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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11 2011.12.10 by Andy Jeong

2011.12.10

Economic issues : 2011. 12. 11. 11:01

1. [매일경제]유럽銀 자본부족 174조원

유럽은행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 재확충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유럽금융감독기구인 유럽은행감독청(EBA)은 8일 도이체방크 등 71개 유럽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테스트(자산 건전성 심사)를 실시한 결과, 자본부족액이 1147억유로에 달했다고 밝혔다.

원화로 174조원에 달하는 돈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7분의 1 수준이다. 그리스 국채 등에 물려 대규모 손실을 본 이들 유럽은행은 은행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년 6월까지 이만큼의 돈을 채워넣어 자기자본비율(tier 1)을 9%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스트레스테스트 대상인 12개국 71개 유럽 대형은행 중 9%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지 못한 은행은 30개다.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의 경우 자기자본 부족액이 153억유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80억유로), 벨기에 덱시아은행(63억유로) 등의 순이다.

국가별로는 그리스(300억유로), 스페인(262억유로), 이탈리아(154억유로), 독일(131억유로), 프랑스(73억유로) 순으로 자본 부족 규모가 컸다. 특히 그동안 유로존 재정위기에도 끄떡없었던 독일 은행의 자본부족 규모가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나 유럽금융가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도이체방크 등 독일 은행의 자본부족액은 131억유로로 지난 10월 조사했을 때 집계한 자본부족액(52억유로)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13개 독일은행 중 도이체방크 등 6개 은행이 자본부족 상태에 빠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 소시에테제네랄 등 프랑스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모두 한 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소시에테제네랄은 'Aa3'에서 'A1'으로,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은 'Aa2'에서 'Aa3'로 각각 하향됐다.

중국 신용평가사 다궁은 이날 프랑스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박봉권 기자]


2. [매일경제]한국은행, 내년 경제성장률 3.7%로 하향

한국은행이 2012년 경제성장률을 올해 7월 전망 때보다 0.9%포인트나 낮춰 3.7%로 수정 전망했다. 내년 경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가시밭길을 지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2년 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1%포인트 낮은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0.7%, 2분기 0.9%, 3분기 1.1%, 4분기 1.1%로 상저하고(上低下高) 국면을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한은 전망대로 내년 성장률이 3.7%를 기록한다면 2009년 0.3% 이래 3년래 가장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셈이다. 또 이는 2006~2010년 5년 평균 성장률인 5%보다 5분의 1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내년 성장률을 낮춰 잡은 까닭은 수출 둔화 때문"이라며 "특히 통관 기준으로 올해 4분기 수출이 전분기보다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흐름이 2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성장률을 저해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종전 전망치인 170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대폭 낮췄다. 하지만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서는 종전 3.4%에서 3.3%로 소폭 낮추는 데 그쳤다. 올해 신규 고용이 늘어나면서 소득 증가로 소비 여건이 나아졌다는 이유다. 민간 소비 증가율도 올해 2.5%에서 3.2%로 늘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흐름 때문에 수출의 순성장기여도는 올해 2.2%포인트에서 1.6%포인트로 낮아지는 반면 내수는 1.6%포인트에서 2.1%포인트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3. [매일경제][표] 주요 시세 (12월 9일)


4. [매일경제]탄탄했던 산탄데르銀 153억유로 `펑크`…코메르츠 국유화 거론

◆유럽위기 어디로 ◆

유럽은행감독청(EBA)이 8일 발표한 유럽 대형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시장 예상을 빗나간 것이었다.

