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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8 2011.10.27 by Andy Jeong

2011.10.27

Economic issues : 2011. 10. 28. 17:15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20·30대 분노가 정치판 뒤흔들다

20ㆍ30대 젊은 층의 분노가 기존 정치 지형을 뒤엎어 버렸다.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7일 오전 0시 현재 개표가 70.21% 진행된 상황에서 151만4392표(53.33%)를 얻은 박 후보가 131만4728표(46.30%)를 얻은 나 후보를 19만9664표(7.03%포인트) 차로 앞서 당선이 확실하다. 이날 오후 8시에 공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54.4%, 나 후보가 45.2%를 각각 득표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는 20~40대 젊은 층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박 후보는 20대에서 69.3% 지지를 받았고 30대에선 무려 75.8% 지지를 받았다. 40대에서도 박 후보가 66.85%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박 후보는 이날 당선 소감에서 "시민이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며 "저 박원순, 시민의 편에 서서 시민이 가라는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당초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일 것이란 기존 여론조사 전망은 크게 빗나갔다.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극도로 커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물갈이는 물론 신당 출현 등 대격변이 이어질 전망이다. 또 이번 선거는 나 후보를 지원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박 후보를 지지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이 선거에 적극 개입한 대선 전초전 성격까지 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위력을 확인한 안철수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상대적으로 박근혜 대세론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20~40대 등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들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결집한 뒤 대거 투표를 통해 정치 참여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도가 새롭게 짜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직장인들이 출ㆍ퇴근길에 줄지어 투표에 나서면서 이날 오후 8시 기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투표율(잠정)은 48.6%까지 치솟았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반한나라당 정서를 지닌 중도 세력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면서 기존 정당정치 질서가 허물어지는 계기가 됐다"며 "이명박 정권 레임덕 가속화, 한나라당 전면 쇄신 등을 포함해 메가톤급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이날 선거에서 서초ㆍ강남ㆍ송파ㆍ용산 등 이른바 부자동네 4개 구는 나 후보를 지지한 반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구는 박 후보를 지지하는 등 소득수준별로 계층 대립 구도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여 주목된다.

지난 수십 년간 영ㆍ호남 간 지역 대결과 색깔 논쟁이란 이념적 대결에 고착돼 있던 정치 구도가 경제위기와 양극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청년층과 중장년 간 세대 대립, 부자와 서민층 간 계층 대결 구도로 진화되면서 대한민국에 새로운 갈등 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근우 기자]


2. [매일경제]"리니언시 먼저 잡자" 진흙탕경쟁

#.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교통단속 카메라를 납품하는 업체들이 경찰 납품 입찰 때 조직적 담합을 시도한 혐의를 잡았다. 며칠 뒤 공정위 움직임을 알아챈 담합 기업인 하이테콤과 르네코 간 경쟁이 시작됐다.

담합 사실을 자진신고하면 과징금이 면제되는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제)'를 선점하려는 접수 경쟁이었다.

두 회사가 접수 개시일로 잡은 날짜는 공교롭게도 2010년 5월 13일로 똑같았다. 오전 11시 30분 르네코가 리니언시 신청서를 제출한 뒤 3시간 뒤인 오후 2시 30분 하이테콤이 공정위에 도착했다.

1순위 신청을 기대했던 하이테콤은 "르네코가 3시간 전에 먼저 1순위로 제출했다"는 공정위 관계자 말에 고개를 떨궜다.

'시간은 곧 돈이다.' 가격 담합을 저지르다 꼬리를 잡힌 범법 기업들에도 이 명제는 '금과옥조' 같은 진리다.

담합 사실이 불거진 순간 경쟁업체보다 빨리 담합 사실을 고해성사해야 과징금을 면제받는 리니언시 때문이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최근 5년간 공정위의 주요 리니언시 적용 담합 사건 의결서를 분석한 결과 리니언시 1순위(과징금ㆍ시정명령 100% 면제)를 차지하기 위한 볼썽사나운 경쟁이 속속 확인됐다.

3시간 차이로 1순위를 놓친 기업이 나오는가 하면 주도면밀하게 1순위 신청 계획을 세우며 다른 담합 업체 뒤통수를 치려다 자기 꾀에 넘어간 사례도 있다.

공정위는 2008년 공공기관 신용평가 수수료를 담합한 혐의로 국내 5개 신용평가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담합에 연루된 한국기업평가는 공정위 자진신고 접수와 동시에 담합에 가담한 업체들에 "담합 합의 내용을 포기한다"는 공문을 보내는 계획을 짰다.

빠른 신고와 함께 담합을 스스로 깼다는 명분까지 내세우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뜻밖에도 경쟁업체인 한국기업데이터가 한 달 전 1순위 자진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시장 경쟁을 외면한 담합 기업들이 리니언시 경쟁에 혈안인 상황 자체가 모순"이라며 "리니언시가 소비자 후생 증진과 관계없이 악의의 고해성사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용어설명>

리니언시(leniency) : 담합 사건에 연루된 기업이 공정위 조사를 전후해 위법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ㆍ검찰 고발 등을 면제해주는 제도. 담합 참여 기업 중 가장 먼저 신고한 1순위 기업은 관련 처분을 100% 면제받는다. 2순위 기업은 공정위 판단에 따라 50% 선에서 감면 혜택을 받는다.

[이재철 기자]


3. [매일경제][표] 주요시세 (10월 26일)


4. [매일경제]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 그는 누구?

향후 2년8개월 동안 서울시 행정을 책임지게 될 박원순 당선인은 사업가 기질을 시민사회운동과 절묘하게 접목시킨 진보시민단체의 대표주자다.

박 당선인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창립 멤버였으며 인권변호사를 시작으로 출마 직전에는 시민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연구소인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맡았다. 스스로를 '소셜 디자이너(social designer)'라고 부른다.

그의 실천적인 시민운동은 보수진영으로부터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원순 후보는 대담집에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면서 여권에서도 러브콜을 받았던 뒷얘기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박 당선인은 이미 알려진 대로 국민의 정부 시절과 참여정부 시절 정부와 대기업 등 시민사회단체와 미묘한 관계에 있는 조직으로부터 지원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실력을 보였다.

박 당선인의 한 지인은 "친분이 있는 기업인들은 박 상임이사를 보고 종종 '기업 경영을 했으면 일가를 이뤘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수백 명의 싱크탱크가 함께하는 참여연대를 이끌고 희망제작소 같은 전국적인 사업을 경영해본 준비된 CEO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력으로 인해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2000년에는 대안운동을 위해 '아름다운 재단'을, 2001년에는 '아름다운 가게'를 설립했다.

"커피를 어떻게 하면 싸게 사서 이익을 남길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제3세계 농부에게 어떻게 하면 커피 값을 제대로 지불해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까 고민한다"는 말에서 그가 펼치고 있는 대안운동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다.

2006년에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같은 해부터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맡아 지역사회운동, 청년벤처운동, 소기업지원운동 등을 벌이며 공공정책을 연구했다.

그의 연구활동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공약에도 묻어났다. 예컨대 시민사회운동 시절 소기업 발굴ㆍ육성을 위해 펼친 '희망수레운동'은 '청년 일자리 1만개 창출을 위한 발전기금 조성'이라는 정책으로 바뀌었다. 시민사회운동을 행정에 접목시킨 것이다. 그는 "사회적 기업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엔 고유의 상품 개발이 핵심"이라며 특유의 사회적 기업론을 얘기한다.

희망제작소 등 속한 조직에서는 '상임이사'라는 직함보다 '원순 씨'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조직활동의 창의성을 높이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나이나 직급 등이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그의 소신이 반영됐다.

시민운동가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야권통합후보로 선출될 수 있었던 부분에서는 그의 '단호한 정치력'을 엿볼 수 있다.

그를 외유내강의 소탈한 리더십만으로 정의하기 어렵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몸살이 날 정도록 강행군하는 그의 '일중독'에 주위 사람들은 혀를 내두른다는 것.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을 끌고 나가면서 몰두하면 끝장을 보는 승부사 기질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는 전언이다.

박 당선인의 이력도 독특하다. 그는 서울대 사회계열 1학년 재학시절이던 1975년 유신체제를 반대하며 할복 자결한 서울대 출신 고(故) 김상진 열사의 추모식에 참석했다가 투옥되면서 제적됐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했으며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구지검에서 1년만 근무하다 퇴직했다. "사람들 잡아넣는 게 영 불편했다"는 게 퇴직 이유였다.

검사 퇴직 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권인숙 성고문사건, 부산 미문화원 점거 사건, '말지' 보도지침 사건 등 굵직한 인권 관련 재판 변호인을 맡았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엔 부패정치인 낙선운동, 소액주주운동, 국가보안법 폐지 운동 등을 주도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부터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받은 것에도 그의 정치적 수완이 작용했다.

박 당선인은 지난달 안 원장의 출마설이 나오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출마 당위성을 내비쳤고 50% 지지율을 얻고 있던 안 원장에게 양보를 받아냈다.

박 당선인과 가까운 한 정치학과 교수는 "박 후보는 2000년대 이후 진보도 보수도 아닌 제3의 지대에서 시민사회운동을 펼치며 대중적 지지도를 끌어올렸다. 정치적 그의 선견은 여느 다선 국회의원 못지않게 치밀했고 전략적"이라고 전했다.

[이가윤 기자]


5. [매일경제]박원순의 사람들…진보진영 아우르는 거미줄 인맥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은 진보진영의 시민단체와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다양한 정치세력의 지원으로 당선된 만큼 주변 사람들도 폭이 상당히 넓다.

이 때문에 박 당선인의 승리를 이끌 수 있었던 인사를 콕 집어 말하기 쉽지 않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

물론 박 당선인이 몸담았던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등 시민사회단체 출신 사람들이 중요할 때마다 박 당선인의 버팀목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선거에서 상임고문을 맡은 서재경 전 대우그룹 부사장은 박 후보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서 전 부사장은 스스로 "이념적으로는 중도, 전형적인 중산층"이라고 밝히며 진보성향으로 치우칠 수 있는 박 후보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데 일조했다.

박 당선인이 선거 출마를 결심할 때도 서 전 부사장과 깊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7년부터 1998년까지 22년간 대우그룹에서 중남미본부장,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김우중 전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하던 시절 보좌역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역으로 은퇴한 서 전 부사장은 시니어들의 재능 기부로 젊은 일꾼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서당'을 운영했고 희망제작소를 운영하던 박 당선인이 그 취지에 감명을 받아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의 대표적인 정책 브레인인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실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거쳐 환경부 차관을 역임한 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박 후보 측 정책본부장을 맡았다.

박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10대 희망공약'도 김 교수가 기틀을 마련했다.

박 당선인의 대변인으로 활약한 송호창 변호사도 차분하면서도 냉철하게 공보 담당을 맡아 주위의 호평을 받았다.

송 변호사는 미국 코넬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던 도중 박 당선인의 요청으로 귀국해 대변인을 맡았다.

송 변호사는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을 맡는 등 시민사회에 몸담아왔다. 특히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민변을 중심으로 주도적으로 시위 참여를 이끌었다.

민주당도 이번 선거에서 야권의 맏형 면모를 보여줬다. 이인영 최고위원과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은 선대본부에서 선거전략을 수립했다. 또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우상호 전 의원은 송 변호사와 함께 공동대변인직을 수행했다.

김기식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는 조국 서울대 교수, 소설가 공지영ㆍ이외수 씨, 신경민 전 MBC 앵커 등 멘토단을 꾸리는 일을 기획했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 출신의 하승찬 씨도 박 당선인의 승리에 숨은 공로자로 꼽힌다.

[이가윤 기자]


6. [매일경제]20대 70%·30대 76% `몰표`… 40대도 더블스코어

박원순 후보에 대한 20대와 30대의 굳건한 지지가 서울시장 선거 승패를 결정지었다.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방송 3사가 출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54.4%,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45.2%를 각각 득표했다고 KBS MBC SBS가 보도했다.

두 후보 간 득표율이 예상보다 큰 차이를 보인 것도 관심을 끌었지만 세대별 지지 후보가 명확하게 갈린 점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젊은 층과 나경원 후보를 지지한 장노년층 간 세대 대결 양상이 나타났다는 뜻이다.

20대는 박 후보 69.3%ㆍ나 후보 30.1%, 30대는 박 후보 75.8%ㆍ나 후보 23.8% 지지율을 보이는 등 젊은 층에서 박 후보가 나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40대에서도 박 후보가 66.8%, 나 후보가 32.9%로 박 후보가 크게 앞섰다. 50대에서는 나 후보 56.5%, 박 후보 43.1%였고 60대에서는 나 후보 69.2%, 박 후보 30.4%였다.

앞으로도 젊은 층은 SNS 등을 통해 더욱 결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NS 분석 전문회사인 트윗믹스에 따르면 지난 4ㆍ27 재ㆍ보선 선거 기간에 국회의원ㆍ광역단체장 후보 이름이 들어간 트윗은 9만5792건이었지만 이번에는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거론된 건수가 98만5158건으로 10배를 넘었다.

선거일인 이날 트위터의 최대 화두는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알 수 있는 SNS 페이지에 따르면 서울, 투표소, 투표율 등 선거와 관련된 단어가 검색어 톱10에서 80~90%를 꾸준히 차지했다.

연예인들과 주요 정치인들 역시 트위터를 통해 투표를 독려하거나 간접적인 선거운동을 펼치면서 트위터 사용자 사이에 관심을 끌었다. 특히 SNS는 젊은 층을 결집시키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상당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물가난 전세난 등록금난 등으로 고통받는 20대와 30대가 분노의 감정을 공유하면서 투표장으로 향하게 됐다는 뜻이다.

지역별로도 여야 후보에 대한 지지가 명확히 갈렸다.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는 강남3구를 제외한 강북 지역과 강서 지역에서 뚜렷한 강세를 보이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26일 저녁 11시 30분 현재 기준으로 판세를 분석하면 서울 지역 개표율은 56.67%인 가운데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각각 53.27%와 46.38%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강남3구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예상대로 우세를 보였다. 특히 서초구에서는 60.90% 득표율을 올리면서 몰표를 받았다. 나 후보는 또 강남구에서 59.73%, 송파구에서 51.09%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우세를 보였다. 비강남권이지만 새로운 부촌으로 각광받는 용산구에서 나 후보가 51.82% 득표율을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는 역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관악구에서 나 후보와 득표율을 가장 많이 벌렸다. 관악구에서 박 후보는 64.52%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나 후보는 35.13%를 얻는 데 그쳤다.

또 박 후보는 서울 동북 지역인 도봉구 노원구 강북구 성북구 중랑구 등에서 각각 54.80%, 55.72%, 56.33%, 57.30%, 55.25% 득표율을 올리면서 나 후보를 압도했다. 강서 지역인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에서도 박 후보는 각각 55.82%, 52.70%, 56.86%, 58.42% 득표율을 올리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당과 야당 후보가 얻은 구별 득표율은 내년 4월 총선 결과를 전망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총선에서 해당 지역구에 출마하는 개인 경쟁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역대 총선에서는 정권과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나 야당 측 공세에 대한 역풍, 특정한 이슈나 인물을 두고 나타나는 '바람'의 영향력이 출마한 개인 역량을 압도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서울 지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은 서울 지역 48개 의석 중 7석만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 때 여야 득표율이 내년 총선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면 한나라당이 10석 전후를 차지하는 데 그치는 참패가 예상된다.

실제로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 득표율은 현재 한나라당 의원들이 차지하고 있는 종로구 중구 성동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금천구 도봉구 노원구 서대문구 마포구 양천구 금천구 등에서 모두 나경원 후보를 앞섰다.

야권인 박 후보가 이처럼 집권여당인 나 후보에게 완승을 거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정치권은 격변에 휩싸일 전망이다. 또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 구도도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한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물갈이론'에 휩싸이면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야권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당 역시 서울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 출신인 무소속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만큼 일정 몫의 기득권을 내놔야 할 처지다.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는 야권 통합 과정에서 시민진영 후보들에 대한 공천을 민주당에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김은표 기자]


7. [매일경제]박원순·안철수 주연`56일의 정치 드라마`

야권 단일후보지만 무소속의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과정은 박진감과 속도감 넘치는 한 편의 정치 드라마 그 자체였다.

정치권에 몸 담지 않았던 박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뜻을 밝힌 뒤 당선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6일. 그리고 드라마의 중심 축에는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있었다.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이 정해지기 전인 9월 초 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될 것으로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박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동시에 흘러나오던 당시 몇몇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의 지지율은 3% 남짓한 수준이었다. 반면 안철수 원장에 대한 지지율은 40% 전후에 달했다.

그러나 기존 정치권의 공식을 뛰어넘는 두 사람의 행보는 박 후보를 단숨에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바꿔놓게 된다.

