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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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강남 거지` 5만7천가구 집세탓 먹는것도 줄여
◆분노의 시대③◆
강남(江南). 한국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축소판이다. 불과 30년 전 허허벌판이던 이곳이 사람, 돈, 기업, 교육, 문화를 무한대로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한국의 전체 국내총생산(GDP) 1172조원(2010년)의 31%에 이르는 강남 땅값(강남ㆍ송파ㆍ서초구 공지시가 365조원)은 한국적 '쏠림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강남은 일그러진 한국적 '게임의 룰'이 가장 적나라하게 적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상위계층의 돈과 인맥이 파워를 양산해 낸다. 그래서 강남은 지난 수십 년간 '비(非)강남 한국인'을 자기연민에 빠뜨리는 원인이 됐다. 그러나 한국인을 분노케 하는 기형적인 '게임의 룰'은 강남에서도 예외없이 잔인함을 발휘하고 있다. 서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소득 양극화, 그러면서도 고만고만한 아파트에 나눠 살아가는 억지 평준화의 역설이 이곳에 숨어 있다.
25일 매일경제신문은 국토연구원과 공동으로 '서울지역 권역별ㆍ소득계층별 주거비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서울의 재건축ㆍ고가아파트 집중 지역인 강남3구ㆍ강동구 등 4개 구 전체 가구 중 8.06%가 "대출금 상환 또는 전ㆍ월세 임대료 부담에 따라 생필품까지 줄여야 한다"고 답했다. 이 지역 전체인 72만4000가구 중 약 5만7000가구가 주거비 부담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인구로 치면 203만명 중 약 16만명이 이에 해당된다. 강남에 살고 있지만 '강남 스탠더드'에 접근하기 어려운 '강남 거지' 신세라는 의미다.
이 조사는 국토해양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전국 주거실태조사의 데이터 중 서울지역 6120여 명의 표본만 별도로 추출해 국토연구원이 권역별ㆍ소득계층별로 세분해 분석한 것이다. 강남의 경우 모든 소득계층에서 "주거비 때문에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국ㆍ서울ㆍ수도권 응답자 비율보다 훨씬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지역 권역별 점유형태도 조사됐다. 이 결과 강남ㆍ강동권 조사 가구 중 전세, 보증부 월세, 월세 및 사글세 등 임대가구 비율이 무려 6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거주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세입자라는 의미다.
2. [매일경제]글로벌위기 진원지 유럽을 가다
째깍째깍. 그리스의 디폴트라는 국제금융시장의 시한폭탄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유로존 정책 당국자들이 그리스의 디폴트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그리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기자가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 도착한 24일, 처음으로 집권 여당을 향한 폭탄테러까지 발생했으며 사태가 긴박하게 돌아가자 그리스 정부는 주말 장관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그리스 구하기' 전략을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리스 정부 당국자들을 긴장시킨 것은 지난 23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의 발언이었다. 쇼이블레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가 1차 구제금융에 대한 조건들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2차 구제금융을 위한 조건들을 다시 협의해야 한다"며 "요구조건에 응하지 않으면 구제금융은 어렵다"고 말했다.
클라스 크놋 유럽중앙은행 이사회 이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날 "그리스의 디폴트는 현재 논의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라며 "그리스가 파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일부 외신은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 그리스 디폴트 허용을 포함해 대대적인 은행 구제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대폭 확충 등 이른바 '3元 그랜드 플랜'을 비밀리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각국이 그리스를 살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그 충격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화벽으로 이런 세 가지 조치를 추진해 11월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마무리짓는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르면 그리스는 '질서 있는 디폴트'를 통해 그리스 국채를 50% 상각하는 대신 유로존에 남게 되며, 현재 4400억유로인 EFSF는 2조유로로 대폭 확충된다. 또 신용위기의 유럽 은행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자금을 지원한다는 등의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그리스에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저지 부젝 유럽의회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리스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또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쇼이블레 독일 장관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했고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 외무장관은 터키 외무장관에게 협력을 당부했다.
요고스 프로보폴로스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역시 그리스 현지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재정긴축을 위한 구조조정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긴축 정책에 미온적이었던 그리스 야당까지 나섰다. 그리스 최대 야당인 신민주당(ND) 시모스 케디코글로 대표는 이날 "우리도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국가적인 노력에 동참할 계획"이라며 "특히 러시아로부터 투자자금을 끌어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ㆍ그리스 친선협회 의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읍소' 작전이라면 그리스는 협박 작전도 동시에 진행했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가 디폴트하게 되면 우리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도 돈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또 파노스 베글리티스 그리스 국방장관은 "재정 긴축의 일환으로 그리스 나토(NATO) 분담금과 유럽연합(EU)의 군사 작전 참여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리스는 아프가니스탄, 코소보, 소말리아 등에서 나토와 EU의 군사 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들 지역에서 완전 철군은 하지 않겠지만 재정 긴축 때문에 감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나토 분담금과 작전 참여 군인 수가 소규모이기 때문에 그리스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미국과 EU를 향한 상징적인 압박 정도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긴박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국민이 긴축정책에 반대하고 있어 외부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24일 오전 복면을 한 젊은이들이 집권여당인 사회당 당사를 지키는 경찰을 향해 폭탄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재정위기 발생한 최초 폭탄테러여서 충격을 주었다.
[아테네 = 김기철 기자]
3. [매일경제]삼성 "애플과 타협 없다"
"애플과 타협은 없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3년에 걸친 장기전을 치르더라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강성파' 팀 쿡이 이끄는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 제2 라운드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그룹장(전무)은 25일 AP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삼성은 그동안 애플이 주요 고객임을 고려해 (소송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했으나 이제는 공격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삼성은 핵심 무선기술과 관련해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애플은 무임승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 고위 임원이 애플과 특허 전쟁에 '강경 대응'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과 애플은 부품 구매와 특허가 서로 얽혀 있어 '결국은 타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팀 쿡이 애플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된 이후 공세가 거세지자 삼성이 전면 대응을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해 삼성은 초강수를 두고 있다. 25일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법원에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3G 무선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며 각기 다른 4건의 특허소송을 동시에 제기하고 애플 제품의 리콜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손재권 기자 / 이동인 기자]
4. [매일경제]이용섭 의원 국감자료…홈택스 개인 세무정보 `무방비`
국세청 홈택스 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세무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홈택스가 개인정보 유출 대란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 따르면 개인 및 법인 사업자들이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 세무신고를 할 때 신고자 본인도 모르게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세무정보 파일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상당수 사업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민간 세무관리 프로그램에서 본인 정보를 작성한 후 국세청에서 배포한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상으로 세무신고를 하고 있다. 그런데 홈택스에 신고하기 위해 세무정보를 불러오는 과정에서 신고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c:\ersdata, c:\ersdata pe_data 등의 폴더가 자동으로 생성되면서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파일에는 개인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휴대전화번호, 주소, 매출액, 납세액 등이 아무런 보안장치 없이 고스란히 저장됐다.법인의 경우 직원 연봉, 법인 매출, 부동산 소유 및 임대 현황, 부채 현황, 사업장 현황 등 민감한 정보가 역시 별도의 암호화 조치 없이 파일로 저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세무정보 파일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자동으로 생성돼 보관된다는 사실을 신고자 본인은 물론 세무대리인들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렇게 생성ㆍ보관된 파일은 별도의 전문 해킹 프로그램 없이 윈도 기본 프로그램인 메모장을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열어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개별 세무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홈택스를 이용 중인 240만~250만명 개인사업자와 40만개 이상 법인의 주요 세무정보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용섭 의원은 "최근 국세청 관계자와 함께 시연해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세청도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체 사업자 중 60%가량이 민간 세무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개인정보 유출에 너무나 쉽게 노출돼 있다"며 "모든 세무정보가 가장 기초적인 해킹으로도 파악이 가능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국세청 자체적으로는 내년부터 개발에 착수하는 차세대 국세전산망이 도입되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고 이 의원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의원은 "국세청은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홈택스 신고 이후 신고자 컴퓨터에 자동 생성되는 세무정보 파일이 암호화돼 저장될 수 있도록 민간 세무관리 프로그램 제조사 측에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홈택스 : 국세청이 운영하는 납세 자동화 시스템이다. 홈택스를 이용하면 전자민원, 전자신고, 전자고지, 과세자료제출, 전자납부, 조회 등의 납세 업무를 세무서에 가지 않고도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처리할 수 있다.
[이근우 기자 / 문지웅 기자]
5. [매일경제]한덕수 주미대사 "美, 이 대통령 방미전 한미FTA 비준할듯"
한덕수 주미대사는 2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10월 초께 제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ㆍ미 FTA 이행법안이 의회에 제출되면 열흘 안에도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대로 한ㆍ미 FTA 이행법안이 제출되고 절차가 진행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ㆍ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다음달 13일 이전까지 한ㆍ미 FTA 비준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 대사는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주미대사관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한ㆍ미 FTA 비준을 위한 의회 내 절차 중 가장 어려운 단계였던 무역조정지원(TAA) 연장안이 22일 상원을 통과했으며, 민주ㆍ공화 양당이 합의한 5단계 비준 절차 중 2단계를 지났지만 사실상 70%는 진전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 대사는 향후 의회 내 절차와 관련해 "하원에서 FTA와 TAA 법안 중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하느냐는 절차를 놓고 현재 양당 간에 무게중심이 다르지만, 그 부분만 합의되면 한ㆍ미 FTA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초당적 합의가 이뤄진 상태이므로 빨리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사는 이어 하원 통과를 묻는 질문에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소관 상임위원회인 데이비드 캠프 세입위원장이 이미 상원을 통과한 TAA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던 만큼 절차가 진행되면 (하원에서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 대사는 특히 "베이너 하원의장이 어제 TAA 법안이 상원을 통과한 후 '즉각 이행법안이 제출되면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FTA 법안에 다음달 중순까지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이미 밝혔다"며 늦어도 10월 중순 한ㆍ미 FTA 비준을 낙관하면서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6. [매일경제]S&P, LG전자 신용 강등하나
LG전자가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서 신용등급을 강등당할 위기에 놓였다.
현재 S&P는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BB’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르면 이번주 한 단계 아래인 ’BBB-’로 낮출 전망이다. ’BBB-’는 투자적격 등급으로서는 가장 낮은 등급으로 그 아래부터는 ’투기등급’으로 취급된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S&P로부터 이번주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언질을 받았다"며 "아직 강등 여부나 정도를 확실히 알 수 없는 단계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감안해 자금조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서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S&P는 국내 대형 제조업체 중 LG전자와 SK텔레콤의 신용등급 강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8월에는 노키아 신용등급을 무디스가 두 단계(A3→Baa2) 낮춘 데 이어, S&P도 한 단계(BBB+→BBB) 강등한 바 있다. LG전자와 노키아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리면서 영업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돼 신용등급 강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채권업계에서도 LG전자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 향후 전망(outlook)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S&P가 실제로 LG전자 신용등급을 낮추더라도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즉각 보조를 맞춰 신용등급 강등 카드를 꺼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현재 LG전자에 AA 등급을 주고 있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대 고객 중 하나인 LG그룹의 막강한 영향력을 감안할 때 설사 글로벌 신용등급이 떨어지더라도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신용등급이 유지되더라도 LG전자는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당장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결정되는 금리(쿠폰)는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한 수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BBB와 BBB- 회사채간 금리 차이는 0.2~0.3%포인트 정도"라며 "LG전자가 BBB-로 강등되면 최소 이 정도 조달 비용 상승은 감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LG전자의 신용등급 강등이 회사 경영상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LG전자 신용등급 강등이 주가엔 타격을 줄 수 있겠지만 채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LG전자의 해외자금 조달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이 회사 영업실적 악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주 기자]
7. [매일경제]태양 흑점폭발…전파장애 우려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이 태양흑점(사진 검은 점선 부분) 폭발로 일시적인 전파 두절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지난 24일 오후 6시40분께 태양흑점 폭발이 발생해 방송통신, 항공 및 해상 항해사, 군 기관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폭발에는 최대 2293㎞/s 속도의 코로나 질량 방출이 동반돼 25일 오후 12시께부터 지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흑점 폭발로 인해 이 흑점이 지구 쪽을 향하지 않게 되는 다음달 5일까지 일시적인 단파통신 두절, 항법 장애 및 위성전파 간섭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전파연구원은 "이번 태양흑점 폭발은 태양 표면 왼쪽에서 발생했다. 앞으로 태양흑점 1302의 추가 폭발 가능성이 예상돼 태양의 자전에 의해 이 흑점이 지구 쪽을 향하지 않게 되는 시점인 10월 5일까지는 방송ㆍ통신사, 항공ㆍ해상 항해사, 군 기관 등 유관 기관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태양흑점이 폭발하면 태양 대기를 이루고 있는 플라스마 물질이 대규모로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는 '코로나 질량 방출'이라는 현상이 생긴다.
이 물질이 8분 만에 지구로 날아와 위성을 통한 전파, 통신, GPS 신호 등에 영향을 주게 되고 휴대폰 등 무선 통신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또 방송용 정지궤도 위성이 손상을 입으면 방송 시청도 어려워질 수 있다.
태양흑점은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께 한 차례 폭발을 일으켰으며 24일 오전 5시 이후 현재까지 10여 차례 작은 규모의 폭발을 보이고 있다.
[손재권 기자]
8. [매일경제]주거지 격차가 계급 격차로 일그러진 룰이 `강남 디바이드` 만들었다
◆ 분노의 시대 ③ ◆
'어디 사세요?' 흔하지만 잔인한 질문이다. 경제적 신분을 묻는 말이다.
2000년대 초부터 집값이 뛰기 시작하면서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는 '승자(勝者)의 동네'라는 선입견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렸다. 그 밖의 지역은 평범한 서민과 중산층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비(非)강남'으로 통칭된다.
이처럼 강남과 비강남으로 구분되는 이분법적 계층구조는 한국사회의 분노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3.3㎡당 3500만원에 달하는 강남 집값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민등록상 인구 대비 낮시간에 머무는 사람 비율을 뜻하는 주간인구지수의 경우 강남구(183.9%)와 서초구(142.1%)는 서울 평균(108.6%)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집값과 생활비가 비싼 강남에 머물지 못하고 서울 외곽에서 통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심각한 생활수준의 차이는 반(反)강남 정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강남구의 경우 인구 1000명당 학원 수는 3.02개로 서울 평균(1.18개)보다 세 배가량 많다. 강남구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 0.45대(서울평균 0.29대), 인구 1000명당 의사수 9.04명(3.4명) 등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특히 교육 커뮤니티 측면에서는 다른 지역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해 초 서울대가 국회에 제출한 '2011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출신 고교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일반고(외고ㆍ과고ㆍ예고 등 특목고 제외) 출신 합격생은 모두 686명으로, 이 가운데 강남 3구 출신이 292명이었다. 이는 서울 지역 전체 합격자의 42.5%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강남이 아무에게나 친절한 땅은 아니다. 갈수록 커지는 '강남코스트(Cost)'는 어지간한 중산층도 '강남거지' 신세로 몰아간다. 서울 관악구에 살다가 올해 초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한 회사원 고 모씨(42)는 요즘 허리가 휠 지경이다.
속칭 '대전동'(대치동 전세) 아빠다. 그런데 이사 후 한 달 생활비만 40~50% 늘어났다. 예전에 살던 115㎡ 아파트 크기를 줄여 85㎡로 옮겼는데도 전세금은 2.5배를 넘었다. 전세금 대출을 받은 덕택에 한 달 이자로만 54만원을 내고 있다.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아들이 받는 사교육 과목 숫자는 똑같은데 교육비도 90만원 안팎에서 200만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고씨는 "직장이 광화문쪽인데 아내와 합의 아래 이달부터 차도 갖고 다니지 않기로 했다"며 "요즘은 회식자리도 부담스러워 '영어학원 다닌다'는 핑계를 대고 곧장 집으로 온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이 막대한 희생과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생활하는 강남 주거의 만족도는 어떨까.
25일 매일경제신문은 국토연구원과 강남권역인 강남3구ㆍ강동구와 강북지역인 서대문구, 마포, 은평, 종로, 용산, 중구 권역 간 주거만족도를 비교해봤다.
해당 표본은 2010년도 주거실태조사에 사용됐던 강남권 지역 샘플 1695가구와 강북권 지역 샘플 1575가구였다. 그 결과 전반적인 만족도는 강남3구ㆍ강동구가 2.91점으로 강북지역(2.83)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11개 항목으로 세부 평가한 결과는 조금 달랐다. 편의ㆍ의료ㆍ교육환경 등은 강남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치안문제' '주차시설' '지역유대' 등의 항목은 강남의 만족도가 오히려 강북에 비해 뒤처졌다.
실제로 강남권(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은 서울 4개 권역 중 최근 5년간 범죄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다. 화재 위험도 높다. 강남구의 경우 2009년 기준으로 서울지역에서 가장 많은 367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을 선호하는 이유는 거주지와 학군, 인맥의 격차가 사회적 계급 격차로 직결되는 한국사회의 '룰' 때문이다. 한 번 계급이 정해지면 좀처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계급 격차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다.
10여 년 전 대구에서 올라와 양재동에 살고 있는 임 모씨(여ㆍ45)도 자녀교육 때문에 강남에 거주하는 자칭 '강남거지'다.
임씨는 "새로 임용되는 판사의 10명 중 4명꼴로 강남ㆍ특목고 출신이라는 뉴스도 나오더라"며 "대학 진학이나 사회 계층으로 보나 모든 구조가 강남 출신이 유리한 게 사실인데 이렇게 '게임의 룰'을 만들어놓고 유독 '강남사람' '강남엄마'들만 비난받는 현실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임씨는 "이미 만들어진 현실에 적응하는 것일 뿐 누가 이런 현실을 좋아하겠느냐"고 되물었다.
[기획취재팀 = 이진우 차장 / 이지용 기자 / 강계만 기자 /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정동욱 기자]
9. [매일경제]"세금 찔끔 내면서 복지는 선진국수준 요구"
◆ 분노의 시대 ③ / CEO의 분노 ◆
기업의 CEO는 한국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성공 아이콘이다. 그러나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A씨는 중견기업의 잘나가가는 40대 CEO다. 자수성가한 것은 아니다. 물려받은 기업을 잘 키워 경영수완을 인정받은 경우다. 이런 A씨는 "분통이 터져 못살겠다"고 말한다.
양극화의 폐해를 기업이나 기업인에게 돌리는 정부와 국민 여론이 못마땅하다. A씨는 "정부가 정책을 잘못해서 생긴 피해를 왜 자본주의 시스템과 기업, 부자에게 뒤집어씌우느냐"며 "기업 입장에선 이익이 나야 사회공헌을 할 수 있는 것이고, 대ㆍ중기 상생(相生)도 서로 도움이 되는 우수 협력업체에나 해당되는 말"이라고 말했다.
오락가락하는 원칙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A씨는 "더 많은 금리를 즐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일단 부도가 나면 말이 달라진다"며 "예금보험한도가 5000만원이고, 기업어음(CP)이 무보증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니 세금으로 책임져 달라는 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A씨는 한국 국민의 정서에 심각한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세금은 찔끔 내면서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요구하고, 실력도 없으면서 좋은 직장에 고액연봉을 꿈꾸며, 모두 강남 고급 아파트에서 살길 바란다"며 "실현 불가능한 허상 때문에 생긴 분노에 대해서는 사회가 '그건 아니다'고 정정당당하게 지적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이진우 차장 / 이지용 기자 / 강계만 기자 /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정동욱 기자]
10. [매일경제]금천우파도 강남좌파도 분노에는 경계가 없다
◆ 분노의 시대 ③ ◆
고재혁 씨(가명ㆍ32)는 전형적인 '강남 좌파'다. 실제 사는 곳과 상관이 없다. 강남ㆍ서초ㆍ송파 강남 3구 출신은 아니지만 서울 이촌동 소재 198㎡(60평) 규모 아파트에 살며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다니고 있다. 대학시절 좌파 운동권 학생들과 어울렸고 로스쿨 진학 이후에도 인권학회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때도 야권에 표를 던졌다.
