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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9 2011.8.29 by Andy Jeong

2011.8.29

Economic issues : 2011. 8. 29. 23:11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불경기의 먹구름이 몰려온다

경남의 전자부품업체 A사는 한 달째 개점 휴업이다. 멈춰선 공장에선 하루 2교대로 직원 1~2명이 기계를 지키고 있다. 윤 모 대표는 "올봄부터 주문이 급감하기 시작하더니 7월 들어 아예 끊겼다"며 "경기 악화는 부품업체에 '생존' 문제"라고 한탄했다. 자금난에다 곧 다가올 추석 생각에 한숨만 깊어진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전국 65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추석자금 수요조사'를 한 결과 10곳 중 4곳 이상이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44.0%가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원활하다고 응답한 곳은 18.0%에 불과했다. 중소기업 추석자금 규모는 평균 2억5300만원이고 이 중 7400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자금 부족률은 29.3%로 지난해(21.5%)에 비해 7.8%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중소기업 자금난의 단면이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소버린 쇼크'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압박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유탄이 쏟아지고 있다. 채권시장 자금 조달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364조9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48.5%에 달했다. 금융위원회는 이 중 42%가 주택 구입 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권이 실수요 여부가 불분명한 대출부터 줄이고 있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자금줄은 더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소버린 쇼크 여파는 비단 중소기업만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주름살을 만들고 있다. 8월에만 개인 자산 61조원이 증발했다. 개인 보유 주식 비중을 21.2%로 가정하고, 국내 주식투자 인구 480만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손해금액은 1271만원으로 평가된다.

소규모 식당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종로3가 J닭갈비집은 매출이 줄면서 지난주부터 매장 소개 전단지를 나눠주던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했다.

주인 최 모씨(52)는 "운영비를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어쩔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에 민감한 유통업계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할 때 20~30%가량 매출이 줄었다는 아우성이 터져나온다. 반짝 거품인 추석 특수를 걷어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송성훈 기자 / 홍종성 기자 / 전정홍 기자]


2. [매일경제]세계경제 리더들 "글로벌 경제침체" 한목소리

세계 경제 지도자들의 걱정이 깊어만 가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경기의 '더블딥(회복 후 재침체)' 우려가 커지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공개적으로 세계 경제의 재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방준비제도 연례행사에 참석해 "최근 전개되는 상황으로 볼 때 세계 경제는 위험한 새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취약한 회복세가 탈선할 수 있는 처지"라며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선진국들이 '가공할 만한 도전'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가공할 만한 도전에 직면해 있듯이 미국 일본 영국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영국 일본의 '사업모델'이 의문시되고 있다"며 "모든 선진국이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 위기와 관련해서는 "유로존의 근본 경제여건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며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이 지역의 지배구조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잭슨홀 미팅에서 유럽의 계속되는 위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세계 경제 지도자들은 세계 경제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줄어든 점도 걱정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26일 FRB가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실제 쓸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다. 이미 단기 금리는 '제로(0)' 수준이다. 더욱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는 물가 인상 압력을 증폭시키고 중국 등 외국의 반대에 직면한 상태다.

■ G20 머리맞대 해법 내놔야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도 한계 상황에 달했다. 유럽은 이미 재정위기가 진행 중이고 미국은 재정긴축에 나서야 할 판이다.

그러나 경제 지도자들은 여전히 해법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각국 정부의 협력과 정치권의 '변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새로운 접근은 광범위한 정책적 결정과 함께 과감한 정치적 행동을 토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세계 지도자들이 2009년 초 보여줬던 강력히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한 "인플레이션보다 경제 침체가 더 큰 문제"라며 "통화정책은 완화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셰 ECB 총재를 향한 주문이다.

ECB는 지난 4개월 동안 금리를 두 번이나 올렸다. 특히 지난 7월엔 0.25%포인트를 올려 금리가 1.5%에 달한다. 그러나 곧바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주 유럽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따르면 독일 경제와 나머지 유로존 경제가 지난 2분기 더딘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리셰 총재는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겠다고 시사하지 않았다. 대신 트리셰 총재는 17개 유로존 국가들은 7월 유럽 정상들이 합의한 위기 대처 조치를 결단력 있게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개별 국가 의회는 승인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위기에 대한 더 많은 해법은 29일 열리는 유럽 의회의 경제위원회 특별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트리셰 총재도 이 회의에 참석한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비슷한 주문을 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장기적으로 재정 적자를 감축하는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유로존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 침체 위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조율된 행동이 전 세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경제 지도자들이 염려하는 만큼 선진국 경제는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1.0%로 나타났다. 이전 속보치 1.3%보다 낮아졌다. 그만큼 요즘 미국 경제 성장이 더디다는 것을 반영한다.

전망도 밝지 않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나리만 베흐라베시 수석 이코노스트는 "미국 하반기 경제는 잘해야 1% 성장에 그칠 것이고, 내년에도 1.5~2.0% 수준의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들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9%로 낮춘 데 이어 지난주엔 UBS, 씨티그룹,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가세했다. UBS는 내년 세계 GDP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내년 전망치를 3.7%에서 3.2%로 내렸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을 4.6%에서 3.9%로 조정했다.

특히 신흥국보다 선진국 경제가 더욱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씨티그룹은 주요 선진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8%에서 1.4%로, 내년에는 2.2%에서 1.7%로 조정했다.

다만 존 립스키 IMF 부총재는 최근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에) 위험성이 커졌지만 경기 후퇴는 확실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3. [매일경제]▶ 위에서 계속 : 글로벌경제 침체 우려 한목소리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도 한계 상황에 달했다. 유럽은 이미 재정위기가 진행 중이고 미국은 재정긴축에 나서야 할 판이다.

그러나 경제 지도자들은 여전히 해법은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각국 정부의 협력과 정치권의 '변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새로운 접근은 광범위한 정책적 결정과 함께 과감한 정치적 행동을 토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는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세계 지도자들이 2009년 초 보여줬던 강력히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또한 "인플레이션보다 경제 침체가 더 큰 문제"라며 "통화정책은 완화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리셰 ECB 총재를 향한 주문이다.

ECB는 지난 4개월 동안 금리를 두 번이나 올렸다. 특히 지난 7월엔 0.25%포인트를 올려 금리가 1.5%에 달한다. 그러나 곧바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주 유럽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따르면 독일 경제와 나머지 유로존 경제가 지난 2분기 더딘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리셰 총재는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겠다고 시사하지 않았다. 대신 트리셰 총재는 17개 유로존 국가들은 7월 유럽 정상들이 합의한 위기 대처 조치를 결단력 있게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개별 국가 의회는 승인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위기에 대한 더 많은 해법은 29일 열리는 유럽 의회의 경제위원회 특별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트리셰 총재도 이 회의에 참석한다. 버냉키 의장은 전날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비슷한 주문을 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장기적으로 재정 적자를 감축하는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전화통화를 하고 유로존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 침체 위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조율된 행동이 전 세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는 점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경제 지도자들이 염려하는 만큼 선진국 경제는 '순항'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은 1.0%로 나타났다. 이전 속보치 1.3%보다 낮아졌다. 그만큼 요즘 미국 경제 성장이 더디다는 것을 반영한다.

전망도 밝지 않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나리만 베흐라베시 수석 이코노스트는 "미국 하반기 경제는 잘해야 1% 성장에 그칠 것이고, 내년에도 1.5~2.0% 수준의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들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9%로 낮춘 데 이어 지난주엔 UBS, 씨티그룹,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가세했다. UBS는 내년 세계 GDP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내년 전망치를 3.7%에서 3.2%로 내렸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을 4.6%에서 3.9%로 조정했다.

특히 신흥국보다 선진국 경제가 더욱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씨티그룹은 주요 선진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8%에서 1.4%로, 내년에는 2.2%에서 1.7%로 조정했다.

다만 존 립스키 IMF 부총재는 최근 CNBC와 한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에) 위험성이 커졌지만 경기 후퇴는 확실히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4. [매일경제]소비시장 "7월 폭우, 8월엔 주가폭락…추석후엔 또 뭐가"

◆ 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 ◆

26일 점심시간 무렵 찾아간 서울 종로와 을지로 주변. 대기업 본사를 비롯해 오피스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이곳 식당가는 평소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붐빈다. 유명한 집은 줄지어 기다려야 겨우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날은 줄이 늘어선 식당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빈 좌석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이곳 점포 주인들은 하나같이 "7월에는 비 때문에, 8월에는 주식 때문에 너무나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한 매장 주인은 "그렇다고 음식 가격을 내려 팔기에는 식자재 원가가 많이 올라 불가능하다"며 "손해를 보면서 팔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소버린 쇼크에 따른 불경기 그림자가 자영업 현장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소규모 식당과 프랜차이즈업체, 재래시장 등지의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영세식당들은 식재료 가격 인상에 잦은 비로 타격을 입었던 여름 매출에다 주가마저 폭락해 충격이 더했다.

서울 종로 P김치찌개 전문점은 최근 들어 매출이 평소보다 30% 줄었다. 가게 주인은 "하루 매출이 250만원 정도 되는데 8월 들어 180만원에 그치고 있다"며 "최근 주가 폭락으로 직장인들이 외식비를 줄이면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전에는 회사 점심 때 한 팀에 4명 이상이 와서 상사가 계산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에는 2인 손님이 많고 각자 계산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을지로 S삼겹살집도 주말 가족단위 손님이 큰 폭으로 줄었다. 가게 주인 박진만 씨(44)는 "입지 특성상 주말에 청계천 등에 놀러와 저녁을 먹으러 오는 가족 손님이 많은데 최근 20% 이상 줄었다"며 "거래처에 당분간 돼지고기 물량을 적게 납품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정식 전문점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K한정식 집은 "모임 예약률이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단가가 높다 보니 저렴한 곳을 찾거나 모임 자체를 줄이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추석 선물세트 판매로 매장이 북적거리고 있지만 사실 속을 태우고 있다. 추석선물 수요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긴 해도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불경기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을 때 잘 팔리는 남성정장이나 충동구매가 많은 구두, 패션잡화 등은 8월 들어 판매부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백화점의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신장되고 있지만 증가율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4월까지 잘나가던 매출이 5월부터 갈수록 꺾여 고민이 많다"며 "이는 백화점 업계 전체의 얘기"라고 털어놨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14.8%), 4월(15.8%), 5월(11.5%) 두 자릿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으나 6월부터 매출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이후 8월(26일까지)은 지난해 대비 6.7% 매출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도 상반기 평균 16.5% 매출신장률을 보였으나 8월(25일까지)은 9.3%로 주저앉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지금은 추석선물 판매와 겹쳐 불경기가 엄습했다는 것을 체감하는 게 쉽지 않지만 추석이 끝나고 나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재래시장에서도 느껴진다. 특히 내수경기가 위축되면서 고정 거래처를 갖고 있는 도매시장보다는 소매시장의 타격이 더욱 심했다. 동대문 소매 상인들은 "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라고 입을 모았다.