안 원장은 9월 6일 서울로 돌아온 박원순 후보를 만났고, 전격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안 원장의 신선한 양보는 많은 유권자들을 놀라게 했고, 결국 안 원장에게 쏠렸던 지지율은 고스란히 박 후보에게 넘어갔다. 지지율 전이 효과는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 데다 여당 심판론을 거론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더 주목되는 것은 두 사람이 새로 쓸 정치 드라마의 '시즌2' 버전이다. 야권 통합,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구조 개혁 등을 두고 두 사람이 유기적으로 협력한다면 기존의 여야 구조를 깰 파괴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박 후보가 향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고 안철수 원장과 함께 신당을 만들면서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제3의 길을 걸을 경우 야권 통합을 주도할 생각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도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안철수 원장의 정치권 진입 여부와 시기, 대선 출마 여부다. 정치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과 단일화 합의 때부터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시장 출마를 접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최근 몇몇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을 앞서거나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김은표 기자]


8. [매일경제]기존 정당정치 근간 흔들…안철수 신당창당說 급부상

무소속에 정치 경험이 일천한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한국 정치 지형에 메가톤급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불과 4년 전 대선에서 역사상 가장 큰 득표차로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내고, 18대 총선에서 3분의 2에 가까운 의석을 점령한 한나라당은 4ㆍ27 재ㆍ보궐선거에서 악몽 같은 패배를 당한 이후 또다시 패배하는 트라우마를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 떠안고 가게 됐다. 민주당도 '범야권 후보'가 승리했다는 데 의의를 두기엔 너무 큰 타격을 입었다. 대통령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서울시장 선거에서 제1야당이 시민단체 출신에 밀려 후보조차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든 1등 공신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무섭게 상승하면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차기 대선에서도 제대로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부딪힐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거 패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한나라당과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다시 해석하면 당이 받은 타격으로 이제 6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이 흔들리고, 박 전 대표 영향력 약화로 1년 남짓 남겨두고 있는 대선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이번 10ㆍ26 보궐선거 패배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내부에선 이미 '분당'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음 총선에서 기존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 대결구도가 아니라 안철수 원장이 주축이 되는 신당과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된 또 다른 신당까지 나와 선거구도를 뒤흔들게 되면 한나라당이 설 자리는 더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은 "안 원장이 신당을 만들면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가 그쪽으로 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심지어 한나라당이라는 이름도 버리고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김민전 경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 패배는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앞으로 한나라당이 '제3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가 될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라는 이름을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상황도 좋지 않다. 승리를 위해선 야권이 뭉쳐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결집력은 강해질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민주당 영향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야권통합 과정에서 민주당보다 '혁신과 통합'과 같은 외부 세력들이 오히려 더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 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로서 위치마저 상실할 수 있다"면서 "민주당은 제1야당 위치를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정당들이 무참하게 깨지면서 초반 지지율 5%대였던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서울시장으로 만든 1등 공신인 안철수 원장의 신당 창당설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신율 교수는 "안 원장의 신당 창당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고 전제한 후 "다만 안 원장의 신당과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속한 시민단체가 같은 노선을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렇게 된 이상 기존 정당은 내년 총선ㆍ대선에서 모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민주당이 서울시의회를 장악하고 서울시장마저 야권이 가져간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 때 서울 지역 대패가 불가피해 보인다. 현재 48개인 서울시 국회의원 자리 중 한나라당은 36석을 점령하고 있다. 75%에 달한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선 절반도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동안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 전까지 박근혜 전 대표를 능가하는 후보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갑자기 등장한 안철수 원장은 박 전 대표의 굳건했던 '박근혜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고 현재 어떤 여론조사에서도 박빙구도인 상황이다. 박 후보 승리로 안 원장 지지율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민주당은 외견상 승리를 거뒀지만 내년 총선을 생각하면 셈법이 복잡하다. 이번 승리는 시민단체와 다른 야당 간 결탁으로 거둔 것인 만큼 민주당 지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하고, 진보 시민단체가 민주당과는 또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되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차지할 수 있는 의석 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선에서도 야권 대권주자로 손학규 대표보다는 안철수 원장이 떠오른 만큼 민주당은 조급해졌다. 아직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관계 설정도 모호해진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로 이명박 정부를 비롯한 집권여당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극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김민전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 것은 정권심판론이 먹혔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 번 성난 민심을 극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정권심판론'이 먹힌 것은 다행스럽지만 구정치권에 대한 분노는 비단 한나라당을 겨냥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

민주당 당직자는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지지층을 어떻게 다시 돌려놓고, 구세력이 아닌 신진세력 범주에 들어갈지가 민주당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9. [매일경제]대권주자 누가 이득 보고 누가 손해 봤나

박원순 범야권 후보 승리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안 원장은 이번 선거기간 내내 박 후보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선거활동을 했다.

특히 사실상 출마의사 표명에서부터 후보직 사퇴와 막판 지지의사 표시 등으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선거 승리 드라마를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과정은 안 원장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정치적인 행위로 비쳤다는 점에서 정치인 안철수의 입지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달 6일 안 원장의 양보로 5%에 불과했던 박 후보 지지율이 50%까지 치솟아 초반 기선 제압에 크게 일조했다.

더욱이 막판 지원으로 박빙이었던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결정적 모멘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안 원장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대권주자로서 정치권에 발을 들이게 됐다"면서도 "대권주자로 대우를 받는 만큼 그에 준하는 검증 과정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박 후보 당선으로 큰 타격을 입은 사람으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꼽힌다. 박 전 대표가 처음으로 지난 4년간 침묵을 깨고 중앙당 차원에서 지원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에 패배한 점이 뼈아프다. 1년여밖에 남지 않은 대선구도에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박 후보를 당선시킨 최대 공신이 안철수 원장이라는 점도 부담스럽다. 때에 따라서는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이 한 방에 날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박원순 후보의 승리로 가장 큰 손해를 본 대선주자는 박근혜 전 대표일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굳건하게 다져왔던 '선거의 여왕' 타이틀을 잃게 되고, 지금까지 대세론이 거품 취급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구세력 대 신진세력의 싸움이었고, 신진세력이 승리한 것"이라고 전제한 후 "결국 박 전 대표는 구세력의 상징으로 치부돼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권에서 박 전 대표를 능가하는 뚜렷한 주자가 없기 때문에 상처를 입긴 했어도 보수진영에서 박 전 대표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여권에서 뚜렷한 주자가 없기 때문에 박근혜-안철수 양자구도는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을 제외하고 야권 대권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화력을 집중한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이해성 민주당 후보가 정영석 한나라당 후보에게 다소 큰 표 차이로 낙선해 체면을 구겼다.

문 이사장이 유세현장에 직접 나서서 지지를 호소한 것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친노무현 진영의 결속을 다지고 야권 통합 논의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문 이사장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느 정도 득표력을 보여주면서 수도권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도 따른다.

정치권에서는 '혁신과 통합'이 11월께 친노진영과 시민사회 일부 세력을 중심으로 창당해 민주당,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의 당 대 당 통합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기쁘지만은 않은 승리를 거둔 셈이다. 손 대표는 선거 기간에 대부분 시간을 박 후보와 동행하며 박 후보를 도왔다. 이로 인해 선거 초반 움직이지 않았던 민주당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선거 이후 진행될 야권통합 과정에서 박 후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 세력, 이해찬 전 총리와 문재인 이사장이 주축이 된 '혁신과 통합' 측과 주도권 싸움에서 승기를 잡게 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합 과정에서 손 대표가 야권을 아우를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민주당도 살아남을 수 있다"며 "민주당이 기득권을 고집하지 말고 신진세력 영입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장재혁 기자 / 이가윤 기자]


10. [매일경제]10·26 서울시장 선거 5大 특징

◆ 10ㆍ26 재보선 ◆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우리나라 재ㆍ보궐선거 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 대선주자의 대리전 성격에다 결과에 따라 한국 정치의 앞날을 바꿀 수 있는 선거가 됐기 때문이다. 여야 정치권도 이를 의식해 총력전을 기울인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선거기간 내내 과거에 등장했던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판을 쳤다. 뚜렷한 정책대결이 없었다는 점도 과거 선거를 답습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도 적지 않았다. '박원순 바람'과 '안철수 현상' 등에서 보듯이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이 시민단체의 정치세력화로 나타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선거기간 내내 가장 강력한 정치 소통의 장이 되었다. 세대 간 극명히 엇갈리는 투표성향도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꼽힌다.

ⓛ 與野, 정책대결 뒷전…네거티브 공세에 올인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사상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박 후보에 대해 학력, 병역, 협찬 의혹 등을 제기하며 네거티브가 아닌 정당한 후보검증이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과 나경원 후보 캠프 측은 단기간에 20%포인트 이상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보다는 네거티브 전략이 주효하다고 보고 선거운동 기간 총공세를 펼쳤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러한 과정에서 직접 '박원순 저격수'로 나섰다. 특히 홍 대표는 선거 막판에 박 후보의 이념적인 성향에 대해 문제를 집중 제기하며 보수층 집결을 진두지휘했다.

홍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장이 되려면 주거, 환경, 교통 등 실생활에 대한 모든 정책이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박원순 후보는 아무런 정책이 없어서 인물 검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 주도의 네거티브 전략은 열세였던 선거를 박빙 승부까지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국민들은 네거티브 선거를 비판하면서도 정책보다는 네거티브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거티브는 선거 중반 부동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는 데 적잖이 기여를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지만 나 후보 측의 줄기찬 네거티브 공세는 결국 박 후보 측의 네거티브 대응을 유발했고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정책 실종 선거'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이 아직도 구태정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② 대선 전초전…유력주자 박근혜·안철수 구원 등판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간 대선 전초전 양상을 띠면서 전개됐다.

여권과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와 안 원장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선거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시장 선거를 박 전 대표와 안 원장 간의 '대리전'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박 전 대표가 선거판에 등장한 것은 2007년 대선 이래 4년 만이다. 박 전 대표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3일 서울에서 나경원 후보 지원 유세를 시작으로 부산 동구, 경남 함양, 강원도 인제, 대구 서구 등 재ㆍ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지원유세를 펼쳤다.

박 전 대표와 달리 안 원장은 긴 침묵을 지켰다. 학사 업무에 집중하며 별도의 박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침묵하던 안 원장은 선거 막판인 24일 박 후보 캠프를 직접 찾아와 "멀리서나마 성원하고 있었고 오늘 응원드리러 왔다"며 박 후보에게 편지를 전달했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는 박 후보와 안 원장다운 새로운 방식의 지원유세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판 최대 화두인 '박근혜 대세론'과 '안철수 현상'이 선거 이후에는 어떻게 될는지도 여전히 관심거리다.

③ SNS의 위력…젊은층 소통의 場, 투표율 일등공신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는 이번 선거에서 큰 위력을 떨쳤다.

2009년 한국에 들어온 SNS는 온라인상의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으로 특히 젊은 층의 정치 참여를 높이고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다.

박 후보 측은 이를 적극 활용해 조국 서울대 교수, 소설가 이외수ㆍ공지영, 영화배우 김여진 등 트위터 공간상에서 인기가 높은 유명인사들을 대거 멘토단으로 영입했다. 조 교수 등은 트위터를 통해 박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팟캐스트 정치풍자 프로그램인 '나는 꼼수다'(나꼼수)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큰 화제를 일으켰다.

김어준 딴지그룹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등 야권 성향 진행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문제 등을 제기하며 특히 20~30대 젊은 층 표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도 이번 선거를 계기로 SNS 활용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SNS 활용도는 크게 못 미쳤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④ 시민단체 부상…정당정치 근간 흔드는 뉴 파워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못했다. 한나라당도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까지 갔지만 이석연 변호사가 낮은 지지율에 출마를 포기하면서 나 후보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사실 시민단체의 정치세력화는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박 후보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 낙천ㆍ낙선 운동을 벌이는 등 늘 현실정치권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서울시장 선거처럼 기존 정당이 유권자들의 불신을 받고 시민사회를 축으로 하는 제3의 정치세력이 큰 지지를 받은 것은 한국 정당정치 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정치권 관계자들은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진보적 시민단체는 물론 보수적 시민단체들의 정치 참여는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시민단체의 이 같은 정치 참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시민단체가 대의제 민주주의 근간인 정당정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민단체는 민주적 대표성도 부족하다.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나타났던 야권 내부사정도 시민단체 정치세력에 대한 염려를 자아낸다. 시민사회 세력들이 기성 정당정치를 무조건 불신하고 제도권 정치를 투쟁과 극복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⑤ 세대간 표대결…20~40代 vs 50代이상 표심 양극화

선거 전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40대는 박 후보를, 50대 이상은 나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실제 세대 간 표대결 양상은 트위터 등 SNS상에서도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각 후보 진영은 세대 간 표대결 양상이 실제 투표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고령층에서 열세인 박 후보 측은 고령층 투표율이 낮기를 바라면서 젊은 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한 반면 젊은 층에서 열세인 나 후보 측과 한나라당은 젊은 층 투표율이 높을까봐 노심초사하는 다소 대조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선거운동과 투표행태는 내년 총선과 대선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대 간 표 대결 양상은 과거에도 존재했다"면서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보였던 젊은 층이 SNS 등을 통해 정치에 적극 참여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진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이가윤 기자]


11. [매일경제]中企 "환율요동에 생산ㆍ재고전략 못짜…자금 펑크날까 불안"

"환율 때문에 내년도 경영계획은 물론 당장 생산 재고 전략을 짤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연간 500억여 원의 매출을 내고 있는 부산지역 중소 철강업체 대표 L씨의 요즘 최대 고민은 환율이다.

원화값 등락에 따라 수익 규모가 수십억 원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엔 제품 판매 실적 수치보다도 원ㆍ달러 환율을 더 많이 쳐다본다"며 "환율이 꾸준히 오르는 것도 문제지만 변동성이 워낙 커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방향을 알 수 없이 환율이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당장의 생산과 판매계획도 세우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L씨는 "환율을 알 수 없으니 재고를 얼마나 조정할지, 생산은 어느 정도 규모로 가져갈지를 제대로 짤 수가 없다"고 답답해 했다. 은행에서 외화대출을 받아서 대응하고 있긴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견 사료업체 부사장인 K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는 "요즘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만날 때마다 묻는 게 환율"이라며 "환율이 지금 상태로 가는 것인지, 떨어질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오르게 되는 건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불안해 했다. 이 업체는 외화자금을 2개월치 준비해서 대비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씨는 "최근엔 원자재 값마저 올라 환율 변동폭까지 고려하면 가격을 올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문제는 경기가 나빠서 가격 인상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요가 위축돼 있어 비용 부담을 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인 탓이다.

원화값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환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다. 은행 등의 금융상품을 기웃거려 보기도 하지만 과거 키코(KIKO)에 가입했다가 탄탄했던 기업마저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것을 확인했던 터라 조금만 구조가 복잡해도 외면하고 만다.

나름대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마땅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일단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결제를 미루는 업체들이 나오고 있다.

스포츠용품업체 B사는 일본에 로열티를 지불하면서 관련 제품들을 들여와 유통하고 있다. 이 업체가 올해 전망했던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1200원대. 그러나 현재 환율은 1500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환율을 종잡을 수 없어 가능한 한 일본 업체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일본 업체와의 신용 때문에 연기할 수 있었는데, 연말까지 목표로 했던 환율 수준으로 오지 않으면 상당한 손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도체 설계업체 C사는 최대한 실탄을 많이 모아두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유동성이 중요하다. 거의 대부분 자금을 만기 3개월 이하 단기 예금에 묻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유자금이 있다고 수익을 목표로 별도 자금운용을 하지 않는다. 지금은 기회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리스크를 줄이는 게 문제"라며 "자칫 자금이 펑크날 수도 있다"고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환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최근 수출보다 내수 비중을 늘렸는데, 이러다 보니 손익 자체가 들쭉날쭉해져 내부 관리가 어렵고 경영계획을 세우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충청권에 공장을 둔 IT부품업체 D사는 보유 외화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사들에 기존 60일이던 달러 결제 기한을 40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대한 달러를 빨리 받아서 환율이 변동하기 전에 원화로 바꿔놓겠다는 생각이다. 회사 관계자는 "키코와 같이 구조가 복잡한 상품은 부담스럽고, 마땅하게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1~2개월짜리 단기 선물환을 쓰는 게 그나마 유일한 환헤지 수단인데 자금부 직원들만 번거로워질 뿐 실제 효과는 거의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휴대폰 부품업체 E사는 "요즘처럼 환율이 급등락하면 사업계획을 세우기 힘들다"며 "솔직히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수출기업들이 수출하면 대금을 30일 또는 60일 후에 받는데 이 기간에 원ㆍ부자재를 수입하게 되면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그대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 / 박준형 기자 / 정순우 기자]


12. [매일경제]원화값 어떻게 될까…단기, 유럽발 변동성 확대

외환시장에 투기세력이 크게 늘면서 변동폭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불안에 따른 공포를 먹잇감으로 삼은 투기세력들의 탐욕이 등락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대비 원화값은 추석연휴 직후인 9월 14일 하루 동안 30원 이상 폭락하며 1107.8원까지 내려앉았다. 여기에 유럽위기 고조에 따른 시장 공포감이 확대 재생산되며 이달 4일에는 1208.2원까지 다시 무너졌다. 보름 만에 원화값이 130원 넘게 폭락한 셈이다. 하지만 유럽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원화값은 빠르게 상승해 26일에는 1132.3원에 장을 마감했다. 그 새 70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외환 딜링 17년차인 한 고참 딜러는 "위기 발생 때 역외세력들이 원화자산을 팔고 나가는 수요가 몰리며 원화값이 폭락하는 것은 상식"이라며 "이 과정에서 이익을 취하려는 투기적 달러 매수세가 없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투기적 거래 규모를 정확히 알 방법은 없으나 최근 거래량 증가는 투기적 거래가 크게 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역외세력이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순매수한 달러 규모는 9월에만 전월 대비 3.7배나 늘었다. 특히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하루 평균 거래량과 역외 NDF 거래 규모가 올 상반기 대비 15억달러씩 똑같이 늘어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국거래소의 원ㆍ달러 선물 거래량 통계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올 상반기와 비교할 때 9월 일평균 거래계약이 42%나 급증했다.

이처럼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달러에 대한 원화값 상승에 대한 장기적 기조 자체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아직 지속적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만큼 수출입 업체들은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환율 불안에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나 개미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다급하게 매매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우려했다. 환율이 오르면 더 오를 것 같고 떨어지면 더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감에 휩쓸리기 쉬운데 바로 그 공포감을 노리는 투기세력이 외환시장에 있다는 얘기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원화값이 1110원까지 상승하는 것은 조정 차원에서 열려 있다고 본다"며 "유럽 위기 논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원화값이 1080원 선까지 가지 않으면 원화값은 언제든 1200원을 향해 고개를 들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수입업체는 1110원 근처에 오면 달러를 사는 것이 옳은 판단으로 보인다"며 "수출업체는 이미 지난 8월에 달러를 많이 팔았는데, 굳이 현시점에서 공격적으로 매도에 나설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30~40원 정도 원화값이 더 떨어졌을 때를 노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조언이다.

반면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현시점에서 추가적인 원화값 상승 압력은 제한될 것으로는 보이지만 그렇다고 하락이 크지도 않을 것"이라며 "1120~1170원 선을 유지하다가 유럽 뉴스나 대외 여건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는 원화값이 1100원 선 위로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1100원대 초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우람 기자 / 최승진 기자]


13. [매일경제]韓·中 통화스왑 560억弗로 두배 늘려

한ㆍ중 통화스왑 규모가 현행보다 두 배 확대됐다.