이에 비해 대학생 이재선 씨(28ㆍ가명)는 가계 소득 하위 50% 미만의 저소득층 대학생이지만 최근 저축은행 후순위채 투자자 보상 방안을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금천 우파'의 사고방식이다. 이 또한 실제 사는 곳과는 상관이 없다.
경기도 안양시에서 서울 소재 사립대를 통학하는 이씨는 아르바이트와 취업준비 말고는 생각할 틈도 없는 대학생활을 마치고 하루빨리 취업해야겠다는 마음뿐이다. 이씨는 "(후순위채 투자자는) 수익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가 큰데 국가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구제해줄 필요는 없다"며 "열심히 노력했는데 생계를 보장받지 못한 이들로 복지가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ㆍ대선 때도 검증되지 않은 야당 후보보다는 정ㆍ관계 경력이 있는 여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이씨는 생각한다.
지난달 24일 실시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20.2%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곳은 서울 금천구. 그때부터 금천이 강남의 대척점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 학계를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비롯한 첨단 미디어를 활용해 '세상을 바꾸자'고 외치고 있는 '강남 좌파' 못지않게 팍팍한 생활로 목소리가 드러나지 않고 있는 '금천 우파'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조사분석센터 부소장은 "한국에는 자신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보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경제적 보수'와 전쟁과 폐허 그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겪으면서 보수성향이 체화된 '관습적 보수층'이 있다"며 "여기에 하나 더해진 것이 경제적으로 팍팍한 삶을 살고 있지만 '진보적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는 '신보수층'"이라고 분석했다. 박효종 전 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이들 계층은 '상대적 박탈감'이 그 어느 계층보다 극심한데 사회지도층은 이들을 감싸안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출신 지역과 무관하게 개인적인 정치ㆍ사회 성향을 갖고 있는 이들은 지역적인 잣대를 거부한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대기업 여사원 윤 모씨(30)는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명품백을 샀는데 '부모가 사줬느냐' '넌 월급으로 생활을 안 하니까'라는 회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며 "여자가 명품백 하나 사는 건 강남이나 아니나 똑같다"고 말했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46㎡(15평) 규모 전세 5000만원짜리 다가구주택에 사는 7급 공무원 워킹맘 윤지원 씨(가명ㆍ30)는 하루빨리 학군이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겠다는 마음뿐이다. 월급쟁이 부부로서 강남주민 못지않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만 동네 실정은 열악하기만 하다. '비보호' 좌회전 표지가 넘쳐나는 출퇴근길에 매일 분통이 터진다.
지방 출신으로서 2000년대 초반 서울 소재 명문대를 다닌 윤씨는 대학시절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지만 학생운동은커녕 등록금 인상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것조차 사치였다. 학창시절 과외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어렵사리 결혼과 취업에 성공한 윤씨의 지금 목표는 자기 딸만큼은 영어유치원부터 과외 교습까지 힘닿는 데까지 시켜주는 것이다. 분노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
[기획취재팀 = 이진우 차장 / 이지용 기자 / 강계만 기자 /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정동욱 기자]
11. [매일경제]그리스 해법 합의했지만 美·유럽 주도권 놓고 또 신경전
◆ 유로존 돌파구 찾나 ◆
세계 경제위기의 해결 방향이 일단 잡혔으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첩첩히 가로막힌 상황이다. 유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 비밀리에 긴급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3원 그랜드 플랜은 대대적인 은행 구제와 그리스의 부분 디폴트(채무 불이행) 허용, 유럽금융안정기금(EFSF) 대폭 확충으로 요약된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스카이뉴스 등이 24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유럽 각국은 이미 그리스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그 충격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화벽을 비밀리에 추진 중이다.
독일 재무부의 한 당국자는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로존 다른 부국들은 현재 그리스의 '질서 있는 디폴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사국인 그리스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그리스 국채에 대한 50% 상각과 함께 질서 있는 디폴트를 하는 것도 그리스 위기 해법 가운데 하나라고 밝혀 사실상 디폴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지난주 워싱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동에서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에 대해서는 3000억유로가 넘는 채무 가운데 일부를 디폴트하는 질서 있는 디폴트를 허용하면서 유로권에 계속 잔류시키는 방안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질서 있는 디폴트란 채무상환 위기가 임박했음을 인지한 경우 채권단과 채무국이 채무 구조조정을 사전적으로 협의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유로존ㆍ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구제금융 6차분(80억유로)을 지급받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지게 된다.
그리스 채무불이행 사태를 대비해 유럽 은행들이 버텨낼 수 있는 자본 확충 계획도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지난 7월 2차 '스트레스 테스트' 후 은행 재자본화에 시급히 필요한 자금 규모로 언급된 25억유로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최근 유럽 위기가 심화하자 지난주 필요하면 과거 은행들에 제공했던 1년짜리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다시 시행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EFSF를 현재의 4400억유로에서 2조유로로 대폭 확충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그리스 위기가 유로 3~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미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기 위해서다.
EFSF를 이렇게 대폭 확충하기 위해서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제안한 미국 부실 금융자산 구제 프로그램(TALP)의 차입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EFSF 확충이 절실하지만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는 아직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7월 유로 긴급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EFSF 자금 확충을 포함한 EFSF 기능 확대가 오는 29일 독일 의회에서 승인될지가 관건이다.
IMF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2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IMF-세계은행 연석총회 폐막 후 발표한 'IMF 총재 실천 계획'에서 "IMF의 대출 능력이 거의 4000억달러로 현재로선 안정적이지만 취약한 국가 등의 잠재적 금융 수요를 감안할 때 부족한 상태"라면서 대출 여력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이에따라 그리스발 위기에 대응하기위한 자본확충과 정책 주도권을 두고 유럽과 미국 사이에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로이터가 이달 초 입수한 IMF 내부 자료에 따르면 IMF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840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라가르드 총재의 제의는 IMF 연차총회 공동성명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이 "세계 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 뒤 "이는 특별한 주의와 조율, 대담한 행동을 위한 준비를 요구한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공개됐다.
그러나 IMF의 대출 여력을 늘리기 위해서는 각국이 출연하는 쿼터를 지분대로 대폭 늘려야 가능한데 모든 나라가 이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일본 브라질 등은 이에 동의를 표시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등은 반대했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이날 IMF 운영위원회 연설에서 "유로 채무위기가 가중됨에 따라 IMF 자금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반면 IMF의 자금이 위기국의 잠재 수용에 부응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도 "IMF 기금 확대를 검토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동의를 표했다.
그러나 재정적자로 허덕이는 미국은 "IMF가 충분한 재원을 갖고 있다"며 추가 출연에 소극적인 자세고, 러시아도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재무부 차관이 "경제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럴 필요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워싱턴DC에서 연설한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현재 유럽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 초기에 미국의 당시 상황보다도 더 나쁘다"며 그리스에 대해서는 디폴트가 아닌 방법으로 채무 구조 재조정을 할 것을 제안했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 서울 = 김주영 기자]
12. [매일경제]"수출 타격 받더라도 인플레·투기세력 막자"
◆ 유로존 돌파구 찾나 ◆
자국 화폐의 평가절하에 개입 또는 묵인해오던 신흥국들이 이제는 환율 절상을 위해 달러를 매도하거나 자국 화폐를 매입하고 나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급격한 환율 절하가 초래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내수경제 타격과 헤지펀드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주 10개 아시아 주요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JP모건 아시아 달러 지수는 2.6% 하락하며 1998년 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최근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4.7% 하락했고 인도 루피와 말레이시아 링기트도 4.6%, 3.3%씩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2.6% 절하됐다.
이 같은 신흥국 통화가치의 동반 하락은 유럽 재정위기로 달러화 부족 사태가 초래되자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달러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이로 인한 신흥국 수출 전망 악화 등도 원인으로 거론됐다.
이렇게 되자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 지키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촉발, 자국 기업의 해외 차입 조건 악화 등을 막기 위해서다.
그동안 미국 유럽의 금융위기 확산으로 자국 화폐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수출산업에 타격을 줬던 상황에서 일순간 역전된 것이다.
8월 31일 금리 인하 결정을 계기로 급락세로 돌아선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22일 현재 8월 말 대비 18% 이상 급락했다. 이 때문에 브라질 중앙은행은 22일 헤알 매수-달러 매도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루피아 가치가 8월 말 대비 5% 이상 하락하자 22~23일 이틀간 루피아 매입에 나서며 통화가치 하락을 막았다. 한국도 23일 달러 매도의 시장 개입을 단행하면서 원화 가치 급락을 겨우 막았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23일 "즈워티화의 하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상당한 양의 외환을 매각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폴란드는 최근 연 4% 수준의 높은 경제 성장을 지속해왔지만 유럽 금융위기에 휩쓸리며 매도 대상 화폐가 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흥국들은 자국 화폐가치 급락 시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신흥국들 대부분이 공공부채를 줄이고 재정건전성 개선에 주력하는 동시에 고속 성장세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아무리 미국,유럽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이로 인해 수출주도형 경제가 타격을 받더라도 최근과 같은 통화가치 급락은 용인하기 어렵다는 게 신흥국 통화당국의 공통된 인식이다. 따라서 최근 상황을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준동으로 해석하고 자국 화폐가 공격 대상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 방어 조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이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로 자금이 유출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곳이 브라질이다. 브라질 중앙은행 집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해외에서 순유입된 자금이 100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23일 "헤알화 하락은 선물시장에서 기관투자가의 매도로 인한 투기적 움직임 때문"이라며 시장 개입 배경을 투기세력과의 대결로 못 박았다. 이로써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전개돼온 환율 전쟁이 신흥국으로 확대되는 조짐이다.
아사히신문은 "글로벌화가 심화된 경제에서 개별 국가의 대응만으로는 위기 해결의 성과를 낼 수 없다"며 "글로벌 경제를 통합하는 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13. [매일경제][유로존 돌파구 찾나] 그리스 현지 민심은…
이미 1997년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우리 처지에서 그리스의 현재 상황은 낯선 풍경이 아니다. 긴축 정책은 가장 먼저 '실업'과 '생활고' 형태로 나타난다. 그리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그리스의 공식 실업자가 80만명에 이른다. 이 중 20만명은 지난 1년 동안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다. 물론 비공식적인 숫자는 이것보다 1.5배 더 많다는 게 일반인의 생각이다. 그리스 인구가 1000만명 수준이고 경제활동인구가 600만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실업률이 거의 20% 선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청년실업률은 정부 통계에서도 40%가 넘는다.
더 큰 문제는 긴축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앞으로 실업자 증가 속도는 이것보다 더욱 빠를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정부는 공공 부문에서 3만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밝히고 있다.
또 세금 증액과 각종 복지 축소로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게오르그 씨(49)는 "수도료, 전기료, 통화료 등 안 오른 것이 없다"며 "여기에 재산세까지 증액한다니 실질소득이 30% 이상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민은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정부는 커지는 국민의 분노를 감당할 힘이 없다. 신타그마 광장에 등장한 피켓과 구호를 보면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택시기사는 택시기사대로, 또 일반 시민과 대학생은 그들대로 다른 부문에서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해 파업을 벌인 세무담당 공무원들이 정부가 긴축 조정 방안으로 도입한 재산세 증액 업무를 거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또 정신질환에 대한 보험 축소와 구조조정에 맞서 보건의료 분야 공무원들은 "정신질환자들을 일반 병원으로 보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관광상품 가게에서 일하는 안드레아스 씨(54)는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는 공무원들에 반발해 새롭게 책정된 재산세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그리스 재정 문제는 방만한 공공 분야 때문인데 민간 분야에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1980년대에 라미아 지역에서 카페를 운영했는데 그때는 그 지역에서 100명당 1명만 공공 분야 종사자였는데 최근 가보니 2명당 1명이 공공 분야에서 일하더라"며 "긴축은 이런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집권여당의 최대 지원 세력이 공공 분야 근로자들이기 때문에 과감한 긴축과 민영화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그리스 일요판 신문인 '프로토테마(Proto Thema)'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긴축 정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야당인 신민주당(ND)의 지지율이 21.3%로 집권 사회당(Pasok)보다 5.8%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론 조사에서 유로존 탈퇴 등을 주장하고 있는 군소 야당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그리스 공산당은 7.4%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급진좌파연합과 인민정당의 지지율도 5%를 넘었다.
평소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대던 아테네 도심의 신타그마 광장은 24일(현지시간) 관광객 대신 집회 참가자와 이를 제지하는 경찰이 차지했다. 특히 이날 오전 복면을 한 젊은이들이 집권여당인 사회당 당사를 지키는 경찰을 향해 폭탄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 숫자는 더욱 늘어났다. 이날의 사건은 재정위기와 그에 따른 긴축 정책에 대한 그리스 국민의 분노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전날 있었던 택시 파업에 참가했다는 택시기사 소르테시우 씨(34)는 "(구제금융이 시작된) 지난 1년간 파업과 시위는 아테네의 일상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경제를 다시 살려내려면 긴축을 통해 유럽연합(EU)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EU니 뭐니 이런 것은 잘 모르겠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생활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테네 = 김기철 기자]
14. [매일경제]향후 세계경제 5가지를 봐라
◆ 유로존 돌파구 찾나 ◆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 향후 세계 경제를 진단할 수 있는 가늠자로 다섯 가지 경고 사인이 제시돼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자에 △3분기 성장률 △유로존 부채 위기 △중앙은행들의 성장 정책 △시장 지표 △미국 정치 등을 '세계 경제 조망에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경고 사인'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무엇보다 중요한 경고 사인은 3분기 성장률이다. 3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앞으로 세계 경제가 암흑 속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볼 수 있을지, 아니면 끝 모를 나락으로 빠질지 예측해볼 수 있다는 것.
세계 경제가 요동치면서 시장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가운데 3분기에 성장률이 소폭이라도 상승한다면 이 같은 세계 경제 불안감이 다소 완화돼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경제를 예측할 두 번째 가늠자는 유로존 부채 위기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를 주목하는 것이다. 그리스 해결 방안이 표류할지, 아니면 부도로 세계 경제에 또 한 번의 쇼크를 줄것인지가 관건이다. 지금 시점에선 그리스 재정긴축 정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에 그리스 부도 향방이 달렸다. 하지만 이미 그리스발 위기의 공포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까지 작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의 위기를 해소해줄 유럽중앙은행(ECB)의 조치가 주목된다.
ECB는 지난 6주 동안 유로존 내 회원국의 부실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해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긴급 국채 매입 조치가 일시적이라는 데 있다. 독일을 비롯한 일부 회원국은 ECB의 국채 매입에 반대해왔기 때문에 ECB가 한없이 이들 국채를 매입해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10월 말에 ECB 총재가 바뀌는 것도 시장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던져주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염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성장 정책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 정책이 시장에서 효과를 발휘할지 역시 미지수다. 무엇보다 고용 회복은 중앙은행들의 역할을 넘어서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경기 침체 조짐을 보여왔다.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아감에 따라 국채 이자율은 곤두박질쳤다. 독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였고 미국은 65년래, 영국은 11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도 암울한 신호들을 보내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주가는 올해 최고치에서 3분의 1이 손실됐다. 증시 폭락은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안전해도 시장 동요로 투자자들에게 투자할 동기를, 소비자에게는 소비할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고 FT는 지적했다.
분열된 미국 의회가 이같이 위축된 시장에 소비지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역시 향후 경기를 가늠할 경고 사인이다.
지난 60년간 세계 경제는 미국 소비자에게서 답을 얻어왔다. 미국 소비자들은 맹렬한 소비로 세계 경제 중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이후 이 같은 기능은 거의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미국 의회 갈등과 내년 대선을 앞둔 정쟁은 이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도 거두게 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치가 대승적 합의를 이룬다면 시장에 새로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주영 기자]
15. [매일경제]"현금 급하다" 금·은도 투매
◆ 유로존 돌파구 찾나 ◆
세계 증권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그동안 가격이 치솟았던 금과 은을 팔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날보다 5.8% 하락한 온스당 1639.8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래 하루 최대 낙폭이다. 금값은 지난주 들어 9.7% 급락했다. 지난주 금값 하락폭은 1983년 이래 가장 컸다.
은값도 이날 17.7%나 급락해 온스당 30.10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1987년 이후 최대였다.
투자자들이 최근 세계 증시에서 본 손실을 보완하기 위해 금과 은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헤지펀드가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금과 은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헤지펀드들은 지난 8월까지는 금 투자에 집중해왔다.
글로벌 경기 하강으로 투자자들이 앞으로는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ㆍ은을 투매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케이스 스프링어 스프링어파이낸셜자문 대표는 "금은 최근 수개월 동안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유용했다"며 "그러나 최근 세계 경제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앞으로 디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란 걱정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디플레이션 시기에 금 투자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럽계 은행들도 투매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16. [매일경제]돛단배 대신 군함 띄운 정부…외환보유액 너무 빨리 낭비?
◆ 한국 금융시장 어디로 ◆
◆ 장면1
2008년 7월 9일. 외환시장에 '도시락 폭탄'이 터졌다. 외환당국은 이날 점심시간에 40억달러 그리고 그날 하루 온종일 60억달러를 시장에 '투척'했다. 달러를 풀어 원화값 하락을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였다. 당국은 당시 7월 한 달간 무려 210억달러를 서울 환시에 내다파는 진기록을 세웠다. 심지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까지 직접 개입했다.
◆ 장면2
2011년 9월 23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정부가 장 막판 3분 동안 35억달러를 내던지는 등 이날 하루 40억~50억달러를 시장에 내다판 것으로 추정했다. 3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 외환시장 개입이었다. 관군(정부)의 화력(달러 투매) 덕분에 달러당 1194원 수준까지 떨어졌던 원화값이 1166원까지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한 주간 정부는 외환시장에서 100억달러 이상을 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월 말 현재 3120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외환보유액을 배경으로 정부는 지난 9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여유를 부렸다.
