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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5 2011.10.24 by Andy Jeong

2011.10.24

Economic issues : 2011. 10. 25. 11:58

주가, 유가정보 : http://www.naver.com
그림 : 매일경제


1. [매일경제]현대重, 美 태양광사업 접는다

현대중공업이 미국에 7억달러를 투자해 건설하려던 세계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사실상 취소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을 염려해 수익성이 낮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다. 그동안 태양광 사업 '몸집 불리기'에 동참했던 삼성 LG 등 다른 대기업들도 관련 사업 축소나 투자 보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사업성 악화로 인해 태양광 모듈값은 1년 새 50% 하락해 이달 와트(W)당 1달러 초반이고, 태양광 전지의 핵심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최근 ㎏당 40달러 선이 붕괴됐다.

23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175㎿(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계획을 백지화했다. 지난해 8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14개월 만이다. 함께 추진했던 미국 태양광 모듈공장과 국내 음성공장 증설 계획도 무기한 연기했다.

현대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미국발 경제위기로 현지 투자 여건과 수익성이 하락해 투자 취소 시기를 조율해왔다"며 "태양광발전소 건설 사업을 최근 주요 투자계획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태양광 발전단가는 화석 연료보다 비싸기 때문에 해당 정부가 차액을 보전해주고 은행 대출로 발전소를 짓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재정위기로 현지 사정이 악화된 데다 현대중공업의 주력 사업인 선박 수주도 3분기 들어 급감하면서 자금 여유가 부족해졌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미국 전력회사와 전력판매계약(PPA)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수익성이 맞지 않아 태양광발전소 건설 본계약 체결을 미뤄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JP모건 본사에서 미국 그린에너지 전문업체인 '마티네에너지'와 7억달러 규모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소 건설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올해 들어 현대중공업 내부에선 이 사업에 대해 '무리한 투자'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이 와중에 실적 악화가 겹치면서 그린에너지본부장은 당시 사업 총괄인 김권태 부사장에서 최근 이충동 기술개발본부장(전무)으로 교체됐다. 현대중공업은 폴리실리콘부터 태양전지ㆍ모듈ㆍ발전시스템 등 태양광 분야 수직 계열화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최근 최대 수요 시장인 유럽의 경제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지자 태양광 사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에 들어갔다.

태양광을 신수종으로 내세운 삼성 LG 한화 등 주요 그룹들도 이 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이나 목표를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과 LG는 모듈생산량 목표를 각각 3GW(2015년), 1GW(2013년) 규모로 잡았으나 현재 생산량은 150㎿, 300㎿에 불과하다. 특히 LG화학은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 투자 시기를 보류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태양광 영업이익률이 2%대 초반으로 수익성이 낮다"며 "유행처럼 번진 재계 태양광 투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2. [매일경제]대학생 고금리 대출 갈아타기 상품 출시

저축은행ㆍ대부업체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대학생이 10만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는 가운데 은행권에서 연 10%대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한다.

저축은행은 대학생 대출상품 금리를 연 20%대로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500만원 이하로 축소한다.

23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신용불량자 양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대학생 전용 대출 상품을 시중은행에서 흡수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10만8000여 명으로 금액으로는 모두 3700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대부업체 대출 대학생은 4만8000명가량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800억원에 육박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중복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연체 규모는 저축은행이 10%, 대부업체가 14.9%에 육박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도 불량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를 연 30%대에서 20%대로 인하하고, 대출한도도 500만원으로 축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10만여명 30%대 고금리 벗어나나

우선 은행들은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대상을 대학생까지 확대하거나 대학생 대상의 유사한 대출상품을 신설하는 작업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서민에게 연 11~14% 금리로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대출상품으로 현재 대학생은 대상이 아니다. 기존의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을 갚는 조건으로 받는 '환승론'도 허용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에 대해서도 개선작업이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중앙회에 대학생 대출상품의 금리를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지나친 고금리 상품은 자제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또 대학생 대출의 용도를 학업과 관련 있는 자금으로 제한하고, 대출심사도 엄격하게 실시하라는 내용도 포함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대해 대학생에게 돈을 빌려준 뒤 부모 등 제3자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 대출상품에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대출과 유사한 명칭을 붙이는 행위 등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을 두고 '자산 늘리기'에 급급한 저축은행을 방조해온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부실에 시달리던 상당수 저축은행은 자산 증식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신용대출을 급격히 확대해왔다.

이 가운데 대학생 대출은 지난 6월 지난해 말 대비 13%가량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대학생 대출을 사실상 방조해왔다"며 "선거철을 앞둔 선심성 대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 / 최승진 기자]


3. [매일경제]마드리드공항등 대형매물 나온다

유럽 재정위기로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이 주요 국영자산을 민영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의 마드리드 공항과 같은 대형 물건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지난주 유럽을 방문한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사진)이 밝혔다.

전 이사장은 지난 21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하고 "현재로선 굳이 서둘 필요는 없지만 해외 우량자산을 매입할 기회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재정위기에 봉착한 일부 국가는 부채를 탕감받는 조건으로 국유자산 민영화 등 재정건전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국내자산이 해외자본에 헐값에 팔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거꾸로 우리가 싼 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은 "사업성 있는 국가 인프라스트럭처가 매물로 나온다면 국민연금 같은 장기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인 기회"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로권에선 스페인이 내년쯤 마드리드 공항을 민간에 매각할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전 이사장은 "스페인은 관광산업 대국으로 경기가 아무리 안 좋아도 기본적인 공항이용 수요가 있는 나라"라며 "수익모델 등 실무적 검토가 전제돼야 하지만 투자검토 대상이 될 자격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2월 영국 런던의 개트윅 공항 지분 12%(1800억원 상당)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 바 있다.

국민연금은 2009년 전 이사장 취임 이후 국민연금 투자대상 다변화를 위해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등 해외 대체투자를 꾸준히 늘려오고 있다. 영국의 HSBC타워와 독일의 소니센터, 미국의 컬로니얼 파이프라인, 호주 오로라플레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전 이사장은 "올해 들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쪽 영향을 덜 받는 해외 대체투자 수익률이 가장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해외 대체투자 비중이 2%도 안 되는데 변동성과 무관한 비금융 실물자산 비중을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이 이미 국내 채권시장의 20%, 주식시장의 4~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무한정 국내 투자를 늘릴 수는 없다"며 "우리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연금의 자산가치를 유지하려면 해외투자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노원명 기자 / 이유섭 기자]


4. [매일경제]교통지옥·가난의 대물림…"다카는 체념지수 1위 도시"

◆ 아시아하이웨이 2차 대장정 ① 방글라데시 ◆

"행복지수가 높다고요? 천만에, 체념지수가 높다는 게 맞는 표현이지요."

현지에서 만난 방글라데시 중산층 사람들과 현지 한국 교민의 설명이다. '아시안 하이웨이 취재팀' 시각으로 볼 때도 '방글라데시가 행복지수 세계 1위'라는 표현은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사회간접자본(SOC)이 지극히 취약하고, 빈민층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갈 길이 너무 먼 나라'라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취재팀이 방글라데시 수도인 다카(하즈라트샤잘랄 공항)에 내린 시간은 낮 12시 10분께. 도착비자 창구에서 약간의 '복시시'(현지어로 뇌물, 팁)를 요구하는 직원을 만났다. 입국 시점부터 부정부패가 일상화한 실상을 본 셈이다. 공항을 나서는데 승강장 길이가 100m도 되지 않을 만큼 짧았다. 조그마한 국내선 공항의 모습이랄까.

취재팀을 당황하게 한 건 SOC의 핵심인 도로였다. 공항을 떠나 다카 버나니 지역의 빈민가를 보러 가는데 교통정체가 매우 심했다. 신호등이 없는 2차로가 태반인 좁은 도로를 자동차, 릭샤(자전거를 개조한 인력 수송 수단), 오토릭샤(소형 엔진을 단 릭샤), 사람들이 마구 끼어들기를 해가며 뒤섞여 가니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실제로 취재팀이 다음날 오후 국회의사당과 쓰레기매립장 등을 보러 가는 데 4시간30분 일정 중 4시간을 자동차 속에 갇혀 있는 '인내심 테스트'를 당했다.

지방도로도 체증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 한 한국 교민은 "방글라데시 수출입은 대부분 제2 도시이자 항구인 치타공에서 이뤄진다"며 "다카~치타공 거리가 약 380㎞로 서울~부산 거리도 안 되는데 자동차로 12시간이나 걸린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수도와 2대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가 이 정도니 다른 지역은 안 봐도 뻔하다. 그러다 보니 지방에 공장을 세우는 건 여간 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기획취재팀=김상민 부장대우 / 박만원 순회특파원 / 사진 = 이충우 기자]


5. [매일경제]STX, 대형M&A 불참 선언

10년간 인수ㆍ합병(M&A)을 거듭하면서 성장해온 STX그룹이 대형 M&A 전략을 포기하기로 했다. M&A 시장의 '단골손님'이었던 STX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향후 국내 M&A 시장의 위축이 불가피하게 됐다. STX그룹은 강덕수 회장이 최근 그룹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포기를 계기로 대형 M&A를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향후 그룹 주력사업을 안정시키는 등 내실경영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그룹 창립 10주년을 맞은 강 회장은 하이닉스 등 대형 M&A와 자원개발 사업을 중장기 2대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지난달 하이닉스 인수 포기와 이번 발언으로 STX는 당분간 자원개발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STX 관계자는 "불확실한 세계 경제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으로 안정적 경영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며 "금융권과 공동으로 자본유치, 해외 투자 자산 매각, 회사채 발행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의 자금조달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STX그룹은 현재 약 7000억원의 해외 투자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원 개발을 맡고 있는 STX에너지에 대한 6000억원 규모 증자도 추진 중이다.

[문일호 기자]


6. [매일경제][표] 주요시세 (10월 23일)


7. [매일경제]기업들 인재발굴도 `원아시아 시대`

인도 명문 자와할랄네루대를 졸업한 쿠마르 아지트 씨(34ㆍ남)는 서울대 국제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2008년 8월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인도 출신 한국통'이다. 12월 예정인 김포공항점 오픈을 준비 중인 쿠마르 씨는 "아시아 각지에서 많은 활약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 3월부터 중국 인도 러시아 베트남 출신 국내 유학생 5명을 채용해온 롯데백화점은 올해 말까지 인도네시아 유학생 2명도 선발한다. 지난해 1월 입사한 러시아 출신 사원은 조만간 개설될 러시아 신규 점포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각국 출신 지한파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들을 향후 모국에 진출시켜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스펙과 적응력이 뛰어난 한국 인재 모시기에 한창이다. 아시아 기업들 간 이른바 '인재이식'이 가속되는 모양새다.

박세정 연세대 가치경영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해외 진출 기업들이 소속감 고취 차원에서 현지인을 채용해 본사에서 교육한 뒤 다시 현지에 파견하는 '인재이식' 선발이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인재이식은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다른 국가 진출에 한창인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할인점 이마트와 패션업체 이랜드도 중국 출신 국내 대학 졸업자를 뽑은 뒤 국내 본사 근무를 거쳐 중국 현지 점포ㆍ지사에 배치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 사업 매출 중 절반가량을 중동에서 올리고 있는 대림산업도 다음달 중 외국인 유학생 10여 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두 차례 선발한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각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 9명은 서울 본사 근무를 거쳐 향후 세계 각지로 보낼 예정이다. 정성호 대림산업 차장은 "국내 직원들의 글로벌 문화 확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리비아 독재자인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으로 중동에서 경제전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업체들은 이들 '한국 유학파'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GS건설도 다음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출신 국내 유학생들을 뽑는다. 김창태 GS건설 차장은 "한국어 작문시험ㆍ면접을 거쳐 선발한 후 국내 대졸 신입과 똑같이 교육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우종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비자 등 걸림돌을 해결하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외국인 유학생 고용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3ㆍ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해외 생산기지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우수한 한국인 인재 찾기에 혈안이다. 유니클로와 미우라공업은 이달 말부터 서울 주요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연다. 일본 최대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사도 미쓰비시중공업과 다이킨공업 등 7개 회사의 신입사원 공채를 돕는다. 일본 기업 본사가 한국인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리크루트사는 전했다.

신정 고려대 경력개발센터장은 "예전엔 대행사를 통해 대졸자를 뽑았던 일본 기업들이 최근 본사 직원들을 학교에 보내 졸업예정자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하고 간다"며 "매주 1~2개사씩 학교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도 "지난주 일본 굴지 대기업인 야마토운송과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인사팀을 보냈다"며 "한국 대학생을 만나보려는 일본 기업들의 적극성에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최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1 해외취업 박람회'에서도 국적별로 보면 세계 최대 전자제품 기업 중 하나인 파나소닉과 농기계 제조업체 구보타 등 37개사가 참가해 일본 기업이 가장 많았다.

[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8. [매일경제]실적나쁜 재외공관장 조기소환

내년부터 재외공관장 성과 평가에서 2회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소환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23일 "내년부터 실시되는 재외공관장 통합성과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이 같은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외공관장 성과 평가는 외교부가 지난해 인사파동을 수습하기 위해 마련한 쇄신책으로 실적이 부진한 공관장은 임기 만료 전이라도 조기 소환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외교부가 이번에 조기소환 요건을 대폭 개정한 것은 최근 실시한 시범 평가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전체 156개 공관 중 방글라데시 이스라엘 캄보디아 등 험지로 분류되는 대사관들이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으며, 리비아 스리랑카 등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주요국 공관장 가운데 하위 등급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2회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으면 곧바로 공관장을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성과 부진에 대한 소명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 일단 소환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재외공관장(156곳) 평가 결과는 S, A, B, C 등급으로 분류된다. 각각의 등급에 포함되는 인원은 31명(20%), 62명(40%), 47명(30%), 16명(10%)이다. 따라서 매년 16명은 최하위 등급을 받게 된다.

평가는 재외공관원 수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진다. 현재 1년 단위로 평가할 계획이지만, 향후 6개월 단위로 평가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조만간 이번 시범 평가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등급을 받은 공관들을 방문해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문수인 기자]


9. [매일경제]글로벌 침체에 빙하기 맞은 태양광…LG화학등 속속 발빼

충북 음성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모듈공장. 태양광 모듈과 셀을 쉴 새 없이 만들어내지만 역대 최저치로 가격이 떨어진 탓에 답답한 상황이다. 재고도 최소 규모로 가져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목표 대비 85% 수준에 그쳤다. 최근에는 가동률마저 크게 떨어져 5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화학 기업설명회. 폴리실리콘 사업 투자 현황에 대해 묻자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덤덤한 표정이었다. 김 부회장은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황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경제 불확실성 탓에 현금보유액을 늘리고 관련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폴리실리콘 투자 유보를 결정한 것이다.

