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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24 2011.8.23 by Andy Jeong

2011.8.23

Economic issues : 2011. 8. 24. 12:34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IT한국, SW홀대로 20년만에 최대위기

# "2000억원의 빚을 졌습니다. 사람은 삼성, LG로 다 빠져나갔고요. 그때 정부나 대기업이 소프트웨어(SW)에 관심을 가졌으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한때 국내 최대 SW 회사였던 티맥스소프트의 전 임원은 구글롤라(구글+모토롤라) 등장으로 SW 산업이 다시 강조되자 울분을 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맞짱을 뜬다는 각오로 국산 SW 개발에 매진했으나 계속된 경영 악화로 지금은 법정관리에 놓인 상태다. 특히 핵심이었던 운영체제(OS) 개발 인력(티맥스코어)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삼성에 넘어갔다. 이 임원은 "국가 SW 경쟁력의 핵심은 기업일 텐데 지금 국산 SW 기업 중 매출 1000억원을 넘긴 기업이 10년째 없다"며 "지금 받고 있는 관심도 반짝 관심 아니겠는가"고 말했다.

# 국산 검색엔진 벤처 '큐로보'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다녀간 유망 업체. 이 회사 조관현 사장(31)의 고민은 '지방이전자금'을 둘러싼 테크노파크와의 갈등 해결이다. 조 사장은 "대통령도 다녀갔는데 그 이후 지원은커녕 투자만 계속하고 있다"며 "SW 기업의 속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와 지자체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세계 시장을 휩쓸고, 구글이 모토롤라를 인수한 데 이어 세계 1위 PC 업체 HP도 소프트웨어 올인을 선언하는 등 최근 글로벌 IT 시장 구도가 급변하면서 IT코리아가 2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드웨어 제조업 기반, 통신 네트워크(망) 중심의 한국 IT 산업 구조가 한 번에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특히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인 SW 경쟁력은 IT 산업은 물론 제조, 금융, 국방 등 전체 국가 산업의 경쟁력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글로벌 IT 산업은 실리콘밸리의 스티브 잡스(애플 CEO)와 래리 페이지(구글 CEO)가 만든 구상대로 흐르고 있다. 강력한 SW 경쟁력(아이튠즈, 구글 검색)을 기반으로 하드웨어(아이폰, 모토롤라)를 결합하고 이를 서비스로 구현하는 능력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네트워크 서비스'의 융합인 소위 '트라이버전스(삼중 융합)'는 MS, IBM,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의 공통된 방향이다.

그러나 한국은 고질적인 '소프트웨어 홀대'로 전체 산업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삼성경제연구소(SERI)가 분석한 '한국 SW 산업의 경쟁력 분석' 결과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 회원국 중 하위권인 14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산업 생산 내 SW 활용도는 선진국의 3분의 1 수준(34.2%)에 불과했다.

■ < 용어설명 >

트라이버전스(Trivergence) :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서비스가 융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PC 기반의 인터넷, TV 기반의 미디어, 휴대폰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 제조(하드웨어)의 결합은 이제 '대세'가 됐다.

[손재권 기자]


2. [매일경제]KIC, 손실 봤는데 메릴린치에 또 투자

한국투자공사(KIC)가 2008년 20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입었던 메릴린치에 올해 초 1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또다시 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출연한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데다 최근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있어 추가 투자 결정이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KIC에 정통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KIC가 메릴린치를 합병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한 투자가치를 지난해 말에 평가한 결과, 2013년 말이면 주가가 25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 이미 1억달러를 투자했으며, 하반기에도 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순 이후 BOA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KIC의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KIC가 추가 투자를 결정한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는 BOA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 듯했으나 이후부터 줄곧 내림세다. 연초 15.25달러를 꼭짓점으로 8월 19일에는 6.97달러까지 54%나 빠졌다.

KIC가 여태껏 메릴린치에 투자한 21억달러는 현재 5억달러를 약간 웃도는 금액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KIC가 당초 예상과 정반대로 BOA 주가가 폭락하는데도 5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 옳으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KIC 관계자는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는 5년 이상 보유 목적으로 전략적으로 단행한 것"이라며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현재 BOA 가격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IC의 BOA 투자 자산은 전체 자산 362억달러의 5.8%로 적긴 하지만 단일 종목으로 최대 투자 비중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대규모 손실을 입은 회사에 계속 투자하겠다는 것은 과거 투자 실패에 대한 잘못을 희석시키는 물타기 전략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KIC 관계자는 "한두 개 종목 투자에서 실패할 수는 있지만 전체를 보고 평가해달라"며 "2008년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손실로 적자를 내긴 했지만 그 다음해엔 전체 투자 자산 대비 13%, 지난해에는 8% 수익률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4~5% 수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인수 기자]


3. [매일경제]마크 모비우스 회장 "더블딥 아니다…저가매수 기회"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지금 증시는 베어마켓(하락장)이 시작된 게 아니라 장기 상승 국면에서 일시 조정을 받는 성격이 짙다고 봅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경제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운 가운데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이머징마켓 회장이 "글로벌 증시가 바닥에서 반등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가 큰손 가운데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꼽힌다.

지난 주말 내한한 모비우스 회장은 22일 국내 기자단 간담회에서 "템플턴은 (소버린 사태 이후에도)주식을 계속 추가 매입 중"이라며 "이런 장세는 저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증시 쇼크를 장기 하락 사이클이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적어도 주가가 35% 이상은 하락해야 베어마켓이란 표현을 쓰는데, 이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장기 상승 국면에서 일시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블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비우스 회장은 미국 등 전 세계 중앙은행이 지속적인 통화 발행을 통해 경기 침체 방어에 나섰음을 강조했다. 그는 "버냉키 FRB 의장은 향후 몇 년간 저금리 기조를 천명했다. 개인과 기업 차입비용이 줄어들면 경기에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당면한 유럽 사태는 그리스 등 위기 당사국의 개혁의지 천명과 실행, 채권자의 손실 부담, 수천억 달러 기금을 활용한 국채 매입 등 단계를 거쳐 해결될 것으로 봤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아직 신흥시장 범주에 든다. 세계 금융자본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일 전망이고, 우리도 한국에서 쌀 때 더 사는 전략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각국 정부가 증시를 교란시키는 주범으로 외국 자본을 지목하고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경계 목소리를 냈다.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시장이 약세일 때 너무 놀라 빠져나가기보다는 지속적인 투자 포지션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바람직한 투자방법으로는 '적립식 투자'를 들었다. 모비우스 회장은 "한꺼번에 큰돈보다는 매달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면 시장 등락과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에 대해 워런 버핏이 비판한 것과 관련해 모비우스 회장은 "S&P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신용평가사에 대해 여러 압력을 넣는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큰 용기"라고 높게 평가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머징 투자 대가(大家)'로 꼽힌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30년간 거주했으며 7개 국어를 구사한다. 2006년 아시아 머니(Asia Money)가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에 꼽혔다. 템플턴 애셋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자산은 총 508억달러에 달하며, 한국에도 3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노원명 기자]


4. [매일경제]위기의 IT코리아…2008년 IT한국의 3가지 실패

"우린 어디 가서 기대야 하나요. 방송통신위원회는 예산이 없다고 하고, 지식경제부는 관심도 없어요."

과거 정부가 육성했던 한국형 모바일 플랫폼 '위피'를 개발하다 최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로 변신한 한 IT 벤처기업 대표가 한 말이다. 그는 "3~4년 전만 해도 정부가 추진하는 계획대로 기술을 개발하면 투자비는 지원받을 수 있었는데…"라며 고개를 떨궜다.

정부 측 몰이해와 무관심이 'IT 코리아' 위기를 부추겼다. IT를 지원하는 정부 기능이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부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면서 IT에 대한 무게감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등 선진국과 달리 벤처캐피털 투자에 선순환 체계가 없는 한국에서 정부 측 무관심은 중소 IT기업들에 '돈 가뭄'을 가져왔다. 실제 2008년 새 정부 들어 IT에 대한 정부 측 투자는 10% 가까이 줄었다. 2006년 1조6260억원 수준이던 IT 관련 정부 투자액은 2007년 1조9079억원으로 증가했지만 2008년에 1조7269억원으로 떨어졌다. 2008년 이후 자료는 아예 집계되지 않아 정부가 무관심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 분야에 여러 소관부처가 있다 보니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콘텐츠 소관부처 문제는 오랫동안 부처 간 갈등을 빚은 주제였다. 급기야 방송 콘텐츠는 방통위가 담당하고 나머지 문화 콘텐츠는 문화부가 맡는 기형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결제 기술인 근거리결제(NFC)를 두고 방통위와 지경부가 각각 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통신, 방송, 소프트웨어, 콘텐츠, 네트워크 등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환경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애플처럼 단말기 제조사이자 플랫폼 서비스 사업자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는 바로 IT 경쟁력 하락을 불러왔다.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개발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까지 1위였던 한국 ICT 경쟁력은 2009년 2위, 2010년 3위로 떨어졌다. 세계경제포럼(WEF) 네트워크 준비지수 순위도 2007년 9위에서 지난해 15위로 추락했다.

