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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2 2011.10.12 by Andy Jeong

2011.10.12

Economic issues : 2011. 10. 12. 22:54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경기부양 미흡…돈 더풀어 자신감 살려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경기부양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재정지출을 늘리고, 감세를 계속하며, 인센티브로 기업 투자를 끌어내는 또 다른 '신성장전략'이 절실하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지금은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인 'G제로(0)' 상태다. 지구촌은 이를 피해야 한다. 세계는 글로벌 리더십을 복원해 결단력 있는 정책으로 신속하게 행동해야 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1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개막한 제12회 세계지식포럼에서 연사들은 새로운 경제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면서 해법을 제시했다.

서머스 교수는 '글로벌 경제전망 2012' 세션에서 "미국의 위기는 과도한 자신감에서 비롯됐지만 더 큰 자신감으로 극복해야 하는 게 이번 위기의 '핵심적 아이러니(the central irony)'"라고 짚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낸 서머스 교수는 경제지식 권력의 정점에 선 인물로 현존하는 경제학의 천재로 거론된다. 그는 "투자와 소비를 늘릴 묘안은 없다"며 "결국 재정정책이 중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 정부는 가계소득 감소를 막기 위해 감세 정책을 계속하고, 정책 불확실성을 줄여 기업이 정부를 다시 신뢰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위기 이후 '신성장전략(new growth strategy)'이 필요하다"면서 구체적으로 △인프라스트럭처 등 재정지출 확대 △감세 정책을 통한 소비위축 차단 △인센티브 확대와 기업 비즈니스 환경 개선 등을 제시했다. 루비니 교수는 글로벌 리더십의 부재를 'G 0(제로)'란 표현을 써서 비판했다. 그는 "국제 공조를 요구하는 많은 영역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찾을 수 없다"면서 "미국이나 독일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G20(주요 20개국) 체제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자칫 'G 제로'의 세계가 염려된다"면서 "글로벌 리더십의 복원이 현재 경제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이고 각국 지도자들은 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과 미국의 '미래 권력'들도 분석과 해법을 내놓았다. 개막식 첫번째 기조연설자인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민주당 정책조사회장은 '자유무역협정(FTA)'을 해법으로 꼽았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인구 감소, 저출산, 고령화라는 문제 탓에 자국 경제에만 의존해서는 위기 극복은커녕 경제가 축소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서 함께 활약하려면 양국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정실자본주의(crony capitalism)'가 미국을 망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과 유착된 대기업은 인맥 형성에만 몰두하고 소비자보다는 정부에 투자했으며, 그 결과 혁신적인 중소기업은 사라지고 경제는 곳곳에서 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정실자본주의는 부를 창출하지 못하며 번영으로 가는 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배부른 엘리트와 정경유착으로는 결코 경제를 구할 수 없고 번영을 위해서는 개인, 즉 보통사람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2회째를 맞은 세계지식포럼은 13일까지 사흘간 열리며 '신경제위기(The New Economic Crisis)'를 주제로 20여 개국 200여 명의 국내외 연사들이 나서 통찰과 전망을 제시한다. 이날 저녁 쉐라톤워커힐호텔 '클락16'에서는 글로벌 리더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VIP 만찬이 열렸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만찬 축사에서 "지금까지 인류 역사는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기회를 잡는 데 실패한 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세계가 다시 하나가 돼 현명하게 지금의 도전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 신헌철 기자 / 이재철 기자 / 임성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2. [매일경제]공정위, 백화점 명품 폭리 실태조사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와 중소업체 판매수수료 인하율을 조율 중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국내외 명품 브랜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명품 업체들이지만 판매수수료율 인하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백화점 3사를 겨냥한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공정위와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10일 루이비통 샤넬 구찌 카르티에 아모레퍼시픽 제일모직 LG패션 MCM 등 8개 업체 사무실에 조사관을 보내 백화점 계약 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등 명품 브랜드 실태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조사관들은 해당 업체 유관부서의 컴퓨터 파일과 관련 서류 등 관련자료를 제출받아 입점 업체와 백화점 간 판매수수료와 인테리어 비용 분담 등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중소 납품업체들은 백화점 업계가 자신들에게는 30~40%에 이르는 높은 판매수수료 외에 각종 명목으로 판매비용을 전가하면서도 유명 브랜드에는 오히려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백화점 측이 부담하는 등 부당한 특혜를 제공해 왔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어제부터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며 "백화점과 국내외 유명 브랜드 간 거래 실태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백화점 업계가 중소 납품업체들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이들 명품 업체에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심윤희 기자 / 이재철 기자]


3. [매일경제]中, 국부펀드로 증시 부양…코스피 나흘째 상승세

중국 국부펀드가 2년여 만에 대대적인 주가 부양에 나섰다.

중국 국부펀드 가운데 중국 내 투자를 담당하는 중앙후이진투자공사가 10일 중국 4대 국유은행 주식 매수에 나섰다.

11일 중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중앙후이진투자공사는 전날 공상ㆍ건설ㆍ농업ㆍ중국은행 등 4대 은행 지분을 대거 매입했다. 이번 국부펀드 주식 매입은 지난 2009년 10월 주식 매입이 이뤄진 이후 2년여 만이다. 공사 측은 이번 주식 매입 규모를 직접 공개하진 않았다.

하지만 개별은행들이 홍콩ㆍ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후이진투자공사가 사들인 주식은 공상은행 1460만주, 건설은행 738만주, 농업은행 391만주, 중국은행 350만주 등으로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

후이진투자공사는 앞으로도 계속 은행주 매입에 나설 계획이라면서도 홍콩ㆍ상하이 등 어떤 시장에서 매입할지, 예상 매입 규모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의 주가 부양 움직임으로 중국 금융주들이 많이 상장돼 있는 홍콩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홍콩H지수와 항셍지수는 각각 4.37%, 2.43% 올랐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중국에서까지 훈풍이 불어오자 코스피도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28.58포인트) 오른 1795.02로 장을 마쳤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서울 = 이덕주 기자]


4. [매일경제]개성공단 공장신축 다시 허용

천안함 사태 이후 시행된 5ㆍ24 대북제재 조치로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숨통을 터주는 조치가 나왔다.

정부는 11일 개성공단 내 공장 건축공사를 재개하고 소방서와 응급의료시설 신축을 조속히 추진키로 하는 등 대북제재 조치를 부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개성공단을 방문한 후 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해 이뤄진 것들이다.

특히 류우익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북한문제에 대해 다소 유연해진 정부 입장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로 남북 대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장 건축공사 재개 대상은 7개 기업이다. 일부 기업은 공사 중단 당시 공정률이 70%에 달했던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신축공사 외에 기존 입주기업 5개사가 진행 중이던 증축공사 재개도 허용하는 방안을 앞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내 소방서 건설은 11월 중 착공을 거쳐 내년 말 완공된다. 현재 용지 매입과 설계가 완료된 상태다. 응급의료시설도 내년 초 착공해 내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응급의료시설 건립 지원을 위해 조만간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회의를 열어 남북협력기금 집행을 승인할 예정이다.

개성시와 개성공단을 잇는 북측 근로자들의 출퇴근 도로 개ㆍ보수 공사는 연내에 착공할 예정이다. 도로 개ㆍ보수는 우리 측이 직접 시공할 계획이다.

북한 측 근로자 공급 확대를 위해 출ㆍ퇴근 버스도 확대 운용하기로 했다. 운행지역도 기존 개성공단 반경 20㎞ 이내에서 반경 4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황해도 금천, 봉천, 평산지역에 있는 북한 주민도 개성공단까지 출ㆍ퇴근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250여 대 출ㆍ퇴근 버스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여유분 45대를 새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문수인 기자]


5. [매일경제]15일 한국판 월가시위 예고

◆ 월가시위 불똥튈까 전전긍긍 ◆

반(反)월가 시위 기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내에도 번지고 있다. 10여 개 시민ㆍ대학생 단체가 15일 서울 집회를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협회는 투기자본감시센터, 참여연대, 한국대학생연합 등 10여 개 단체와 15일 금융자본 규탄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하고 구체적 행동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백성진 협회 사무국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15일 이곳에서 2000여 명이 모여 본격적인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장소는 바뀔 가능성도 있다. 박원석 참여연대 합동사무처장은 "미국처럼 SNS를 통해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좋기 때문에 이들의 문제의식을 가장 잘 드러내도록 관련 장소와 시간을 주최 측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집회를 통해 금융공공성 회복과 금융독립성 확보 등을 주장하며 사금융 피해자나 금융권 노동조합원, 대학생의 개별 피해 사례도 강조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부실 대출 논란을 일으킨 저축은행 사태를 비롯해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대학 학자금 대출 문제 등 여러 현안을 다룰 계획이다.

미국 시위대는 갈수록 체계화되고 있다. 요구사항이 정리되고, 주제가까지 나왔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반월가 동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카고 시위대 '시카고를 지배하라(Occupy Chicago)'는 지난주 요구사항을 12개로 정리하고 지난 8일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대상으로 요구조건을 확정하기 위한 투표에 돌입했다.

첫 투표에서 이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도입한 부유층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 폐지'와 '월가 범죄자들 기소'를 공식 요구사항으로 채택했다. 트리뷴은 "투표에는 300여 명이 참여했으며, 270여 명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이번주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규제 강화권 부여' '학생 부채 탕감' '선거자금법 개혁' '부자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버핏 룰 제정' 등 주장을 놓고 투표를 진행한다고 WSJ는 보도했다.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는 반월가 시위에 동참하기 위해 이날 오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공격은 이날 오후 3시 35~37분, 5시 30~55분 등 두 차례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서비스가 현저하게 느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이 시간대에 아무런 일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시위 주제가도 등장했다. '레비의 월가 점령 시위가'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래퍼 레미 무나시피가 지난 9일 워싱턴DC 프리덤플라자에서 촬영한 곡이다. 특히 "사람들아 모여라, 와서 힘을 보태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밥 딜런의 노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시대는 변한다)'의 첫 소절에서 따왔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서진우 기자 / 임영신 기자]


6. [매일경제]권혁세 금감원장 "은행들 잇속 차리기 그만"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주요 은행장들을 만나 고배당을 자제하고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라고 강하게 압박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권 원장은 10일 오후 우리ㆍ신한ㆍKBㆍ하나ㆍ기업은행장과 농협 신용대표를 서울 여의도 금감원으로 불러 "글로벌 경제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고배당을 자제하고 위험에 대비한 내부유보금을 늘려라"고 당부했다. 그는 자산건전성과 관련해 추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독려했다.

올해 15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권 순이익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권 원장은 반(反)월가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에 우리나라가 휩쓸리지 않기 위해 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인한 이익은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은행들이 앞장서서 서민금융 확대 등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권 원장은 서민 전용 대출인 '새희망홀씨'를 거론하며 "은행들이 새희망홀씨 대출 목표치만 늘려놓고 실제로는 제대로 서민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대내외 경제 불안이 계속될 경우 사회적 약자가 먼저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서민금융을 강화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장은 월별 대출 증가율 0.6% 내로 제한했던 가계대출의 부작용을 고려해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제한하니 서민들이 제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으로 많이 간다"며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이내로 연간 기준으로 관리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드사의 론이나 현금서비스, 캐피털 대출이 늘어나면서 가계부채의 질이 더 나빠지고 있다. 월별 대출 증가율을 분기별 대출 증가율(1.8%)로 제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연간 증가율로 그 제한 기준을 유연하게 바꿔준 것이다.

그는 대출이자를 올릴 때는 빨리 많이 올리고, 예금이자는 찔끔찔끔 올리는 상황은 은행에 대한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장은 외환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해달라는 주문과 함께 금융소비자 보호, 정보기술(IT) 보안문제에 대해서도 은행장들이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3주 전에 잡혔던 비공개 간담회 일정"이라며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1시간 반가량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전정홍 기자]


7. [매일경제]기업이 다시 리스크에 뛰어들게 하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서머스·루비니의 위기해법 ◆

"아무리 고통스러운 위기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한국이 외환위기에서 보여줬다. 이번 글로벌 위기도 다르지 않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유로존 재정위기나 미국 재정적자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수축 국면으로 접어들 확률은 50% 이상이다."(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을 만든 래리 서머스와 영원한 비관론자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두 거장이 글로벌 경제위기 해법을 내놓기 위해 제12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머리를 맞댔다. 두 사람은 대체로 상이한 위기 진단과 해법을 내놓았지만 정부가 정책 불확실성을 줄여 기업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등 일부 해법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먼저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위기를 한마디로 '아이러니'라고 진단했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4~5년간 기업의 과도한 위험감수(risk taking)가 문제됐지만 지금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설비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버블의 위험성을 모르고 불나방처럼 리스크를 짊어졌던 기업과 가계, 심지어 정부까지 파산 위기를 맞았다. 눈앞에는 끝 모를 위기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다시 '과감할 정도의 자신감'이라는 게 서머스의 통찰이다. 미국과 유럽을 향한 맞춤 처방도 내놨다.