LG화학은 최근 2년간 폴리실리콘 진출을 저울질하다가 지난 4월 5000t 규모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을 공식 선언했지만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로 태양광 산업에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국내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에서 태양광 보조금 삭감을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이 저가물량을 쏟아내면서 폴리실리콘,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제품 가격이 일제히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 논란도 여전하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기존 태양광 분야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은 '비(非)조선사업 키우기' 핵심 프로젝트로 태양광 사업을 설정하고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수직계열화에 성공했지만 그 과실은 달콤하지 못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충북 음성 공장은 최근까지 생산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태양광 수요국의 경기 침체와 중국 업체의 급성장으로 모듈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2008년 말 와트당 3.8달러 수준이던 모듈값은 이달 19일 1.0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런 이유로 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사업 매출은 반토막이 났다. 지난 1분기 1475억원이던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매출은 2분기 703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목표인 1조원은 이미 물건너갔다는 분위기다. 태양광업체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은 정부 보조금 빼먹기 경쟁인데 각국 정부가 이를 축소하면서 자금 회전이 안되고 있다"며 "단시일에 몸집을 키우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민계식 회장이 그룹 사업 다각화를 위해 신재생 사업을 주도하고 이재성 사장은 기존 조선ㆍ해양 부문에 주력하는 구조다. 그러나 신재생 사업의 부진으로 민 회장 측과 이 사장 측의 갈등이 격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현실성 없는 투자계획이 많았다"며 "향후 과감한 투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모듈 값이나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져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면 수익성이 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태양광과 화석연료(석유)의 발전단가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가 여전히 3~4년이 남았고 경기 침체로 돈줄이 막히면서 관련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STX그룹은 STX솔라를 통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태양광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규모를 갖춘 글로벌 업체들마저 도산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올 3분기 미국의 에버그린솔라, 스펙트라솔라 등이 연달아 파산하기도 했다. OCI를 비롯해 웅진폴리실리콘과 KCC, 한국실리콘 등 폴리실리콘 양산업체들도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응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연산 5000t짜리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고 추가로 2만t까지 늘리려던 LG화학의 구상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태양광 산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폴리실리콘에 대한 안정적인 내부 수요처를 갖춘 한화케미칼의 경우 폴리실리콘 1만t 공장을 계획대로 짓는다는 방침이다. 삼성정밀화학도 미국 MEMC가 보유한 첨단공법을 적용해 1만t 규모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2013년에 갖춰 태양광 구조조정 이후의 시장을 장악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이 태양광 산업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재편을 앞당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성호 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태양광 분야 가격 인하 경쟁이 거세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공장가동률은 50~70%대로 떨어졌으며 추가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다"며 "지금의 구조조정 상황에서 살아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계만 기자 / 문일호 기자]


10. [매일경제]2005년 이후 처음 폴리실리콘값 1㎏ 40달러 붕괴

태양광 산업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이 6년 만에 처음으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당 40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4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에서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물질이다. 규소에서 실리콘을 뽑아내는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태양광에너지 가치사슬에서 맨 앞에 위치했기에 '태양광의 쌀'이라고 불린다.

23일 태양광가격정보 게시판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39.5달러에 그쳤다. 일주일 새 7.06% 떨어진 것이다. 6개월 전 가격(79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올해 1분기 ㎏당 70달러를 웃돌던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은 6월 초 50달러대로 추락하더니 9월 중순에 40달러대로 진입했고 이번에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9.5달러를 찍었다. 최근에는 이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도 거래되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폴리실리콘 ㎏당 40달러를 최종 지지선으로 보고 있다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의 평균 제조단가는 ㎏당 20~30달러 선으로 분석된다. 예상보다 태양광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구조조정마저 빨라지는 모습이다.

태양광 최대 수요처인 유럽경제가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데다 중국업체들이 저가의 폴리실리콘 물량을 쏟아내면서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OCI가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4만2000t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시장상황이 악화되다 보니 OCI도 지난 9월 폴리실리콘 가격을 대폭 인하한다고 밝혀 본격적인 가격경쟁에 뛰어들었다. 또한 OCI는 가격인하를 감안해 투자비 회수기간을 기존 2년에서 3~4년으로 잡았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OCI가 가격 후려치기에 나서면서 고순도ㆍ고품질 폴리실리콘 업체만 살아남는 치킨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강계만 기자]


11. [매일경제]태양광株 줄줄이 급락 OCI등 반년새 60% ↓

태양광 대표주(株)인 OCI 계열사인 넥솔론은 태양광 가치사슬 구조에서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토대로 태양전지 부품격인 잉곳과 웨이퍼를 만드는 업체다. OCI 주가가 60만원을 넘던 지난 4월 넥솔론은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의 대어로 주목받았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은 1만원 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넥솔론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을 때 희망 공모가 범위를 8500원에서 1만300원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최종 결정된 공모가는 최고치의 38.8%인 4000원이었다. 수요에 앞서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때 내걸었던 가격(6700~8000원)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넥솔론의 고전은 지난 14일 코스피 상장 후에도 이어졌다.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50% 높은 6000원에 형성되고 17일부터 주가가 오르며 19일 장중 652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흐름은 꺾여 21일 5480원까지 내려앉았다. 반년 간 보인 넥솔론 기업가치의 부침은 태양광주 성쇠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태양광주는 주류였다. 대표주인 OCI는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들이 앞다퉈 담는 주식이었다.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트렌드를 만들자 관련 계열사들은 증시에서 태양광주 테마로 묶이며 동반 상승했다. 당시 중국의 물량 공세로 벌어진 공급자 간 가격 경쟁은 수익성을 낮추는 '반짝 추위'로 간주될 뿐 투자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태양광주가 본격적으로 냉각된 시점은 유럽과 미국의 위기가 부각된 지난 8월이다.

태양광 산업의 주요 수요처인 '선진국'의 자금난이 부각됐다. 태양광은 미래 환경과 먹거리 차원에서 육성됐던 산업이었다. 효율 면에서 기존 발전 산업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이 손을 대기에는 벅차기 때문에 국가 주도로 이뤄졌다. 이 같은 특수한 구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는 곧 태양광 산업의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은 앞선 공급과잉 논란과 달리 수요 감소 가능성에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9월 1일 전해진 미국 태양광 산업 3위인 솔린드라의 파산신청 소식은 투자자들 불안을 키웠다. 10월 중순 이후 유럽의 자국책 마련 노력이 부각되면서 태양광주는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반등 지속성은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OCI 주가가 정점을 찍었던 4월 22일 이후 반년 만에 태양광주는 증시에서 애물단지가 됐다. OCI와 오성엘에스티 등 태양광 산업이 주력인 상장사의 주가는 지난 21일까지 최근 반년간 60%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낙폭은 16.4%였다.

[김대원 기자]


12. [매일경제]금융위·금감원 통합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를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놓고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ㆍ경영학자 22명으로 구성된 민간금융위원회(위원장 이필상 고려대 교수)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5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민간금융위원회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원 별도 설립과 금감원 산하 설립론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면서 찬반논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금융위-금감원 이원화 체제에서는 업무 중복성 논란과 책임 소재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더 큰 틀에서 이 둘을 통폐합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통합의 방향은 공적민간기구(금융감독위원회)로 가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만약 불가능할 경우엔 아예 통합 공무원 조직으로 가자는 의견이다. 지금처럼 상위 위원회는 공무원 조직, 하위 금감원은 공적 민간기구로 상호 통합되지 못한 체계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결론이다.

둘째, 현재 금융위가 갖고 있는 법령 제개정권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위 사무국 조직을 폐지할 것을 주문했다. 대신 의사결정만을 맡는 금융감독위원회를 두고 그 밑에 집행기구로서 금감원을 두자는 제안이다.

셋째, 통합감독기구의 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되 국회인준절차를 거쳐 독립성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넷째, 감독의 사각지대인 소비자보호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은 위원회 산하에 별도 조직으로 분리시킬 것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금융감독 유관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력과 견제를 위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감위가 참여하는 거시건전성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교수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현재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데, 민간금융위원회의 제안처럼 하나의 공적 민간기구로 만들어버리면 이와 같은 논란 자체가 벌어질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금감원 직원들을 공무원에 준하는 신분으로 격상시켜 금융위 공무원조직과 통합해 새로운 금감원으로 만들고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별도로 분리하자는 얘기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감독정책 수립은 금융위원회가 맡고, 집행과 검사는 금융감독원이 분담하도록 분리하다 보니 집행과 검사에서 나타난 감독 정책의 문제점이 다음 감독 정책 수립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금융감독기구를 공무원 조직으로 둘 것인지 또는 민간조직으로 둘 것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관치금융을 벗어나고 정치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민간조직화해야 한다"며 "공적민간기구를 통해 자율성과 독립성,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도 "법적으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외국 사례를 보면 민간에서 맡는 경우도 많다"며 "중요한 것은 감독의 독립성 중립성을 위해 어떤 조직형태가 옳은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과거 방송위원회가 행정권을 가진 공적민간기구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의 위원회 조직으로서 기능 상실도 도마에 올랐다.

이상빈 교수는 "감독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겸임하던 시절에는 민간 전문가인 비상임위원 6명과 상임위원 2명 등 8명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주재 아래 2주마다 이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벌이는 간담회가 활성화됐다"면서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비상임위원 수를 줄여 간담회가 폐지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위 공무원 조직과 금융감독원을 단일조직으로 통합하고 새로 만들어지는 금융감독위원회를 진정한 의사결정기구로 탈바꿈시키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상빈 교수는 "금융감독기구 직원 신분을 모두 공무원에 준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또한 감독업무 중립성을 위해 금융감독위원회에 민간위원을 충원해 과반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 인사는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열석발언권만 가질 정도로 금감위 참여는 배제하자는 주장이다. 또 거시감독과 미시감독의 유기적 협조를 위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간 거시건전성 협의체를 결성하자고 제안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에 대해선 금융감독위원회 밑에 금감원 조직과는 별도로 두는 방안이 제시됐다.

최창규 명지대 교수는 "감독에 치중하다 보니 금융의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소비자 보호"라며 "감독당국이 금융회사를 건전성 차원에서 보는 것과 소비자 관점에서 보는 개념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독립기구로 격상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고동원 교수도 "소비자 사후 피해구제 절차만이라도 감독기능과는 독립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감독기구 산하에 감독원과 분리해서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영국의 금융옴부즈맨 제도"라고 소개했다.

[송성훈 기자 / 이상덕 기자]


13. [매일경제]금융위·금감원 밥그릇 싸움 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을 둘러싸고 갈등이 심각하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양 기관의 갈등을 수습하고자 이례적으로 전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까지 마련했다. 하지만 금감원 노조는 '관치금융 박살내자'는 현수막까지 내걸고 여전히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단은 이렇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가 전체회의 보고 안건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안과 금융회사경영구조개선법안을 올렸다. 이들 법안은 금감원 소속으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치하고 금융회사와 임직원 중징계 제재권한을 금융위로 이관하자는 것이 골자다. 금감원 조직 개편도 시사했다. 금감원 은행ㆍ중소서민담당 부원장 업무를 수석부원장에게 넘기고, 금융소비자보호원에 분쟁조정, 금융회사 조사, 금융교육 등을 담당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관례적으로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금융위 출신 몫이니 금감원 내부 출신자들이 승진할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드는 데다 중징계 권한마저 빼앗긴다면 무슨 수로 금융회사를 검사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특히 금감원은 금융위가 그동안의 협의 내용은 물론 총리실 혁신태스크포스에서 제시한 내용과도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갈등이 커지자 양측 수장들이 직접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9일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아직 쟁점들이 남아 있는 만큼 두 기관이 더 협의하자"고 사안을 보류했고 권혁세 금감원장도 "갈등과 반목보다는 금융위를 파트너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갈등은 쉽게 봉합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성훈 기자 / 이상덕 기자]


14. [매일경제]한국 여의도 점령 시위는 탐욕아닌 무능에 대한 분노

미국 맨해튼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운동은 이달 82개국 1500여 개 도시로 번졌고 국내에도 상륙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민간금융위원회 위원들은 미국과 한국의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자본이나 경영진의 과도한 수익과 높은 연봉에 대한 분노라기보다는 불완전판매와 투자자 보호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결집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교수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탐욕이라는 측면에서 금융권이 문제가 된 적은 적었다"면서 "하지만 불완전판매, 투자자 보호에 대한 원성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를 탐욕에 대한 분노가 아닌 무능에 대한 분노라고 정의했다. 이 교수는 "월가와 비교해볼 때 월가는 투자은행들이 대규모 수익을 내면서 분노한 것인 데 반해 한국은 수수료 등이 논란이 됐다"며 "소비자는 자신들을 배려해주지 않은 데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연세대 교수는 "월가는 투자은행의 탐욕 때문에 분노 시위가 촉발됐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일부 가진 자가 많이 가진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던 중 이런 흐름에 동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양극화의 원인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미국식 경영문화를 급속도로 받아들였는데 이는 아시아권 문화와 이질적이었다"며 "미국은 최고경영자(CEO)가 직원 평균 연봉의 200배 이상을 받는 곳이 많지만 일본만 하더라도 50배를 넘은 곳이 없을 정도로 평등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가운데 은행권 전반에 걸쳐 임금이 오르다 보니 불만이 높아진 것"이라며 "CEO들이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따져볼 일이지만 절대액수로 월가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간금융위원장인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한국 금융권도 안도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월가 시위는 강 건너 불이 아니다"면서 "양극화 문제가 얽히면 사회적 갈등이 증폭될 뿐더러 시위로 이어질 때는 정부도 컨트롤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은 1997년 외환위기 발발 직후 은행권에 100조원대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을 분명 기억하고 있다"면서 "은행이 담보대출로만 실적을 올리면서 급여는 일반 국민보다 몇 배씩 더 많이 받는다면 이해하는 국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금융위원들은 금융이 공공성과 사익 추구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 금융이 공적자금을 토대로 살아난 만큼 다른 어느 나라보다 공익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상덕 기자]


15. [매일경제]하루 18차례 정전…방글라데시 경제는 아직 `취침중`

도로에 이어 방글라데시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은 전기다. 국제공항에도 전기 공급이 잘 안되던 미얀마처럼 '정전의 일상화'라고나 할까. 숙소 식당 시장 등 가는 곳마다 정전을 경험해 나중에는 밤에 방 안이 암흑으로 변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만큼 단련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공장 사무실 가게 식당 가정집 모두 발전기가 필수적으로 설치돼 있다.

봉제업을 하는 조남호 현어패럴 대표를 만나 전기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공장의 전기료가 월 2000달러다. 그런데 발전기에 들어가는 기름값이 한 달에 6000달러나 된다. 서너 차례면 좋겠는데 하루 정전 횟수가 무려 18번이나 된다. 전기의 87%를 천연가스를 이용해 발전 중인데 가스가 부족하다. 전력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석유를 수입해야 하지만 재정 형편 때문에 쉽지도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그의 사무실을 들렀을 때도 정전이 돼 한참 동안 깜깜한 어둠 속에서 대화를 나눠야 했다.

실제로 2010년 방글라데시의 하루 전기 수요는 5500만~6000만㎿로 추정되나 하루 생산량은 3800만㎿로 필요량의 60%대 수준이다. 전기로 인한 제조업 손실액이 국내총생산(GDP)의 2%(약 1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삼식 KOTRA 다카센터장은 "신규 투자 업체가 영업을 개시해도 최소 3개월간 전기가 연결되지 않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통신은 그나마 도로와 전기에 비해 나은 편이다. 여러 업체가 무선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표 기업인 그라민폰의 경우 30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유선 가입자는 100만명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며 공중전화를 찾기도 힘들다. 상하수도 시설, 쓰레기 처리 등은 낙후돼 있어 도시 전체에서 깨끗함을 찾기가 힘든 실정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도 열악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정을 개선하고 경제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 중이다. 2012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에 추진할 인프라스트럭처 계획만 1039개에 달한다. 문제는 사업에 필요한 돈이 부족하고 의지도 부족하다는 것.

우선 세금을 내는 계층이 매우 엷다. 납세 인구는 법인을 포함해 150만명 남짓으로 전체 인구의 1%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나마 납세 인구 중 3분의 1만이 세금 부담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금 가운데 직접세인 소득세 비중이 27% 수준에 불과하니 재정 수입을 늘리기가 어렵다. 여기에 석유제품 곡물 기계장비 등 수입이 많아 경상수지도 적자가 염려되는 실정이다.

