Be Rich] 미국서도 믿을건 부동산 임대
최근 미국 주택 시장은 우울한 뉴스로 가득하다. 집값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담보로 잡히는 비율은 늘어난다는 소식뿐이다.
사려는 사람은 없는데 압류로 인해 팔아야 하는 물건은 자꾸 쏟아진다. 결국 기존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의 가격은 하락하고 이런 매물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주택 시장은 지난해 말 약간이나마 회복세를 보였으나 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고용이 개선되지 않는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또 다른 경기후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택가격 또한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다퉈 주택가격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주택가격이 올해 5%가량 하락하고 내년 주택가격도 바닥이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손해를 봐야 할 것인가.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주택시장과 관련해 눈에 띄는 현상이 있다. 매매가 아닌 임대 시장에 주목한다는 사실이다. 지금 미국에선 집을 사기보다는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집값이 현재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에 불안을 느껴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버드대학교 주택연구센터(JCHS)가 발표한 '2011년 미국 주택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임대율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 투자와 마찬가지로 대다수 사람들이 주택시장의 전망을 회의적으로 볼 때 그 대상을 투자할 적기로 보면 된다. 많은 요소들이 지금 부동산 임대에 뛰어들 적기의 신호로 간주된다. 모기지 금리와 집값이 유례없이 싼 형국이 바로 그 신호다.
또한 최근 인구조사 결과에 의하면 임대에 대한 수요가 500개 도시 이상에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수요 증가는 임대주로선 유리하다. 부동산 조사 업체인 핫패드즈닷컴(Hotpads.com)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역의 월별 임대료가 11.6% 오른 1320달러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주택가격은 5%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아파트 임대비용은 5%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주택가격은 내년쯤 안정되겠지만 임대비용은 계속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부동산 보유는 다른 투자수단보다 장기간 보유한다는 특성이 레버리지 활용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중개사협회 NAR 조사에 의하면 통상적인 투자자들은 주택을 10년간 보유한다. 마셜 소내샤인 컬럼비아대 교수는 "주식을 살 때 레버리지는 위험하지만 부동산을 장기 전략으로 구매할 때 레버리지는 좋은 전략이다"고 충고한다. 다만 그는 "부동산 자산을 장기적으로 갖고 있고 당신 자녀들의 대학 자금을 위해 주식이 필요하지 않은지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은행들은 적어도 20~25%까지 착수금과 향후 6개월간 모기지, 세금, 보험금을 지불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 능력을 보여주기를 요구한다. 최소한의 유동성은 확보하라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임대수입이 적어도 대출을 갚을 정도는 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는 마치 농산물 구매와 비슷하다고 조언한다.
시애틀의 부동산 투자자인 빌 시드너는 "당신이 1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을 사라"고 조언한다. 이웃에 누가 사는지, 근처에 시끄러운 바처럼 유해시설 여부, 그리고 경쟁하는 임대업자의 수가 어느 정도 되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매력적인 주거지로 꾸밀 자신이 없으면 경험이 많은 부동산 업자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임대 시장에 필요한 정보는 렌트 비교 사이트인 렌토미터나 생활정보 사이트인 크레이그스리스트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김덕식 기자]
58. [매일경제][Financial Consulting] 장애인 된 손녀에 상속하려는 자산가
김 모씨는 의정부에 시가 30억원, 공시지가 21억원의 상가빌딩과 예금 2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60대 중반 자산가다. 배우자는 2년 전 암으로 사망했다. 아들과 딸 모두 결혼 후 분가했으며, 친손자와 친손녀가 있다. 젊은 시절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본 이후 위험성이 있는 수익성 상품보다는 안전한 예금 위주 상품을 이용한다. 어느 날 8세짜리 손녀가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구 장애인이 되었다. 어린 손녀의 재활치료에 동행할 때마다 늘 가슴이 아프다. 아픈 손녀의 미래 대비책과 자신의 상속에 대비한 절세방안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지난 7월 말 신한생명 빅라이프(BIG LIFE)센터를 방문했다.