그는 "페인트가 벗겨진 학교가 3만개나 있고, 건설업계 실업률이 20%에 달하며 실질금리가 제로에 가까운 나라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이냐"고 반문한 뒤 "정부가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를 움직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 1년간 미국 정부는 부양책을 늘리는 게 아니라 줄여왔다"며 "다시 정부가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을 향해 "먼저 은행에 초점을 맞춰 금융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유럽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위기를 넘어 의미 있는 성장에 관해 분명한 의지를 가져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날 서머스 교수는 미국 패권의 쇠퇴를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중국 등 신흥국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미국이 세계의 유일한 성장동력으로 오래 남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며 "그러나 하나의 엔진으로 비행기가 날 수 없듯이 미국은 이제 무역수지 적자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최대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로존 위기 해결책 제시에 집중했다.

루비니 교수는 먼저 "지금 유럽은 말만 앞세우고 아무도 결단을 내리지 않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유로화에 대한 평가절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적어도 2조유로 규모로 조성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위기에 처한 국가를 지원해야 한다"며 "범유럽 차원의 은행 부채 감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 건전성 개선과 관련해 루비니 교수는 "미국이 했던 것처럼 정부 자금을 우선주 형태로 은행에 투자해 자본을 확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경제 성장에서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람과 지식에 대한 투자가 향후 경제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향후 세계 경제는 혁신과 교육, 특히 지식에 의해 발전할 것"이라며 "세계지식포럼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두 사람이 참여한 '글로벌 경제전망 2012' 세션에선 위안화가 언제쯤 기축통화가 될 수 있을지가 화제에 올랐다.

서머스 교수는 "세계적으로 높은 삶의 수준을 누리지 못 하는 나라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된 적은 역사상 한번도 없다"며 "위안화에 대한 신뢰는 아직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규모는 크지만 1인당 GDP는 미국의 10~20%에 불과하다"며 "생산성 면에서 아직도 뒤처져 있는 중국의 화폐가 기축통화가 될 가능성은 향후 수십 년 간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루비니 교수는 위안화가 머지않은 미래에 유로화ㆍ엔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향후 5년 내지 10년 후에는 적어도 아시아에서는 위안화가 결제통화로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Speaker's Message

▶앞으로 5년이 지금까지의 5년보다 확실히 더 좋다.

Next five years will certainly be better than the last five years.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신헌철 기자 / 노현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8. [매일경제]서머스·루비니·이창용 묘한 인연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첫날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글로벌 경제전망 2012' 세션에는 묘한 인연으로 맺어진 세 사람이 한 무대에 섰다. 주인공은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다.

서머스는 미국 재무장관에 이어 하버드대 총장(2001~2006년)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장까지 지낸 거물이다. 16세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 입학했고 27세에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다. 이듬해 서머스는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 종신교수가 됐다. 이창용 수석이 1980년대 말 하버드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을 때 지도교수가 바로 서머스다. 나이는 여섯 살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엄연한 스승이다.

이날 세션에서 서머스는 이 수석을 '제자'라고 소개하며 반가워했다.

루비니 교수 역시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지만 그의 지도교수는 공교롭게도 제프리 삭스(현 유엔 사무총장 특별보좌관)였다. 삭스는 묘하게도 서머스가 하버드대 총장이던 2002년 컬럼비아대로 둥지를 옮겼다. 서머스, 삭스와 폴 크루그먼을 합해 현존하는 경제학계 '3대 천재'로 일컬을 정도여서 숙명적 경쟁심이 작용했다는 뒷말도 나왔었다. 이 수석은 서머스의 '직계 애제자'인 반면 루비니 교수는 '라이벌의 애제자'였다는 얘기다.

[신헌철 기자]


9. [매일경제]판강 "美가 유로존보다 심각…이창용 "유럽공조 가장 절실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글로벌 경제전망 2012 세션 ◆

"미국 경제가 어떻게 하면 살아날까요."(사회자)

"미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You have to fix your own home by your own means)."

판강 중국 국민경제연구소(NERI) 소장이 11일 열린 '다시 찾아온 위기, 그 해법은?:글로벌 경제전망 2012' 세션에서 '미국 위기의 해법'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와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창용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지금 같은 경제위기에 신흥국 역할은 한계가 있다"며 "글로벌 공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열린 세션에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판 소장과 이 수석 대(對) 서머스 교수와 루비니 교수 간 미묘한 의견 차이가 청중의 큰 관심을 끌어냈다.

한마디로 아시아 측 연사들은 신흥국에 과도한 기대나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라는 '일침'을 놓았고, 서머스와 루비니 교수는 신흥국가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판 소장은 먼저 미국 학자들이 유럽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한 데 대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이 80%인 반면 미국은 100%가 넘는다"며 "진짜 심각한 문제는 유럽이 아니라 미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중국 역할론'을 의식한 듯 "중국 등 신흥국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신흥국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역할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파국을 막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판 소장은 이어 "미국 문제는 남이 해결해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정책적으로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판 소장은 위안화 절상론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를 명확히 했다.

그는 우선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달러화 대비 위안화 평가절상률은 12%에 달한다"며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판 소장은 "중국은 동아시아와 중남미 국가들의 외환위기로부터 배운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급작스러운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인한 충격을 원하지 않으며 점진적인 평가절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수석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신흥국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판 소장과 인식을 같이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유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국 공조"라며 "유럽 지도자들이 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보다는 유럽과 미국의 리더들의 선제적 역할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이 수석은 이어 "유럽 국가들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 공조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국가들이 정책 시행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를 향해서도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 수석은 "IMF가 진정한 국제기구라면 유럽 문제를 다룰 때 반드시 무역ㆍ금융 등 분야에서 신흥국들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현 기자]


10. [매일경제]"아시아와 협력해야 글로벌 위기 극복"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선진국들은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신흥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해야 한다."

세계지식포럼 집행위원장인 장대환 매일경제신문ㆍMBN 회장은 1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지식포럼 개막사를 통해 아시아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했다.

장 회장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각국의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유로존' 위기와는 달리 아시아 국가들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오는 2050년까지 아시아 국가들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2%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는 2010년 28%의 거의 두 배"라며 "외환보유액이 많은 전 세계 톱10 국가 중 7개국이 아시아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아시아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회장은 "유럽연합(EU)이 첫 FTA 상대국으로 한국과 협정을 체결했고, 미국은 한ㆍ미 FTA 발효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적 협력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교육열 등 '아시아적 가치'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장 회장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열을 여러 차례 칭찬하고 유럽에서는 한국의 K팝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이제 아시아적 가치는 경제성장뿐 아니라 지식과 문화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11. [매일경제]페일린 "엘리트 아닌 보통사람이 세계 경기회복 이끌 것"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페일린 기조연설 ◆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는 부(富)를 창출하지 못한다."

세라 페일린 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는 11일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에서 "연구개발 투자보다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미국은 정실 자본주의가 심각하다"며 "정실 자본주의는 번영으로 가는 옳은 길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정실 자본주의는 원래 서구 국가들이 정경 유착으로 부패한 아시아 경제를 비판할 때마다 사용하는 용어였지만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페일린 전 주지사는 미국 자본주의를 그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이 말을 차용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정치권과 유착된 대기업은 정치적 인맥을 만드는 일에만 몰두하고 소비자에게 투자하기보다는 정부에 투자했다"며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중소기업은 밀려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혁신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이 도태돼선 안 된다"며 "이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어렵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중앙정부 힘을 제한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은 정치권이 할 일이 아니라 시장이 맡아야 한다"고 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개인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하는데도 현재 각국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유럽 관료주의는 더 심화되고 미국에서도 연방정부가 더 많은 개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엘리트들은 결코 세계 경제를 구할 수 없고 번영을 실현하지 못한다"며 "번영을 위해서는 보통 개인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한 아시아 역할론에 대해서는 맞장구를 쳤다. 그는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더 이상 미국만 바라봐선 안 된다"며 "미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중산층이 함께 글로벌 소비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기를 통해 아시아가 주목받고 있지만 도전이나 위협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며 "경쟁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아시아는 물론 세계 경제가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의 부상으로 세계 군사력에 부침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안보 지도에도 '노란불'이 켜졌다.

이에 대해 페일린 전 주지사는 "14조달러에 달하는 부채 때문에 미국 안보 비용을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미국은 물론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포기했지만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는 접지 않았다.

그는 "이제 여성이라고 특별히 제한받는 것이 없고 성별이 문제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여성 대통령이 나올 충분한 시기가 됐다"는 생각을 밝혔다.

Speaker's Message

▶북한 정권 교체 및 현정권이 무너질 때 한국이 북한 재건에 도움을 주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I look forward to a "regime change" in North Korea and the day South Korea can help rebuild the North after the fall of Pyongyang's current ruling dynasty.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임성현 기자]


12. [매일경제]불확실성 시대 위기관리 이젠 CEO혼자선 안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CEO 라운드테이블 ◆

11일 세계지식포럼 '글로벌 CEO 라운드테이블 : 선제적 위기관리 경영' 세션에 참석한 패널들은 기업들에 상향식(Bottom-up) 위기 관리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위기 관리 시스템은 주로 하향식(Top-down)이다. 최고경영자(CEO)가 위기를 인식하고 대비책을 지시하면 임직원들이 이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형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이 시스템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디지털ㆍ글로벌 시대를 맞아 너무 많은 정보가 유입되면서 CEO 혼자 이를 파악하고 위기를 정의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금융위기를 사전에 인식하기 어려웠고 이에 대비한 비상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이제는 조직 말단에 있는 직원들이 각자 위치에서 정보를 수집ㆍ분석하고 이를 통해 상향식으로 위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니스 낼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회장은 "과거 정적인 리스크 관리에서 탈피해 이제 역동적인 리스크 관리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존 하향식 관리 시스템에 더해 조직 하단부에서 올라온 정보가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상향식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재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며 "위기가 현실화됐을 때 잘 대처하고 버틸 수 있는 기업문화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한 곳인 리오 틴토의 톰 알바니스 대표 역시 상향식 관리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고 거들었다. 그는 "광산업의 경우 과거에는 기술적인 문제와 자연재해만 걱정하면 됐는데 지금은 환경ㆍ안전ㆍ규제ㆍ세금 문제 등 짚어야 할 요소가 너무 많아졌다"며 "이제는 하향식에 더해 상향식 위기 관리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비요른 핸슨 노르딕 아메리칸 탱커스 회장은 위기를 부르는 3대 요소로 △잘못된 인센티브 시스템 △이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 △신참 경영진을 꼽았다. 핸슨 회장은 미국 월가에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해 곪아터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월가 인센티브 시스템은 위기를 많이 부담할수록 돈을 많이 버는 구조였다"며 "월가 종사자들은 리스크를 반영한 수익률 대신 단순 수익률에만 집착했다"고 비난했다.

니시다 아쓰토시 도시바그룹 회장은 위기 관리 시스템의 3대 키워드로 △혁신 △적응 △변화를 제시했다. 니시다 회장은 "혁신으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속적인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노트북컴퓨터가 나온 뒤 얇은 액정화면(LCD) 관련 신기술이 쏟아졌고 이후 LCD TV를 중심으로 큰 시장이 열렸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만일 어떤 기업이 노트북컴퓨터 개발 후 혁신을 게을리했다면 큰돈을 벌 기회를 놓치고 도태될 위기를 겪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니시다 회장은 "미래 리스크에 대처하기 위해 조직의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품질뿐만 아니라 프로세스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북돋는 기업문화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현 기자 / 정동욱 기자]


13. [매일경제]리더 다양한 경험치 쌓아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리더는 여러 지역, 다양한 분야를 겪어야 리스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글로벌 CEO 라운드테이블' 패널들은 위기 관리를 위한 CEO 자질도 함께 논의했다. 특히 정보의 홍수 시대에 CEO가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려면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톰 알바니스 리오 틴토 회장은 "리더는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봐야 한다"며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위험 요소와 맞닥뜨리면 위기가 증폭돼 보이지만 이를 겪어내야 미래 위기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낼리 PwC 회장도 다양한 경험이 어우러져야 위기 관리 시스템이 더욱 견고해진다는 점에서 같은 주장을 폈다. 하지만 CEO 한 사람에게 의존하기보다 팀을 꾸리는 게 더 낫다는 의견도 내놨다.

니시다 아쓰토시 도시바그룹 회장은 CEO들이 위험(리스크)과 불확실성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할 필요는 있지만 불확실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알바니스 회장은 2012년 키워드로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을 제시했다. 그는 "비단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가 장기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려면 시민이 안정적인 삶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유럽 국가부채 해결을 위한 정치적 리더십 확립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peaker's Message

▶"작은 혁신이 쌓이면 조직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If you accumulate small innovations, then you can change an organization itself.”

-니시다 아쓰토시 도시바그룹 회장

▶"당신 자신을 계속 시험하라. 당신이 모르는 것을 계속 물어라."