조태영 주방글라데시 대사는 "다카 외곽을 도는 순환고속도로 공사가 올 8월 중 착공한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아직 착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마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세계 최고의 인구밀도(㎢당 약 1080명)를 보이며 3모작을 하지만 인구 때문에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 방글라데시. 이곳에서 그나마 희망의 빛을 찾으라면 25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40%를 넘을 만큼 젊다는 점과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배워 영어구사력이 높다는 점 등이 꼽힌다.

하지만 1인당 소득이 700달러 남짓으로 정치 경제 치안 위생 교통 환경 질병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온갖 문제를 지니고 있는 방글라데시에 '미래는 밝다'는 표현을 쓰기는 참 힘들었다.

한 한국 교민은 취재팀이 현지 경제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얘기하자 이렇게 답변했다.

"이곳에서는 되는 것도 없지만 안되는 것도 없다. 상식이 접목되지 않는다. 정부와 정치권의 경우 경제를 발전시킬 계획도 별로 없고 바꿀 의지도 부족하다. 그게 현실이다."

[기획취재팀=김상민 부장대우 / 박만원 순회특파원 / 사진 = 이충우 기자]


16. [매일경제]주가 40% 폭락 곳곳서 시위 봉제 빼곤 변변한 산업 없어

다카 서북부로 35㎞가량 떨어져 있는 사바르 지역. 다카 수출가공공단(EPZ)이 있는 곳이다. 퇴근시간이 되니 수많은 여성이 길거리를 메웠다. 월 60~100달러를 받고 일하는 산업역군이다.

EPZ는 방글라데시 경제의 핵심 기반이다. EPZ에 들어가면 현지나 외국계 은행을 통한 달러화 대출이 가능하고, 달러화 계정을 보유할 수도 있다. 문제는 EPZ 등에 입주한 기업 대부분이 의류 관련 업체고, 그나마도 용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경제 발전에 필요한 투자 유치가 활발하지 못하다. 방글라데시가 최근 5년간 6%대 안정적인 성장률(올해 6월 말에 끝난 2011회계연도에 6.3% 성장률)을 보였지만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방글라데시의 최대 난제는 물가다. 2011회계연도에 소비자물가지수가 8.8%였고, 2012년도에 7.5% 목표치를 세웠지만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확장적인 재정 정책, 환율, 수입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악재가 너무 많다. 김삼식 KOTRA 다카센터장은 "지난 회계연도에 식품 가격이 11.3% 올랐다는데, 실제 시장에서는 쌀을 비롯한 식료품 가격이 20~30%는 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글라데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 7월 4.5%였던 기준금리를 올해 5월 6.25%까지 올렸다. 대출금리 상한선(연 13%)도 최근 15~16%로 인상했다.

물가가 오르다 보니 통화인 타카(Taka)도 약세를 보여 1년 전보다 5% 이상 절하됐다. 주식시장의 경우 주가지수가 올해 들어 40% 이상 떨어져 과격 시위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방글라데시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한 의류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011회계연도의 수출액 229억달러 가운데 81%(187억달러)가 의류다. 의류 산업은 직접 고용 200만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구만 1500만명에 이른다. 그렇지만 원부자재를 수입하고 제품 생산 후 대부분을 수출해 중간 단계에서 임금을 남기는 구조이므로 외화 가득률이 높지 않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오히려 800만명이 넘는 외국에 나간 사람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돈(지난해 116억달러)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의류 외에는 다른 수출 산업이 거의 없어 급기야 2012회계연도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염려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포스트 차이나(Post-China)'를 대표하는 저임 생산기지가 될 것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대외 요인에서 비롯된 인플레이션 △정치 불안정 △사회간접자본(SOC) 미비 등이 성장 위협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조남호 현어패럴 대표는 "정치 불안과 SOC 미비 등으로 향후 지속적인 발전이 쉽지 않다. 저임금을 기반으로 하는 의류 임가공의 경우 앞으로 20년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뒤집어 표현하면 방글라데시가 일정한 수준 이상의 산업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20년 이상 걸린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기획취재팀=김상민 부장대우 / 박만원 순회특파원 / 사진 = 이충우 기자]


17. [매일경제]▶ 2번에서 계속 : 대학생 고금리 대출 갈아타기 상품 출시

고금리 대학생 대출 갈아타기 상품 출시

우선 은행들은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대상을 대학생까지 확대하거나 대학생 대상의 유사한 대출상품을 신설하는 작업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새희망홀씨대출은 서민에게 연 11~14% 금리로 2000만원까지 빌려주는 대출상품으로 현재 대학생은 대상이 아니다. 기존의 저축은행 고금리 대출을 갚는 조건으로 받는 '환승론'도 허용될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에 대해서도 개선작업이 진행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중앙회에 대학생 대출상품의 금리를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지나친 고금리 상품은 자제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또 대학생 대출의 용도를 학업과 관련 있는 자금으로 제한하고, 대출심사도 엄격하게 실시하라는 내용도 포함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대해 대학생에게 돈을 빌려준 뒤 부모 등 제3자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 대출상품에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대출과 유사한 명칭을 붙이는 행위 등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을 두고 '자산 늘리기'에 급급한 저축은행을 방조해온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부실에 시달리던 상당수 저축은행은 자산 증식 차원에서 올해 상반기 신용대출을 급격히 확대해왔다.

이 가운데 대학생 대출은 지난 6월 지난해 말 대비 13%가량 급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대학생 대출을 사실상 방조해왔다"며 "선거철을 앞둔 선심성 대책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 [매일경제]선진국 재정상황 갈수록 악화될듯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최근 세계 각국 재정점검 보고서를 내고 선진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07년 73.4%에서 2012년 102.9%, 2014년 108.7%, 2016년 109.4%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과 비교하면 무려 30%포인트 이상 오르는 것이다.

한편 IMF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2012년에 30.0%를 기록하고, 2014년 26.0%, 2016년 22.2%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위기 이전인 2007년(30.7%)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국가채무 비율을 2012년 32.8%, 2014년 29.6%로 추정한 것과 비교하면 IMF가 우리나라 재정 여건을 상대적으로 낙관적으로 본 셈이다.

[이기창 기자]


19. [매일경제]김중수 "금리 올릴 땐 위기 경계해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 안정이라는 책무가 추가됐지만 현재로서는 (조직 개편을 앞두고)인원을 늘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21일 인천 한은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현재로서는 사람이 더 필요하다고 말할 상황은 아니다"며 "우선순위를 검토해 기존 조직에서 줄일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법 개정안 발효일인 12월 17일을 앞두고 한은은 시행령 제정을 위해 관련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 총재는 금융사 공동검사와 관련해 "한 달간 할 것이냐 같은 기한을 정하는 것도 있고 제2금융권에서 어느 정도까지 자료를 받을 것이냐도 문제"라며 "금융채 지준부과는 평상시 '0 세율'을 하더라도 위기가 되면 적당한 수준의 요율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재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금융과 실물 부문 간 연계가 달라졌고 이들 간 사이클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면밀하게 변화 과정을 보고 금리 정책도 이런 면에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어느 나라든 기준금리 인하는 쉬우나 올릴 때는 항상 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제를 목표로 삼는 만큼 금리 정상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20. [매일경제]공정위, 복제약 담합 제약사에 과징금

세계 4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동아제약이 신약 판매권 거래담합 혐의로 총 5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항구토제인 신약 '조프란'의 특허권을 가진 GSK가 복제약 제조사인 동아제약과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GSK와 동아제약에 각각 30억4900만원, 21억2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아제약이 1998년 GSK의 제조법과 다른 제법특허를 취득해 복제약 '온다론'을 싸게(GSK 제품의 76% 수준) 판매하자, GSK는 경쟁을 우려해 이듬해 10월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00년 4월 동아제약이 온다론을 철수하고 향후 항구토제 및 항바이러스제 시장에서 GSK와 경쟁할 수 있는 어떤 제품도 개발ㆍ제조ㆍ판매하지 않는 조건으로 GSK는 동아제약에 신약 판매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했다.

[이재철 기자]


21.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0월 21일)


22. [매일경제]유로존 은행자본 1000억유로 확충

이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만 남았다. 유럽 재정위기 해법의 세 가지 쟁점 중 두 가지가 지난 21일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 사실상 합의됐다.

EU 재무장관들은 22일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유럽 은행 자본확충 규모를 1000억유로 선으로 하고, 그리스 국채 손실률(헤어컷)을 50% 선으로 상향하기로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러나 EFSF 확대 방식에 대해선 회원국 간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EU는 23일 정상회의에서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할 예정이지만 최종 타결은 26일 추가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정에 없던 긴급 정상회의를 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논의에)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제부터 26일 사이에 구조적이고 야심차며 명확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서는 일단 유럽 은행들에 1070억~1080억유로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게 된다.

유로존은 23일 EU 정상회의에서 위기를 겪고 있는 은행들에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에 대한 세부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국채 보유 민간 채권자의 손실률은 기존 21%에서 50~60%로 높이는 선에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상각은 보유 채권을 만기가 돌아오기 전에 EFSF가 발행하는 AAA등급 채권이나 그리스 정부가 발행하는 30년 만기 채권으로 교환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50% 손실률 상향 조정에 대해서는 민간 채권단들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손실률 상향과 관련한 세부 조건들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민간 은행들이 최소 50% 이상의 상각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유로존이 그리스 2차분 구제금융 외에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EU는 유럽위기 해소를 위한 자금줄인 EFSF 증액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현재 4400억유로인 EFSF의 가용재원을 1조~2조유로로 대폭 확대한다는 것은 회원국 간 공감대가 이뤄져 있지만 기금확대 방식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22일 열린 독일과 프랑스 정상회의에서는 EFSF가 민간 보유 국채 손실의 일부를 보증하는 방안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신흥국들의 지원을 받아 특별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놓고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로존은 23일 EU 정상회의에서 이 사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논의한 사항들은 24~25일 중에 열릴 추가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조율을 거쳐 26일 2차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1일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유로존은 그리스에 대한 1차 구제금융 패키지의 6차분 80억유로를 제공키로 결정했다. 이 자금은 IMF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다음달 상반기에 집행한다.

[김주영 기자]


23. [매일경제]유로존 은행자본 1000억유로 확충

"IMF는 유로존 회원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존 립스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특별고문이 매일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유로존 회원국 지원 의사를 명확히 했다.

유럽 위기 해결을 위한 IMF 역할에 대해 립스키 고문은 "IMF는 정책 입안에 협력하고, 필요한 경우 금융지원을 통해 유로존 회원국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08~2009년 경기침체는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 간 강력한 상호연관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며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글로벌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분명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로존 경제위기에 대해 "현재 위기는 2008년 위기 이후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지금까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2008년 위기는 선진국 금융 부문에서 시작돼 실물경제로 파급됐다. 전 세계 국가가 과감한 재정ㆍ통화정책을 통해 경기시스템 붕괴를 막았지만 많은 선진국의 공공부채 규모가 급증하는 등 재정건전성은 악화됐다.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질지에 대해 그는 "세계경제가 위험한 국면에 있다"고 진단하고 "선진국 경제는 2012년까지 계속 무기력하고 신흥국가 경제 성장속도도 둔화될 것이란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을 위해 선진국들은 금융 부문 개혁에 나서고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중기재정통합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신흥국 위기극복 전략과 관련해 "선진국들의 성장둔화 위험에 대처하는 한편 구조조정 시행, 금융 불균형 증대를 막기 위한 정책 수립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글로벌 불균형을 줄일 수 있도록 내수확대를 장려하는 정책을 병행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병득 기자]


24. [매일경제]킬로그램 기준 변경 국제도량형 총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무게와 질량의 기본 단위인 '킬로그램(㎏)'의 기준이 바뀐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21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국제도량형 총회에서 120년 이상 ㎏의 정의로 사용된 '국제 킬로그램 원기(原器ㆍ질량 원기)'를 폐지하고, 새로운 정의를 도입하기로 했다.

인류가 근대 들어 도입한 길이, 시간 등의 기준은 이미 수차례 바뀌었지만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질량의 기준마저 소임을 다하게 된 것이다.

파리 근교 세브르의 국제도량형국(BIPM) 삼중 금고에 보관돼 있는 질량 원기는 백금(90%)과 이리듐(10%)을 섞어 만든 가로ㆍ세로 각 39㎜의 원기둥이다.

원래 1㎏은 '섭씨 4도의 물 1ℓ의 질량'이라고 정의해 왔지만 물의 밀도가 불안정하다는 점 때문에 1889년 미터 조약에서 1㎏에 해당하는 질량 원기를 정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25. [매일경제]美FRB "3차 양적완화 필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내부에서 3차 양적완화(QE) 조치의 필요성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오는 27일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통화정책 책임자들이 새로운 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어 주목된다.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은 지난 2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최근 경기 상황은 상당히 걱정스럽고 심각한 하강 위험이 있다"며 "새로운 증권 매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2일 보도했다.

옐런 부의장은 매입 대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증권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모기지 증권을 사들이면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 주택 구입과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대니얼 타룰로 연준 이사도 지난 20일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 중 최우선적인 조치는 추가적인 대규모 채권 매입"이라고 제시했다.

타룰로 이사는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택 경기 문제가 연준이 집중해야 할 이슈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서 추가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인물들이 있어 추가 양적완화 조치의 채택 여부는 불투명하다.

실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 나라야나 코첼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 등 3명은 연준이 앞서 실시한 두 차례의 양적완화 조치에 반대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거나 경제가 회복 기미가 보이면 이 조치는 도입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는 소폭 감소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도 2~2.5% 수준으로 예상된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6. [매일경제]中원자바오 "부동산값 잡아라"

중국이 안팎으로 본격적인 경제 단속에 나섰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21일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전화통화에서 "유럽은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면서 "유로화와 유럽 금융시장을 지켜내겠다는 EU 지도자들의 정치적인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21일 반롬푀이 의장과 통화에서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중국ㆍEU 정상회담을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는 다음날 광시좡족자치구 수도인 난닝시를 시찰하면서 "부동산 가격을 포함한 모든 물가를 서민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급 정부가 철저한 가격 통제 정책을 써서 부동산 가격을 계속 묶어놓아야 한다"면서 "지방정부들이 서민용 주택을 일컫는 '보장성 주택'의 건설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밝힌 올해 보장성 주택 공급 목표는 1000만채다.

[정동욱 기자]


27. [매일경제]글로벌 금융수장 만나고 돌아온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13~18일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해외투자협력 강화가 목적인 이번 출장에서 그는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 CEO, 마커스 아기우스 바클레이스 회장, 얀 호먼 ING CEO, 알프레도 사엔츠 산탄데르은행 CEO 등 유럽을 대표하는 금융회사 수장들을 만났다. 전 이사장이 해외출장 길에 오르면 글로벌 금융회사 CEO들에게서 면담 요청이 쇄도한다. 이들이 한국에 올 때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실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방문 코스다. 국민연금이 국내에서 '슈퍼갑' 소리를 들은 지는 오래다. 지금은 세계 시장에서도 갑으로 통한다. 전 이사장은 "개인적으로 갑이란 말을 싫어한다. 우리가 해외자산을 늘려가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식되다 보니 접촉해 오는 사람이 많아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에서 전 이사장을 만나 유럽 상황과 자산규모 340조원, 세계 4대 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 투자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국민연금 해외투자가 많이 늘었다. 한국시장을 키우지 않고 왜 해외에 돈을 뿌리느냐는 반론도 있다.