◆ 1% 수익률 증가보다는 1% 절세를 통한 자산관리를
김씨의 자산운영 수단인 예금은 수익률 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이자수익이 4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타 소득과 합산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김씨의 경우 연 5%를 적용하면 이자수익 1억원 중 6000만원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대상자가 세후 5%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세전 8.13%의 수익을 얻어야 가능하므로 세전 수익률보다는 세후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김씨의 경우 비과세 및 세금우대상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탁금, 생계형 비과세저축과 계약기간이 10년 이상인 저축성 보험은 이자소득이 비과세됨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된다. 또 세금우대상품은 9.5%의 이자소득세만 부담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된다. 예탁금 등 비과세 저축과 세금우대상품은 만기가 짧은 장점과 가입 한도가 정해져 있는 단점이 있다. 저축성 보험의 경우 한도가 없는 장점과 운용기간이 장기인 단점이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금액은 목적에 따라 기간을 분산하여 단기, 중기, 장기로 배분하는 방안을 추천한다. 중기에는 예탁금 및 세금우대상품에 적절히 배분하고 이자 수령시기를 분산하여 한 해의 소득에 집중되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저금리 지속에 따른 자산가치의 보존을 위해 보유 금융자산의 일부를 ELS, 헤지펀드 등 투자상품을 통해 시장금리를 추가로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씨의 경우는 현재 거액의 자금에 대한 특별한 사용처가 없으며 매월 상가에서 발생하는 임대소득이 있으므로 여유자금을 비과세상품에 적극 활용한다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 장애인 관련 세제혜택을 적극 활용해야
재산 상속대상인 장애인 손녀의 경우를 포함해 생각해 보자. 무상의 자산 이전은 일정 금액 초과 시 증여세가 수증자에게 부과된다. 미성년자의 경우 10년간 1500만원까지는 세금 없이 자금을 줄 수 있다. 할아버지로서 손녀의 미래를 생각해 금융상품 등 자산을 마련해 줄 경우 증여에 해당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에서 정한 과세의무가 성립된다.
하지만 장애인의 경우는 세제혜택이 있다. 특히 상증법에는 장애인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의 경우 연간 4000만원 한도로 비과세가 되는 조항이 있다. 10년이면 4억원, 20년이면 8억원을 세금 없이 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이다. 4억원일 경우 6000만원, 8억원일 경우 약 1억6000만원의 증여세를 줄일 수 있다.
김씨의 경우는 보험상품 중 즉시연금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상품은 현재 공시이율 4.8% 적용 시 일시에 9억원을 예치하고, 다음달부터 매월 이자로 약 323만원을 수령하는 상품이다. 원금은 사망 시 상속인에게 지급하는 상속형 연금형으로 가입한다. 매월 수령하는 연금 중 일부는 부모의 사고를 대비한 종신보험에 가입하여 장기적인 독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생계형 비과세저축에 3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으므로 절세형 상품을 적극 활용한다.
◆ 향후 재산가치 상승이 높은 재산에 합리적으로 사전증여해야
현재 상가빌딩에서 발생하는 임대소득은 금융소득과 합산과세되어 김씨의 세금 부담은 가중된다. 소득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 부동산 지분으로 사전증여하면 합법적으로 임대소득이 분산된다.
소득세는 개별과세하므로, 각자 임대사업자가 되어 지분별로 소득세가 계산된다. 가족 전체 세부담은 김씨 단독으로 신고할 때보다 낮아진다. 단, 공동사업으로 지분과 다르게 신고 시 지분이 가장 높은 사람의 소득으로 합산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분이 같을 경우는 종합소득이 높은 사람에게 합산된다.
증여세는 수증자 기준으로 과세된다. 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서 1억원까지는 10%, 1억원 초과 5억원 미만 20%, 5억원 초과 10억원 미만 30%, 10억원 초과 30억원 미만 40%, 30억원 초과는 50%이다. 그러므로 증여금액 조절을 통한 부담세율을 적절히 할 필요가 있다.
과다한 증여세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수증자별 증여세율 20% 범위 안에서 증여되도록 아들과 딸에게 상가빌딩 지분의 20%씩을 증여하고, 손자와 손녀에게는 증여세율 10% 구간 내에서 지분 5%씩 증여한다.