"Keep testing yourself. Keep asking what you don't know." -톰 알바니스 리오틴토 사장

[오재현 기자 / 정동욱 기자]


14. [매일경제]마에하라 `열린 아시아`위해 한·일FTA 서둘러야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한국과의 조속한 자유무역협정(FTA)이 필요하다."

일본의 '토니 블레어'로 불리는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민주당 정책조사회장(49)이 그리는 새로운 한ㆍ일 관계가 세계지식포럼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대지진과 쓰나미, 전력 위기, 엔고 부담까지 겹치며 시련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일본에서 그는 차기 총리 후보 1순위로 지목된다.

또 일본의 총체적 위기 상황을 타개할 주역으로 주목받는다. 그는 한국과의 강력한 파트너십이 '열린 아시아' 시대에 꼭 필요한 조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11일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에 나선 그는 "한ㆍ일이 서로 절차탁마(切磋琢磨)하고 아시아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견인차가 돼야 한다"며 "한ㆍ중ㆍ일 협력이 견인하는 '열린 아시아'는 글로벌 성장동력과 리더십을 대체할 엔진"이라고 강조했다.

마에하라 정조회장은 "아시아가 한ㆍ중ㆍ일은 물론 태평양, 인도에도 크게 열려 있다"며 "경제발전도 결국 지역 안정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 지역 안정과 조속한 한ㆍ일 FTA, 한ㆍ중ㆍ일 협력이 열린 아시아 시대를 위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마에하라 정조회장은 "새로운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은 자유로운 무역 투자를 필요로 한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한국과 일본 간 FTA가 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솔직한 화법의 소유자답게 그는 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 문제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내비치면서도 한ㆍ일 경제협력의 새 모델이 이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과거 한ㆍ일 문화개방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한국 정부의 과감한 결정으로 일본 문화가 한국에 자연스럽게 흡수되고 오히려 한국 문화 발전이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ㆍ일이 협력해 국제사회에서 함께 활약하려면 한ㆍ일 양국 간 FTA 체결이 가장 중요하다"며 거듭 한ㆍ일 FTA 재개를 한국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기를 요청했다.

일본과의 FTA는 양측 간 개방 폭을 둘러싼 의견 차와 국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2004년 11월 제6차 협상 이후 7년째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마에하라 정조회장은 일본 내 대표적 '지한파' 정치인답게 한국 정부 리더십과 정책 품질에 대해 예리한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 'CEO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명박 대통령은 대단히 뛰어난 국가 경영자"라며 "일본이 본받아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뛰어난 정책을 도입하고 서로 절차탁마하면서 아시아 경제를 지속 성장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가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대해서는 "일본의 경험상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재정ㆍ금융을 총동원하고 재정 재건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대중(對中) 관계에 대해서는 열린 아시아를 지향하는 '호혜'적 관계를 전제로 하면서도 최근 잇단 군사력 증강 움직임에 염려를 표명했다.

그는 "중국이 핵무기, 탄도미사일, 사이버 전투 능력 등 군사 능력에서 광범위한 현대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염려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본과 중국 간 상호 이해를 추진하고 이 분야에서 한ㆍ일 양국 협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자연의 역습에 '글로벌 공급사슬'이 끊어지고 초엔고 사태까지 맞은 일본 경제에 대한 위기감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초엔고와 전력 공급 불안감으로 제조업 등 수출기업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 여파로 국내 산업공동화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이 기저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염려했다.

특히 일본 경제의 숨통을 죄는 초엔고 현상에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기회로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엔고를 활용해) 성장성이 뛰어난 해외 기업을 인수하고 에너지 자원 확보에도 적극 나서겠다"면서도 "(과도한 엔고 저지를 위해) 시장에 의연하고 강력한 시그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Speaker's Message

▶일본은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

Japan could learn many things from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민주당 정책조사회장

[이재철 기자]


15. [매일경제]기술-인간생활 연결해야 좋은 디자인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스티브 잡스 추모 세션 ◆

1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지식포럼 '디자인이 좋으면 소비자가 즐겁다' 세션에서 조 탄 인케이스 공동창업자와 마커스 디벨 디자인 부사장은 디자인 철학을 세 가지로 꼽았다.

인간을 생각하고, 생각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목표를 뚜렷하게 정하라는 게 핵심이다. 이들의 디자인 철학은 스티브 잡스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인케이스가 1997년 아이팟으로 애플의 첫 공식 액세서리 지정업체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디자인 목표가 애플의 그것과 같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디벨 디자인 부사장은 "디자인의 인간화 지수를 100이라고 한다며 아이폰의 디자인 지수는 100에 가까울 정도"라며 "보편적인 생각에서 벗어난 아이폰 열풍과 스티브 잡스의 혁신성이 디자인 철학을 바꿔 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노키아, 모토롤라, 삼성, LG 등이 이 같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먼저 알고 제품을 내놨다면 아이폰처럼 성공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의 성공은 인케이스 디자인 철학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인케이스 디자인 목표는 단순한 디자인의 미학에 있다.

조 탄 창업자는 "인간의 다양한 경험 속에서 인간에게 가장 단순하고 편리한 디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과 협업을 하는 과정을 통해 단순한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 때 어떻게 케이스를 디자인해야 하는지 감이 없었다"며 "각도에 따라 세워 볼 수 있는 아이패드 케이스도 편리함과 단순함을 생각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디벨 부사장은 "좋은 디자인이란 혁신과 직관, 기능, 아름다움, 본질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라며 "기술과 인간 생활을 연결시켜주는 게 디자인의 궁극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디벨 부사장은 "독일 속담에 '자기 그림자를 뛰어넘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다"며 "사고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디자인에 열정과 사랑,이해로 고객들의 사랑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우성덕 기자]


16. [매일경제]이수만 "경계없는 문화시대가 `버추얼네이션` 만들어"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경계 없는 문화의 시대가 버추얼네이션(Virtual Nationㆍ가상국가)을 만들고 있다."

한류 전도사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겸 회장이 미래에는 다양한 뉴미디어를 이용해 대중문화를 공유하는 버추얼네이션이 급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회장은 11일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을 통해 문화 콘텐츠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파되는 현실을 지목하면서 문화로 동질감을 느끼는 그들만의 문화 공동체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회장은 "이 문화 공동체를 버추얼네이션이라 부를 수 있다"며 "뉴미디어를 통해 SM 콘텐츠를 시청하는 유럽과 미국, 남미 사람들은 사는 곳과 피부색은 다르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SM타운의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뉴미디어가 버추얼네이션의 문을 열고 있다"며 "전 세계에 구축된 네트워킹이 소위 '신한류'를 만들고 있고 신한류가 한국을 버추얼네이션의 중심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적재산권 보호가 정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비롯해 실명제로 지식을 공유해야 수익이 창출되고 더 나은 문화적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경제적 여건이 허락된다면 버추얼네이션의 중심인 한국으로 세계 각국 국민을 초청해 시민권을 주고 국가 선포식을 하고 싶다"며 "문화산업이 더욱 발전해 이처럼 경이적인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가상 세계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면 중국은 현실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시장이 클수록 대형 스타가 배출되고 있는데 중국은 시장성이 무척 크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은 아시아이고 그중에서도 중국"이라며 "일본 진출은 아시아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베이징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일각에서는 시장으로 미국을 지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미국 진출은 시간ㆍ공간적 제약이 많이 따른다"며 "한국에 머물면서 좋은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중국은 물론 세계시장에 전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회장은 "미래에는 IT산업에 이어 한류를 바탕으로 한 CT(Culture Technology)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끄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문화산업이 경제를 이끄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특별강연에는 청중이 대거 몰리면서 200여 석에 이르는 좌석도 모자라 100여 명이 서서 강연을 듣는 등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수만 회장의 위상을 보여줬다.

[서대현 기자]


17. [매일경제]아시아 공헌지수 P&G 1위

◆ 제12회 세계지식포럼 ◆

해외 직접투자(FDI) 기업 가운데 중국 P&G 현지법인이 아시아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기업으로 조사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는 애플과 구글이 선정됐다.

제12회 세계지식포럼 개최(10월 11~13일)에 맞춰 매일경제신문은 11일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아시아 공헌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경제ㆍ사회적 공헌도가 가장 높은 FDI 기업 100곳을 선정했다. 한국, 중국,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아시아 공헌지수에 따르면 중국 P&G(6.1%)와 유니레버(3.43%)가 중국에서는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나란히 아시아 공헌도 1, 2위를 차지했다.

국가별로 일본에서 닛산자동차, 후지제록스가 상위권에 포진했고 한국에서는 르노삼성자동차, 넥슨, 롯데물산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톱 100위 기업 중 중국 소재 기업이 37개로 가장 많았고 한국 36개, 일본 27개로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생활용품기업(6개)이 가장 많았다. 일본에서는 금융기업(7개)이, 한국에서는 금융기업(13개)과 IT기업(5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개국 국민은 톱 100대 기업을 선정하면서 '기술발전 우위'(17.8%)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했다. 다음은 고용창출(14.6%)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12.9%)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기술발전 우위'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목됐고 한국에서는 '고용창출'이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아시아에서 이들 해외 직접투자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한 팁(방법)도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정부정책과 정치적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18%)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뽑혔다. 일본에서는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력(15%)'이, 한국에서는 '현지화 수준(17%)'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들 기업에 아시아인들이 바라는 것은 명확했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고용창출'을 가장 많이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질,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술이전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는 애플과 구글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조사 때문인지 일본의 도요타, 혼다, 소니, 한국의 삼성전자도 국가별 조사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류상영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시아의 시각으로 아시아 시장을 분석한 것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세계지식포럼 주도로 류상영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참여해 아시아에 소재한 해외 직접투자 기업 중 국내총생산 대비 투자 규모가 큰 200개 업체를 선정한 뒤 '아시아 공헌도 순위'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 원아시아클럽서울의 후원으로 총 2500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는 중국에서는 인민일보, 일본에서는 PwC, 한국에서는 매일경제신문이 담당했다. 매일경제는 사회공헌보고서를 세계지식포럼 현장에서 매년 발표할 예정이다.

[임성현 기자]


18. [매일경제]케인스학파·시카고학파 뛰어넘는 新경제학파 부상하나

"글로벌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일정 책임이 있는 이들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대담한 결정(bold decision)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토머스 사전트 미국 뉴욕대 경제학 교수와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가 선정된 것을 놓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시장에 우호적인 거시경제학자'를 과연 금융위기 시대에 선정하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전트 교수가 발전시킨 합리적 기대가설은 오늘날 경제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합리적 기대가설이란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미리 알려진 경제정책이 현실화했을 때 기대했던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 핵심. 금융위기 원인인 거품도 없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분법으로 이들을 재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이 정부 역할을 중시하는 '케인스 학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장에 확신을 두는 기존 '자유주의자'와도 다르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하성근 연세대 교수는 "합리적 기대가설은 현실적인 설득력을 지니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사전트 교수는 전에 없었던 통계분석방법론을 창안했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스 교수 제자인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연구 성격상 시카고 학파(중부)로 분류하기 어렵다"면서 "자연스레 새로운 걸 연구하다 보니 최근에는 합리적이지 않은 경제 주체에 대해서까지 연구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노선이 다른 새로운 학파가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지순 서울대 교수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데이터를 토대로 경제를 설명하려고 노력했던 인물들"이라며 "시카고 학파를 넘어섰다고 평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상덕 기자 / 이기창 기자]


19. [매일경제]올해 노벨 경제학상 심스·사전트 교수가 본 유럽위기 해법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69)와 토머스 사전트 뉴욕대 교수(68)는 유로화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두 교수는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시 소재 프린스턴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심스 교수는 "여러 국가가 사용하는 공동 통화는 중앙 재정당국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며 유로존도 유럽중앙은행(ECB)은 있지만 통합 재정당국이 없다는 게 근본적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로존 해법으로 통합 재정당국을 설립하라고 권고했다. 이를 통해 통화정책을 재정정책에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스 교수는 "유로존 국가들은 재정 부담을 나누고 통합 재정당국과 ECB 정책을 연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이런 노력이 없어 당분간 유로화 미래는 암울(dim)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재정 구조가 취약한 한 개 나라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전트 교수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로존 통합 재정당국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18세기 미국 건국 과정을 제시했다. 사전트 교수는 "유로존 위기는 경제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지만 어려운 점은 정치"라며 그 해법은 1780년대 미국 연방정부가 13개 주정부 부채를 흡수하고 세금도 징수할 수 있도록 한 정치권의 결단에서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방정부가 각기 다른 경제발전 단계에 있는 13개주를 통합하면서 중앙은행만 설립한 것이 아니라 강력한 연방 재무부를 설치한 정치적 합의 과정도 벤치마킹하라는 주장이다.