A상가 임원은 "서민들이 호주머니를 열어야 굴러가는 재래시장 특성상 현재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저점"이라고 말했다. B상가 관계자도 "여름에 물건을 못팔아 추석이 가까워오면 경기가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물건이 더 안 나간다"며 "죽을 만큼 힘들다"고 했다.

사정이 그나마 낫다는 동대문 도매시장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해외 바이어 물량이 없으면 상가 2~3곳은 부도가 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다. 현재 동대문에서 물건을 가져가는 해외 바이어는 대부분 중화권으로 중국 50~60%, 대만 20~30%, 홍콩 10~20% 선이다.

사영성 중국바이어협회 회장은 "중국도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다만 동대문 물건을 납품하는 지역이 과거보다 늘어나면서 절대적인 물량이 줄어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 유주연 기자 / 채종원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5. [매일경제]高물가에 얼어붙은 체감경기

◆ 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 ◆

"물가는 상승세지만 고용과 경기 회복세는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우리 경제를 진단할 때 '단골'로 던졌던 멘트다.

그러나 체감경기가 먼저 꽁꽁 얼어붙은 데 이어 실물경기도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한국은행의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99로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경기전망이 11포인트나 급락했고, 소비지출 전망도 3포인트 내려앉았다. 우리 국민들이 경기를 어둡게 전망함에 따라 갈수록 지갑도 열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지난 6월까지 현재와 미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종합지수가 2개월 연속 동반 상승했다. 오는 31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7월 선행지수도 소폭이나마 상승했을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8월부터는 미국 신용등급 하락, 유럽 재정위기 영향 등으로 급속히 지표가 악화될 전망이다.

수출 경기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다음달 1일 발표하는 '8월 수출입동향'에서 무역수지는 1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까지 나온다. 특히 서민 경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소득 5분위 배율이나 지니계수 등 양극화 상태를 측정하는 지표가 호전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복지지출 확대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고 오히려 물가 상승으로 체감경기는 더 나빠진 상태다.

소비자물가는 7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을 한 데 이어 8월에는 5%에 육박해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은 정부 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3%대로 하락하고, 특히 교역조건을 감안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로 1분기 4.2%, 2분기 3.4% 성장에 그친 바 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한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2%에서 올해 3.5%로 낮아질 전망"이라며 "연간 물가상승률은 (정부)목표치 4%를 넘어 4.4%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헌철 기자 / 이기창 기자]


6. [매일경제]저가매수 나선 개미들 '전전긍긍'

◆ 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 ◆

직장인 김재권 씨는 주식 레버리지(차입) 투자에 손을 댔다가 단단히 혼쭐이 났다. 8월 초 코스피200 지수 일간 등락률의 2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1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증시가 급락하면서 보름 만에 투자금액의 3분의 1을 날렸다.

김씨는 "이달 초 증시가 추락할 때가 싼값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인 줄 알고 카드 현금서비스까지 동원해 투자했다"면서 "주가 하락에 손실 폭이 두 배로 커졌다"고 푸념했다.

8월 소버린 쇼크로 인한 주가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자산이 크게 감소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개미 투자자들이 최근 증시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무리하게 돈을 빌려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하락이 단순 보유주식 자산 감소에 그치지 않고 개인 부채 급증을 자극하는 방아쇠가 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 융자액은 월 초 6조3496억원에서 4조9414억원으로 급감했다. 한 달이 지나기 전에 1조4082억원이 줄었다. 반대매매 때문이다.

반대매매란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렸는데 담보가 되는 주식가격이 하락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담보로 잡힌 주식을 팔아서 빚을 상환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연계 신용대출(저축은행을 통해 돈을 빌리는 것)을 포함하면 개인 신용거래액과 이를 통한 손실은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된다.

돈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다가 재산을 날린 개인들이 자살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더 하락할 경우 개인들은 치명적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고점 때 주식을 담은 투자자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개인 주식자산 61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주가 폭락에 따른 개인 자산 감소는 투자자 1인당 평균 1271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주가 상승기에 빚을 끌어다 베팅한 투자자가 늘면서 실제 체감 손실은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증시 하락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개미들만이 아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 등 '큰손'들도 주식과 펀드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자 안전자산으로 선회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최근 동부건설이 8%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려다 실패하자 주가 부담이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으로 전환했다. 실제 28일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 수익률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을 뺀 신용스프레드는 이달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후 0.83%포인트까지 확대됐다.

[김정환 기자 / 이덕주 기자]


7. [매일경제]"월급 절반밖에 못 줬는데…" 돈가뭄에 목타는 中企

◆ 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 ◆

페인트 생산업체 A사 김 모 대표(가명)는 요즘 '돈 걱정'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 대표는 1992년 건축자재ㆍ설비업체 A사를 창업해 연평균 5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올해 김 대표는 극심한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뚜렷해진 건설경기 침체에 올해 상반기 주문물량이 지난해 40%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들어 찔끔찔끔 들어오는 돈은 공장 운영비용과 인건비로 모두 빠져나갔다"며 "공장을 놀릴 수도 없고 20년간 함께한 직원들을 해고할 수도 없지 않으냐"고 하소연했다.

진퇴양난에 내몰린 지난달 말에는 급기야 직원 30여 명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직원 월급을 반밖에 주지 못하며 회사 사정을 설명하다 감정이 북받친 것. 그는 "아예 폐업신고를 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다"며 "하지만 직원들이 오히려 회사 사정을 알아주고 묵묵히 공장을 지켜줘 겨우 버텨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올해 추석상여금 지급에 대해선 꿈도 못 꾸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최근 '불경기'로 인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경기 악화가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면서 자금 경색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정수기 생산업체 C사는 불경기 여파로 사업 포기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여름이 정수기시장 '성수기'란 속설과 달리 C사가 지난달 판매한 정수기는 고작 30대에 그쳤다.

30만여 원짜리 제품을 팔아 한 달 매출 1000만원도 올리지 못한 셈이다. 신제품을 위한 연구개발(R&D)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공장 꾸려나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 회사 이 모 대표는 "예년에는 월판매량이 100~200대에 달했다"면서 "올해 같은 침체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 경기가 좋아질지 기약도 없는 상황이라 차라리 폐업신고하고 사업을 정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설상가상으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도 중소기업을 옥죄고 있다. 전자부품업체 D사 관계자는 "정부가 강조하는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은 그저 허울 좋은 구호일 뿐"이라고 말했다.

불경기와 함께 철강, 목재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기업 경영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금난에 처한 중소기업들이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은행권 대출은 꽉 막혔고, 중기 자금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도 바닥난 지 오래다.

귀금속업체 F사 신 모 전무는 지난 19일 주거래은행을 찾아 1억5000만원 대출을 신청했다. 인도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구매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신 전무는 "은행은 '아직 심사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그동안 대출이자 한 번 거르지 않았고 회사 신용등급도 높은데도 은행은 대출자금을 전혀 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신 전무는 "대출이 이뤄지지 않는 내막을 알아봤더니 황당하게도 우리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아 은행이 대출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옥죄고 있어 개인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렸던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사장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중소기업들에 자금 융자를 해주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는 기업들이 지원을 요청해도 가지고 있는 돈이 없다는 분위기다.

중진공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서울지역본부 기준으로 올해 지원액 80%를 이미 집행했고 지원하기로 결정된 금액까지 합하면 93%에 이른다"며 "추가 예산 투입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원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지원자금 집행이 상반기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소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 하락으로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해 생각만큼 자금 유입이 힘들어지자 상장을 연기하는 기업이 생기고 있다. 지난 25일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테크윙은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다음달 코스닥에 상장하려던 일정을 철회했다.

채권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금융시장 불안 염려로 안전자산인 국고채와 초우량 회사채만에만 투자를 하고 나머지 중견기업 이하 회사채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홍종성 기자 / 박준형 기자]


8. [매일경제]중고차시장도 찬바람…손님 발길 끊겨 차값 10% 뚝

◆ 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 ◆

"비수기에 경기 하락 분위기까지 겹치면서 고객이 20~30%가량 줄었습니다. 주말도 평일같이 한산할 때도 많아요." 서울 장안동 한 중고차 매매상 얘기다.

최근 증시 급락과 경기 하락 조짐, 강화된 금융권 대출 규제 등이 겹치면서 자동차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서민이 많이 찾는 중고차 시장이 직격ㅂ탄을 맞았다. 이곳 장안동 시장은 손님 감소와 비수기가 겹치면서 가격도 최근 한 달 새 10% 가까이 빠졌다. 휴가철을 앞두고 차량 구입 수요가 늘었던 6~7월에 '반짝' 호경기가 있었지만 8월 들어서는 장사가 신통치 않다는 얘기다.

허정 중부중고차센터 실장은 "중고차시장은 일시불로 현금을 내는 사람 비율이 70%인데 요즘같이 경제가 뒤숭숭할 때는 큰돈을 주고 차를 사려고 하지 않는다"며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고차시장에서 대형차는 찬밥이다. 요즘같이 기름값이 비싼 데다 경기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소형차와 경차가 인기다.

허정 실장은 "최근 2009년식 제네시스를 구입했다 이틀 만에 그랜저로 차급을 낮춘 고객도 있고 아반떼 사러 왔다가 모닝 타고 집에 가는 고객도 있다"고 소개했다.

중고차에 비해 신차 시장은 다소 나은 분위기다.