소프트웨어를 제조업 중 부품산업 정도로만 이해해 왔던 정부의 각종 정책도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경쟁력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IT 투자예산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지식경제부조차 하드웨어에 중심을 두고 투자를 집행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는 전체 IT 투자 예산 중 5분의 1(2000억원) 정도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 해 소프트웨어 예산이 10억원에도 못 미친다.

소프트웨어 관련 부서를 2개 운영 중인 지경부는 애플 아이폰 약진을 계기로 2009년 초부터 소프트웨어 공동 운영체제(OS) 구축을 위해 국내 기업들 의견을 수렴해왔다. 그러나 "독자적인 OS 전략을 유지하겠다"거나 "국내 업체(삼성) 영향력 아래 놓이든, 외국 업체(구글) 영향력 아래 놓이든 다를 게 없다"는 식으로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뚜렷한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개방형 플랫폼을 앞세운 구글 안드로이드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뒤늦게 삼성 LG 등과 공동으로 올해 하반기 '국가대표급 OS'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1급)은 22일 "웹에 기반한 오픈형 OS를 공동으로 개발해 독자적으로 OS 기반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하반기 추진 중인 월드 베스트 소프트웨어 3차 프로젝트에 공동 OS 컨소시엄 계획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은 "한국형 OS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제조사, 이통사 등과 의견을 조율하고 지속적으로 투자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OS 하나를 개발하는 데 얼마나 많은 기술력이 들어가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소프트웨어 생태계 재편과 신수요 창출, 인재 양성, 외국 진출 등을 골자로 한 4대 핵심전략과 12개 정책과제를 지정했지만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에서 비약적인 경쟁력 강화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부처 간에 손발이 맞지 않는 만큼 정치권을 중심으로 IT 컨트롤타워를 부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IT 컨트롤타워인 정보미디어부를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전문가들 역시 세분된 IT 정책을 한데 모아 추진할 수 있는 IT 컨트롤타워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IT산업의 멸망' 저자인 김인성 씨는 "현재 소프트웨어를 관리할 정부 컨트롤타워가 없다. 과거처럼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 부처를 부활시켜 역할 분담과 협업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채수환 기자 / 황지혜 기자 / 김명환 기자]


5. [매일경제]구글 눈치보는 반도체왕국 이대로가단 3년내 몰락의 길로

◆ 위기의 IT 코리아 ◆

세계 최대 검색기업인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세계 1위 PC업체인 HP의 PC사업 매각으로 촉발된 글로벌 IT 전쟁으로 IT코리아는 20년 성장 가도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래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불확실성으로 국내 IT기업 주가는 급락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네크워크와 결합해 새 시장을 열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하드웨어와 네트워크만 강조하다가 세 가지 축 중 하나인 소프트웨어가 몰락했다.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심각한 위기다. 우리는 제조업 기반 하드웨어에만 집중돼 있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서비스나 콘텐츠의 가치가 하드웨어를 역전한 것이 오래전이고 그 가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생태계를 디자인할 계획이 전무한 상태다."

국내 최고 IT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 마치 최소 데프콘 1, 2단계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산업 구조는 대기업 위주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고 구시대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이윤을 남기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비 역시 개발자 몇 명이 몇 시간 일했느냐는 단편적인 산출 방식이 '고칠 수 없는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증명한다. 경험이나 능력, 창의적인 노력이 간과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창의적인 소프트웨어가 나오지 못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됐다. 산업구조의 근본 패러다임 변화 없이 한국 IT 산업의 경쟁력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은 여전히 반도체, LCD, 단말기 제조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특히 전 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 분야가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김은현 SW저작권협회 회장직무대행은 "한국이 경쟁력을 잃은 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동반 성장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전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은 1조121억달러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시장의 3.4배, 휴대폰 시장의 6배 규모이자 소프트웨어산업의 부가가치율(49.6%)은 제조업(24.6%)의 2배"라며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만연하다는 점도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쟁력 위축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회복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고급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하고 능력을 인정해주는 데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한국은 지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앞서가는 선진국과 하드웨어 분야에서 추격하는 신흥개도국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라고 규정하고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소프트웨어 인재를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갑을병정' 관계가 아닌 우리의 자산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철 산업융합협회장(LG유플러스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기본이 되는 '운영체제(OS)'를 대학에서부터 가르쳐야 한다. OS를 잘 알아야 좋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도 만들어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OS를 가르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삼성만 하더라도 인도에서 소프트웨어 인력 3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에 고급 인재 풀이 있다면 해외에서 인력을 수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인력 15만명은 너무 적다. '비트교육센터'와 같이 인재 교육기관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김명호 MS코리아 내셔널 테크놀로지 오피서는 "MS는 1990년대 초반 윈도NT 개발을 주도했던 데이브 커틀러가 지금도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인식이 낮아서 나이 들어서 개발자로 남아 있으면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게 문제다. 인식과 처우가 낮으니 개발자들도 어느 정도 하다가 관리직으로 옮긴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시각을 기반으로 '근본적 처방'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금까지 정부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정책이 나왔지만 실효가 없었던 것이 바로 단기 효과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정지훈 관동의대 교수는 "산업 면에서 지금의 상황을 타파하려면 소프트웨어 개발과 콘텐츠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제조업에서 성공 평가를 내리는 3개월 위주의 단기적인 평가 체질을 고쳐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소프트웨어 혁명은 국가, 시간, 공간 등 모든 경계를 의미 없게 할 것이다. 전 세계 콘텐츠를 제한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때가 올 것을 대비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강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한국 IT기업들이 국내에서 너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친 점도 반성하고 마케팅비를 해외 투자와 신규 서비스 개발로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해석 대통령 IT특보는 "삼성전자 등에서 인력을 채용할 때 소프트웨어 고급 기술 과정을 이수한 자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며 "교육부터 산업 생태계, 벤처까지 인수ㆍ합병(M&A), 대ㆍ중소기업 관계까지 종합적으로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황시영 기자 / 김대기 기자]


6. [매일경제]SW중심 스마트융합 급물살

◆ 위기의 IT 코리아 ◆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 서비스의 3박자를 뜻하는 '트라이버전스(Trivergence)' 혁명이 글로벌 산업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함께 갖춘 기업은 책, 영화, TV, 음악 등 모든 콘텐츠 분야에서 전통적인 '하드웨어 온리' 강자를 뛰어넘고 있다. 한때 미국 2위 서점이었던 보더스는 2001년 온라인 판매는 큰 의미가 없다며 온라인 부문을 인터넷서점 아마존에 넘겼다. 그로부터 10년 후 아마존은 영미권 누적 판매량 1000만대에 달하는 전자책(e북) '킨들'과 100만여 권의 e북 콘텐츠를 바탕으로 총자산만 187억달러(약 20조2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이 됐다.

1997년 창립된 넷플릭스는 주문형 인터넷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비디오ㆍDVD 대여 업체로 승승장구하던 블록버스터를 상대로 동영상 콘텐츠 전쟁을 선포한 것. 현재 넷플릭스는 최신 영화를 바로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보는 '즉시 시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장 가치는 81억달러, 회원은 1000만명에 이른다.

소프트웨어 융합 경쟁은 자동차, 금융, 국방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기계공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산업은 IT가 접목된 '스마트 카'라는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가 운송수단 기능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된 'IT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무인 자동차 '구글카'는 스마트 융합기술의 집결체다.

금융산업의 판도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으로 모바일 커머스 부문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은 '구글 월릿(Google Walletㆍ구글지갑)'을 선보였다. 이는 스마트폰이 신용카드와 결합한 서비스로, 모바일 전자 결제 시스템을 의미한다.

국방산업은 첨단 IT로 무장 중이다. 지난 5월 미국 네이비실 특공대원의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은 미래 무기의 진화 방향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스텔스 기능이 있는 헬리콥터와 무인정찰기가 동원됐고 대원들은 현장을 실시간으로 워싱턴에 전달할 수 있는 최첨단 카메라 헬멧을 착용했다.

이처럼 '하드웨어 온리'가 종언을 고하면서 클라우드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클라우드가 되면 메모리를 줄여 하드웨어의 부피와 무게를 확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무거운 하드웨어는 필요없어지게 된다.