26일 한국은행은 중국 인민은행과 원ㆍ위안 통화스왑 규모를 현재 1800억위안에서 3600억위안(64조원ㆍ560억달러)으로 확대하는 통화스왑 갱신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9일 한ㆍ일 통화스왑 규모를 기존에 비해 5배 이상 늘린 700억달러로 키운 데 이어 일주일 사이에 또 하나의 외환유동성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이날 계약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상무부총리 방한에 맞춰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양국은 2009년 4월 당시 환율로 260억달러(38조원) 규모의 원ㆍ위안 통화스왑을 체결했고 내년 4월이면 만기가 도래한다.

이 계약을 이날자로 종료하되 통화스왑 규모를 대폭 키워 다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중국이 통화스왑을 맺은 12개 나라 중 최대 규모며 계약 만기일은 2014년 10월 25일이다.

이에 따라 9월 말 현재 3034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에 한ㆍ일, 한ㆍ중 통화스왑을 합친 가용외환액 규모가 4300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나게 됐다.

우리나라 실제 외환보유액 순위는 인도(3192억원)에 이어 8위권이지만 통화스왑을 포함하면 러시아(5450억달러)에 이어 세계 4위권 규모의 가용외환 보유국이 된다.

김재천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기존 중국과 통화스왑은 체결 이후 인출한 바 없으며 (이번에도) 제2의 방어선으로 예비해두는 것"이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김 부총재보와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 등은 양국 간 통화스왑이 향후 무역 결제에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중국 측이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통화스왑을 이용하려는 포석도 깔려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총재보는 이어 "중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시장 개방 때 스왑 자금을 활용해 중국 국채 투자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ㆍ중 통화스왑이 당장 원화값의 추세적인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화값을 결정하는 것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라며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장은 글로벌 변수가 원화값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ㆍ중 통화스왑이 달러는 포함하지 않은 채 원화와 위안화만 교환하는 방식이라는 점도 시장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양국 중앙은행은 향후 스왑통화에 달러를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봉권 기자 / 신헌철 기자]


14. [매일경제]백화점 문닫고 공항폐쇄…정부청사도 물폭탄 업무 차질

◆ 태국 홍수피해 확산 ◆

활주로가 물에 차서 거대한 호수처럼 변해버렸다. 공항 진입 도로는 어른 허리 높이로 물이 차 공항 직원들은 이틀째 퇴근도 하지 못하고 있다. 방콕 도심에서 불과 20㎞ 거리에 있는 돈무앙공항. 북쪽에서 밀려온 물길을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25일 오후부터 폐쇄돼 당분간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화물기를 포함해 하루 100여 편의 국내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가뜩이나 홍수 피해를 입은 방콕 유통망이 마비 지경에 이르렀다. 방콕 외곽 고속도로에 이어 시내 도로까지 물에 잠기기 시작하자 점포를 닫아버리는 유통업체들이 늘기 시작했다.

방콕 최대 편의점체인 세븐일레븐은 25일부터 270개 점포를 폐쇄했다. 태국 최대 백화점도 홍수에 밀려 문을 닫았다. 방콕 시내 삔클라오에 있는 센트럴플라자는 26일 백화점 앞 도로에 물이 차기 시작하자 당분간 영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생필품 부족 현상이 빚어지자 태국 정부는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얀용 푸앙라치 상무부 사무차관은 "중부의 공단 7곳이 침수돼 생수 공장 등이 가동을 중단해 생필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생필품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식량과 생수 등을 수입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정부는 통관절차를 간소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수와 계란, 우유, 라면, 신선 야채 등의 생필품을 신속하게 국내로 들여올 방침이다. 시민들이 생수 등을 사재기하자 판매점들은 1인당 판매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7일부터 이번주 말까지 방콕에 이번 홍수사태 이후 가장 많은 물이 쏟아질 것으로 예고돼 도심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군경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모래주머니로 방벽을 쌓고 있지만 시내 곳곳에서 무릎 높이로 물이 차오르고 있다.

방콕 해군은 "27~28일 만조 때 태국만 역조현상으로 차오프라야강 수위가 2.6m를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방 평균 높이는 2.5m다.

이와 관련해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역조한 물이 제방을 타고 넘을 경우엔 방콕시내가 1m 높이로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염려했다. 폰텝 방콕 부시장도 이날 "앞으로 2주 안에 방콕 시내 전부가 침수되는 최악의 사태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돈므앙 공항에 인접한 락시에도 26일 저녁 10㎝ 높이로 물이 찼다. 이곳에는 태국 정부청사가 몰려 있다. 밤새 물이 더 차오르면 27일부터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

27일부터 닷새간 임시휴일을 선포한 태국 정부는 피해지역에 대한 휴교령도 확대했다. 방콕과 빠툼타니 아유타야 등 피해지역 초ㆍ중ㆍ고 1000여 곳에 대해 다음달 15일까지 휴교령을 내린 것. 방콕 시내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선 주민들이 홍수를 피해 파타야 등 남쪽으로 '피난'에 나서고 있다.

경제적 피해 규모도 갈수록 늘고 있다. 파이툰 출라롱콘대학 경제학 교수는 26일 "홍수 피해가 2000억~3000억바트에 달할 경우 올해 GDP성장률이 최대 2.5%포인트 줄어들 것 "이라고 주장했다.

태국 정부도 서둘러 피해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을 내놨다.

25일 내각회의를 마친 뒤 태국 정부는 홍수로 생산라인이 피해를 입은 제조업체에 대해 2500억바트를 저금리 대출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재까지 홍수피해 사망자는 373명으로, 일주일 새 70여 명이 늘었다. 긴급 대피소에 수용된 수재민은 11만3000여 명에 달한다.

[박만원 아시아순회특파원]


15. [매일경제]일본 자동차 감산에 철강업체도 조업차질

◆ 태국 홍수피해 확산 ◆

태국 대홍수 여파가 일본 기업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시간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직접적인 타격은 일본 국내의 생산차질이다. 도요타 등 자동차 제조회사의 국내외 공장이 감산에 들어가자 일본 철강업체들마저 연쇄적으로 감산에 나서고 있다.

태국에서 핵심 전자부품을 공급받아온 캐논, NEC, 소니 등도 일본 내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에 이어 이 회사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신일본제철도 감산에 들어갔다. 도요타, 닛산 등 일본 주력 자동차사들의 공장이 국내외에서 감산에 들어가자 제철소의 출하 속도도 늦추기로 한 것이다. 일본철강연맹 하야시다 에이지 회장은 25일 올해 조강생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JFE스틸 역시 차강판 라인의 가동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일본제철소 내 구라시키 지구나 후쿠야마 지구 중에서 11월 중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문은 "JFE스틸은 태국용 자동차 강판을 일본에서 제조 수출하고 있다"며 "감산 규모는 수천 t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24일부터 28일까지 일본 내 주력 4개 공장에서 잔업을 중단함으로써 하루 생산량의 10%를 감산하기로 했다. 도요타로부터 다목적 스포츠차량(SUV)을 수탁 생산하는 히노 자동차도 일본 내 생산을 15% 줄이기로 했다.

캐논 역시 태국에서 공급받는 전자부품이 부족해지자 올해 일본 내에서 생산하는 SLR 카메라 판매량 계획을 10만대, 컴팩트 카메라는 100만대 줄이기로 했다. 캐논은 이로 인해 올해 전체 매출에서 500억엔, 순이익에서는 300억엔이 감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수 초기 감산에 들어갔던 혼다의 말레이시아 승용차 생산공장은 25일부터 아예 가동중단 상태다.

특히 태국에서 전자부품이나 완제품을 공급받던 일본 전자업체들도 직접적인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16. [매일경제]국제 설탕값 일주일새 44% ↑

쌀ㆍ고무의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설탕의 세계 2대 수출국인 태국이 물에 잠기면서 농작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5일 쌀값은 10월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고무와 설탕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 인도분 쌀 선물가격은 25일 태국의 쌀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로 5거래일 연속 오르며 파운드당 17.10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최근 한 달 새 최고치다. 지난달 말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던 쌀 선물가격은 태국 홍수 피해가 커지면서 최근 2주 새 9%나 급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농산물 거래 컨설팅회사인 '라이스 트레이더'의 제러미 즈윙거 대표는 "태국 쌀 수확량 중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300만t 정도가 줄었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난 24일 "태국 등 동남아 일대의 폭우 피해로 '심각한 식품 부족'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며 "유엔 차원에서 가격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23일 낸 보고서에서 "7월 이후 홍수로 태국 농경지의 12.5%, 캄보디아 12%, 라오스 7.5%, 필리핀 6%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고무도 중국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값이 오르고 있다. 25일 도쿄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고무 가격은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전일보다 2.2% 올라 t당 3.96엔을 기록했다.

태국의 고무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태국 고무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7월 13만t, 8월 20만t, 9월 24만t 등 최근 고무 수입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설탕 가격 역시 태국에서 사탕수수 가공 작업이 늦어지자 급등했다.

설탕과 커피원두 등을 거래하는 뉴욕인터콘티넨털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물 설탕 가격은 일주일 새 파운드당 0.8센트에서 1.15센트로 44%나 올랐다.

[서찬동 기자]


17. [매일경제]삼성전자 부품 확보 분주

◆ 태국 홍수피해 확산 ◆

태국 홍수로 인한 현지 한국 기업들의 직접적 피해는 별로 없지만 부품 조달 차질로 인한 정보기술(IT)업체들의 연쇄적인 악영향이 우려된다.

태국은 전 세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40%가량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분야 1ㆍ2위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가 태국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두 회사의 현지 공장은 계속된 홍수 피해로 가동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하드디스크용 부품 공장들도 한꺼번에 대거 침수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다. 하드디스크에 들어가는 모터를 만드는 일본전산과 자기 헤드(HDD의 데이터를 읽고 쓰는 부품) 생산업체인 TDK는 전 세계 하드디스크용 부품 생산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태국 홍수 지역에 입주해 있다.

삼성전자는 태국의 PC 부품 생산 차질을 일일 단위로 체크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물량 확보에 상당한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델과 애플 등 다른 PC 경쟁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HDD가 부족해지면 연말 성수기에 PC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 "PC 시장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PC 생산량이 줄어들면 PC에 들어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소비를 위축시켜 부품 가격 회복을 지연시키는 등 IT 시장 전반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황인혁 기자 / 정승환 기자]


18. [매일경제]EU정상회의, 부채탕감 비율 끝까지 줄다리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26일 주요 쟁점들에 대한 큰 틀의 합의는 이뤄졌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만큼 그리스 채권에 대한 부채탕감 비율,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운용 방안, 유럽중앙은행(ECB)의 역할 등을 놓고 각국 정상들 사이에 막판까지 이견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U 정상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의회 연설에서 "독일의 EFSF 부담분은 최대 2110억유로를 절대 넘지 않을 것"이라고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는 EFSF를 4400억유로로 확충할 경우 독일 몫에 해당된다.

또 메르켈 총리는 "구제금융 확충을 위해 ECB를 활용하는 어떠한 안에도 반대한다"며 ECB의 독립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날 독일 하원은 EFSF 확충 방안 제안서를 승인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국이 이견을 보인 핵심 쟁점은 무엇일까.

◆ 민간 50%이상 탕감 불가피

그리스 국채는 11월에 36억유로, 12월에 121억유로가 만기 도래한다.

1차 구제금융 6회분인 80억유로를 EU가 지원하기로 했지만 이 돈으로는 그리스의 올해 국채만기액 중 절반밖에 갚지 못한다.

결국 그리스가 스스로 빚을 갚을 수 있을 수준까지 부채를 탕감(헤어컷)해줄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민간 차원에서 빚을 21% 줄여주기로 했지만 이 정도로는 턱도 없다. 그리스는 "만일 민간이 부채를 50% 탕감해줘도 공공부채를 합치면 실제 빚은 20%밖에 줄어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대로는 못 갚으니 더 부채를 줄여달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그리스에서 받을 돈을 50%만 탕감해줘도 탈이 날 은행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프랑스 은행들이 첫 번째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들은 그리스 채권을 40% 이상 탕감해주면 유동성 위기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간 은행권이 부담을 무릅쓰고 빚을 60% 탕감해준다 해도 2011년을 기준으로 그리스 국가부채 비율은 여전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100%를 넘는다. 그리스 국가부채 비율을 무리 없이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인 GDP 대비 80%로 낮춰주려면 민간 은행권이 거의 모든 그리스 채권을 포기해야 한다(95% 헤어컷 필요).

◆ 은행 자본 확충 실행 불투명

어떤 상황이든 그리스에 돈을 빌려준 은행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대부분 은행들은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EU 정상들은 대신 자본을 확충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자본확충 과정에서 얼마의 돈이 필요할지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1080억유로를 확충하면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민간 금융회사에서는 최대 4000억유로까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평가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은행들의 자본확충 수준이 2000억유로는 돼야 한다고 추정했다.

무슨 돈으로 자본을 확충해줄지도 문제다. EFSF 돈으로 자본을 확충해주는 것은 최대 출자국인 독일이 반대하고 있다. ECB는 회원국 개별 은행에 개입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

민간시장에서는 부실 우려가 있는 은행에 돈을 빌려주려면 비싼 이자를 요구할 것이다. 이는 또 다른 위기를 낳는다.

◆ ECB 안전망 역할 어려워

EFSF를 추가로 확충해도 돈이 나가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 때문에 EU 정상 중 일부는 ECB를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 '꼼수' 짜내기에 혈안이다. 그러나 ECB는 정치적으로 독립돼 있는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의 목적과 권한은 제한돼 있다.

EU의 성명서 초안은 '우리는 유로존 내의 물가안정을 강화하는 ECB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원한다'면서 그러한 노력으로 '현재의 예외적인 금융시장 환경에서 비관행적인 방법들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8년 임기를 끝으로 퇴진하는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도 "ECB가 유로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유럽 재무부'의 창설을 위한 리스본 조약(EU 헌법 격)의 개정이 논의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유럽 재무부를 만들어 재정위기국을 수시로 감시하고 예산 편성에 개입하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각국의 재정정책 권한에 간섭할 수 있는 유럽 재무부를 만드는 데 모든 유럽 국가 의회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믿을 건 만만한 IMF?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25일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전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IMF가 최대한 유로존 문제 해결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 영향력이 큰 IMF를 재정 위기를 돕는 데 쓰자는 것이다.

그러나 IMF가 어느 정도 지원을 할지가 또 다른 쟁점으로 남는다. 이미 여러 차례 EU는 IMF에 손을 벌렸다.

최근 IMF 총재 자리를 놓고 벌인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싸움도 신경 쓰이는 포인트다.

따라서 브릭스(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들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나서서 마지못해 IMF가 눈치보듯 들어가야 모양새가 좋아진다.

그러나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브릭스 신흥국은 유럽 지원에 시큰둥하다. 기두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유럽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라"고 강조했다.

[정동욱 기자]


19. [매일경제]中 원자바오 긴축 완화 시사…물가안정과 절충 과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긴축정책 완화를 시사했다. 26일 상하이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원자바오 총리(사진)는 24~25일 톈진시 빈하이신구와 네이멍구ㆍ장쑤ㆍ산둥성 등 4곳을 시찰한 뒤 경제좌담회를 열어 "거시정책을 미리 조금씩 조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원 총리는 "거시경제정책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정도로 미리 조금씩 조정해 현금대출 총량을 합리적으로 증가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물가 안정이 여전히 거시정책에서 최우선 임무"라며 "물가 통제도 지속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겠다"고 말했다.

원 총리가 물가 안정을 강조했지만 거시정책 조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지난해 4분기 이래 처음이다. 원 총리는 그동안 정책 유연성과 적실성 등을 언급했지만 정책기조 자체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삼갔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이번 원 총리 발언을 당국의 긴축책이 지속되면서 성장 둔화가 가시화하고 유럽 재정위기가 심해져 정책 방향을 조금씩 전환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지난 3분기 9.1% 성장해 3분기 연속 하락했고 4분기엔 8%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고개를 든 상태다. 수출도 둔화해 일각에선 내년에 수출액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긴축책을 고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줘샤오레이 인허(銀河)증권 수석고문은 "이번 원 총리 발언은 전문가들이 예측한 '긴축완화 방향잡기'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로 가면서 많이 낮아질 것이란 예상도 당국의 긴축완화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원 총리 발언을 두고 시장에선 당국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올해 말께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올해 안에 중소형 은행 지준율을 내리고 내년 2분기에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쑤저우 = 장종회 특파원]


20. [매일경제]이탈리아, 독ㆍ불 압력에 밀려 연금개혁

재신임 투표에서 51번이나 승리해 '불사조'란 별명이 붙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임기를 2년 앞당겨 3개월 후 조기 사퇴한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움베르토 보시 북부동맹 대표가 퇴직연금 수령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대신, 내년 1월 총리가 조기 사퇴하기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가 25일 전했다. 내년 3월 예정된 총선도 앞당겨 총리 사퇴 직후 조기 실시하기로 했다.

양측의 합의는 지난 23일 열린 EU 정상회담에서 경제개혁안을 26일까지 내놓으라는 독일과 프랑스의 압력에 쫓겨 이뤄졌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책임을 다하라'며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다그쳤다.

24일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긴급 내각회의를 열었지만 연정 내 동맹세력인 북부동맹측의 반대로 연금 개혁안은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25일 2차 EU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다시 열린 회의에서 북부 동맹은 '총리 퇴임'을 요구했다. 대신 현행 최소 58세부터 가능한 연금 수령 연령을 67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데 합의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연금개혁과 인프라 투자 확대, 공공부문 민영화, 기업 규제 완화 등이 담긴 15쪽짜리 경제개혁안을 26일 열린 2차 EU 정상회담에 제출했다.

[서찬동 기자]


21. [매일경제]美소비자지수 2009년 3월이후 최저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2009년 3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 민간 조사기구인 콘퍼런스보드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39.8을 기록해 전달 46.4보다 하락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측치 46.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항목별로는 현재 상황에 대한 평가지수가 전달 33.3에서 26.3으로 하락했다. 앞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기대지수는 전달 55.1에서 48.7로 내려갔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며 "1년 내에 주요 선진국들이 경기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이 50% 이상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5일 호주 퍼스에서 개최된 한 비즈니스포럼에서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의미 있는 개혁을 하지 않는 한 유로존은 추락할 것이고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한 글로벌 금융시스템 붕괴 사태가 야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번 침체는 선진국에서 심각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개발도상국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도 경착륙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2013년 경착륙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은 철광석 석탄 등 국제 상품가격 급락을 가져와 호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 경제가 회복되고 그에 따라 국제 상품가격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는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 경제성장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이는 중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반면 내수는 빈약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2. [매일경제]철광석값 15개월만에 최저

철광석 가격이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자재 정보 제공업체인 플래츠에 따르면 25일 철광석 현물 가격은 t당 128.5달러를 기록해 2010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 철광석 가격이 7.2% 하락하면서 최근 26개월 동안 하루 낙폭이 가장 컸다.