서울 성수동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구입을 취소하는 고객은 없었지만 차급을 낮춘 고객은 더러 있었다"며 "경기가 불안한 탓도 있고 무엇보다 주식시장이 맥을 못 추는 것도 일조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 김제림 기자]


9. [매일경제]주택담보대출 42% 사업용 변통?

◆ 엄습하는 불경기 그림자 ◆

"집을 담보로 잡혀서라도 돈을 빌려야 추석 때 직원들 보너스를 줄 텐데…."

26일 오후 서울 시중은행 한 지점.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은 40대 중소기업 사장 최 모씨를 우연찮게 만날 수 있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이들이 상당 부분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불황형' 주택담보대출이다.

금융감독원은 1분기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289조9000억원 중 약 42%가 주택구입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36%보다 6%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85%로 가계대출금리 5.32%에 비해 낮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절반 가까이는 불경기를 맞아 자금 조달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단기자금 변통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변동금리와 만기 일시 상환 비중이 높은 것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은 별다른 돌파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은행 중기대출은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은행권 중소기업대출은 44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중기 대출 비중과 증가율이 높은 기업, 국민, 신한 등 3개 은행을 빼고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우리ㆍ하나은행은 1%대 증가세로 제자리걸음을 했고, 농협ㆍ외환ㆍ산업은행은 중기 대출이 오히려 줄었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전면 중단 파문을 일으킨 농협은 중기 대출도 1년 사이 3.3%(1조6315억원)나 줄어 역주행을 이어갔다.

은행권에서 틈새시장으로 주목받았던 자영업자대출, 이른바 소호(SOHO) 대출도 위축되고 있다.

소호 대출은 2008년 이후 은행권에서 대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대출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체율이 높은 소호 대출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은행들 생각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87조9500억원에 달했던 4대 은행(신한 국민 우리 하나) 소호 대출은 올해 들어 85조원 선까지 떨어졌다.

민간 금융시장이 위축될 때 숨통을 터주는 기능을 해야 할 정책자금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소금융은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6월 말까지 2635억원을 대출해주는 데 그쳤다. 서민금융 활성화 대책이 나온 7월 이후에도 34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소금융중앙재단 관계자는 "미소금융 등은 원래 은행권 대출이 안 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며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더라도 미소금융을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 이현정 기자]


10. [매일경제]주영섭 관세청장 "해외여행 면세한도 안올린다"

해외 여행자의 휴대품 면세한도를 현행 400달러에서 인상하는 방안이 백지화될 전망이다. 부임한 지 한 달을 맞은 주영섭 관세청장은 지난 25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면세한도 인상이 내수 진작에 도움이 안 되고 해외여행을 많이 하는 부유층에 면세혜택을 높여 과세 형평성과 조세정의에 어긋난다"며 "현행 기준을 인상할 필요성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면세한도 인상 가능성을 놓고 네티즌 반응이 지지보다는 반대가 훨씬 많다는 점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한 것으로 보인다. 주 청장 전임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지난 4월 '불법 수출입거래 방지대책'을 발표하면서 1인당 400달러인 휴대품 면세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400달러 면세한도가 1996년 이후 15년간 유지돼 물가ㆍ소득 증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미국(800달러), 중국(750달러), 일본(2405달러) 등 외국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주 청장은 "면세한도 인상은 법 개정 사항이 아니라 청장 고시만으로 간단히 할 수 있다"며 "이달 말 조세연구원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획재정부, 총리실과 논의해 다음달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시내 외국인 전용면세점'에 대해서는 사업성이 있다면 면세점 설치 수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주 청장은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고 면세품이 매장을 빠져나가 유통되지 않도록 화물 관리에 안전을 기할 수 있다면 도마다 면세점을 두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면세점 수나 설치 요건 등은 업계 의견을 들어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불법 환전상 영업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그동안 개항장 내 환전영업에 대해서만 검사할 수 있었는데 지난 1일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시중 환전상도 한국은행과 공동검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주 청장은 "일부 환전상들이 불법 외환거래를 통해 탈세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며 "다음달 한국은행과 공동검사 세부절차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불법 환전상 단속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환전업체는 1300여 개다.

이와 관련해 해외 현지법인의 무역거래를 가장한 재산 국외도피 등 불법 외환거래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 주 청장은 "수입가격을 고가로 조작해 재산을 국외로 빼돌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가격 조작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해 모니터링은 물론 외국세관 등과 국제공조 수사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효한 한ㆍ유럽연합(EU) FTA와 관련해 주 청장은 중국 등 제3국 물품이 한국산으로 위장돼 수출됐다는 혐의로 EU 국가들이 강도 높은 원산지 검증을 요구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주 청장은 "아직 EU로부터 원산지 세무조사 요청을 받은 것은 없지만 원산지 세무조사는 수입 후 1~2년 뒤 실시되는 만큼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원산지 세탁 위험이 높은 섬유 의류 철강 등 EU 측 민감 품목에 대해 원산지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해외에 나간 우리 기업들의 통관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브릭스(BRICs) 국가에 주재관 파견도 추진한다. 주 청장은 "개발도상국은 통관 절차가 원활하지 못해 기업들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이 되고 있다"며 "주재관 확대 문제를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세관 지원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호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11. [매일경제]중산층 비중 6.6%P 줄었다

지속적으로 소득은 늘고 있지만 갈수록 중산층 진입은 어려워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일 '한국 중산층의 구조적 변화' 보고서에서 "지난 20년간 1인당 GDP는 3배 이상 증가했다"면서도 "중위소득 50~150%에 해당하는 중산층 비중이 1997년 74.1%에서 지난해에는 67.5%로 오히려 6.6%포인트 줄고 가계수지는 악화되는 등 삶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해 중산층의 위기를 경고했다.

지난 20년간 중산층 구조가 '30대ㆍ고졸ㆍ제조업ㆍ남성 외벌이'에서 '40대ㆍ대졸ㆍ서비스업ㆍ남녀 맞벌이'로 변화했다. 특히 중산층 가구주 평균연령이 37.5세에서 47세로 9.5세 높아졌다. 중산층 가구주 평균연령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중산층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맞벌이 비중도 15%에서 37%로, 여성 가구주 비중은 11.6%에서 16.4%로 증가했다. 또 중산층 가운데 적자가구 비중이 1990년 15.8%에서 2010년 23.3%로 높아졌고, 중산층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수지 흑자액(흑자율)은 1990년 22.0%에서 2010년 17.9%로 낮아졌다.

이처럼 가계 재무구조가 악화됐지만 중산층의 경직성 지출 비중은 급증해 가계수지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20년간 중산층 가구 지출 가운데 부채상환액 비중은 2.5배, 국민연금ㆍ건강보험 등 준조세 지출과 사교육비, 통신비 지출 비중은 3배가량 늘어났다. 경직성 지출 증가로 소비 여력이 줄면서 중산층의 선택적 지출이 감소했다. 소득이 늘면 지출이 증가하는 오락ㆍ문화비 비중이 1990년 4.3%에서 2010년 4.1%로 줄었다.

[박봉권 기자]


12. [매일경제]박재완 장관 "내달 세법개정안 낼 때 감세여부 결정 짓겠다"

"우물 안만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 다음달 세법 개정안을 발표할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달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안양 남부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감세에 대해 묻자 이같이 답했다. 박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놓을 경제 활성화 대책과 G20(주요 20개국) 국가 간 공조 등 여러 국제 흐름을 살펴서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박 장관은 "감세 정책은 변함없다"며 다른 나라 감세 철회 움직임에 대해서도 "참고는 해야겠지만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긋기는 했다.

하지만 전체적 맥락으로 볼 때 이날 발언은 정부가 내년 세제개편안을 확정 발표하는 다음달 7일까지 감세 정책이 조정될 가능성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이 이처럼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대외경제 불확실성도 있지만 국내 정치를 고려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주민투표 이후 한나라당 내에서 "감세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법인세ㆍ소득세 감세를 철회하지 않고, 임시투자세액 공제도 원칙대로 더 이상 연장하지 않는 세제 개편안을 확정하더라도 9월 임시국회에서 정치권 반대로 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오는 31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경제인 오찬도 주목된다. 재계 총수들은 이날 감세 기조를 유지하고 임투세액 공제는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신헌철 기자]


13. [매일경제]"IT 비상상황" 모바일TF 가동…규제 풀기로

글로벌 IT(정보통신) 시장이 급변하는 가운데 범정부 차원에서 모바일산업 특별대책반이 설치된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삼성에 대한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 등 급속한 글로벌 모바일 시장 환경 변화로 국내 관련업체들 경쟁력이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정부 차원의 비상조치다. 28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이 매우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정부도 글로벌 시장 정보 공유와 업계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특별대책반 운영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모바일산업 특별대책반은 지식경제부 산하 신성장동력실 주도로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부 등 정부 관련부처들이 참여한 가운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콘텐츠 제조 등 모바일 기업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민관 합동 모바일대책반은 이르면 8월 말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처럼 특정 산업분야(모바일)에 대해 별도로 TF를 운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곧 국내 IT산업 중핵으로 부상 중인 모바일 산업이 비상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증거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를 계기로 모바일 시장이 급변하면서 소프트웨어(SW) 산업에 취약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입지가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다만 모바일 정책을 직접 주도해 기업들을 이끌어 나가는 이른바 '모바일대책 컨트롤타워' 역할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 관계자는 "모바일 분야를 비롯한 IT산업은 현장에서 직접 뛰는 기업들이 앞장서서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의 바람직한 역할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시장 정보를 공유하는 후방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이 주도 중인 모바일(휴대폰) 분야는 올해 1~7월 총 156억7000만달러 수출 실적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ㆍ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와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애플의 스티브 잡스 퇴임 등 업계 재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하반기 이후 실적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채수환 기자]


14. [매일경제]日 총리경선…누가 되든 적자재정 확대정책

새 일본 정권은 누가 되더라도 재정건전화보다는 경제 회복에 방점을 둔 경제정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경선에 나선 5명의 후보 중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만이 대지진 복구를 위한 부흥 증세나 소비세 증세 등에 적극적인 반면 나머지 4명의 후보는 세금 확대보다는 국채 발행 등 적자재정을 더 확대해서 재원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선 후보들은 27일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정책 견해를 밝혔다. 대지진 복구를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 노다만이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는 심각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비세(부가가치세) 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부흥세 증세에 대해서도 "후대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며 적극적인 태도다.