시장에서는 71개 대형 은행 자본부족액이 지난 10월 시행했던 스트레스테스트 때 집계한 수치(1064억유로)보다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EBA가 9%로 정해 놓은 기본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유럽 은행들이 앞다퉈 자본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유럽계 은행들은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자산을 공격적으로 회수했다. 유럽계 금융회사가 지난 8월 이후 우리나라에서 순수하게 빼내간 자금만 11조원에 달한다. 또 자기자본비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자산 매각, 증자, 출자 전환과 같은 다양한 자본 확보 수단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상당한 자금을 확보했다. 따라서 당연히 자기자본비율이 올라가고 자본부족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6주 전에 비해 8%가량 자본부족액(1147억유로)이 늘어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처럼 시장 예상과 달리 자본 부족 규모가 커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지난 10월 스트레스테스트가 각 은행 6월 말 자료를 기준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유로존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떠안아야 하는 그리스 헤어컷(부채 탕감) 손실 규모가 정확히 반영되지 못해 자본부족액이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는 9월 말 자료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재정 불량국 채권 등을 포함한 은행 국채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시가)으로 평가해 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번 스트레스테스트 때 일부 유럽 은행은 자체적으로 굴리는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2009년 바젤위원회에서 권고한 방식대로 적용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모든 은행이 바젤위원회 권고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산정했고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규모가 기존에 비해 3배가량 상승해 자본부족액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에서 독일 은행 자본부족액이 지난 10월 52억유로에서 갑작스럽게 131억유로로 크게 확대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2대 상업은행인 코메르츠방크는 6주 전만 하더라도 자본부족액이 29억유로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3억유로로 급증했다. 이미 독일 정부가 코메르츠방크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 차례 공적 자금이 투입돼 국영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EBA 자본 재확충 계획은 유로존 채무위기로 손실을 본 유럽 금융권이 시장 신뢰를 회복해 정상적인 자금 조달에 나서도록 하기 위한 일환이다. 9%까지 자기자본비율을 올려놔야 뱅크런을 피할 수 있고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 재확충이 이뤄지지 못하면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아져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9% 룰을 맞추기 위해 유럽 은행들이 자본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는 지난달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75억유로 증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은 브라질 콜롬비아 칠레 지역에 보유하고 있는 핵심 자산 매각에 나섰다. 프랑스 BNP파리바는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자산 매각에 나섰고 소시에테제네랄은 당초 배당 계획을 철회하고 배당금을 사내에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생존 차원에서 은행 자본 재확충이 꼭 필요하지만 자본 재확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EBA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바로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용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대출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가계와 기업 대출이 줄어들면서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을 초래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EBA는 이 같은 대출 축소 시나리오를 방지하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축소를 통한 자본 재확충 방안을 자구계획안에 포함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창구에서 실제 대출 축소에 나서더라도 EBA가 물리적으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어떻게 하든 자구 노력을 통해 9% 룰을 맞추는 은행들은 한숨을 돌리겠지만 그렇지 못한 은행들은 구제금융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유럽 정상들은 재정 불량국 국채 매입 자금도 부족한 상황에서 은행 구제금융 자금까지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 <용어설명>

기본자기자본비율 : 총자산 중 기본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 재무건전성이 좋다. 기본자본은 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잉여금을 말한다.

[박봉권 기자]


5. [매일경제]EU재정통합 4개국 뺀 23개국 합의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재정 통제 강화 방안이 유로존 17개국을 포함한 총 23개국 간 '정부간 합의(intergovernmental accord)'로 가닥을 잡았다.

독일과 프랑스 중심으로 추진해왔던 'EU 안정과 성장 협약' 개정은 영국 헝가리 체코 스웨덴 등 비유로존 국가들 반대에 부딪쳐 EU 27개국 전체 회원국 지지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EU 안정과 성장 협약' 개정안은 유로존 회원국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가 각각 국내총생산(GDP) 대비 3%, 60%를 넘어서면 해당 회원국에 대해 자동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폐막한 EU 정상회의 중간 논의 결과와 관련해 유로존 17개국과 EU 회원국 중 자국 통화를 쓰는 10개국 중 6개국 등 총 23개국이 재정적자 통제를 위한 새로운 정부 간 합의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 23개국이 EU 조약 개정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더 빠른 절차를 통해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재정 통제와 관련해서도 절충안을 합의문에 담았다. "회원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균형 예산을 편성해야 하며 경기 침체로 부양책이 필요할 때 등 특수한 상황에서만 적자 예산을 짤 수 있고 이때도 구조적 적자 한도는 GDP 대비 0.5%로 제한한다"로 규정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같은 예외적 상황에서는 재정적자를 GDP 대비 3.5%까지 허용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비유로존 국가들 반대로 당장 조약 개정을 못한다고 해서 영원히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 3월까지 조약 개정을 위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이 새로운 재정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구제금융 측면에서는 진전이 있었다. EU 집행위가 작성한 정상 합의문 초안에는 유럽안정화기구(ESM) 발족을 내년 7월로 1년 앞당기는 방안이 담겼다. ESM 기금 규모는 5000억유로(약 760조원)며, 이와 별도로 운용 규모 2500억유로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도 2013년 중반까지 존속시키는 것으로 정리됐다. 관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맡을 예정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ECB가 EFSF와 ESM을 모두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문 초안은 또 "ESM이 직접 금융회사 자본 확충에 참여하고 신용기관으로서 필요한 틀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상호대출 방안도 열렸다. 1500억유로를 유로존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일단 IMF를 통해 2000억유로(약 305조원)를 대출받기로 뜻을 모았다. IMF도 이 정도는 도와줄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유럽 국가들이 IMF를 통해 조성하는 2000억유로 규모 기금 조성 계획이 10일 내에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그동안 독일이 반대 방침을 밝혀왔던 '3각 구제시스템(EFSF+ESM+IMF)'은 가동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박만원 기자 / 황시영 기자]