철광석 현물 가격은 최근 6개월 사이에 30% 이상 하락하는 등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유동성 관리에 나서면서 중소 철강업체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남부에 있는 한 철광업체 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중소 철강업체 20~30%가 자금난으로 용광로를 폐쇄하고 있다"면서 "우리 공장도 유동성 압박으로 감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23. [매일경제][골드 어드바이스] 카드만 잘써도 신용등급 `UP`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신용등급 관리. 똑같은 소득에 똑같은 직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는 2% 안팎 차이가 발생한다. 1억원을 빌리면 200만원가량을 더 내느냐 덜 내느냐가 갈린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신용은 돈이다.

신용카드만 잘 써도 신용등급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신용등급을 올리려면 어떤 소비습관을 들여야 할까.

신용카드를 이용할 때 자신의 이용한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습관이다.

흔히 많은 직장인들이 신용카드 이용한도를 자신의 한도보다 일정 부분 낮은 수준으로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과도한 소비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카드 이용액이 신용카드 이용한도의 어느 정도 수준까지 육박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용카드 이용자가 자금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비칠 수 있어서다.

때문에 만약 목돈을 카드로 결제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먼저 신용카드 이용한도부터 늘려야 신용등급에 미치는 악영향을 막을 수 있다. 목돈을 쓰고 난 뒤 다시 이용한도를 낮추는 것도 방법이다. 또 주거래 은행을 두고 각종 금융거래를 한 은행에서 집중 거래하는 것도 신용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신용카드 역시 본인의 주거래 은행에서 발급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는 신용등급 상승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용해서는 안 되는 기능이다. 카드론은 신용대출로 간주돼 신청건수와 금액이 많아질수록 신용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현금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은 여유자금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

[최승진 기자]


24. [매일경제][표] 아파트 담보 대출금리


25.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26일)


26. [매일경제]신한, 5대 금융지주중 최대 이익

신한금융지주는 3분기 그룹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4.1%, 전분기 대비 27% 감소한 7042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그룹 순이익은 2조593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5% 증가했다. 산은금융지주까지 포함한 5대 금융지주회사 중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계열사별 3분기 실적은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45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이어 신한카드(1985억원), 신한생명(678억원), 신한금융투자(221억원), 신한캐피탈(183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6억원) 순이었다. 3분기 순이익이 2분기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2분기에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컸기 때문이라고 신한 측은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41.7% 감소한 4580억원,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한 1조8906억원을 기록했다.

또 3분기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6%, 기본자본비율은 13.0%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연체율은 각각 1.24%, 0.69%로 전분기보다 낮아졌다.

이와 함께 비은행 부문의 실적 호조도 눈에 띄었다. 신한카드는 3분기 순이익이 198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40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4% 늘어났다.

신한생명은 3분기 순이익이 67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7.6% 급증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9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 늘어났다. 특히 신한생명은 3분기 누적 수입 보험료가 2조989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8%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정홍 기자]


27. [매일경제]내년 성장률 3.7% 환율 1100원…금융硏 전망

우리 경제는 내년에 올해 예상성장률 3.9%보다 0.2%포인트 낮은 3.7%에 그칠 전망이다. 또 달러당 연평균 원화환율은 1100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연구원의 이명활 선임연구위원은 26일 '2011년 금융동향과 2012년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내년 경제상황을 전망했다.

3.7% 성장률은 지난달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3.6% 성장률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지만 유럽 재정위기, 미국 더블딥 우려, 가계부채문제 등의 여파로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런 위기에 대한 해법이 가닥이 잡히면서 상반기보다는 좀 나을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 더딘 세계경제 회복세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올해 4.3%에서 내년 3.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유가가 완만한 하락세를 지속해 올해(154억달러 전망)보다 다소 축소된 128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하겠으나, 연평균 금리는 올해와 비슷한 3.7%를 예상했다. 기준금리 역시 국내 경기가 안정되면서 내년 하반기에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당 원화 환율은 상고하저로 상반기에 1130원, 하반기에 1070원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1100원으로 올해 평균수준과 비슷하다.

차영환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앞서 예산안 제출 때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4.5%로 전망했으나, 현재 미국과 유럽 악재로 조정작업을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과 정부 부처에서 경기관련 주요 지표를 매일 점검하며 대내외 위기상황에 신속하고 면밀히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내년엔 물가안정ㆍ성장안정 등 경제변동성을 줄이는 경제안정 노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28. [매일경제]생보사 `빅3` 연이은 리니언시 악용…개선책 시급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명보험사 빅3'가 리니언시(leniencyㆍ담합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를 재차 악용(惡用)한 것으로 25일 확인되면서 중소형사의 불만과 현행 리니언시 제도 허점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생보사 변액보험 관련 담합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생보사들이 변액보험의 최저사망보험금 등을 담합한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과징금 규모가 발표된 지난 개인보험 담합 건보다 사안이 더 크다. 지난번에는 생보사 12곳이 과징금 조치를, 4곳이 시정명령 조치를 받았지만 이번에는 22곳 생보사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3의 자발적인 담합 신고가 공정위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이 가장 먼저 변액보험 담합에 대해 자진신고를 하자 눈치를 보던 대한ㆍ교보생명이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개인 보험예정이자율 담합 리니언시 당시 교보생명에 자진신고 1순위를 빼앗긴 삼성생명 처지에서는 변액보험 담합 혐의 건에서라도 과징금을 깎고 싶었을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앞장서지 않았다면 변액보험 담합에 대한 공정위 조사는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리니언시 여부에 대해 아직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자진신고 1순위인 삼성생명이 과징금 전액을, 2순위인 대한생명이 과징금 절반을 감면받을 가능성이 높다. 교보생명에는 변액보험 담합에 대한 '조사 협조'를 이유로 일부 과징금 감면 혜택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예정이자율 담합으로 인한 과징금 부과 당시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교보생명은 과징금 전액인 1342억원을, 삼성생명은 70%인 1104억원을 감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생명은 자진신고를 하고도 삼성생명보다 한 발짝 늦어 자진신고 2순위까지만 적용되는 감면 혜택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한생명은 공정위에서 '조사 협조' 명목으로 기존 과징금의 20%에 해당하는 121억원을 면제받았다.

빅3의 리니언시 제도 악용 재연에 중소형 생보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국내 보험업계는 시장점유율이 54%에 달하는 빅3의 결정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인데 빅3가 앞장서서 리니언시를 하면 다른 생보사들만 앉아서 당하는 꼴"이라며 "대형 생보사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도 "최악의 리니언시 제도 악용 사례가 두 번이나 발생했다"며 "심지어 빅3가 지금도 리니언시 담합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보험 이율 담합과 변액보험 담합은 별개 사안이므로 빅3의 리니언시 재연이 맞다"고 지적했다.

담합을 주도한 업체가 리니언시 제도를 통해 과징금을 감면받는 기형적인 현상이 재연되면서 리니언시 제도가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리니언시 제도의 최대 장점은 효율성이다. 파악이 불가능한 사건도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하면 적발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재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생보사 건도 리니언시 제도가 없었다면 적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언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현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처럼 담합을 주도하거나 가장 많은 이득을 얻은 기업이 전액을 감면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1순위 100%, 2순위 50% 감액 수치를 절대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되고 담합 주도 여부와 조사에 응하는 성실도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영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초 신고자 전액 감면은 필요하지만 2순위도 무조건 50% 감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유럽처럼 2순위 신고자는 사정당국에 가져오는 증거의 질을 따져서 감면 비율을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유태 기자 / 석민수 기자]


29. [매일경제]금융권 올해 고졸 3000명 뽑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은행연합회 등 5개 금융업협회는 26일 고졸인력 채용 활성화와 교육기부 확산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은행ㆍ금융투자ㆍ보험ㆍ여신전문업 등 금융권은 올해 고졸 인력을 당초 계획보다 443명 늘어난 2978명 채용하기로 했다. 내년 2799명, 2013년 2941명까지 포함하면 3년간 총 8718명을 뽑을 예정이다.

협약에는 은행연합회 외에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가 참여했다. 협약식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과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은행회관에서 열렸다.

교과부와 5개 금융업협회는 협약에 따라 고졸 취업자에게 야간ㆍ사이버대학 진학 등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실무교육 중심인 고교 커리큘럼을 공동 개발하며 특성화고 교원을 대상으로 금융회사 연수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권은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금융 분야의 다양한 진로와 직업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교과부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이를 지원하고 우수기관에는 '교육기부 마크'를 부여할 예정이다.

[김선걸 기자]


30. [매일경제]기업銀 인출 수수료 폐지

기업은행은 영업시간 외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할 경우 관행적으로 부과해오던 수수료 할증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행 ATM에서 영업시간 후 현금을 인출할 경우 기존 500원이던 수수료를 영업시간과 같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업은행 ATM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현행 10만원 이하는 600~1000원, 10만원 초과 시 1200~1600원이던 수수료가 각각 500원과 700원으로 업계 최저 수준까지 내려간다.

이와 함께 타행 ATM을 이용해 출금할 때는 기존 1000~1200원인 수수료를 700원으로 내리고, 송금할 때도 500~700원으로 현행 수수료의 50% 수준으로 조정한다.

나아가 기업은행은 이미 수수료 면제 혜택을 받는 기초생활수급자 이외에도 차상위계층과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국가유공자 등 사회소외계층으로 ATM 수수료 면제 대상을 넓히고 65세 이상 노령자의 감면율을 20%에서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수수료 인하는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다음달 중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전정홍 기자]


31. [매일경제]LG전자 4분기 LTE폰으로 반격

"휴대전화가 실적 발목을 잡는 것은 이번까지다. 4분기부터는 LTE(롱텀에볼루션)폰과 시네마 3D TV로 반전을 노린다."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LG전자가 3분기에는 부진한 실적을 올렸지만 LG 안팎에서는 4분기와 내년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회계 기준으로 매출액 12조8973억원, 영업손실 319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0.3%,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1852억원, 24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흑자를 이어왔다.

TV, 가전, 에어컨 등은 선전했지만 휴대전화가 여전히 문제였다. 휴대전화 등 MC(Mobile Communications) 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2조7624억원, 영업손실 1388억원을 기록했다. 휴대전화만 놓고 보면 영업손실은 1399억원으로 더 늘어난다. 손익 관리를 위해 피처폰 물량을 줄인 데다 보급형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원' 판매가 감소하면서 휴대전화 전체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줄어든 2110만대를 기록했고, 매출액도 14.9%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스마트폰 매출 감소와 원화값 급락 여파로 전분기 539억원보다는 늘었다.

TV 등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는 매출액 5조3685억원, 영업이익 1011억원을 기록했다. 미국ㆍ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과 판매단가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0.9% 줄었지만 시네마 3D TV, 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좋아졌다. 유럽시장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 매출이 증가하면서 평판 TV 판매량은 3분기 사상 최대인 680만대를 기록했다.

가전 등 HA(Home Appliance) 사업본부는 매출액 2조7027억원, 영업이익 70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과 한국시장 판매 호조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7%나 늘었다.

에어컨, 에너지솔루션 등 AE 사업본부는 매출액 9977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시장과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에어컨 판매량 증가로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정도현 LG전자 부사장(CFO)은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한국 시장 기준 LTE폰 출시 열흘 만에 15만대를 공급했고, 4분기에는 북미와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4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도 LG전자가 3분기를 바닥으로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백종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부진의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가 9월 원화값 급변에 따른 환차손이기 때문에 3분기를 바닥으로 내년 2분기까지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것이란 당초 예상에는 변함이 없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올해 말 LTE폰이 한국과 미국 등에서 본격 판매되면 스마트폰 비중이 21%에서 30% 가까이 올라가 4분기에는 적자 대부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24% 오른 주당 7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재만 기자 / 전범주 기자]


32. [매일경제]아이폰4S 내달 한국판매

이달 초 공개된 애플의 신형 아이폰인 '아이폰4S'가 다음달 한국에서도 출시될 예정이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5일 국립전파연구원에 아이폰4S의 전파인증을 신청했다. 보통 전파인증 기간은 일주일 정도다.

따라서 다음달 초 전파인증을 통과하면 통신사의 망연동테스트를 거쳐 11월 중으로 아이폰4S가 국내에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아이폰4S가 전파인증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는 KT와 SK텔레콤이 아이폰4S를 동시에 출시하게 된다. 구체적인 초도물량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아이폰4 사례에 비춰보면 통신사당 10만~20만대 수준일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10월 말 아이폰4S의 전파인증이 끝나면 망연동테스트를 하게 되는데 1~2주가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11월 안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공개된 뒤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4S는 애플의 공동창업자이자 전 CEO인 스티브 잡스의 사망과 맞물려 판매 첫 주말 사흘간 4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작인 아이폰4(170만대)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국내에서도 잡스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고 2009년 11월에 '아이폰3GS'를 구입한 이용자들의 약정 기간이 끝나는 시점이기 때문에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011년 말 스마트폰 교체 수요는 약 100만명으로 추정된다.

[김명환 기자]


33. [매일경제]싸이월드 해외 재도전…7개 언어 지원하는 글로벌 사이트 오픈

원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가 7년 만에 다시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린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6일 싸이월드 서비스를 여러 언어로 제공하는 글로벌 사이트(global.cyworld.com)를 시범 오픈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 글로벌 사이트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간체, 번체), 독일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하고 미니홈피, 클럽, 선물가게 등 싸이월드의 핵심 서비스로 구성됐다.

SK컴즈는 11월 초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글로벌 사이트의 모바일 버전도 내놓을 계획이다.

글로벌 싸이월드 사이트는 기존 국내 서비스에 비해 단순하게 설계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디자인에 군더더기를 없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단순한 UI의 서비스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가입도 쉬워졌다. 첫 화면에서 200여 개 국가 중 하나를 선택한 후 이름, 이메일, 비밀번호, 성별과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가입할 수 있다.

이미 싸이월드 ID가 있는 국내 이용자들은 기존 ID를 이용해 전 세계 싸이월드 사용자들과 일촌을 맺는 등 교류할 수 있다.

SK컴즈는 "앞으로 하나의 서비스를 여러 언어로 제공하는 '원 플랫폼 멀티 랭귀지 전략'을 강화하겠다"며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물리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SK컴즈는 다음달 7일 공식 기자간담회를 하고 글로벌 싸이월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이번 싸이월드의 글로벌 사이트 오픈은 7년 만에 세계시장에 재진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싸이월드는 2005년 일본, 미국, 중국, 베트남 등 6개국에 진출했지만 2008년 3월 유럽 법인을 접은 데 이어 2009년 8월과 지난해 2월 일본과 미국에서도 철수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에서만 일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싸이월드의 세계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싸이월드는 1세대 SNS로 현재 26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황지혜 기자]


34. [매일경제]현대차 직원 4500억 `대박`…`無쟁의` 임단협 주식 포상

올해 파업이 없었던 현대차가 45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전 직원에게 푼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상 무쟁의 타결을 조건으로 약속한 무상주를 오는 31일 전 직원 5만6500여 명에게 1인당 35주씩 한꺼번에 지급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른바 '무쟁의 주식'으로 현대차는 2007년부터 파업을 하지 않는 해에는 그 보상으로 무상주를 지급하고 있다.

올해는 직원 한 사람이 받는 주식 가격이 790만여 원(25일 종가 22만8000원 기준)으로 전체 주식 총액은 450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지급한 주식 총액 규모로는 사상 최대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직원들의 애사심과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해 2007년 30주를 시작으로 2009년 40주, 2010년 30주, 2011년 35주 등 파업이 없던 해에는 주식을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2007년 당시 7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올해 3배까지 올랐다. 파업을 하지 않은 4년간 회사가 지급한 무상주는 1인당 135주로 이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면 무쟁의 대가로 3000만원 상당을 성과급으로 받은 셈이다.

현대차는 회사 주가가 해마다 오르고 있는 가운데 무쟁의는 곧 무상주 지급이라는 관행이 정착되면서 파업보다 합리적인 교섭을 바라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무쟁의 주식 지급 제도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35. [매일경제]웃고 울고 토라지고 감정 표현하는 `깜찍 로봇`

#1. 노래에 맞춰 천천히 걸어나온다. 양쪽을 두리번거리며 약간 긴장한 듯하더니 손을 흔들고 무대를 향해 인사한다. 사람이 나타나자 "제 꽃을 받아주시면 영광이겠습니다"라면서 꽃을 전달한 데 이어 "한번 안아주시겠습니까"라고 말을 건네며 팔을 벌린다.

#2. "우와 뽀로로다~." 노래가 나오자 손가락을 꿈적거린다. 고개를 까딱이더니 몸통과 무릎을 움직이며 리듬을 탄다. 노래에 맞춰 립싱크를 하고 윙크를 한다. 쑥스러움을 타는 대여섯 살짜리 아이와 비슷한 몸짓이다.

키 120㎝, 몸무게 43㎏인 휴머노이드 로봇(인간과 닮은 로봇) '키보' 얘기다. 동그란 얼굴로 울고 웃고 말을 건네는 등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키보는 27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로보월드 2011' 행사에 한국 대표 로봇으로 소개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최근 개발을 마친 키보는 얼굴이 있고 두 발로 걷는 휴머노이드다.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을 내린 후 정교하게 반응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들으면 눈썹을 올렸다 내리면서 눈을 흘기고 앞사람이 웃으면 입꼬리를 올리며 따라 웃는다.

작은 컴퓨터 역할을 하는 30~40개 칩이 장착돼 모터를 제어하는 덕이다. 키보 눈 부분에는 얼굴 인식 카메라가, 얼굴 옆쪽에는 음성 인식 마이크가 장착돼 사람의 표정과 말을 인식할 수 있다.