컴퓨팅은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로 각각 대표되는 '창고형(warehouse) 컴퓨팅'과 '개인형(personal) 컴퓨팅'을 거쳐 현재의 '유비쿼터스(ubiquitous) 컴퓨팅'으로 진화해 왔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시대의 대표 주자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중 하나인 사용자 경험(UX)을 극대화해 자사 운영체제(OS) 기반 기기로 유도하는 애플과 구글이다. 컴퓨팅은 앞으로 착용식(wearable)을 거쳐 궁극적으로 무형(invisible)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시영 기자 / 김대기 기자]


7. [매일경제]유로본드 설왕설래에 유로화 연일 갈팡질팡

◆ 해법 못찾는 글로벌 경제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공동 유로본드 발행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재확인하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오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달러화는 전주 말 대비 0.003달러 오른 1.436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것은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지난 16일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담 이후 유로화는 시장의 기대와 평가에 따라 혼조세를 거듭하고 있다.

유로본드 발행에 합의할 가능성이 대두되면 유로화 강세로, 반대의 경우 약세로 전환하는 등 유로화가 소문에 좌우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유로본드 입법 초안이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메르켈 총리가 "유로본드가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유로본드 도입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자 약세로 돌아섰다.

스위스프랑도 연일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날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스위스프랑 대비 달러화는 전주 말보다 0.0015달러 오른 1.271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강세는 스위스프랑화 약세를 의미한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의 외환시장 개입 조치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SNB는 당초 기대됐던 환율 페그제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시장에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폴 롭슨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하면서 "SNB가 몇몇 조치를 발표했지만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스위스프랑을 약세로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 기자]


8. [매일경제]유럽재정위기 타개위해 獨·佛정상 연일 바쁜 행보

◆ 해법 못찾는 글로벌 경제 ◆

지난달 20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전용기를 타고 긴급하게 독일 베를린으로 날아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담판을 짓기 위해서였다.

밤늦게까지 11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윤곽이 잡혔다. 다음 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유럽연합(EU) 정상들은 두 정상이 결정한 대로 총 1090억유로(약 169조원) 규모 구제금융 방안을 추인했다.

지난 16일 이번엔 프랑스 파리에서 두 정상이 다시 만났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들불처럼 번지는 유럽 재정위기를 끄기 위해서였다.

두 정상은 △금융거래세 도입 △경제공동위원회 설립 △균형예산 헌법에 반영 △독일과 프랑스 간 공동법인세 도입 등 유로존 결속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유로존 공동 유로본드 발행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충을 기대했던 시장은 냉담하게 반응했다.

당장 자금 지원이 필요함에도 양국 정상이 너무 먼 미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져나왔다.

그러자 독일과 프랑스 양국 정상이 다시 한 번 리더십 발휘에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양국 정상회담 합의안에 대한 당위성을 설파하는 메신저로 나섰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로 하는 등 글로벌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는 21일(현지시간) 독일 ZDF텔레비전과 인터뷰하면서 독일ㆍ프랑스 정상 합의안에 비난을 쏟아내는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공동 유로본드를 도입하려면 EU 조약을 바꿔야 하는데, 수년이 걸리는 데다 독일 헌법과도 배치된다"며 "시장이 정책을 좌우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조만간 국채시장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유로본드를 도입하면 경제적 안정성이 더 나빠진다"며 "지금은 유로본드가 정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유로본드는 우리를 안정된 연합(Union)이 아닌 부채 연합으로 만들 것"이라며 "각국 스스로 부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독일ㆍ프랑스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시장 반발을 조기에 무마해 논란이 추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EU 대통령 격인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메르켈 총리를 거들고 나섰다. 반롬푀이 의장은 "유로존 내 국가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가장 낮은 에스토니아(6.6%)부터 그리스(142.8%)까지 다양하다"며 "유로본드 발행을 위해 단일 대출기구를 설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합의한 내용을 들고 중국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명실상부한 'G2'로 떠오른 중국에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는 제14회 퍼시픽게임이 열리는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로 가는 도중인 오는 25일 오후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다. 두 정상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나타난 글로벌 금융시장, 특히 유럽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담은 예정되지 않은 즉석회담 성격을 띠고 있다. 그만큼 논의 주제도 현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환보유액이 3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이 유럽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대상은 유럽 각국이 발행하는 국채다. 미국 국채의 최대 큰손인 중국에 대해 자신들 국채도 사 달라는 요구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보유한 외화를 유럽 위기 해결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반대급부로 중국이 목표로 하는 위안화 국제화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프랑스는 상품가격 변동성 완화 방안과 함께 국제통화체제 개혁을 주요 어젠더로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달러화 위상 악화를 염려하는 미국 측 반발 때문에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국제통화체제 개혁 문제가 자연스럽게 다시 이슈로 부상할 조짐이다.

프랑스와 독일 정상들이 펼치고 있는 이런 행보가 자국민에게 정치적 지지를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있다. 두 정상 모두 국내 정치 기반이 그리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지난 3월 양국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패배한 이후 정치적으로 어려운 입지에 처해 있다. 더구나 프랑스는 지난 2분기 성장률 0%를 기록한 데다 신용등급 강등 소문까지 도는 등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자국 경제 회복과 함께 유럽 재정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내년 재선 여부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 부담을 안고 있는 셈이다.

[정혁훈 기자]


9. [매일경제]허경욱 OECD 대사가 본 유럽 재정위기

◆ 해법 못찾는 글로벌 경제 ◆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재 한국대사는 "유럽 재정위기는 유로본드 발행 등 특단의 대책 없이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허 대사는 2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국제금융센터(소장 이성한) 주최로 열린 CEO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해 '유럽 재정위기 동향과 향후 전망'이란 주제강연에서 "유럽연합(EU) 통화 통합은 재정 통합이 결여된 절름발이 통합이었고 그리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U 긴급정상회의는 본질적 해결이 아닌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충고했다.

그는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독일 등 중심국과 낮은 경쟁력의 그리스 등 주변국이 동일한 통화를 사용함에 따른 불균형이 지속돼 이번 유럽의 재정위기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리스는 유동성 문제가 아니고 지급 능력(Solvency) 문제인 만큼 채무 탕감 등을 활용한 헤어컷(haircut) 방식으로 해결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허 대사는 또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재정위기가 6월 하순부터 전염되었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기능 확대, 유로본드 발행 등을 통한 합의 이행 등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국민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19.4%로 과도한 데다 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4%에 이르고 정치적 리더십마저 결여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또한 지방재정이 계속 악화되는 가운데 재정적자 비율이 6.6%로 높다. 게다가 부동산 부실 대출이 계속 급증하고 있고 높은 실업률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대사는 "재정위기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를 배제할 수 없으나 탈퇴비용이 과다하고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 국가들의 정치적 필요성 때문에 존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해 "국가부채가 급증하고 재정건전성 문제가 있는 만큼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이 반드시 진행돼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번에 당장 제3차 양적 완화를 쓰지 않고 최후의 카드로 남겨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 대사는 세계 경제의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내다 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바로 미국 국채를 줄인다면 그것은 제 발등을 찍는 꼴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점진적으로 미국 국채 비중을 줄여나가는 방향은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이 어느 상황이 되면 물가안정 범위에서 미국과 유럽의 실물자산을 사들이면서 세계 경제의 위기 극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허 대사는 "이미 중국이 유럽에서 제약회사와 철도회사를 사들이기 위한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


10. [매일경제]외환위기 이후 서울 외환시장 좌지우지 `NDF 오랜 악연`

◆ 해법 못찾는 글로벌 경제 ◆

차액결제선물환(NDF)은 경제위기 때마다 원화 환율을 급변동시킨 전력 탓에 여전히 잠재적 불안요인이다. NDF의 위험성을 정부가 처음 파악한 것은 바로 외환위기 때다.

1997년 10월 초 뉴욕 NDF 종가와 서울 외환시장 원화값은 무려 100원 차이가 났다. 그해 10월 이후 거의 매달 원화값이 100원씩 올랐고 이듬해 외환위기 때는 양쪽 가격이 같아졌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자본시장 개방 권고 영향으로 1999년엔 오히려 국내 금융회사의 역외선물환 관련 거래가 전면 허용됐다. 이후 NDF는 직접적으로 서울 외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변수가 됐다.

우리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NDF가 있다. 주가가 올라도 환율이 더 많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로선 이득을 볼 게 없다. 따라서 NDF로 환헤지를 해놓고 경우에 따라 주가 시세차익과 환율 차익을 동시에 따먹는 게 헤지펀드들의 전형적 수법이다. 그러다 보니 투기성 거래가 늘었고 원화값 변동폭을 키우는 역기능도 커졌다.

이후 NDF 규제를 벼르던 정부는 2004년 1월 국내 은행들의 NDF 매입초과포지션을 제한하는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기준을 억지로 맞추기 위해 현물환보다 낮은 NDF 가격에 매도하면서 손실이 커졌고 높아야 정상인 NDF 가격이 오히려 낮아지는 왜곡현상도 나타났다. 덩달아 현물환율도 하락했다. 그러자 불과 한 달 만에 정부는 사실상 백기를 들었고 2008년엔 규제를 아예 폐지했다.