6. [매일경제]보성 녹차, 고성서 쑥쑥…대구 사과, 영월서 주렁주렁

◆ 달라진 한반도 농업지도 ◆

명태는 한국의 대표적인 수산물이다. 얼리지 않은 생태, 말려서 먹는 코다리ㆍ북어, 얼린 동태, 명태 새끼 노가리 등 이름도 다양하다. 알과 창자는 각각 명란젓, 창난젓으로 만들어 먹기 때문에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생선이다.

명태 조리방법이 다양한 이유는 우리나라 어장에서 명태를 손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값도 쌌다. 명태는 동해에서 1980년대만 해도 매년 10만t 이상 잡혔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명태 어획량은 1000t으로 급감했다. 1980년대의 1% 수준이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 근해에서는 명태를 잡을 수 없다. 한류성 어류인 명태가 동해안을 따라 러시아 쪽으로 북상해 버렸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수요량 30만t 중 대부분을 러시아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한반도 주변 수온은 최근 40년간 섭씨 1.3도 올랐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해양 수온이 100년간 0.5도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기후변화에 따라 한반도 농업ㆍ수산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기온 상승에 따라 서식지가 바뀐 동식물은 비단 명태뿐만이 아니다.

9일 농촌진흥청 기상청 등 기후변화 시나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살던 참다랑어가 태안반도 서쪽 해안까지 북상했다.

사과 재배지는 대구에서 강원 영월로, 복숭아 재배지는 경북 경산에서 강원 춘천으로 바뀌었다.

40년 후 내륙지방을 제외한 전국이 아열대기후로 바뀌면 일상생활과 농수산업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전망이다.

아열대란 열대와 같이 기온이 높은 여름과 비교적 온화한 겨울을 가진 기후다. 여름철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폭염이 자주 나타난다.

기상청에 따르면 2050년 열대야 발생일수는 연간 30일에 달한다. 한마디로 1년 열두 달 중 한 달을 찜통더위와 씨름하며 불면증을 이겨내야 한다는 얘기다.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농업이다. 쌀 사과 고랭지배추 등 생산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품질도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온도가 높아지면 소 돼지 등 가축도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100년까지 돼지 평균 체중은 13% 감소하고 새끼돼지 폐사율은 58%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우 수태율은 절반으로 떨어진다.

당장 올해에도 기상 이변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곶감의 경우 지난 10월 말부터 지속된 10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올해 생산량이 급감할 전망이다.

예전에 없었던 질병도 나타나 우리 농작물에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됐다. 말라리아 뎅기열 등 아열대성 질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분석 결과 기온이 1도 높아지면 말라리아와 쓰쓰가무시병 질병 발생률이 각각 3%, 6%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면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2050년께 150㎢ 지역이 범람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18배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수산업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맞춰 망고, 골드키위, 아보카도 등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왔던 열대과일을 재배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농가에 재배방법을 보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열대 기후에 맞춰 수박 고추 토마토 등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는 과채류에도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닐하우스 난방비 등 생산 단가도 줄일 수 있는 것 역시 기회요인이다.

[이기창 기자]


7. [매일경제]아열대작물 15종 보급…고온에 적합한 어종·농작물 개발

◆ 달라진 한반도 농업지도 ◆

기후변화에 관계없이 생육환경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3~6배 높일 수 있는 식물공장이 2014년에 도입된다. 또 2015년까지 망고, 골드키위, 용과 등 아열대 과수 5종과 울금, 아티초크 등 아열대 채소 10종에 대한 재배방법이 농가에 보급된다.