키보 개발을 담당한 김문기 KIST 프런티어 지능로봇사업단장은 "기존 로봇이 그저 더 빨리 잘 걷도록 개발됐다면 키보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스스로 결정하고 표현하도록 개발됐다"며 "국내외 인간ㆍ로봇 간 상호작용 연구 등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보는 사용자 얼굴과 위치, 움직이는 물체를 인식하기 때문에 사용자와 눈을 맞춘다. 7~8㎝ 봉제인형이나 작은 꽃다발 크기 물체를 집어서 전달할 수 있다. 노래에 맞춰 입을 뻥긋하거나 화를 내고 토라지는 등 10여 가지 표정을 짓는다. 시속 0.54㎞로 걷고 고관절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옆이나 뒤로 회전해 '좌로 돌아' '우로 돌아'가 가능하다.

키보는 토스트를 쟁반에 올려 갖다주는 가사도우미 로봇인 '마루'보다 진일보했다. KIST 첫 로봇인 마루에 비해 사람을 더 닮았고 이벤트 MC용 로봇으로 개발돼 여자 아나운서 목소리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적절한 제스처를 취할 줄 안다.

이는 로보월드에서 소개되는 외국 로봇들과 비교해도 매우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행사에서 소개되는 프랑스의 '나오'는 키가 50㎝밖에 안 돼 로봇 축구 등 제한된 목적에만 쓰이고 영국의 '로보데스피안'은 인간과 비슷한 생김새의 얼굴이 있지만 걷지는 못한다.

키보가 선보이는 국내 최대 규모 로봇행사인 로보월드에선 매년 200개 이상 로봇 관련 기업ㆍ기관에서 개발한 로봇들과 원천기술을 소개한다. 키보는 행사기간 중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5회, 매회 10분간 시연을 한다.

[이유진 기자]


36. [매일경제]미래 생활 바꿔놓을 유망기술

초능력자들이 등장하는 외국 영화에서는 사람 몸에 상처가 나도 새살이 금방 돋아 아무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흠집이 난 갑옷이나 부러진 칼도 마찬가지다. 두 동강이 난 칼자루를 가만히 쥐고 있으면 금세 다시 붙어버려 새것이 된다.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 5~10년 뒤면 실험실에서 가능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26일 향후 구현할 수 있는 미래 유망 기술 10개를 선정했다. KISTI는 첨단 정량 정보분석과 분야별 전문가 정보분석 기법을 활용해 유망 기술 37개를 선정하고 사회적 요구와 파급력 등을 고려해 10대 유망 기술을 가려냈다.

미세한 균열을 없애고 빈틈 없이 만드는 '셀프힐링(자가치유ㆍself-healing)' 기술은 이미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이는 특정 소재가 외부 힘에 의해 손상됐을 때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신소재 관련 기술이다.

소재 안에 마이크로 캡슐과 촉매를 넣으면 외부 충격으로 마이크로 캡슐이 깨졌을 때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촉매와 반응한다. 이 화학반응으로 만들어진 물질이 균열을 메우면서 접착제 기능을 해 손상된 부위가 자동적으로 보강된다. 이 기술을 콘크리트에 적용하면 물속에 잠겨 있는 다리 기둥에 균열이 생겨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마이크로 캡슐과 촉매 반응으로 만들어진 새 콘크리트가 틈에 스며들어 단단해진다.

KISTI 측은 "한 번 손상된 금속이나 유리, 바이오 물질 등 다양한 재료를 재생시킬 때 이 반응을 이용하면 직접 수리가 어려운 손상 부위를 수리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우주선 노즐이나 항공기, 증기터빈 블레이드 등 사람이 수리하기 힘든 극한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10년 뒤에는 다이아몬드가 '차세대 반도체'로 개발돼 컴퓨터 안에 장착될 가능성도 높다. 탄소원소로만 구성된 다이아몬드는 전기적으로 부도체지만 다른 원소를 넣으면 반도체 특성을 띤다는 특성을 응용하는 기술이다. 이를테면 붕소(B)를 넣은 다이아몬드는 P형 반도체 성질을 띠면서도 기존 실리콘 전극보다 부식에 강해지는 특징을 갖는다. 기존 실리콘 전극을 아예 대체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기존 반도체는 온도가 150도보다 높아지면 반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다이아몬드 반도체는 200도 이상 고온에서도 제 속도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지진에 견디는 내진설계와 지진을 제어하는 제진설계를 둘 다 갖춘 스마트 면진(免震) 시스템과 미생물 연료전지 기술, 이미지와 동영상 등으로도 검색이 가능한 콘텐츠 기반 검색기술 등도 10대 유망 기술에 선정됐다.

이일형 KISTI 기술정보분석실장은 "5~10년 사이에 이러한 기술들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ISTI가 뽑은 10대 미래 유망 기술은 28일 매일경제신문사 후원으로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1 제6회 미래유망기술세미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유진 기자]


37. [매일경제]뇌는 어떻게 기억을 업데이트하나

◆ 알쏭달쏭 과학세상 ⑤ ◆

우리가 만약 이사를 갔다면 뇌가 옛 정보 대신 새 정보로 바꿔주어야 새 집을 찾아갈 수 있다. 과음 등으로 판단력이 흐려지면 뇌가 바뀐 정보를 떠올리지 못해 이전 집을 찾아가는 일도 생긴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과거 경험에서 얻은 기억을 새 정보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것은 인지기능의 유연성 덕이다.

주변 환경 변화에 따른 현재 정보들을 적극 이용해(정보 갱신) 개체 생존에 더 유리한 새로운 학습과 기억, 의사결정을 이끌어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런 인지기능의 유연성이 없다면 우리는 새 집을 찾지 못하거나 새 건물이 들어서 거리 풍경이 바뀌면 다른 장소로 인지하게 될 것이다.

기억의 유연성은 뇌 신경세포 신호전달 시스템과 관계가 있다. 새로운 정보를 기억할 때 뇌 신경세포 접합부(시냅스)는 신경전달물질을 활발히 전달한다. 신호가 많이 전달되는 이 과정을 '시냅스 강화'라고 부른다.

두뇌활동을 활발히 하면 시냅스 강화가 왕성해진다. 머리가 잘 돌아간다는 비유는 마치 회로와 같은 뇌세포 활동 방식을 볼 때 매우 잘 들어맞는 설명이다. 뇌의 시냅스가 신경전달물질을 빠르게 막힘없이 전달해야 두뇌가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술이 덜 깼을 때 말이 어눌해지는 것은 시냅스가 일부 끊어지거나 막혀 우회 경로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냅스 강화만 있다면 우리는 기억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없다. 정보를 대체하려면 기존 정보를 약화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시냅스 저하'라 부른다. 시냅스 강화와 저하를 반복하며 뇌는 기억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셈이다. 끔찍한 사고를 겪은 뒤 충격이 지워지지 않는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PTSD)도 시냅스 저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강봉균 서울대 교수팀은 최근 'PI3K감마'라는 인산화 효소가 기존 정보를 약화시키는 시냅스 저하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 효소가 없으면 뇌는 옛 정보를 새로운 정보로 대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강 교수팀은 일화와 의미를 기억하는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해마(대뇌 양쪽 측두엽에 위치)에서 PI3K감마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 효소를 제거하거나 PI3K감마 억제제를 사용한 생쥐는 기억과 학습능력, 판단력이 떨어졌다.

강 교수는 "물에 띄워 놓은 나무조각(생쥐가 물에서 쉴 수 있는 플랫폼) 위치를 바꾸면 효소를 없앤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보다 이전 위치를 찾아가려는 경향이 많다"며 "새 정보를 얻어 학습한 뒤 이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시보 기자]


38. [매일경제]소폭 때문에 소주·맥주 판매↑…위스키 소비는 줄어

'이제는 소폭이 대세?'

소주와 맥주 소비량이 3년 만에 반등했다. 반면 양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모임 등이 잦아져 소주와 맥주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하지만 양주는 음주문화가 순한 술 중심으로 바뀌고 테킬라 등 주종이 다양화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회식자리에서도 맥주에 양주 대신 소주를 섞는 '소폭'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량이 줄고 있다.

26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8월 맥주 출고량은 124만9799㎘로 지난해 같은 기간(121만2946㎘)보다 3% 늘었다. 국내 맥주 소비량이 늘어난 것은 3년 만이다. 1~8월을 기준으로 한 맥주 출고량은 2008년 127만7777㎘에서 2009년 124만5228㎘, 지난해 121만2946㎘ 등으로 줄어들다 올해 반등했다.

소주도 2008년부터 꾸준히 줄어들다 올해 소폭 늘었다. 1~8월 소주 출고량은 전년 동기(80만1150㎘)보다 1%가량 늘어난 80만9891㎘로 집계됐다. 1~8월 기준 소주 출고량은 2008년 84만7602㎘에서 2009년 83만1765㎘, 지난해 80만1150㎘ 등이었다.

이에 비해 위스키는 여전히 약세다. 26일 업계가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위스키 출고량(1~8월 기준)은 2008년 196만1000상자, 2009년 164만9000상자, 2010년 173만5000상자에 이어 올해는 158만7000상자로 집계됐다. 3년 전보다 위스키 출고량은 약 20% 줄어든 것.

소주의 저도화와 보드카 등 주종이 다양화한 것도 이 같은 트렌드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알코올 도수 17도 이하 순한 소주는 4만5209㎘가 출고돼 전체 희석소주 시장에서 7.52%를 점유했다. 상반기 기준 저도 소주 출고량은 2008년 2852㎘에서 2009년 6514㎘, 작년 1만9851㎘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보드카는 매년 20%, 테킬라는 매년 10%가량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샴페인도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맥주와 소주의 증가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와 소주의 감소세가 주춤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주종인 데다 소주와 맥주의 증가세가 1~3%에 불과해 큰 추세를 보려면 연말까지 성적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39. [매일경제]차이나 디스카운트…왕서방 "홍콩 갈래"

2009년 5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원양자원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타진 중이다. 중국원양자원은 2차 상장을 염두에 두고 홍콩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사전 시장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홍콩 2차 상장문을 두드리는 초기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한국 증시에서 중국 업체가 저평가받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문제 때문에 2차 상장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중국원양자원이 그간 차이나 디스카운트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홍콩 음식료기업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5~30배에서 거래되는데 원양자원은 PER가 3배도 안 된다"며 "홍콩 증시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 한국에서도 디스카운트가 자연스레 해소될 것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홍콩 2차 상장의 최대 목표는 한국 증시에서의 저평가를 벗기 위한 것"이라며 "2차 상장을 하더라도 한국에서 주식가치 희석이 없게끔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경영진에서 강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중국원양자원은 양호한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러 악재에 시달려 왔다. 이 기업의 사실상 모체인 자회사 복건성연강현원양어업은 지난 2분기에만 영업이익 305억원, 매출 501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45%, 41.84% 증가한 것이다. 5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3년간 낸 셈이다. 중국원양자원은 ㎏당 200~300위안을 호가하는 고급 어류인 우럭바리(56.5%), 상어 지느러미(10.1%) 등을 취급하고 있다.

회사 측은 꾸준한 실적에도 주가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저평가됐다고 주장한다. 중국원양자원은 2009년 7130원으로 상장된 이래 52주 최고가 1만3550원을 찍었다. 그러나 26일 기준 주가는 6210원이다. 업체 측은 "실적과 관련없는 영업외적인 요소로 주가가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유상증자 철회 논란이다. 중국은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먼저 여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한국은 안건이 결정된 뒤에야 이사회를 통해 이를 발표한다. 이런 문화적 차이가 있다 보니 한국 투자자들은 중국원양자원이 올린 주주총회 공시를 보고 업체가 이미 증자를 결정한 상황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중국원양자원은 본의 아니게 증자를 '철회'한 것처럼 시장에 인식됐다. 이 밖에 중국원양자원은 실제로 조업하는 선박이 없다는 루머에 대응해 직접 애널리스트와 기자단을 이끌고 조업 현장 답사까지 간 적도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디스카운트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논리를 내건다. 금감원은 중국원양자원이 기업공개(IPO) 시 최대주주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보고 제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PO 때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운 혐의가 있다고 보고 제재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살피자는 의미다. 금감원은 중국원양자원 측이 중국법상 적법한 신탁 절차가 있었다고 주장해도 한국에 상장하는 이상 국내 증권신고서 작성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중국 기업들도 상장 시 최대주주를 제대로 신고했는지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했다.

중국원양자원이 '중국 대장주'라는 점에서 다른 중국업체의 홍콩행(行)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중국원양자원은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 중 시가총액이 4500억원 규모로 가장 크다. 중국 기업 15곳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에서 24%를 차지한다.

한편 홍콩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원양자원의 홍콩 2차 상장에 대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한 기관투자가는 "한국에서 불거졌던 중국 기업의 회계 이슈에 대해 들은 바 있어 조심스럽다"며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와 홍콩 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점을 미루어 볼 때 2차 상장을 해도 큰 이득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용범 기자 / 서유진 기자]


40. [매일경제]EU정상회의에 숨죽인 증시…거래량 바닥

코스피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라는 이벤트를 앞에 두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전일 EU 재무장관회의가 취소됐다는 소식과 함께 하락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26일 장중 내내 혼조세를 지속하다 전일 대비 0.30%(5.66포인트) 오른 1894.31로 마감했다.

이날 시장을 끌어올린 것은 사람(투자 주체)이 아니라 기계(프로그램 매매)였다. 투자자들은 모두 방향을 잡지 못했다. 개인은 이날도 총 514억원의 주식을 팔며 이번주 내내 '팔자' 행진을 계속했다.

이틀 내내 주식을 사들이던 외국인도 26일에는 959억원 소폭 매도세를 보였다. 오전 내내 주식을 팔던 기관은 장 마감 20분 전부터 주식을 다시 사모았지만 순매수 물량은 495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미리 설정한 기준에 따라 바스켓에 담아놓은 주식을 자동으로 사고파는 프로그램 매매만 홀로 매수세를 보이며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159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개인, 기관이 장중 팔아치운 주식 총 979억원어치를 모두 만회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가 주가 하락을 막는 지지대로 작용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사실 이들의 역할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사실 이날 장을 방어할 수 있었던 배경도 프로그램 매매 자체의 규모가 컸다기보다는 투자 주체들이 주식을 내놓는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금액은 5조6228억원에 불과했다. 한창 거래가 활성화되던 때인 지난 8월 9일 거래대금이 13조5000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국시간으로 27일 새벽에 발표될 EU 정상회의 결과가 나와야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시장이 EU 정상회의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1차 정상회의가 진행된 이후 이미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충분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새봄 기자]


41. [매일경제]안철수硏 어쩌다가…`정치 테마株` 전락

안철수연구소가 연이틀 급락세를 보이면서 전형적인 테마주 몰락을 보여줬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26일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14.82% 밀리며 하한가에 근접한 7만24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24일 10만원을 찍으며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던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전날 하한가를 포함해 이틀간 27.6%나 추락했다.

이 기간 중 날아간 시가총액만 2700억원을 웃돈다.

안철수연구소는 8월 말까지만 해도 실적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탄탄한 '가치주' 대접을 받았다. 지난 7월 13일 전년 동기 대비 76.9% 급증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8월 초 터진 소버린 쇼크에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

하지만 9월 1일 이 회사 주식 372만주(37.1%)를 보유한 최대주주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시사하면서 '뉴스에 울고 웃는'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9월 6일 안 원장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후보직을 양보하면서 주가는 다시 내림세를 걸었다. 하지만 이달 3일 박원순 씨가 범야권 서울시장 경선에서 승리하자 주가는 미친 듯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3만6000원에 그쳤던 주가가 안 원장이 박 후보 공개지지를 선언한 다음날인 이달 24일 10만원까지 한 달 새 세 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하지만 '이슈가 시작하면 오르고, 확정되면 떨어진다'는 테마주 속설처럼 서울시장 보궐선거 하루 전인 25일부터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선거 당일인 26일 하루 동안에도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춤을 췄다.

장 초반 하한가로 떨어졌다가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한때 7% 선까지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결국 하한가 언저리로 끝났다.

한편 대표이사가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이라는 이유로 소위 '나경원 테마주'로 분류되는 한창은 이날 14.93% 상승해 상한가인 562원으로 마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가치 상승 등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그럴듯한 포장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게 테마주의 속성"이라며 "거품이 걷히고 나면 후유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42. [매일경제]초엔고시대 핵심 수혜株, 수출은 현대·기아차…내수는 GKL

유럽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 조짐에 달러당 엔화값이 75엔대까지 급등하는 초(超)엔고 현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와 일부 전기전자(IT) 업종의 실적 개선에 환율효과가 한몫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 초엔고에 견디기 힘들어진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자존심을 버리고 국내 부품 수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쟁력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아울러 일본 관광객 증가에 따라 GKL 등 카지노관광 관련 업종의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는 우리나라 제조업과 비교하면 달러당 엔화값은 100엔 정도를 중립적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는 25% 정도 낮은 수준"이라며 "일본 자동차업체의 현지화 비중이 높아져 엔고 민감도가 떨어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10% 내외의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당 엔화값이 100엔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10월로 그 이후 꾸준히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현대ㆍ기아차는 환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나 최근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초엔고 현상이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현대ㆍ기아차의 실적 상향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전망이다.

초엔고는 현대ㆍ기아차뿐 아니라 일부 자동차 부품업체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2년 동안 엔고가 있었던 시기에 펀더멘털과 수익률을 상회한 대표적인 종목은 자동차 부품의 에스엘과 S&T대우"라며 "엔고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도요타 혼다 등 국내 부품업체의 부품은 쳐다보지도 않았던 일본 자동차업계가 최근 들어 엔고에 허덕이자 수입 여부를 타진 중인 점도 고무적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자동차업계의 마진이 떨어져 재무적인 방법으로 돈을 벌지 못하면 수익을 못 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혼다 도요타가 국내 프레스업체들을 찾아왔다는 얘기가 들릴 만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과 해외 시장에서 경합하는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업종도 일부 수혜가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 수입부품의 원가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충분히 세트(완제품) 판매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 혜택으로 상쇄할 수 있는 구조라 엔고의 혜택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엔고에 따른 일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은 GKL 등 카지노 관련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지노업체 가운데 GKL의 일본인 비중이 가장 높다"며 "엔고로 인한 실적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GKL의 일본인 드롭액(한화로 환전한 게임액수) 비중은 30% 초반에 달한다.