또 2004년 10월 국정감사에선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을 들고 직접 NDF 시장에 플레이어로 뛰어들었다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관군(官軍)'까지 동원해 환율 방어에 나섰던 셈이지만 일시적 효과에 그쳤고 지금은 NDF 시장엔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신헌철 기자]


11. [매일경제]노다 요시히코 日 재무상 "엔고 막기 위해 모든 수단 동원"

◆ 해법 못찾는 글로벌 경제 ◆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강력한 개입 의지를 천명함에 따라 22일 엔화값은 한때 달러당 77엔 밑으로 내려가는 등 약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경기침체, 미국 국채가격 상승 지속 등으로 중ㆍ장기적으로 엔화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값이 한때 77엔 밑으로 떨어지는 등 장중 내내 76엔 후반대를 맴돌았다.

이날 오전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이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엔 약세를 불러왔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일방적으로 엔고를 조장하는 투기적인 움직임이 없는지 어느 때보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던지며 엔 약세를 부추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단독으로 엔 매도 개입에 나서기 위해 주변 선진국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재무성 간부는 "현재 환율 수준이 일본 경제의 기초여건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해외 통화당국에 반복해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일본 금융당국 조치가 엔고를 저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번 엔고가 미국ㆍ유럽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가능성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침체로 국제 투자자금이 미 국채로만 몰리면서 국채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엔고의 중요한 원인이다. 2년물 미국 국채수익률은 0.2%대까지 떨어져 일본 국채수익률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 따라서 26일로 예정된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강연이 엔화 향배를 결정할 전망이다. 여기에서 3차 양적완화를 시사한다면 엔화 급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노지마 고토 SMBC닛코증권 수석전략가는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엔 매수-달러 매도 선물포지션이 최근 일주일 새 12% 증가했다"며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견해 때문에 달러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이 당장에 이뤄지기보다 26일 미국 결정 이후에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은행 개입 시기가 엔화가 75엔대 이상에서 고착화하고, 이로 인해 도쿄증시 폭락과 기업환경 저해 등이 이뤄진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12. [매일경제]"위안화 매년 7% 절상 가능성"

◆ 해법 못찾는 글로벌 경제 ◆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줄곧 강세를 보이면서 절상률이 앞으로 매년 7%에 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5%가량이었던 위안화 절상폭이 더 확대된다는 얘기다. 지난 12일 인민은행이 '중국 통화정책 시행보고'에서 환율을 정책수단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드러내 이런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증권보는 22일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이 더 이상 외국환평형기금으로 인한 유동성 확대 대응책으로 큰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가속화해 외화자금 유입을 막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추이융 도화석투자 사장은 "위안화가 단계적으로 절상될 것"이라며 "당국의 통제 가능성을 기초로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매년 7%가량 절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5일 위안화 가치는 2차 환율개혁을 추진하기 시작한 지난해 6월 19일과 비교하면 6.8% 절상됐다. 이는 종전에 시장에서 예상하던 3~5%대의 절상폭보다 훨씬 높다. 1차 환율개혁을 시작한 2005년 7월 21일과 비교하면 29.4%나 뛰었다. 추이 사장은 "위안화의 단계적 절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며 "위안화 환율이 이미 합리적 균형 수준에 거의 도달한 만큼 앞으로 1년간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최대 7% 더 절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위안화가 달러당 6위안 부근에서 정부 관리 아래 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부터 벌써 12차례나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한편 중국 은행 간 금리인 시보(Shibor)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방조보에 따르면 시보 오버나이트(ON) 금리는 이날 0.3408%포인트 상승한 4.0300%를 기록해 6개월여 만에 처음 4%를 돌파했다. 성훙칭 광대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자금 회수를 조금만 더 확대해도 시장금리가 6~9%대로 치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13. [매일경제]MB, 몽골 `희토류 확보` 길 열었다

한국 기업이 몽골의 희토류와 우라늄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몽골은 미탐사 희토류의 존재가 예상되고 우라늄 추정 매장량이 150만t에 달하는 등 세계 7대 자원부국으로 통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22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기존 '선린우호협력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한ㆍ몽골 중기행동계획을 비롯해 에너지ㆍ자원 분야 협력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6월 몽골포럼을 통해 몽골의 자원과 성장잠재력 등을 평가하고 이 지역 진출과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이 채택한 중기행동계획은 △한국의 몽골 내 인프라스트럭처ㆍ건설 분야 투자 확대 △몽골 아파트 10만호 건설 계획에 한국 기업 참여 △광물자원 공동 개발 △자원ㆍ에너지 공동위원회 정례화 △상대국 근로자 권익 보장 △의료인력 교류 및 기술 전수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서명한 에너지ㆍ자원 분야 협력 MOU는 몽골의 희토류와 우라늄 개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력기반을 구축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몽골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의 몽골 자원개발 시장 진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몽골은 국토 전체가 광산이라 불릴 정도로 막대한 양의 자원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 몽골에는 이웃한 러시아와 중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진출해 있다. 한국은 이들 나라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에 한국 지식경제부와 몽골 자원에너지부 간에 체결한 '에너지ㆍ자원 분야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MOU'는 한국 기업의 몽골 진출을 가속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통령과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킨 것도 향후 한ㆍ몽골 투자 교류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몽골에는 우라늄과 희토류 같은 방사성 광물과 구리, 몰리브덴, 금, 석탄 등의 부존량이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다"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몽골은 국제 역학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은 농업과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고 항공노선 증편 등을 통해 인적 교류와 문화ㆍ교육 분야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단기적인 수익을 얻기보다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관계를 마련해 중장기적으로 한국과 몽골이 '윈-윈'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한국은 동몽골 농업개발을 지원키로 하고 첫 사업으로 할흐골 지역에 시범농장을 운영키로 했다.

그리고 몽골에 '국립검진치료센터'를 설립하는 등 한국 의료기관의 몽골 진출을 확대키로 했다. 특히 한국 의료기관의 몽골 진출과 몽골 의료선진화를 지원하는 '서울 프로젝트(가칭)'를 추진한다.

또 해마다 발생하는 황사 피해를 예방하고 사막화 방지를 위해 추진 중인 '몽골 그린벨트 조림사업(2007∼2016년)'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3만명에 달하는 몽골 근로자가 국내에서 체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복수 사증 발급을 확대하고, 사증 발급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양국 간 인적 교류를 촉진키로 했다. 항공노선을 확대하기 위해 항공협정 이행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

[울란바토르 = 이진명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14. [매일경제]가계빚 900조원 육박…1분기보다 19조↑

한국 경제에 중대한 뇌관으로 지목받아 온 가계부채가 90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액에 이르렀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잔액이 240조원을 돌파하면서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강한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꺾이지 않고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내놓은 '2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876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1분기에 비해 18조9000억원 늘어나며 지난 분기 증가폭(10조40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가계신용은 △은행ㆍ비은행 예금 취급기관과 보험사 등 가계대출 △카드ㆍ할부금융사의 외상 판매 등 판매신용을 더한 수치다. 가계대출은 1분기에 비해 17조8000억원 늘어난 826조원을 기록했고, 판매신용은 1조1000억원 증가한 50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증가를 이끌었다. 예금 취급기관의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은 전 분기보다 8조원이 늘어난 241조1000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4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과 비은행 기관에서 각각 4조1000억원, 3조9000억원씩 늘어나면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 대출 잔액이 각각 145조1000억원, 96조원에 이르렀다. 특히 증가액이 예금 취급기관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15조6000억원)의 52%에 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지적한다. 마이너스통장은 금리가 낮은 1금융권에서 대출한도를 넘어서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넘어가면서 가계부채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다보니 다른 수단으로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1차적으로 비교적 손쉬운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에 한도가 차면 2금융권으로 넘어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직장인 등이 필요에 따라 쓰다보니 가계에 충격이 오면 갚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승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전통적으로 2분기에는 가정의 달 수요 등이 있어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증가하곤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2분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5조4000억원이 늘어난 295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2조5000억원 늘어난 77조5000억원이었다.

기타 금융회사 등 대출은 카드 캐피털 등 여신전문사와 보험사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2조2000억원 늘었다.

여기에 8월 소버린 쇼크에 따른 폭락장 때 추가로 받은 증권사 신용대출이나 카드론, 전세금 상승에 따른 추가 대출 등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가계부채 위험이 예상외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번 분기부터 보험사, 증권사, 대부업체 등의 가계대출을 가계신용 통계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5월 발표치에서는 801조4000억원이었지만 857조4000억원으로 다시 집계됐다.