2050년 내륙을 제외한 전국이 아열대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의 농림수산업 분야 '기후변화 대처 플랜'을 마련했다. 폭염ㆍ한파ㆍ폭우 등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농어업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는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온이 2∼4도 상승해도 적응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시설재배를 확대하면서 작년 수준의 생산력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우선 고온과 병충해에 강한 벼 39종, 맥류 12종, 사과 8종, 무ㆍ배추 4종, 어류 7종, 해조류 2종 등 모두 127종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관련 분야 연구ㆍ개발(R&D)에 매년 1300억원 정도를 투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어업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 투자 규모는 올해 283억원에 불과해 적극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 연구가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시급성이 높지 않아 산발적인 투자만 이뤄졌지만 앞으로 R&D 투자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체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벼는 고온 조건에서도 품질이 양호하고 홍수로 인한 저항성이 높은 품종을 개발하고 무나 배추의 경우도 고온과 습해에 견디는 품종을 개발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돼지나 젖소들은 고온에서 스트레스로 인해 수태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류도 질병에 강하고 속성장이 가능한 신품종 7종과 고온성 해조류 2종을 개발해 수산자원 확대에 나선다. 양식 생산량은 현재 135만5000t에서 2020년까지 155만t으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농림수산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를 2013년에 설치해 농수산물 재배 매뉴얼을 보급한다.

[전병득 기자]


8. [매일경제]농업 손실로 물가 급등 저소득층 피해 훨씬 커

◆ 달라진 한반도 농업지도 ◆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에 따른 농업 생산 손실은 저소득층에게 더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실제로 작년 기상이변으로 인한 쌀, 밀, 과일류 가격 폭등은 월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에는 0.34%의 가계 지출액 증가를 가져왔지만 월소득 100만~150만원 가구에는 0.5%의 높은 지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6일 기획재정부와 KDI가 공동으로 개최한 '기상이변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방안' 심포지엄에서 분석한 결과다.

작년 폭염과 폭우 등 기상이변에서도 엇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쌀, 밀, 잡곡, 과채류 생산이 감소돼 국내 소비자가격을 상승시킨 것. 쌀은 전년에 비해 생산량이 1.8% 줄었고 밀은 26.87%, 잡곡은 19.93%, 과채류는 4.05% 각각 줄었다. 이러한 생산량 감소는 즉각적으로 소비자가격 상승을 이끌어 전년 대비 쌀 가격은 0.019%, 밀은 0.532%, 잡곡은 0.848%, 과채류는 0.862%씩 올랐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산물의 생산량 감소 영향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축산, 낙농 및 기타 식품가공업, 도소매업 등 인접 산업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켜 가격 상승이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동물성ㆍ식물성 유지가 전년에 비해 0.872% 올랐고 기타 음식품도 0.599%씩 올랐다.

결론적으로 이 같은 '먹거리'의 생산 손실은 가계 계층 간에 소득 분배를 더욱 악화시켜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생산 손실로 인한 가구 소득별 지출액 증가율을 보면 월소득 550만~600만원 가구는 지출액이 0.34% 오른 데 비해 월소득 150만~200만원 가구는 0.45%, 월소득 200만~250만원 가구는 0.4% 지출이 늘어 훨씬 증가율이 컸다.

권오상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는 사회 양극화 심화의 한 요인이 된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 마련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기상이변 시나리오별 예측과 농업 특성을 연계할 수 있는 통합 시뮬레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농업용수와 시설물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충고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산업이 농업, 건설업, 레저산업, 운송업, 에너지 등에 분포돼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31%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기후변화는 수목 분포를 바꿔놓아 농업 생산량에 큰 변화를 미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수산업에서도 어종 서식지가 바뀌어 수산어종과 수산물 생산량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등 국민 식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병득 기자]


9. [매일경제][표] 정기예금 금리 (12월 9일 현재)


10. [매일경제][표] 주택담보대출 금리 (12월 9일 현재)


11. [매일경제]中 물가 9개월만에 4%대로 하락…긴축완화 가속 전망

5~6%대를 오가던 중국 물가가 4%대로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긴축 완화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2% 올랐다고 밝혔다.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5% 아래로 떨어진 것은 9개월 만이다. 지난 10월 CPI 상승률에 비해서는 한꺼번에 1.3%포인트나 낮아졌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 7월 6.5%로 3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8월 6.2%, 9월 6.1%, 10월 5.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번에 4.2%까지 급락한 것은 시장 내 25개 기관 평균 예측치 4.4%보다 낮은 수준이다. 11월 물가 하락은 채소류 육류 등 농축산물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중국 CPI 상승률이 이처럼 크게 낮아진 만큼 중국 당국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긴축 완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곧바로 이어지기보다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다샤오 잉다증권연구소장은 "11월 물가는 연내 최저치로 비교적 크게 떨어졌을 뿐 아니라 전달 대비 물가도 떨어졌다"며 "당국의 통제조치 효과가 나타나 통화정책 조절 공간을 늘려줬다"고 평가했다.