원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 의지를 묻는 질문에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큰 물줄기가 있는데) 돛단배 띄워서 해결될 상황은 아니다"고 답했다. 원화값 하락 자체가 국내 경제가 안 좋아서가 아니라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정부가 개입해봤자 소용이 없다는 취지의 얘기였다. 이 같은 여유를 부린 또 다른 배경에는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면 원화값 하락폭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이달 중순 이후 원화값이 날개 없는 추락을 하면서 변했다. 1200선 붕괴가 현실적인 위험으로 다가오자 외환당국은 작심하고 강력 개입으로 돌아섰다. 23일 시장 개입 규모와 관련해 시장에선 "돛단배가 아니라 군함이 들어왔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특히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 등이 미국 워싱턴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을 시장 일각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일단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물가 상승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또 단기외채가 1500억달러로 리먼 파산 때 1900억달러보다 적고 외환보유액은 8월 말 현재 3122억달러로 사상 최대"라며 "원화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잘못된 시장 기대를 바꿔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활용이 가능한 외환보유액은 1000억달러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2000억달러는 대외 신인도를 위해 건드리지 못하는 '마지노선'이란 의미다. '총알(달러자금)'도 잘 관리해야 하지만 조기에 외환보유액을 과도하게 투입할 경우 위기론을 불러와 투기세력까지 우리 시장에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그동안 외환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이 정부로서도 부담이다.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현실화와 유럽 국가들의 도미노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불안감 등 해외경제 불안감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 매수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강세 현상을 시장 개입을 통해 막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괜히 소중한 외환보유액만 쪼그라들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선영 수출입은행 감사는 외환시장 개입이 외환보유액만 축낸 채 오히려 주가 폭락과 외국환평형채권 가산금리를 높이는 부정적인 영향만 가져온다고 지적하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다. 배 감사는 "정부가 2008년 하반기 중 1100억달러의 보유 외환을 풀었다. 이 중 700억~800억달러를 외환시장에 투매해 2008년 말에는 환율이 1258원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중단되자 환율이 1570원으로 다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박봉권 기자 / 신헌철 기자]
17. [매일경제]"외부변수로 흔들릴땐 달러 쥐고 있어야"
우연찮게도 정부가 환시장에 개입한 직후인 23일 뉴욕시장에서 한국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202bp(1bp=0.01%)로 치솟아 유럽 재정위기 한복판에 서 있는 프랑스(197bp)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3년물) 가산금리도 지난 22일 현재 217bp로 치솟아 올해 1월 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의 외화채권 발행금리도 최근 2주일간 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 때문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변수로 원화값이 흔들릴 때는 보유 외환을 꽉 쥐고 고환율을 그대로 용인하는 무대책이 오히려 원화값 하락을 통해 수출 증대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고환율의 축복을 누리게 하는 게 낫다고 배선영 감사는 주장한다.
섣부른 시장 개입이 일종의 '나선형 악순환(spiral vicious circle)'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시장에서 '원화값 위기론', 즉 원화값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란 신호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싼값에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 수입업체나 은행들이 앞다퉈 달러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오히려 단기적으로 과도한 달러값 상승(원화값 하락)을 가져올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차손을 염려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은 물론 채권시장에서도 이탈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8. [매일경제]패닉 증시 투자 어떻게?…매경 마켓레이더 긴급좌담
◆ 한국 금융시장 어디로 ◆
지난주 한국 증시에는 허리케인이 몰아쳤다.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증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증시의 변동성을 크게 한다. 매일경제신문에서 마켓레이더 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장전문가 6명이 패닉에 빠진 한국 증시 방향을 찾기 위해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 유럽 재정위기 해법은
한국 증시 패닉의 '주범'인 그리스 사태를 진단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았다. 한마디로 '속수무책'이다.
▶장영상 웅진루카스투자자문 대표=뉴스로 주가가 올랐다 빠지는 상황에서 주가 전망은 의미가 없다. 다만 현재 시장이 관리 가능한 수준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고민해야 한다. 그리스 문제는 당뇨병과 같아서 1~2년 내 완치되기는 어렵다. 복지병에 길들여진 이들은 과거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 국민처럼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보다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박관종 프랜드투자자문 대표=기업이든 국가든 과다 부채 상황에 직면했을 때의 끝은 '부도'일 수밖에 없다. 다만 이후 질서정연한 부채 탕감 과정을 거치면서 일을 마무리하는 '질서 있는 디폴트' 과정을 거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가 아닐까 한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스페인 국채 만기'를 주요 변수로 봐야 한다. 이탈리아도 이야기가 많이 되지만 발행 국채 75%를 자국 은행이 소화하고 있다. 그래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헤지펀드가 노리고 있는 것은 오히려 스페인이다. 스페인으로 문제가 전염되면 유럽 재정위기 해결은 더욱 어려워진다.
◆ 한국 증시 향방은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과연 지난 금요일 같은 태풍이 다시 몰아칠 가능성이 있는가'다. 지난 8월 19일과 9월 23일처럼 하루만에 증시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사태가 월중 행사처럼 발생한다면 투자자들의 혼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무너져버린 바닥의 깊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도 궁금하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평이 엇갈렸다.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미국의 경우 금융정책과 재정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졌고 유럽 문제 해결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3분기ㆍ4분기 기업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고 국내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좋은 시나리오를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가능한 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투자 태도가 적절한 것 같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증시가 장기적으로 다시 천장을 뚫고 올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조병문 센터장=물론 지금이 바닥일 수도 있지만 바닥이 6개월 이상 가면 개인 투자자들이 모두 망한다. 지나친 긍정론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주의해야 한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이미 노출될 건 다 노출돼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같은 위기를 정말 좋은 주식을 골라서 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국내 개미들의 무차별적인 투자는 좀 생각해 봐야 한다. 때론 자제할 필요가 있다. 펀드 등 간접 투자보다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를 선호하고 고소득을 위해 신용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우리나라 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성향은 위기를 이겨내는데 가장 큰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상 대표=과거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와 한국의 외환위기 때도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이 가득했다. 그래도 주가는 다시 올라가지 않았나. 주식 자생력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위기 국면일수록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정돈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고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에서 개미들의 간접 투자, 장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새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19. [매일경제][Happy 100] "최고의 노후대책은 목돈보다 재취업 준비"
◆ Happy 100 호모 헌드레드 ⑩ ◆
미국 미시간주 중북부에 자리 잡은 소도시 펜턴에 살고 있는 마크 두들리 씨(71) 부부는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인 GM과 포드에서 각각 정년 퇴직했다. 두 사람은 GM과 포드에서 두둑히 받는 연금 덕분에 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러나 두들리 씨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미시간주 곳곳의 자동차정비소에 차 부품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한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오리~수원 본선전철 제5공구 현장에서 칠순의 나이에도 민원 처리 담당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광재 씨(70)는 친구들에게 '50대 몸매'라는 부러움의 소리를 듣는다. 이씨는 "직장에서 일을 계속하는 데다 직장에 설치된 운동기구로 매일 운동하니까 몸이 젊어진 것 같다"며 비결을 말한다.
"개인사업을 하다가 60세에 은퇴했어요. 그런데 몇 년 집에 있으니까 몸과 마음이 게을러지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 64세에 현대건설에 입사해 아직도 다니고 있죠."
"처음에는 현장 과장이 제 아들뻘이니까 서먹서먹했다"는 이씨는 "그러나 지금은 나이 든 제가 현장에 있으니까 소장이 직원들에게 함부로 못한다며 오히려 좋아한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많은 이들이 노후를 걱정한다. 평균 정년인 56세쯤에 은퇴하면 이후 수십 년 동안 무엇을 먹고사느냐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이씨는 이 같은 고민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는 "노후 자금은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을 것"이라며 "계속 일하니까 건강도 좋아지고, 노후 대비도 되니까 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도 "최고의 노후대책은 일자리"라고 입을 모은다. 영국 더 타임스가 세계 50대 경영 구루(guruㆍ스승) 가운데 한 명으로 꼽은 타마라 에릭슨 콘코스컨설팅 리서치헤드는 "은퇴를 은퇴시켜라"고 주문할 정도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도 "은퇴까지 얼마를 모아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지 말라"며 "제2, 제3의 직업을 갖기 위해서 자기 계발에 계속 투자하라"고 주문한다. 계속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게 최고의 노후 대비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 직장인들은 56세 정년의 덫에 갇혀 강제로 일자리를 떠나야 한다. 정년 퇴직 후에는 과거의 경력을 전혀 살릴 수 없는 허드렛일을 하며 개인으로서 자존감을 잃고 추락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반면 선진국 기업들은 정년의 덫에 빠지지 않는다. 미국 기업들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가 기업 경영에 위험요소라고 인식하고 있다.
미국에서 1946~1964년에 태어난 7600만명의 베이비 부머 근로자들이 본격적으로 퇴직할 경우 인력 부족에 시달릴 것을 염려한다. 그래서 미국 기업은 두들리 씨처럼 60세 이후에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렇게 하는 게 기업에 이득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소매체인인 CVS는 지난 12년간 50세 이상 고용을 두 배로 늘렸다. CVS에는 일정 나이가 되면 강제로 퇴직시키는 정년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덕분에 이 회사에는 80세를 넘어 일하는 근로자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반면 많은 한국 기업들은 "나이가 들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노령 근로자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은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는다. 피터 워 영국 셰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연구에 따르면 빠른 속도의 정보 해독과 반응이 필요한 카레이싱과 같은 일부 직업에서만 나이가 들수록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직업군에서는 연령과 업무 성과가 관련이 없거나 오히려 노령 근로자들의 성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수명 100세에 육박하게 될 미래에는 50대에 일자리에서 완전 은퇴하게 되면 40년 이상을 일하지 않고 생계를 꾸려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십 년 동안 근로소득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국민이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이유다. 미국 은퇴자협회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 세대의 80%는 은퇴 후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커리어를 '앙코르'하겠다고 응답했다.
[기획취재팀 / 동남아 = 서양원 팀장 / 북유럽 = 이창훈 기자 / 일본 = 임상균 기자 / 미국 = 김인수 기자 / 중유럽 = 송성훈 기자 / 호주·뉴질랜드 = 전정홍 기자 / 남미 = 김유태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20. [매일경제]美 노령근로자 지원, 자기계발 연수 실시했더니 퇴직률 `뚝`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피트 카운티 메모리얼 병원은 시골 소도시에 자리 잡은 병원으로서는 대형 병원이다. 761개 병상에 간호사만 1783명에 이른다.
한때 이 병원은 고참 간호사들의 잇단 은퇴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병원은 나이 많은 간호사들의 은퇴를 막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중 '불꽃을 일으켜라'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라는 게 이 병원을 연구한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MMI)의 분석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름 그대로 업무에 지친 고령 간호사들의 열정을 불꽃처럼 다시 피어오르게 하자는 것. 이를 위해 병원 내 파트별로 고령 간호사들을 뽑아 해안가 휴양지에서 사흘간 연수를 실시한다.
첫날은 완전한 휴식이 목표다. 마사지와 음악 치료 등을 받으면서 머릿속에서 업무를 완전히 지워버린다.
이튿날은 다른 간호사의 얘기를 듣는 날이다. 어떻게 성공적으로 자기 계발을 했는지, 어떻게 리더로서 팀을 이끌었는지 등의 얘기다. 마지막 사흘째는 자신의 커리어 플랜을 새롭게 짜는 날이다. 학교로 돌아가서 배움을 계속할 수도 있고, 국가 공인 자격증을 따는 데 적합한 업무를 시작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같은 커리어 플랜에는 병원 측의 지원이 더해진다.
사흘짜리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 측이 나이 많은 간호사들에게 자기 계발의 열정을 불러일으킨 결과는 놀라웠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간호사들의 퇴직률은 겨우 2.7%에 불과했다.
[기획취재팀 / 동남아 = 서양원 팀장 / 북유럽 = 이창훈 기자 / 일본 = 임상균 기자 / 미국 = 김인수 기자 / 중유럽 = 송성훈 기자 / 호주·뉴질랜드 = 전정홍 기자 / 남미 = 김유태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21. [매일경제]노인근로자 업무 몰입도 젊은이들보다 훨씬 높다
◆ 대한민국 은퇴보고서 ◆
"회사들은 고령 근로자의 가치를 깨닫고 있어요. 나이 든 직원들이 회사 일에 더욱 몰입합니다."
노년학 연구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샌드라 티머먼 미국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MMI) 소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나이 많은 근로자들의 업무 몰입도가 젊은 근로자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MMI가 세대별로 업무 몰입도를 점수화한 결과, 고령 베이비 부머 세대(1955년 이전 출생)가 5.76점으로 가장 높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업무 몰입도가 높다는 결과다. 이 같은 고령 근로자들의 강점을 미국 기업들은 파악하고 있기에 정년을 이유로 근로자들을 직장 밖으로 내모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음은 티머먼 소장과 존 미글리아시오 MMI 연구 이사와의 일문일답.
-노인 고용이 기업에 필요한가.
▶티머먼 소장=인구학적 변화(고령화)로 더 많은 고령층 인구가 일을 계속하고 있다. 노인 근로자들은 정말로 업무 몰입도가 높다. 나이 든 근로자들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윤리의식도 훌륭하다.
-유연 근무제는 왜 필요한가.
▶티머먼 소장=상당수 노인들은 스트레스가 많은 전일제 근무 상황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파트타임 등으로 일하고 싶어한다. 연금 소득을 보완할 정도의 추가 소득을 원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한다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은퇴 개념도 달라져야 하지 않나.
▶미글리아시오 이사=한국은 은퇴를 둘러싼 환경이 미국ㆍ독일ㆍ네덜란드 등 다른 나라와 매우 다르다. 예를 들어 한국은 은퇴 시기가 55~60세로 다른 나라보다 매우 이르다. 반면 상당수 미국인들은 60세 이전에는 은퇴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한국을 관찰한 결과, 한국 문화는 은퇴의 정의를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미국에서는 4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은퇴를 '인생의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의 이행'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았다. 이제 한국도 정부ㆍ기업 등이 함께 은퇴가 한국인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사하고 준비해야 할 때다.
-예전 같으면 은퇴했을 나이의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계속 일자리에 남아 있는 게 직장을 구하는 젊은 층의 이익과 상충하지는 않나.
▶티머먼 소장=우스갯소리로 X세대를 영국의 찰스 왕자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62세인 찰스 왕자는 왕좌에 오르는 '승진'을 20년 이상 기다리고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가 계속 일자리에 머무르면 X세대의 승진을 막을 것이라며 세대 간 이해충돌을 지적하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기업들은 적절한 훈련을 통해 여러 세대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곳이다. 고령 근로자는 젊은 세대에게 경험을, 젊은 세대는 고령 세대에게 기술을 가르친다.
[기획취재팀 / 동남아 = 서양원 팀장 / 북유럽 = 이창훈 기자 / 일본 = 임상균 기자 / 미국 = 김인수 기자 / 중유럽 = 송성훈 기자 / 호주·뉴질랜드 = 전정홍 기자 / 남미 = 김유태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22. [매일경제]中 민항기시장 2030년까지 5천대
세계 민간 항공기 시장이 3분할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급신장하는 중국 시장이 이 같은 분할 움직임을 가속화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중국상용항공기유한공사(COMAC)를 앞세워 민간 항공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터여서 보잉, 에어버스와 치열한 빅매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랜디 틴세스 보잉 상용기부문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앞으로 20년간 중국 상업용 항공기 지출 전망치를 25% 올렸다. 중국 항공사들이 20년간 새로운 상업용 항공기 5000대를 구입하는 데 6000억달러를 쓸 것이라는 예측이다.
매년 250대, 300억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 신규 주문으로 쏟아진다는 추산인 만큼 중국 시장을 둘러싼 각축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20년간 한국과 일본에서 나올 예상 주문량이 1210대, 그중 신규 주문은 760대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중국항공공업집단(AVI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항공사가 세계 항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였지만 2030년까진 15%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버스가 최근 내놓은 2011~2030년 세계 항공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년 안에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항공 시장으로 성장한다는 관측이다.
존 리히 에어버스 임원은 "중국 항공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가 앞으로 20년간 급성장해 보잉ㆍ에어버스와 함께 세계 3대 항공기 업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2030년까지 세계 항공 수요 가운데 34%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으로 발돋움한다는 예측이다.
에어버스는 2030년까지 항공사들이 2만7000대에 달하는 항공기를 신규 주문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아시아ㆍ태평양, 특히 인도ㆍ중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국 항공 시장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벌써 보잉ㆍ에어버스 등 세계 항공업계를 양분해온 업체들이 사활을 건 전장으로 탈바꿈했다. 보잉이 중국 항공사들에서 추가 수주를 하기 위해 강하게 파고드는 가운데 에어버스도 2013년까지 시장점유율 50%를 넘기겠다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보잉은 2005년 중국 남방항공 등에서 보잉787 드림라이너 60대를 수주한 뒤 최근까지 추가 수주하지 못한 상태다.
남방항공에 A380을 인도해 10월 17일 취항토록 하는 에어버스 공세도 만만찮다. 남방항공이 A380 5대를 주문한 것에 뒤이어 다른 항공사를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로런스 배런 에어버스 중국담당 대표는 "2013년까지 중국 상업용 항공기 시장에서 에어버스 점유율은 50%에 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중국이 세계 항공업계 대표기업 간 각축장이 된 것은 중국이 미국 뒤를 잇는 세계 2위 항공기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톈민 중국상용항공기 관계자는 "첫 자체 제작 항공기인 90인승 ARJ21이 내년에나 공급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10년 안에 개설되는 공항 대부분이 중소형 항공기 수요를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용항공기가 에어버스320, 보잉737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 중인 156~168좌석짜리 대형 여객기 C919는 이번 항공엑스포에서 소개되고 2014년 시험비행을 거쳐 2016년께 상용화될 예정이다.
러시아 언론들은 중국이 C919 개발을 끝내면 2030년까지 수주가 1만2000대로 늘어나며 대형 항공기 시장 7%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23. [매일경제]중국 이번엔 브라질과 무역전쟁
미국ㆍ유럽과 통상마찰을 빚고 있는 중국이 이번엔 브라질과 자동차를 둘러싸고 무역전쟁을 벌일 태세다.
브라질 정부가 수입차 세금을 대폭 올려 중국산 자동차 등 외제차 수입을 억제하려 하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건설 등을 유보하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6위 자동차 업체인 JAC 브라질법인이 최근 공장 건설 계획을 유보하기로 했다. 브라질 정부가 수입차 세금 인상 조치를 취하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서다.
JAC는 당초 6억달러를 투자해 2014년까지 연간 10만대 규모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고 용지 선정 등을 추진하고 있었다.
JAC 브라질법인은 "브라질 정부와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장 건설 계획을 유보하는 것과 별개로 올해 말까지 용지 선정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인 체리는 앞서 브라질 법원에서 브라질 당국의 수입차 세금 인상조치 적용 시기를 11월에서 12월로 늦추라는 결정을 받아내기도 했다. 브라질 정부가 취한 이번 조치는 당초 11월 초부터 내년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었다.
이번 조치로 브라질로 수입되는 자동차 가격은 평균 25~28% 오를 전망이며, 자연히 수입차 판매 감소가 예상된다.
체리는 지난 7월 중순 상파울루주 자카레이시에서 브라질 내 첫 자체 생산공장 착공식을 했다. 공장 건설에는 4억달러(약 4688억원)가 투자돼 2013년 9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 투자도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24. [매일경제]일본 사케 마시겠나…햅쌀서 방사능 검출
일본 후쿠시마에서 수확한 쌀에서 고농도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 지방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은 23일 니혼마쓰시 이와시로 지구에서 수확한 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당 5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수확하기 전 예비조사로 후쿠시마현은 정밀 재조사에서도 ㎏당 500㏃을 넘으면 이 지역의 쌀 출하를 금지할 예정이다.
이번에 검출된 500㏃은 일본이 정한 중점 조사구역 기준인 ㎏당 200㏃을 넘는 수치며, 출하 정지 기준(㎏당 500㏃ 초과)에 근접한 수치다. 이 지역은 방사성 물질을 대량 방출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50㎞ 떨어진 곳으로, 논 토양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농도는 ㎏당 3000㏃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달 후쿠시마현이 지역 내 햅쌀에 대한 조사에서 방사성 물질을 검출할 수 없었다고 한 발표를 뒤엎는 것이어서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한 불신감을 더욱 키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하순 일본 지바현에서도 생산된 쌀에서 ㎏당 47㏃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25. [매일경제]맥 빠진 HP `휘트먼 약발`…취임 이틀만에 주가 급락
미국 컴퓨터 회사 HP의 새 수장으로 등장한 멕 휘트먼(사진)의 약발이 이틀 만에 끝났다.