1780년대는 미국이 13개주로 흩어져 있다가 통합 연방국가로 출범하던 시기다. 당시 알렉산더 해밀턴 초대 재무장관은 강력한 중앙정부를 설립하기 위해 재무부가 국채 발행 권한과 세금 부과 기능도 보유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특히 연방정부가 과거 13개 주정부 채무를 인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중앙정부가 막대한 빚을 진 주정부를 구해내고 권위를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부자'주였던 버지니아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던 것. 1780년대 당시 뉴욕주 출신인 해밀턴 장관은 제임스 매디슨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반대에 시달려야 했다. 해밀턴 장관은 결국 정치적 '빅딜'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바로 미국의 수도를 뉴욕에서 워싱턴DC로 이전하는 '천도'로 푼 것이다. 빚이 많았던 북부주에 채무 해결이란 '당근'을 주는 대신 수도를 부자주인 버지니아주 인근으로 이전시켜 정쟁을 멈추게 한 거래였다.

두 교수는 현재 유럽 상황이 당시 미국과 유사하다고 봤다.

사전트 교수는 "지금 유럽이 처한 상황은 미국 초기 역사와 비슷하다"며 "당시 미국 13개주도 개별적으로 경제정책을 펼쳤고 채권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치적 결단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고 해석했다.

심스 교수는 현재 미국도 정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 당국이 시행해야 할 다양한 정책 대안을 내놓고 있다"며 그 대안 중 하나는 단기적으로 재정 긴축을 피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면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전트 교수도 "미국 행정부는 세금을 깎으면서 미래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 채무 대책도 매우 불확실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사전트 교수와 심스 교수는 1968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같이 받았고 이후 두 교수는 미네소타대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 요즘에는 두 교수 모두 프린스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전트 교수는 뉴욕대 소속이지만 올해 프린스턴대에서 교환교수로 거시경제학 등 강의를 맡고 있다.

[프린스턴(뉴저지주) = 김명수 특파원]


20. [매일경제]EU 정상회의 23일로 전격 연기 왜?

"지금은 종합적인 전략을 마무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의장이 17일로 예정됐던 EU 정상회의를 23일로 전격 연기했다. 반롬푀이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포괄적 전략을 마무리해 다음달 3~4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제시하기 위해 EU 정상회의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 방향키를 잡아 나가야 할 EU 정상회의가 전격 연기되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이래 예정에 없던 정상들의 긴급 회동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EU 정상회의가 전격 연기된 것은 그리스발 위기 해소를 위해 넘어야 할 두 가지 현안의 향방이 오리무중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로존 위기 해법의 두 가지 현안은 그리스에 대한 6차(80억유로) 구제금융 지원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승인이다.

그리스에 대한 80억유로 지원은 지난 10일 마무리된 트로이카팀(EUㆍIMFㆍECB)의 실사를 토대로 유로존 내부의 막판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반롬푀이 의장은 17일 EU 정상회의를 23일로 전격 연기하는 대신 13일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를 만나기로 긴급히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에 대한 트로이카팀 실사 내용을 토대로 양측이 세부 조건들에 대한 의견 조율을 거쳐 14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안에 대한 윤곽을 잡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마지막까지 결론을 예측할 수 없는 EFSF 확대안 승인도 EU 정상회의를 연기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EFSF 확대안은 10일 몰타의 승인으로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슬로바키아 표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11일 표결 당일까지 슬로바키아 의회는 집권 연립여당 내부 이견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베타 라디초바 슬로바키아 총리는 10일 내각에 참여한 4개 연립여당 지도자들과 만나 EFSF 확대안 처리를 위한 합의 도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만약 슬로바키아가 EFSF 확대를 부결하면 유로존은 지난 7월 합의한 내용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시간을 벌어둬야 한다.

유로존은 또 지난 7월 합의안과 관련해 회원국 간 이견을 좁히는 데도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줄라인 칼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7월 21일 합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유로존 합의안에 따르면 민간채권단의 그리스 국채 손실률은 21%였다. 하지만 그 후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민간채권단의 국채 손실률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는 그동안 민간채권단 손실률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간채권단 손실을 늘리자는 독일과 그럴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준다'는 프랑스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양측이 의견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전문가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리스 민간채권단 손실(헤어컷)률에 대한 재조정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CB 정책이사인 마르코 크란체크 슬로베니아 중앙은행장은 10일 "그리스가 파산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고 전제하면서 "(그리스 채무 상환) 프로그램의 손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미 협의되고 있다"고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23일 EU 정상회의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구제조치를 비롯해 은행 자본 확충, EFSF의 효율성 제고와 관련한 포괄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U 정상회의가 연기되기는 했지만 시장에서는 최종적인 합의를 위해 EU가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주영 기자]


21. [매일경제]10년간 영업이익 구찌 10배·루이비통 13배 늘어

◆ 일그러진 명품공화국 ① 반값 수수료에 슈퍼갑 행세 ◆

해외 명품업체들이 백화점의 '슈퍼갑'으로 등극한 것은 명품시장의 고속성장과 무관하지 않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한국 명품시장은 2006년 이후 매년 최소 12%씩 성장해 지난해 45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다.

주요 해외 명품업체들의 국내 매출은 지난 1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200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이 2000년 515조원에서 지난해 1711조원으로 2.1배 성장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가히 폭발적이다.

루이비통코리아의 매출은 2008년 2812억원, 2009년 3721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4273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2008년 309억원에서 2009년 418억원, 지난해 523억원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 성장하고 있다. 구찌 역시 마찬가지다. 구찌그룹코리아의 2008년 매출액은 2014억원에서 지난해 273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08년 252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31억원이었다. 구찌도 지난 10년 사이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5배, 10배로 늘어났다.

롯데백화점(전 점포 기준)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2005년 대비 무려 174.2%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 점포의 신장률인 46.2%에 비하면 3.7배나 된다.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3.6%에서 2010년 6.8%로 커졌다. 현대백화점(전점기준)의 지난해 명품매출도 5년 새 103%나 늘었다.

명품매출 비중은 2005년 7.3%에서 지난해 11.8%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는 진통을 낳고 있다.

고속성장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활동은 뒷전으로 해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버버리, 펜디 등 해외 명품업체들이 지난해 기부한 금액은 영업이익의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획취재팀=심윤희 기자 / 차윤탁 기자 / 채종원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22. [매일경제]양국협력 상징 GM공장서 한·미FTA 마침표 찍는다

◆ 한ㆍ미 정상 디트로이트 10시간 동행 ◆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디트로이트를 방문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더라도 당장 가격인하로 인한 판매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포함한 큰 범위의 산업협력과 공생발전의 가능성에 희망을 거는 눈치다.

디트로이트는 소위 '빅3'로 불리는 미국 3대 자동차업체인 GM과 포드 크라이슬러의 본사가 있는 대표적인 공업도시다. 양국 정상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인 14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인근 GM의 오리온 공장을 방문한다.

GM 안에서 유서 깊은 공장 가운데 하나인 이곳은 대형차를 주로 생산하다가 최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소형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형차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꾀하는 GM으로서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쉐보레 브랜드의 '소닉'을 생산하고 있으며 다음달부터는 뷰익 브랜드에서 20년 만에 내놓은 소형차 '베라노'를 만들 예정이다.

양국 정상이 유독 GM의 오리온 공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소닉은 한국GM(옛 GM대우)이 개발하고 현재 부평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아베오의 다른 이름이다. 베라노는 한국GM 준중형 세단인 쉐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의 오리온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한국에서 개발해 미국에서 생산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FTA가 체결되면 이러한 산업협력이 더욱 확대돼 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는 것을 오바마 정부가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정부는 한ㆍ미 FTA 시행으로 7만개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디트로이트 인근에는 GM의 전기차 볼트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공급하는 LG화학의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크라이슬러에 부품을 납품하는 공장을 두 곳 두고 있고 자동차 관련 IT기업도 일부 진출해 있다.

이번 양국 정상의 디트로이트 방문으로 자동차를 포함해 화학 IT 등 다양한 산업 간 협력 내용이 논의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미국계 수입차 업체들은 FTA를 통한 관세 인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FTA가 시행되면 미국차는 당장 8%인 관세가 4%로 줄어든다"며 "유럽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렉 필립스 크라이슬러코리아 대표도 "차량은 평균 2~2.4% 정도, 부품은 이보다 더 많은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무엇보다도 다양한 차종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국 빅3의 속내가 편치만은 않다.

현지를 대표하는 신문인 디트로이트뉴스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업체는 한국에서 시장점유율 1%에도 못 미치는 7450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반면 한국은 미국 시장에 56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분위기가 복잡하게 돌아가자 정부는 부랴부랴 자동차 통계 개정을 들고 나왔다. 11일 지식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8월 브랜드 기준으로 미국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9.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차의 미국시장 점유율 9.2%를 앞선 수치다. 반면 생산지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국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4.2%인 데 반해 미국차의 한국시장 점유율은 0.5% 수준이다.

이 같은 차이는 우리나라에서 GM 한국법인인 한국GM의 생산분을 수입 브랜드로 취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기존 방식대로 생산지 기준으로 하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브랜드별로도 발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 이상덕 기자]


23. [매일경제]日 `도시광산` 금 캔다

대규모 금광도 없는 일본이 세계 금 매장량 중 1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물광산 채굴이 아닌 가전제품, 통신기기 등에 부품이나 소재로 포함된 희귀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된 덕분이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독립 행정법인인 일본물질ㆍ소재연구기구의 조사 결과 부품이나 자재 형태로 매장돼 있는 일본의 각종 희귀광물 중 금 매장량이 6800t으로 세계 매장량 중 1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전 세계 금 매장량은 4만1500t으로 추정된다.

또 은 매장량도 6만t으로 세계 매장량의 22%, 액정패널 전극막에 사용되는 인듐은 1700t으로 세계 매장량의 16%로 추정됐다.

이처럼 일본이 대규모 희귀금속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땅속이 아니라 전자제품 안이다. 이른바 도시광산이라고 불리는 폐 가전제품이나 통신기기 내에 포함된 희귀금속을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1960년대에 시작된 일본 도시광산 사업은 금속 20여 종류를 회수해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처리사업소 30곳 이상이 가동되고 있다.

이를 통해 재활용되는 금속 규모가 지난해에만 2600억엔(약 4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대두로 자원 소비량이 급증하고 각국의 자원 민족주의로 각종 광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시광산 개발이 활기를 띠었기 때문이다.

활발한 도시광산 사업 덕분에 희귀금속 수입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도 만만치 않다. 금은 연간 재활용량이 24t으로 일본 내 소비량 중 20%를 차지할 정도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24. [매일경제]HP공장, 中 → 日 옮긴뒤 실적 '쑥'

지난 8월 미국 휴렛패커드(HP) 본사는 수익성 저하가 심각한 PC사업을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과 전혀 무관한 PC사업부가 한 곳 있다. 현지법인인 일본 HP가 그곳이다.

내수용 데스크톱과 노트북컴퓨터를 생산ㆍ판매하는 법인으로 본사의 발표 직전 중국에서 생산하던 노트북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전량 일본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한 곳이다.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엔고 때문에 일본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와중에 일본 HP는 오히려 일본으로 생산기지를 역류하기로 결정해 재계에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것도 임금과 토지비용이 세계적으로 비싸기로 유명한 도쿄 인근으로 공장 소재지를 선택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본 HP가 매출액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 비결을 소개했다.

중국 라인이 옮겨온 도쿄도 소재 아키시마 사업장은 2003년 건립된 공장으로 중국 공장에 비해 30%가량 작은 규모. 이것이 성공의 첫 번째 요인이 됐다.

좁은 공간에서 적정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단축하고 정리정돈을 철저히 함으로써 공간을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

라인이 짧아지면서 생산인력의 불필요한 낭비 요인이 감소했고, 철저한 정리정돈은 작업 실수를 줄임으로써 불량률 감소로 이어졌다. 시미즈 아카시마 사업소장은 "개선의 가능성은 무한했다"고 회고했다.

두 번째 성공 요인은 적기 납품 시스템이다.

일본 중심부인 도쿄에서 생산하게 되자 고객 주문을 받아 최종 제품을 공급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은 단 5일에 불과했다. 중국 생산에 비해 3분의 1로 단축됐다. 납기가 감소하니 고객의 특정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생산'도 가능해졌다.

오카 다카시 일본 HP 부사장은 "일본 고객은 다른 지역과 달리 납기와 사양 변경에 대한 대응력을 중시한다"며 "국내 생산이 오히려 경쟁력에서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오카 부사장은 특히 "납기 단축은 그만큼 영업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다는 의미"라며 "이를 통해 PC 판매대수를 30~40%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는 'Made in Japan' 효과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일본 내 생산이 대당 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25. [매일경제]"투기막으려 곡물거래 규제해야"…세계 경제학자 461명 촉구

저명 경제학자들이 곡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곡물 투기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소속 교수를 포함한 전 세계 경제학자 461명은 10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들에게 곡물 투기 규제를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들은 국제 곡물 거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유럽연합(EU)의 미셸 바르니에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에게도 이 서신을 발송했다.