새로 포함된 기관은 보험기관(보험회사의 특별계정), 연금기금(공무원연금관리공단 외 7개 기관), 공적금융기관(한마음금융, 신용회복기금), 기타 중개회사(증권사, 자산유동화회사, 대부사업자, 금융보조기관), 정부(한국장학재단, 보훈기금, 군인복지기금) 등이다.

[최승진 기자]


15. [매일경제]박재완 장관 "정책번복 가장 나빠…감세철회 없다"

소득세ㆍ법인세 감세 철회를 놓고 정부뿐만 아니라 국회에서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ㆍ소득세를 낮추고 소비세는 올리는 게 정책 기조"라며 "우물 안만 들여다보고 논의해선 안 되고, 글로벌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감세 철회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19일 "감세 시기는 조정 가능하다"고 언급한 지 사흘 만에 경제팀 수장이 다시 뒤집은 셈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논란은 계속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감세 철회를 주장하자 박 장관은 "국회에서 내년부터 감세를 하도록 뜻을 모아줬던 것"이라며 "번복하는 게 가장 나쁜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에서 세율을 올려주면 (정부로서는)편하다"며 "이렇게 욕 먹어가며 세율을 낮추려고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감세 연기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박 장관은 '부자 감세론'에 대해서도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법인세 감세로 인한 수혜 기업이 5만개가 넘고, 이 중 30대 기업집단에 포함된 기업은 200개가 안 된다"며 "임시투자세액 공제를 유지하면 주로 대기업이 혜택을 보지만 법인세를 낮추면 중소기업이 혜택을 본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또 '글로벌 트렌드'를 강조했다. 선진국들이 경기 진작을 위해 소득세ㆍ법인세를 낮추고 있다는 얘기다.

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 30.2%에서 현재 23.6%로 낮아진 상태다. 소득세율(최고세율)도 40.2%에서 35.5%로 줄었다. 반면 부가가치세율은 17.8%에서 18.4%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 28%였던 법인세율이 22%까지 낮아졌고, 감세가 예정대로 실시되면 내년에 20%로 더 줄어든다. 소득세율(과세표준 8800만원 이상) 역시 40%에서 35%로 줄었고, 내년에 33%가 된다.

정부는 감세로 세수만 축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감세가 주는 경제 활력이나 선순환 구조를 생각한다면 오히려 세입 측면에 기여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감세가 실시됐던 2009년 소득세와 법인세 수입은 전년 대비 각각 2조원, 3조9000억원 줄었으나 2010년에는 전년 대비 3조1000억원, 2조원 늘었다.

[신헌철 기자 / 이기창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16. [매일경제]해외 직접투자 269억달러 최대…원유 등 자원개발 덕에

올해 상반기 해외 직접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31.8%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원유ㆍ가스 개발투자는 같은 기간에 4배 가까이 늘었다.

22일 기획재정부는 올 상반기 해외 직접투자액(신고기준)이 269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최대 기록인 2008년 상반기 실적(176억3000만달러)을 갈아치운 것이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로 실제 송금한 금액을 기준으로 집계하면 상반기 해외 직접투자는 121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억2000만달러보다 70.6% 증가했다.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광업 투자가 올 상반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주요 사업으로는 석유공사의 미국 셰일오일 개발사업 참여(84억7000만달러)와 가스공사의 호주 천연가스 프로젝트 지분 참여(36억3000만달러), GS칼텍스의 캄보디아 유전 개발사업(10억4000만달러) 등이 있다.

이로써 지난해 상반기 34억달러에 불과했던 광업 투자액은 단숨에 161억1000만달러로 뛰어올랐다. 국가별로는 미국(125억8000만달러) 호주(38억2000만달러) 중국(23억2000만달러) 캄보디아(11억1000만달러) 순이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미국 신용등급 하락과 남유럽 재정위기 악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우리나라 해외 직접투자 증가세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기창 기자]



17. [매일경제]해외 직접투자 269억달러 최대…원유 등 자원개발 덕에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를 차지했던 반도체가 올해 들어 5위로 떨어지며 선박과 석유제품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세청이 발표한 '올해 1~7월 품목별 수출동향'을 보면 선박 수출액은 361억2800만달러로 반도체(292억5100만달러)를 제치고 최대 수출품목으로 뛰어올랐다.

석유제품은 올해 들어 7월까지 수출액(295억6800만달러)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4% 증가하면서 품목별 수출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0억달러 수출로 8위에 그쳤지만 올해 들어 국제 유가 급등으로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유가 상승으로 수출단가가 오른 데다 업체들이 기술 개발과 상품 다원화, 수출지역 확대 등에 노력한 것이 결실을 봤다"고 분석했다.

반면 반도체는 메모리 단가 하락으로 4월부터 수출액 기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선박 화공품 기계류 석유제품에 이어 수출품목 순위 5위로 주저앉았다.

더욱이 반도체 수출액 감소 폭은 전년 동월 대비 △4월 -0.9% △5월 -4.8% △6월 -3.9% △7월 -11.8%로 커지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올해 5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높다. 올해 들어 수출품목 6~7위를 기록 중인 철강과 자동차는 7월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67%, 22%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컴퓨터와 무선통신기기를 포함한 정보통신기기도 지난해 수출품목 순위 6위에서 올해는 8위로 떨어졌다. 특히 무선통신기기는 애플 아이폰 출시 등 여파로 7월 들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8% 줄었다. 액정디바이스도 단가 하락 여파로 지난 2월 이후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김병호 기자]


18. [매일경제]전세대출, 브레이크가 안듣는다…한달새 8%↑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전미림 씨(30)는 최근 신혼집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은행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전세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신혼집으로 점찍은 서울 구로구 개봉동 현대아파트(82㎡)의 전세금이 한 달 사이 2000만원, 연초와 비교하면 4000만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에 나서 전세자금대출 심사마저 까다로워지면서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할까봐 마음을 졸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전세수요 폭증과 맞물려 한 달 사이 8% 이상, 1년 동안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가을 이사철까지 눈앞에 닥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가이드라인도 지켜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 말대로 이행하면 전세자금을 구하지 못한 불만이 폭발할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국민주택기금 제외)은 7월 말 기준 3조8934억원에 달한다. 한 달 전인 6월 말과 비교해 7.6%나 올랐다. 또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하고 8월 들어 19일까지 전세자금대출은 2.3%나 늘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성 자금인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하는 전세대출까지 합치면 증가율은 급격히 올라간다. 1월 말 3677억원이던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은 7월 말 7636억원까지 늘었다.

전문가들은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는 주된 원인으로 전세수요 부족과 부동산 가격 침체를 꼽는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대출 제한 정책의 타깃을 전세 공급을 늘리는 대책에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ㆍ월세를 늘리기 위한 8ㆍ18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아직 의문이지만 이 정책이 안 먹히면 또 다른 전세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신규로 구하거나 연장하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며 "8ㆍ18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세금이 폭등하고 있어 대출수요 급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보니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증가율 상한선인 0.6%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8월 들어 이미 신한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이 4.5%나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 자체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3~4%대 중반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은행들은 가이드라인 한계치에 거의 다다라 추가로 전세자금대출을 늘릴 여력이 없는 상태. 이미 농협, 신한,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일부 품목에 대해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하지만 이 은행들도 전세자금대출에는 손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은 서민대출의 성격이 짙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선 전세금 안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가을 이사철을 맞아 9월 이후에는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더욱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은행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전세 수요자들은 벌써부터 은행들의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위해 시중은행 여의도지점을 찾은 김 모씨(32)는 "국민주택기금 자격요건이 안될 경우 은행권 대출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전세자금이 늘어날 이유가 없다며 느긋한 표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가이드라인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앓는 소리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정홍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19. [매일경제]구조조정 앞둔 저축銀 "증자만이 살길"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초부터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경영진단이 진행되면서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진단 잣대가 너무 엄격해 자칫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가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이번 검사 때 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불안하다"며 "자산재평가를 다시 하라고 하는가 하면, 해외자산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 등 자산건전성 분류가 너무 깐깐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현장 경영진단팀의 자의적인 판단을 없애기 위해 세세한 매뉴얼을 토대로 검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증자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큰 게 사실"이라며 "웬만하면 대주주보고 증자하라는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어도 증자하라고 하는데 요즘 같은 저축은행 업계 상황에서 증자가 잘되겠나"고 말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대주주 증자로도 모자라 건물 매각은 물론 평소 알던 기업들이나 자금줄을 찾아다니면서 자금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떠돌 정도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경영개선계획은 경영진단과 함께 이미 대부분 저축은행들에 전달됐다"며 "저축은행들을 죽이기 위한 경영진단이 아니라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경영진단 잣대가 과하다는 인식은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공감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산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검사역들이 3~4년 전에 조사한 내용 때문에 검찰조사까지 받을 정도로 수세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 간부들이 이래라저래라 얘기하기도 힘들 정도"라며 "자칫 감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나타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