HP 이사회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지난해 10월 선임된 레오 아포테커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하고 휘트먼 전 이베이 CEO를 HP의 새로운 CEO로 임명한다고 알려지자 뉴욕증권거래소에서 HP 주가는 6.72%나 올랐다.
하지만 정작 휘트먼 CEO 임명을 공식 발표한 22일에 이어 23일에도 HP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이틀 동안 8.47%나 급락했다.
23일 주가는 22.32달러로 마감해 6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휘트먼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쇼핑업체에서는 명성을 떨쳤지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HP 사업에서는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6. [매일경제]中企자금난 `온렌딩` 대출로 숨통
"지금은 정부 주도의 개발경제 시대가 아닙니다. 정책금융의 패러다임도 달라져야지요."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개발시대에 정책금융을 주도했던) 산업은행과는 완전히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진영욱호(號)' 정책금융공사는 개발경제 시대의 패러다임을 거부한다. 이제는 정책금융도 시장을 왜곡하지 않고 시장친화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과거 국책은행이 했던 것처럼 지원 대상 기업을 직접 심사ㆍ선정해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은 선호하지 않는다. 똑같은 중견ㆍ중소기업 지원을 놓고 민간 은행과 경쟁하는 개발경제 시대의 잘못은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 대신 정책금융공사는 '온렌딩(Onlending)'이라는 새로운 선진 금융기법을 내놓았다. 온렌딩은 공사로부터 자금을 공급받은 민간은행이 될성부른 기업을 선별해 자금을 대출하는 금융기법이다. 민간 은행이 대출할 기업을 선별하고 자금을 지원하니까 시장 기능을 왜곡할 염려가 없다. 공사와 민간 은행이 경쟁할 일도 없다. 온렌딩이 시장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그래서다.
온렌딩은 시장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 성장 가능성은 높은데 민간 은행에서 대출을 꺼리는 기업들을 주된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온렌딩은 민간 은행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리기가 어려운 신용등급 B~BBB의 기업들이 주된 고객이다.
온렌딩은 금리가 민간 은행보다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자금 당당자는 "지금까지 5건의 온렌딩 대출을 받았는데 금리가 민간 은행보다 0.5~1% 저렴하더라"며 흐뭇해했다. 실제로 온렌딩 대출 평균 금리는 5.24%로 민간 은행의 중소기업 평균 대출 금리(5.99%)보다 0.75%포인트나 낮다.
공사 관계자는 "민간 금융회사에 온렌딩 자금을 공급하면서 대출 금리 상한을 정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다"며 "중소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을 242억원 정도 낮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렌딩은 만기가 길다는 점도 기업이 온렌딩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 전체 온렌딩 대출금 가운데 92%는 3년 이상 장기 대출이다. 또 53%는 시설자금으로 지원돼 기업들의 장기 투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98억원의 온렌딩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한 중견기업 자금부장은 "민간 은행에서 대출받으면 매년 한 차례 만기를 연장하느라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지만, 온렌딩은 그렇지 않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온렌딩은 지방 중소기업 육성에 민간 은행보다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지방중소기업 지원 비율은 겨우 38%에 불과하지만, 온렌딩 대출은 57%가 지방 중소기업 몫으로 배정됐다. 공사 관계자는 "온렌딩 자금을 공사로부터 공급받아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중개 금융회사 15곳 중 6곳은 지방은행"이라며 "온렌딩은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지방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온렌딩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불필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공사 관계자는 "온렌딩 대출 재원은 공사가 정책금융채권을 발행해 마련하고, 시장금리에 연동되는 대출로 최소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도 지속적인 운용이 가능하다"고 자평했다. 반면 신용보증기금을 비롯한 다른 정책금융기관은 해마다 재정이 투입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신용보증기금은 8223억원, 기술보증기금은 4535억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2683억원 등의 재정이 투입됐다.
정책금융공사는 앞으로 온렌딩이 녹색ㆍ신성장동력 산업 분야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운용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올해 8월 말 현재 총 온렌딩 대출금의 35%인 1조1000억원이 녹색ㆍ신성장동력 산업 분야에 공급됐다"며 "앞으로도 녹색금융 활성화를 선도하고, 국가적 미래 육성산업에 주력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 <용어설명>
온렌딩(Onlending) : 정책금융기관이 자금을 공급하고 중개금융회사인 은행 등이 여신심사, 대출, 사후관리 기능을 담당하는 대출 방식. 신용 위험을 분담하는 협력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인수 기자]
27. [매일경제]진영욱 사장 "저축은행 자구노력·신뢰회복 도울 것"
"온렌딩을 통해 정책금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자부합니다."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60)은 "미래 국가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기업을 선진화된 시장친화적 방식으로 지원하게 됐다"며 온렌딩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온렌딩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진 사장은 "성장단계로 진입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의 성장이 유망한 중견기업에 대한 저리 자금 공급에 주력함으로써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의 중심축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진 사장은 최근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에도 정책금융공사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저축은행을 지원해 시장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는 게 진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저축은행에는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요구해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진 사장은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에 능력 있는 주인을 찾아주는 업무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본입찰 등 남은 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해 성공적으로 매각을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사의 미래 비전에 대해 진 사장은 "현재 공사 직원 중 다수는 산업은행 출신이지만 공사는 산업은행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수 기자]
28. [매일경제]금감원, 저축銀 후순위채 전면조사
금융감독원이 전국 85개 저축은행 전체를 대상으로 후순위채 판매 실태를 조사한다.
최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이 우선 조사 대상이다. 불완전판매 피해와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자산건전성 기준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이기 위해 무리하게 후순위채를 팔았는지 여부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23일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후순위채 판매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후순위채란 일반 예금보다 금리는 높지만 해당 금융회사가 파산됐을 때는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부채(은행차입금ㆍ물품대금ㆍ회사채 등)가 청산된 다음에 상환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발행한 저축은행 후순위채 규모는 1조5051억원에 달한다. 만기가 도래한 금액은 2514억원이고 향후 1조2537억원이 2016년까지 차례대로 만기가 도래할 전망이다.
저축은행들이 후순위채권 발행에 열을 올렸던 까닭은 후순위채권이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회계상 인식되기 때문이다. 영업정지 대상(BIS 비율 1% 미만)에서 벗어날 수 있어 그만큼 무리하게 발행을 늘렸다는 것이 금융당국 판단이다.
문제는 후순위채권 자기자본 인정 비율이 매년 줄어든다는 점이다. 만기가 5년 이상 되는 후순위채권만 100% 순자기자본으로 인정되고, 5년 미만짜리 채권은 매년 20%씩 순자기자본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후순위채권 발행 규모가 큰 저축은행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부상 부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후순위채 피해는 정부 조치에도 좀처럼 그치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8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 때 이런 일이 나타났는데도, 여전히 하반기 영업정지 조치 때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금감원은 7개 저축은행 후순위채를 구입한 사람은 7571명, 총 투자금은 223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송성훈 기자 / 이상덕 기자]
29. [매일경제]재정부 KIC에 50억달러 추가출연 논란
한국투자공사(KIC)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식 추가 매입을 검토한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종석 KIC 사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BOA 주가 상승을 예상하면서 배당금으로 주식을 더 살 여지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21일 BOA 신용등급을 강등한 상태여서 투자 적정성 시비가 예상된다.
KIC는 BOA에 지금까지 20억7800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 23일 BOA 주가는 6.31달러로 KIC가 처음 메릴린치 주식을 매입하던 2008년 2월 주가(약 27달러)의 4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외국환평형기금 50억달러 추가 출연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05년 KIC 설립 이후 지금까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각각 212억달러, 200억달러를 투입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재정부가 50억달러, 한은이 30억달러를 위탁했다. 재정부는 지난해 국부펀드 활성화 명목으로 KIC에 100억달러를 위탁하겠다며 국회 승인을 요청했다가 50억달러는 추후 집행토록 결정된 바 있다. 문제가 되는 50억달러가 바로 이 부분이다. BOA 투자 실패가 KIC 전체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추가 출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일 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이종걸 민주당 의원 등은 박재완 재정부 장관에게 "외평기금 50억달러 출연 계획을 철회하라"고 요구했고 박 장관도 재검토 의사를 비쳤다.
재정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달 기획재정위 소위원회에 애초 방침대로 50억달러 출연안을 올릴 계획"이라며 "판단은 소위 위원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외평기금 누적 손실액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도 추가 출연에 부정적이다.
[신헌철 기자 / 이기창 기자]
30. [매일경제]햇살론 대출 쉬워진다
햇살론의 엄격한 심사 요건이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햇살론 대출심사 요건을 다양화한 종합신용평가시스템을 26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소득 증빙이 쉽지 않은 자영업자의 대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대부업체 저축은행 할부금융사 등의 고금리 대출을 연 11~14%의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햇살론의 전환대출 한도도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7월 출시된 햇살론은 출시 첫해 실적이 월평균 125억원 수준이었으나 엄격한 심사 요건 탓에 올해 들어 2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전환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연소득이 26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 6~10등급이면서 연소득이 4000만원 이하인 경우에 가능하다. 신청 시 30일 이상 연체된 적이 없어야 한다.
31. [매일경제]LG, 5년간 그린신사업에 8조원 투자
LG그룹이 2015년까지 전기차부품, LED, 태양광 등 녹색 신사업에 모두 8조원을 투자한다.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2015년까지 1만여 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고 2020년에는 그룹 전체 매출의 15%를 그린사업에서 벌어들인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LG는 구본무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모여 '중장기전략'을 논의한 끝에 녹색 신사업에 대한 투자계획과 고용ㆍ매출목표를 구체화한 '그린 2020' 전략을 수립했다고 25일 밝혔다.
LG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15년까지 그린 분야에 8조여 원을 신규 투자해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또 녹색 신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2015년까지 660여 곳 발굴해 1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동반성장 기틀도 강화하기로 했다.
LG는 그린 2020전략을 바탕으로 녹색사업 분야의 매출을 2010년 1조5000억원에서 △올해 3조원 △2013년 5조원 △2015년 10조원 △2020년 그룹 전체 매출의 15% 등으로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올해 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그린사업의 비중이 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그린 2020전략에는 녹색사업의 비중을 앞으로 크게 높여가겠다는 뜻도 들어 있다.
이 회사는 또 녹색 신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2015년까지 1만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LG화학의 충북 오창 2ㆍ3공장 설립 △LG실트론의 경북 구미 태양전지 웨이퍼공장 증설 △LG전자 경기 평택 미래성장동력단지 조성 등으로 인력채용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집중 투자하는 녹색 신사업은 전기차부품(배터리 등), 태양광, LED, 폴리실리콘, 수(水)처리 등이다.
특히 LG의 '그린 2020' 전략의 중심축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부품이다. 2015년 목표로 잡고 있는 10조원 매출(그린 신사업) 가운데 4조원 정도를 전기차 부품이 담당한다.
전기차 부품 중에서도 핵심은 전기차 전지다. LG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전기차 10만여 대에서 2013년까지 35만대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2조원을 투자해 오창 1공장 바로 옆에 2ㆍ3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5년 420만대로 확대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역시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새로 짓는 공장들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2015년 글로벌 전기차 전지 시장에서 LG의 점유율은 25%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의 또 다른 핵심 부품인 모터ㆍ동력변환장치 등은 LG이노텍이 담당하게 된다.
태양광사업도 LG가 공들이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분야다. LG화학은 여수 공장에 4900억원을 들여 태양전지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을 지을 예정이다. 또 LG실트론도 4000억원을 들여 구미 공장의 태양전지 웨이퍼 라인을 증설할 방침이다.
LG전자는 또 평택 미래성장동력단지에 총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그 대상에는 LED조명ㆍ수처리 사업과 함께 태양전지 연구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투자가 완료되면 LG는 원료인 폴리실리콘(LG화학)-중간제품인 웨이퍼(LG실트론)-완제품 태양전지(LG전자)-발전운영(LG솔라에너지) 등 태양광 비즈니스와 관련된 것들을 계열사 내에서 생산ㆍ관리하는 '수직계열화'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LG는 태양전지의 생산 규모를 현재 330㎿(메가와트)에서 2~3년 내 1GW(기가와트)로 키워 2015년에는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LED도 LG 그린전략의 주요 축이다. LG는 이 분야에 이미 지난해까지 1조원을 투자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 LED 공장인 LG이노텍 파주 공장을 중심으로 2015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해 글로벌 톱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LG전자는 LED조명과 관련한 투자도 진행할 예정이다.
LG는 수처리 분야도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키우기로 했다. LG전자가 일본 히타치플랜트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LG-히타치 워터솔루션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수처리 전문기업인 대우엔텍 인수를 마무리했다. 수처리 시설 설계부터 관리ㆍ운영에 이르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셈이다. 2020년까지 수처리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게 LG의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LG전자ㆍLG디스플레이 등의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그린전략을 통해 반전을 꾀하고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고재만 기자]
32. [매일경제]삼성전기, 스마트가전 카메라 개발
삼성전기가 스마트 가전에 사용자 얼굴인식 등의 기능을 추가한 '센싱 카메라모듈'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고 25일 밝혔다.
카메라모듈이란 렌즈를 통해 인식한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부품으로, 디지털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번에 개발한 카메라모듈은 기본적인 촬영 기능 외에 사용자의 얼굴이나 동작 등에 대한 정보를 가전제품에 전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TV에 이 모듈을 장착하면 TV가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선호 채널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시청자와의 거리 정보를 파악해 3D 디스플레이 영상의 심도를 조절할 수도 있으며 어린이 시청자에게는 근거리 시청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내보낼 수도 있다.
장기간 시청자의 움직임이 인식되지 않으면 저절로 전원이 꺼지는 절전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밖에도 에어컨에 모듈을 적용하면 고객의 상태에 따라 풍향과 풍속을 자동 조절하도록 할 수 있으며, 로봇 청소기 역시 모듈을 통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더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센싱 카메라모듈은 스마트 가전에서 사람의 눈 역할을 한다"며 "스마트 가전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카메라모듈 시장 점유율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33. [매일경제]대한항공 A380 성과 `좋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3년 회장 취임 후 첫 결단을 내린다.
대당 4000억원가량인 프리미엄 여객기 A380 10대를 도입하는 계약에 서명한 것이다. 글로벌 항공업계가 2001년 9ㆍ11테러로 위기를 맞아 움츠러들 때 조 회장은 위기 속 기회를 보았다.
경기침체로 비행기 값이 내려가자 좋은 가격조건으로 A380을 사기로 한 것이다.
명품 항공사를 향한 조 회장의 꿈을 담은 비행기 A380은 25일로 취항 100일째를 맞았다. A380은 뉴욕 파리 등 장거리 노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인천~뉴욕 노선에 투입됐는데 첫날 탑승률은 97%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승객이 몰려 현재도 90%에 가까운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탑승률이 오르면서 승객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A380 인천~뉴욕 탑승객 수는 전년 동기에 비해 약 35% 증가한 2만849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즈니스석 승객이 많이 늘었다. 이 기간 중 A380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승객은 약 4900명으로 작년에 비해 57% 증가했다.
26일 오후부터 운항을 시작하는 파리 노선에 대한 승객 반응도 기대 이상이란 평가다. A380의 인천~파리 취항 후 첫 2주간 예약률을 살펴보면 이코노미석은 99.3%, 비즈니스석은 86.9%로 나타났다. 이 노선의 한 달간 예약률도 이코노미석 97.5%, 비즈니스석 84.8%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17일 비행을 시작한 도쿄와 홍콩 노선도 평균 70%가 넘는 탑승률을 보이고 있다. 취항 후 지난 24일까지 탑승률은 도쿄 나리타 73%, 홍콩 75%로 집계됐다.
[정승환 기자]
34. [매일경제]삼성, 애플에 대대적 공세 왜?
"이번 전쟁은 최대 3년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삼성 측 인사)
"삼성이 애플과 거래하면서 너무 모방을 많이 했다고 본 것이죠. 삼성의 갤럭시S 판매 확대가 애플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애플에 정통한 관계자)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삼성이 '수세'에서 '적극 공세'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이 전쟁은 2라운드에 돌입했다.
현재 애플과 삼성전자는 전 세계 4대륙 9개국, 12개 법원에서 20개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삼성이 세계 각국에 아이폰5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낼 경우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 2라운드는 정점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업계에서는 삼성과 애플이 자존심 싸움 양상을 넘어 '둘 중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경기가 지속되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과 애플 간 특허 전쟁 1라운드는 '애플의 일방적 공세'였다. 애플은 유럽(독일 네덜란드)과 미국 한국 호주 등 각 대륙에서 삼성을 상대로 특허 공세와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동시에 진행했다. 삼성은 애플이 주요 부품 공급 수요처인 점을 감안해 소송 문제와 관련해 소극적 입장이었다. 이영희 삼성전자 전무가 "삼성은 애플을 매우 존중해왔고, 또한 수동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밝힐 정도였다.
하지만 2라운드는 삼성이 '대대적 공세'로 전환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이는 더 이상 애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의 이 같은 판단은 '지한파'였던 팀 쿡이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맡으면서 '타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완전히 깨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플은 주요 부품에서 '탈(脫)삼성' 러시를 이루고 있다.
애플은 최근 차세대 모바일CPU(APㆍ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6의 제조사로 대만 TSMC를 선정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애플은 삼성전자의 의존율을 줄이기 위해 엘피다 도시바 등 타 업체로부터 구매를 늘릴 예정이다.
이같이 애플의 '탈삼성' 움직임이 구체화하자 삼성전자가 좀 더 의지를 실어 애플의 특허 공세에 맞설 분위기가 조성됐다. 여기에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존이 애플ㆍ삼성전자의 소송전에 끼어든 것도 이후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버라이존이나 구글 등의 협력을 얻어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대결로 몰아갈 수 있다.
'애플 대 삼성' 구도에서 '애플 대 반(反)애플' 구도가 형성되고 '반애플' 선봉에 삼성이 대표주자로 서 있는 모습은 삼성으로서도 손해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이 애플과 싸운다는 인식이 퍼진 이후 미국 중심 외신에서도 애플에 대항하는 제품으로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삼성의 전략'이 어느 때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도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삼성 지원에 나섰다. 게이츠 전 회장은 23일 시애틀 웨스틴호텔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간담회를 하면서 "애플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 데 반해 MS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태블릿PC를 개발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런 점에서 삼성은 MS의 제일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가처분 소송 등 이유로 제때 구입하지 못할 수 있고, 특허 소송 비용과 인수ㆍ합병(M&A)이 급증하며 글로벌 혁신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어 서둘러 끝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손재권 기자 / 이동인 기자 / 김명환 기자]
35. [매일경제]현대차 "협력사 경쟁력 높여라"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서로 윈윈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협력사와 회사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품질 향상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의 목적은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사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등을 듣는 것이었다.
현대차는 과거 이와 비슷한 목적의 회의와 설명회가 진행됐을 때 자사의 방침과 전략, 계획 등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예 이름 자체를 '세미나'로 바꾸고 현대ㆍ기아차와 협력사 관계자들이 품질 향상을 포함한 다양한 테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상생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품질 향상을 위해 서로가 공유해야 할 것을 논의하는 한편 '현대ㆍ기아차가 협력사들의 품질 향상을 위해 해줘야 할 것' 등에 대한 건의를 받았다. 협력사의 의견을 듣는 데 많은 시간이 할애된 것이다. 이와 함께 품질 개선에서 성과를 낸 3개 협력사의 사례를 발표해 나머지 업체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했다.
이 같은 시도에 대해 협력사들은 '과거 전달하는 형식보다는 훨씬 효과적으로 품질 향상 방안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협력사들의 품질 개선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기획했다"며 "향후에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생과 사회공헌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해 소아암 퇴치를 위해 마련한 사회공헌 행사에 민간 기업 최초로 현대차를 초청했다.