이들은 "지구상에서 10억명이 만성적 기아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서 "과다한 투기를 규제해 곡물 가격을 떨어뜨리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곡물 가격이 급등했을 때 가격 폭등으로 전 세계에서 4400만명이 새롭게 기아 계층으로 편입됐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 곡물 가격은 지난해 16% 상승했다.

[박승철 기자]


26. [매일경제]中공상은행 "외환銀 인수계획 없다

외환은행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중국 공상은행의 양카이성 행장(사진)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일경제신문ㆍMBN 주최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양 행장은 11일 매일경제와 단독으로 인터뷰하면서 "공상은행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일단 그런 계획(M&A)이 있더라도 공표하는 것이 순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공상은행은 지난해 우리금융 산하 광주은행 인수를 추진했을 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아시아지역 은행 인수ㆍ합병(M&A)에 높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13일 이전에 재상고를 하는 등 시간 벌기 작전을 택할 경우 하나금융 대신 중국 공상은행이나 호주 ANZ은행 등과 매각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양 행장은 이 같은 시장의 관측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공상은행뿐 아니라 ANZ은행도 아직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한 금융 소식통도 "론스타가 공상은행이나 ANZ와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고 있으며 두 은행 모두 공식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잠재적인 외환은행 인수 후보자들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이날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하지만 양벌규정에 따라 유죄를 선고받은 론스타는 아직까지 재상고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론스타의 재상고 시한은 13일까지다. 론스타가 재상고하지 않을 경우 금융당국이 외환은행 지분 강제매각 명령을 내리게 되고 론스타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하나금융과의 기존 계약이 순조롭게 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유 전 대표의 재상고가 론스타의 재상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 판단은 론스타로 제한돼 유 전 대표의 재상고 여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손일선 기자 / 서유진 기자]


27. [매일경제]신용카드 이용액 업종별 비중 따져보니

대형마트와 백화점, 슈퍼 등 신용카드 가맹업소의 6.5%에 불과한 유통업 사업자가 신용카드로 구매되는 소비지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업소 중 1.3%에 불과한 주유소 등 연료 판매점 사업자는 전체 신용카드 소비지출의 약 16%에 달했다. 가맹업소 수로는 얼마되지 않는 백화점 등에서 지출 상당 부분이 이뤄지는 이른바 '소비의 쏠림' '부의 편중' 현상이 입증된 것이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실이 신용카드사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유통업, 연료 판매점 등의 과점 업종 사업자들이 가져가는 수입이 사업자 비중에 비해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 회원 1550만명에 달하는 신한카드에 가맹한 사업자는 143만5000여 명으로 이들이 지난 7월 올린 매출은 7조5690억원에 달했다.

이중 유통 업종에 속하는 가맹점은 9만2600여 곳으로 전체 사업자의 6.5%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올린 7월 매출은 1조888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했다.

주유소 등 연료 판매점 역시 마찬가지다. 연료 판매 업종 가맹점은 1만8000여 곳으로 전체 사업자의 1.3%로 소수에 그쳤지만 이들이 가져가는 매출은 1조202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무려 15.9%에 육박했다.

여행 업종 비중은 전체의 0.7%지만 전체 매출의 2.3%를 가져가고 있었고, 용역 서비스 사업자 비중은 1.3%지만 전체 매출의 6%를 담당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로 상징되는 유통업이나 SK, LG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으로 대표되는 연료 판매업은 대표적인 과점시장으로 사업자는 소수인 데 비해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와 반대로 요식업소, 의류, 음료ㆍ식품 등 사업자는 사업자 수에 비해 매출액 비중이 턱없이 낮았다. 이들 업종에는 영세 자영업자가 집중 분포돼 있다.

요식업소 가맹점은 50만1600여 곳으로 전체 사업자의 34.9%를 차지해 사업자 비중이 컸다.

하지만 이들이 가져가는 매출은 883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1.7%에 불과했다. 의류 업종 사업자는 7만3800여 명(5.14%)으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들이 올린 매출은 138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8%에 그쳤다. 음료ㆍ식품 업종 사업자는 7만5400여 명으로 비중은 5.3%에 달했지만 매출은 1369억원으로 전체의 1.8% 수준이었다.

이 같은 소수 업종에 매출이 집중되는 경향은 신한카드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KB국민카드는 전체 매출의 27%가, 현대카드는 전체 매출의 21.7%가, 삼성카드는 전체 매출의 32.5%가 유통업에 집중돼 있었다.

[최승진 기자]


28. [매일경제]보험료 카드납부 의무화 추진…수수료 `1%` 관건

금융당국이 보험료 카드결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중순 카드업계와 보험업계의 각 실무담당자를 불러 보험료 카드결제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보험료 카드결제를 의무화하면 사실상 '보험실명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금까지는 보험 가입자가 같은 성격의 보험을 여러 보험사에 중복해서 가입하더라도 이를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보험료 카드결제를 의무화하면 보험 중복가입에 따른 '모럴 해저드' 등 각종 부작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현재 일부 소형 보험사는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빅3' 보험사는 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와 보험사 대표들을 만나 보험료 카드결제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했다"며 "수수료가 문제로 아직 이견이 좁혀지지는 않았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려 특별히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보험상품을 카드결제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고, 이후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보험사 간의 자율협의가 필요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다. 당시 금융당국은 카드결제금지 대상에 은행 예적금은 그대로 포함시킨 바 있다.

카드사는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는 보험료 납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결제 의무화를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다만 카드 수수료가 관건이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항상 논란이 돼 왔던 문제로 카드 수수료가 1% 미만이 아니라면 보험사는 손해보는 장사"라며 "만약 현 상태에서 의무화를 한다면 보험사들은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여전법과 보험업법을 개정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보험사들은 이 같은 사실에 동의한 바 없다"며 "자율협의 원칙이라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1년도 안 돼 바꾸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너무 이르다"고 반발했다.

보험업계는 보험료 카드결제 의무화가 현실이 되면 소비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카드결제가 의무화하면 보험사들은 자동이체를 통해 가만히 앉아서 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수수료를 보험료에 합산할 수밖에 없게 돼 가입자의 납입보험료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 전정홍 기자 / 김유태 기자]


29.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11일)


30. [매일경제]현대重 변압기 美서 1위 굳힌다

현대중공업이 다음달 미국 변압기 공장을 준공하며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변압기, 전력차단기 등의 전기전자사업을 키워 조선사업 위주의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데 총력전을 펼친다.

현대중공업의 7대 사업 중 하나인 전기전자시스템사업 매출은 2006년 1조원에서 올해 3조원을 바라보며 5년 새 3배로 껑충 뛰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르면 다음달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서 이재성 사장과 앨라배마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변압기 공장 준공식을 진행한다.

이 공장은 현대중공업이 1982년 미국 변압기 시장에 진출한 지 약 30년 만에 현지에 설립하는 역사적 생산기지다. 모두 1000억원을 투자해 1년여 만에 완공하는 공장으로 최대 500㎸급 중대형 변압기를 연간 200여 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1만4000㎹A)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국 변압기 공장 준공은 올해 현대중공업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라며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 매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변압기의 운송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이고 미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북미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향후 중남미, 유럽 수출의 전진기지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미국 대형 전력사들이 현지 공장이나 수리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에 입찰 시 높은 점수를 준다"며 "향후 변압기 수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대만 등 후발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단일 공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울산 변압기 공장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불가리아 공장)에 변압기 생산공장을 운영하게 된다.

북미는 세계 최대 변압기 시장으로 전력 설비의 노후화로 인한 교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세계전력시장 조사기관인 굴든 리포트는 미국 시장이 지난해 36억달러에서 2015년 43억달러로 매년 안정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은 북미 시장 대용량 변압기 부문에서 40%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SCE사에서 국내 변압기 사상 최대인 6억달러 공급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2009년에는 변압기 부문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장이나 가정으로 보내기 위해 전압에 맞춰 변환시켜 주는 중전기기 분야 핵심 설비다. 이러한 중전기기는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의 신흥개발국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국내 기업 최초로 러시아에 고압차단기 공장을 착공했다.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의 4만㎡ 용지에 연간 250여 대의 110~500㎸급 고압차단기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고압차단기는 초고압 송전시스템의 핵심 보호장치로 도시나 산업설비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은 중국에도 전력차단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 업체는 향후 인도 뭄바이 인근에 500㎸급 중대형 변압기를 연간 200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국외 투자가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은 '울산-인도-중국-미국-불가리아-러시아'를 잇는 글로벌 전기전자사업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전기전자사업 건설장비 등 비(非)조선업 비중을 키워 조선사 꼬리표를 떼고 종합중공업그룹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이재성 사장은 "조선업 비중은 향후에도 매출 대비 30%대가 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31. [매일경제]기업들 짠돌이 경영…5곳중 3곳 상반기 판매관리비 줄여

기업이 '짠돌이' 경영을 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 10곳 가운데 6곳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판관비) 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에 필요한 기본 비용인 판관비를 줄인다는 것은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분석기관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올해 상반기 판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64개 기업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판관 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삼성 계열사와 항공업체 등 12개 기업은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판관비를 줄이는 비상경영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판관비가 5조2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8141억원보다 10.5% 감소했다. 판관 비율은 11.2%에서 9.3%로 1.9%포인트 내려갔다.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올해 상반기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8.7%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6017억원의 판관비를 써 전년 동기 6187억원보다 2.8% 줄었고, 아시아나항공도 3095억원에서 2998억원으로 3.1% 감소했다.

판관비는 인건비, 광고비, 전산운영비, 임차료, 접대비 등 기업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포괄한 개념으로 매출총액에서 판관비를 제외하면 통상 영업이익이 된다. 올해 상반기 주요 대기업의 이 같은 경영행태는 글로벌 경영위기 여파로 매출액 증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을 아껴 이익을 더 내거나 손실을 줄이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고재만 기자]


32. [매일경제]법인세 6%P 인하로 세수 4.3배 늘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국세청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법인세율 인하로 법인세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전경련 분석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율이 1995년 28%에서 2010년 22%로 6%포인트 낮아지는 동안 법인세수는 8조7000억원에서 37조3000억원으로 4.3배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이 2.9배 증가한 것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전경련은 "법인세가 낮아지면 기업 투자가 늘고, 이런 투자 확대가 세수 기반을 넓히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 게 법인세 증가의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 조사 결과, 국민계정의 민간 부문 설비투자 규모는 1997년 57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12조3000억원으로 2배 늘었다.

법인세가 인하되면 국내 기업 수 증가와 외국인투자(FDI) 확대로 세수가 늘어나고, 이러한 기업 성장에 따른 임금, 배당 증가를 감안하면 법인세 인하 효과가 더 크다는 얘기다.

전경련 관계자는 "일각에서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법인세 인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과거 자료를 보면 감세가 결과적으로 세수를 늘리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법인세는 15년 동안 6%포인트 낮아졌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법인세수 비중은 4.2%로 OECD 평균인 3.5%보다 0.7%포인트 높다. 이는 31개 나라 가운데 노르웨이(12.5%) 호주(5.9%) 룩셈부르크(5.1%) 뉴질랜드(4.4%)에 이어 5번째로 높은 수치로 그만큼 기업에 대한 세수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경련 관계자는 "투자를 촉진하려면 기업세율을 낮게 유지하고 부가세율을 인상해 세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재만 기자]


33. [매일경제]삼성전기, 처리용량 2배 늘린 신제품 출시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초소형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처리 용량을 두 배 이상 높인 신제품을 출시했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함께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요구하는 스마트폰에 탑재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돕는 핵심부품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가로 0.6㎜, 세로 0.3㎜에서 6.3V(볼트)의 전압에서 사용 가능한 2.2㎌(마이크로패럿)급 MLCC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동일한 크기와 전압에서 경쟁사의 제품보다 처리 용량을 두 배 이상 향상시킨 제품이다. 마이크로패럿은 전기용량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다. 이 크기의 제품은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 시장의 수요가 가장 급격히 증가하는 초소형 규격이다.

이 회사는 연간 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MLCC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하며 일본 무라타와 1위를 다투고 있다.

특히 연평균 20% 이상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모바일 기기용 소형 초고용량 MLCC 시장을 적극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스마트 기기에는 많은 반도체가 장착되므로 반도체를 보조하는 부품들이 더욱 작고 성능이 높아야 한다. 안정된 전력 공급을 유지시키는 MLCC의 크기는 줄이되 용량을 키우기 위해 업체들 간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용 MLCC는 개당 가격이 40~50원에 불과하지만 LCD TV에는 800개 이상, 스마트폰에는 400개 이상 쓰이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에 개발한 MLCC를 380㏄ 와인잔에 가득 담으면 3억원에 이를 만큼 고수익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6조9700억원의 매출 중 1조원 이상의 매출을 MLCC 판매에서 올렸다.