▶국민연금 덩치가 국내시장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고래가 바다에 살아야지 연못에 살 수는 없다. 단적인 예로 국내 채권시장은 국민연금 비중이 20%고 주식시장은 4~5%다. 금융위기가 닥쳤다고 가정해보자. 한국시장이 더 크게 깨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성장 가능성 있는 해외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연금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길이다. 국내 '몰빵'은 무책임하고 위험하다.

-원화값이 떨어진 상황에서 해외투자 비용이 크게 먹히는 것 아닌가.

▶앞으로 정책당국과 더불어 고민할 문제다. 해외에서 괜찮은 매물이 나오더라도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불안하면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 투자를 위해 달러를 사면 외환시장이 불안해진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해외투자를 할 때 레버리지(차입) 없이 현금을 주고 샀다. 우리나라에서 국민연금만큼 신용도 높은 기관이 어디 있나. 이걸 활용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면 외환시장에 부담을 안 주고 해외투자를 할 수 있다.

-기업들의 해외자산 매수에 국민연금이 자금을 대는 방법도 있지 않나.

▶올초부터 국내기업이 해외기업 혹은 해외자원 투자에 나서거나 공장설립, 지분 인수 등을 추진할 때 공동으로 투자하는 '코퍼럿 파트너십(corporate partnership)'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0여 개 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는데 국내 주요 기업 대부분이 포함됐다. 국민연금이 투자 약정한 금액만 3조7000억원이다. 포스코와 공동으로 브라질 니오븀 광산을 인수한 것도 비슷한 성격이다.

-중국투자공사(CIC)는 세계 자산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중국 자본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외환 확보 측면에서 중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 컬로니얼 파이프라인, 호주 오로라플레이스를 인수할 때 중국, 싱가포르 펀드와 경합했는데 무척 아슬아슬했다. 다만 우리가 유리한 점도 있다. 해외에선 CIC 같은 국부펀드에 대한 거부감이 존재한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연금은 국부펀드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국민연금 투자는 전문적 펀드매니저들의 자율적, 독립적, 재무적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해야 우리에 대한 경계가 줄고 투자대상도 제한받지 않는다.

-8월 이후 급락장에서 국민연금이 시장 안정에 동원됐다는 시각이 있다.

▶소방수니 구원투수니 하는 표현 참 불편하다. 8~9월 외국자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5조9000억원을 순매도하는 동안 국민연금은 5조2000억원 순매수했다. 이건 철저히 장기 성과 제고를 위한 저가매수 성격 투자였다. 지수 하락을 방어하겠다는 의도는 없다. 올해 국내주식 비중을 18% 정도로 가져가려 하는데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 비중도 자동적으로 낮아진다. 주식 비중을 유지하려면 주식을 더 사야 할 필요가 생기는 셈이다. 이런 투자전략 결과로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를 목적으로 투자하지는 않는다.

-최근 2년간 10% 넘는 수익률을 냈다. 올해는 8월 말 현재 2.19%에 그치고 있다.

▶투자는 긴 안목에서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연평균 5~6% 수익률이 나와야 2060년까지 국민연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수익률이 낮으면 그만큼 연금 고갈시기가 앞당겨진다. 운용에서 안정성만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자산 대부분을 국채에 넣고 있으면 앉아서 고갈을 기다리는 꼴이다. 적절한 분산투자, 리스크 대비 수익률이 양호한 상품을 찾아 투자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KB, 신한, 하나금융지주 1대 주주가 되면서 사외이사 파견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2대 주주가 사외이사를 파견하는 상황에서 최대 주주가 안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취지로 얘기한 적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일이라 만만치는 않다.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단 주주권 행사를 강화한다 해도 결코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경영개입이나 간섭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정리=노원명 기자 / 이유섭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28. [매일경제]유럽위기 끝나면 글로벌금융 승자·패자 나뉠것

"이번 위기가 끝나면 금융업계 안에서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구분될 것 같다."

유럽 출장기간에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을 만나 재정위기 사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돌아온 전광우 이사장은 출장 소감을 이렇게 요약했다.

현재 유럽 주요 금융사 상당수가 그리스 국채에 물려 있다. 헤어컷(채권단 손실률) 수준을 놓고 채무국과 채권단 사이에 밀고 당기기가 진행 중이지만 결국 50% 이상 손실 감수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은행들은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해 손실을 메울 수밖에 없다. 자구책으로 감당이 안 되는 곳은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도 있다. 이후 은행 진로는 두 가지다. 중간에 쓰러지든가, 살아남아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하든가.

전 위원장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는 병으로 치면 급성질환에 해당했다. 심폐소생술과 응급수술이 동원됐지만 회복도 빨랐다. 현재 재정적자는 당뇨,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과 비슷해 당장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다. 대신 회복이 더디다. 전 위원장은 "심각한 병이라는 것은 알지만 이를 치유하려는 정치적 컨센서스가 모이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사태가 '심장 쇼크' 수준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전 위원장은 "사태 해결의 열쇠는 결국 독일이 갖고 있다"며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G20 회의를 앞두고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리=노원명 기자 / 이유섭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


29. [매일경제]감사원 "산업은행, 금호생명 비싸게 샀다"

산업은행이 2009년 당시 금호생명(현 KDB생명)을 실제 가치보다 높게 평가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부실 인수 의혹이 감사원에 의해 뒷받침된 것이다.

산업은행은 재정건전성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정부 지원을 제외할 경우 재정건전성이 지방은행보다 낮은 D등급에 불과해 향후 민영화 추진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감사원은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점검을 위해 지난해 9~10월 산업은행, 금융위원회, 정책금융공사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 23일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 산업은행은 부실기업 금호생명 경영권을 고가에 인수해 최대 2589억원의 손실이 염려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2009년 12월 주당 5000원씩, 총 4800억원을 투자해 금호생명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부실자산이 578억원에 그친다는 전제 아래 책정된 가격이다.

하지만 주식 인수를 위한 검토 과정에서 산업은행 측은 1836억원의 부실자산이 추가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면서도 기업인수를 위한 재무실사를 하지 않았고, 사외이사들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금호생명 인수를 결정했다.

감사원은 "부실한 인수 업무 처리로 산업은행이 인수한 생보사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최대 258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염려가 있다"며 "금융위원장에게 업무 책임 임원의 비위를 인사자료로 활용하고 산업은행장에게는 관련자에게 주의를 주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금융위가 2008년 1월 산업은행 민영화 방침 이후 현재까지 세부 추진방안도 마련하지 않는 데다 정부 지원을 제외한 산업은행 재무건전성 등급이 지방은행보다 낮은 'D'등급에 불과해 민영화 추진에 차질이 염려된다고 밝혔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1.6%로 5개 시중은행 평균(2.4%)보다 낮고, 예대율(은행의 총대출액을 총예금잔액으로 나눈 비율)은 2009년 12월 현재 425%로 다른 시중은행(105~120%)보다 높았다.

산업은행은 금호생명 고가 인수 지적에 대해 "국가 경제를 위한 산은의 대승적 판단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밝혔다. 산은은 "금호생명 인수로 산은은 손실을, 금호그룹은 이익을 보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금호생명 인수를 통해 금호그룹을 돕지 않아 금호그룹이 무너졌다면 국가 경제가 입은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은 재무 건전성이 지방은행보다 못하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정부 지원을 전제로 산은은 수신기능이 없이 출발했다"며 "시중은행처럼 금리가 1%에도 못 미치는 요구불예금 등의 수신 기능이 있었다면, 수익성과 예대율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보ㆍ기보와 중소기업 대출 지원 업무가 중복된다는 지적에 대해 "온렌딩은 여신 지원이고 신보ㆍ기보는 보증 지원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신보ㆍ기보 보증 지원을 받는 사업에는 온렌딩 대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감사원은 정책금융공사의 경우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간접대출(온렌딩) 업무가 각각 66%, 55% 중복된다고 평가했다.

[김인수 기자 / 이상훈 기자]


30. [매일경제]4세대 LTE폰 등장에 3G폰값 반의 반토막

직장인 김영조 씨(28)는 지난 5월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84만7000원에 구입한 갤럭시S2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김씨는 최근 여자친구에게 자기와 똑같은 스마트폰을 사주기 위해 알아보다가 온라인판매점 가격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온라인에선 판매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현금까지 지급하고 있었다. 전화기 가격이 자신이 구입할 때와 비교해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던 것.

김씨가 전화기를 구입했던 대리점에 가격이 급락한 이유를 물어보자 매장에선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달리 인건비나 물품 보관 창고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가격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엔 4G LTE폰이 나오면서 3G스마트폰의 가격 하락 폭이 더 커졌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전자기기의 가격 하락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반 년도 안 돼 너무 많이 하락해 억울한 면도 있다"며 "지금 새로 사는 가격보다 앞으로 내가 내야 하는 할부금이 2배 수준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10월부터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시대가 열리면서 LTE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쏟아지자 상대적으로 옛세대 폰이 된 3G스마트폰의 가격이 온라인 판매사이트를 중심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김씨가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LG유플러스 갤럭시S2의 경우 최근 26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가입비와 2년 할부 채권료까지 면제돼 실제 구매가격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22일 매일경제신문이 옥션,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3G스마트폰은 '공짜폰'을 넘어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된 모토로라의 아트릭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KT 아트릭스의 최초 출고가는 이 제품을 TV에 직접 연결해주는 '멀티미디어독'을 포함해 86만9000원.

그러나 이 제품은 현재 주요 온라인 매장에서 24개월 약정에 10만원 내외에 팔리고 있다.

SK텔레콤 아트릭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4개월 약정에 19만원에 판매되면서 본래 제품에 포함돼 있지 않은 멀티미디어독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최초 가격의 5분의 1 수준까지 하락한 것이다.

나오자마자 10만원 스마트폰이 된 제품도 있다. 소니에릭슨의 신제품 엑스페리아레이는 10월 초 출시되자마자 번호이동 시 10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 됐다.

처음부터 중저가형으로 판매된 제품이긴 하지만 LTE폰의 공세에 힘을 못 쓰고 출고가의 6분의 1 수준으로 판매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스마트폰 보조금 과열로 '마이너스폰'도 등장했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할부금을 책정해 소비자에게 판매한 뒤 현금을 제공하는 편법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현금을 받는 폰이 생겨난 것이다.

지난 6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네오와 팬택 베가엑스+는 최근 구매자들에게 5만원을 더 얹어 주는 수준으로 팔리고 있다. 두 제품의 할부원금은 각각 22만원, 35만원이지만 구입 후 구매자 통장으로 지급하는 보조금은 27만원, 40만원 수준이다.

이같이 3G폰 가격이 몇 달 만에 반의 반도 안 되게 내리는 건 결국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런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블랙리스트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블랙리스트 제도는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제도 개선을 통해 IMEI 미등록 단말기도 통화를 허용해 휴대폰 유통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다. 각종 판매 장려금, 단말기 보조금 등으로 고가 요금제에 가입시키는 현재의 행태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거북이 걸음이다. 현재 휴대전화 블랙리스트 제도는 내년 5~6월께 3세대(3G) 서비스부터 적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명환 기자]


31. [매일경제]현대차 중남미 누적 수출 200만대

지난 22일 울산 선적부두. 칠레로 수출되는 현대차 엑센트와 투싼ix 800여 대가 분주히 대형 자동차 운반선 속으로 들어갔다.

줄지어 늘어선 차량 속에서 파란색 엑센트가 보이자 선적부두에 모인 현대차 관계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에콰도르에 포니 5대 수출로 시작해 35년 만에 달성한 중남미 수출 200만번째 차량이 등장한 것이다.

현대차는 23일 떠오르는 신흥 시장인 중남미 지역에서 누적 수출 200만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중남미 지역 성장세는 비약적이다. 시장 진출 17년 만인 1993년에 겨우 누적 수출 10만대를 달성한 현대차는 50만대 달성에는 7년(2000년), 100만대 달성에는 6년(2006년), 200만대 달성에는 5년(2011년) 등으로 시간을 줄여온 것이다.

중남미 시장은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첫 수출을 시작한 지역이다. 1976년 에콰도르에 최초 고유 모델인 포니 5대를 수출하며 해외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3년 이후 오일머니의 유입으로 현지 경제가 안정됨에 따라 중남미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

[이승훈 기자]


32. [매일경제]경기·제주 휘발유값 2천원 돌파

서울, 인천, 경기에 이어 제주도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이 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도 49일째 오르면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기름값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류세에 대한 카드수수료로 주유소가 지난 5년간 1조3000억원을 부담했다며 이는 기름 값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주유소협회는 결의대회를 가졌고, 시민단체는 세미나를 열어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를 향한 유류세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거침없이 상승하는 기름 값을 놓고 또다시 사회적인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0.7원 오른 ℓ당 1990.15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4일 이후로 49일 연속 올랐으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2000원에 불과 10원 모자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ℓ당 2000원을 훌쩍 넘어 2066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어 지난주에 인천과 경기지역 휘발유 값도 ℓ당 2000원을 돌파했으며 이날 제주도에서도 처음 2002원에 거래됐다. 이는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환율도 달러당 1150원 선까지 치솟으면서 원유도입 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주유소 업계는 석유제품 판매가격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이병철 경기대 교수의 연구용역 결과 "휘발유와 경유 등 기름 값에는 50% 이상의 유류세가 부과돼 있는 데다 카드수수료를 주유소가 부담하면서 1980년 신용카드제 도입 이후 수조 원의 카드수수료를 냈다"고 진단했다.

[강계만 기자]


33. [매일경제]현대오일뱅크 "가짜석유 신고땐 500만원 포상금"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업계 최초로 가짜석유 신고 포상금 500만원을 내걸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간판을 달고 있는 주유소에 대해서는 가짜석유를 완전히 뿌리뽑겠다"며 "11월 1일부터 전국 2400개 계열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짜석유 판매주유소 신고제'를 도입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유소 업주나 주유원, 고객 등이 가짜석유를 신고해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가짜 판명'을 받으면 최대 500만원을 포상해주기로 했다. 이는 정부기관인 한국석유관리원이 주는 가짜석유 포상금(20만원)보다 25배 많다. 현대오일뱅크는 가짜석유로 판명된 주유소에 대해서는 즉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현대오일뱅크 상표(폴사인)도 철거하기로 했다. 또한 이 주유소는 관할 관청으로부터도 사업정지나 수천만 원의 과징금과 함께 검찰고발까지 받게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내문을 지난주 말 전국 계열 주유소 운영자에게 발송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자영 주유소는 국내 4대 정유사 가운데 가짜석유 적발건수가 가장 적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포상금 제도를 만들었다. 김병섭 현대오일뱅크 영업본부장은 "정유업계와 주유소 운영자, 소비자 모두가 가짜석유를 제조하거나 유통시키는 행위를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품질 점검팀 활동도 더욱 강화하는 등 주유소 품질 관리도 엄격히 할 계획이다.

가짜석유는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솔벤트나 톨루엔을 주원료로 불법제조되고 있어 인화점이 낮고 폭발성이 강하다.

[강계만 기자]


34. [매일경제]두부·정수기·내비·레미콘 선정 난항

이달 말로 예정됐던 중소기업 적합업종 2차 선정 발표가 다음달 4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사진)이 "합의가 되든, 안되든 10월 말 2차 선정결과를 반드시 발표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게 됐다.

동반위는 23일 "검토대상 45개 품목 중 지난 1차 발표 때 빠진 29개 품목에 대해 대ㆍ중소기업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순조롭지 않다"며 "다음달 4일 전체회의에서 2차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번 전체회의가 대기업인 포스코에서 열렸던 점을 고려해 이번 전체회의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다.