미국 하원의원 77명으로 구성된 소아암 코커스(소아암 의원 모임)는 23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소아암 퇴치를 위한 연례 행사를 개최했다.
소아암 코커스는 특히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의 소아암 치료 지원 프로그램인 '호프 온 휠스'를 소개하고 치료 지원에 힘써온 현대차에 감사를 표했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호프 온 휠스를 통해 지난해까지 총 2300만달러(약 270억원)를 후원했다. 올해도 캘리포니아주의 소아 병원에 지원되는 1000만달러를 비롯해 총 2000만달러를 후원할 예정이다.
[김규식 기자 / 이승훈 기자]
36. [매일경제]SK, 中상하이 엑스포 용지매입
SK그룹의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SK차이나가 중국 상하이 엑스포단지 내 일부 용지를 매입했다.
SK차이나는 중국 정부로부터 상하이 푸둥 지역 엑스포단지 내 3만㎡를 상업용 고층 빌딩 용도로 18억위안(약 3200억원)에 낙찰받았다고 SK가 25일 밝혔다. SK차이나는 9억위안은 이미 납부했고 조만간 잔금도 납부할 예정이며,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착수해 60층가량의 랜드마크 건물을 지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상징적인 일부 엑스포 건물을 제외한 나머지 용지를 재개발 목적으로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입찰에 부쳤다.
SK 관계자는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해 미리 용지를 확보한다는 목적에서 이뤄진 결정이며, 글로벌 사업을 지향하는 총괄본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SK는 중국의 2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을 인수하고 양극전구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양극전구체는 리튬배터리 원가와 성능의 30%를 차지하는 양극활물질 원료로 배터리 품질과 가격에 직결되는 소재다.
SK는 "중국 저장성 상위 소재 국제호텔에서 양극전구체 제조업체인 엘리트코니 지분 51%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입 금액은 양측이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중국 엘리트코니사는 연산 2000t의 양극전구체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공법을 중국 최초로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수질 오염 유발물질인 암모니아 폐수를 배출하지 않으며 제품의 수율과 성상이 우수하다.
이에 따라 SK는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배터리 생산 원가 절감과 안정적인 원료 조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는 품질 경쟁력을 높여 중국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산업은 5~10년간 높은 성장이 예상되며, 2020년 양극소재 세계 시장 규모는 37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번 계약에 따라 기존 2차전지 분리막(LiBS) 생산라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과 더불어 SK그룹의 2차전지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강계만 기자]
37. [매일경제]갤럭시S 시리즈 글로벌 3천만대 판매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와 갤럭시S2 판매가 이달 말 3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갤럭시S2가 최단기간 텐밀리언(1000만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원조인 갤럭시S도 이달께 2000만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삼성에 따르면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갤럭시S2는 출시 5개월 만에 '텐밀리언 셀러(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 기간에 하루 6만6000여 대, 1분에 50대가량 팔린 셈이다.
갤럭시S2 판매 추이는 7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넘긴 갤럭시S뿐 아니라 6개월 만에 1000만대가 팔린 피처폰(일반폰) '스타폰'의 기록까지 넘어선 것이다.
이로써 갤럭시S2는 현재까지 삼성이 내놓은 휴대전화 중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 됐다.
지역별 판매량은 국내 360만대, 유럽 340만대, 아시아 230만대 등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유럽 10여 개국에서 현재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갤럭시S의 꾸준한 판매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의 최초 텐밀리언 셀러 스마트폰이었던 갤럭시S는 중동과 이스라엘 등 신흥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이달 말 20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는 3000만대 판매에 육박하면서 삼성전자의 확실한 플래그십(최고 전략 모델)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플래그십 시리즈로 글로벌 3000만대를 넘는 기종은 애플의 아이폰뿐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확실한 경쟁자로 올라서게 된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김명환 기자]
38. [매일경제][CEO & CEO] `휴대폰 가격 정찰제` 전도사 표현명 KT 사장
"전례(前例)를 따르기보다는 전례를 창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3일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대범하게 말했다. 기자를 바라보는 또렷한 눈빛은 이 발언에 표 사장의 마음이 담겼음을 알려줬다.
표 사장이 KT에 합류한 이후 KT는 스마트폰인 아이폰 국내 도입, 와이브로 사업 추진, 최근의 페어프라이스 정책까지 내놓았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지금은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전례'가 됐다.
표 사장은 "2위 이동통신사업자로서 어려운 면도 적지 않지만 한 번 마음먹은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하면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것이 철칙"이라며 "페어프라이스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페어프라이스 정책은 KT가 지난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휴대폰 가격 정찰제'다. KT가 운영하고 있는 직영점이나 대리점에서 같은 기종의 단말기를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정책이다.
표 사장은 "한국의 IT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해가는 데 휴대폰 유통은 90년대식 판매방법에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며 "넘쳐나는 보조금은 일부 대리점과 소비자만 혜택을 볼 수 있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천차만별인 가격의 휴대폰을 발품 팔아가며 알아보고 사야 할 처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동통신사로 향할 수밖에 없다"며 "어디서나 같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공정 가격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휴대폰을 구입해본 경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가는 얘기다. 용산이나 강남역 등지의 휴대폰 대리점 밀집지역을 다니다 보면 같은 기기지만 가게마다 가격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물일가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 정글인 것이다. 소비자들은 가장 싼 가격의 휴대폰을 구입하기 위해 마음 단단히 먹고 모험에 나서야 할 판이다.
표 사장이 설명하는 근본적인 휴대폰 유통의 문제는 제조사 보조금이다.
그는 "이동통신사는 사용요금 수준에 맞는 보조금을 소비자에게 정해놓고 지원하지만 제조사 보조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제조사 보조금이 계속 음성적으로 지원된다면 휴대폰 출고가가 낮아지기도 어렵고 출고가와 실구매가의 차이도 줄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KT가 7월 페어프라이스 정책을 시행하고 잠시 가입자가 줄어드는 시기도 겪었지만 분위기는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총 27개 모델에서 평균 12만원의 출고가격이 인하되고 제조사들의 유통 장려보조금도 11만원가량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정책이 상당한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그는 더 큰 호응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듯했다.
표 사장은 "궁극적으로 페어프라이스의 정착을 위해선 KT의 열정만으로는 쉽지 않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다른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또 다른 관심사는 와이브로 4G다. 국내 통신사업자 중에서 와이브로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KT로서는 4G시대 개막이 와이브로가 한층 더 활성화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월 7000대 정도 팔리던 와이브로 단말기 '에그'는 요즘 월 1만8000대 이상으로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HTC와 함께 기획해서 7월 한국시장에 내놓은 '이보 4G+'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현재 10만대가량 판매한 이보 4G+는 와이브로 핫스폿(무선 공유기능)이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늘고 있다.
표 사장은 "이동통신사가 왕이라는 얘기는 옛말"이라며 "추진했던 사업이 이익도 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선 발벗고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가 발벗고 뛰는 것은 주요 추진사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올레 독도 와이파이'다. 한 트위터리안이 지난 8월 13일 새벽 4시 KT 트위터에 '독도에 와이파이 설치'를 제안했다. 광복절을 즈음해 일본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 입국 시도 등 독도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가 되자 우리 땅이라는 선언의 의미로 와이파이 설치 제안이 KT에 들어온 것이다.
이를 아침에 확인한 표 사장은 곧바로 회사 내 임원에게 사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야머를 통해 제안 내용 검토를 알렸고, KT는 결국 일주일 만에 독도 와이파이(Olleh-Dokdo)의 구축을 완료했다. 설치를 제안했던 트위터리안이 "올레"를 외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표 사장은 "좋은 제안은 검토해 공유하기로 정해지면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KT의 방침"라며 "SNS로의 의견수렴을 통해 뜻깊음을 느꼈던 일 중 하나"라고 밝혔다.
■ He is…
△1958년 서울 출생 △1977년 경복고 졸업 △1981년 고려대 전자공학과ㆍ석사ㆍ박사 △1983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2000년 KTF 기획조정실장(전무) △2004년 KTF 마케팅부문장(부사장) △2006년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전무) △2009년 KT 전략기획실장(부사장) △2010년~현재 KT 개인고객부문장(사장)
[김명환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39. [매일경제][CEO & CEO] 민원식 위니아만도 사장
"물, 공기, 신선함을 모토로 삼는 건강 전문 가전업체가 되겠습니다." 지난 23일 매일경제 기자와 만난 민원식 위니아만도 사장은 김치냉장고 원조업체라는 기업 이미지를 넘어 소비자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활가전 영역을 적극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가습기인 에어워셔와 이온정수기 등 새로 진출한 사업이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어느 정도 검증된 중견기업을 '스몰딜' 형태로 인수해 신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민 사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와프'(WAF)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 물(Waterㆍ이온정수기), 공기(Airㆍ에어워셔), 신선함(Freshnessㆍ김치냉장고)에 해당하는 가전제품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민 사장은 "김치냉장고의 매출 비중이 85%에 이르지만 에어워셔나 이온정수기도 시작한 지 3~4년 만에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며 "건강 부문에 특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라그룹에서 분리된 위니아만도는 국내 시장에 새로운 상품군이 된 제품들을 시장에 한 발 앞서 내놓으면서 기업 위상을 높였다. 김장독의 원리를 본떠 만든 원조 김치냉장고로 이름을 알린 데 이어 2007년에는 에어워셔(Air washer)라는 신개념 청정가습기를 국내에 선보였다.
이러한 노력에 따라 올해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200억~3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매출은 20%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50%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그는 "내부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임직원들의 노력이 안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졌다"며 "김치냉장고 시장에 삼성ㆍLG 등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격화됐지만 교체 수요를 꾸준히 확보하면서 안정 궤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사내 김치연구실을 방문해 개발 내용을 보고받고 연구진들을 독려한다. 또한 음식점에 들를 때마다 김치 맛을 유심히 살피고 어떤 보관 장치를 사용하는지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이만하면 '김치 박사'로 불릴 만하다.
민 사장은 2008년 7월 위니아만도 대표를 맡았다. 2007년과 2008년 연이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시기에 한라중공업 출신인 그가 구원투수로 기용됐다. 그는 1999년 위니아만도 출범 당시에 합류한 원년 멤버다. 400여 명가량의 임직원 얼굴을 모두 기억할 정도로 누구보다 위니아만도의 과거와 현재를 잘 알고 있다.
그는 5년 내 위니아만도를 매출 1조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매출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신규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생활가전 전문기업으로의 제품력을 바탕으로 구축된 '딤채'(김치냉장고)와 '위니아'(에어컨ㆍ에어워셔)의 브랜드를 키워 기업 인지도와 영향력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민 사장은 "경쟁사 못지않게 유명 모델을 광고에 기용하고 있으며 김치냉장고를 재구매하는 고객들이 꽤 많다"면서 "원조 업체로서의 기대감을 채워드릴 수 있도록 꾸준히 연구개발에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 He is…
△1962년생 △1980년 고려대 영문학과 입학 △1986년 UCLA 경제학과 졸업 △1988년 카네기멜론대 경영학 석사(MBA) △1991년 UCLA 로스쿨 △2004년 위니아만도 기획재무본부장(CFO) △2008년 경영기획실장(부사장) △2008년 대표이사(사장)
[황인혁 기자 / 이동인 기자]
40. [매일경제]"현대·삼성 外 대기업도 투자의사"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ㆍ사진)가 제4이동통신 사업 참여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명칭을 'SB모바일'로 확정하고 이번주 초 투자를 마무리한다.
이에 따라 제4이동통신 그랜드 컨소시엄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의 2대 주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그룹과 협상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삼성전자 외에 또 다른 대기업들이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면서 "다음달 초 방송통신위원회에 사업권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연합 형태인 SB모바일에는 1500개가 넘는 중소기업이 참여했으며 3000억원에 육박하는 자본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의향서 단계에서 모집한 금액이 3150억원 안팎이었음을 감안하면 최초 투자 의향을 밝힌 중소기업 대부분이 투자 확약을 한 셈이다. 중앙회 관계자는 "1대 주주가 되기에 충분한 금액을 확보했다"면서 "참가 업체들이 그만큼 사업성을 좋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SPC 출자 규모가 정해짐에 따라 현대그룹과의 협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단 양측이 참여 의사는 확인한 가운데 최종적으로 출자 금액을 정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과거 현대전자와 온세통신을 통해 통신사업을 벌인 적이 있고 현대건설 인수 무산으로 자금 여력도 충분해 투자 여력과 명분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은 현대그룹이 2000억원 이상을 출자해 2대 주주 위치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앙회 일각에서 "현대그룹 출자 규모는 중소기업 연합인 SB모바일보다 100억~200억원 적은 수준일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현대그룹 출자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중앙회 고위 관계자는 "총 자본금은 당초 목표치였던 6500억원보다 많은 7000억~8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참여 규모는 400억~500억원이며, 참여 방식은 통신장비 등의 현물출자가 될 전망이다. 이는 과거 삼성전자가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컨소시엄에 출자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외에도 IST 컨소시엄에 투자하기로 한 대기업이 더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기 SPC를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투자를 타진하고 있는 중소ㆍ중견기업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주주 구성을 마무리 짓고 이르면 다음달 초 방통위에 제4이동통신 사업 허가신청서를 공식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제4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경쟁자인 KMI 컨소시엄은 지난 8월 말 사업 신청서를 낸 상태다. 두 컨소시엄 모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제4이동통신은 와이브로 전국망을 구축해 모바일 인터넷과 음성통화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이통 3사와 다르다.
모바일 데이터가 중심이고 음성통화는 사실상 인터넷전화(VoIP) 개념이기 때문에 통화 요금이 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4세대(4G) 통신 기술 LTE보다 무선데이터 속도가 2~3배 빠른 반면 통신망 구축 비용은 LTE보다 최대 5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주파수 이용료를 대폭 낮춰 제4이동통신의 시장 안착을 도울 계획이다. "경매 대신 심사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하되 주파수 이용료는 1000억원 이하로 하겠다"는 방침도 이미 밝혔다.
최근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낙찰받은 SK텔레콤은 9950억원을 주파수 비용으로 지출한 바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회원사인 협동조합이 1000개에 육박하고 협동조합 소속 중소기업만 60만개가 넘어 초기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제4이동통신 사업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콘텐츠, 각종 통신장비 제조업체 등 통신ㆍIT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성 기자 / 노현 기자]
41. [매일경제]그림·사진…20만건 이미지 DB 큰 자산
"고객에게 우리의 이미지 자료가 담긴 CD를 한 장 보내두면 판매량에 따라 수시로 수수료가 입금됩니다. 콘텐츠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온라인 이미지ㆍ웹 에이전시 기업 프리진(대표 최재완ㆍ사진)의 가장 큰 자산은 20만건에 이르는 이미지 데이터베이스(DB)다. 인물, 사물, 경관 등에 대한 다양한 그림과 사진으로 구성된 이 DB는 중소기업의 지면 광고나 홈페이지 제작 등에 활용된다. 금전적 여유가 없어 직접 모델을 고용해 사진을 촬영하기가 부담스러운 기업 처지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던 것과 가장 흡사한 광고를 만들 수 있다.
최재완 대표(49)는 프리진의 가장 큰 강점이 탄탄한 온라인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이미지 콘텐츠 사업을 하는 기업은 6~7곳에 이르는데 프리진은 2000년 설립 때부터 온라인에 집중한 덕분에 경쟁사들에 비해 많은 온라인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진은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3년 전부터 웹 에이전트 사업도 해오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기업이나 관공서 홈페이지 제작 대행으로 서울디자인재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막대한 이미지 DB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웹 에이전트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50%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프리진의 지난해 매출액은 25억원, 영업이익은 4억5000만원이었다. 올해는 매출 30억원과 영업이익 8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서비스업이라 매출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을 놓고 보자면 매출 100억원대 제조업 기업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모바일 홈페이지 등 신사업과 해외 진출 강화로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진은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서비스 연구개발사업 지원 혜택을 톡톡히 보기도 했다.
[정순우 기자]
42. [매일경제]한솔제지 `세로토닌 경영` 눈에 띄네
'세로토닌 경영하세요.'
한솔제지(대표 권교택ㆍ사진)가 '세로토닌 경영'을 통해 건강한 근무 여건과 친환경 기업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다.
'세로토닌(serotonin)'이란 아드레날린이나 엔도르핀처럼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 흥분 상태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은 과다하게 분비되면 폭력성을 높여 '분노의 호르몬'으로 불리고 있고, 엔도르핀 역시 축구 등 스포츠 경기에서 이겼을 때 쾌감을 느끼게 해 주지만 일시적이고 도박과 같이 중독성이 강한 문제점이 있다.
반면 세로토닌은 과도한 흥분이나 격한 감정을 추스리고 잔잔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주는 물질로 스트레스, 불안, 우울함을 사라지게 하는 기능이 있다.
권교택 대표는 "분노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세로토닌"이라면서 "세로토닌 경영을 통해 임직원들의 행복한 직장생활을 도모하고 친환경 기업 이미지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솔제지는 지난 8월 임원 20명을 대상으로 세로토닌 전문가 이시형 박사를 초청해 강원도 홍천에 있는 '선마을'에서 단기 연수를 하기도 했다. 세로토닌 연수에 참가한 한 임원은 "명상과 산책, 여유로운 식사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여유와 사색의 즐거움을 되찾았다"며 "앞으로 임원뿐만 아니라 팀장급 이상 간부와 일반 직원들도 연수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솔제지는 이와 함께 재생지 개발과 보급 확산을 통한 친환경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내 유일의 첨단 탈묵(잉크 제거)공정 설비를 갖추고 있는 한솔제지는 지난 22일 충남 장항공장에서 국내 최초로 재생원료를 50% 배합한 친환경 용지 개발에 성공하면서 재생용지 분야 국내 선두기업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한솔 관계자는 "기존 친환경 용지는 재생원료 배합 비율이 30% 정도였는데 이를 50%로 늘려 친환경성을 강화했다"면서 "인쇄용지 분야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부 인증 우수 재생용품 마크인 'GR인증'을 획득한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재생용지 보급 확산을 위해 이시형 박사의 저서 '세로토닌 하라'를 2판부터 이번에 개발한 친환경 용지로 발행하기로 했다.
권 대표는 "재생용지 사용은 천연 펄프로 만든 종이보다 품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대기ㆍ수질오염을 줄이고 30년생 리기다송 20그루를 살릴 수 있는 적극적인 환경보존 활동"이라며 "앞으로 친환경 용지 개발과 보급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용성 기자]
43. [매일경제]신성솔라에너지, 태양빛 1.5배 증가 태양전지 제조 특허
신성솔라에너지(대표 김균섭)는 태양전지 패널에 머무는 태양빛의 양을 최대 1.5배 증가시킬 수 있는 태양전지 제조기술로 특허를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술은 태양전지의 재료가 되는 웨이퍼의 표면을 화학용액으로 1차 조직화한 후에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FPD) 주요 공정기술인 플라스마 건식 식각 방법을 이용해 2차 조직화해 태양전지 패널에 도달하는 태양빛의 면적을 약 1.5배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신성솔라에너지 관계자는 "기존 기술보다 태양빛을 더 많이, 오랫동안 잡아둘 수 있고 반사율을 최소화해 초고효율 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공정기술로 각광받을 전망"이라며 "2년여 연구개발 끝에 특허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이번 기술개발로 현재 19%대에 머물고 있는 단결정 태양전지의 발전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고효율 태양전지 양산에 축적된 기술을 이번 특허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했다"면서 "특화된 공정기술로 초고효율 제품의 빠른 양산과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솔라에너지는 또 지식경제부 태양광사업 국책과제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세계 최고 수준의 광변환효율 태양전지 개발도 진행 중이다.