반면 마에하라는 경제 회복을 전제로 한 증세 입장을 견지하면서 민간자금을 끌어들이자고 제안했고 가이에다는 무이자 국채, 건설 국채 등을 제안했다.

외교 문제에서는 마에하라와 노다가 미ㆍ일동맹 강화에 축을 두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반면 가이에다는 "협력이 돼야 시장도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에 대해 노다는 "경제 성장과 민족주의를 구심력으로 삼는 나라가 있다"고 경계감을 표시하고 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15. [매일경제]금값 치솟자 다이아몬드도 급등

다이아몬드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과 스위스프랑처럼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다이아몬드 정보제공업체인 폴리시트프라이스를 인용해 최고급 5캐럿 다이아몬드 가격이 1년 전 10만~12만달러에서 현재 15만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 급등 원인은 아시아 신흥 중산층이 다이아몬드 구매에 적극 나서는 데다 생산 감소에 따라 재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다이아몬드업체인 라파포트의 푸자 코트와니 이사는 "아시아 신흥 중산층이 생애 최초 다이아몬드 구매를 늘리기 시작했다"며 "이들이 전통적인 금반지에서 다이아몬드 반지로 관심을 돌리면서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수십 년간 다이아몬드가 그리 성공적인 투자 대상이 아니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이아몬드는 금이나 예술품처럼 이자가 붙지 않는 데다 보관 비용과 보험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혁훈 기자]


16. [매일경제]자금난 BOA, 中은행 지분도 판다

자금난을 겪어온 미국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중국건설은행 지분 절반 이상을 매각해 자금 100억달러(약 10조8000억원)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BOA는 아시아ㆍ중동지역 국부펀드들과 사모펀드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과 주식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며칠 안에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BOA는 중국건설은행 지분 약 10% 중 절반 이상을 매각할 계획이며 가격만 맞으면 그 이상 매각도 가능하다는 방침이라고 NYT는 전했다.

BOA는 지난 6월 모기지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로 손실을 본 기관투자가들에게 85억달러(약 9조200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88억달러(약 9조5000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에서 50억달러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중국건설은행 지분 매각에 성공한다면 자금난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만원 기자]


17. [매일경제][MONEY UP] 가계부채 조이자 시중銀 `선착순` 대출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지 모씨는 최근 막힌 '돈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년 이상 거래해온 시중은행 두 곳이 사실상 대출 승인에 난색을 표해 직원 30여 명에게 추석 상여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거래처에 송금해야 할 원료값 납입 예정일을 넘기고 말았다.

지씨는 9월 초 시중은행에 대출 신청을 서두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높은 금리 때문에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찾아볼 엄두는 나지 않아서다.

그는 "다음달이 되면 가계대출 증가율 월 0.6% 할당분이 새로 풀릴 테니 1일 오전 일찍 은행을 찾아 대출을 신청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씨와 같은 긴급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다음달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은 사실상 '선착순' 방식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대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억제하고 있는 데다 추석과 이사철을 앞두고 긴급자금 수요가 대폭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일단 먼저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에 육박할 가능성이 높은 중순 이후보다는 월초에 대출받기가 쉬울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월초부터 최대한 서둘러야 가계대출이 수월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은행권 관계자는 "계절성 긴급자금 수요는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달에 대출을 받지 못한 수요가 다음달에 몰리면 총수요는 더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출 잔액이 고정된 만큼 서두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시중은행의 전월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이미 금융당국이 정한 기준치를 넘기거나 육박한 곳이 많다.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권이 지난 17일 전면 중단했던 가계대출을 하루나 이틀 만에 일부 재개했지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경로를 찾기란 쉽지 않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25일 기준으로 신한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4조2814억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율 0.7%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기업대출 잔액이 67조8303억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율 0.1% 수준에 머물렀지만 가계대출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같은 날 우리은행 가계대출 잔액도 60조1780억원으로 지난달보다 0.6% 늘어나 기준치를 사실상 넘겼다. 기업대출 잔액은 74조9130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하나은행 가계대출은 50조5720억원으로 0.5%, 국민은행은 101조5427억원으로 0.4%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대출 억제 관리 방식을 시중은행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연화한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전면 중단 사태와 관련해 현행 월단위 가계대출 관리 방식을 분기별 방식으로 탄력적으로 바꾸겠다는 것. 현행 월 가계대출 증가율을 0.6% 이내로 제한하는 대신 1분기 1.8%, 연간 7.2% 이내로 맞추도록 해 은행에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세자금대출처럼 용도가 분명한 대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풀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공감대도 확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국에 2000여 개에 달하는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당국 가이드라인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

지점 한 곳에서 1억원씩만 대출해도 금세 2000억원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국에서 아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는 이상 대출총액을 적절히 통제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현행 시중은행 가계대출 억제 방침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하나은행에 근무하는 한 대출창구 직원은 "직원별 핵심성과지표(KPI)에 대출 실적이 반영되지 않아 지점에서는 대출에 관한 유인은 줄어든 상황"이라며 "가계대출 폭이 다음달에도 제한될 수 있는 만큼 긴급자금이 필요하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18. [매일경제]카드대출 4곳이상 다중채무자 30만명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을 4건 이상 받은 다중채무자들이 3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건 이상 다중채무자는 카드대출이 한창 급증세를 보이던 지난 3월에 비해서도 늘었다.

이성남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카드대출을 4건 이상 받은 다중채무자는 지난 6월 기준 29만9728명으로 전 분기 말인 3월(28만4114명)에 비해 5.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6개월 새 8.2%나 뛰었다.

카드대출 금액 역시 늘었다. 카드사들은 지난 6월 기준으로 4건 이상 다중채무자에게 3조5700억원을 카드대출했다. 이는 지난 3월 3조4700억원에 비해 1000억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6개월 새 2000억원 증가했다.

카드대출은 급전이 필요할 때 가계가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대출상품이다.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카드대출 역시 자영업자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대출이 순수하게 가계 생활자금으로 들어간다고만 생각하면 오해"라면서 "자영업자들에게 필요한 생활자금은 물론 사업자금으로도 일부 쓰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계뿐 아니라 자영업자 생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카드대출 다중채무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 크다. 대출을 받을 곳이 마땅치 않아 대출받기가 수월한 카드대출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카드대출을 4건 이상 받으려면 신용등급이 높은 계층이나 가능하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이성남 의원실 관계자는 "카드대출 증가폭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카드대출을 4건 이상 받는 계층이 늘어난 것은 의외"라며 "대출을 받을 곳이 없는 사람들이 카드대출에 계속해서 손을 벌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러 곳에서 카드대출을 받은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금융당국의 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19. [매일경제]한국 비메모리 반도체수출 D램 첫 추월

한국 반도체산업 대표 선수가 D램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로 교체됐다. 올해 상반기 비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D램 수출액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이다. D램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자 반도체 업계에 비메모리 분야가 새로운 캐시카우로 등장했다.

28일 한국반도체협회와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D램 수출은 82억달러에 머문 반면 비메모리(시스템LSI) 반도체 수출은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액은 D램 109억달러, 비메모리 85억달러였다. 시스템LSI는 정보를 저장하는 기능인 메모리와 달리 데이터를 연산ㆍ처리하는 반도체다. PC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D램 가격이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올 한 해 전체로도 비메모리 수출이 D램 수출을 뛰어넘을 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반도체가 메모리 중심으로 성장해 왔는데 세계 전체 반도체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불과하며 나머지 70%는 비메모리다.

최근 비메모리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강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고부가가치 시스템LSI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돌풍에 따라 이들 기기에서 중앙처리장치(CPU) 기능을 하는 모바일AP 분야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09년부터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를 달리고 있다. 애플과 삼성이 생산하는 주요 스마트폰에 탑재돼 지난해 세계 시장 63%를 장악한 이 제품은 올해부터는 '엑시노스' 브랜드로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다.

LCD TV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상당한 물량을 자체 소진하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분야에서도 2002년부터 9년 연속 세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또한 앞으로 쓰임새가 크게 늘어나는 터치패널 관련 반도체도 개발해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2005년 시작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도 경쟁업체인 TSMC를 추격하고 있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인 28나노 등 미세 공정기술을 확보했으며 올해부터 IBM과 20나노와 20나노 미만인 차세대 로직공정 개발에도 협력하고 있다.

국내 사업장 시설 확충과 함께 미국 오스틴에도 36억달러를 투자해 외국에 첫 시스템반도체 전용 라인을 완공해 올해 5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최근 5년간 매년 26% 이상 성장했다. 2010년 7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매출 10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순위도 2009년 13위에서 2010년에는 9위로 처음으로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형 업체에서 주문을 성공적으로 수주해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 시스템LSI 분야에 4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부하이텍도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 업체가 생산한 비메모리 반도체 중 60%가량이 수출된다. 또한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매그나칩반도체도 올해 나스닥에 재상장하고 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고용량 가전제품에 적용되는 아날로그와 혼성신호 반도체를 수출한다.

시스템반도체 전체 시장은 올해 2065억달러로 2015년까지 연평균 6% 이상 성장해 2594억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연평균(4.4%)을 뛰어넘는 수치다.

반도체 D램 가격은 8월 하순 D램 주력 품목인 DDR3 1Gb 가격이 0.52달러로 사상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의 D램 비중이 대만과 일본 업체들보다 훨씬 낮은 전체 매출의 30%인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올해 들어 국내 반도체 업계는 7월까지 총 288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 중 비메모리반도체가 100억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D램이 82억달러, 낸드플래시메모리 등 D램을 제외한 메모리가 65억달러, 발광다이오드(LED)를 포함한 광반도체가 41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반도체는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를 유지해 왔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조선에 밀려나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석유제품, 석유화학, 일반 기계 순으로 집계됐다.

■ < 용어설명 >

시스템LSI : 전자 제품을 구성하는 다양한 반도체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회로를 말한다. 시스템LSI는 기억 기능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데이터를 연산ㆍ처리하는 반도체다.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반도체 대부분을 통칭하는 용어로 시스템온칩(SoC) 혹은 시스템반도체 등으로도 불린다.