◆ 대기업의 버티기

적합업종 선정 작업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이유는 대기업들의 버티기 작전 때문이다. 한 동반위 관계자는 "대기업들 건망증이 너무 심하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간이며 쓸개까지 내줄 것처럼 말하던 대기업들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적당히 시간만 보내다 흐지부지되는 것을 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의라는 게 양측이 적어도 지난번보다 진전된 의견으로 접점을 찾아가야 하는데 대기업들은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매번 처음부터 다시 논의를 시작하거나 대기업 측의 트집 잡기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선윤 연식품조합연합회 회장은 "대기업 측에서는 대표도 아니고 실무 임원들이 나와 '두부가 왜 적합업종에 선정돼야 하느냐'고 항변한다"면서 "이런 협의라면 100년이 지나도 결론이 나올 리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계속되자 동반위 내부에서도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강제 권고를 할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의견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곽수근 동반위 실무위원장도 지난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제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동반위 "품목세분화로 합의 유도"

동반위 활동이 불만스럽다는 시각도 많다. 중소기업계 쪽 한 실무위원은 "동반위는 법보다 자율합의가 더 강한 구속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원론적인 말만 앞세우다 보니 정작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불만스러워했다.

동반위가 '중소기업 사업영역 보호'라는 애초 취지보다 타결 품목 수에 집착한 나머지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반위 관계자는 "품목을 세분화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해가 맞는 부분이 생긴다"면서 "관건은 품목 세분화를 통해 최대한 합의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지난번 1차 발표 때처럼 '고가 고추장은 대기업이 계속할 수 있다'는 식으로 쟁점 품목에 대한 세분화를 통해 가능한한 많은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같은 합의ㆍ타결은 오히려 중소기업계 반발만 더 사고 있다.

장류업계 관계자는 "고가 고추장이란 애매모호한 기준을 만들어 오히려 논란만 증폭시켰다"면서 "조삼모사도 유분수"라고 말했다.

◆ 중소기업계 "동반위 탈퇴" 강력 반발

동반위가 '강제조정'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법적 근거가 없어 어겨도 처벌할 수 없는 민간기구의 강제 조정을 누가 인정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오히려 이름뿐인 '강제조정'으로 대ㆍ중소기업 간 갈등만 조장할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적합업종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관련 법적 근거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미 국회에는 과거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처럼 중소상인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등 5년 이하 징역 등 처벌조항까지 둔 '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안' 등 관련 법안이 상정돼 있다. 국회 관계자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놓고 여야가 대립 중인데, 관련 법안들과 일괄 처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어 법안 처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도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태세다. 중기중앙회 회장단과 전국 시ㆍ도지역 대표는 지난 18일 경북 영주에서 회의를 열고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병문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중소기업계가 동반성장의 들러리 역할이나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논의나 할 거라면 중기 대표들은 동반위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성 기자]


35. [매일경제]면세점 매장 확장 경쟁

중국,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주요 면세점들이 앞다퉈 매장면적 확장에 나서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소공점과 잠실 롯데월드점 등 시내 면세점을 각각 1650㎡(500평)씩 늘리는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고, 신라면세점도 4층 규모로 면세점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동화면세점도 매장 면적을 3470㎡에서 5220㎡로 50%가량 늘려 지난 8월 재오픈했다.

면세점들이 이처럼 규모를 키우는 것은 중국, 일본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뛰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를 방문하는 내국인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조원을 조금 넘었던 면세점 매출이 올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중국 국경절 연휴에 중국인들이 보여준 씀씀이를 고려할 때 면세점 시장은 당분간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롯데면세점 확장은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사업 부문이 속해 있는 롯데호텔이 공간을 맞교환해 사용하기로 합의해 가능해졌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금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9층 일부와 10층 전체에 자리를 잡고 있었으나 공사가 끝나면 9층 일부와 10층 전체, 11층 일부 등 총 3개층을 사용하게 된다. 총면적은 기존의 7600㎡(2300평)에서 9250㎡(2800평)로 늘어난다.

대신 백화점 11층에 있던 VIP용 'MVG라운지', 웨딩센터, 카드센터 등 서비스시설이 롯데호텔 아케이드와 영국풍 팝 보비런던 등이 들어서 있던 지하 1층으로 내려왔다. 또 11층에 있던 식당 16개 가운데 6개는 면세점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 폐점했다.

백화점도 롯데호텔 지하 1층을 확보해 영업면적이 4000㎡(1200평) 늘어나게 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케이드가 있던 지하 1층은 그동안 효율이 떨어졌는데 백화점 매장으로 전환되면 주차장, 지하철 등과 가까워 공간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미 구두매장이 문을 열었고 핸드백, 화장품 등 매장이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잠실점(4100㎡) 규모를 1650㎡(500평)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승규 롯데면세점 이사는 "중국, 일본 고객이 급증하면서 매장 면적 확장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특히 중국인 매출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10월 현재 중국인 누계매출은 소공점이 지난해에 비해 175%, 잠실점은 87%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의 외국인 전체 매출은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소공점이 지난해에 비해 49%, 잠실점이 20%, 코엑스점이 46%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은 확장된 공간에 해외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국산 화장품 등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신라호텔은 서울 중구 장충동2가 202 일대 5만9156㎡에 비즈니스호텔ㆍ면세점ㆍ주차장 등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신라호텔은 현재 2층 높이인 면세점 용지에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새로 짓고 면세점은 지하 6층 규모의 주차장 위에 4층 높이로 신축한다.

이를 위해 자연경관지구 안에 있는 기존 시설 용지의 높이 규제를 12m(3층)에서 16m(4층)로, 현재 30% 이하인 건폐율을 40%로 각각 완화해 달라고 중구청에 요구한 상태다.

대신 신라호텔은 현재 서울시가 남산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장충체육관 리모델링과 관련해 체육관에 인접한 호텔 용지 4000㎡를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쉐라톤 워커힐도 이르면 내년에 면세점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워커힐 관계자는 "단순히 면세점뿐만 아니라 호텔 전체를 리모델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현재 내부 논의가 끝나면 조만간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윤희 기자 / 채종원 기자]


36. [매일경제]내년 봄 패션트렌드는 리조트 룩

'내년 봄에는 고급 크루즈 여행을 떠나볼까.'

바닷바람에 하늘거리는 화이트 시폰 드레스와 블루 스트라이프가 처진 얇은 니트 스웨터, 그리고 아찔한 각선미를 드러내는 핫팬츠에 가벼운 실크 점퍼 등 내년 춘하 시즌에는 고급 휴양지에서나 볼 듯한 리조트룩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봄ㆍ여름을 위한 서울패션위크'(10월 17~22일)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 가운데 이번 시즌에는 리조트룩을 선보인 디자이너들이 유독 많아 눈길을 끈다.

일반 휴가지에서 편안하게 입는 리조트룩이 아닌 고급 크루즈 여행이나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이른바 젯셋족을 겨냥한 상류층 리조트룩이라는 게 특징. 이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를 화려하고 밝은 의상으로 호전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앞서 열린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세계 주요 컬렉션에서도 고급스러운 리조트룩의 등장은 주요 테마 중 하나였다.

'스티브J앤요니P'는 특유의 프린트물과 흰색, 선캡을 활용해 위트 있는 리조트룩을 제시했고, '앤디앤뎁'과 남성복 디자이너 '한상혁'은 흰색과 푸른색 줄무늬로 상징되는 마린룩을 연상시키는 휴양지 패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시즌 처음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헥사바이구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인 '올 화이트 팬츠룩'을 필두로 터키블루, 버건디, 블랙으로 이어지며 브랜드 특유의 아방가르드(전위주의)와 단순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컬렉션으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중견 디자이너들은 관록이 넘치고 완성도 높은 무대로 서울패션위크의 퀄리티를 높였다. 박윤수는 민화를 연상시키는 토속적인 호랑이 문양을 수놓은 셔츠 드레스를 비롯해 한국적인 프린트를 야구 점퍼 등에 접목시킨 의상을 선보였다.

이상봉은 경복궁 단청 문양을 큐빅에 넣은 후 비보이 도깨비가 현대로 가져온다는 스토리텔링을 지닌 옷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춘희는 '바람의 실루엣'을 테마로 한 컬렉션을 통해 디자이너 특유의 우아한 페미니티(여성성)가 녹아든 의상을 등장시켰다. 시폰 롱 드레스에 트렌치 재킷, 볼륨감 있는 드레스, 그리고 튜닉을 연상시키는 넉넉한 실루엣의 원피스를 통해 여성을 더욱 여성스럽게 보이게 했다.

문영희는 화가 몬드리안의 작품과 동시에 한지 공예를 접목시켜 동서양의 뿌리를 지닌 듯한 예술작품 같은 의상을, 안윤정은 광물의 단면에서 보이는 역동적인 형태와 빛과 물의 움직임에서 영감을 얻은 아름다운 의상을 선보였다.

이번 서울패션위크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한국 출신으로 '유돈 초이'라는 브랜드로 런던 패션계에서 활동 중인 '최유돈'과 미국 유명 패션피플인 안나 위투어 '보그' 편집장이 촉망받는 신예로 꼽은 라드 후라니, 뉴욕 브랜드인 '유나이티드 뱀부' 등이 그들이다.

특히 라드 후라니는 낮부터 밤까지 시간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블루 컬러의 변화를 주제로 한 아티스틱한 옷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김지미 기자]


37. [매일경제]영업이익 기대에 못미쳤다

국내 기업들이 속속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시된 실적을 뜯어보면 앞으로 발표할 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는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8월 초 본격화한 유럽 재정위기가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매일경제신문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최근 3분기 실적을 공시한 주요 기업들의 발표 수치와 공시 이전인 10월 초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를 비교해봤다. '깜짝 놀랄 만한' 영업이익을 보여준 삼성전자와 예상치를 소폭 웃돈 실적을 기록한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은 대부분 실적 추정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발표했다.

실망감은 키운 대표적인 기업이 LG디스플레이다. 실적 발표 이전에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 규모는 이달 초 1861억원에서 2686억원까지 점점 커졌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비웃듯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일 발표한 영업적자 규모는 무려 4921억원이나 됐다. LCD TV 수요 부진에 따른 패널 판매가격 하락과 재고 축소를 위해 전분기보다 공장 가동률을 10%포인트가량 낮췄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LCD패널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위기가 LCD패널 가격 반등의 시기를 뒤로 늦춘 셈이다.

LG화학과 한국타이어는 중국 긴축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판매가격이 떨어진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시장에서 저가 타이어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됐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화물 수요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지만 중국 여행객 운송 급증으로 여객 수요가 늘어난 덕택이다. 유럽 위기 이후 대표적인 내수주로 사랑받았던 신세계는 실적 면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달러당 원화값이 떨어진(환율 상승) 점은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업종에서 판매 감소 또는 수요 개선 지연 현상이 벌어졌다.

'나쁜' 실적을 보여준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미리 반영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와중에 최근 '바닥론'이 솔솔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21일 7.78% 상승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완제품업체의 재고뿐만 아니라 패널업체들의 재고도 낮아졌다"며 "실적과 주가는 바닥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환율에 따른 영향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대비 3분기 말 환율이 100원 이상 차이나면서 영업외에서 외화환산차손실이 7712억원을 기록해 당기순손실 5243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달러당 원화값이 오르면(환율 하락) 4분기에는 다시 줄어드는 수치라 기업 실체를 파악하는 데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조시영 기자]


38. [매일경제]영업이익 기대에 못미쳤다

국내 기업들이 속속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시된 실적을 뜯어보면 앞으로 발표할 기업들의 3분기 성적표는 예상보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8월 초 본격화한 유럽 재정위기가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매일경제신문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최근 3분기 실적을 공시한 주요 기업들의 발표 수치와 공시 이전인 10월 초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를 비교해봤다. '깜짝 놀랄 만한' 영업이익을 보여준 삼성전자와 예상치를 소폭 웃돈 실적을 기록한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업은 대부분 실적 추정치에 못 미치는 결과를 발표했다.

실망감은 키운 대표적인 기업이 LG디스플레이다. 실적 발표 이전에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 규모는 이달 초 1861억원에서 2686억원까지 점점 커졌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비웃듯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일 발표한 영업적자 규모는 무려 4921억원이나 됐다. LCD TV 수요 부진에 따른 패널 판매가격 하락과 재고 축소를 위해 전분기보다 공장 가동률을 10%포인트가량 낮췄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LCD패널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 위기가 LCD패널 가격 반등의 시기를 뒤로 늦춘 셈이다.

LG화학과 한국타이어는 중국 긴축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고 판매가격이 떨어진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시장에서 저가 타이어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됐다.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화물 수요가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지만 중국 여행객 운송 급증으로 여객 수요가 늘어난 덕택이다. 유럽 위기 이후 대표적인 내수주로 사랑받았던 신세계는 실적 면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달러당 원화값이 떨어진(환율 상승) 점은 수출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업종에서 판매 감소 또는 수요 개선 지연 현상이 벌어졌다.

'나쁜' 실적을 보여준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미리 반영돼 주가가 크게 떨어진 와중에 최근 '바닥론'이 솔솔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21일 7.78% 상승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완제품업체의 재고뿐만 아니라 패널업체들의 재고도 낮아졌다"며 "실적과 주가는 바닥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환율에 따른 영향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대비 3분기 말 환율이 100원 이상 차이나면서 영업외에서 외화환산차손실이 7712억원을 기록해 당기순손실 5243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달러당 원화값이 오르면(환율 하락) 4분기에는 다시 줄어드는 수치라 기업 실체를 파악하는 데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조시영 기자]


39. [매일경제]파생상품 투자손실에 순익 타격

떨어진 주가와 낮아진 원화가치에 따른 파생상품 가격 급락이 상장사의 3분기 실적 암초로 떠올랐다. 달러로 결제한 수출대금 헤지용 외환파생상품이 예상외 환율 변화에 따라 손실이 발생하거나 여윳돈을 넣은 투자 상품에서 주가 변동에 따라 평가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환율 급락에 따라 평가손실을 발생한 기업으로는 태양산업과 승일을 들 수 있다. 부탄가스인 '썬연료' 제조사인 태양산업은 올 7~9월 매출액 36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365억원에 비해 1.1% 줄어들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22억원에서 적자전환해 4억원 손실을 냈다. 이는 외환파생상품 때문이다.