20. [매일경제][3분기 영업이익] 삼성전자 6천억↓ LG전자 500억↓

국내 전자ㆍ정보기술(IT)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초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상당수 IT기업이 '상저하고'(上低下高) 이익 패턴을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3분기 이익이 2분기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예측에 급격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ㆍ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돼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하면 IT 수출기업들이 겪게 될 타격은 더욱 심각할 수밖에 없다. 특히 애플 구글 등이 주도하는 'IT빅뱅' 지각변동기에 실적 악화라는 악재가 겹쳐 경영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IT기업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에 3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6000억~7000억원 하향 조정했다"면서 "반도체 시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치인 1조6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IT제품의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에도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LCD와 TV, PC사업 실적이 호전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나마 갤럭시S2와 갤럭시탭 등 모바일기기 판매가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을 유일하게 떠받치고 있다. 휴대폰 사업은 3분기에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을 기록해 당초 전망치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2조9500억원, 2분기 3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는 3분기와 4분기로 갈수록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D램ㆍLCD 가격 추락이라는 난관을 만나 실적 대수술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한 이익 수준을 거둘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13조원대에 그칠 수 있다. 지난해 1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무려 4조원가량 빠지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CㆍTV 등의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스마트폰ㆍ태블릿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어려운 경영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원가 경쟁력과 제품 차별화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독한 LG'를 표방하며 연일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IT 시황 악화와 휴대폰 실적 부진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800억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라며 "메가 히트를 기록할 휴대폰이 나와야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강호 연구위원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400억원에서 970억원으로 낮춰 잡으면서 △계절적 요인으로 에어컨 판매가 줄어들고 △TV 영업이익률이 1% 정도에 불과하며 △휴대폰 사업은 일러야 4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행진을 이어간 하이닉스반도체는 3분기에 '적자 전환'이 유력시된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한 달 전만 해도 영업이익 1400억원을 예상했다가 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치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D램값 하락폭이 예상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최도연 LIG증권 연구원도 영업손실 1062억원을 예상한 뒤 "경쟁업체들의 감산 시기와 폭에 따라 수치가 바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30나노급 미세공정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대만 일본 등 경쟁업체에 비해서는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영업적자를 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올 들어서 한 번도 이렇다 할 반등을 시도하지 못한 LCD패널 가격과 맞물려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LG디스플레이 3분기 영업적자는 2분기 48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189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향후 6개월간 디스플레이 업황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기 삼성SDI LG이노텍은 영업이익을 유지하더라도 소폭 개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백종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전통적인 부품 성수기지만 올해는 전분기 대비 업황 개선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황인혁 기자 / 이동인 기자]


21. [매일경제]수입차 상반기에만 5만대 팔려

올해 들어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소위 '부자 동네'로 불리는 서울 강남 3구의 판매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배기량 기준으로도 대형 수입차보다는 2000㏄ 이하 중소형 모델의 판매가 40%나 늘어나는 등 수입차가 점차 대중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는 전국적으로 5만1664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했다.

타 지역에 비해 차량 취득에 따른 세금이 저렴한 경남 지역이 전년 동기 대비 38.3% 급증하는 등 대부분 지역이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서울 지역에서는 지난해보다 772대 늘어난 1만567대를 판매해 7.9%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판매 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 23.4%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20.5%로 줄었다.

서울 지역 판매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것은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 3구의 판매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매장이 밀집된 이들 강남 3구는 지난해 상반기 수입차 4926대가 판매돼 서울 전체 판매대수의 50.3%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147대 줄어든 4779대 판매에 그치며 서울 지역 내 판매 점유율도 45.1%로 떨어졌다.

서울 지역에서 가장 높은 판매 점유율을 보이는 강남구의 판매대수는 지난해 2703대에서 올해 2472대로 231대(8.5%) 줄어들었다. 서초구도 1516대에서 1428대로 88대(5.8%) 감소했다. 송파구만이 지난해 707대 판매에서 올해 879대를 판매하며 24.3%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 3구는 이미 수입차를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 수요가 많아 판매 증가폭이 크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은 강남 3구 이외 사람들이 수입차를 쉽게 구입할 정도로 수입차가 대중화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배기량 기준 판매대수를 보면 올해 1~7월까지 2000~3000㏄급 모델의 신규 등록 대수가 2만1439대로 전체 판매량 가운데 43.2%를 차지했다. 2000㏄급 이하 모델이 1만5379대 판매되며 3000㏄ 이하 모델의 시장 점유율은 74.2%를 차지했다.

또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카에서도 10위권에 포드 토러스와 혼다 어코드를 제외한 8개 모델이 3000㏄ 미만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대중화뿐 아니라 젊은 세대가 수입차를 구매하는 비중도 늘어나면서 배기량이 큰 대형차들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덜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승훈 기자]


22. [매일경제]고추값 폭등 김장 걱정

고추가격이 맵다.

폭우와 긴 장마로 홍고추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배로 껑충 뛰었다. 홍고추 가격 상승은 건고추로 이어져 올해 김장 고춧가루값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19일 현재 홍고추 상품(10㎏) 평균 도매가격은 5만2400원으로 지난해(2만4880원)에 비하면 무려 110.6% 올랐다. 불과 한 달 전(3만4680원)과 비교해도 51%나 가격이 치솟았다.

건고추 가격도 비슷한 폭으로 뛰고 있다. 건고추(화건 60㎏) 도매가격은 19일 현재 89만원으로 1년 전 54만8000원에서 62.4% 상승했다.

붉은 생고추를 사서 직접 말려 김장용 고춧가루로 사용하던 주부들이 올해는 습한 날씨로 썩거나 무를 위험이 커지면서 건고추를 더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건고추 가격은 더 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지속된 호우로 탄저병이 돌면서 홍고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5%가량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김준호 롯데마트 채소담당 MD(상품기획자)는 "최대 고추 산지인 경북지역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며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일러 홍고추와 건고추 시세는 당분간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 때문에 수확을 늦추다 보니 생산량 감소에 비해 시중 유통물량 감소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각 유통업체들이 햇상품 출시를 위해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수요와 공급 불균형으로 가격 상승폭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현재 건고추 1.5㎏이 3만7800원으로 일주일 전 2만7800원에 비해 무려 1만원이나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112%나 상승한 것이다.

홍고추 가격 상승이 김장철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염려가 커지고 있다. 김창남 홈플러스 채소팀 바이어는 지난해보다 오르겠지만 김장철에는 가격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 바이어는 "현재는 수확 지연과 유통업체 물량 확보 경쟁 때문에 가격 인상폭이 최절정에 달하고 있지만 9월까지 수확이 계속되면 지금처럼 가격이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장철에는 지난해보다 30%가량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심윤희 기자]


23. [매일경제]귀얇아진 증시…하루에도 세차례나 파도타기

호남석유 주가가 22일 증시에서 하한가로 추락했다. "최악 상황을 감안해도 연간 EBITDA(감가상각 등을 감안하지 않은 순수 영업상 현금 창출능력) 1조3000억원은 보장할 수 있다"는 애널리스트들 호소도 의미가 없었다.

이날 호남석유가 하한가까지 밀린 이유는 계열사 롯데건설 유상증자에 936억원을 투입한다는 뉴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7월 26일 공시를 통해 공개한 내용이고, 그날은 호남석유 주가가 오히려 1.93% 올랐다.

그때는 문제없던 내용이 이제 와서 문제가 된 셈이다. 체질이 허약해지면 문풍지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감기가 들 듯 시장이 조그만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중 상승과 하락을 3번씩 반복했다. 갈등하고 있는 투자자 심리 상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18포인트(1.96%) 하락한 1710.70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일직선으로 하락한 것은 아니다. 하루 종일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며 주가지수 그래프가 산봉우리 3개를 형성했다.

장 시작과 함께 코스피는 2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 금요일 낙폭이 컸던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이번 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10여 분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로 돌아서고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 따른 부담감으로 1704까지 밀렸다.

그 후 다시 코스피는 상승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 이머징마켓그룹 회장 발언이 시장에 알려진 시점이었다. 모비우스 회장이 글로벌 증시와 한국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4포인트 가까이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3차 양적 완화(QE3) 등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발언을 할 것이라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잠깐 반등하기는 했지만 코스피는 1710선까지 밀려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당분간 이날과 같은 흐름을 계속하면서 바닥을 시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낙폭 과대라는 인식과 막연한 공포 사이에서 갈등을 계속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염려와 유럽 재정위기 불안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전히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게 문제점"이라며 "단기적으로 밑을 지지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장을 끌어올릴 만한 요인을 찾기 어려워 시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26일로 예정된 잭슨홀 미팅 결과에 따라 방향을 바꾸거나 혹은 더 큰 폭으로 요동을 칠 수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버냉키 의장이 만약 잭슨홀 연설에서 QE3에 대한 아무런 힌트를 주지 않는다면 증시 분위기는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며 "미리 예단하고 투자에 나서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렇다 보니 각 업종 상승ㆍ하락 주기도 짧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하드웨어 위기론'으로 큰 폭 하락했던 전기전자 업종은 이날 0.85% 상승한 반면 업종 전체가 상한가에 접근했던 소프트웨어 업종은 4.10% 하락했다.