[이동인 기자]


20. [매일경제]다국적기업, 국내 車부품업체 사냥

타이어를 비롯한 고무제품을 생산하는 프랑스 다국적 기업인 허친슨.

이 회사는 지난달 충북에 소재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금아플로어를 인수했다.

허친슨은 세계 5대 석유ㆍ화학ㆍ천연가스 전문 기업인 프랑스 토탈그룹 계열사로서 이번 금아플로어 인수에는 장기적으로 현대ㆍ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금아플로어가 파워스티어링 호스와 실린더 튜브 등을 생산해 기아차, 한국GM 등지에 공급하는 협력업체이므로 현대ㆍ기아차 납품을 위한 판로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허친슨은 10월께 금아플로어 인수를 공식 발표하고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한국차 완제품에 본격적으로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외국기업들이 현대ㆍ기아차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현대ㆍ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가 되기 위해 기존 한국 부품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급격히 높아진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한몫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319만여 대(현대차 195만여 대, 기아차 124만여 대)를 팔아 세계 5위에 올랐다.

이처럼 현대ㆍ기아차가 승승장구하자 현대차 협력업체 기업 수도 작년 기준 353개, 기아차 협력업체가 348개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부품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미 현대ㆍ기아차와 국내 부품업체는 수십 년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현대ㆍ기아차는 국내 생산의 경우 순수 외국계 기업의 부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적다 보니 외국계 기업이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부품 납품 경로를 새로 개척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외국계들은 현대ㆍ기아차에 납품하기 위해서 이미 납품 실적이 있는 기존 부품업체들을 인수하거나 지분투자를 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과거에도 해외 법인과의 합작 사례는 많이 찾아볼 수 있었지만 외국계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부품 공급처로 집중한 곳은 한국이 아니라 도요타, 닛산, 혼다 등이 막강한 생산능력을 자랑하던 일본이었다.

한국 부품업체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소액 합작에 머물렀고 국내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기보다는 해외 완성차 업체에 수출할 부품을 확보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급부상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현대차그룹에 납품하기 위해 부품업체의 직접 인수를 고려하는 외국계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이 관심을 두는 피인수업체들은 현대ㆍ기아차 납품 실적이 조금이라도 있는 기업들이다.

납품 실적이 많지 않아도 외국계 기업들이 자사의 자본과 기술력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실적을 단시일 안에 올릴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허친슨이 인수한 금아플로어도 매출액은 383억원 수준이지만 기아차에 납품하는 비율은 매출액의 15%에도 지나지 않는다.

허친슨 외에도 최근 외국계 부품업체들의 국내 진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야스나가 기어테크는 126만달러를 투자해 경남 사천에 부품업체 와이지티씨동일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중국의 허베이 리종 논페러스 메탈 그룹은 알루미늄 휠을 만드는 국내 부품업체 알룩스에 지분 30%를 투자해 지난해 11월 알룩스입중이라는 합작법인을 탄생시켰다.

같은 달 홍콩의 매뉴팩처러 컴퍼니도 인천 송도에 소재한 제이엠테크노에 300만달러를 투자해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부품업체로 소속된 899개 회원사 중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19%인 168개 업체가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들이 현대차그룹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허친슨 외에도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공급하기 위해 외국기업 10여 곳이 한국 부품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21. [매일경제]선박운임 올라 해운업계 희색…수익성 호전될듯

곡물 철광석 등을 실어나르는 선박인 벌크선의 운임이 오르면서 장기 침체에 빠져 있던 해운업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선박 연료인 벙커C유 가격도 안정되면서 국내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1602를 기록해 7개월 만에 1600을 회복했다.

BDI는 곡물이나 철광석처럼 포장되지 않은 건화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운임지수로 해운 시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에는 이 지수가 1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BDI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꾸준히 하락해 이달 초에는 1200대로 떨어졌다. 이달 중순 이후 300포인트가량 오르며 불황이 끝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선박 운임이 살아나고 있다"며 "특히 벌크선 시황이 안 좋았는데 일부 선사들의 구조조정, 물동량 증가로 운임이 이달 바닥을 치고 올라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중소형 벌크선사들이 구조조정되면서 선박 공급 과잉 문제가 다소 해소된 것이 최근 시황이 살아나고 있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삼선로직스, TPC코리아, 대우로지스틱스, 봉신, 세림오션쉬핑, 대한해운, 삼호해운, 양해해운 등 8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중 컨테이너선사인 양해해운을 제외하면 모두 벌크선사였다.

이를 통해 국내 대표적인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은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에도 낙관론이 우세하다. 해운사들의 원가 20~30%를 차지하는 선박연료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이달 초 t당 680달러까지 올랐던 벙커C유 가격은 최근 600달러 초반대로 떨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박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면 운임지수는 급등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일호 기자]


22. [매일경제]엔씨소프트 "美 온라인게이머 사로잡겠다"

북미 최대 사용자 중심 게임쇼인 '팍스 프라임 2011(PAX PRIME 2011)'이 26일(현지시간)부터 시애틀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콘솔(가정용) 게임부터 PC온라인 게임, 보드게임까지 모든 종류 게임을 아우르는 팍스 프라임의 올해 특징은 'PC온라인 게임의 부상'이다.

특히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인 엔씨소프트는 행사장 한가운데 미국시장 공략의 쌍두마차 '길드워2'와 '와일드스타'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우선 길드워2는 전 세계적으로 7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길드워'의 후속작으로, 엔씨소프트의 미국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이 4년 이상 개발해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MMORPG)이다.

캐릭터와 배경디자인의 묘사가 전작보다 업그레이드됐을 뿐만 아니라 캐릭터를 생성할 때 사용자의 선택권(커스터마이징)이 세분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시스템 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돌발성을 중시한 '다이내믹 이벤트'.

길드워2는 기존의 긴 설명의 퀘스트보단 갑작스럽게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하는 식의 개연성을 강조해 주위에 있는 다른 이용자들과의 협업을 중시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마이크 오브라이언 아레나넷 대표는 "길드워1은 서양 색채가 강해 미국, 유럽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고 아시아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길드워2는 전 세계를 목표로 한 게임으로 개발해 전작 판매량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아레나넷의 개발 인원을 한국 엔씨소프트에 파견해 조언을 듣고 이를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스튜디오인 카바인이 선보인 와일드스타도 색다른 캐릭터 연출과 세계관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와일드스타는 디즈니를 연상시키는 캐릭터와 '미지의 별'을 탐험한다는 설정으로 보다 폭넓은 연령층 공략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유저만의 게임 진행 스타일을 존중해 그에 맞는 특기 부여와 칭호를 달아주는 '패스 시스템(Path System)'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게임을 즐겨 본 로베르토 씨(25ㆍ워싱턴 벨레뷰)는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디자인과 자기 선택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엔씨소프트가 이 두 게임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201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미국의 온라인 게임 산업은 2010년 17억8400만달러에서 2011년엔 21억1900억달러를 거쳐 2012년엔 24억63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MMORPG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장르에 강한 엔씨소프트로서는 미국시장이 곧 해외 매출 증대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애틀 = 김명환 기자]


23. [매일경제][CEO & CEO] 한국지멘스 회장 오른 하이닉스맨 김종갑

'30여 년간 정통 관료로 지내다가 한국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반도체업체 최고경영자(CEO)로, 다시 글로벌 외국계 기업 CEO로 변신.'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의 변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6월 한국지멘스 회장에 오른 그는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공무원 시절부터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75년 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차관보,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차관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2007년부터 3년간 하이닉스 대표이사를 거친 뒤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하이닉스의 회생을 견인했다.

한국에 진출한 지 60여 년 된 한국지멘스가 한국인 대표를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독일 본사가 임명한 외국인 CEO들이 한국법인을 이끌어왔다.

김 회장은 "지멘스가 하는 일에 비해 한국인들에게 각인이 덜 됐다"며 "내가 바라는 바는 로컬라이제이션화된 '지멘스 2.0'"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한국지멘스를 중국이나 일본지멘스와 경쟁하는 글로벌컴퍼니로 키우겠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 기업들과는 바이오헬스나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과 경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연구ㆍ개발(R&D)과 제조 기능을 강화해 한국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한다는 게 김 회장의 비전이다. 지멘스는 분당 연구센터와 경주, 포항에 초음파기계 공장이 있다.

지멘스로 자리를 옮긴 후 첫 번째로 취한 조치는 회사 간판 달기와 배지 착용이었다. 서울 역삼동 아세아타워에 위치한 지멘스는 건물 외벽에 회사 입주를 나타내는 간판을 내걸지 않아 일반인들이 지멘스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김 회장이 이 건물 지하 중국집을 수년째 다녔는데도 지멘스 입사 이후에야 사무실이 이곳에 있다는 걸 알았을 정도다.

"회사 간판이 없으니 지멘스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에 건물주와 상의해서 간판을 건물 외벽에 달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건물주가 난색을 표했지만 끈질기게 주장해 관철시켰지요."

김 회장은 지멘스 부임 후 직원들에게 회사 배지 착용을 권유했다. 배지만큼 회사에 대한 일체감과 소속감을 심어주는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에게 민감한 질문 중 하나인 연봉에 대해 물어봤다. 김 회장은 살짝 당황한 듯 머뭇거리면서 "외부에 발설해서는 안 되는 사안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연봉"이라며 "지멘스는 기업 윤리상 사내 규정을 한 번이라도 어기면 바로 아웃이다. 삼진아웃제가 아니다. 지멘스에 몸담는 동안 매우 신중한 태도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고 비켜나갔다. 지멘스에 온 지 석 달 만에 외국계 기업의 문화와 코드를 충분히 체득했음을 느끼게 하는 답변이다.

그는 지멘스 문화의 장점으로 의사결정시스템을 꼽았다.