그러나 이전에 비하면 엔고에 따른 증시 수혜업종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철강 화학 조선 건설 등 타 업종을 분석해 보면 일본을 이미 멀찌감치 따돌렸거나 해외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대상이 아니라 원고 수혜 대상은 이전보다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황형규 기자]


43. [매일경제]연기금투자풀 주식 수익률 신통찮네

예탁 규모가 9조원에 달하는 연기금 투자풀이 최근 주식 투자에서 벤치마크보다 못한 수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7개 운용사 중 6개 운용사 실적이 벤치마크를 밑도는 성적을 냈다. 주식 투자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채권 투자에서 손실을 만회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려면 주식 운용능력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기획재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연기금 투자풀은 순수주식형 투자에서 -5.14% 수익률을 냈다. 이는 운용사들이 벤치마크로 삼은 기준보다 0.99%포인트를 하회하는 실적이다. 지난 8월에는 -11.33% 수익률을 기록해 벤치마크를 0.42%포인트 밑돈 데 이어 상대적으로 운용 실적이 더 나빠진 것이다.

지난 8~9월 폭락장세에서 저조한 실적을 거둔 셈이다. 운용사별로는 SEI에셋운용만이 벤치마크 대비 상회(0.34%포인트)하는 실적을 냈다. 동부운용, KTB운용, KB운용, 한화운용, 동양운용, 한국운용 등은 모두 벤치마크보다 못한 실적을 냈다.

우량채권형 투자에서는 상당한 성과를 냈다. 동양운용이 2.51% 수익률을 달성해 벤치마크를 1.53%포인트 초과했다. 하나UBS, 교보악사, 골드만삭스, 미래에셋, 한화운용 등이 모두 벤치마크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개별 기금이 갖고 있는 자투리 자금에 대한 수익률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최근 들어 연기금 투자풀에 투자 위탁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만 투자 위탁이 1조9400억원 늘어났다.

■ <용어정리>

연기금 투자풀 : 각 부처 산하 기금의 여유자산 운용수익률을 높이고 안정적인 관리를 하기 위해 2001년 말 도입한 재간접투자 제도다. 지난 7월 규정이 개정돼 지방자치단체 산하 기금들도 풀에 참여할 수 있다.

[박용범 기자]


44. [매일경제][마켓레이더] 1900 위에서는 추가매수 자제를

어제 서울시장 선거가 있었다. 내년 2012년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정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3월 러시아 대선, 4월 프랑스 대선과 한국 총선, 9월 중국 정권 이양, 11월 미국 대선, 12월 한국 대선은 중요한 이벤트다. 정치 변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중차대한 의사결정에 장애 요인이 많다는 것이라 유럽 재정위기, 미국 금융위기가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긴 어려울 것 같다. 정치적 지능(IQ)을 키워야 할 때다.

최근 유럽 각국 리더들이 재정과 금융위기 타결을 위한 깊이 있는 논의를 시작하면서 유로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주식시장은 큰 폭의 베어마켓 랠리를 시현했다. 그러나 사람들 기대감 대비 경제 현실은 많은 온도 차이가 있으며 글로벌 경제 환경은 아직은 그리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유럽 재정위기에 정신이 팔려 미국 경제 현실을 간과한 측면도 있다. 최근 발표된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39.8을 기록해 31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왔다. 제한된 일자리, 주택가격 하락으로 불투명한 경기 전망이 소비자 염려를 키우고 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숨겨진 부실이나 테일 리스크(Tail Risk)를 한 번 더 짚어봐야 할 것이다.

중국도 최근 2년간 과도한 신용 확장과 이에 따른 부실로 인해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 가을 정권교체를 앞두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부실을 최대한 많이 떨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어려운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10월에는 한 자릿수로 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한국 수출증가율이 전 세계 무역 규모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선행지표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 규모 감소는 향후 글로벌 성장이 둔해질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최근 코스피가 1900선까지 반등했지만 혹자는 12개월 포워드 주가순익비율(PER)이 9배에 불과하므로 아직도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내년 기업 이익이 올해 대비 13% 증가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능하다. 한국의 주요 수출국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기 시작한다면 내년 한국 상장기업 이익 증가분이 올해 이익 증가분인 7%를 넘어서기가 어렵다. 만약 내년 이익이 올해와 같다면 현재 주가 밸류에이션은 12개월 예상 PER 기준으로 10배가 넘어 저평가 수준은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안도 랠리가 거의 끝나가며 시장은 제한된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1900선 위에선 추가 매수보다는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유럽과 미국이 파국 방지를 위해 국가 부채ㆍ은행 부실, 주택 가격 하락과 관련한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어 지난 8~9월에 목격했던 급락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 이익 증가도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성필 한국證 고객자산운용 본부장]


45. [매일경제]MKF지수


46. [매일경제]분양 뜸했던 지역서 속속 공급 재개

수도권에서 지난 2년간 분양이 끊겼던 지역에서 연내 2000가구가량의 공급이 재개된다.

분양 후 2~3년 사이 입주하는 아파트 건축 사이클을 감안할 때 최근 전세난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에서 청약과 집값 양쪽 모두 긍정적 결과가 예상되는 단지들이다.

경기 양주 지역에선 지난 2년간 신규 공급이 끊어졌다. 당초 올해 말 완공하기로 했던 양주 옥정신도시 계획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상 지연으로 미뤄지며 분양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서희건설은 다음달 양주 덕정동 417-2에서 '양주 덕정역 스타힐스'를 내놓는다.

전용면적 59~84㎡ 총 1028가구로 구성됐다.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많은 전용 59㎡는 2008년 고읍지구 한양수자인 이후 첫 신규 분양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덕정역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양주에서는 오랜만에 공급되는 대단지"라며 "모두 중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돼 전세에서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꽤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지 바로 앞에는 공원이 조성된다. 경원선 전철 덕정역이 도보 10분 이내며 국도 3호선 우회도로(의정부 장암~강원 연천군 청산, 왕복 4~8차로) 등 광역교통망도 확충되고 있어 교통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서울 지역에선 영등포구와 중구 흥인동 지역에서 오랜만에 신규 아파트가 선보인다.

GS건설은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162-94 도림16구역을 재개발해 836가구를 건설한다.

이 중 전용면적 59~143㎡ 297가구를 11월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영등포구에서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은 지난 2년간 없었다.

'도림아트자이' 주변은 영등포뉴타운(2차), 신길뉴타운(3차) 등 주거환경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1호선 영등포역과 1ㆍ2호선 신도림역을 걸어서 10여 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중구 흥인동에선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주상복합 295가구가 11월 분양을 준비 중이다.

두산중공업이 짓고 아시아신탁이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38층 총 2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아파트 92~273㎡ 295가구다. 중구에는 2009년 10월 나온 서울역 리가 이후 첫 신규 물량이다.

지하철 2ㆍ6호선 신당역이 단지와 직통으로 연결된다.

현재 청계천 주변 지역인 왕십리뉴타운, 창신ㆍ숭인뉴타운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인천에선 동구 만석동 22-1 대건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에 인천도시개발공사가 178가구(임대 28가구 포함)를 공급한다.

인천 동구에선 4년 만의 첫 신규 분양단지다. 만석동 일원은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제철 등 대기업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지역으로 근로자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수년간 공급이 끊어졌던 지역에서 중소형 물량이 나온다면 지역 내 실수요층이 탄탄하게 쌓여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청약률이나 집값 양쪽 모두 전망이 밝은 편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47. [매일경제]박원순의 서울 살펴보니…

서울시장에 박원순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서울시정의 변화에 지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당선인이 '변화'를 주요 기치로 내건 만큼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해 온 정책에 작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서울시장은 한 해 20조원이 넘는 예산을 주무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한강르네상스와 남산르네상스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 공교육ㆍ공보육 등 수많은 기존 사업들이 박 후보의 '공약대로' 중단되거나 변경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택시ㆍ지하철이용 확대 모색

시민들의 대중교통 편의를 위해 우선 택시와 지하철 이용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기본적으로 출퇴근 거리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택시도 대중교통으로 인정해 종합발전대책을 만들고,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 배차 간격도 줄여야 한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 보행량이 많고 대중교통이 모여드는 지역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정해 일반 승용차의 진입을 금지하고 민영주차장까지 포함한 통합주차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안전한 도시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아마존(아이들이 마음껏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지정되고, 더 꼼꼼한 수방대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어린이보호구역 제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교통사고와 성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학원과 공원 등 어린이가 자주 가는 지역을 아마존으로 지정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폭우ㆍ폭설 등 자연재해에 대한 미흡한 사전 대응능력을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개발 시작 단계부터 재해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과 상습 침수ㆍ재해지역 하수관거의 처리능력을 먼저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강르네상스 등 대형사업 줄줄이 스톱

한강 개발은 향후 가장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는 분야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오 전 시장의 전시성 토건 사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강르네상스로 대변되는 한강 개발은 오 전 시장의 대표적 토건 사업이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서울시가 직접 투입하는 전체 예산은 7332억원. 이 중 5183억원은 이미 집행됐다. 이를 통해 한강변 경관을 조성하고 생태계 복원, 공원 조성 등 사업을 추진했다.

앞으로는 보다 굵직한 사업이 남아 있다. 민간자본 포함 6735억원이 투입되는 한강예술섬 사업, 2250억원이 들어가는 서해뱃길 사업,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사업 등이 그것. 양화대교 확장공사 또한 후반 작업이 대기 중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국제터미널과 수상호텔 건설 등을 포함한 서해뱃길 사업은 경제성이 없는 정치산물이라는 주장을 지속해 온 만큼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468억원이 투입돼 전체 예산의 20% 선에 불과한 만큼 현 상태에서 사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6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한강예술섬 조성 또한 중단될 것으로 보이며 양화대교 교각 확장공사도 계속 추진은 어려울 전망이다. 총 415억원 중 320억원이 투입됐지만 더 이상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라는 것이 박 당선인의 입장이다.

◆청년벤처 1만개ㆍ정규직 전환 확대 추진

박 당선인의 일자리 창출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청년 벤처기업 1만개 육성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다. 디지털미디어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등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 분야에서 청년 벤처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청년실업률을 낮추고,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형태에 따른 근로자 간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두 정책은 서울시가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와 '100만개 일자리 창출'의 연장 선상에 있는 것이어서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육성을 위한 '사회투자기금' 조성이 추진될 전망이다. 시가 예산을 내놓고 기업들이 매칭펀드식으로 출연해 기금을 마련, 공공ㆍ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름다운 가게'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서울형 마을기업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을 육성해 이들이 일자리를 만드는 선순환을 유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영등포ㆍ구로 등 도심산업 집적지구를 활용해 '서울형 창조산업'을 육성하고 산ㆍ학ㆍ연ㆍ관이 참여하는 '창조적 인재육성 위원회'를 설치해 기업과 대학 간에 인재연동시스템을 만들어 취업률을 높이는 방안이 검토될 전망이다.

◆ 학자금 대출 지원 …'방과후 교실'강화

대학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서울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이 제정되고, 서울시립대 등록금도 반값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는 서울시가 서울지역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이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오 전 시장 시절부터 서울시의회에 보류된 상태다. 시의회는 새 시장 선출 이후 지원 범위와 대상을 확실하게 정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박 당선인과의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현재 시의회에서 민주당은 '서울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이면서 서울에 주소를 두고 있는 대학생'을 범위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서울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전국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 '돌봄교실'이 확대되고 토요 휴일교실이 운영될 전망이다. 부모 보살핌이 필요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전담 강사와 보조 인력이 학습, 예체능 활동, 과제 지도, 일기쓰기, 독서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돌봄교실을 서울시내 전체 초등학교(591개소)로 확대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 박 당선인의 구상이다. 현재 3만개 수준인 방과후 프로그램을 12만개로 늘려 학생들의 선택폭을 늘리고, 우수교사 공영제를 도입해 방과후학교 제도의 내실을 기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2014년까지 초ㆍ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박 당선인은 복지의 최저 수준을 정해 소득이나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최소한의 복지를 누리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이 됐던 무상급식은 그의 당선으로 2014년까지 초ㆍ중학생(95만여 명)으로 전면 확대된다. 우선 내년까지 초등학교 5ㆍ6학년과 중학교 1학년으로 확대한 다음 2013년 중2, 2014년 중3으로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또 무상급식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 권역별로 '친환경급식통합지원센터(로컬 푸드)'를 설치하고 학부모 모니터링단 운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보육 서비스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국공립 보육시설을 동마다 2개 이상 확보해 올해 643개에서 2014년 930개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박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었기 때문. 민간 보육시설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처우 개선을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고, 보육과 관련된 종합적인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직장맘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보편적 의료도 확대된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방문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건강관리방문간호사'를 2014년까지 2배(20여 명) 늘리고, 서울 전역에 4개 있는 도시보건지소를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각 구마다 우선 1개씩 확충할 계획이다.

[민석기 기자 / 이명진 기자 / 강다영 기자]


48. [매일경제]`IT메카 용산`어디로 갔나…온라인 시장에 손님 뺏겨

서울 용산 전자상가에서 남편과 함께 10년간 노트북을 판매해 온 김 모씨(49)는 당장 올해 고3 아들과 중3 딸의 교육비가 걱정이다. 내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아들의 등록금 마련에도 눈앞이 캄캄하다. 이유는 단 하나. 매장 장사가 안 돼서다. 김씨는 "상점의 월평균 매출이 8000만원 정도로 얼핏 많아 보이지만 마진율은 2%밖에 되지 않는다"며 "임차료와 인건비 등 각종 부대비용이 많기 때문에 이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 탓에 최근 몇 년 새 용산 전자상가에서는 연평균 60여 개 매장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용산 전자상가는 이른바 '얼리어답터'들의 주요 활동무대였다. 다루는 제품 기술과 규모 면에서 단연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단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용산 전자상가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4200여 개 상점 가운데 대다수는 예전부터 쭉 이곳을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이들은 용산의 화려했던 과거 모습만 또렷이 기억할 뿐이다. 이는 결국 요즘 용산 전자상가에 새로 문을 여는 상인들이 거의 없다는 말과 같다.

용산 전자상가의 가장 큰 몰락 원인은 '온라인 시장 활성화'다.

최근 컴퓨터를 중심으로 주요 전자제품의 판매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상점들도 오프라인 판매에만 의존해서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

결국 온라인 시장을 함께 모색하면 이들 오프라인 상가에도 새로운 활로가 마련되는 셈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상점들은 온라인을 통해 제품 가격을 모두 공개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상점 간 가격경쟁이 심해진 것이다. 심지어 상점 투자금 회수를 위해 밑지고 파는 상인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들은 오프라인 전자상가 제품을 공급받아 인터넷으로 판매하면서 이들 상점에 중개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온라인 시장은 이 중개수수료를 바탕으로 전자제품 할인쿠폰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데 해당 쿠폰은 특정 상점 제품에만 적용된다. 물론 이 쿠폰은 온라인에서만 쓸 수 있다.

결국 이 쿠폰을 적용받지 않는 상점 제품은 인터넷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곳 상인 윤 모씨(47)는 "쿠폰 적용을 못 받으면 매출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 모든 상인들이 이 쿠폰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용산 전자상가 상우회 관계자도 "온라인 시장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원칙도 없이 쿠폰을 걸어주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며 "온라인 시장이 상인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건실한 플랫폼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그들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용산구청이 매년 간담회를 열어 상인들 요구사항을 일부 들어주고 있지만 상가 내 화장실 개선이나 안내게시판 설치 등 미봉책에 그치고 있다"며 "온라인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용산 전자상가 상인들이 그 같은 몰락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한다. 바가지 판매 등 일부 상점들 행태가 소비자들 등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최근희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이들 상가가 소비자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며 "이후 상인들이 각자 전문화한 부품별로 클러스터를 이뤄 집적이익을 노리면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진우 기자]


50. [매일경제][매경포럼] 유럽, 스티브 잡스처럼 가는가

2008년 10월 13일. 월요일 아침.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한 지 꼭 4주가 지났다.

당시 행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은행장 9명을 은밀히 부른다.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집합시킨 회의였다.

영문도 모르고 모인 은행장들에게 폴슨 장관은 정부가 돈을 대 은행지분을 취득하겠다고 선언한다. 그걸로 자본을 확충해 대출을 하라고 부탁한다. 조건도 없었다. 경영 간섭도, 의결권 행사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일일이 숫자를 불러줬다. 씨티은행 250억달러, 메릴린치 100억달러….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총 1250억달러의 혈세가 억지로 은행에 주입된다.

위기의 주범들에게 정부가 돈을 준다는데 그들은 오히려 돈을 안 받겠다고 버티는 해괴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를 이해하려면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리먼 파산 이후 큰 고비를 넘은 것 같던 주식시장은 그후로도 내리막을 걷는다. 어렵사리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얻어냈지만 시장은 안정되지 않았다. 그걸로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매입할 수는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사이에 금융은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공포가 엄습했다. 결국 찾아낸 해법이 강제적인 은행 자본 확충. 공화당 정부가 이렇게 시장경제를 거스르는 비장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모든 금융위기의 핵심엔 은행이 있다는 불변의 진리를 상기시켜 준다.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못된 버릇을 고치지 못한 은행들이지만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은행이 자본 부족상태에 직면하면 자산을 팔거나 대출을 회수하게 되고, 그 결과 금융시장이 경색된다. 정도가 심해지면 달러사재기 열풍이 불고 은행 문 앞에 현금 인출을 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선다. 금융이 망가져 실물에 타격을 주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진다.

근 1년 반 가까이 진행돼온 유럽 사태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그리스 부채를 얼마나 탕감할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얼마로 늘릴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그건 부차적이다. 중심에는 은행이 있다. 취약한 유럽 은행에 자본을 주입하지 않는다면 유럽 재정위기는 순식간에 만성질환에서 급성질환으로 변한다. 인체로 치면 심장쇼크다. 세계경제를 파멸로 이끌 시한폭탄이다. 그리스 부채의 손실률을 얼마로 할 것이냐에 따라 유럽 은행들의 피해 정도가 달라진다. 이는 자본확충 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EFSF 증액도 1차적으로는 유럽 국가들이 발행한 국채매입이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이 기금을 부실은행의 자본 보충에 활용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이것이 유럽 위기 관전포인트다.