[최용성 기자]
44. [매일경제]영창·삼익악기, 가을 할인행사
악기 업체들이 가을철을 맞아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앞다퉈 열고 있다.
영창악기(대표 서창환)는 23~29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영창악기 가을맞이 통큰 이벤트'를 실시한다. 전시한 모든 상품의 구매금액에 따라 5만원부터 40만원까지 롯데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며 특정 모델 기준 한정 수량을 최대 40% 할인한 금액으로 판매한다.
삼익악기(대표 이형국)는 롯데백화점 인천점에서 23~30일 'Lucky Week' 행사를 연다. 인기 그랜드 피아노인 SIG48을 구매하는 고객 중 선착순 3명에게는 자동연주기능(소비자가 800만원 상당)을 무료 장착해 준다. 또 그랜드 피아노(전 품목 대상)을 구입하면 플루트, 기타, 바이올린을 50% 할인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업라이트 피아노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반값에 할인해 준다.
삼익악기는 인천점 이외 롯데백화점 매장에서도 다음달 중 할인행사를 계획 중이다.
야마하는 8월 29일부터 9월 30일까지 한 달 간 신학기 새출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국 야마하 대리점과 백화점에서 그랜드 피아노를 비롯한 건반악기와 관ㆍ현악기를 최대 25%까지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또 악기 구매 고객에게는 사은품을 증정한다.
다음달부터는 '야마하 뮤직페어' 이름으로 현대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본점ㆍ강남ㆍ잠실)에서 할인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준형 기자]
45. [매일경제]분식집의 재발견…도심으로 나온다
지난 23일 저녁 서울 명동의 '국대떡볶이'. 떡볶이와 튀김을 판매하는 분식집이지만 분위기는 얼핏 카페를 연상시킨다. 1970년대 학창시절을 연상시키는 학교 책걸상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복고 분위기를 물씬 자아낸다. 손님들이 매장 안으로 들어설 때면 20대 훈남 직원들이 큰 소리로 일제히 인사를 건넨다.
분식집이 고급화되고 있다. 카페를 연상시키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깔끔한 분위기, 정량화된 조리법 등을 내세워 떡볶이집 등 분식집이 새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죠스떡볶이 등 업계가 추산한 올해 떡볶이시장 규모는 약 1조6000억원 선. 특히 떡볶이 전문점은 고객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층을 겨냥해 '훈남 마케팅'과 여성 메뉴 개발, 클럽파티 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박남수 한국창업전략연구소 팀장은 "불황기에 강한 업종인 분식전문점이 맛과 인테리어, 서비스 등을 고급화하는 등 기존 분식점의 단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고물가에 분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업그레이드한 분식점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죠스떡볶이'는 빨강 녹색 흰색 등 강렬한 색상이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매장을 꾸몄다. 죠스는 여성이 주 고객층이라는 점을 배려해 립스틱이 묻지 않게 한입 크기로 만드는 등 떡볶이 모양부터 신경 썼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달큼하고 쫄깃한 맛도 살렸다.
'국대떡볶이'는 과거 학창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학교 책걸상을 테이블로 쓰고, 전화기와 참고서 등 소품을 가져와 옛날 학교 분위기를 자아낸다.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한 28개 직영점에서는 흰색 유니폼에 빨간 두건을 쓴 훈남들이 손님들을 맞아 '훈남 마케팅'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1970~1980년대 학교 앞 떡볶이처럼 밀떡만 판매하는 것이 특징.
떡볶이 브랜드화의 원조 격인 '아딸'은 위생 수준과 손맛 계량화, 상권조사 등의 체계를 갖춰 업계에 도입한 곳이다. 특히 테이크아웃 전문점 개념으로 상권에 접근한 것이 시장에 제대로 먹혔다. 길목 좋은 곳에 소규모 전문점을 차리자 주요 고객층이 학생에서 가족으로 바뀌었다. 아딸 관계자는 "가족이 주 고객층으로 바뀌니 테이블 단가도 높아지고, 포장 단가도 2~3배 뛰었다"고 말했다.
신세대 떡볶이 전문점들이 내세우는 가격도 비싸지 않다. 떡볶이 2500원, 튀김 2500원, 순대 3000원 선 등으로 기존 길거리 떡볶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같은 분식집은 '해주세요' 등 신개념 심부름센터와 연계해 배달서비스까지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해주세요'는 다양한 생활 심부름과 배달 대행을 해주는 맞춤형 심부름 서비스센터. 선릉역 매운떡볶이, 공수간 등 분식집 등에 배달서비스를 해준다. 손님 입장에서는 메뉴를 주문하면서 거리에 따라 배달 가격만 내면 되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붕어빵과 찐빵 등 길거리 음식도 세련된 카페로 들어왔다. 올봄에 첫선을 보인 '쿠로다이'는 일본의 명물 간식 중 하나인 '다이야키(도미빵)'를 판매하는 카페다. 붕어빵과 유사한 도미빵은 즉석에서 구워내는 1㎜의 바삭한 껍질과 풍성한 프리미엄 팥소가 특징. 녹차 호두 검은깨 블루베리 등 5가지 맛을 선보이고 있으며 커피와 생과일 주스 팥빙수 등도 판매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락쉬미'는 찐빵의 고정관념을 깬 카페다. 고열로 따끈하게 찐 빵을 도넛과 머핀 형태로 내놓는다. 튀기지 않고 찌는 데다 설탕 등이 들어가지 않아 건강에 민감한 주부들이 가족의 영양 간식으로 많이 찾는다. 주로 10평 내외의 아기자기한 소규모 카페 형태다.
[유주연 기자]
46. [매일경제]늦더위가 채소값 안정시켜…오이 55%↓ 애호박 61%↓
늦더위로 출하량이 늘면서 배추, 무, 오이 등 채소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평년에는 9월 이후 강원도 고랭지 채소 출하량이 확연히 줄었으나 올해는 늦더위로 그대로인 데다 남부지방 물량이 더해지면서 공급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3일 오이(15㎏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2만2830원으로 지난해(5만1000원) 대비 55.2%, 지난달(4만1250원) 대비 44.6% 떨어졌다.
애호박도 출하량이 늘면서 상품 8㎏이 1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61%, 한 달 전보다 54% 하락했다.
상추 역시 시세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적상추 4㎏(상품) 도매가는 1만70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3.6%, 한 달 전에 비해 54.3% 내렸다.
김장 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도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추는 지난해 공급 부족으로 '가을 배추 대란'을 경험한 농민들이 재배 면적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린 데다 고랭지 배추 출하량이 30%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추 1㎏(상품) 도매가격은 720원으로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66.1%, 8월에 비해서는 37.3% 하락했다.
대형마트 채소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상가 기준으로 롯데마트에서 오이(8개)는 지난달 8000원에서 이달 5200원으로 내렸고, 애호박은 개당 1500원에서 1300원으로 떨어졌다.
배추 한 포기는 한 달 새 3700원에서 2900원, 무 한 개는 4000원에서 2500원으로 내렸다.
오상근 롯데마트 채소담당 상품기획자는 "채소는 고랭지 물량이 출하되는 다음달 중순까지 지난해 시세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지난 7~8월 파종 때 자주 비가 온 점을 고려하면 생육이 좋지 않아 다음달 하순부터는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배추를 한 달 전 4000원대 후반에서 이달 2000원대로 내렸고, 호박은 1000원대에 팔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채소 생육이 부진하고 출하량이 감소해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달 들어 맑은 날이 지속되면서 고랭지 물량이 증가해 값이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47. [매일경제]中국경절 앞두고 바빠진 백화점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바빠졌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면세점 등은 중국 신용카드사와 제휴해 한류스타를 동원한 콘서트 등 '중국 큰손'을 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바오젠사 인센티브 관광으로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은련카드 매출이 본점은 지난해보다 193%, 잠실점은 380% 증가하는 등 쏠쏠한 재미를 봤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한류엑스포'를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팝업스토어에는 디자이너 박종철 씨가 제작한 의류와 그가 협찬한 한류스타 의류가 전시 판매된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 쇼핑 편의를 위해 팝업스토어에 중국어와 일본어가 가능한 판매사원 6명을 배치하고 구매금액(10만~30만원)에 따라 스카프, 고급 와펜(브로치), 진주 팔찌 등 다양한 사은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중국 신용카드와 제휴 마케팅도 강화한다.
다음달 1일부터 중국 5개 은행 중 하나인 교통은행과 제휴해 이 은행 신용카드인 '태평양카드'로 50만원 이상 구매하면 구매액 5%를 상품권으로 증정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은 다음달 1일부터 31일까지 은련카드로 20만원 이상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현대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을 증정한다. 쇼핑 편의를 위해 은련카드로 결제하면 영수증 하단에 택스 리펀드 안내와 위치를 표시하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또한 무역센터점은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코엑스 광장에서 '강남 패션 프리미엄 마켓'을 운영한다.
롯데면세점은 다음달 1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빅뱅과 카라, 비스트, FT아일랜드 등 스타들이 참가하는 '패밀리 콘서트'를 열고 중국 관광객 잡기에 나선다.
신라면세점도 은련카드로 5000달러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선물카드를 증정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심윤희 기자]
48. [매일경제][이번주 증시전망] 유럽안정기금 증액이 증시 향방 가늠자
국제 공조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크게 흔들렸다.
지난주 시장의 가장 큰 이벤트는 21일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였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국제 공조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시장은 FOMC에서 통 큰 정책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이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으나 시장의 초점은 FRB가 발표한 경기 전망에 맞춰졌다. 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하방압력이 있다"는 FRB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무디스가 그리스 주요 8개 은행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주 코스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 주간 코스피는 142.66포인트(7.75%) 급락했다.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1700 아래까지 밀렸다.
이번주는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증시가 급락세를 멈추고 반등을 시도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다. 일단 미국과 유럽 증시가 급락을 멈췄다는 소식은 긍정적이다. 급락세를 이어가던 뉴욕과 유럽 증시는 지난주 말 상승 반전했다.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주요국 정상들은 세계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공동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비록 말잔치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시장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낙폭이 과대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크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코스피 낙폭이 매우 컸기 때문에 이번주에는 기술적으로 반등이 나올 것"이라며 "1700선은 곧바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변동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들려오는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는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 은행 지원에 대한 국제 공조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 전반적으로 위험자산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이 다음주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 후반에 두 가지 이벤트가 관심 대상이다. 우선 29일 독일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표결이다. 다음날인 30일은 이탈리아 국채만기일이다. 다가오는 두 가지 일정이 무리 없이 넘어간다면 안도 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다만 EFSF 표결이 부결되거나 이탈리아가 국채 만기를 소화하지 못한다면 증시가 다시 크게 흔들릴 수 있다.
현재까지는 EFSF 증액안이 독일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탈리아 국채 만기일도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국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어 무난하게 넘어갈 전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EFSF 증액 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에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EFSF 통과 소식은 시장에 심리적으로 위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 회복세를 읽을 수 있는 지표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8일과 30일 8월 내구재 주문 지표와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각각 발표된다.
환율과 함께 가장 주목되는 건 외국인 움직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23억3300만달러)는 이머징 마켓 가운데 가장 크다. 유럽계 헤지펀드뿐 아니라 미국계 장기 자금의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는 와중에 그리스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면 외국인 이탈을 가속화시킬 염려가 있다.
[서태욱 기자]
49. [매일경제]LTE로 주목받는 LG유플러스
'4G에선 우리도 1등 할 수 있다.'
통신업계 만년 3등 LG유플러스 주가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코스피가 전일 대비 5.7% 폭락하는 와중에 LG유플러스는 7.8%나 급등했다. 지난 한 주 LG유플러스는 21.4% 상승한 반면 SK텔레콤과 KT는 각각 7.5%, 7.6% 하락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5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외국인들도 꾸준히 LG유플러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 보유율은 19.29%에서 19.58%까지 올라갔다.
LG유플러스가 요즘 제일 잘나가는 이유는 3G(세대) 이동통신보다 데이터 속도가 5~10배 빠른 4G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3G에 있어 SK텔레콤 KT와 달리 WCDMA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혼자만 따로 동기식 CDMA 3G망을 구축하다 보니 데이터 속도와 단말기 다양성 등에서 상대적 열세로 마케팅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4G LTE 네트워크 구축에서는 LG유플러스가 가장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LTE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부터 LG전자의 LTE 전용 스마트폰을 출시해 본격적으로 LTE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LG유플러스 움직임에 긍정적인 시각이 많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LTE 조기 상용화에 따른 집중 투자로 실적이 낙관적이지 않지만 2012년 실적은 LTE 상용화에 따른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으로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도 "다른 경쟁자들과 달리 LG유플러스는 4세대 이동통신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TE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연말까지 서울과 주요 82개 도시(전체 인구의 85%)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모든 지역에서 LTE 서비스를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3G 수준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오른 점도 부담이다.
LG유플러스 주당순자산비율(PBR)은 2011년 전망 기준 0.7배로 무척 낮지만 주가순이익비율(PER)은 13.3배로 경쟁사에 비해 높은 편이다.
LG유플러스가 통신주 가운데 유독 잘나가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란 지적도 있다.
첫째, 아이폰5 출시 지연 반사 효과다. 삼성전자의 애플 아이폰5 출시 금지 가처분 소송 제기로 국내에서 아이폰5 출시가 지연될지 모른다는 염려 때문에 SK텔레콤과 KT 주가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라는 '안개'가 끼여 있고 KT는 2G 서비스 종료 시점이 12월로 미뤄졌다는 악재가 발생해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시영 기자 / 이덕주 기자]
50. [매일경제]코스피 선물옵션 증거금률 10%로 상향
다음달 10일부터 코스피200 선물 옵션과 금선물 증거금률이 오르고 돈육선물 증거금률은 내려간다.
한국거래소는 23일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코스피200 선물 옵션과 금선물(미니금선물 포함) 증거금률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생상품시장에서 증거금이란 계약 이행을 위한 일종의 보증금 개념이다.
코스피200 선물 옵션 거래증거금률은 현행 9%에서 10%로 1%포인트 인상한다. 위탁증거금률은 13.5%에서 1.5%포인트 오른 15%로 조정된다.
금선물의 거래증거금률은 현행 5%에서 3%포인트 인상한 8%로 조정하기로 했으며 7.5%인 현행 금선물 위탁증거금률은 4.5%포인트 올려 12%로 상향 조정한다.
돼지고기 가격 변동성이 안정화됨에 따라 돈육선물의 증거금률은 내리기로 했다. 기존 14%였던 거래증거금률을 2%포인트 낮춘 12%로 적용하기로 했으며, 21%인 위탁증거금률은 3%포인트 내린 18%가 적용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유로존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해외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고려해 지수상품의 증거금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51. [매일경제]스마트폰 주식거래 올해들어 2배 늘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스마트폰과 개인휴대용단말기(PDA) 등 무선단말기로 거래된 주식은 10억7832만주로 전체 주식의 9.91%에 달했다.
지난 1월만 해도 무선단말기 거래 비중은 5.14%에 불과했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지난달 8.88%로 뛰었고 이달 들어 10%대를 넘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이달 들어 무선단말기로 거래된 주식은 15억8918만주로 전체 거래 주식의 11.13%를 차지해 이미 10%를 넘어섰다.
지난 1월 6.07%에서 거의 두 배로 늘었다.
52. [매일경제]부자들, 펀드투자 비중 확 줄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펀드에 투자하는 고액 자산가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문형랩, 직접 주식투자 등 고수익 상품으로의 자산 배분이 활발하게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25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이 회사 전체 예탁자산고객 59만4896명 중 1억원 이상을 맡긴 고객은 8만567명(13.5%)으로 집계됐다.
1억원 이상 고객을 투자상품별로 분류하면 자산의 75%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이 58.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두 개 이상 상품에 투자하되 한 상품 비중이 75%를 넘지 않는 복합상품고객이 26.5%, MMF투자고객이 6.1%, 펀드투자고객이 4.5%, 채권투자고객이 3.7%, ELS투자고객이 0.68%였다.
이를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10월과 비교하면 투자상품별 비중 변화가 두드러진다. 4년 전엔 주식투자고객이 55.4%, 복합상품고객이 20.7%, 펀드투자고객이 14.5%, MMF투자고객이 4.2%, 채권투자고객이 3.2%, ELS투자고객이 1.7% 순이었다.
이 중 비중 감소가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펀드투자고객으로 2007년 14.5%이던 것이 올해는 4.5%로 정확히 1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주식투자고객은 3%, 복합상품고객은 6%가량 늘었다. 이는 고액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가 펀드에서 주식 쪽으로 대거 이전했음을 시사한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 팀장은 "2009년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펀드를 환매한 자금으로 주식이나 자문형랩에 투자한 고객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증시 큰손으로 부상한 자문형랩의 경우 지난해 5월 1조7000억원에 불과하던 계약자산이 올해 5월 말 현재 9조1800억원으로 5배 이상 몸집이 커졌다.
고액 자산가들의 펀드투자자 비중 감소가 두드러진 반면 일반 투자자들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1억원 이상 고객을 포함한 전체 고객 중 펀드투자자 비중은 2007년 10월 15.7%에서 올해 5월 13.3%로 2.4%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축소폭의 상당 부분은 고액 자산가들의 펀드 이탈이 차지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고액 자산가들의 경우 2007년 이후 매년 펀드투자 비중이 지속적 감소를 보이는 데 반해 전체 투자자들은 2008년 16.7%, 2009년 16% 등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윳돈으로 큰 부담 없이 고위험 상품으로 갈아탄 고액 자산가와 달리 일반 투자자들은 자산 이동이 여의치 않았음을 보여준다.
특히 자문형랩의 경우 최소 가입금액이 5000만원 내외로 제한돼 있어 일반인이 이용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다.
그렇다면 8월 폭락장 이후 상황은 어떨까. 아직 통계가 나와 있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주식투자자 비중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문형랩의 경우 4월 이후 성과가 시장 평균을 밑돌면서 성장세가 멈춘 상황이다.
자문형랩 계약자산은 5월 9조1800억원을 정점으로 6월 9조600억원, 7월 8조9600억원 등 조금씩 하향하는 추세다.
그렇다고 해서 펀드투자자 증가가 두드러진다고 하기도 어렵다. 박경희 삼성SNI 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6월 이후부터 자문형랩과 펀드 고객들이 물가채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노원명 기자]
53. [매일경제][Hello! 증시] 3분기 프리어닝 관전포인트 2제
올해 3분기(7~9월) 결산이 이제 한 주 남았다. 10월부터 시작될 상장사 실적 발표를 앞두고 프리어닝(Pre-earning) 시즌은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
프리어닝 시즌이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애널리스트들이 앞서 발표했던 추정치를 수정하는 작업을 하는 기간을 말한다. 막판 탐방을 통해 오차를 줄여가기 때문에 프리어닝상의 미묘한 변화는 실제 발표치를 예측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의 최대 이슈는 역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넘을 수 있다"며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지만 실제 달성 여부를 두고는 증권사에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25일 현재 삼성전자의 증권사 애널리스트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4111억원이다. 일주일 전인 3조4016억원에 비하면 소폭 오른 수치다. 전통적으로 실적 발표 첫 주 목요일 가이던스(예상치)를 발표해온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면 3분기 실적은 주가 상승의 예상치 못한 기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소버린 쇼크 이후 상장사의 3분기 실적은 부정론만 팽배했었다.