천광화 상하이 신징샹부동산자문 부총재는 "11월 물가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통제됐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내년 중 3~5차례 지준율 인하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부총재는 "통화도 양적 확대가 이뤄지면서 현재 최악인 부동산 시장이 내년엔 풀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민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5일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렸다.

쉬이성 제일재경일보 평론부 주임은 "물가 하락으로 통화정책 조절 공간이 더 커졌지만 중국이 현재 마이너스 금리라는 게 제한 요인"이라며 금리 인하로 곧바로 연결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오는 12~14일 베이징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올해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내년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재정부ㆍ인민은행 등은 내년에 적극적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밝혀 안정적 성장을 핵심 기조로 긴축완화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지난 10월 일본 국채 8530억엔어치를 매각했다. 월간 단위로 지난 8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베이징 장종회 특파원]


12. [매일경제]헤지펀드 유럽위기에`속수무책`

한국 직장인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수무푼전'을 뽑았다. 수무푼전이란 '수중에 가진 돈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전 세계 헤지펀드 투자자들도 수무푼전 신세가 됐다.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제 불황으로 올 한 해 헤지펀드들이 지난 20년 동안 두 번째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헤지펀드들이 올해 평균 4.37% 손실을 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 자료를 인용해 8일 보도했다.

HFR가 헤지펀드 수익률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2008년 19% 손실 이후 두 번째로 큰 손실을 입은 셈이다. 헤지펀드들은 지난 7개월 중 10월에만 가까스로 4.89% 이익을 냈을 뿐 나머지 기간에는 모두 부진했다고 HFR가 밝혔다. 특히 올해는 시장 변동성이 유난히 커 명성이 큰 트레이더들도 예측이 빗나간 경우가 많았다. 도이체방크의 배리 부사노 아메리카대륙 책임자는 "변동성이 극심해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존 폴슨이 이끄는 세계적 헤지펀드 폴슨앤드컴퍼니도 8월과 9월에 입은 두 자릿수 손실을 만회하지 못했다고 FT는 설명했다. 폴슨앤드컴퍼니는 올해 46% 손실을 기록했고, 또 다른 펀드업체인 머천트도 원자재에 투자한 결과 33%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유명 펀드 매니저인 필립 자브르가 운용하는 글로벌밸런스드펀드도 22.4%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헤지펀드들의 최대 난점은 유로존 위기였다. 제프 홀랜드 라이언게이트캐피털 이사는 "시장이 정치적 결정에 지배됐다"며 유럽 정책 당국의 재정위기 대응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펀더멘털보다 투자심리가 (헤지펀드) 시장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유럽 재정위기에도 뛰어난 운용 실적을 보여준 펀드도 있었다. 유럽 최대 매크로펀드를 운영하는 브레번 하워드는 240억달러 규모 주력 펀드에서 올해 13% 수익을 냈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 8월에는 미국 국채수익률 하락에 베팅한 것이 들어맞아 6%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레번 하워드는 올해 내내 비유로존에 투자하고 있음을 투자자들에게 알려왔다고 FT는 전했다.

[김덕식 기자]


13. [매일경제]美, 기업현금 늘고 가계자산은 줄어

유럽 경제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를 주저하는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에 반해 주택 차압 등으로 가계자산은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금융회사를 제외한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과 유동성 자산 규모가 총 2조12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2분기(2조700억달러)보다 3개월 만에 500억달러가 더 늘어난 수치다.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 비율은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들어 유로존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으로 투자를 미루는 바람에 현금 보유가 더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미국 가계자산은 주가 하락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날 지난 3분기 가계 순자산이 57조4000억달러로 전 분기보다 4%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이후 전 분기 대비 최대 감소폭이다. 같은 기간 가계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주택 가치가 각각 5.1%와 0.6% 떨어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됐다.