태양산업 계열사인 금속 캔 제조업체인 승일도 외환파생상품 때문에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승일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31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작년의 71억원에서 -8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안철수연구소는 보유한 주가연계증권(ELS)이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영업외손익 부문에서 손실을 보였다. 안철수연구소는 "원금 330억원을 투자한 ELS가 9월 말 기준 40억4700만원의 평가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포스코 계열의 성진지오텍은 통화선도거래에서 3분기에만 39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달러당 원화값 1090원을 예상한 거래 물량의 기준환율이 1179.5원으로 올라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김대원 기자]


40. [매일경제]유럽은행 실적에 쏠리는 눈

이번주 글로벌 금융시장의 눈은 일제히 벨기에 브뤼셀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럽 정상들은 지금까지 포괄적으로 합의한 유럽 재정위기 해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 초반까지 코스피는 이 회담에서 나오는 내용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이승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그동안 시장의 강세가 EU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에 의존한 측면이 있었는데 만약 정상회담에서 원론적 수준의 논의만 있다면 시장은 실망감으로 다시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발표하는 유럽 은행주의 실적은 재정 위기의 민간 전염 가능성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한다. 25일 도이치뱅크와 UBS를 시작으로 유럽 은행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 진행된다. 유럽 은행 실적 발표를 통해 부실자산이 공개되고 이들 은행의 자본확충에 대한 상세한 규모가 결정될 수 있다. 도이치뱅크 3분기 순이익이 지난 8월 말 대비 6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전망이 밝지 않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은행들의 실적 공개는 그동안 막연했던 그리스 관련 부실에 대한 실체를 엿보는 중요한 자료로 유럽 부실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7일 발표하는 미국 경제성장률도 주목해야 할 지표다. 특히 미국 3분기 GDP는 더블딥 여부를 판가름하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미국 GDP성장률은 0.4%를 기록했고 2분기에는 1.3%를 보였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상대로 2% 정도 경제성장률이 나오면 미국 경기 회복세를 확인한 것으로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1% 이하로 나오면 더블딥 염려와 더불어 다시 부각된 유럽 문제까지 겹치면서 혼란한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태욱 기자]


41. [매일경제]몸값 급등한엔터株, 사업구조 매력적…시장신뢰가 관건

"늙다리들이 걸그룹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나오는 투자 전문가들의 말이다. 소녀시대의 SM엔터테인먼트가 본격적으로 연 엔터주(株)라는 판은 미쓰에이의 JYP엔터테인먼트와 2NE1의 YG엔터테인먼트로 확장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시계(視界) 제로 국면에 들어서자 팬들의 열광이라는 눈앞의 가시적 실적 지표를 가진 엔터주는 증시의 최선호주로 떠올랐다. 그러나 엔터주 투자는 이슈만 좇는 마구잡이식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엔터주도 매출 구조 따라 제각각

일반적으로 엔터주는 연예인 소속사이거나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중 상장사를 뜻하는 말이다. 증시 업종은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를 따르는데 여기에는 엔테테인먼트업이란 특정 분류가 없다.

연예인 기반의 엔터주는 크게 두 가지에 속한다. 하나는 출판매체복제업, 다른 하나는 기타서비스다. 둘의 차이는 매출 구조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실적을 기준으로 영위하는 사업 중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리는 부분을 상장사의 업종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출판매체복제업에는 음반 혹은 음원 수익이 주된 사업인 상장사 군이 속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엔터주로는 소녀시대의 SM엔터와 가수 아이유가 속한 로엔엔터가 있다. 작년 말 기준으로 SM엔터는 음반사업에서 매출의 51.1%를 올렸다. 로엔엔터는 매출의 98.4%를 음원 등 음악 콘텐츠에서 올렸다.

기타로 묶이는 엔터주는 광고 등 연예인 활동에 기반한 매출이 높은 기업이다. JYP엔터, 배우 배용준의 키이스트, 배우 하지원의 웰메이드스타엠이 기타서비스 업종으로 분류된다. YG엔터도 음반 매출이 31.1%(2010년 기준)기에 기타서비스로 묶일 전망이다. 드라마ㆍ영화 제작이 매출의 중심인 엔터주는 오락, 문화업으로 분류된다. 초록뱀미디어, 삼화네트웍스, 팬엔터테인먼트가 이런 유형이다.

◆ 연예인 동향에만 의존하면 위험

엔터주는 사업구조로는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높이 평가받는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4가지 측면에서 일반 제조업에 비해 매력적인 사업구조라고 봤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고, 대체재가 없으며, 경기를 타지 않고, 과도한 설비투자가 필요없다는 점이다.

물론 실적의 근본 기반인 인기의 불확실성 때문에 태생적 한계는 말끔히 해소되지 않는다. 특히 실적 없이 소속 연예인들의 동향 소식으로만 뜨는 엔터주는 투자 후보군에 올리지 말 것을 투자 전문가들은 권한다.

실적 측면에서 매수 여부의 분기점은 시가총액 대비 10%의 순이익이다. 투자 지표로 재환산하면 PER(주가수익비율) 10배다. 이 부사장은 "현 국내 증시의 PER가 10~11배"라며 "이보다 PER가 낮은 수준이라면 해당 엔터주는 매수를 고려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평균에 비해 싸야 매력적이라는 논리다. 보수적 관점이지만 '엔터주=잡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한 현실임을 감안하면 긍정적인 투자의견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투자 적합성에 대한 중론은 "더 담기에는 다소 비싸다"라는 쪽으로 모아진다. 다수의 의견이 거품론으로 쏠린다.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21일까지 대장주인 SM엔터가 39.4%올랐고, JYP엔터와 로엔엔터는 각각 54.4%와 28.2% 올랐다. 동일한 기간 세 종목의 소속 시장인 코스닥 지수는 2.5% 떨어졌다.

그러나 "더 오를 수 있다"는 투자 의견도 상존한다. 김현욱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관건은 미래 수익성 현실화에 대한 신뢰여부"라고 말했다. 주요 엔터주는 해외로 시장 확장성도 제기되면서 추가 수입원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김대원 기자]


42. [매일경제][마켓레이더] 상승여력 약할땐 바벨전략 유리

유럽 위기 진정 기대와 미국 더블딥 리스크 완화로 주가가 바닥에서 빠르게 반등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미니 랠리로 연결된 상황인데 이를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우선은 코스피 1900선 정도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연말까지 본다면 최대 2000선까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2000선 수준의 주가 회복을 위해선 새로운 촉매가 필요하다. 중국의 정책 선회가 유력한 카드 중 하나다.

현 주가에서 연말까지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4분기 전략의 고민은 업종 대안 찾기에 있다. 저점 대비 200포인트 지수 상승을 고려할 때 큰 틀에서 바벨 전략(기존 주도주와 방어주를 균형 있게 나눠 담는 전략)을 유지한다.

전형적인 주가 사이클로 본다면 현 주가는 하락 추세의 중간 단계와 바닥 단계 사이에 위치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락 추세의 중간 단계로 볼 경우 계속해서 경기방어주를 편입해야 한다. 반대로 바닥 국면에 위치해 있다면 낙폭 과대 경기민감주를 공격적으로 편입해야 한다. 정황상 어느 한쪽만 베팅하기에 아직은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 위기가 중요한 고비를 넘긴다고 하더라도 글로벌 실물 둔화 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포트폴리오 내 방어주 편입이 불가피하다. 방어주 편입 잣대는 '베타 수준ㆍ배당수익률ㆍ규제 리스크ㆍ실적 가시성'이다. 통신과 필수소비재가 여기에 부합하는 업종이다. 경기방어주 편입에 대한 당위성과 종목 선정 잣대는 사실 이견이 거의 없는 편이다.

문제는 바벨 전략의 다른 한 축을 형성하는 경기민감주에 있다. 자동차로 대표되는 경기소비재는 구조적 성장 스토리와 비교적 높은 실적의 가시성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반대로 철강과 산업재는 2005~2007년 사이클과 달리 △중국 후발 업체의 저가 공세(철강ㆍ조선) △국내 주택경기 부진(건설) △글로벌 공급 과잉(운송)이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산업재는 전형적으로 경기 후행 속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처럼 실물 둔화 환경에서 강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소비재와 산업재에 대한 시각을 이와 같이 정리하면 투자자의 관심은 '화학과 에너지 vs IT와 금융'에서 업종 리더십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가에 모아진다. 이 부분에 대한 필자의 시각은 시소게임 상황이 조금 더 지속될 것이라는 쪽이다. 지수가 강한 반등을 보이면 단기 낙폭이 컸던 화학과 에너지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

반대로 지수가 정체된 흐름이면 장기 소외됐던 IT와 금융이 화학과 에너지 대비 초과 수익이 가능할 것이다. 주도주 부각은 강세장을 전제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주의 시소게임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본다면 업종 리더십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


43. [매일경제]폭락장 이후 펀드상품 키워드는 분산투자

올해 3분기 주가 폭락 이후 자산운용사들이 '분산ㆍ조정'을 키워드로 한 펀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이 최근 내놓은 'MoM 글로벌주식' 펀드가 대표적이다. MoM(Manager of Managers)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상품은 투자지역ㆍ자산별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여러 펀드매니저에게 자산을 위탁운용한다.

김원일 SEI에셋코리아 상무는 "펀더멘털을 감안한 글로벌 분산투자 펀드가 지금의 시장 정서와 맞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한동안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조만간 글로벌 자산배분 상품인 '글로벌타겟리턴' 펀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플렉서블이머징' 펀드는 위험자산(이머징 주식)과 안전자산(글로벌 채권, 선진국 통화) 투자 비중을 조절해가며 시장 과열과 위축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미래에셋맵스의 '하이브리드인컴' 펀드도 글로벌 하이일드와 신흥시장 채권과 더불어 글로벌 증시 급락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CTA(선물추종매매전략) 펀드에 분산투자한다.

미국 헤지펀드 전문 조사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CTA 전략 중 하나인 매크로 시스템분산형 지수는 지난달 0.2% 플러스 수익률을 냈으며 1년 수익률은 6.04%에 달해 다른 헤지펀드 전략을 압도한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맵스 관계자는 "안전자산 수요를 타깃으로 한 '금리+α'를 추구하는 상품이 추가로 나올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 밖에 지난달 말에 나온 '메리츠 MIRI추세타기' 펀드도 주식시장에 대한 노출도를 0~100% 조절하는 전략을 쓴다.

[이유섭 기자]


44. [매일경제]환율따라 달러선물 ETF 곡예비행

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가격지표는 단연 환율이다. 이에 따라 환율에 베팅하는 통화 상장지수펀드(ETF)도 한바탕 수익률 '곡예'를 펼치고 있다.

지난달 달러 강세 구간에는 달러값 상승에 베팅하는 'KOSEF 미국 달러선물 ETF'가 두각을 드러냈다. 달러선물 ETF는 지난달에만 11.13% 수익을 거둬 통화 펀드로는 보기 드문 고수익을 기록했다. 거꾸로 원화 몸값이 오르면 수익이 나는 'KOSEF 미국 달러선물 인버스 ETF'는 9.89%나 추락했다.

하지만 원화값이 강세로 돌아선 이달에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달러선물 인버스 ETF가 4.3%(21일 기준)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데 비해 달러선물 ETF 수익률은 3.95%나 고꾸라졌다.

[김정환 기자]


45. [매일경제][표] 유가증권시장 기관·외국인 주간 매매동향


46. [매일경제][펀드] 채권알파펀드 수익률 꾸준하네

"시장과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없을까."

이 같은 투자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펀드가 절대수익추구 펀드다. 최근처럼 방향성을 잡기 어려운 변동성 장세에 특히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절대수익추구형 펀드는 크게 채권알파형과 시장중립형으로 나뉜다.

채권알파형은 대부분 자산은 채권으로 채우는 한편 공모주, 그룹주 등 주식에 일부 투자해 추가 이익을 좇는 펀드를 말한다. 시장중립형은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현ㆍ선물 차익거래 전략(고평가 매도, 저평가 매수)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정의돼 있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절대수익추구형 중에서도 채권알파펀드의 수익률이 꾸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수익을 먹지도 않지만 크게 잃지도 않겠다는 운용전략 덕이다.

채권알파는 모든 기간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일 기준 채권알파펀드는 총 177개가 국내에 출시돼 있으며 설정액은 7667억원 규모다. 3년 평균 수익률은 19.52%, 5년 수익률은 28.52%를 기록했다.

채권알파펀드는 펀드명에 '플러스'가 들어가는 것이 많다. 채권 플러스 알파(+α) 이익을 추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영더블플러스안정형, 키움 장대트리플플러스, 하이공모주플러스, 아이채권플러스알파, 한화핵심플러스, 하이3대그룹플러스 등이 그 예다.

동양모아드림이 대표적인 채권알파펀드로 꼽힌다. 이 펀드는 2006년 설정돼 3년 수익률 21.94%, 설정 후 40.22% 수익을 올렸다. 이 펀드는 국공채와 은행채, 회사채 등에 90%가량을 투자한다. 나머지는 공모주에 투자하지만 투자 약관상 주식투자 한도는 10% 이하로 보수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총 보수는 1.03%다.

2010년 출시된 메리츠세이프밸런스 2호 펀드는 설정액이 167억원으로 크지 않지만 채권알파펀드 중에서 연초 이후 수익률 1위(21.70%)를 기록했다. 설정 후 수익률은 30.55%다.

메리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는 공모주 비중이 전체의 24%"라며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바로 종목을 매도하지 않고 좋은 기업 주식은 그대로 보유하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47. [매일경제][표] 최근 1년 수익률 높은 국내외 펀드


48. [매일경제][표] MKF지수 추종펀드 수익률


49. [매일경제]서울 가족수 4.47명→2.7명

서울시의 평균 가족 구성원 수는 1980년 4.47명에서 지난해 2.7명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또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이혼을 경험한 인구는 31배나 늘어 전체 이혼 인구의 절반을 차지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계로 보는 서울시민 생활상 변화'를 23일 발표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지난 30년 동안 가족 구성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2명으로 구성된 '미니 가구'는 1980년 14.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6.7%로 껑충 뛰었다. 반면 1980년에 가장 많았던 5명 이상 가구는 46.2%에서 7.8%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인구 증가율이 15.3%에 머물렀지만 가구 증가율은 90.8%나 늘어난 것도 미니 가구 증가로 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혼 인구도 지난 30년 사이 847.4%(30만398명)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50세 이상 이혼을 경험한 인구는 1980년 5337명에서 지난해 16만6889명으로 31배나 늘었고, 전체 이혼 인구 중 49.7%를 차지했다. 반면 30대 이하 이혼 인구 비중은 50.4%에서 13.7%로 감소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출근하는 서울 여성도 30년 사이 3.7배 늘었다. 12세 이상 여성 중 통근하는 여성 비율은 1980년 16.5%에서 지난해 43.5%로 늘었지만 남성 통근 비율은 49.5%에서 61.7%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남녀 교육 격차도 크게 해소됐다. 25세 이상 서울시민 중 대학 이상 학력(졸업ㆍ재학ㆍ휴학ㆍ수료 포함)을 가진 고학력자 비중은 1980년에는 남성 72.4%, 여성 27.6%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남성이 54.2%, 여성이 45.8%로 여성 비중이 크게 늘었다.

출생지에 관계없이 서울을 고향으로 여기는 시민도 눈에 띄게 늘었다. 15세 이상 서울시민 중 서울 토박이는 실제로 40.3%에 불과하지만, 서울을 고향으로 느낀다고 응답한 시민은 78%나 됐다.

반면 서울 토박이 중 12%는 서울을 고향으로 느끼지 않는다고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강다영 기자]


50. [매일경제]연금복권 뜨니 로또까지…올해 복권판매 무려 3조

연금복권의 선풍적 인기로 올해 복권 판매액이 사상 최고 수준인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23일 "최근 3년간 사실상 정체됐던 복권 판매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 이대로라면 3조원 돌파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복권 판매액 급증은 지난 7월 출시한 연금복권의 예상치 못한 '열풍' 때문이다.

연금복권은 출시 첫주를 제외하고 지난주까지 15회차 연속 매진 행렬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금복권 전체 판매액은 975억원으로 1000억원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로또 판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연금복권의 폭발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로또 판매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결 중 하나는 '1등 당첨금 이월'. 지난주 로또 판매액은 전주간(492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1260억원을 기록했다. 2주 전에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전주간 당첨금이 지난주로 이월돼 복권 구매자들의 '대박'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2008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작년 2조5255억원을 기록했던 전체 복권 판매액이 올해에는 3조원을 넘어 18.7%나 늘어날 전망이다. 복권 판매액 3조원 돌파는 '로또 광풍'이 몰아쳤던 2004년 이후 7년 만이다.