따라서 이럴 때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휘둘러야 한다. 변동성이 큰 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등을 이용해서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나 실적 등 단기 바닥을 알리는 많은 지표들을 찾을 수 있지만 지금 시장은 실적이나 밸류에이션 이상의 거대한 논리들이 지배하고 있어 당분간은 위ㆍ아래로 변동성이 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 보유자는 반등을 이용해 주식 비중을 줄여나가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이새봄 기자]


24. [매일경제]매수세 주춤해진 연기금 실탄 부족? 숨고르기?

이달 들어 외국인이 매물 폭탄을 던질 때마다 매수 주문을 쏟아내며 증시 방어에 나섰던 연기금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6거래일 연속 급락했던 지난 2~9일 연기금은 1조86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일평균 3100억원을 증시 방어에 투입한 것이다.

그러나 코스피가 115포인트 급락하며 역대 3번째 낙폭을 기록한 지난 19일 연기금의 매수 규모는 2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주말 미국, 유럽 증시의 하락 영향으로 분위기가 심상찮았던 22일 역시 연기금은 56억원을 사는 데 그쳤다.

연기금이 이처럼 주춤하자 "실탄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염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투자는 월 단위 자금계획을 통해 집행되기 때문에 월 초에 자금을 소진하면 후반에는 시장개입이 힘들어진다.

이와 관련해선 "국민연금이 시장개입 시점을 너무 빨리 잡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상황으로 볼 때 하루이틀 새 진정될 수 있는 국면이 아님에도 초반부터 너무 성급하게 자금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위탁자금을 운용하는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국민연금이 개입할 땐 코스피 지수대를 어느 정도 유지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다"며 "대규모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계속 밀리다 보니 국민연금으로서도 달리 방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이 '일시적 숨고르기' 국면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을 감안해 연기금이 매수 시점을 늦춘 것으로 추정된다"며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코스피가 급락하며 1400선을 이탈한 뒤에도 연기금은 6개월간 4조4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고 말했다.

[노원명 기자]


25. [매일경제]애널들 때늦은 비관론…지수바닥 1260선까지 낮추기도

불안한 장이 계속되자 애널리스트들의 장밋빛 전망도 지고 있다.

애초 증권사들의 '8월 전망'은 대부분 코스피 2200 고지 탈환을 화두로 꺼냈지만 이 꿈은 3주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 꽃의 만개를 기대하다가 이제는 위태롭게 달려 있는 마지막 잎새마저 불안하게 바라보는 처지로 전락했다.

지난 2일 연중 최고치 돌파를 예측했던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당일 50포인트 하락을 시작으로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는 증시를 보며 비관론자로 전향했다.

22일 증권가에는 코스피 바닥을 최저 1260까지 내려다보는 리포트까지 등장했다. 물론 글로벌 동반 침체 등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예측이지만 8월 초 2200대이던 전망이 3주 만에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황은 업계와 투자자 모두를 사실상 패닉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한 증시 전문가는 "이제 애널리스트들의 선택지는 두 가지밖에 남지 않았다"며 "낙관적 전망을 제외한 중립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 사이에서 어려운 저울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 바닥을 1260으로 본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내놓은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이미 시장이 1700선으로 내려온 시점에서 낙관적인 예측은 설득력도 없고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은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며 기대를 낮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약 열흘 전인 지난 10일 바닥 눈높이를 1535선으로 낮춰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8월이 시작되고 열흘 만에 700포인트 가까이 전망이 낮춰지고, 이후 열흘 사이에 눈높이가 300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지난주 "유럽에서 문제가 생기면 미국 금융권 자금도 함께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적으로 현재 상황이 과거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비교하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낫다고도 평가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의 보고서를 낸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수석 연구위원도 "1600대 초중반까지는 한 번 더 간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놨다.

서 연구위원은 "지금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도 기술적인 반등이 잠깐 있을 뿐이지 이외 반등 요소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는 6월부터 장이 이렇게 나오면 안 되는데 하는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며 "이제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한들 아무 의미 없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철희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중반께 위기가 한번 닥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시장의 충격이 1년 정도 빨리 왔다"고 과거 예측이 엇나갔음을 시인했다.

꾸준히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다가 2주 전부터 '반성문'까지 쓰는 해프닝을 벌이며 증시 전망치를 낮춘 한 증권사의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상승ㆍ반등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며 "다양한 이슈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감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26. [매일경제]급등하던 소프트파워株 약발 다했나

정보기술(IT) 파워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급속히 넘어가면서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프트웨어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소프트파워 관련 주가가 22일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5일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이후 소프트파워가 화두로 등장하자 글로벌 증시 급락장에서 괄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였던 관련주들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날 급락에 대해 일부에선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증시에 상장된 소프트파워 관련 기업이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만큼 경쟁력이 있느냐"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테마주 성격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가 지배한다는 얘기는 과거 닷컴 시절부터 있었던 단골 테마로 하루 이틀 나온 주제가 아니다"며 "철저히 실적을 보고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안철수연구소 등 하한가

= 이날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종목인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는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한글과컴퓨터도 14.1% 빠지며 하한가 직전까지 갔다. 구글의 모토롤라 인수 쇼크가 있었던 지난주 4거래일 동안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 주가는 각각 36.5%, 22.3% 급등했다. 한글과컴퓨터도 같은 기간 21.8%나 올랐다.

지난주 4거래일 동안 글로벌 증시가 롤러코스터를 탔고, 코스피도 급등락을 반복하며 2.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상승 곡선을 그은 셈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1.96% 빠진 이날 소프트웨어 관련 주가는 수직 낙하했다. 소프트웨어 업종과 함께 대표적인 소프트파워 업종으로 분류되는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관련주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주 각각 무려 31.3%, 57.5%나 치솟았던 KT뮤직과 로엔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이날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JYP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역시 각각 13.65%, 9.26% 하락했다. 게임 대표주인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도 7~8% 넘게 급락했다.

그동안 주가가 급하게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에다 경기와 증시 불투명성이 겹친 것이 급락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소프트파워가 지배한다는 기대감에 올랐지만 너무 급하게 오르다 폭락하는 패턴은 실질적인 수혜보다는 테마주와 비슷한 모습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 테마보다 실적 개선주에 주목

= 소프트파워 관련주에 투자할 때 실적에 따라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소프트파워 관련주 가운데 실적 규모로 보면 가장 덩치가 있는 업종은 게임이다. 게임업종 대표 종목인 엔씨소프트나 네오위즈게임즈의 분기 매출은 웬만한 엔터테인먼트나 소프트웨어 기업의 1년 매출보다 많다.

김창권 대우증권 연구원은 "네오위즈게임즈와 엔씨소프트는 2분기 실적이 괜찮은 데다 신게임 기대감과 인수ㆍ합병(M&A) 이슈까지 솔솔 나오면서 주가가 올랐다"며 "주가 하락은 차익실현 정도로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장점이 있지만 매출을 크게 높이기가 쉽지 않은 데다 리스크도 많다.

대표적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10년 전인 2001년 매출이 253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매출은 697억원으로 2.7배 늘었을 뿐이다. 대표적 포털 사이트인 NHN은 같은 기간 매출이 242억원에서 1조3125억원으로 급증했다.

소프트웨어 산업이 크기 어려운 국내 환경상 관련 기업이 지속적으로 실적과 주가 상승을 이어가기가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소프트웨어가 IT를 지배한다는 얘기는 멀게는 PC 윈도 시대부터 닷컴 시대에 이르기까지 때만 되면 나오던 얘기지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업체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환경을 짚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관련주 역시 해외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만한 덩치와 경쟁력이 있는 기업 위주로 투자 대상을 물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현정 SK증권 연구원은 "SM엔터테인먼트는 매출 대부분이 고정 팬층에서 적용되기 때문에 반한류 기류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지속적으로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 이덕주 기자]


27. [매일경제]출렁거리는 증시…공격이냐, 수비냐

국내 증시 변동폭이 심해지며 투자자들 마음도 심란해졌다. 코스피는 8월 하락률만 21.24%에 달해 글로벌 증시에 비해서도 출렁이는 폭이 큰 편이다. 크게 보면 롤러코스터 장세에 대응하는 방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증시 변동폭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쓰거나 아예 출렁임 자체를 즐기는 방법이다. 어떤 전략을 짜는지에 따라 그 안에 담기는 상품도 크게 달라진다.