삼성전기 LCR개발팀장 권상훈 상무는 "고용량을 처리할 수 있는 신제품을 바탕으로 최근 급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고부가가치 MLCC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 전자제품에 적당한 전류가 흐르도록 조절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동인 기자]


34. [매일경제]`공짜문자 서비스` iOS5 내일 배포

앞으로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를 PC와 연결해 앱, 연락처 등을 저장(백업)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사용자들 사이에 무료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애플이 아이폰 등의 운영체제(OS)인 iOS의 최신 버전 iOS5를 12일(현지시간) 배포하면서 한국에서도 13일 새벽부터 iOS5 업데이트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iOS5 업데이트는 아이폰3GSㆍ4와 아이패드 1ㆍ2, 아이팟터치 3ㆍ4세대를 대상으로 하고 아이튠스가 깔려 있는 PC에 기기를 연결하면 자동 업데이트된다.

미국, 일본 등에서 14일 출시되는 아이폰4S에는 iOS5가 탑재돼 있다.

iOS5의 가장 큰 특징은 애플 기기에 저장된 콘텐츠가 아이튠스와 자동으로 동기화된다는 점.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간에도 콘텐츠가 동일하게 유지된다.

그동안 애플 기기 사용자는 PC의 아이튠스에 연결해야만 앱, 연락처, 사진, 일정 등을 백업할 수 있었다. 동기화하는 동안 다른 기능을 쓸 수 없어 불편함이 컸다.

이런 자동 동기화는 iOS5에 포함된 '아이클라우드' 기능으로 가능해졌다. 아이클라우드는 인터넷상에 콘텐츠를 저장해 놓고 언제 어디서나 내려받을 수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개념을 애플 기기에 적용한 것이다.

인터넷에 콘텐츠가 보관돼 있어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터치 맥PC 등에서 따로 저장하거나 전송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아이클라우드에 올려놓는다면 그 사진이 아이패드 아이팟터치에도 자동으로 나타난다.

아이메시지 기능도 큰 변화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아이메시지는 전화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아이패드(와이파이모델)나 아이팟터치 간에도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3G나 와이파이에서 모두 쓸 수 있다.

이와 함께 아이폰 카메라도 잠김 상태에서 외부 음량 버튼을 통해 찍을 수 있게 됐다. 또 트위터가 기본 탑재돼 아이폰에서 한 모든 작업을 쉽게 트위터로 공유할 수 있다.

캘린더, 일정 등을 등록해 놓으면 소리 등으로 알려주는 '미리알림' 서비스와 이용자가 설정해 놓은 매체를 정기 구독하게 해주는 '뉴스가판대'도 새로운 기능이다.

이메일 문자 친구요청 등 다양한 알림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알림센터'도 생겼다. 어떤 화면에서든 위에 있는 바를 아래로 끌어당기면 알림센터가 나타난다. 안드로이드 OS와 비슷한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도입한 것이다.

메일 서비스도 개선돼 전체 메시지를 검색하면서 주소를 가져오거나 '중요' 표시 기능이 포함됐으며, 아이패드에서 쉽게 타이핑할 수 있는 새 키보드도 탑재했다.

이 밖에 iOS5에 포함된 '게임센터'에서는 프로필 사진을 올릴 수 있고 게임 상대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지난 6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2011에서 스콧 포스톨 애플 iOS 담당 부사장은 "iOS5에는 알림센터, 뉴스가판대, 트위터 통합 기능, 미리알림, 아이메시지 등 새로운 기능이 200개 추가된다"고 소개한 바 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iOS5 업데이트 시작 시간이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13일 오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지혜 기자]


35. [매일경제]구글 `제조사 차별정책`들통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에 대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의 반독점 위반 혐의 조사 강도가 세지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자사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제조사(OEM)에 대해 차별을 지시하는 내부 문건이 공개돼 파문이 예상된다.

독일의 기술특허 및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에 "구글의 내부 문서는 모토롤라 측에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선도적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는 우선권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뮐러는 자바 특허를 둘러싸고 오라클이 구글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구글 내부 문건을 제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해당 문건 내용은 그동안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를 동등하게 대해 왔다는 구글의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예상된다.

구글은 '공짜로 배포하면서 어떻게 이득을 취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안드로이드 OS 내부 방침 문서에서 △(제조사에) 공개된 상태로 개발하지 말 것 △기술 개발이 완료된 후 소스 코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것 등 구체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자신들의 주도권 아래 둘 것임을 내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방성을 강조한 '오픈 소스'임을 스스로 자부해왔던 기존 논리와 정반대되는 행보다.

나아가 구글은 해당 문건에서 "구글의 규격에 부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와 이통사에 안드로이드에 먼저 접근할 수 있는 우선권을 제공할 것"이라고 명시해 특정 제조사에 혜택을 제공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해당 문서가 작성된 시점이 지난 8월 중순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 발표 전인 것을 고려한다면, 이는 안드로이드의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후 변하기 시작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제조사 관리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구글이 이러한 혜택을 주고자 하는 업체로 모토롤라와 미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존을 사례로 든 것도 주목된다.

이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면,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 인수 후 기존 업계의 우려대로 자체 스마트폰 OS가 없는 제조사들이 구글에 끌려다닐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문서의 내용이 구글의 '레퍼런스폰(안드로이드 이용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스마트폰) 정책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뮐러는 "다른 제조사보다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우선권을 준다는 표현은 레퍼런스폰이 아닌 일반 안드로이드폰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대기 기자]


36. [매일경제]유디피, 지능형 카메라 세계1등 도전

◆ R&D로 앞서가는 강소기업 ⑤ 유디피 ◆

"방범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CCTV 카메라를 설치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보안은 물론 최상의 마케팅 도구로 CCTV 카메라를 활용하는 시대입니다."

안정근 유디피 대표(사진)는 "우리 회사 제품은 CCTV 카메라에 내장된 지능형 영상분석 솔루션을 통해 사전에 다양한 문제를 방지한다"고 말했다. 가령 누군가 뭘 놓고 가거나 장시간 서성거리는 경우 등을 카메라가 감지해 알람을 울린다. 안 대표는 "사용자가 원하는 범위를 설정해 특정 크기 이상 물체가 어떤 속도 이상으로 다가오면 경보를 울리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반 제품이라 엄청난 규모 영상 데이터를 모두 저장할 필요도 없고 문제가 된 영상만 네트워크로 보내거나 저장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안 대표는 "카메라를 통해 매장 내 고객 수, 동선, 대기 시간 등을 분석하는 등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고속도로 교통 흐름을 분석해 사고예측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지능형 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3200만달러에서 2014년에는 2억48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오브젝트비디오, 이스라엘 아이오이미지 등이 선두 기업들이다. 유디피는 국내 최고 기술력을 자랑한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에서 나선 게 비결이다. 원래 디지털 영상 저장장치(DVR) 부품을 만들던 이 회사는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고 지능형 네트워크 CCTV 카메라로 업종을 전환했다.

안 대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려면 그만 한 경쟁력 있는 팀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면서 "영국의 세계 수준급 팀을 영입해 단기간 제품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열영상 지능형 카메라도 개발했다. 군사, 우주ㆍ항공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첨단제품이다. 이 제품은 빛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도 움직이는 물체의 미세한 온도 차이를 감지해 이미지로 전환한다. 이미 시제품을 고객사에 배포했고 이르면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디피는 지난해 매출액 202억원으로 연평균 2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안 대표는 "2013년 네트워크 CCTV 카메라 분야 세계 10위, 지능형 영상분석 카메라는 세계 1등 업체가 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최용성 기자]


37. [매일경제]우유가격 10% 안팎 오를 듯…소비자값 곧 반영

우유시장 1위 업체인 서울우유가 조만간 우유 가격을 올린다.

서울우유는 이르면 16일부터 우유 가격을 10%가량 인상한다.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등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가격 인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우유를 주 원료로 하는 빵과 요구르트, 커피음료 등도 연쇄 인상이 불가피해 물가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우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우유 출고 가격을 평균 9.7%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16일 원유 가격이 ℓ당 138원 올랐기 때문에 원유 가격 인상분만큼 우유 제품 출고가를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흰 우유(1ℓ)는 2150원에서 2360원 안팎으로 오를 전망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 후 발생하는 손실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농림수산식품부와 출고가를 원유가 인상분만큼 최소화해 올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정확한 인상 폭과 시기는 농식품부와 협의가 끝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도 "서울우유와 출고가 인상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인상안이 나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16일, 늦어도 다음달에는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업계가 두 달 가까이 원유가 인상분을 출고가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낙농가와 유가공업체는 지난 8월 16일 ℓ당 704원이던 원유 가격을 841원으로 19.6% 올리는 데 합의했다. 서울우유는 하루 평균 2억5000만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업계 2ㆍ3위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잇달아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도 하루 평균 손실이 1억1000만~1억3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우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인상폭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올라 우유업체들이 손실을 보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가격을 10%가량 올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출고가 인상이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은 1~2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유 가격이 오르면 빵과 요구르트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식품들도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유가공업계 관계자는 "요구르트 한 병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40~70%에 달하기 때문에 우유 값이 오르면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제빵업체와 커피전문점 등 우유를 주 원료로 쓰는 식품업체들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커피전문점의 부담이 커졌다. 우유는 카페라테의 주 원료로 사용된다. 업계에 따르면 카페라테 톨 사이즈(330㎖)는 우유 비중이 60%(200㎖)가량 된다.

제빵ㆍ제과업체들도 원가 분석에 들어가는 등 가격 인상에 대비하고 있다.

[유주연 기자]


38. [매일경제]자문사, 차화정 팔고 소비주 샀네

소버린 사태 이후 두 달 이상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자문형랩 수익률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문사들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현금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변동성에 대응해 왔지만 대부분 고점 대비 20% 안팎의 손실률을 기록 중이다.

매일경제신문이 11일 입수한 브레인, 창의, 케이원 등 빅3 자문사의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8월 이후 이들 회사의 투자 종목은 상당한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의 흐름은 '차화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의 쇠퇴와 소비재 및 게임주 부상으로 요약된다.

A증권사가 판매하는 브레인투자자문 자문형랩의 경우 7월 말에는 포트폴리오에 13개 종목만 포함됐으나 지금은 20개로 늘어났다. 종목 집중에 따른 부담감이 컸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흐름이 좋은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편이 수익을 내는 데 유리했다"며 "변동성장에선 위험 분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상위 종목이 포트폴리오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게 줄었다. 7월 말 상위 5개 종목 비중은 66%였으나 지금은 43%로 낮아졌다. 반면 현금 비중은 늘어났다. 7월 말 9%였던 브레인투자자문의 현금 비중은 현재 16% 수준으로 높아졌다. 쇼크 와중에 현금 비중이 한때 30%대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반등을 대비해 지금은 주식 비중을 조금씩 높여 가는 국면이다.

대형주를 선호하는 브레인투자자문의 특성은 여전했지만 일부 주목할 변화도 눈에 띈다. 7월 말 상위 5개 종목에는 LG화학 현대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현대건설이 포함됐다. 이 중 현대건설이 탈락하고 대신 엔터테인먼트주인 NHN이 들어갔다. NHN은 경기방어주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역시 위험 분산을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금융주 투자 확대도 눈길을 끈다. 10월 포트폴리오에는 삼성증권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등이 각각 2~3%씩 포함됐다. 7월에는 없었던 종목들이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금융주는 대표적인 과대낙폭주로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아차(3%), KT(2%) 등이 10대 주요 종목에 신규로 포함됐다.

창의투자자문은 원래부터 경기방어주 비중이 높았던 자문사다. 최근엔 이런 경향성이 더욱 짙어졌다. 10월 들어 게임주인 엔씨소프트(8%) 비중이 삼성물산(10%)에 이어 두 번째로 부상했고 필수소비재에 해당하는 CJ제일제당(7%)이 세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7월에 비하면 두 종목 모두 각각 2%포인트씩 비중이 확대됐다. 종목 수는 23개로 여전히 동일하고 주식 비중도 꾸준히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서재형 창의투자자문 대표는 "그때그때 주식 비중을 늘리고 줄이기보다는 생필품, 필수소비재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장기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주 중 가장 시가총액이 크고 조만간 수익 1조원짜리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비중을 확대했다고 한다. CJ제일제당은 중국 경제 성장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사료 시장이 커지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중국 현지에 사료공장을 짓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대표적인 중국 경기 수혜주로 꼽힌다. 창의투자자문은 엔씨소프트와 CJ제일제당 투자를 통해 8~9월 폭락장에서 낙폭을 줄일 수 있었다.

케이원투자자문은 7월 이후 포트폴리오 변화가 거의 없다.

제일모직(17%), 호남석유(16%), LG상사(10%), SK(8%), LG패션(6%) 등 현재 주요 종목이 7월에도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케이원은 8월 폭락장에서 다른 자문사들 수익률이 20% 이상 빠질 때 호남석유와 LG상사의 높은 비중에 힘입어 5% 이내에서 선방했다. 그러나 9월 이후 이 두 종목 주가가 폭락하면서 지금은 다른 자문사와 엇비슷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B증권사 관계자는 "호남석유 등 주요 종목 주가가 크게 빠졌지만 기업 가치에 대한 믿음에는 변화가 없다"며 "반등장이 오면 제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노원명 기자]


39. [매일경제]`인디언 서머` 장세일까?