둘째 관심사는 결산일인 오는 30일의 환율이다. 이는 3분기 말 장부를 정리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환율이 1200원 선을 웃돌며 강세를 띠면 달러표시된 외화부채를 다수 보유한 기업의 장부 건전성 훼손 정도는 심해진다.
실제 발생하지 않은 말 그대로 장부상의 변화긴 하지만 평가손익은 기업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치 척도는 주가와 무관할 수 없다.
[김대원 기자]
54. [매일경제]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3주째 부진
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3주째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지난주 -4.5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3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대부분 유형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주식펀드는 7.16%나 하락해 가장 저조했다.
인도주식펀드는 4.93% 올랐으며 북미주식펀드는 1.71% 하락했다. 유럽주식펀드와 유럽신흥국주식펀드는 각각 1.07%, -0.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주식펀드(-5.70%)와 남미신흥국주식펀드(-6.66%)가 모두 내렸고 일본주식펀드는 0.31% 상승했다. 순자산액 100억원 이상, 운용기간 1개월 이상인 1032개 해외 주식형 편드 중 260개만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도의 인프라스트럭처 관련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자1(주식)종류A' 펀드가 6.65%의 수익률로 주간 성과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 23일 오전 공시된 가격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는 주간 수익률이 1.56%를 기록했다. 코스닥 비중이 높은 중소형 주식펀드가 2.59% 오르며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배당주식펀드와 코스피200인덱스펀드는 각각 0.94%, 1.2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주식혼합펀드와 일반채권혼합펀드는 각각 0.55%, 0.40%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서유진 기자]
55. [매일경제][마켓레이더] 기업 실적발표 주가부담 안될듯
위기에 위기, 전염에 전염이 거듭되며 글로벌 증시가 패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정위기에서 은행위기로, 은행위기에서 실물 전염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데 한국 경제는 높은 대외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에 주가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형국이다. 지난주 말 주가 급락이 이를 방증한다.
현시점에서 대외적으로는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 이슈가, 내부적으로는 원화 약세와 실적 조정이 매우 중요한 변수다.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은행권에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정위기와 실물 침체를 연결하는 중심에 은행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위기 해법의 우선순위로 따지면 그리스 구제금융 제공과 은행 자본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급한 불을 끈 이후에는 남유럽 국채에 대한 채무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랜드 바겐이면 더욱 긍정적이다.
부채 탕감 후 은행은 부실 상각에 들어가야 하고 남유럽 국채는 유로본드 형태의 새로운 국채로 대체돼야 한다.
시장이 바라는 해법이기는 하지만 유로존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속전속결 처리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갈 길은 멀지만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을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29일로 예정된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화기금(EFSF) 기능 확대 방안에 대한 표결 결과가 중요하다. 새로운 방안에선 EFSF가 은행 자본 확충에 참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 내부적으로는 원화 약세와 실적 조정이 도마에 올라왔다. 3분기 실적은 컨센서스 순이익 기준으로 최고 추정치 29.5조원에서 현재 24.2조원으로 16.5% 감소했다.
연간 순이익도 현재 100.7조원으로 최고 추정치 대비 10.5% 떨어졌다. 실적 둔화가 본격화되는 상황이지만 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 주가는 20% 정도 실적 조정을 미리 반영한 수준이다. 따라서 과거 글로벌 리세션 당시 실적 감익(평균 40% 정도)이 재현되지 않는다면 실적 조정이 새로운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현 주가가 20% 정도 실적 감익을 미리 반영한 반면 원화 약세 현상은 달리 봐야 할 변수다. 글로벌 은행위기 여파가 신흥국 외환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한국 외환시장의 취약성 중 하나는 외국인 자금이 일시에 대거 이탈할 경우 이를 방어할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외국인 투자자금 잔액은 8949억달러로 GDP 대비 79%, 외환보유액 대비 287%에 달한다.
원화 약세 현상이 심화될 경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처럼 한국은행은 원활한 달러화 공급을 위해 FRB와 스왑라인을 다시 개설해야 한다. 원ㆍ달러 환율 1250원 돌파 여부에 초점을 맞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표류하는 유로존 사태와 더불어 이제는 글로벌 리세션 우려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월말 월초 글로벌 매크로 지표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국내 지표에선 8월 산업생산과 9월 수출입 동향에, 해외 지표에선 미국과 중국의 9월 제조업지수와 미국의 9월 고용동향이 중요하다.
유로존 이벤트로는 독일 의회의 EFSF 표결 결과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지급 결정을 주목해야 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56. [매일경제]최남철 대표 "헬스케어株 시총 5년내 5배 커진다"
"헬스케어 산업을 일시적 테마나 작전으로 보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차세대 핵심 전략산업으로서 무한한 가능성과 성공 스토리에 주목할 때입니다."
'바이오 투자 전도사'로 불리는 최남철 삼호SH투자자문 대표가 지난 23일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 강당에서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헬스케어 투자론을 강연했다.
원래 강연 요청을 해온 것은 지역 PB센터였으나 요사이 뜨고 있는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자리가 확대됐다.
삼호SH투자자문은 8월 폭락장에서도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양호한 수익을 내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발매하는 '동양-삼호 헬스케어랩'의 7월 중순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은 15%로 같은 기간 지수 상승률을 크게 초과했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하는 '해피홈랩'은 헬스케어 관련주에 50% 정도를 투자하는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15%로 역시 같은 기간 지수 상승률을 25% 초과 달성 중이다.
최 대표는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 시장 규모가 이미 자동차와 통신시장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요 증가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한국은 바이오시밀러, 줄기세포, 분자진단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정부 지원이 맞물린다면 세계 바이오산업의 메카가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또 최 대표는 "우리나라 헬스케어 산업 시가총액 비중은 2%로 미국(12%) 일본(10%) 등에 비해 크게 뒤지는데 산업 성장성을 고려할 때 3~5년 안에 선진국 비중으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원명 기자]
57. [매일경제]급등락장에선 분할매수펀드가 `굿`
코스피가 지난 23일 하루에만 100포인트 이상 빠지며 1700선이 붕괴됐다.
펀드 투자자들은 파도가 휘몰아치는 증시라는 바다를 헤쳐나가야 한다. 이럴 때 거치식과 적립식 투자가 어우러진 '분할투자펀드'는 스마트한 대응법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목돈 분할투자펀드다. 거치식으로 한꺼번에 돈을 맡기면 우선 투자금을 채권 같은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에 넣어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매달 일정한 비율로 투자금액을 꺼내 주식을 사들인다.
예를 들어 매달 펀드 내 주식 비중을 4%씩 늘려간다고 가정해보자. 첫째 달에는 4%, 둘째 달에는 8%로 주식 비중이 점차 증가한다. 10개월이 지나면 펀드 내 주식 비중은 최대로 설정해둔 40%에 도달한다.
만약 목표수익률(15%)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주식이 처분되고 주식 비중이 4%로 조정된다. 그리고 처음과 같은 방식으로 다시 주식 매수에 들어간다. 펀드 자체 내에서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단 목돈분할펀드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 적합한 펀드며 주가가 상승세일 경우에는 한꺼번에 자금을 넣는 것에 비해 못할 수 있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분할매수펀드는 기관 전용 펀드를 제외하면 71개다. 설정액은 9619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퇴직플랜 목돈분할투자펀드는 이름 안에 주식 비중과 목표수익률이 들어 있다. 4/15라는 의미는 주식 비중은 4%, 목표수익률은 15%라는 뜻이다. 3/10도 동일한 방식으로 읽으면 된다.
한국투자분할매수 펀드는 주식투자 비율이 매월 약 2%씩 누적돼 최대 순자산의 24% 수준까지 투자한다. 설정액은 116억원이며 설정 후 수익률은 9.04%를 올렸다.
운용사별로 장기 성과가 검증된 대표 펀드에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덧씌운 형태도 있다. 삼성코리아대표분할매수펀드가 그렇다. 삼성코리아대표펀드의 포트폴리오를 나눠서 사들이는 전략을 쓴다.
초기 1개월 이내에는 자산의 60%를 주식자산에 투자한다. 그 이후 2개월은 매월 자산총액의 10~30% 수준에서 펀드매니저가 판단해 분할 매수한다.
[서유진 기자]
58. [매일경제]산본 전세금 상승률 1위…중소형은 매매價도 ↑
◆ 지역 부동산현장 리포트 ◆
"이 정도로 거래가 되면 먹고살 만하죠. 물건이 없으면 없었지 문의가 없어서 고민하진 않습니다."
23일 방문한 산본신도시 산본 주공2단지 아파트 상가의 S공인중개사무소는 문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추석 연휴 잠시 주춤했지만 10월 성수기를 앞두고 매일 집을 찾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이 중개사는 말했다. 그는 "올 초부터 수요자들 발길이 끊이지 않아 전세금과 매매가가 많이 올랐다"면서 "전세금과 매매가가 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나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집을 사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산본에 주택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 전세금은 올해 들어 16.02%나 올랐다. 전국 최고 상승률이다.
7~8개월 전 전세금 7000만~8000만원이면 구할 수 있었던 공급면적 53㎡ 아파트는 1억원대로 뛰었다. 매매가도 연초보다 평균 3000만원 이상 올랐다. 같은 1기 신도시면서도 분당, 일산, 평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았던 산본이지만 인근 평촌신도시 시세를 바짝 쫓아갈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공급면적 53~60㎡대 소형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산본동 충무주공 2단지 공급면적 58㎡ 전세금은 1억~1억2000만원이다. 연초 7000만~8000만원보다 3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66~86㎡대 아파트 전세금도 2000만~3000만원씩 올랐다. 뜨란채주공6단지 79㎡ 전세금은 1~2월 1억5000만~1억6000만원대였으나 지금은 1억8000만원까지 올랐다.
전세금이 오르면서 매매가도 회복세다.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좁혀지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2억원대 초반이었던 뜨란채주공 86㎡는 최근 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연초 1억2000만원대였던 충무주공2단지 공급 58㎡도 1억5000만~1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전용면적 99㎡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거래도 없고 가격 변동도 없다.
산본 부동산 가격이 이처럼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서울 도심 전세금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역세권을 타고 계속 외곽으로 빠져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천~평촌~산본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밀려난 수요가 산본에 정착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편리한 교통도 수요자들을 붙잡아 두는 데 한몫했다. 산본은 강남, 경기도 수원, 안산, 분당, 평택 등 인근 거점까지 대부분 자동차로 30~40분이면 갈 수 있다. 지하철 4호선과 광역버스 등 대중교통도 잘 갖춰져 있다. 이 때문에 도심권을 벗어나더라도 출퇴근이 쉬운 지역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산본에 몰리는 것이다.
황성희 온누리공인 관계자는 "수원 삼성전자나 평택 산업단지 등 인근 거점으로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쾌적한 거주환경도 이유다. 산본신도시 주변의 수리산이 2009년 7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주변 녹지가 잘 보존돼 있다. 2기 신도시와 달리 이미 기반시설과 상업시설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
부족한 공급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 지역에는 옛 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지난해 10월 입주한 래미안하이어스 아파트를 제외하면 최근 신규 공급이 없는 상태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도 있다. 그간의 가격 상승은 저평가됐던 산본의 시세가 정상화되는 과정이었지 절대적인 가치 상승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산본 = 백상경 기자]
59. [매일경제]9~11월 전국서 6만가구 입주
가을 이사철 수도권에서 4만가구에 가까운 새 아파트가 입주자를 맞는다. 전국적으로는 6만가구에 달하는 물량이다.
전세난이 강남권에서 수도권 외곽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전셋집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9~11월 입주 예정 아파트가 수도권 3만7568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5만9880가구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공공물량은 2만5656가구, 민간물량은 3만4224가구다. 규모별로 85㎡ 이하가 4만4117가구로 전체 입주물량의 74%를 차지한다.
특히 9~11월에는 1000가구, 많게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가 대거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9월에는 인천 청라 A25블록(1767가구)을 비롯해 광명 해모로(1267가구), 수원 권선 자이와 e편한세상(1753가구) 등이 새 입주자를 맞는다. 10월에는 수원 호매실 A2블록(1270가구), A3블록(980가구) 등 총 2250가구에 달하는 입주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광교도 울트라참누리(1188가구), A25블록(375가구), A4블록(466가구) 등 2029가구가 집들이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포 한강신도시에서는 우미린과 KCC스위첸이 모두 2148가구를 오픈한다.
서울에서는 천왕지구 1블록(314가구), 3블록(1044가구)이 입주자를 맞는다.
11월에는 광교 19블록(2289가구)을 시작으로 서울 미아뉴타운 두산위브(임대 포함) 1372가구 등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 천왕지구, 광교, 김포시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입주물량이 많다"며 "입주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전ㆍ월세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입주 예정 아파트에 대한 세부정보는 전월세지원센터 홈페이지(jeonse.lh.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성현 기자]
60. [매일경제]단독주택 과세기준 아파트보다 느슨
단독주택에 적용하는 과세 기준이 아파트에 비해 느슨해 과세 형평 차원에서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토해양부에서 제출받은 '공동ㆍ단독주택, 토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 보유자의 세금부담률이 단독주택에 비해 높다고 주장했다.
분석자료에 따르면 2011년 1월 1일 기준 아파트 공시가격은 실제 거래된 가격(실거래가) 대비 72.6% 선이었다. 반면 단독주택은 51.4%에 그쳤다. 토지는 58.1%였다.
주택ㆍ토지 공시가격이 지방세인 재산세와 취득세, 국세인 종부세ㆍ양도세ㆍ상속세 부과 기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슷한 가격일 경우 단독주택 소유자들이 아파트 소유자에 비해 세금을 덜 내는 것이다.
이처럼 아파트 소유자들의 세금 부담이 단독주택 소유자에 비해 큰 이유는 조사 방식상 차이에서 비롯된다.
공동주택은 전년도 하반기 중 실제 거래 시세를 전수조사한 뒤 공시비율(0.7~0.8% 선)을 곱해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공시비율을 곱하는 이유는 각종 개발 호재를 제외한 순수 시세를 계산하기 위해서다.
반면 단독주택은 감정평가사들이 전년도 하반기 전국 398만가구 중 19만가구를 표준주택으로 선별해 가격을 조사한 뒤 토지 모양ㆍ용도 등을 감안한 비준표를 적용해 공시가격을 정한다.
전체 가구에서 조사 대상인 표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데다 비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단독주택 역시 조사 대상 표준주택 수를 늘리고 비준표를 개정하는 등 공시제도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명진 기자]
61. [매일경제]서울대, CFO 도입 추진
내년 초 국가기관에서 독자기관으로 법인화를 앞둔 서울대가 대학의 전반적인 재무경영을 총괄할 최고재무책임자(CFOㆍchief financial officer) 도입을 추진한다.
25일 서울대 여러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울대는 현행 심의기구인 학장회의를 법인화 이후 학사위원회와 재경위원회로 이원화하고 재경위원회 위원장으로 전문경영인 출신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교수 출신이 재정 분야 심의를 주도할 경우 단과대별 예산 배분을 다루면서 형평성 논란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며 "경험이 있는 외부인사에게 위원장을 맡겨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정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기획처장, 학생처장, 사무국장, 시설관리국장을 비롯한 6명의 학내 주요 인사와 더불어 총장, 동창회장 등이 추천하는 인사나 학부모로 구성된 11명의 학외 인사로 재경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최근 마련했다.
교육ㆍ연구 사항을 심의하는 학사위원회가 당연직 위원장인 총장, 본부 보직교수뿐 아니라 각 단과대학 학장 등 25~35명의 교수들 합의체로 구성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재정 관련 논의는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결정한다는 취지에서 학내 실무자와 외부 인사 위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총장이 위원장을 맡도록 명시된 학사위원회와 달리 재경위원회 위원장은 재경위원 중에서 호선하도록 돼 있다.
당초 서울대는 부총장이 재경위원장을 맡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특정 단과대학 교수 출신 주도의 예산 배분 심의 자체가 예산 집행 결과의 공정성 여부를 떠나 형평성이나 외압 논란을 유발할 것으로 보고 외부인사 출신 재경위원장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부인사 출신 재경위원장은 예ㆍ결산, 입학금ㆍ수업료, 투자계획, 수익사업, 채무부담행위, 임원과 교직원의 보수ㆍ퇴직수당 지급 등 연도별 대학운영계획 중 재무경영과 관련된 사항 심의를 총괄하는 일종의 CFO 역할을 하게 된다. 재경위원회의 심의 결과는 총장의 이사회 회부와 재경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시행된다.
서울대는 학내 의견 수렴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마련한 정관을 다음달 중순 별도 공청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교육ㆍ연구 관련 심의도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학사위원회 산하의 교육위원회와 연구위원회에서 맡도록 할 계획이다.
[정석우 기자]
62. [매일경제]`양승태 대법원` 달라질 세가지
양승태 대법원장(63)이 제15대 대법원장으로 25일부터 임기를 시작함에 따라 변화될 사법부 모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 대법원장이 그간 내놓은 공식 발언과 주변 인사들의 평을 종합해보면 취임 이후에도 급속한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지난 6일 국회 청문회에서도 그는 "근본적으로 사법부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고 사법부의 속성과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 대법원장은 다만 '대법원장 권한 축소' '법조일원화 강화' '국민 참여 활성화' 등 대체로 점진적인 개혁 방안을 내놓고 있다.
◆ 대법원장 인사권 분산
사법부 독립의 핵심은 곧 재판의 독립이다. 하지만 대법원장이 법관 인사권을 한 손에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판사들이 완전한 재판의 독립을 지켜나가기는 쉽지 않다.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 보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일이며 상대적으로 다양한 성향의 법관들이 중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됨으로써 법을 통한 사회통합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법원 조직의 확대로 대법원장의 수족인 법원행정처가 모든 인사를 담당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게 됐다.
양 대법원장도 국회 청문회에서 "법원 조직이 법관만 해도 2500~3000명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며 "효율적인 면에서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각 지역의 고등법원장 등에게 분산시킬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사법부가 채택해왔던 일원적 인사시스템에서 지역 고등법원장 등이 인사권을 일정 부분 나눠 갖는 형태의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 대법관 구성 다양화
지난달 18일 양 대법원장이 후보자로 지명됐을 때 가장 먼저 나온 걱정은 사법부의 보수화였다. 특히 내년까지 대법원장을 제외한 13명의 대법관 중 절반에 가까운 6명이 6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만큼 양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에 그만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는 11월에는 박시환ㆍ김지형 대법관이, 내년 7월에는 박일환ㆍ김능환ㆍ전수안ㆍ안대희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다.
이념적인 면에서 보면 박시환ㆍ김지형ㆍ전수안 대법관은 이미 퇴임한 김영란ㆍ이홍훈 대법관과 함께 '독수리 5형제'라고 불리며 법원 내에서도 진보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출신 면에서는 안대희 대법관이 현직 13명의 대법관 중 유일한 검찰 출신이고 성별 면에서 전수안 대법관은 유일한 여성이다.
현재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이들이 내년 7월까지 모두 물러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서울대 출신, 남성, 판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해온 대법관 구성 문제도 양 대법원장이 짊어져야 할 과제가 됐다. 양 대법원장은 청문회에서 "성별이나 출신지역ㆍ학교가 대법원 구성 다양성을 보장하는 절대적 기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현실적으로 대법원 구성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이를 포함해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의 사법 참여 활성화
양 대법원장의 사법부 개혁 방안의 또 다른 축은 '국민 참여 활성화'다. 재판 과정뿐만 아니라 사법 행정에까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살인, 절도, 성범죄 등 특정 사건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의 범위를 대법원의 권한 내에서 넓힐 방침이다.