"지멘스는 오랜 역사를 가진 독일 기업답게 모든 게 시스템화되어 있고 돌다리도 두드리는 신중한 의사결정 체계를 가진 게 특징입니다.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면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려고 하죠. 한국 기업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멘스의 기존 문화를 그대로 답습한다면 김 회장답지 않다. 그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적 토양에 맞는 한국지멘스 문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멘스의 매뉴얼 경영을 준수하면서 한국식 스피드경영을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접목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지멘스는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190여 개국에 약 40만50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발전 설비와 산업 자동화시스템, 각종 전기ㆍ기계 부품, 냉난방 제어장비, 플랜트 시스템, 의료 장비 등을 취급하고 있다. 한국지멘스의 작년 매출은 1조7000억원에 달한다.

김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반도체다. 김 회장은 하이닉스 CEO 출신답게 한국 반도체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은 한 제너레이션(세대)을 통째로 중국에 줘도 절대로 다음 세대의 반도체를 만들 수 없습니다. 메모리 기술 유출 우려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도를 들고 가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죠. "

이처럼 한국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밝게 보는 그는 '반도체왕국' 한국을 만든 공을 이병철 삼성 창업주에게 돌리기도 했다.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투자를 결심한 결단과 혜안은 높이 사야 합니다. 그는 한국에 반도체산업을 일으켰다는 자체만으로 영웅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한국지멘스의 수장인 그는 소위 '인천상륙작전'을 준비하고 있다.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하는 경영이 아닌 회사의 미래를 그리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너가 없는 회사나 외국계 기업은 낙동강 전투처럼 방어적인 전략을 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경영자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어야 합니다. 오너의 뚝심과 전문경영인의 스킬을 겸비한 경영인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항해에 나선 선장의 의연한 목소리로 '김종갑표' 지멘스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 He is…

△1951년 경북 안동 출생 △1969년 대구상고 △1974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1983년 미국 뉴욕대 경영대학원 △1993년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수료 △2006년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1975년 행시 17회 △1997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2003년 산자부 차관보 △2004년 특허청장 △2006년 산자부 제1차관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 대표이사 사장 △2010년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 의장 △2011년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

[황인혁 기자 / 정승환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24. [매일경제][CEO & CEO] 이영관 도레이첨단소재 사장

대학을 갓 졸업한 1973년.

이영관 신입사원은 경북 구미 제일합섬 섬유공장 건설현장에 배치됐다. 아침 6시면 당시 작업용 신발인 '군화'를 신고 허허벌판에 나가 벽돌을 쌓고 콘크리트를 발랐다. 그렇게 하루 3교대로 일하며 공장 직원과 동고동락한 지 2년이 지나자 현장에 자신감이 붙었다. 과장 때는 품질관리를 하느라 공장에서 새우잠을 자기 일쑤였다. 1990년대 중반 두 번째 섬유공장 건설본부장을 맡는 등 구미에서만 20여 년간 일했다. 그는 제일합섬이 섬유ㆍ필름 부문을 분리해 1999년 일본 도레이와 합작회사인 도레이새한(현 도레이첨단소재)을 세우자 초대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어 12년째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며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다. 제일합섬부터 손꼽으면 38년째 같은 화학소재기업에서 일하며 신입사원에서 CEO까지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장은 "공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고생하고 환호하며 보낸 시간이 인생에 가장 큰 자산이었다"고 말한다. 공장에서 일하던 동료 800명은 물론 그들 가족 이름까지도 일일이 외우고 있다.

"단지 기억력이 좋아서 이름을 외우는 게 아닙니다. 직원 서로 간에 평소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회사 경영에서 직원들과 소통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의 이 사장을 만든 원동력은 주인의식이다. 그는 "신입사원 때부터 스스로를 낮추는 것 같아 '월급쟁이'라는 낱말을 쓰기 싫어했다"며 "내가 맡은 분야에서는 CEO라는 생각으로 책임지고 일해왔으며, 이를 직원들에게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탄소섬유 등 최첨단 기술을 보유한 우량기업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탄소섬유공장을 구미에 짓고 있으며 추가로 1조3000억원을 투자해 증설할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아크릴섬유를 고온에서 탄화해 만든 소재로 무게는 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가 철의 10배에 달한다.

일본 도레이가 40년간 공들여 개발한 탄소섬유기술을 계열사인 도레이첨단소재에 과감히 이전했다. 도레이는 도레이첨단소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은 "도레이가 글로벌 사업전략 일환으로 고심하다가 중국이 아닌 한국에 탄소섬유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며 "도레이첨단소재는 한국 기업이나 일본 기업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세계 시장을 상대로 장사하는 글로벌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탄소섬유는 친환경 소재로서 비행기 동체, 자동차, 풍력발전 등으로 활용범위가 차츰 넓어지고 있다"며 "원가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탄소섬유를 생산해 폭발적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터닝포인트를 우리가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섬유는 사람들이 입는 옷과 맞물려 망할 수 없는 산업"이라며 "끊임없이 새로운 섬유기술을 연구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가면 분명히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영업이익 1910억원을 거뒀다. 2020년에는 매출 5조원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목표로 한다. 탄소섬유를 비롯해 부직포와 수처리사업 등에서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일본 도레이도 전폭적으로 도레이첨단소재를 지원하고 있다. 도레이는 도레이첨단소재가 독립경영하도록 자율권을 주고, 배당도 한 해 은행 이자율 수준인 5%만 받는다. 대신 나머지 도레이첨단소재 유보금을 재투자하도록 독려한다. 이는 이 사장과 도레이첨단소재에 대한 오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 He is…

△1947년 대전 출생 △1965년 문산고 △1973년 홍익대 화학공학과, 제일합섬 입사 △1995년 제일합섬 구미사업장 상무 △1998년 새한 전무 △1999년 새한 부사장, 도레이새한 대표이사 사장 △2003년 고려대 경영대(석사) △2010년 도레이첨단소재 대표이사 사장

[강계만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25. [매일경제]기계中企 "동반성장 47점"

우리나라 기계업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 효과를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며 대기업 인식변화와 실효성 있는 정부 시책이 보다 요망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5~27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2011 한국기계글로벌리더십포럼'에 참가한 이지철 한국기계공업조합연합회장(현대기술산업 대표)을 비롯한 각 지방 조합 이사장 11명은 '현재 한국 상생지수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평균 47.3점이라고 답했다.

정화섭 부산조합 이사장(에스앤더블류 대표)은 "정부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이익을 나누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실제 납품단가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좀 더 강하게 대기업을 압박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자옥 대전충남조합 이사장(대호산업 대표)도 "정부에서 뭔가 바꾸려고 하지만 아직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반성장 정책이 자리 잡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이지철 회장은 "정부 시책에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금처럼 중소기업들에 적정 납품가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중소기업도 기술 개발이 안 돼 생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형태 서울조합 이사장(에코셋 대표)은 대기업 오너들 마인드를 문제로 지적했다. 대기업 경영진은 오너 눈치를 봐야 하는 처지기 때문에 본인 생존을 위해 공급가격 후려치기나 과당 경쟁입찰 등 숫자로 드러나는 실적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중소기업이 망하면 대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대기업 오너가 이해해야 경영진에게 상생을 주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성 전북조합 이사장(임성기공 대표)은 다단계 하도급 체제를 비판했다. 대기업도 문제지만 1차 협력사로 등록된 일부 업체들이 다단계 하도급 상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물건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에 돌아가야 할 이익을 가로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는 입찰 과정을 공개하라고 하지만 실제 대기업은 등록된 일부 협력업체들만 입찰에 참여시켜 2차, 3차 하도급을 조장한다"며 "하도급 업체들도 이익을 거두려 하다 보니 품질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문에 참여한 대표들은 대기업 횡포를 없애기 위해 정부가 적정 낙찰가 보장, 분리 발주 강제화 등 제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승균 강원조합 이사장(새한공조 대표)은 "지금 당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없을지라도 상생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는 점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정권이 바뀌고도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 유지해야만 5~10년 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 정순우 기자]


26. [매일경제]한우, 추석선물 `0순위` 판매 훨훨

올해 '추석선물의 꽃'은 한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추석선물 사전 예약판매와 매장 판매에서 한우 선물세트가 최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 12~25일 사전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매출이 지난해 대비 26.2% 늘어난 가운데 한우는 34.3%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에서도 이달 16일부터 27일까지 한우 매출이 지난해 대비 30%가량 늘어 5~10% 증가한 굴비와 과일을 앞질렀다.

대형마트 역시 '한우 선물세트' 질주가 돋보인다.

이마트는 9~24일 예약판매에서 한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268% 늘었고, 롯데마트 매장 판매(23~26일)에서도 한우가 날개돋친 듯 팔려 100.3%나 증가했다.

출하 물량 확대로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5~10%가량 저렴해진 데다 고객 선호도가 높게 유지된 것이 매출 증가 이유다.

반면 과일은 대과 대부분이 8월 말부터 수확될 예정이어서 저조한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 유통업계 "올해 승부처는 한우"

= 이처럼 한우가 추석선물 '0순위'로 꼽히면서 독특하고 화려한 네이밍을 앞세운 유통업체 간 '한우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끓인 보리, 쌀겨 등 재래식 여물로 키운 '화식한우'와 희귀한 '제주 흑한우'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청보리를 주 사료로 하고 풀을 먹여 사육한 '청보리 목장 한우(4.5㎏ 44만원)', 홍삼과 해양심층수를 먹인 '명품 홍우세트(4.2㎏ 82만원)', 출산 경험이 없는 암소만으로 구성한 '암소스페셜(4.2㎏ 60만원)' 등을 내놓았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100세트 한정으로 만들어 완판된 9등급 상품 '마블링 넘버9(NO.9)'을 올해는 300세트 기획했다. 가격은 50만원이다. 이보다 더 고급화한 것이 '노블링 W'다. 한우 1마리에서 2%를 차지하는 희귀 부위로만 구성된 세트다. 가격은 80만원으로 100세트 한정으로만 판매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꽃등심살(1++ 등급)과 꽃갈비살(1++ 등급)로 구성된 프리미엄 한우세트를 '신비의 결 한우 눈꽃세트'로 작명했다.

롯데마트는 송아지를 분만한 적이 없는 한우로만 구성한 암소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제품명도 분만 경험이 없다는 의미인 '미경산(未經産) 한우 선물세트'로 정했다.