이론적으로 가계자산 감소는 소비 감소와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14. [매일경제]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 3.7%로 낮춰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6%에서 3.7%로 대폭 낮추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통화당국이 경기 둔화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은이 3.7% 전망치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견지를 밝힘에 따라 경기 둔화 속도가 현재 관측보다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9일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3.7%는 우리가 생각할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수치"라면서도 "하지만 하향 조정될 여지가 상향 조정될 여지보다 더 크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국제기구들은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을 수정하면서 한국 성장률도 낮춰 잡는 추세다.

특히 지난달 이후 비교적 펀더멘털이 튼튼한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예외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종전 4.2%에서 4.4%로 오히려 올려 잡은 데 반해, 지난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5%에서 3.8%로 크게 낮춰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1월 4.3%에서 3.8%로 낮췄다.

한은은 내년 상반기까지 분기별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1%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분기는 1.0% 성장을 달성할 수 있으나 내년 1분기 0.7%, 2분기 0.9%로 1% 아래로 하락해 바닥을 친 뒤 3분기, 4분기에 각각 1.1%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상저하고(上低下高) 국면은 글로벌 수요 위축→상반기 수출 둔화 →원화절상 압력 둔화→한국산 경쟁력 강화→하반기 수출 호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향후 원화절상 압력이 약해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추이인 연 4%를 고려한다면 분기별 성장률이 1% 밑으로 내려가는 것은 성장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반기 바닥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채만기가 2~4월에 집중돼 있어 내년 상반기에 불안 요인이 많다"며 "물론 각국 정상들이 여러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새로운 불안 요인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장 둔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글로벌 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 악화다. 한은은 올 4분기 수출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4분기 수출 감소세가 내년 1분기 성장률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에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종전 170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낮춰 관측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에서 3.3%로 소폭 낮췄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에 따르면 생산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5.1% 상승했다. 이는 작년 11월 4.9%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채소와 과일은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20.5% 하락했다.

공산품은 6.7% 올랐으나 상승폭은 올해 가장 낮았다. 서비스 부문도 1.2% 소폭 상승에 그쳐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를 예고했다.

[한우람 기자 / 이상덕 기자 / 최승진 기자]


15. [매일경제]금리 18 ~ 20% 저축銀 등록금대출

앞으로 당장 대학등록금이 필요한 대학생들이 저축은행에서 연 10%대 후반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업계에 대학생 등록금 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요구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6일부터 18.9%의 단일금리로 대학생 등록금 대출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기존 저축은행들의 대학생 대출 금리는 20% 중후반에서 35% 정도 수준이었다. 금리가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지는 것이다.

과거 등록금 마련을 위해 저축은행에서 500만원을 30%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연 이자 부담이 150만원이었지만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서 등록금 대출을 받을 경우 연 이자 부담이 94만5000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대학생 대출상품 판매를 지난 11월 말에 중단했고, 연 18.9%의 새로운 상품을 다음주부터 출시할 계획"이라며 "갈수록 높아지는 대학등록금과 고금리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새롭게 출시하는 대출상품의 대출 용도는 대학등록금으로 한정되고 대출 한도도 500만원으로 제한된다. 소득이 없을 경우 부모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무차별적인 대학생 대출을 막자는 취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10%대 대학생 대출상품을 가장 먼저 출시하면서 다른 저축은행들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인천 소재의 모아저축은행이 금리 18~20% 수준인 대학생 대출상품을 이달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성, 스타, 청주저축은행 등도 비슷한 금리 수준에서 대학생 등록금 대출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들이 과거보다 금리를 대폭 낮춘 새로운 대출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이유는 약 10% 수준인 모집인 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저축은행중앙회는 곧 홈페이지(www.fsb.or.kr)에 대학생 전용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코너를 신설하기로 했다.

[손일선 기자]


16. [매일경제][WEEKEND 매경] 누구나 쉽게 공격받고 공격하고…디도스 대중화?

# 1

"됩니다!"

10월 26일 재ㆍ보궐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공격했던 홈페이지 제작업체 G사의 대표인 강 모씨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운전기사인 공 모씨에게 확답을 던졌다. 그가 된다고 말한 것은 공씨가 요구한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ㆍ분산서비스거부) 공격. 25일 오후 11시께 공씨와 통화한 강씨는 "디도스 공격이 가능하지만 우리가 보유한 좀비 PC가 200대 수준이니, 되는지 안되는지 시험해봐야 한다"고 말한 뒤, 26일 새벽 1시에 '시험운행'을 해봤다. 결과는 홈페이지 다운. 작업을 확인하는 데는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26일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선관위 홈페이지는 마비됐다.