□ 적극 수익형▶ 레버리지ㆍ시스템펀드로 급등락 즐겨

기회는 위기 속에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에게 변동성은 곧 축복이다. 코스피200 일간 등락률의 두 배에 연동되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가 대부분 이 부류에 속한다. 증시 상하 움직임이 클수록 고수익을 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이 두 배인 만큼 손실률도 두 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너무 오랫동안 '파도'를 타다가는 시장에 먹혀버릴 수 있다는 것도 투자 포인트다. 일례로 레버리지 ETF 투자 기간에 증시가 10% 올라도 펀드 수익률이 꼭 20%가 되지는 않는다.

하루 단위 코스피200 등락률이 뭉쳐 전체 수익률을 구성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너무 커진 상태에서 장기 투자한다면 증시 수익률보다 펀드 수익률이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레버리지 ETF는 목표 수익률을 정해두고 그때그때 수익을 확정하는 방식의 투자가 유효하다. 사모펀드에서는 선물을 활용한 시스템트레이딩 펀드가 짭짤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PK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현대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현대PK사모투자펀드'는 이달에만 14.36% 이익을 거뒀다. 로버스트투자자문이 자문하는 '현대엑스퍼트사모펀드'도 수익률이 5%다.

이 펀드는 국내 선물시장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면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매매되도록 짜인 펀드다. 증시가 급등락하며 파생상품시장에서 이익을 거둘 기회가 많아지자 수익률이 대폭 좋아졌다.

박병철 우리투자증권 신사업부 과장은 "시스템트레이딩 사모펀드는 고액 자산가들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5~10% 정도만 투자하는 틈새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불확실성으로 투자 수요가 낮아지면서 급락장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도 높아지고 있다. 불과 두세 달 전만 해도 코스피가 50% 하락할 때 원금 손실 구간(녹인배리어)에 드는 ELS에서는 연 6~7%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8월 들어 이러한 지수형 ELS 수익률은 연 9~10%로 치솟았다. 현 지수대에서 절반 정도가 밀리는 급격한 낙폭이 생기지만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ELS 투자 환경이 조성됐다는 얘기다.

□ 위험 회피형▶ 자산배분ㆍ변동성펀드로 리스크 줄여

물놀이를 갔는데 일삼아 거친 파도에 도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 '우리코리아V다이나믹' 'NH-CA프리미엄 위험관리' 등 증시 위험수준(변동성)에 따라 주식 비중을 달리하는 변동성 펀드가 대표 상품이다.

예컨대 전날 증시 급락으로 코스피200 변동성이 15%에서 30%로 급증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펀드는 변동성이 증가한 만큼 주식 비중을 30%에서 15%로 줄인다. 즉 전날 주식을 100만큼 가지고 있었다면 오늘은 50만큼 주식을 줄이고 그만큼 안전자산(채권) 비중을 늘려 잡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얼마큼 수익을 얻을 것인가'가 아니라 '있는 자산을 얼마나 잃지 않을 것인가'에 관심 있는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에 중장기 큰손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일반 적립식 투자자라면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라는 대안이 있다. 서로 성격이 다른 자산에 분산 투자해 변동성을 낮춰주는 상품이다. 일례로 해외 자산배분 펀드 대표주인 '블랙록글로벌자산배분 펀드'는 전 세계 40여 개 지역 주식에 베팅하는 재간접 펀드로 해외 700여 개 종목 분산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줄이는 전략을 구사한다.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6.68%(19일 기준)로 같은 기간 해외혼합형 펀드(-8.18%)에 비해 성과가 나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시간이 갈수록 자산배분 펀드 수익 개선 효과도 크게 나타났다. 최근 1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자산배분 펀드 수익률(3.07%)은 마이너스권에 머문 혼합형 펀드 평균(-1.75%) 대비 개선폭이 컸다.

'청개구리 펀드'로 알려진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로 보유 자산 하락분을 막는 방법도 있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하는 만큼 수익이 쌓이는 것으로 유명한 상품이다. 코스피200 등 대형주를 들고 있는 투자자가 인버스 펀드 투자를 통해 증시 하락분을 일정 부분 방어하는 방식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김정환 기자 / 전범주 기자 / 이덕주 기자]


28. [매일경제]수입 헤지펀드 `쇼크` 선방

외국에서 수입돼 판매된 헤지펀드들이 글로벌 증시 쇼크를 방어하며 '이름값'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역외 헤지펀드 수익률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주요 글로벌 헤지펀드 8월 평균 수익률은 -0.67%(19일 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12.69%)에 비해 12.02%포인트나 나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67% 빠진 것과 비교하면 더욱 성과가 두드러졌다.

이달 들어 S&P500이나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뒤처지는 역외 헤지펀드는 없었다. 헤지펀드 중에서도 전 세계 200여 개 선물에 분산 투자하는 CTA 펀드가 전반적으로 방어력이 괜찮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과 애스펙트캐피털이 운용하는 헤지펀드를 편입한 골디락스 사모펀드는 이달 들어 1.45% 수익률을 내 성과가 가장 좋았다.

세계 최대 재간접헤지펀드(FOHF) 운용사인 맨인베스트먼트 헤지펀드를 집어넣은 북극성 사모알파 펀드(0.9%)와 한국투자멀티CTA 펀드(0.7%)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 200개 선물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CTA 펀드 고유 전략이 최근 급락장에서 주효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CTA 펀드를 포함한 시스템 분산(Systematic Diversified) 헤지펀드군은 이달 1.58% 수익률을 보여 다른 전략을 채택한 글로벌 헤지펀드군에 비해 성과가 좋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주식 편입 비중이 높은 트러스톤다이나믹 펀드는 8월 1~19일 -6.93%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국내 증시 한파를 13%포인트가량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헤지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다만 49명 이하로 일반 사모펀드를 구성한 후 이 사모펀드에 헤지펀드를 편입하는 방식(재간접 투자)으로는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재간접 헤지펀드 판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면서 역외 헤지펀드 신규 판매가 부쩍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발 빠르게 헤지펀드를 편입한 고액 자산가들은 이를 통해 글로벌 증시 하락 방어 효과를 보고 있다.

[김정환 기자]


29. [매일경제][마켓레이더] 리먼 때처럼 50% 폭락은 없을것

지난 10년 동안 세 번의 폭락장이 있었다. 2002년 내수 버블의 붕괴, 2004년 차이나쇼크,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그것이다. 2002년에는 IT 버블 붕괴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져들자 글로벌하게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거기에 더해 한국은 무리한 내수부양을 시도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경기는 회복되는 듯했으나 다시 카드 버블이 터지면서 '더블딥'이 왔다. 당시 주식시장은 고점에서 40% 하락했다.

2004년 차이나쇼크는 경기가 과도하게 활황세를 나타내자 중국 정부가 몇 차례에 걸쳐 긴축정책을 시행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은 경기 둔화의 우려로 상품 가격이 하락하고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20%나 폭락했다. 2008년에는 세계 경기가 과열로 정점을 찍고 버블이 터진 상태에서 미국이 금융회사인 리먼브러더스를 파산시켰다. 이는 전 세계에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주식시장은 고점 대비 50% 이상 폭락했다.

현재 주식시장은 어느 사건과 가장 유사할까? 지금은 경기 둔화 우려에 더블딥 공포와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까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는 상황이다.

먼저 유럽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을 생각해 보면 이는 개인이나 기업의 채무가 아니라 국가의 채무이고 해당 국가에 대한 디폴트 선언은 곧바로 유로체제의 붕괴를 의미하므로 해결과정은 더디고 험난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발생 가능성은 별로 없다. 따라서 경기 피크, 버블 붕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함께 일어났던 리먼 사태와는 다르며 주식시장이 50% 하락할 확률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블딥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ISM제조업지수나 소비자심리지수가 2월을 고점으로 현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정말 바닥까지 가느냐가 중요하다. 왜 회복하던 경제지표가 2월 이후로 꺾인 것일까? 2월 중동사태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소비를 위축시켰고, 3월 일본 지진으로 일본 자동차 생산 등이 중단되면서 경제지표에 악영향을 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아직도 그 여진이 남아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유가는 80달러 초반으로 떨어졌고, 일본 자동차 생산은 이제 정상을 회복했다. 따라서 더블딥이 완성됐을 때의 주가 하락률 40%를 지금 단계에 적용하기에는 너무 이른 듯하다. 현재 상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염려가 팽배해 있는 정도다. 이를 감안한 주가 하락이 적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차이나쇼크 때를 적용해 보면 코스피가 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했다. 1780선이다. 코스피는 이미 이 밑으로 내려와 있다. 다만 주식시장은 '탐욕'이 아닌 '공포' 국면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새로운 희망은 여기서 싹틀 수 있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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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