◆ 편의점에 명품가방 선물 등장

= 올해 치솟은 과일가격 때문에 이색선물도 팔림세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가 정약전 저서 '자산어보'에 나온 방식대로 건조해 내놓은 전복세트도 눈길을 끈다. 자연건조기법으로 말린 전복은 흔치 않은데 자연산 미역ㆍ다시마와 함께 150세트 한정으로 상품화했다. 가격은 25만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경남 청정해역에서 해녀가 건져올린 '정자각 미역', 프랑스 귀부인들이 즐겼다는 고급 디저트 '아프 레미디' 등 이색 선물을 선보였다. '정자각 미역'은 100세트 한정물량으로 1㎏이 25만원 선이다.

10만원 이하 중저가 선물세트가 대부분인 편의점 업계에는 100만원대 명품 가방이 등장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ㆍ바이더웨이는 지난 17일 추석 선물세트로 이탈리아 명품 구찌 가방과 지갑 6종을 선보였다. 제휴카드 결제(10%), 통신사 할인(15%), 5만원 이상 구매 시 3개월 무이자 혜택 등을 활용하면 정상가 대비 최대 39%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세븐일레븐ㆍ바이더웨이는 26일까지 판매 열흘 만에 60만~100만원대 구찌 상품을 총 33개 판매했다.

[심윤희 기자 / 차윤탁 기자]


27. [매일경제]초·중학교 무상급식 실시…고급·친환경 식자재 수요늘듯

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학교 급식 식자재 공급업체들이 들떠 있다.

서울시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서울에서는 2014년까지 모든 초ㆍ중학교에서 무상급식이 실시된다. 무상급식이 전면 확대되면 고급ㆍ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득 수준과 관련없이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되면 식자재 고급화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식품 안전성 측면에서 대기업 계열 급식 식자재 공급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학교에 따라 HACCP(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거나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 식자재 납품업체에 대한 선호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학교는 학교장 권한에 따라 식재료 공급업체를 선택해 직접 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 중에는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신세계푸드 등이 식자재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풀무원푸드머스 CJ씨푸드 등이 식자재 생산ㆍ유통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식자재 분야가 아닌 전문 위탁급식업체에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학교 급식을 민간 위탁에서 모두 직영으로 전환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식자재 공급업체들도 큰 혜택을 보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주연 기자]


28. [매일경제]`버냉키 주가` 어디로 튈까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끝났지만 이번주 글로벌 증시는 좀처럼 방향을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추가 경기부양책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는 그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가 빠졌다는 '실망감'과 그만큼 미국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안도감', 한 달 후 논의한다는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분주히 교차하고 있다.

일단 미국 증시는 버냉키 의장의 연설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1.2%, 나스닥은 2.5%, S&P 500은 1.5% 각각 상승했다. 반면 유럽 증시는 다소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0.02%, 프랑스 CAC 40 지수는 1.0%, 독일 DAX 지수는 0.84% 각각 떨어졌다.

이날 미국ㆍ유럽 증시에 상장된 한국물 가격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 상장된 코스피200 야간선물시장에선 9월물이 전일보다 0.52% 상승한 229.85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현대차 ADR는 전일 대비 4.36%, 포스코 ADR는 1.94% 각각 상승했다. 반면 SK텔레콤 ADR는 2.1%, 런던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 GDR는 0.85% 빠지는 등 종목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이번주 초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에서 뭔가를 내놓겠다고 시기를 못 박은 게 주효해 미국 주가가 올랐다"며 "국내 코스피도 낙폭을 만회해 1850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버냉키 의장이 별다른 카드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기에 연설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금융 부문에서 발생한 문제가 펀더멘털로 이어져 기업이익 전망이 하락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코스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버냉키 의장 발언의 여운이 사라지는 주 중반 이후다. 현실로 돌아온 투자자들에게 현실과 미래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굵직굵직한 경제지표들이 주 중후반에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감이 사라진 이후 시장의 관심은 다시금 경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문제는 주중 나올 지표들이 사실상 전체적인 경기 둔화의 조짐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지표는 31일에 발표될 미국 시카고 ISM제조업지수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달에 ISM제조업지수가 50 이하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실물경제의 대표적 선행지표인 ISM지수는 50을 초과하면 제조업 경기 확장을 의미하고, 50 미만이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지난달 ISM지수는 50.9였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제조업 지수 하락은 버냉키 의장이 주는 새로운 기대감에도 제약을 거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 밖에도 경기 둔화를 증명할 만한 지표들이 산재해 있다"고 말했다. 9월 1일 발표되는 한국 수출지수도 전년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2일 발표될 미국 고용자수 변동지수도 긍정적이지 않다.

굳이 새로운 기대감을 가질 만한 요소를 찾자면 9월 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할 경기부양책이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을 통해 기대감을 학습한 투자자들에게 이 기대감이 얼마나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미국에서는 더 이상 나올 카드가 없다는 견해가 많다"며 "미국에서 반등을 기대할 만한 큰 이슈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철 기자 / 이새봄 기자]


29. [매일경제]버냉키 의장 잭슨홀 연설에 담긴 뜻?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잭슨홀 연설을 통해 추가 부양책 도입을 강하게 시사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있었던 '2011 경제정책 심포지엄' 개막 연설에서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소회를 다소 장황하게 피력했지만, 시장에서는 다음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 대책 발표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버냉키 의장은 연설에서 "연준은 경기 부양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a range of tools)을 갖고 있다"며 "다음달 20~21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들을 다른 이슈와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은 성장과 물가 전망 변화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냉키는 이와 함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원자재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연준 내부 목표치인 2% 이하로 내려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지만 내달 FOMC 회의에서 새 방안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FOMC 회의를 이틀로 연장한 것 자체가 토론이 길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경기부양책 마련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히고 있다. 또한 2차 양적완화의 최대 부작용으로 인플레이션이 지목되고 있어 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함으로써 추가 부양책 마련에 대한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시장과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피터 후터 도이치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지금 당장 움직일 준비가 돼 있지는 않지만 추가 완화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음달 발표될 경기부양책에 3차 양적완화(QE3)가 포함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다만 버냉키가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에 염려했지만 희망을 저버리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QE3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 침체의 골은 깊었고, 위기 후 미국 경제 성장세가 당초 희망보다 훨씬 약했다"면서 "주택경기 침체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미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며 염려했다.

그러나 발언의 힘은 긍정적 메시지에 더 크게 실렸다. 버냉키는 "미국 경제가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경제 성장 펀더멘털이 지난 4년간 충격으로 인해 궁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았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장률과 실업률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QE3는 미국 경기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나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향후 경기 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QE3 시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QE3를 대신할 경기부양책으로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몇 가지가 거론된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Fed가 보유한 단기채권을 장기채권으로 바꿔 금리를 안정시킴으로써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장기채 매입은 미래에 풀 자금을 지금 앞당겨 공급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신규 자금을 직접 풀지 않고도 유동성을 확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밖에 시중은행 대출 여력을 늘려주기 위한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 인하, 국채금리가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Fed가 전량 매입해주는 금리상한제, Fed의 보유채권 유지기간을 명시하는 방안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정혁훈 기자]


30. [매일경제]글로벌 주식펀드 자금 유출 줄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 관련 글로벌 뮤추얼펀드에서 6주 연속 자금이 이탈했다. 하지만 유출 규모는 지난주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주식펀드로는 6주 만에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서 소버린 쇼크 이후 극에 달했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상당 부분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펀드시장조사업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와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최근 1주일(18~24일)간 한국을 편입한 글로벌 펀드에서는 9억7000만달러가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순유출 금액은 지난 4~10일 293억1500만달러, 11~17일 37억2300만달러에 이어 대폭 감소했다.

또 선진시장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자금 유입 쪽으로 돌아섰다.

18~24일간 선진지역 펀드로는 총 33억98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전주까지 5주 연속 순유출이 지속되던 미국 펀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되며 분위기가 반전했다.

이머징마켓 주식펀드 전체로는 순유출 규모가 다소 줄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펀드에서 9억9000만달러, 유럽ㆍ중동ㆍ아프리카(EMEA)펀드에서 6억7000만달러가 빠져 전체적으로 20억3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김정환 기자]


31. [매일경제][마켓 레이더] 잭슨홀 이후에도 산 너머 산

지난 26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시장이 기대했던 특별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다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내놓을 만한 대책들이 있다"며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그중 하나가 나올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지만 한 달 가까이 롤러코스터를 탄 글로벌 금융시장이 일단 한숨은 돌렸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그럼에도 신용 이슈에 대한 투자자 불안감은 여전하다.

우선 유럽을 중심으로 한 소버린 이슈는 유럽중앙은행(ECB) 국채 매입으로 다소 완화되는 듯하지만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산적한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그리스의 선택적 디폴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추가 등급 강등, 경제지표와 정부 재정 악화, 긴축프로그램 실행 의지 약화 등으로 CDS 프리미엄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과 유로본드 발행과 같은 대승적 합의를 하지 못하는 것은 통화연맹의 한계와 각국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적 자본'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국민 불만이 쌓이면서 선진국에서는 '정권교체', 신흥국에서는 '폭동 또는 정권 붕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선진국 주요 은행들이 '좀비화'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를 인수한 BOA메릴린치는 모기지저당증권(MBS) 환매 소송으로 최근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AIG의 100억달러 소송 등 일회성이 아니라 추가 소송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최대 은행이 '좀비'로 전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퍼져 있다. 유럽에서도 PIIGS 국채 손실처리 여부에 따라 일부 은행들이 '좀비화' 가능성으로 인출 러시를 겪고 있다.

장기적으로 염려되는 것은 글로벌 크레디트(신용) 시장의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이래 금융위기는 크레디트 시장의 굳건한 토대였던 트리플A 신화 붕괴와 블랙스완 리스크 폭발에서 시작됐다.

AAA급 서브프라임 RMBS와 CDO가 갑자기 투기등급으로 강등되고, 최고 자동차회사 도요타 AAA 신화가 붕괴됐다. 거기에 선진국 국채가 디폴트 위기로 몰리고, 초안전자산이라 불리던 미국 국채가 AA+로 강등됐다. 이런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그에 따라 자금시장은 어떻게 바뀌어 갈 것인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이 저변에 깔려 있다.