복권 판매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오히려 고민에 빠졌다. 정부는 '정부가 나서서 사행심을 조장했다'는 비난 여론을 걱정하고 있다. 업계는 내년 복권 발행 물량을 줄여야 하는 '페널티'를 받을까 염려한다.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탓인지 정부와 복권 발행업체는 복권 구매자들의 복권 발행량을 늘려 달라는 빗발치는 요구에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기창 기자]


51. [매일경제]술 끊는 대학생 "취업 준비에…알바 하느라"

"취업 준비하고 아르바이트하느라 바쁜데 술 마실 시간이 어디 있나요."

대학생들의 음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술을 강요하는 음주 문화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학점 경쟁과 취업 준비, 아르바이트 등 때문에 친구들과 술 마실 여유가 없다고 토로했다.

23일 한국음주문화센터의 '대학생 음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 달 동안 술을 6회 이상 마신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2001년 47.9%에서 2009년 28.2%로 크게 줄었다.

반면 '5번 이하로 마신다'고 응답한 비율은 같은 기간 52.1%에서 71.8%로 크게 증가했다.

대학생 김효중 씨(26ㆍ서울대 심리학과)는 "동아리 술자리에 가면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서둘러 해산한다"며 "학점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다른 동기들에게 뒤처지는 느낌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52. [매일경제]`ELW 재판` 12개 증권사, 운명의 2주일

"증권사들이 스캘퍼에게 전용선을 제공한 것은 특혜 제공으로 자본시장법 위반이다."(검찰 측)

"스캘퍼들의 거래로 일반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는 극히 미미한 데다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증권사 측)

12개 증권사 대표와 임직원, 스캘퍼 등 모두 48명의 관련자가 법정에 선 '주식워런트증권(ELW) 공판'에서 검찰과 증권사 측이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기소된 증권사 모두 김앤장 태평양 화우 등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총동원해 이번 공판이 검찰과 대형 로펌의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라는 평도 나온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형사재판부 4곳에서 각각 진행 중인 공판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김형두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형사27부. 노정남 대신증권 대표와 김병철 전무가 최근 집중심리를 끝내고 다음달 4일 결심공판에서 이뤄질 마지막 변론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규모가 큰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여전히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되고 있어 전체 결론이 나오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대신증권 공판에서 내려질 결론이 다른 재판의 시금석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안에서 검찰이 주장하는 핵심은 '속도'다.

증권사 측이 공생관계에 있는 스캘퍼들에게 일반 투자자보다 거래 서버에 빨리 접근할 수 있는 내부 전용선과 시설, 시스템 등을 제공해 ELW 시장을 인위적으로 활성화시켰다는 것. 이 같은 스캘퍼의 활약으로 일반 투자자가 대거 몰리고 수수료 수입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는 게 검찰의 생각이다.

또 ELW 시장 구조상 일반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수밖에 없어 이른바 '개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데도 증권사와 스캘퍼의 부정 거래 행위로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 과열 현상이 발생했다고도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임직원들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8조 1항의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증권사 측 생각은 정반대다. 스캘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들 때문에 일반 투자자가 입은 피해는 미미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최근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통계 조사 결과 스캘퍼 거래 전용회선을 도입한 이래 일반 투자자의 손실이 급속하게 증가하던 이전과 달리 외려 완만해졌다"며 자료를 제시했다. "결국 손실 발생은 스캘퍼와 무관하고 일반 투자자들의 대박을 노린 심리가 원인"이라는 것. 따라서 법적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다고 증권사 측은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증권사 등 관련 업계 회원으로 구성된 금융투자협회는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에 나섰다. 그간 증권사 측 증인으로 참여한 인사가 대부분 내부 관련자들이어서 좀 더 객관적인 증언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은 파생상품 전문가들과 만나 ELW 상품의 특성과 증권사들의 조치가 위법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이론적으로 측면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현재 팀을 꾸리고 있으나 보안상 관련 내용을 말할 단계는 아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검찰도 애초 지난 21일로 예정된 대신증권 관련자들의 결심공판을 다음달로 연기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 측은 "대신증권 재판과 다른 재판이 동일한 내용이지만 재판 과정에서 새로 나오는 입장도 구형량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면서 "구형량을 당장 정하기보다 다른 재판과 보조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요청 이유를 밝혔다. 검찰과 증권사 측의 신경전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이번 사건의 시금석이 될 대신증권 관련자들의 선고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께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용어 = 스캘퍼 : 평균 100억원 이상 초단타 매매를 하는 개인투자자. '슈퍼 메뚜기'라고도 불린다. 주식워런트증권(ELWㆍEquity Linked Warrant) : 미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특정 주식, 코스피200 등 기초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투자 상품.

[윤재언 기자]


53. [매일경제]교육업체들 인터넷강의에 사활 걸었다

"메가스터디는 우리가 만든 교과서를 인터넷 강의에도 사용하지 마라." vs "천재ㆍ비상의 요구는 돈을 벌기 위해 학생 이익을 해치겠다는 권리남용이다."

인터넷 강의 시장을 놓고 교육업체들끼리의 쟁탈전이 점입가경이다. 교과서업체인 천재ㆍ비상 등 출판사들이 동영상강의 시장 진출을 위해 기존 강자인 메가스터디의 영업을 중단시키려는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분쟁에서 수요자인 학생의 피해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기업이익만 좇고 있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천재ㆍ비상 측의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메가스터디의 동영상강의를 중단해 달라는 요구를 법원이 지나치다고 결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메가스터디의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긴 하지만 출판사들이 교과서의 온라인 강의 사용 중단을 요구한 건 중등 사교육 시장에서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권리남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천재ㆍ비상 양사는 1심 판결 후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하며 저작권 2라운드에 돌입했다. 2심 판결은 내년 2월 이후 내려질 전망이다. 양측은 협상보다는 끝까지 법정에서 결론을 내겠다는 태도다.

작년까지 메가스터디의 중등 인터넷 강의 사이트 '엠베스트'는 천재ㆍ비상이 만든 중학교 국어, 영어 교재를 매년 억대의 저작료를 지불하고 인터넷 강의에 사용해 왔다.

하지만 작년 말 천재ㆍ비상 양사는 돌연 엠베스트에 교과서 사용 전면 중단을 요청하고 저작권 협상을 거부했다.

메가스터디는 연초 교과서 관련 인터넷 강의를 잠시 중단했으나 두 달여 후 다시 교과서를 사용한 인터넷 강의 제공을 강행했다. 천재ㆍ비상 양사는 곧바로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출판사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건 중등 인터넷 강의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최근 자기주도학습이 각광을 받으며 이에 적합한 인터넷 강의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다. EBS 인터넷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인터넷 강의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진 것도 한 이유다.

한 인터넷 강의 업계 관계자는 "작년 중등 인터넷 강의 시장 성장률이 20%에 달한 데다 아직 인터넷강의를 듣지 않은 학생은 많은데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출판사들이 인터넷 강의 시장을 탐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말 천재교육이 '아이셀파', 좋은책 신사고가 '신사고 피클'이라는 인터넷 강의 사이트 운영을 시작했다. 내년에는 최근 판매부수를 늘리고 있는 출판업체 꿈틀 교재 연구소가 인터넷 강의 사이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비상교육은 '수박씨닷컷', 두산동아는 '에듀클럽' 사이트를 이미 운영 중이다.

인터넷 강의 시장에 뛰어든 출판사에 가장 큰 장벽은 메가스터디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중등 인터넷 강의 시장의 50%를 메가스터디가 점유하고 있다. 비상교육의 '수박씨닷컴'이 20%로 2위 업체고 교원 하이퍼센트가 15%로 3위다. 나머지 15%를 천재교육의 '아이셀파' 등 업체들이 골고루 나눠 갖고 있다.

천재ㆍ비상 양사는 이번 메가스터디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것이 메가스터디를 견제하고 자사의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천재교육 관계자는 "당장은 인터넷 강의 시장에서 입지가 좁은 게 사실이지만 앞으로 자사 교과서에 대한 인터넷 강의를 '아이셀파'에서만 제공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회사 내에서도 인터넷 강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가처분신청도 메가스터디를 견제하고 자사 사이트를 육성하려는 목적이 일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사 교재 판매 성장을 위해서도 인터넷 강의를 강화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교재를 공부할 때 잘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학생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인터넷 강의를 제공해야 교재 경쟁력도 강화된다는 것이다.

메가스터디에 대한 소송을 특히 천재ㆍ비상 양사가 주도할 수 있는 이유는 양사가 중등교과서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천재는 중등교과서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출판사들의 공세에 대해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인터넷 교육 시장에서는 후발주자인 양사가 교과서 시장의 지배력을 이용해 반강제로 입지를 확보하려고 하는 건데 현재 학생이 아니라 학교가 교과서 선택권을 갖고 있어 이런 조치는 결국 학생들의 동영상 강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제관 기자]


54. [매일경제]스티브 잡스 전기 오늘 20개국 동시 발간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모순된 인간성이 24일 잡스의 공식 전기 발매에 앞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발매에 앞서 잡스의 공식 전기를 입수한 미국 언론들은 잡스의 전기는 잡스를 세계 최대 IT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이면서 기존 세계에 대한 반항아로 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잡스는 한때 자신의 암을 고치기 위해 수술을 거부하고 심령술사까지 찾았지만 나중에는 자신의 암세포 유전자와 일반적인 DNA 염기서열까지 알 정도로 과학적인 치료에 열정을 가졌다.

수술과 과학적인 치료를 하기 시작하고 난 후에는 열정과 강한 호기심으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암세포 유전자와 DNA 염기서열을 알기 위해 10만달러를 투입했다.

마지막까지 시도했던 DNA 염기서열 치료는 스탠퍼드대 존스홉킨스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의료팀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경영에서도 튀는 모습이 많았다. 잡스의 최측근 최고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는 "그는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며 "이 성질이 그의 반사회적이고 무례하며 부조리한 행동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에게 왜 그렇게 화를 내느냐고 물었더니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화를 내지는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아이브는 "솔직히 그가 크게 좌절했을 때 그의 해결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일반사회의 규범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잡스는 하지만 이를 자신의 의무라고 믿었다. 잡스는 "내가 사람들을 짓밟지는 않았지만 문제가 있으면 나는 그들의 면전에서 말한다. 잔인할 정도로 솔직해야 한다"며 "이것이 내가 만들어내려고 했던 문화"라고 강조했다.

잡스는 시장조사를 믿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며 "이것이 시장조사를 믿지 않는 이유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은 아직 조사보고서에 없는 것을 읽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잡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나중엔 실망을 표시하기도 했다. 잡스는 2008년 대선 때 선거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오바마 측 수석전략가 데이비드 액설로드 때문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오바마를 만났을 때 "행정부가 더욱 친기업적이어야 한다"며 "대통령 임기가 한 차례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잡스는 오바마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후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내년 선거에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잡스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오바마에게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잡스는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았을 때 구글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냈지만 이후 구글 CEO인 래리 페이지에게 경영자문도 했다. 잡스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내놓았을 때 "구글을 파괴하겠다"고까지 선언했다.

그러나 페이지가 올해 초 에릭 슈밋으로부터 CEO 자리를 물려받은 뒤 잡스에게 경영 자문을 하자 잡스는 자택 거실에 페이지를 불러들여 조언했다.

잡스는 이때 페이지에게 "집중하고 싶은 다섯 가지 제품이 무엇이냐"고 물은 뒤 "나머지 제품은 제거하라"고 충고했다. 나머지 제품은 구글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고, 구글을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만들 것이란 점에서다.

잡스는 다른 IT업계 경영진들에도 조언을 해주길 희망했다. 잡스는 "실리콘밸리는 나를 도왔고 이를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잡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에 대해 "근본적으로 상상력이 부족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베껴 파렴치하다"고 혹평했다.

하지만 잡스는 빌 게이츠를 죽기 전에 자택에서 만났다. 3시간 동안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명한 결혼은 행운"이라는 말까지 나눴다.

잡스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겐 직선적이었지만 가정에서는 다정했다. 죽기 7개월 전 결혼 20주년을 기념해 아내 로렌 파월에게 편지를 읽어줬다. 그는 "아직도 당신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문장을 읽은 뒤 눈물을 계속 흘렸다.

잡스 전기는 오늘 전 세계20여개 국에서 동시 발매되며 한국어판은 오전중 서점에서 판매된다.

민음사에서 출간되며 번역은 경제경영서 전문 번역가인 안진환 씨가 맡았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55. [매일경제][특파원 칼럼] `존경받는 1%`의 힘

지난 19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월가 인근 '첼시피어 60'. 허드슨 강변 부두를 개조해 만든 연회장이다.

경매회사 소더비 캐나다법인의 휴 힐즈리 부사장은 이 연회장 중앙 연단에서 열심히 외쳐대며 경매품을 팔았다. '주주 장 ABC 앵커와 저녁식사(6인)' 경매품은 20여 차례 경쟁을 거쳐 2만달러에 낙찰됐다. 각종 기업들이 기증한 경매품도 이런 식으로 팔려 이날 만찬행사에서 모은 돈만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웃돈다.

이 행사에서 경품을 낙찰받은 사람들은 주로 미국 동부지역의 성공한 한인 기업인들이나 개인들이다. 이 행사를 주최한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은 2002년 한인 1.5세대와 2세대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비영리기구다. KACF는 이 행사에서 모은 자금을 각종 사회봉사단체에 기부해 뉴욕 일대에서 어렵게 사는 한인들은 물론 다양한 인종의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이날 모인 KACF 소속 한인들은 모두 1000여 명. 월가 금융회사 임직원을 비롯해 일반 기업체 임직원, 의사, 변호사, 검사, 교수, 예술인, 언론인 등이 대부분이다. 미국사회에서 이른바 '주류'에 진입한 한인들이다. 이들의 직업을 보면 요즘 '우리는 99%'라고 외치는 월가 시위대의 주요 타깃이 될 만하다.

그러나 이들은 그동안 미국에 기여한 활동 덕분에 '존경받는 1%'로 평가받고 있다. 취약계층을 돕고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셈이다.

뉴욕시도 이들의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이 행사를 개최한 KACF를 통해 이번주 26일 한인들과 타운홀미팅을 갖자고 제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블룸버그 시장이 취임 이후 특정 민족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블룸버그 시장이 타운홀미팅을 준비해달라고 요청한 단체가 바로 KACF다. KACF의 기부활동이 한인사회와 뉴욕시를 변화시킨 점을 인정한 셈이다. 특히 한인사회에서 돈을 모아 뉴욕 내 다른 인종과 민족도 지원한 활동을 높이 산 것이다. 인도 등 다른 아시아계도 뉴욕에서 KACF와 유사한 행사를 개최하지만 모은 돈을 뉴욕에 쓰기보다는 본국으로 보낸다. 그러나 뉴욕에서 거둔 기부금을 뉴욕에 환원하는 민족은 한인사회와 유대계 외에는 드물다.

결국 블룸버그 시장이 한인들을 상대로 타운홀미팅을 개최한 원동력은 한인 디아스포라(이산민족)가 미국사회에 기여한 공로였다.

KACF는 미국 정치인들은 물론 정치단체에 돈을 기부하지 않는 것도 독특하다. 오직 취약계층을 돕는 사회봉사단체에만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뉴욕시는 다른 어떤 한인단체보다도 KACF에 힘을 실어줬다. 정치와 독립됐다는 점이 오히려 KACF의 힘이 된 셈이다. 요즘 미국에서 '99%'를 대변한다는 월가 시위대가 미국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에 못지않은 신선한 자극제이자 사회 변화세력은 한인 디아스포라 '1%'였다.