양 대법원장은 청문회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진실 발견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을 제고하고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증진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어 높이 평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법원은 또한 법관 인사위원회에 시민단체 인사를 참여시키는 등 법관 인사에도 국민 의사가 수용될 수 있도록 통로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밖에 올해 초 선재성 부장판사 사건으로 문제가 불거진 지역법관제 역시 제도 자체는 유지하되 세부 시행방안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우제윤 기자 / 윤재언 기자]
63. [매일경제]서울 노인 43%"자녀와 안 산다"
서울에서 자녀 없이 부부끼리 살거나 혼자 사는 노인이 지난 10년간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5일 내놓은 'e-서울통계 제51호'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자녀 별거 노인'은 지난해 40만224명으로 전체 노인의 43%에 달했다. 이는 2000년 17만8908명에 비해 123.7% 늘어난 수치다.
자녀 없이 부부끼리 사는 노인은 2000년 11만3826명에서 지난해 26만1399명으로 129.6% 늘었으며 독거 노인은 6만5082명에서 13만8825명으로 10년 새 113.3%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이 홀로 또는 배우자와 함께 살기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이들은 자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노인 전용공간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의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혼자 살기 어려울 때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자녀와 동거하기를 바란다고 답변한 비율은 21.5%였다.
반면 실버타운 등 노인 전용공간에서 생활하고 싶다고 답변한 노인은 30.9%에달했다.
2005년 같은 조사에서는 자녀 동거를 원하는 노인이 30.4%, 노인 전용공간에서 살기를 원하는 비율이 18.7%로 대조를 보였다.
[민석기 기자]
64. [매일경제]저축銀 대주주·임원 30명 출국금지
검찰이 최근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전ㆍ현직 대표이사와 임원 등 30여 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 합동수사단(권익환 부장검사)은 지난 24일 영업정지된 토마토ㆍ제일ㆍ제일2ㆍ프라임ㆍ에이스ㆍ대영ㆍ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의 주요 임원과 대주주 등 30여 명을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출국금지된 경영진 등 주요 인사는 해당 저축은행 부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대출한도 초과 등 불법 대출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합수단은 보고 있다.
합수단은 23일 이들 은행 본점과 대주주 자택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각종 회계장부와 전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 조만간 이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주말인 이날 대부분의 검사와 수사관이 출근해 압수물 분석에 박차를 가했다. 합수단은 압수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전날 압수수색 대상에서 제외됐던 저축은행 지점과 경영진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로비스트 박태규 씨(71ㆍ구속기소)로부터 부산저축은행 구명 청탁과 함께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54)에 대한 구속 여부는 27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우제윤 기자]
65. [매일경제]영어교재도 한류…능률교육 - 중동, 웅진 - 남미에 수출
토종 영어학습교재 업체 이퓨쳐의 이기현 부사장과 문하영 해외마케팅 담당 차장은 지난 8월 31일 베이징 국제북페어 전시가 열리는 신국제전시장에 도착하고서 깜짝 놀랐다. 북페어를 주관하는 중국서적수출입공사(CNPIEC)가 마련한 이퓨쳐의 전시장 부스가 가장 좋은 자리에 가장 돋보이게 꾸며져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교육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와 피어슨그룹 등이 도리어 한국 업체에 밀려 전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기현 부사장은 "매년 북페어에 참가하고 중국 주최 측이 전시장을 꾸미는데 영어교재 업체들 중에서 가장 좋고 넓은 부스를 배치하는 등 환대해 줘서 깜짝 놀랐다"며 "한국 교재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난징과 항저우 지역 교사들 연수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내 영어 사교육 관련 교재 수입을 책임지는 CNPIEC 관계자는 "이퓨쳐 제품이 비영어권 학습자들과 교사들의 고충을 헤아려 만든 제품이기에 영미권 출판사 교재보다 환영받고 있다"며 "베이징을 거점으로 지린성, 난징, 상하이의 영어교재 총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토종 영어교재(ELTㆍEnglish Language Teaching)가 새로운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ELT 교재는 영어시험 대비용보다는 주로 미취학 아동들이 처음 영어를 학습하는 단계에서 배우는 교재를 말한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영미권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해 왔는데 중국 러시아 남미 등에서 영어학습 열풍이 일어나면서 한국산 영어교재 수출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 영어교재는 교육열에 대한 인식과 한국 문화에 대한 친근감이 더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퓨쳐의 경우 수출액이 2009년 9만7444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6만7736달러로 뛰었다. 이뿐 아니라 남미 시장 판권 계약을 맺은 스페인업체 산티아나가 라이선싱 콘텐츠를 추가로 계약하고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영어교재업체 능률교육도 어린이용 영어원서와 교재 브랜드 '빌드앤그로우' 시리즈로 수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10월 대만에 4000부를 처음 수출하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연말까지 10만부 수출이 예상된다.
능률교육 관계자는 "북페어에 참가하면 영어 지문의 품질과 난이도 면에서 영미권 수입 원서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밝혔다. 한국의 영어교육 역사가 신흥국가들보다 길다 보니 듣기, 읽기, 문법이 체계적으로 짜인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가듯 수출 국가가 다변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웅진씽크빅 자회사인 컴퍼스미디어도 2008년만 해도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위주였던 수출처가 최근 중동 아프리카로 확대되고 있다. 이집트는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135%나 증가했고, UAE도 300%나 급증했다.
능률교육은 올해 들어 3월에는 이스라엘, 터키로부터, 5월에는 멕시코,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에서 최초로 수출 계약을 맺었다.
업체들은 교재 교육도 영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수출이 용이하다고는 하지만 현지인 입맛에 맞게 콘텐츠를 수정하거나 연수 활동을 지원한다. 컴퍼스미디어 관계자는 "현지 학습자나 교사에게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주제를 선별하고 각국 문화에 맞게 편집을 조정해주는 것을 해외 바이어들이 반긴다"고 밝혔다.
원어민은 교재 개발은 물론 판매전략 수립에도 투입된다. 컴퍼스미디어는 원어민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수출을 책임지고 있으며 능률교육도 원어민들이 교재 개발에 참여해 원서 개발도 영미업체와 차이가 없다.
이퓨쳐 측은 "교육콘텐츠는 시장에 진입하고 정착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교육효과를 반영하면 서서히 매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최근 분위기가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영어학습이 단순히 인쇄물의 범위를 넘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다양한 플랫폼 등으로 확장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한국의 앞선 게임과 애니메이션 기술이 접목돼 쌍방향적인 성격의 맞춤형 교재 개발이 가능해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도 노릴 수 있다.
웅진씽크빅은 지난 7월 컴퍼스미디어 인수를 계기로 영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에 더욱 적극적이다. 웅진씽크빅 측은 "최근 태국 대형 통신사와 MOU를 체결해 현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형태로 수출의 범주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66.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거장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 서양인이 그린 최초의 한국인 그림이다. 미국 폴 게티 미술관이 소장한 이 작품이 한국에 공개된다. 27일부터 11월 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기획특별전 '초상화의 비밀'에서다. 특별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의 국보급 초상화는 물론 중국 일본 유럽의 초상화 작품 200여 건도 함께 전시된다.
1979년 초상화 특별전 이후 32년 만에 열리는 블록버스터급 전시다. '태조어진' '윤두서자화상' 등 널리 알려진 초상화를 비롯해 이명기, 김홍도, 박동보, 김희겸 등 당대 최고 화가가 그린 작품이 포함돼 있다. 400년 전 제작된 '한복 입은 남자'의 주인공은 누굴까. 그동안 학계에선 프란체스코 카를레티라는 이탈리아 상인에게 팔려간 조선인 안토니오 코레아일 것으로 추정해왔다. 하지만 이상한 면도 없지 않다. 코레아는 어린 시절 납치돼 일본에서 노예로 팔린 뒤 인도를 거쳐 이탈리아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어떻게 조선시대 어른들이 입는 '철릭'을 입었을까.
특별전에선 또 다른 주장이 소개된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일본 무역관장 자크 스펙스가 고용한 전직 관리 출신 조선인이라는 것이다. 조선 시장 개척에 관심을 가진 스펙스는 그림 속 조선인에게 한복을 입혀 네덜란드로 파견한다. 드로잉엔 희미하게 범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조선인이 배를 타고 막 도착해 항구에서 만났음을 암시한다. 루벤스의 그림은 이명기가 얼굴을, 김홍도가 몸을 그린 '서직수 초상'과 함께 전시된다. 18세기 후반에 그려진 그림이긴 하지만 관객은 두 그림 속 인물이 서 있는 자세나 손을 모으는 방식이 흡사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루벤스가 만난 조선인은 조선식 초상화에 익숙한 사대부 출신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특별전에서 만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초상화 이야기는 이뿐이 아니다. 한ㆍ중ㆍ일의 통치자 초상화를 비교할 기회도 준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태조어진'은 이상화된 군주의 모습을 담고 있다. 조선시대 왕의 초상화 제작은 단순한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하나의 의식이었다. 도감을 설치하고 화원에게 초본(밑바탕 그림)을 그리게 한 뒤 그 중 뛰어난 이를 선발한다. 관리를 포함해 10여 명이 모여 완성된 왕의 초상화는 빈전에 따로 모신다.
반면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모습은 무사의 자태가 두드러진다. 장식적인 배경에 비해 옷차림은 수수한 편이고 한 손으로는 허리에 찬 칼을 쥐고 있다. 청나라 황제 강희제가 어린 시절, 수렴청정한 권세가 오배의 초상도 소개된다. 세 나라 중 가장 장식적이며, 활을 쏠 때 엄지에 끼는 깍지 등 무관의 특징이 드러나 있다. 특히 얼굴의 명암이 두드러져 서양 초상화의 영향이 엿보인다.
전시회는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엔 '하늘과 땅'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조선시대 왕은 하늘에, 신하는 땅에 비유됐다. 1부의 초상화 역시 왕실을 중심으로 공신과 충신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사명당과 서산대사, 적장과 함께 투신한 논개의 초상도 눈에 띈다.
2부는 '인의예지'라는 주제로 사대부의 초상화를 공개한다. 3부의 주제는 '자아와 일상'이다. 엄격한 성리학을 신봉한 조선시대엔 초상화 역시 딱딱한 그림이 대다수다. 하지만 18세기가 되면서 일상 속에서 자의식을 보다 자유롭게 드러낸 초상화가 만들어졌다. 나무 아래 서 있는 사람을 그리는가 하면 문방사우, 안경 등 소품과 함께 그려진 그림도 찾아볼 수 있다.
'새로운 눈, 사진'이란 이름의 4부에선 구한말 사진이 도입된 후 달라진 초상화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종 황제의 가족 사진과 명성황후의 것으로 알려진 사진이 관심을 끈다.
초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 공간도 마련된다. 초본을 압지에 눌러 그린 그림을 세워 앞에서 붓으로 선을 그은 뒤 그림 앞과 뒤 양쪽에서 채색한다. 이는 조선 초상화 특유의 은은한 얼굴빛을 만들어낸다. X선과 적외선 촬영으로 그림 아래에 감춰진 또 다른 실체를 파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대민 기자]
67. [매일경제][특파원 칼럼] 달라진 일본의 `안전 마인드`
지난 20일 오후 일본 중부시방 대도시인 나고야시. 태풍 15호가 채 상륙하기도 전부터 폭우가 내리더니 급기야 시내 중심부를 흐르는 쇼나이강이 범람했다. 나고야 시장은 지체없이 110만명에 이르는 시민을 대상으로 피난 지시 및 권고 발령을 내렸다. 나고야 시민 226만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당연히 이만한 인원이 모일 만한 대피소도 없었고, 대피소로 모인 시민은 3400명에 불과했다.
21일 오전, 드디어 태풍 15호가 일본 중부지방을 통해 상륙했다. 일본철도(JR)는 동북쪽 끝 부근에 위치한 야마가타행 신칸센을 아침 첫차부터 중단했다. 그쪽으로는 12시간 후에나 태풍이 도달할 예정이었지만 일찌감치 사고 가능성을 막아버렸다. 이날 저녁 무렵 수도권에 태풍이 도달했다. 즉각 수도권을 연결하는 대부분의 전철과 지하철은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1300만 도쿄시민의 발을 묶을 경우 큰 혼란이 불가피할 텐데 그보다는 사고 가능성을 제로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일본은 이번 태풍에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대비태세를 보였다. 하지만 어디에서도 '호들갑' 또는 '과잉대응으로 인한 시민불편' 등의 지적은 나오지 않았다.
일본 본토 한가운데를 휩쓸고 간 초강력 태풍과 하루 강우량 500㎜의 폭우를 맞은 '안전강국' 일본의 모습이었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필요 이상의 대비를 해서라도 사고 가능성을 방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도쿄 시부야에서 넘어진 가로수에 택시가 깔린 장면이 그나마 현지 언론들이 건진 충격적인 사고 장면이었다. 이렇게 철저한 일본이 후쿠시마에서는 그처럼 허무하게 무너졌을까. 일본 국민은 아직도 3월 11일 원전사고 직후 왜 격납용기의 배기를 단행하지 않았는지 궁금해 한다. 격납용기의 공기를 빼내 압력만 낮췄더라도 수소 폭발과 그로 인한 방사능의 '비산', 핵연료의 멜트다운 등은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음날자 니혼게이자이 신문에는 간 나오토 당시 총리의 인터뷰가 실렸다.
"왜 배기가 즉각 실시되지 않았는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도쿄전력의 의사결정이 지연된 건지,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최고 의사결정권자나 현장의 전문가들이나 누구 하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못한 '인재'였던 것이다. 지난 15일 한국에서 빚어진 대규모 정전사태로 다시 시선을 옮겨보자. 국민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한전과 전력거래소의 무책임, 여러 차례 경고를 무시하고 예비전력 숫자의 의미도 파악하지 못한 지식경제부의 무지에서 비롯됐다. 역시 인재였다는 얘기다.
만약 태풍 15호가 한국으로 향했다면 어찌 됐을까. 곳곳에서 공공 인프라스트럭처와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다면 자신은 어떻게 대응했을지 가상 시나리오를 짜서 도상연습이라도 해볼 필요가 있다. 태풍 15호와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 국민에게 초래한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 원인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sky221@mk.co.kr]
68. [매일경제][테마진단] 한국 주가·환율 왜 충격에 약한가
9월 23일 주가가 5% 이상 폭락하고 환율은 요동을 쳤다. '블랙 금요일'이라고들 했다. 제2 리먼사태가 아니냐고 걱정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한국금융시장의 충격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컸다'는 점이다. 9월 23일 대만주가가 3.55%, 태국이 3.27%, 말레이시아가 1.58% 빠지는 동안에 우리는 5.73%나 빠졌다. 원화값은 달러당 1166원이 됐다. 원화가치가 4거래일 동안 67원30전 하락했다.
문제의 핵심은 왜 유독 한국만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한가 하는 점이다. 자주 거론되는 이유로 외국인의 국내주식 투자비중이 너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시가총액 대비 33%의 외국인 투자비율은 대만(32.3%), 일본(26.7%)은 물론 필리핀(10.9%)이나 미국(13.6%)보다 높다. 외국인 투자비중이 큰 만큼 빠져나가는 규모도 크기 때문에 폭락이 자주 연출된다는 것이다. 얼핏 그럴 듯해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주가가 폭락하는 것이 '외국인의 매도' 때문이라면 폭락 이후 외국인 투자비중이 하락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여전히 높으면서도 주가는 매우 불안하기만 하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이유는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아서'가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우 불안정하게 투자와 회수를 반복하기 때문'이라고 해야 옳다. '수익성은 높으나 안정성이 부족한 시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장기) 투자를 왜 불안하게 느낄까. 근원적인 이유는 한국금융이 안고 있는 취약성 때문이다. 첫째,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 공공부문이 대외부채를 많이 떠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은행의 총대외부채는 약 2000억달러에 달하고 기업과 기타 금융회사의 총대외부채는 940억달러에 달하며 공공부문(일반정부+공기업)도 720억달러의 총대외부채를 안고 있다. 합하면 3630억달러에 달한다.
둘째,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유동성(liquidity)에 문제가 있다. 여기서 유동성이란 만약의 사태 발생 시 '부수 조건없이 자체적으로 즉각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말한다. 우리는 중앙은행의 총체적인 외환보유액은 알아도 유동성 규모가 얼마인지 알지 못한다. 다만, 1997년 IMF 위기 당시 긴급구제금융의 규모가 총 160억달러일 때 장부상 외환보유액은 240억달러로 구제금융보다 많았다. 미국 등과 300억달러 규모의 긴급 통화스왑 협상을 진행하던 2008년 10월 당시 외환보유액도 한ㆍ미 통화스왑의 8배인 약 2400억달러였다면 중앙은행의 유동성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외환보유액과 달라도 사뭇 다른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점점 확실해지는 글로벌 실물경제 침체, 수출 부진, 유럽과 미국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남유럽과 동유럽으로 확산되는 국제금융 불안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국가 및 가계부채, 저축은행 문제, 정권 교체기 혼란 등을 생각해볼 때 이번 위기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주가는 요동을 치면서 하락할 것이고 환율도 크게 흔들리면서 결국에는 상승(원화가치 하락)할 것이다. '외국인 매도→원화환율 상승→외국인 추가매도→원화환율 상승의 악순환(vicious circle)'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든 것이 감독당국에 달려 있다. 외환시장 개입만으로는 어렵다. 당국은 '실탄'이 충분하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하루 외환거래 규모(약 100억달러)를 고려할 때 당국의 외환보유액 및 유동성으로 시장의 대세를 거슬러 막아낼 만큼 충분한지 의심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실수요와 투기를 가려내는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감독이 필요하다. 강력한 규제를 동원해서라도 투기적 자본유출을 예방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국가 중앙은행들과의 비상협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모든 나라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앙은행 간의 상호협조가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 '정책공조'란 '샴페인 테이블 위의 속삭임'이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일컫는 말 아닌가.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69. [매일경제][사설] 리먼 데자뷔, 다시 워룸 설치해 대처할때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위기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금융시장 주요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면서 3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의 악몽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국가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최근 뉴욕시장에서 202bp(1bp=0.01%)까지 치솟아 글로벌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프랑스(197bp)보다 높다. 외환시장 불안도 심각해 지난 23일에는 외환당국이 하루 동안 무려 40억~50억달러 매도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3년여 만의 초대형 시장 개입으로 원ㆍ달러 환율 1200원 돌파를 막았다. 주가도 폭락세를 면치 못해 머지않아 환율과 주가지수 수치가 역전됐던 3년 전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불안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폐막한 연차총회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가 특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위험한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과거 외환위기 직전처럼 펀더멘털이 좋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지속하는 데다 외환보유액이 리먼 파산 당시(2396억달러)보다 많은 3122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총외채가 리먼 사태 때보다 많지만 단기외채가 1500억달러로 당시의 1900억달러보다 적다는 것도 낙관론의 배경이다.
그러나 단기외채뿐 아니라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각각 338조원과 86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이 단기에 이탈하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액도 2000억달러는 투기세력의 공격 의지를 꺾을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점에서 1000억달러 이상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빚더미에 올라 있고 금리도 워낙 낮아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점도 위기 극복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가 국민의 불안감을 부추겨서도 안 되지만 상황을 호도하고 펀더멘털 타령만 하다가는 국민의 불신을 사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 징후를 빈틈없이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리먼 사태 이후 설치했던 ’워룸(비상경제상황실)’을 부활할 필요가 있다. 외화유동성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통화스왑과 같은 국제공조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