주식 매크로 위주인 거시분석에서는 이런 신용 이슈를 간과하기 쉽다. 2008년에 이어 이번에도 대부분 증권사 전망이 어긋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부분 거시분석이 크레디트 시장에서 제기된 소버린 리스크 폭발의 경고를 너무 가볍게 여겼다. 이러한 신용이벤트는 빨리 수습되지 못하면 경제주체들 활동이 마비되고 투자와 소비를 둔화시킨다.

이것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채권투자회사 핌코(PIMCO)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처럼 크레디트 시각에서 매크로 분석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32. [매일경제][펀드] 단순분산펀드 증시 쇼크에 강했다

8월 증시 쇼크 동안 20~30개 소수 종목에 몰빵 투자하는 소위 '압축포트폴리오 펀드'들이 적잖은 화를 입었다.

2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압축 펀드들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7.76%(26일 기준)로 뚝 떨어졌다. 한때 두 자릿수에 달했던 수익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상당 부분 까먹은 셈이다.

하지만 비슷한 압축펀드라도 '단순 분산투자 펀드'(동일가중평균 펀드)는 쏠쏠한 방어력을 보여주고 있어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단순 분산투자 펀드는 주가에 따라 투자 비중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모든 종목을 똑같은 비중으로 나눠 베팅한다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펀드가 20개 종목에 투자한다면 시가총액에 상관없이 똑같이 5%씩 쪼개 골고루 분산투자하는 식이다.

단순 분산투자 펀드는 투자하는 기간에도 주가는 계속 움직이므로 일정 기간(통상 1~3개월)마다 다시 투자 비중을 똑같이 맞추는 '리밸런싱' 작업을 하게 된다.

압축 펀드 가운데 이런 방식으로 운용되는 펀드로는 '동부파워초이스펀드'와 '교보악사코어펀드'가 있다.

실제 파워초이스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지금도 10.47%에 달해 압축 펀드 내에서도 성과가 가장 좋았다. 증시 급락으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평균 -14.18%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코어펀드도 연초 이후 1.53% 수익률을 보여 파워초이스 펀드 뒤를 이었다. 이들 펀드 말고 국내 18개 압축 펀드 가운데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삼성코리아소수정예펀드(0.72%)가 전부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통상 시가총액을 바탕으로 주식에 투자한다. 시가총액 방식은 시장 지배력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주가 수준에 따라 고평가된 주식은 많이 편입하고 저평가된 주식은 적게 편입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하지만 단순 분산투자 펀드는 특정 주식 비중이 크지 않다. 시가총액 연동 펀드에 비해 변동성 방어력이 좋다는 뜻이다.

또 매번 리밸런싱하는 과정마다 고평가된 주식은 매도하고 저평가된 주식은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에 수익 조건이 좋아진다는 것도 특징이다.

단순히 투자 대상을 똑같이 쪼개는 것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김정환 기자]


33. [매일경제]주목받는 한옥 임대사업

"예약 문의 전화에 '방이 없다'는 답변을 하루에 열 차례나 되풀이해야 하는 날이 많아요."

서울 종로구 북촌에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만해당 이유리 대표의 즐거운 비명이다.

한옥에서 숙박하려는 외국인들이 늘면서 한옥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르는 것이 외국 비즈니스맨과 관광객의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덕분에 한옥 임대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만해당뿐 아니라 북촌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한옥 게스트하우스 대부분은 비슷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사람은 관광차 혹은 국내 업체가 사업을 위해 초청한 미국ㆍ유럽인이 많다. '불굴의 며느리' '넌 내게 반했어' 등 한옥이 촬영 배경이 된 한류 드라마를 보고 한옥 체험을 하려는 동남아와 중국, 일본인도 상당수다.

가족과 서울 나들이에 나선 내국인도 적지 않다. 호텔은 숙박요금이 부담스럽고 모텔은 가족과 머물기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북촌에는 10여 개의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숙박료는 방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숙박비용 6만~10만원 선이다. 최고급 호텔식 한옥을 지향하는 락고재는 11만~49만원 수준이다. 7~8월엔 되돌려 보내는 손님이 많을 정도로 호황이고, 12~2월에는 전체 방의 절반가량만 찬다. 나머지 기간에는 60~70% 정도 방이 찬다.

한옥 게스트하우스가 돈벌이가 된다는 얘기가 돌자 게스트하우스 운영을 위한 한옥 매입 문의가 부쩍 늘었다. 한옥을 임차해 임대료를 내고 게스트하우스로 꾸며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

방 5개, 대지면적 100㎡ 수준의 일반적인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월평균 매출액이 700만원 안팎이라고 운영자들은 전한다. 대지면적 165㎡ㆍ방 10개인 경우 월 매출액은 1400만원 선이다.

수도ㆍ전기요금과 인터넷 비용 등 관리비와 아침식사 제공 비용을 합치면 방이 5개인 경우 한 달에 드는 비용은 150만원 선이다.

북촌에서 한옥 매매가는 3.3㎡당 2000만~3500만원, 전세금은 3.3㎡당 1000만원 수준이다.

구청에 숙박업소 신고를 하는 것을 빼면 특별한 진입 장벽은 없다.

다만 초기에 한옥 수리비와 에어컨, 인테리어 등에 드는 비용이 수천만 원에서 1억원대까지 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한옥 수리비는 서울시에서 최대 무상 6000만원, 융자 4000만원을 지원한다.

김용조 안국부동산 대표는 "현재 게스트하우스를 만들기 위해 한옥을 거래하겠다는 수요자 5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들은 사업 과정에서 여러 불편 사항도 있다고 토로한다. 먼저 한옥은 골목 안쪽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위치를 찾지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언어 장벽이 있어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한옥은 다른 숙박시설과 달리 화장실을 공동으로 쓰는 경우가 많아서 불만을 표출하는 손님도 많다. 방음이 안 되고 담장이 낮아 집 안에서 소란을 피우면 이웃집에 여과없이 전달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한옥 실거주자가 방 한 칸만을 숙박시설로 운영하는 한옥체험살이(홈스테이)도 급증해 현재 40여 개에 달한다. 종로구청은 한옥체험살이를 개설하면 한옥집에 에어컨 설치와 침구류 비용 등의 명목으로 70만원을 제공한다.

그러나 실거주자들은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이 많아 홍보에 어려움이 있고, 사업 규모도 작아 게스트하우스처럼 붐비지 않는다. 하지만 게스트하우스 운영자가 손님이 넘칠 경우 인근 한옥체험살이를 소개하는 경우도 많아 주말엔 방이 많이 차는 편이다. 숙박요금은 게스트하우스와 비슷하다.

[박지윤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34. [매일경제]`위기의 해외건설` 정부가 나선다

정부가 올해 들어 리비아 사태 발발과 미국발 재정위기 등으로 위축된 해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해 전방위적 공세에 나선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이 첫 해외출장길에 올라 올해 들어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중동 주요 국가들을 방문하고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신도시 수출을 견인할 범정부 총괄기구도 발족한다.

2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권 장관은 추석연휴가 끝나는 다음달 13일부터 20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3개국을 순방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3개국이 각각 하반기에도 수백억 달러 규모의 석유, 교통 인프라스트럭처, 주택건설공사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 유럽 등과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직접 수주 지원활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장관의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이며 정부 차원에서도 리비아 사태 발발 이후 중동지역 수주 지원활동은 처음이다.

해외 도시개발을 범정부적으로 뒷받침할 총괄기구 신설도 추진된다.

국토부와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9월부터 이런 방향의 '해외 도시개발 활성화를 위한 협력방안' 마련에 착수할 계획이다.

총괄기구 신설안은 우리나라의 도시개발 및 해외건설 경험에도 불구하고 도시수출 부문의 공공지원이나 제도적 협력이 미흡해 수주활동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건축위는 그 일환으로 국토부, 지식경제부, 외교통상부 등 부처는 물론 공기업별로 다분화된 지원시스템을 일원화하고 민간까지 포괄한 지원 네트워크 구축도 병행한다.

해외 도시개발 전담기구 신설안은 지난 6월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의 대표발의 아래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관련 조항을 담은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안'이 이미 상정된 상태다.

개정 법률에 정부의 해외도시개발 지원 근거와 해외건설 분야별 진흥계획 수립 근거도 추가돼 업계의 해외사업 수주가 한층 탄력받을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금액은 전년 대비 40% 줄어든 302억달러(361건)로 집계됐다.

[이지용 기자]


35. [매일경제]자장면·버스요금 35년만에 24배↑

서울은 지난 50년 동안 어떻게 변했을까.

1960년에 비해 지난해 서울 인구는 4배 넘게 늘었고,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무려 30배나 많아졌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도 18.5배 증가해 글로벌화와 고령화가 눈에 띄게 가속됐다.

서울시는 28일 이 같은 서울 변천사를 담은 '2011 서울통계연보'를 발표했다. 이 통계에 따르면 1960년 244만5000명이던 서울시 인구는 지난해 1057만5000명으로 4.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서울 면적이 2.3배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인구 속도 증가세가 훨씬 빨랐다.

1960년 8772명에 불과하던 외국인 거주자 수도 지난해 말 26만2902명으로 30배나 늘어 서울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거듭났다. 동시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65세 고령자가 1960년 5만4354명에서 지난해 말 100만7572명으로 증가했다.

지난 50년 동안 소비자물가도 크게 올랐다. 작년 서울시 소비자물가는 1965년과 비교해 31.4배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인 자장면은 1975년 대비 24.6배나 올랐고, '서민의 발'인 시내버스 요금도 24.4배나 인상됐다. 이 밖에 영화 관람료가 21.3배, 대중목욕탕 요금이 27.9배 올랐다.

교육비도 크게 상승했다.

유치원비가 1975년에 비해 64.2배 뛰었고, 국공립대 등록금은 31.3배, 사립대 등록금은 29배 늘었다.

1970년 4.1%에 불과했던 아파트는 지난해 말 서울시 전체 주택 가운데 58.8%를 차지할 정도로 주된 주거형태로 자리매김했다. 총 주택 수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252만5210가구로 1970년(58만3612가구)보다 332.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주택보급률은 1970년 56.7%에서 지난해 96.7%로 크게 개선됐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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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