당장 유럽사태가 심장쇼크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공동체적 성격을 띤 EU가 파멸의 길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3일 간의 간격을 두고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도 그랬다. 국가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합의의 틀을 만들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한 건 한 건의 어젠더가 힘겹게 진행되지만 적어도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의지는 확인되고 있다.

그렇다고 유럽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건 엄청난 오판이다. 그리스 부채가 해소돼도 다음엔 포르투갈, 이탈리아가 있고 그 뒤를 스페인이 잇는다. 우리가 숱한 금융위기에서 얻은 교훈은 회계장부를 아무리 예쁘게 포장한들 부채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양인들이 자주 쓰는 속담처럼 언젠가는 옷장 속의 해골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빚을 줄이는 방법은 경제가 살아나든지, 아니면 깨끗이 손실처리를 하고 자본을 쌓는 방법밖에는 없다. 불행히도 두 가지 다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그러면 뭔가? 얼마 전 작고한 스티브 잡스처럼 췌장암 선고를 받고도 민간요법과 대체의학에 매달린 것과 유사하다.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티다 도저히 안되면 폭탄은 터질 것이다. 진실의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법. 수술을 하지 않으면 파국은 불가피하다.

[손현덕 부국장 대우ㆍ증권부장 겸 여론독자부장]


51. [매일경제][열린마당] 스마트 시티로 가는 길

지난 여름 우리나라를 강타하며 엄청난 피해를 안긴 100년 만의 폭우는 순식간에 도심을 덮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이 속출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들을 보며 '미리 알 수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실제로 에너지의 이용 방법과 기상정보, 사람들의 움직임 등을 디지털 정보로 관리해 도시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었다면 어떨까.

지역 내 전력소비 상황, 태양광 등에 의한 자가 발전 상황, 시간대별 전력요금 상황 등을 공개해 라이프스타일별 전력 이용 플랜을 짠다. 지역적 특색을 고려해 집중호우 시 재난ㆍ재해에 취약한 지역에 실시간으로 위험상황을 전달하고 해당 지역 하수관리에 만전을 기한다.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분석해 잠재적 범죄자를 집중적으로 감시해 범죄 취약지역, 범죄 다발지역의 치안율을 높인다. 고령화로 늘어나는 만성질환 환자를 돌보기 위해 원격의료지원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러한 신개념의 도시 유형을 이른바 '스마트시티(Smart City)'라 부른다. 이들 도시는 네트워크망을 이용해 내부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사건들도 쉽게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파손 가능성이 높은 수도관에 미리 복구요원을 파견한다거나 사전 경보가 가능하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중 60% 이상이 도시에 살 것으로 전망되고, 이때의 도시는 스마트시티 모습을 띨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실시하는 도시계획사업도 이 같은 스마트시티를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의 도시는 제한된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하는가, 그리고 교통체증이나 환경문제 등 도시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비효율적인 상황에서 얼마나 시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시티 구현에 앞서 LH는 국내 처음으로 전국 단위의 도시와 건물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했다. 기존에 종이 도면상으로 존재하던 각종 지도를 모두 디지털화 하고 여기에 위성영상 같은 첨단 장비를 이용한 정보를 결합한 '공간정보시스템(ALLIS, SPINKS & SDW)'을 구축했다.

해당 지역의 위치정보와 각종 상황정보를 결합한 공간정보를 활용하면 개발에 적합한 지역 선정에서부터 판매까지 토지의 개발 및 이용 전반에 이르는 것들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으며, 도시재생과 주거복지사업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산업을 비롯해 기술과 연계가 손쉽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스마트시티의 미래상도 무지갯빛으로 펼쳐진다.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주는 '예방형 도시', 스마트 시티 시대가 오면 지난 여름 같은 참사는 다소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52. [매일경제]관세 없어져 FTA 수출입 늘죠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18) ◆

요즘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놓고 국회에서 찬반토론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네요.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 경제에 정말 큰 도움이 될까, 피해 보는 산업에 대한 지원은 어떻게 할까 등에 대해 여야 간 막판 줄다리기가 한창입니다. 사실 한국과 미국 정부 간 FTA 협상은 이미 2007년 4월 공식 타결됐지요.

이후 추가 협상까지 벌였지만 양국 간 이익 균형 논란이 일면서 두 나라 국회에서 비준을 하지 않아 발효가 늦어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미국 하원과 상원을 차례로 통과하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한ㆍ미 FTA 이행법에 서명함으로써 미국 측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답니다.

우리나라 국회 비준동의안만 통과되면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상품과 서비스 등에 대한 관세도 낮아지고 미국과 교역량도 크게 늘어나는 FTA 효과를 볼 수 있게 됐지요.

FTA를 체결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요즘 마트에 가보면 유럽산 냉장 삼겹살을 흔하게 볼 수 있죠. 네덜란드산, 프랑스산, 벨기에산 등 유럽 각국에서 수입한 삼겹살이 100g당 1000원 이하예요. 지난해 구제역 살처분으로 삼겹살이 금값이 됐지만 이렇게 유럽 각국에서 삼겹살이 싼값에 수입돼 물가 안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죠. 이는 모두 지난 7월 1일로 잠정 발효된 한ㆍ유럽연합(EU) FTA 효과 때문이랍니다.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산 돼지고기 삼겹살도 싸게 살 수 있어요. 현재 미국산 수입 삼겹살은 22.5%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데, 10년에 걸쳐 이를 점진적으로 철폐하면 현재 1㎏에 1만3000원인 것을 1만612원에 살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가 확 낮아져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갑니다. 이뿐만 아니라 화장품, 자동차, 의류 등 생활용품 선택폭도 넓어지고 인터넷 쇼핑으로도 미국산 제품을 구입할 때 마찬가지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FTA가 뭐기에 이 같은 경제ㆍ문화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까요?

FTA(Free Trade Agreement)는 국가 간 무역장벽, 특히 관세를 완화해서 서로 같은 나라처럼 자유롭게 상품과 서비스가 오고갈 수 있도록 하는 지역 경제 통합이에요.

FTA를 체결하면 체결 나라끼리 서로 관세를 낮춰 무역교역량이 크게 늘어나죠. 또 관세가 낮아지면 해당 국가 제품 가격이 싸져 예전에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던 것이 FTA 체결 국가 상품으로 전환되는 효과도 있어요.

예를 들어 자동차를 보면 한국산 자동차는 관세가 없어져 한층 더 싸져서 미국 소비자들은 일본산 자동차보다 한국산 자동차를 더 많이 사게 되겠지요. 우리가 칠레와 FTA를 맺어 다른 나라 와인보다 칠레산 와인을 더 많이 사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에요.

FTA는 자원이 없고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는 아주 중요한 성장전략이에요. 2004년에 체결한 한ㆍ칠레 FTA는 7년여가 지났는데 지금 교역량이 287%나 급증했어요. 칠레 자동차 시장에서는 한국산 자동차가 일본산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요.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는 교역 1조달러 클럽에 진입하게 되는데 지난 7월에 발효된 한ㆍEU FTA에 이어 한ㆍ미 FTA까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몇 년 내에 세계 수출 5위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수출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쟁은 보이지 않는 무역전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럴 때 단가 1%를 다투는 수출 현장에서 관세 철폐는 엄청난 수출 기회를 가져다준답니다.

국책연구소들은 한ㆍ미 FTA가 발효되면 향후 10년간 일자리가 35만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중 최대 수혜산업은 자동차 업종이라고 하네요. 국내시장에 비해 10배나 되는 1500만대 규모인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라이벌인 일본과 EU보다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좋은데 국회는 왜 비준에 대해 끝장토론을 벌이면서까지 진통을 겪고 있을까요?

좋은 면도 있지만 위기에 처한 산업도 있기 때문이에요. 대표적인 것이 농축산업이죠. 소비자로서야 자몽 오렌지 등 미국산 과일, 감자 옥수수 등 농산물,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지만 외국산에 시장을 뺏긴 농가는 그렇지 않겠지요. 정부는 농수산업 부문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8445억원 정도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어요.

국회는 이런 점을 걱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농수축산 지원대책을 더 마련해야 한다, 농어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추가 보완대책을 마련하느라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요.

FTA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죠. 또 경제학에서도 FTA가 양국 교역 확대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오히려 수출기업에 부담이 되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답니다.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산이라는 원산지 증명을 해야 하는데 원산지 증명체계를 갖추려면 비용이 드는 점도 단점이에요. 그걸 못하면 관세 혜택을 포기하거나 규제 당국에서 엄청난 벌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어요. 또 FTA 체결국이 늘어날수록 나라별 원산지 규정을 따져서 그에 맞춰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무역할 때 불편도 커집니다.

[전병득 기자]


53. [매일경제][기자 24시] 금융권의 `리셰스 오블리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5일 제48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부자들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는 '리셰스 오블리주(Richesse Oblige)'를 거론했다.

금융회사는 다른 어떤 부문보다도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금융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동시에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일침이었다. '저축왕'을 시상하는 유서 깊은 경축일에 쓴소리가 나온 이유가 뭘까. 일견 월가 점령시위 등 사회 분위기를 의식해 금융권의 자숙을 촉구하는 의도로 보인다.

한때 세계 최고를 자랑하던 저축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진 현실이 금융회사들이 '리셰스 오블리주'를 다하지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저축률 저하는 제로에 가까운 예금금리에 비해 주식 펀드 등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주축인 은행들이 수익을 거의 예대마진과 신용카드 사업에 의존하는 영업이 '빚 권하는 사회'를 한층 더 촉진하고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저축률 둔화는 은행이 예대마진을 늘리는 데 더 골몰하게 하고 대출 확장을 위해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남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 펀더멘털 약화로 세계 금융시장에 작은 외풍만 있어도 원화값과 주식시장이 요동치는 취약한 자본시장 구조가 됐다.

금융회사들은 월가 시위를 보면서 "우리의 현실은 다르다. 모든 책임을 금융권에 돌리는 것도 문제"라고 볼멘소리다. 우리 사회의 부가 한 곳으로 집중돼 일종의 권력으로 작동하는 금융 메커니즘에서 금융회사들은 막강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이미 오래전에 경고등이 켜진 가계부채 리스크와 저축률 저하라는 과제는 금융회사들이 '리셰스 오블리주'를 얼마나 엄중하게 마음에 새기느냐에 달려 있다.

[금융부 = 이창훈 기자 tantan@mk.co.kr]


54. [매일경제][기자 24시] 뒷북 외교에 지친 민간 해외건설

"터키는 벌써 트리폴리 공항 복구사업을 발표했어요. 이번에도 영락없는 뒷북이겠죠. 뭐."

지난 25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리비아 진출 기업 간담회가 끝난 후 청사를 나서는 한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는 이렇게 푸념했다. 이날 회의는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 사망 이후 공사현장 복귀를 서두르고 있는 국내 건설사에 대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그러나 상당수 민간 기업 참석자들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하다 못해 정부가 저쪽 지역에 작은 도로 보수라도 지원하겠다고 나설 줄 알았어요. 아니면 우리 기업들 금융지원이라도 해주든지. 그냥 말 그대로 간담회만 했다"며 혀를 찼다. 한국 기업들에 따르면 카다피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 오다 과도정부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 중국도 이미 주요 도로 보수계획을 과도정부(NTC) 측에 미끼로 던지고 있다고 한다.

목적은 하나다. 전후 복구사업 수주다. 반면 우리 현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인도적 지원이라고 내놓은 게 민ㆍ관 합동으로 160만달러어치 구호물자 지원과 리비아 식수난 해결 지원 명목으로 기술팀 4명을 파견했을 뿐이다. 페인트칠, 인테리어 등 적은 돈으로 생색을 내며 트리폴리 공항 복구사업을 낼름 선점한 터키와 비교하면 외교력과 두뇌 회전의 속도에서 비교가 안 된다.

우리 정부의 대리비아 외교는 카다피 시절부터 속칭 '삽질'의 연속이었다. 어이없는 국정원 직원의 정보수집 활동으로 외교갈등을 빚으며 애꿎은 진출 기업들만 허리가 휘었다. 반군이 수도를 장악한 이후 다른 국가의 외교관들은 속속 복귀하는데 우리 외교관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뒷북정보, 굼벵이 같은 의사결정 속도로 독재정권 축출에 기여한 유럽쪽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어떻게 전후복구사업 수주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걱정만 앞설 뿐이다.

[부동산부 = 이지용 기자 sepiros@mk.co.kr]


55. [매일경제][특별기고] 亞경제시대 새 동력 메콩을 주목하자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5개국 외교장관이 27~28일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작년 10월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한국ㆍ메콩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메콩은 인도차이나반도에 위치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다섯 나라를 관통하여 흐르는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강이다. '어머니의 젖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메콩은 하류 베트남 지역에 3모작이 가능한 비옥한 곡창지대를 형성하고 어업과 수력발전의 원천을 제공하고 있다. 5개국 인구 2억4000만명 가운데 약 6000만명이 메콩강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메콩은 이러한 천혜의 조건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탈냉전과 함께 유역국 개혁ㆍ개방 정책,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가입, 메콩 지역과 국경을 접한 중국 서부 대개발 발전 전략이 맞물리면서 메콩 지역에 개발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메콩 지역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는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이 개발 협력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들 메콩 지역 국가들과 금년부터 외교장관회의를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는 신아시아 외교의 핵심 대상인 아세안 지역과 외교를 강화하는 노력의 일환이면서, 높아진 대한민국 위상과 국력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개발과 경제협력 측면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메콩 지역은 우리의 '개발외교 이니셔티브'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지역이다. 메콩 지역 대부분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여타 아세안 회원국과 상당한 개발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5년까지 통합 공동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아세안에 역내 개발 격차 해소는 최대 과제며, 이러한 과정에서 선진 공여국의 지원이 절실히 요청된다. G20 차원에서 서울 개발 컨센서스 추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 등을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서 가교역을 모색하는 우리로서는 잠재력이 큰 아세안 내 개도국들을 지속적으로 중점 지원함으로써 '개발협력 외교' 선진국으로서 기틀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메콩 지역은 전략적ㆍ지리적 위치와 풍부한 자연자원으로 주목된다. 메콩 지역의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는 생산기지로서 커다란 이점이다. 또한 중국ㆍ인도와 인접한 지리적 위치는 신흥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소비시장으로서 매력도 크다. 미얀마와 라오스는 천연가스, 구리 등 지하자원 보고이며 특히 라오스는 '아시아의 배터리'로 불릴 만큼 수력자원이 풍부한 국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포스트 무역 1조달러 시대에 지속적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신흥시장 발굴이 긴요하다. 우리나라와 메콩 지역 간 교역량 증가 추이를 보더라도 앞으로 양측 간 무역투자 분야에서 협력 증진 가능성은 매우 밝다. 1990~2010년 한ㆍ메콩 교역량은 15배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는 같은 기간 6배 증가한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보다 훨씬 높은 추세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한국ㆍ메콩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개발협력뿐만 아니라 교역, 투자 확대 등 포괄적인 경제 협력을 증진해 나갈 구상이다.

메콩 지역 성장 잠재력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며 이미 실현되고 있는 현실이다. 동북아에서 한강의 기적을 보았듯이 이제 동남아에서 메콩의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는 국제사회 기대가 높다. 정례적인 회의체로 출범하는 한국ㆍ메콩 외교장관회의가 양측 간 호혜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56. [매일경제][세상읽기] 국경 넘어 손잡는 한·일 인프라 산업

최근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 등 신흥 개발도상국에서 발전소 항만 유료도로 수처리시설 등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사업을 통해 해당 국가는 경제 부흥을 위한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 확충뿐만 아니라 건설산업 활성화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기술적 발전, 장기적인 세원 확보 등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는데, 일반적으로 신흥 개발도상국가는 이 두 가지 모두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런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사업은 통상 해당 국가 정부 주도하에 국제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시공사 운영사 투자자로 구성된 컨소시엄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필요한 설계, 건설, 운영,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일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한다.

최근 이러한 국제입찰에서 아시아 최고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대형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을 거듭하며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양국 기업의 기술력과 시공능력은 이미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아 왔으며, 이에 더해 최근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에서도 성공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하며 이 같은 국제입찰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물론 한ㆍ일 양국 인프라스트럭처 수준은 그 경제 규모에 걸맞게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ㆍ일 양국 모두 우발적 상황에서 인프라스트럭처 설비에 대한 서비스 공급능력에 문제점을 노출하는 등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 9월 이상고온 현상으로 수요가 폭증하는 우발 상황, 그리고 일본은 원전사고로 인한 우발 상황으로 전력난이 발생하는 등 필수 유틸리티 사업인 전력사업 분야에서 큰 과제를 안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우수 기업들 고향인 양국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근거리에서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양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서 필자는 양국 간 인프라스트럭처 협력을 제안한다.

사실 인프라스트럭처 공유와 국가 간 협력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해저 통신 케이블 등 인프라스트럭처 공유를 통해 일반 시민과 기업, 정부 기관 등을 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ㆍ일 양국이 서로 지역사회에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유하는 전력 공급 케이블을 구축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국과 일본의 뛰어난 기술력이 만난다면 이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믿는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실현된다면 양국이 전력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의 우수한 조류발전 기술과 일본의 풍력발전 기술 등 각 국가의 강점을 활용한 시너지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ㆍ외교적 협력을 넘어 문화적 교류를 통해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도 점점 경쟁과 불안정성이 심해지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양국 간 협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한ㆍ일 양국은 최근 7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왑 확대에 합의하며 변동성이 높아진 세계 금융시장에서 금융통화 협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두 나라가 국민의 일상과 미래를 개선하는 인프라스트럭처 분야에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면 양국 국가 경쟁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존 워커 한국맥쿼리그룹 회장]


57. [매일경제][사설] 대형 생보사, 담합 후 신고 얌체짓 계속할 텐가

대형 생명보험회사들이 담합행위로 계약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도 자진신고 감면(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해 면죄부를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변액보험 판매와 관련해 담합한 사실이 있다고 자진신고했다고 한다. 맨 먼저 고백한 회사는 시정 조치와 과징금을 완전 면제해주고 두 번째로 신고한 회사는 과징금 절반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혜택을 받으려는 것이다.