[김명수 뉴욕 특파원 mskim@mk.co.kr]


56. [매일경제][매경시평]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

가수 양희은 씨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라는 노래를 들어본 일이 있는가? 은행잎이 흩날리는 가을 잔디밭에 앉아 그 노래를 듣고 있자면 가슴이 저민다. 그 가사처럼, 사랑이 끝나고 나면 깊은 쓸쓸함이 남는다. 그러나 사랑이 쓸쓸하기만 한 것은 아니며, 사랑이 곁에 있을 때는 깊은 행복감을 준다. 꽃은 짧게 피었다가 시들지만, 피어 있는 동안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삶은 유한하기에 근원적으로 허무하고 쓸쓸하다. 한때는 세상을 휘어잡던 명민한 사람이 치매에 걸린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평생 권력과 출세를 추구하던 사람의 쓸쓸한 노년도 그렇다. 아무리 백세까지 산다고 한들 전성기는 짧다. 그러나 짧은 인생이기에 삶의 순간들은 아름답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죽음이 있기에 삶이 찬란하게 빛난다. 삶을 미분하면 찰나(刹那)의 순간만이 남고, 아름다움은 그 순간 속에서만 존재한다. 삶의 적분(積分)은 평면적이지만, 삶의 미분(微分)은 예술 그 자체다. 그렇기에 매순간들을 음미하고 '순간의 미학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멋진 일이다.

삶의 쓸쓸함을 극복해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자신만이 가지는 인생의 가치'다. 우리는 현실과 남의 일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적 가치와 영혼의 목소리다.

최근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는 '무언가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는 것'에 삶의 가치를 두었고, 테레사 수녀는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을 위한 삶'에 한평생을 바쳤다. 그들은 천재적 삶을 살거나 찬란한 업적을 남겼지만, 내면적으로도 근원적인 삶의 쓸쓸함을 극복했을까 궁금하다.

인생의 중요한 가치나 요소들은 무엇일까? 보편적으로는 현실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 즐거움의 요소, 그리고 건강 등을 들 수 있을 것이고, 한 차원 높게는 일을 통한 자기실현과 타인과 사회를 위한 헌신과 봉사 등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대개의 사람들이 동분서주하며 추구하는 돈과 권력, 명예가 바로 현실적 가치다. 객관적으로는 가장 중요해 보이지만, 사실은 허망하다. 이것들은 얻기도 어렵지만, 얻었다고 한들 다시 쓸쓸해진다. 몹시 인색했던 지인(知人) 한 분은 예금통장이 가득 든 가방을 품에 안은 채 숨졌지만, 그 결과는 자식들 간의 치열한 송사(訟事)였다.

인간적 가치로는 가족과 친구, 사랑을 들 수 있겠다. 이들은 실질적으로 가장 깊은 행복을 주며, 인간의 근원적인 쓸쓸함과 허무함을 달래준다.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는 추억과 기쁨들은 모두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진정한 사랑으로부터 온다.

즐거움의 요소들은 일상적인 재미와 행복을 준다. 문화생활(음악 미술 영화 책 등)과 스포츠, 여행, 맛있는 음식과 술 등이 그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마음과 몸과 영혼의 건강일 것이다. 몸의 건강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마음의 건강이란 '삶에 대한 긍정적 의지와 태도'를 말한다. 이것이 삶의 기본바탕이며, 삶의 기본색채를 결정한다. 영혼의 건강은 종교적 신념과 태도를 의미할 것이다.

이상의 것들이 개인적이라면 일을 통한 자기실현이나 타인과 사회를 위한 사랑과 봉사야말로 보다 고차원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다만, 보통사람으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지나친 경쟁의식과 격정(激情)들이 만연해 있다. 과도한 비난의식과 적의(敵意)도 종종 엿보인다. 우리는 현실적 가치에만 몰입하며, 남의 일에 간섭하거나 쓸데없는 관심을 기울이는 듯하다.

이제는 우리 모두 자신의 내면으로 돌아가 영혼의 목소리를 들으며 인생의 진정한 가치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사람들이 좀 더 너그럽고 부드러우며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사회가 좀 더 평화롭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재홍 前서울행정법원장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57. [매일경제][기자 24시] 통화스왑의 보험료

정부가 일본과의 통화스왑 규모를 700억달러로 5배나 늘렸다. 위기 심화에 대비해 '보험'을 미리 들어두는 게 나쁠 것은 없다. 외환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2008년처럼 글로벌 위기가 극한으로 치달은 뒤 통화스왑에 나섰다면 그때처럼 또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형국이 될 뻔했다. 하지만 보험을 들 때는 반드시 보험료가 들게 마련이다.

2008년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일본, 중국과 각각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을 맺었다. 그해 12월 13일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아소 다로 당시 일본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자유무역협정(FTA) 카드를 꺼냈다. 말은 이리저리 돌렸지만 핵심은 "통화스왑을 해줬으니 답례로 FTA 논의를 재개하자"는 얘기였다.

그때도 이 대통령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상황은 거울처럼 똑같았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양국 간 최우선 현안으로 FTA를 강조했고, 이 대통령은 '업종별로 다른 견해를 잘 조정할 수만 있다면'이란 전제를 달아 답례 수준의 코멘트만 했다.

한ㆍ일 FTA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우리가 유럽, 미국과 잇달아 FTA를 하는 동안 뒷전으로 밀렸다.

무역 역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문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이어 중국과도 조만간 통화스왑 확대를 논의할 계획이다.

2008년 말 원자바오 중국 총리 역시 "중국이 다른 나라와 통화스왑을 체결하기는 처음"이라고 생색을 내며 한ㆍ중 FTA를 압박했다. 한ㆍ미 FTA 비준조차 야당 반대로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중국, 일본과의 FTA는 이보다 더 험난한 행보일 게 뻔하다. 국가 차원에서 FTA에 대한 큰 그림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부 = 신헌철 기자 honzul@mk.co.kr]


58. [매일경제][테마진단] 자본주의 4.0을 경계한다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이후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최근에는 자본주의를 개량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마치 자본시장이 시장의 전부이고 미국 월가의 행태가 자본주의의 일반적인 모습인 양 인식되기도 한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자본주의 4.0'이니 '따뜻한 자본주의'니 하는 슬로건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들이 최근의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려 자칫 자본주의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가계와 정부의 부채 과잉, 성장과 일자리의 정체, 소득 양극화와 고령화 심화 등 어려운 경제 문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문제가 오늘날 자본주의에서 비롯되었을까. 자본주의 개량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일까? 이 질문에는 먼저 자본주의의 핵심 메커니즘인 시장의 본질적인 기능을 냉철하게 짚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을 바탕으로 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그 크기를 키워가는 메커니즘으로서 인류가 만든 뛰어난 제도 중 하나다. 계획경제를 떠올려 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이런 시장의 본질적인 기능은 선별 기능이다. 값싸고 뛰어난 품질이나 새로운 혁신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시장에서 몰아내 경제의 효율성과 성장을 촉진한다. 냉혹하지만 이 선별 기능이 공동체의 경제적인 후생을 높이는 것이다.

이런 시장 기능을 변형 또는 제한하면 지금과 같은 경제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는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을 따져보는 것이 역설적으로 도움이 된다. 이번 위기는 시장이나 자본주의 자체의 실패보다는 정부의 실패에 크게 기인하기 때문이다. 닷컴 버블 이후의 경기 하강과 소득 불균형에 대해 미국 정부가 오랜 저금리 정책과 방만한 사회보장제도로 대응해 부동산 버블과 함께 가계와 정부의 부채 과잉을 초래하지 않았던가?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 월가의 비이성적인 일탈행위도 결국 정부의 규제 실패다.

따라서 시장의 선별 기능에 개입하는 자본주의 개량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로 시장은 실패할 수 있다. 정치나 정부 역할은 이 경우 시장 질서를 더욱 공정하고 건전하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경쟁력이 약한 경제주체의 역량 향상을 지원하고, 경쟁에서 밀려난 사회구성원을 위해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포퓰리즘이나 정파적인 아집에서 벗어나 공동체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건설적인 해법을 도출하고 합의해 나갈 수 있는 정치와 정부의 질적 성숙함이다. 시장 또는 자본주의는 진공 속에서 작동하는 것이 아니며, 정치를 포함한 정부와 사회문화의 생태계 속에서 작동한다. 설사 자본주의가 4.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해도 정부나 사회문화 부문이 여전히 버그(bug)가 가득한 베타 버전에 머물러 있다면 크고 작은 정부 실패는 반복될 수밖에 없고, 경제 문제의 순조로운 해결과 역동적인 시장을 통한 경제 성장은 쉽지 않다.

결국 우리가 직면한 경제 문제는 자본주의와 정부, 그리고 사회문화 부문의 합작품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자본주의 작동의 토대가 되는 이들 부문의 질적 업그레이드다. 특히 정부 부문의 정책 수준과 사회문화 부문의 자본주의 본질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크게 높아져야 한다. 최근의 자본주의 개량 논의가 자칫 '자본주의 때리기'나 경제 문제의 '희생양 만들기'가 아니라 우리의 자본주의 운용능력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창양 KAIST 경영대학 교수]


59. [매일경제][기고] 콘텐츠 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

글로벌 캐릭터 '뽀로로'가 화제다. '어린이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는 이제 어른들이 보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스타 연예인 못지않게 자주 등장하고 있다.

뽀로로는 브랜드 가치만 3893억원에 이르고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8700억원, 취업 유발 효과는 4만3000여 명에 이른다. 콘텐츠 하나가 외국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라야 했던 어린이들의 문화환경을 바꾸고, 고부가가치 경제 효과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뽀로로의 공동 제작사 중 한 업체는 창업 당시 직원이 6명에 불과했다. 그들은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노력해 왔다. 물론 정부도 아이디어를 높이 평가해 2002년 6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정부의 초기 투자 지원이 직원 6명이던 업체를 110명이 일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최근 일본,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략 마련과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문화주권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며, 경제적 측면에서 높은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지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우리가 콘텐츠 산업에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콘텐츠 산업의 높은 청년 일자리 창출력이다. 콘텐츠 산업은 20~30대 종사자가 80%에 이르고, 고용유발계수가 12.2로 제조업(9.2)보다 높아 많은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산업 재정 투자도 청년 일자리 창출에 역점을 두었다. 전체 규모는 전년 대비 8.1% 증액한 5260억원으로 5000억원을 최초로 돌파했고 펀드를 통한 투자 재원 운용 규모는 8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원칙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창의적 인재 양성을 통해 콘텐츠 산업의 일자리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 인력 양성 사업에 전년 대비 80% 증액한 예산을 편성했고, 특히 콘텐츠 대표 기업 및 거장들과 청년 창의 인재 간 1대1 매칭을 통해 직접적인 노하우 전수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사업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프랑스, 영국, 싱가포르에서 시행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십'이란 정부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국내에 도입해 시행하는 것이다.

둘째,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체인 콘텐츠 기업의 최대 애로 요인인 자금조달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펀드를 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며, 총 6500억원의 다양한 펀드를 통해 해마다 9000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셋째, 스마트ㆍ3Dㆍ융복합 콘텐츠 등 차세대 3대 전략 콘텐츠 산업과 문화기술 R&D 육성에 중점을 두었다. 콘텐츠 산업 구조는 창의적 기술ㆍ자본 집약형으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으며 차세대 콘텐츠 중심의 고속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년 대비 63% 증액한 855억원을 투입해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끝으로, 만화ㆍ캐릭터ㆍ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 콘텐츠 산업 육성에도 전년 대비 81% 증액한 229억원을 투입해 3100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콘텐츠 산업은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차세대 3대 먹거리 산업으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국민 여가 수요 충족과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중요하다. 우리 모두 콘텐츠 산업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모철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60. [매일경제][사설] 끝장토론 마쳤으면 한·미FTA 합의통과를

지난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과 관련해 사흘간 ’끝장토론’을 벌인 후 오늘 최후 정리토론을 한 번 더 갖는다. 야당 측은 한ㆍ미 FTA의 법적 지위와 관련해 FTA 협정이 한국에서는 국내법에 우선하지만, 미국에서는 국내법이 FTA 협정에 우선한다며 불평등을 문제삼고 있다. 투자자 정부제소제도(ISD)에 대해서도 야당은 건강보험 등 공공정책 주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정부가 쌀시장 개방을 2014년부터 미국과 논의하기로 했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 내용을 거론하며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반대 측이 주장하는 것들은 이미 2007년 한ㆍ미 FTA가 타결된 이후 숱하게 논의돼 왔다. 새로울 게 없다. 그런데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은 내년 총선, 대선 등에서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국익을 걷어차겠다는 행위다.

미국 의회는 이미 한ㆍ미 FTA 이행법안을 처리하고 지난 2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서명까지 마쳤다. 민주당 송민순 의원의 지적대로 재재협상은 의미도 없고 총체적으로 FTA 비준의 이익이 큰 만큼 헛된 공론은 이제 멈출 때가 됐다. 국회 비준 후 추가로 국익을 지킬 게 있으면 보완 작업에 나설 때다.

한ㆍ미 FTA에 대해 일본은 정부의 분발을 촉구하고, 대만은 미국 시장을 한국에 다 빼앗길 것이라며 수출경쟁력 향상과 원자재 수입관세 인하 등 긴급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쟁국들이 부러워하는 한ㆍ미 FTA 비준을 훼방하는 야당과 반대 측에 대한 국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 정부가 반대 측 주장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쌀 추가협상 등과 같은 근거 없는 얘기까지 들고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대에도 정도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김진표 민주당 대표 등 야당 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어 한ㆍ미 FTA 비준에 협조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대야(對野) 막바지 설득을 더 해야 한다. 야당 측은 미국 의회 모습을 보라. 미 의회도 여야가 대립했지만 막판에 초당적으로 FTA 이행법안을 처리하지 않았는가. 국회가 몸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 통과하는 추태를 또 보여줄 것인가. 민주적 절차에 따라 투표로 정정당당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 세계가 한국 국회의 수준에 주목하고 있다.


61. [매일경제][사설] 한은 물가목표 제시 방식 꼼수부리지 말라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제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은은 현재 2010~2012년 소비자물가지수를 3±1%로 안정시킨다는 목표 아래 통화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때 목표 적용 기간(3년)을 없애는 방안과 물가지표를 근원물가로 바꾸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한은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하지만 해가 바뀌면 이에 대한 논란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년 전 신축적인 통화 운용을 위해 물가안정목표제를 많이 손질했다. 2007~2009년 물가목표(3±0.5%)에 비해 0.5%포인트씩 더 큰 폭으로 물가 변동을 용인할 수 있도록 하고 평가 방식도 3년 평균 물가상승률로 목표 달성 여부를 따지던 방식에서 매년 물가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바꿨다. 한은은 이미 성과 지표로서 '3년 평균' 물가상승률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만약 한은이 새로운 중기 물가목표를 제시하면서 적용 기간을 아예 없애버리거나 물가지표를 소비자물가를 밑도는 근원물가로 바꾼다면 고공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의심을 살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천정부지인데 근원물가는 조금 올랐다는 숫자를 발표하면 실업률 통계처럼 엉터리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한은의 고민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고물가로 온 국민이 신음하는 터에 적용 기간도 빼버리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하지 않은 것처럼 바꾸려 한다면 국민의 한은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할 것이다.

올해 한은의 물가 관리 성적표는 참담한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개월 내리 물가목표 중심치(3%)를 1%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렸다가 되돌리는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를 외부 충격 탓으로만 돌리거나 경기 침체의 불안 때문에 당분간 인플레이션 기조를 참고 견뎌야 한다고 하면 물가 불안심리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지금은 한은이 물가목표제를 손질하는 것보다 물가를 꼭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한은이 물가안정이라는 가장 중요한 책무를 다하지 못할 경우 보다 분명하게 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제도 보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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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