단, 손자와 손녀는 세대생략증여에 따른 30%의 할증과세가 추가된다. 하지만 향후 가치 상승과 상속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전증여는 수증자의 경제적 능력도 중요하다. 증여세 및 취득세 등 부대비용은 수증자가 부담해야 한다. 증여세가 클 경우는 최장 5년간 나누어 낼 수 있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사전증여 시 증여플랜에 수증자의 세금 납부 능력을 사전 검토하여야 한다. 주변 재개발 등에 의한 수혜로 지속적인 가치상승이 예상되는 바, 증여 후 가치 상승분에 대해 합법적인 무상이전과 함께 상속세 부담도 줄어든다.
수익성 부동산의 사전증여는 자산과 임대소득의 이전으로 재산증가속도를 억제한다. 이는 곧 자녀들의 소득으로 이전되어 부의 자연스러운 대물림이 되는 초석이 된다. 증여 후 10년 이후에 상속이 발생하게 될 경우 기증여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게 된다. 김씨의 자산 분산을 통해 현재의 종합소득세와 미래의 높은 상속세 부담을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증여 방법에 따라 재산에 대한 지배력 또한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자녀들의 상속세 부담 완화 및 장애인 손녀의 독립적인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신한생명 BIG 라이프센터 4인은
박세근 센터장(오른쪽 둘째)은 고액 자산가를 컨설팅하면서 10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으로 현재 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부동산과 기업 컨설팅에 강점을 지닌 전문가로 다수의 금융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서홍진 WM(맨 오른쪽)은 보험업계의 VIP 마케팅 초기부터 2000명이 넘는 VIP고객을 컨설팅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가업승계와 상속증여에 특화한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도 갖췄다.
윤은정 WM(왼쪽 둘째)은 여성의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의 고민 해결책을 찾는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종합자산관리에 강점을 지닌 CFP다. 송종우 WM은 수년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 경력을 쌓았고, 다양한 재무설계 능력을 바탕으로 투자위험관리와 포트폴리오를 통한 자산관리에 강점이 있다. 그 역시 CFP를 비롯한 다수의 관련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정리 = 김유태 기자]
59. [매일경제][이번주 경제지표] 유럽 악재 겹쳐 글로벌증시 하락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 9일 위르겐 슈타르크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가 사임하는 등 내부 불화설에 휘말렸다. 여기에 그리스 디폴트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확산되며 글로벌 증시 폭락의 시발점이 됐다.
진원지인 유럽 증시가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5년물 CDS로 산출한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이 99.9%까지 상승하면서 유럽 지역 상황 악화에 대한 염려가 높아졌다. 그리스 증시는 한 주간 9% 넘게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증시 역시 4~5%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증시만 상승했으며 인도네시아와 태국 증시는 5% 이상 하락했다. 홍콩 증시는 중국 본토보다 미국과 유럽 증시 영향을 크게 받으며 한 주간 4.2% 급락했다.
반면 글로벌 증시가 부진했음에도 미국 증시는 주간 단위로 0.7% 반등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했고 비철금속과 주요 곡물가격도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다. 국제 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세계 석유 수요를 하향 조정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했다. WTI 선물 가격은 한 주간 0.2% 하락하며 배럴당 89.12달러를 기록했다. 은 플래티넘 등 귀금속 가격은 하락했다.
반면 금 선물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달러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상승폭이 제한되는 모습이었다. 유로화 가치는 한 주간 3.3% 하락한 반면 달러인덱스는 2.5% 상승했다. 일본 엔화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한 주간 0.52% 올랐다.
추석 대목이 지난 후 수요가 감소하고 맑은 날씨가 계속되며 채소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생활물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양파 대파 등은 반입 감소로 가격이 올랐다. 상추 오이 호박 등은 반입이 증가하면서 내림세에 거래됐다. 배는 추석 대목이 지나면서 매매 수요 부진에 공급량 증가로 시장 내 재고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닭고기 가격은 비수기를 맞아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이 내렸다. 갈치 가격은 어획량이 증가했지만 소비는 위축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 환율은 달러 대비 절상률을 의미. 달러가치는 달러 인덱스 등락률로 대체. 2011년 9월 14일 오후 4시 업데이트 기준.
자료=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서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