소비자를 농락하는 담합을 주도한 후 속보이는 자진신고로 수백억~수천억 원의 과징금을 피해가는 대형 생보사들의 얌체짓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정위는 지난 14일 종신ㆍ연금ㆍ교육보험에 적용되는 예정이율과 공시이율을 담합으로 결정한 생보사 12곳에 365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때 1순위로 자진신고한 교보생명은 과징금 1342억원을 전액 면제받고 2순위인 삼성생명은 1578억원 중 변액보험 담합 신고에 대한 추가 감면을 포함해 70%를 감면받았다고 한다.

이런 얌체짓 때문에 리니언시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아무리 무거운 죄를 저질러도 먼저 고백하기만 하면 아무런 처벌도 하지 않으면 경쟁질서를 확립할 수 있겠느냐는 논란이다. 더욱이 담합을 주도해 가장 많은 부당이득을 챙기고 담합사실을 입증하거나 자진신고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정보력 면에서 중소형사를 압도하는 대형사들만 면죄부를 받는 데 대한 반발도 거세다.

이는 리니언시 제도의 본질적인 딜레마다. 담합 주범들의 얌체짓을 막으려 자진신고 유인을 줄이면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1순위 신고자에 대해 과징금의 75%만 감면해주던 제도 도입 초기에는 아무도 신고를 하지 않아 10년 동안 이름뿐인 제도를 유지했던 경험에서도 알 수 있다.

당사자의 고해성사 없이는 담합 혐의를 도저히 입증할 수 없을 때에만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하고 공정위가 업체의 자진신고 없이도 담합을 입증할 수 있도록 조사 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게 올바른 해법이다. 압수수색권까지 갖춘 미국 경쟁당국에 비해 우리나라 공정위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 리니언시 제도 악용을 막을 수 없다. 공정위가 경제검찰로서 제구실을 다하고 담합회사가 걸려도 남는 장사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경쟁질서 확립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개혁을 추진해야 할 때다.


58. [매일경제][사설] 연봉 자진 삭감하는 日 장·차관들을 보라

노다 일본 총리가 28일 중의원 연설에서 총리와 대신(장관), 부대신(차관), 정무관(차관보) 등 정무 3역 급여를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라 한다. 총리 본인 급여는 현재 월 222만엔(약 3300만원)에서 30%(약 60만엔) 줄이고, 대신과 부대신 급여는 20%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월급여는 현재 약 162만엔(약 2400만원)이다.

고위직 공무원 급여 삭감 계획은 일본이 처해 있는 다급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복구를 위해 최대 25조엔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노다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11조2000억엔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악화로 증세가 여의치 않은 만큼 공무원 급여 삭감을 통해서라도 재원 확보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일본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0%로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어 재정 건전화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고위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일본도 남유럽 국가들과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노다 내각은 이미 지난달 초 출범 당시부터 급여 10%를 반납하고 있으나 이번에 삭감 폭을 더욱 확대했다. 공무원 전체 급여 삭감 폭 역시 인사원이 권고한 0.23%보다 훨씬 높은 7.8%로 정했다.

한국 공무원들은 일본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장관 연봉이 수당 포함해 1억1000만원 선, 차관은 1억원 정도로 일본 대비 절반에 조금 못 미쳤다. 국내에서는 공무원 급여를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과 99년에 각각 4.1%, 0.9% 삭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일본처럼 장ㆍ차관들이 스스로 나서서 20~30%씩 급여를 줄여보겠다고 한 적이 없다. 국회의원들은 더더욱 없다.

오로지 공무원 급여를 민간 기업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만 할 뿐 대폭 삭감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과 2010년에는 장ㆍ차관을 비롯한 공무원 급여가 동결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5.1% 인상됐다. 공무원 급여 인상은 공기업과 민간기업 임금 인상을 수반한다. 우리나라도 고령화로 2020년 이후 국가채무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59. [매일경제][사설] 美 상위 1% 보고서, 한국은 왜 못내나

미국 의회예산국이 1979~2007년 사이 미국 소득계층별 가계소득 분배 추이를 분석한 최근 보고서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간에 미국 전체 가계의 실질 가처분 소득은 평균 62% 늘었는데 고소득층일수록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상위 1% 가계는 평균 소득증가율이 275%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이들 1%를 제외한 나머지 최상위 20% 소득증가율 65%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다.

반면 최하위 20% 소득계층은 같은 기간에 가계소득이 18% 느는 데 그쳐 전체 평균 소득증가율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을 뿐이다. 결국 소득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부자와 빈곤층 간 소득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최상위 20% 소득 합계가 나머지 80% 소득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번 보고서는 소득 양극화 실태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하는지 깨닫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월가점령 시위에서 "미국 최고 부자 1%가 전체 부(富)를 50% 이상 장악하고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것에서 볼 수 있듯 극심한 양극화는 사회 갈등을 증폭시킨다. 월가 부자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을 받으면서 터무니없이 높은 연봉과 퇴직금을 누리는데 청년들은 일자리조차 없으니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정부 정책 잘못에 상당 부분 기인하는 것이다.

미국 상황을 그대로 우리와 견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도 중산층이 몰락하고 청년실업이 만연한 현실은 자본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을 낳을 불씨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를 덮거나 실상을 가리면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바랄 수 없다. 분배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심증이 있을 뿐인데 최상위 1% 소득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기간별 소득 규모와 비중 변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과학적인 통계를 생산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을 올바로 펴고 잘못을 시정할 수 있다. 통계청이 1만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자료 정도밖에 없는데 이런 허접한 통계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 통계청 한국은행 국세청 등은 빈틈 없이 통계를 생산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60. [매일경제]수출 문턱서 속앓이 하던 金사장 `해외바이어 매칭` 서비스에 웃었다

부산에 있는 유압실린더 공장자동화 제조설비업체인 에스에프에이(SFA) 김영춘 대표는 올해 초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국내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계획했던 대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자금 부족뿐만 아니라 SFA 제품을 원하는 해외 바이어를 좀처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출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외국어에 능숙한 직원도 턱없이 부족했다. 김 대표는 어렵사리 해외 바이어를 찾아 한걸음에 다가갔지만 '계약서 사인' 단계에선 번번이 쓴잔을 마셨다.

한동안 고민에 빠져 있던 김 대표는 반가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인도 바이어 A씨를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해온 것.

중진공은 해외 바이어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만한 국내 중소기업을 소개해주는 '알선지원'을 통해 A씨를 SFA에 연결해줬다. SFA는 A씨와 수차례 수출 상담을 거쳐 지난 6월 56만달러어치 제품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곧바로 30만달러 상당의 제품을 추가로 수출했고 내년 상반기엔 50만달러어치를 납품할 계획이다. SFA는 인도의 다른 바이어와도 연결돼 130만달러어치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달 초엔 또 다른 인도 바이어 B씨와 34만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마무리했다. SFA가 올 한 해 기록한 대인도 수출액만 250만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김 대표는 "중진공이 수출거래 성사율이 높은 바이어를 알선해준 데다 통ㆍ번역, 가격 협상, 제품설명 등 바이어와의 모든 상담 과정에 직접 참여해 세심한 부분까지 지원해줬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인도 바이어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중진공이 일일이 수출상담 일정에 동행하면서 지원하는 '방한 바이어 지원'을 펼친 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중진공의 알선지원(BMSㆍBusiness Matching Service)과 해외바이어지원(VAPㆍVisitor Assistance Program) 등 온라인 수출마케팅이 수출 중소기업들에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진공은 온라인 수출마케팅 지원사업인 고비즈코리아(www.gobizkorea.com)를 통해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BMS는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해외 바이어와 이 조건에 맞는 중소기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고비즈코리아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된 중소기업과 해외 바이어가 서비스 제공 대상이다. 한국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바이어와 이들이 원하는 최적의 중소기업을 연결해준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VAP는 바이어를 알선해준 뒤 한국을 찾은 바이어와 중소기업 간 실질적인 수출 비즈니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속 지원 조치다. 바이어가 수출 상담을 위해 중소기업을 방문하면 중진공이 공항 픽업에서부터 해당 중소기업과 미팅, 현장 동반 방문, 통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출 업무를 진행할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들에는 '효자'인 셈이다.

김 대표는 "인도 바이어가 수출상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출계약을 하는 모든 과정을 방한 바이어 지원을 통해 무료로 해결했다"면서 "특히 인도 바이어가 인도로 직접 와서 수출상담을 하자고 요청했을 때도 중진공 직원이 인도까지 동행해 상담을 도와줘 수출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수출 실적이 뛰어난 것은 당연지사다. 지난해 알선지원과 방한 바이어 지원을 통한 해외 바이어와 국내 중소기업 간 만남이 1200여 건에 달했다. 올해는 이달 초 현재 1350여 건의 만남이 주선돼 총 2450만달러어치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서비스를 지원하는 수출 대상 국가도 상당히 폭넓다. 중진공은 러시아 칠레 요르단 케냐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전 세계 110여 개국 바이어를 국내 중소기업에 소개해주고 있다. 이달 초까지 중진공이 국내 중소기업과 해외 바이어의 만남을 가장 많이 주선한 국가는 인도로, 213건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어 미국 파키스탄 이란이 각각 99건, 78건, 73건 등에 달한다.

이은성 중진공 마케팅사업처장은 "바이어를 찾아주고 수출계약까지 할 수 있도록 실무적인 부분까지 지원하다 보니 중소기업들 만족도가 매우 높다"면서 "앞으로도 수출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을 넓힐 수 있도록 해외 바이어 체험단, 온라인 무역상담회, SNS마케팅 등 다양한 온라인 수출 마케팅을 연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최용성 차장(팀장) / 홍종성 기자 / 노현 기자 / 박준형 기자 / 정순우 기자]


61. [매일경제]中企에 정책자금 지원하니 지역 일자리 확 느네

전남 광주에 있는 콘택트렌즈 전문업체 지오메디칼(대표 박화성)은 최근 몇 년간 신소재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신제품 연구ㆍ개발(R&D)에 전력했다. 그런 노력 덕택에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탁월한 기능의 콘텍트렌즈 개발에 성공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이나 사진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눈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하도록 개발한 맞춤형 콘택트렌즈 '지오 염료렌즈'다. 여기에 산소투과도, 착용감 등을 크게 개선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해외시장 진출에도 성공했다. '엔젤컬러'란 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생산해 까다로운 일본 시장 문턱도 넘었다. 하지만 이 같은 R&D 성과에 걸림돌이 생겼다. 턱없이 부족한 생산능력이 바로 그것. 그동안 지오메디칼이 진행해왔던 수작업과 자동화 방식을 결합한 세미몰드캐스팅 방식으로는 매달 50만조 콘택트 렌즈를 생산하는 게 불가능했다.

획기적인 신제품 개발에 대한 기쁨도 잠시. 박화성 대표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고민으로 며칠 밤을 지새운 박 대표는 지인에게 중소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을 소개받았다. 그때부터 정책자금은 지오메디칼의 구원투수가 됐다.

중진공은 지오메디칼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지난해 11억원가량의 설비자금을 지원했다. 이 회사는 이 자금으로 완전몰드캐스팅시스템을 실용화해 다시 한번 도약했다. 박 대표는 "중진공 시설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구축한 시스템 덕택에 생산능력이 월 50만조에서 500만조까지 10배나 늘었고, 직원수도 6개월 만에 45명이 증가하는 등 회사가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송종호 이사장)이 시행하고 있는 고용창출기업 우대 지원제도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고용창출 우수 기업에 정책자금 금리를 낮춰주는 등 효과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중소기업들의 신규 고용을 적극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진공은 올해부터 대출일부터 3개월 이내에 최소 2인 이상 고용계획이 있는 기업에 대해 고용창출 계획 1명당 0.1%포인트씩 최대 1.0%포인트(1년간)까지 금리를 깎아 주고 있다. 더욱이 최소 고용인원도 5명에서 2명 이상으로 완화해 운영하고 있다. 또 신규 채용계획이 있는 기업의 경우 사업별 접수기간에 관계없이 수시로 자금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 정책자금을 우선 공급하고 있다.

김현태 중진공 융자사업처 처장은 "고용창출기업 우대 지원제도를 통해 고용창출 효과가 큰 기업군인 업력 3년 미만의 창업초기기업과 근로자 20인 이하 소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중소기업, 다시 말해 업력이 짧고, 소규모이며, 시설투자를 계획 중인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진공 관계자도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이 고용창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정책자금 지원으로 설비를 늘리고 신제품을 개발해 매출이 증가하면 고용확대가 수반되는 선순환 고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정책자금을 이용한 기업 652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중소기업들의 고용실적은 3만5000명에 달했다. 또 이들 기업은 올해 1만9000여 명의 인력을 추가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시 말해 2년간 총 5만4000여 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를 올린 셈이다.

고용예정 중소기업이 우대지원을 받기 위해선 정책자금 신청 시 고용창출 계획을 융자신청서에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사업장이 소재한 중진공 각 지역본(지)부로 하면 된다.


62. [매일경제][정책마당] 꽉 막힌 취업길 창업으로 뚫으세요

요즘 청년들에게 가장 큰 화두는 무엇보다 취업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육통계 연보에 따르면 2010년 대학(전문대 포함) 졸업생 47만명 중 취업자는 22만6000명이다. 대학(원) 진학, 군 입대 등을 고려하더라도 졸업자 10명 중 4명은 졸업 후에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무직자다. 물론 청년 실업률이 높고 직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것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다. 미국(17.4%)과 프랑스(23.2%)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이 직장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은 국내외 경기 불황에다 구직자와 일자리 간 눈높이 차이도 있겠지만 굴뚝 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산업구조가 변경됨에 따라 70~80년대와 같이 경제 발전이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 경제가 호전돼도 과거와 같이 좋은 대학만 나오면 마음에 드는 직장이 기다려주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청년들이 좁은 취업에만 매달리기보다 기업체 사장이 돼 꿈을 펼칠 수 있는 창업으로 눈을 돌리라며 많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의지는 내년 정부 예산에 대폭 반영돼 있다.

지난 9월 27일 발표된 2012년 정부 예산 자료에 따르면 내년 정부 재정 목표를 일자리 창출과 서민복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 '청년 창업 활성화' '3단계 고졸자 취업지원' '문화ㆍ관광ㆍ글로벌 일자리'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 4대 핵심 일자리에 중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청 내년 예산안을 보면 청년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내년 중기청 예산은 올해보다 3.1% 증가한 6조1629억원으로 편성됐다"며 "이 중 청년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R&D 확대,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자생력 확보를 통한 서민경제 안정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청년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 지원사업 중 주요 내용을 보면 청년층 아이디어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 창업자금과는 별도로 1300억원 규모 청년전용자금을 신설해 민간 금융회사에서 운용토록 했다. 창업 방법이나 절차,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방법 등 예비창업자가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어려움을 전문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창업자금과는 별개로 67억원 규모 청년창업 컨설팅 비용을 편성해 창업자금과 연계해 지원할 예정이다.

담보능력이 부족한 청년층이 정부 자금을 대출받을 때 겪을 어려움을 감안해 청년전용창업자금은 기술적 가치 등을 높게 평가해 신용지원을 할 수 있도록 보증기관과 연계한 청년창업 특례보증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 실패 시 신용불량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창업자금 일부를 채무 조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개인 투자자의 청년창업 초기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정부 예산 700억원을 투입해 민간 참여(100억원) 펀드를 조성(총 800억원)하고 엔젤투자자와 일대일 매칭으로 1600억원 규모 청년창업 엔젤투자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 밖에 멘토링, 시제품 제작, 마케팅 등 창업 준비단계에서부터 예비창업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수요자가 선택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창업맞춤형 사업화 지원 사업을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과 별도로 신설해 350억원을 반영했다.

중기청은 청년창업을 위해 도입된 신규사업과 지식서비스기업 지원 등 기존에 지원하고 있는 창업 관련 사업을 합치면 그 지원 규모는 올해 1916억원에서 117% 증가한 416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고졸자 취업률 제고와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도 많은 지원을 한다.

산업현장에 맞는 기능인력 양성교육을 위한 특성화고 지원을 올해 66개교에서 내년에는 80개교로 확대한다. 관련 예산도 140억원에서 168억원으로 늘린다. 또 고졸자 취업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주말ㆍ야간 학위과정 지원을 500명에서 1000명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R&D 지원 예산은 2011년 6288억원에서 13.7% 증액된 7150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술 제품이 융복합화하는 추세에 맞춰 농ㆍ공ㆍ상 융합, 융복합지원센터 연계 등을 지원하는 융복합기술개발지원 예산은 234억원에서 399억원으로 증가했다. 상용화 기술 개발, 창업 성장 기술 개발, 산ㆍ학ㆍ연 협력 기술 개발 지원자금 등도 각각 큰 폭으로 늘었다.

이 밖에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자생력 확보를 통한 서민경제 안정에 주력한다. 골목 슈퍼마켓을 현대식 슈퍼마켓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올해보다 186억원 증액된 401억원 예산으로 나들가게 4700개를 지원해 총 1만개 나들가게를 육성한다는 방안이다. 전통시장 상품권 발행 규모 또한 2011년 1300억원에서 2012년 2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시장경영혁신지원자금은 2011년 대비 72억원 늘어난 483억원이 마련되며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경영안정을 위해 융자 규모(4000억원→4250억원)와 지역신용보증재단 재보증 지원(200억원→300억원)을 확대했다.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지원 예산은 6.5% 늘었다. 중소기업 경영 안정을 위한 금융 공급 확대와 판로 촉진 지원에도 나선다. 관련 예산은 10.8% 증가한 1조1300억원이다. 어음 부도에 의한 연쇄 도산 방지와 신용거래 활성화 촉진을 위해 보험 인수 규모는 2011년 6조2000억원에서 6조8000억원까지 확대한다. 대내외 여건 변화로 겪는 일시적 경영애로 해소를 위한 긴급경영 안정자금은 22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녹색ㆍ첨단융합 등 성장 유망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신성장기반자금은 7820억원에서 8550억원으로 확대된다. 또 신기술ㆍ신아이디어 제품에 대한 판로를 지원해 중소기업 성장을 촉진하는 중소기업 톡톡매장(관련 예산 16억원)이 설치된다. MRO(소모성자재 구매대행) 지원센터도 신설해(관련 예산 10억원) 중소 MRO 기업 활동을 위한 정보 제공, 시장조사 등 지원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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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