찬바람 불던 증시에 4거래일 연속 훈풍이 분다. 이를 두고 인디언 서머장세라는 관측이 일고 있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28.58포인트) 상승한 1795.02로 마감했다. 장중 국내 주식시장 총거래대금은 전날에 비해 2500억원 이상 늘어난 9743억원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이 '사냥'에 나섰다는 신호를 보였다.

이날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를 하고 개인투자자가 매도를 하는 전형적인 상승장의 모습이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99억원, 2063억원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개인은 5958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하지만 상승장을 알리는 시장의 신호가 증시가 불타오르는 진정한 '여름(서머)'보다는 '인디언 서머' 쪽을 가리키고 있다는 징후 역시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우선 코스피의 상승 곡선과 달리 내부에서 보이는 '시소 장세' 때문이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큼 지속적으로 힘을 받는 주도 업종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기존의 주도주였던 차ㆍ화ㆍ정(자동차ㆍ화학ㆍ정유)과 IT업종의 시소 타기만 계속되고 있다.

10일 외면받던 자동차 등 운송장비업종은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06억원, 829억원을 순매수하며 총 3.38% 올라 코스피 상승률의 두 배에 달하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화학업종 역시 1.67% 상승하며 전일 하락을 모두 만회했다.

하지만 전일 큰 폭의 상승을 보였던 IT업종은 0.48% 상승하는 데 그치며 한결 힘이 빠졌다. 이들이 시소 타기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아직 이들이 주가 흐름을 주도하기보다는 유가, 원자재 가격, 환율과 같은 요인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자재 가격과 유가가 하락하면서 힘이 없었던 차ㆍ화ㆍ정은 최근 유가가 오른다는 소식이 들리며 힘을 받고 달러 환율이 오르며 수혜주로 각광받던 IT업종은 최근 환율 매력이 떨어지며 상승폭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시소 균형을 유지하며 상승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환율과 유가에 따라 주요 업종 주가가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지속적인 상승을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결국 주가가 박스를 뚫고 나가 긴 겨울을 비켜갈 수 있을 만한 열쇠는 여전히 유럽이 가지고 있다.

4일 연속 상승에 힘입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은 확보했으나 아직은 1850을 뚫고 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유럽의 자구 노력이 지금의 '검토' 수준에서 '구체화' 수준으로 확대된다면 다시금 오랫동안 증시가 햇볕을 쬘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 정상 간의 원칙적인 합의 외에 유럽 은행들을 구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합의점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인디언 서머 : 가을을 마무리하고 겨울을 맞기 전 며칠 동안 마치 여름이 돌아온 듯 뜨거운 날씨가 이어질 때가 있다. 인디언들은 다시 찾아온 그 짧은 여름 동안 겨울을 나기 위한 사냥을 했다.

[이새봄 기자 / 서태욱 기자]


40. [매일경제]삼성증권 증자악재 불구 5%↑…미래에셋등도 동반상승

유상증자 불확실성 해소에 삼성증권 등 증권주가 모처럼 큰 폭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5.1% 급등한 5만56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증권은 전날 장 마감 후 4003억원 규모 유상증자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거꾸로 잠재 악재가 해소됐다는 평가에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먼저 단행된 타사 유상증자로 인한 충격 완화 △상대적으로 적은 증자로 인한 제한적인 주식가치 희석 △대형 IB 프리미엄 기대감 등도 주가를 밀어올린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3.93%) 우리투자증권(2.16%) 현대증권(1.0%) 등 다른 증권주에도 저가 매수 수요가 몰렸다. 이날 증권업지수는 1.86% 상승해 증시 상승을 도왔다.

증권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삼성증권 증자가 결정됐다"고 낙관했다. 다만 주식 수 증가와 주당순자산가치(BPS) 하락 등으로 인해 목표주가 눈높이는 하향 조정됐다.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잉여자본이 많은 삼성증권이 안정적인 자본 운용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IB 요건(3조원)만 충족하는 방향으로 증자를 결정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형 IB 육성 방침으로 후발 증권사와 가격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약화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 IB에만 프라임 브로커리지, 기업 대출 등 신규 성장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이슈"라고 진단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증권 유상증자는 역사적인 저점까지 추락한 수준에서 10~15%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실권주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해지면서 목표주가는 낮아졌다. 이날 대우증권은 삼성증권 목표주가를 9만1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낮췄다. 하이투자증권(10만5000원→7만8000원), SK증권(10만원→7만8000원), 유진투자증권(8만7000원→8만원) 등도 목표주가를 끌어내렸다.

정길원 연구원은 "주식 수 증가에 따라 단기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예상되지만 증자 규모가 작아 타사 대비 하락폭은 작다"고 분석했다.

한편 앞으로 국내에서 증권사가 프라임브로커(전담 중개업) 등 IB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 돼야 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이라는 '헤비급' 중량에 맞추기 위해 잇따라 증자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삼성의 증자 이전에 대우와 우리투자는 각각 1조1200억원과 6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자 이후 삼성, 대우,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은 각각 3조1864억원, 3조8172억원, 3조2991억원 선(K-IFRS 개별기준)으로 불어난다.

[김정환 기자]


41. [매일경제]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금리차별` 없앨 전산허브 내달 말에 구축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 사업자들에 대한 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행정지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금융회사들이 과당 경쟁을 자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서로 다른 회사의 상품을 차별 없이 자유롭게 판매하기 위한 인프라스트럭처인 '전산 허브' 구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 간 차별적 금리 제공을 최소화해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한 행정지도의 일환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11일 "퇴직연금 사업자가 타사 상품을 판매하려면 공통된 전산 인프라스트럭처가 필수적"이라며 "11월 말까지 인프라스트럭처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 보험개발원, 코스콤이 나서서 '전산 허브'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보험, 증권 등 업권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다음달 말까지 이를 구축하기는 빠듯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술적 문제 외에도 보험상품 관련 법규 문제가 있어서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를 틈타 일부 퇴직연금 사업자가 금리 차등 적용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퇴직연금 금리 차등 적용이란 자사 상품을 직접 팔 경우에는 연 5% 금리를 제공하지만 자사 상품을 탑재하는 다른 금융사에는 연 4.5%밖에 주지 않는 식으로 영업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퇴직연금 사업자 간 역마진을 감수한 과당경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전산 허브'가 득이 될 것이 없는 일부 은행들은 비협조적이다.

은행권은 신탁계약 원리금 보장상품 중 자사 상품 비중이 99%에 달한다. 금감원은 70%를 초과하는 부분은 앞으로 타 은행 상품이나 보험ㆍ증권사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전산 허브'가 필요하다고 보고 밀어붙이고 있다. 확정급여(DB)형은 기업 간 차이를 고려해 최고금리와 최저금리 차이를 10% 내로 인정해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확정기여(DC)형과 개인퇴직계좌(IRA) 적용금리를 단일금리로 하라고 한 것과 달리 DB형에는 예외를 인정해줬다. 그러나 이런 예외 때문에 중소형사들이 이를 근거로 고금리 경쟁에 나서며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용범 기자]


42. [매일경제]국부펀드로 증시부양 나선 중국…韓 긍정효과 기대

중국 정부가 글로벌 증시 방어에 나선 것인가. 아니면 중국 은행의 유동성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인가.

중국 국부펀드인 중앙후이진투자공사가 2년여 만에 은행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에는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국부펀드가 은행주 매입에 나선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은 이번 국부펀드의 은행 주식 매입에 대해 "은행권의 원활한 운영과 국유금융기관 발전을 지원하고 증시에서 은행주 주가를 안정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증시 핵심지표인 상하이 종합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7% 가까이 급락하며 2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최근 홍콩 증시에서 중국 지방정부 부채ㆍ지급보증 문제에 대한 지적이 일면서 투매현상까지 벌어지자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10일 장중에 국부펀드의 은행주 매입소식이 전해지면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공상은행 주가가 3%나 떨어지다 장 후반에 1% 상승했다. 11일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져 홍콩에 상장한 중국은행 H주가 7.72%, 공상은행 H주가 6.68% 급등했다.

유동원 우리환아투자자문 센터장은 "최근 홍콩 증시 폭락사태 이후 중국 당국이 비합리적 시장가치 평가라는 판단 아래 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며 "시장이 오르내림을 하겠지만 단기적으로 반등장세가 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후이진투자공사는 4000억달러를 굴리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한 줄기로 CIC에서 분사돼 국내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후이진투자공사는 4대 중국 국유은행의 최대주주로 이번 주식매입을 통해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종전에 후이진투자공사가 4대은행에 대해 보유한 지분은 농업은행 40.03%, 공상은행 35.43%, 중국은행 67.55%(이상 A주), 건설은행 57.03%(H주) 등이다. 중국 증권가에선 당국의 시장 개입을 반기는 분위기면서도 장기적 효과에 대해선 반신반의하고 있다.

산제이 제인 크레디트스위스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식 매입이 시장에 신뢰감을 불어넣었다"며 "은행주 주가가 많이 떨어진 만큼 장기투자자들은 지금 은행주를 매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수십 억달러를 대출해줬던 4대 은행 주가는 지난 9월 이후에만도 25%가 떨어지는 등 타격을 크게 입은 상태다.

우다종 선인완궈증권 분석가는 "당국이 대형은행 지분 매입을 통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며 "다만 4대 은행 지분 매입만으로 시장침체 주범인 자금 부족 상황을 뒤집긴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9월 후이진투자공사가 주식매입을 발표했을 때도 상하이 종합지수는 9.5% 뛰었다가 금융위기 우려를 거치면서 다시 주저앉은 바 있다.

이번 중국 국부펀드의 은행주 매입은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위기가 확산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정책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시장이 안정돼 투자심리를 회복하기 위한 촉매가 글로벌 정책변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 시장에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에서도 중국 은행주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박매화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홍콩 H지수에 비해 크게 상승하지 못했다"면서 "중국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곧 증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염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서울 = 이덕주 기자]


43. [매일경제][마켓레이더] 수술대 오르기전 보약먹는 유럽

코스피가 장중 1800 선을 회복하는 등 글로벌 증시에 모처럼 훈기가 돌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정상회담에서 이달 말까지 그리스 부채 처리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인 유로존 금융시장 안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게 기폭제로 작용했다. 오는 15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7기 6중전회)를 계기로 시진핑 체제로 권력 이양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새 정권은 글로벌 위기 탈출을 위해 긴축에서 경기 부양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3분기 어닝시즌도 출발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는 이미 깜짝실적을 발표했고, 여타 국내외 주요 기업들도 시장 기대치(컨센서스)가 워낙 낮기 때문에 낙제점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요소들을 근거로 10월 코스피 상단을 1900 선까지 높여 부르는 증권사들이 부쩍 늘었다. 이달 들어 위기 진원지인 프랑스(6%) 독일(6.3%) 등 유럽이나 미국 다우지수(4.7%)보다 코스피(1.5%)가 오히려 적게 올랐으니 가격 메리트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단기 반등하는 증시만 보고 '위기가 마무리돼 간다'고 낙관하는 것은 오판일 공산이 크다. 현재 유럽은 '수술대에 오르기 직전 보약을 먹고 있는 환자'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시장에서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 그리스가 최종 디폴트 처리되면 은행들이 보유 중인 국채 중 40~50%는 당장 손실로 반영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이 민간은행 자본 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이런 충격에 대비한 체력 비축으로 보면 된다. 따라서 이달 유럽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완료 후 자본 확충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오히려 '그리스 디폴트 디데이'가 될 수 있다.

총 3600억유로에 달하는 그리스 국가 부채 중 상당 부분이 허공으로 사라지면 중소 민간은행 파산 등 충격이 만만찮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증시로선 그리스가 하루라도 빨리 수술대에 오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미국 월가 펀드매니저들이 설문조사에서 "그리스 사태는 이미 93% 정도 가격에 반영됐다"고 얘기할 정도로 각오하고 있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 수술실 앞에서 줄줄이 대기 중인 대마(大馬) 환자들이다. 이탈리아 국가 부채는 1조8000억유로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고, 그리스의 5배에 육박한다. 작년 GDP의 120%에 달해 재정긴축이나 성장을 통한 증세 등 정상적인 방식으론 빚을 줄여 나가기 어려운 구조다.

그렇다면 결국 그리스처럼 일정 부분 빚을 탕감받는 길밖에 없는데 독일 프랑스 등이 베짱이를 위해 어느 선까지 희생하려 할지 의문이다. 극적으로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다 해도 '돈을 찍어내 빚을 갚는' 현행 방식은 장기 불황의 씨앗이 될 공산이 크다.

[설진훈 증권부 부장대우]


44. [매일경제]MKF지수


45. [매일경제][매경 데스크] 제2차 `환율적벽대전` 승리의 길

서기 208년. 조조의 100만 대군에 쫓긴 유비는 손권을 찾아가 동맹을 맺고 군사 10만으로 양쯔강 후베이성 적벽에서 대치한다.

유비의 책사 제갈량과 손권의 장수 주유는 황개 장군을 스파이로 보내 거짓 항복한 뒤 동남풍을 절묘하게 이용한 '화공'으로 조조의 대군을 섬멸한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적벽대전'의 클라이맥스다.

적벽대전은 수적으로 약한 세력도 탄탄한 동맹과 지략으로 교만에 빠진 대군을 이길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필자는 글로벌 위기 때인 2008년 우리 외환당국과 국제핫머니 간 싸움을 적벽대전에 비유했다. 달러당 1000원 선에 움직이던 원화값은 2008년 7월 들어 급속히 약세로 돌아섰다. 외환헤지 파생상품인 키코(KIKO)에 물린 중소기업들의 곡소리가 들렸다.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최중경 차관-신제윤 차관보-최종구 국제금융국장 등 외환라인도 화들짝 놀랐다.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도 걱정이고, 정책실패로 두들겨 맞을까 염려도 됐다.

7월 3일 구두개입과 함께 '달러 실탄'으로 1050원 선을 공략하던 세력을 막아냈다. 하지만 다음날 바로 1050원까지 밀렸다. 당국은 8일 점심 때 약 4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일명 '도시락 폭탄'으로 원화값은 순식간에 994.50원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은 9월 15일 리먼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20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국제핫머니를 비롯한 투기세력은 우리 허점을 계속 파고 들었다. 외환보유액이 지금보다 500억달러가 적고, 단기외채 비중이 52%에 이르는 우리 약점을 물고 들어온 것이다. 특히 우리의 경상수지 적자구조는 정상적인 참가자들에게까지 원화약세에 베팅하게 했다. 결국 원화값 방어선은 무너졌고 정부도 더 이상의 개입을 포기했다. 대신 한ㆍ미, 한ㆍ중, 한ㆍ일 통화스왑을 추진했다. 원화값이 11월에 1400원대, 이듬해 3월에는 1597원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국제통화스왑의 힘은 원화값을 다시 안정시켜 나갔다. 정부가 계속 달러를 쏟아부었다면 외환보유액만 소진한 채 녹다운되고 말았을 것이다.

영국과 이탈리아는 1992년 소로스 등 국제핫머니에 공격당해 결국 유럽환율조정기구(ERM)에서 발을 뺀 바 있다. 당시 국제핫머니는 하루 외환거래액이 1조3000억달러에 이르는 상황에서 유럽연합(EU) 전체 외환보유액이 640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약점을 집중 공격해 단숨에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요즘 우리 외환시장을 보면서 2008년의 교훈을 상기하게 된다. 필자는 당시 외환전쟁을 1차 환율적벽대전으로, 이번 싸움을 2차 환율적벽대전으로 규정한다. 지금은 3년 전과 달리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고 외환보유액도 3000억달러가 넘는다. 은행들도 3개월 넘게 버틸 외화를 갖고 있고, 단기외채 비중은 38%로 확 줄었다.

하지만 국제외환시장은 우리의 실체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외환시장 거래액은 하루 100억달러 정도인데 역외선물환(NDF) 시장 규모는 50억달러로 추산된다. 선물환과 현물환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버는 세력이 3년 전보다 20억달러 더 늘어난 것이다. 국제핫머니가 우리 원화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 원화값이 태국 인도 대만 등 다른 신흥국 통화보다 훨씬 변동성이 심한 것은 이 때문이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가 언제 실물위기로 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달러를 쏟아붓는 방어전략만으론 원화값 방어가 불가능하다. 쌍코피 터진 채 외환보유액만 낭비할 경우 정말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시급히 허점을 보완할 방책을 세우고 세력을 키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상수지 흑자구조를 안정시키는 것이다. 선물환시장 불균형도 해소해야 한다. 외환 딜러와 딜러 간 거래비중(현재 60%)을 줄이고 딜러은행과 기업고객 간 거래비중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유비가 손권과 제휴했듯이 우리도 동맹세력을 다시 한번 구축해야 한다. 한ㆍ미 통화스왑이 당장 어렵다면 일본, 중국과 다시 통화스왑을 하는 방안은 어떨까. 국제핫머니들은 우리 방책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되면 지금처럼 우리를 얕보고 흔들어대지 못할 것이다.

[서양원 금융부장 syweon@mk.co.kr]


46. [매일경제][디지털3.0] 내가 추천하는 앱

예전에는 다른 집을 방문하면 집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금방 파악할 수 있었다. 가구와 그림에서부터 책과 음악에 이르기까지 집안의 모든 것에 집주인의 취향이 배어있었다. 이런 취향은 가까운 지인들 외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이제 사람들의 삶은 아이패드나 아이폰 화면의 손가락 끝에서 공개된다. 아이패드 소유자들은 상대에게 제일 먼저 무슨 앱을 갖고 있는지부터 물어본다. 친구들과 가족, 학생들과 낯선 이들 모두 똑같은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 나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을 공개하기로 한다.

예술 분야에서는 아트레이지(Art Rage)와 스케치북(Sketch Book)을 추천한다. 스타일러스의 사용이 필수적이며,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아깝지 않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아이모션(iMotion HD), 스톱모션(Stop Motion Recorder)과 머이브라이저(Muybridgizer)를 권한다.

독서를 위한 앱으로는 수많은 고전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아이북스(iBooks)와 수백만 권의 장서를 보유한 아이패드용 킨들(Kindle)을, 그리고 전자신문 앱으로는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플립보드(Flipboard)를 추천한다. 플립보드는 공짜인 데다 개개인의 맞춤 인터페이스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최고 게임은 당연히 앵그리버드(Angry Birds) 시리즈이다. 미니멀한 디자인의 패라패닉(Parachute Panic HD)도 중독적인 게임이다. 크리스탈 포털의 신비(The Mystery of the Crystal Portal)는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어느 연령대에서든 인기 있는 게임이다.

앱 스토어의 다양한 사진 앱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틸트시프트젠(Tilt Shift Generator)은 사진에 미니어처 효과를 주고, 아이타임랩스(iTime Lapse Pro)로는 움직이는 대상의 타임랩스 영상을 찍을 수 있다. 플래스틱 불릿(Plastic Bullet Camera)으로는 토이 카메라로 찍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포토신스(Photosynth)는 여러 사진을 한 장으로 이어 붙여준다. 툰페인트(Toon PAINT)와 포토 트로피델릭(Photo Tropedelic)을 사용하면 사진을 감각적인 이미지로 바꿀 수 있다. 페이지스(Pages)와 키노트(Keynote)는 각각 워드 및 파워포인트 같은 기능을 가진 애플의 프로그램인데, 활용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노트 플러스(Notes Plus)와 아이브레인스톰(iBrainstorm)은 즉석에서 필기하기 좋은 디지털 노트 앱이다.

다음은 내가 추천하는 베스트 앱이다. 사운드롭(Soundrop)은 시각적으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고, 플루이드(Fluid FX)는 선택한 사진에 물을 적시는 효과를, 스월리시티(Swirlicity)는 아름답고 편안한 그래픽을 만들어준다. 최고 앱은 바로 트리스케치(Tree Sketch)인데, 한 번의 터치로 다양한 잎을 가진 온갖 형태의 나무를 만들 수 있다.

이 밖에도 미국 공영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NPR(National Public Radio), 악기 조율이 가능한 클리어튠(Cleartune), 기타나 베이스를 연결해 사운드 이펙트를 즐길 수 있는 앰플리튜브(AmpliTube)를 추천한다. 또한 앱 찾기용 앱으로는 좋아하는 앱과 유사한 앱을 시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디스커버 앱스(Discovr Apps)를 강력하게 권한다.

어느날, 내 조카가 우리 집의 가상 공개 버전인 내 아이패드에서 앱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책장에서 '카마수트라'를 발견했다. 다행히도 그것은 힌두어로 된 오리지널 버전이었다.

[장 풀로 건국대 예술문화대학 교수]


47. [매일경제][테마진단] 한·미 FTA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 전망에 따르면 올 12월 하순 우리나라는 세계 9번째로 교역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게 될 것이고, 명실상부한 통상 대국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우리 경제가 보여온 수출실적과 수출경쟁력을 보면 거대경제권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은 기존 수출증가세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 7월에 발효된 유럽연합(EU)과의 FTA에 이어 한ㆍ미 FTA까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몇 년 안에 세계 수출 5위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역 1조달러 시대를 열고, 통상대국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FTA가 우리나라 통상정책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내수와 수출을 균형적으로 성장시키고 대외의존성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앞으로 짧지 않은 기간에 내수부진이 이어진다면, 결과적으로 경제를 일구어 나가는 데 수출의 중요성, 미국과의 FTA 이행의 필요성이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세계 통상 환경을 살펴보면 수출시장 여건이 녹록지 않다.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이어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 정부와 의회 간 합의로 매년 늘어나던 미 행정부의 씀씀이가 오히려 줄어들게 되었으니 미국 경제 부진이 장기화되고, 우리나라의 수출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위축된 수출시장을 쟁탈하기 위한 수출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미 타결한 FTA를 제때 이행하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은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의 단가를 다투는 수출현장에서 관세철폐는 엄청난 수출기회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FTA 추진의 가장 큰 목적은 수출확대다. FTA 활용률이 낮다는 지적이 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기업들은 발효된 FTA를 통해 수출을 상당 수준 확대해 왔다. 한ㆍ칠레 FTA의 경우 칠레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평균 50%대로 우리나라의 세계 전체 수출증가율의 2.5배를 넘는다. 그 결과 칠레 내 시장점유율도 2003년 2%대에서 지난해 7%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현재 한국이나 미국이나 국내 최대 현안은 한ㆍ미 FTA 국회비준이 될 것이다. 미 의회의 한ㆍ미 FTA 비준은 확정적이지만 한국의 비준처리는 아직도 비관적이기만 하다. 연내 비준처리를 위해서는 8월 임시회기에서 최소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상위원회를 통과했어야 했다. 지난달 16일 국회 외통위에 비준안이 상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한ㆍ미 FTA 비준이 언제 가능할지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없다. 한ㆍ미 FTA 재재협상 이야기까지 지루하게 이어지는 상황이니, 우리나라가 커다란 경제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시기를 놓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한ㆍ미 FTA 비준을 위해서는 행정부와 국회 간 소통과 긴밀한 협력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행정부가 더 큰 노력을 기울여 여야 지도부에 협조를 구하고, 한ㆍ미 FTA 지지 여론을 확산시켜야 한다.

특히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이 한ㆍ미 FTA 비준 활동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해야 하고, 대국민 홍보활동에 이들이 참여하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다. 또한 미 의회의 비준 이후 동향 및 전망을 면밀히 분석해 비준 공조체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기간 중에 한ㆍ미 FTA 비준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한ㆍ미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할 수 있는 최고 수준 FTA이고, 미국과의 FTA 성사 여부가 우리나라 글로벌 FTA 네트워크 구축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여야 간 정쟁을 떠나 국익 차원에서 한ㆍ미 FTA는 비준되어야 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48. [매일경제][사설] 1만원 이하 카드결제 거부 잘못된 발상이다

정부는 신용카드 가맹점이 1만원 이하 소액에 대해서는 카드 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소액 결제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의무수납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밝혔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신용카드로 대금을 낸다는 이유로 물건을 팔지 않거나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1만원 이하 소액 결제 때는 가맹점이 카드를 받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도록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법 개정은 주로 결제금액의 2%를 훨씬 웃도는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하는 영세 가맹점들이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몇 천원짜리 소액 결제까지 카드로 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 수수료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카드사 역시 비용이 많이 드는 소액 결제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카드 결제 거부가 허용되면 나쁠 게 없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를 배려하지 않은 사업자 중심의 발상일 뿐이다.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움이 많은 영세 가맹점들의 딱한 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이는 단순히 신용카드 거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욱이 카드 거부가 가맹점에 반드시 득이 되리라고 볼 수도 없다. 카드를 받지 않으면 고객과 매출이 줄어들어 수수료 절감 효과를 다 상쇄해버릴 수도 있다.

가맹점들의 딱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카드 거부 발상을 접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카드 거부는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엄청난 불편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전체 신용카드 결제 건수 중 30% 가까이 차지하는 1만원 이하 소액 결제 가운데 상당수가 현금 결제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많은 불편과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게 틀림없다. 늘 소액권을 챙겨 다니지 않으면 점심 값을 내거나 밤에 택시를 타기도 어렵게 될 것이다. 소액권 발행과 유통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자영업자들의 투명한 세원 관리를 위해서도 카드 거부를 허용하는 건 곤란하다.

카드 거부 대신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지 않는 해법이 필요하다. 수수료 체계 전반을 재검토해 불합리한 점을 조정하고 영세 가맹점들에 1%의 낮은 수수료를 물리는 직불카드 사용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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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