# 2

"당하기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도 공격을 합시다."

10명 남짓 직원을 보유한 서버관리업체 D사는 자사가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 업체가 경쟁 회사의 것으로 의심되는 디도스 공격을 받자 '복수'하기로 결정했다. 공격만 받고 있다가 1200만원 정도의 관리비를 받고 있는 업체에 피해보상을 해줘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10명 남짓으로 구성된 팀이 4~5개월 만에 50만대의 좀비 PC를 만들었다. 준비가 갖춰지자 이 PC들은 바로 경쟁사 사이트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 동원됐다.

2009년 국내 주요 공공사이트를 공격했던 7ㆍ7 디도스 공격 이후 디도스 공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를 악용하는 '청부형' 디도스 공격도 늘어나고 있다.

디도스 공격이란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한 홈페이지에 접속 등의 동일한 패턴을 일제히 행하도록 해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해킹 방식 중 하나다.

이 수법은 특정 컴퓨터에 침투해 자료를 훔쳐가거나 삭제하는 것이 아닌 목표 서버가 다른 정당한 신호를 받지 못하게 하는 방해작용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한 전화번호에 집중적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전화 자체가 일시적으로 불통되는 현상과 같다. 이를 위해서는 좀비 PC가 필요하다.

주 사용자의 명령 없이 디도스를 실행하므로 악성코드를 이용해 불특정 다수의 컴퓨터 주 기능을 점유하고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다. 즉, 수많은 컴퓨터 시스템이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 이 방법에 의해 해킹의 숙주로 이용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악성코드는 다양한 경로로 유입될 수 있다.

어떤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설치해야 하는 액티브X 형식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이메일의 하이퍼링크나 첨부 파일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특정 프로그램을 설치할 때 자신도 모르게 함께 설치되는 경우도 있다.

악성코드가 설치된다고 해서 좀비 PC가 된 것을 바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격자들이 좀비 PC의 존재를 쉽게 알아채지 못할 만큼 강도를 조절해 사람들은 자신의 PC가 좀비 PC가 된 것을 모르거나 뒤늦게 깨닫게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사용자 몰래 설치된 악성코드는 잠복해 있다가 공격자가 활동 명령을 내리거나 특정 날짜가 되면 좀비 PC로 변하게 된다.

문제는 2009년 이후 북한 등을 통해 국가적으로 주로 실행되던 디도스 공격이 이제는 '청부형' 공격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좀비 PC를 이용하는 형태는 유사하지만 공격 크기에 따라 좀비 PC의 규모를 유동적으로 조절해 개인적인 요구사항에 의해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방식이 통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재ㆍ보궐선거날 아침 선관위 홈페이지에 이른바 '작업'을 건 것도 최구식 의원의 운전기사인 공씨가 지인에게 요청했던 것이다. 특히 공씨가 바랐던 바는 선거 당일 오전 위치가 변경된 투표소를 확인할 수 없게 만드는 것. 이 때문에 급히 디도스 공격을 동원할 수 있는 강씨와 접촉했다.

공씨의 지인인 강씨는 대구에 있는 G커뮤니케이션즈라는 홈페이지 제작회사 대표. 이 회사는 겉으로는 평범한 IT중소기업이지만 실제로는 해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세를 키워왔다.

해외 도박사이트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데 반해 경쟁이 치열한 편. 이 때문에 G커뮤니케이션즈도 '언제나'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예비군(좀비 PC)을 보유한 상태였다.

따라서 강씨 입장에서도 어려운 바는 아니었다.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해당 정보를 보여주는 데이터베이스(DB)만을 공격하면 됐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관계자는 "인터넷 사이트가 주요 매출 수단이 되는 업체들 간에 상대방 사이트를 공격해달라는 '청부형 디도스 공격'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청부가 바다를 건너면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된다.

중국 해커들이 약간의 비용만 지불하면 디도스 공격을 대행해주기 때문이다. 중국 해커들은 수십에서 수백만 대의 좀비 PC를 확보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일감'만 들어오면 이를 활용해 상대방 업체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디도스 공격을 계속 감행하게 된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좀비 PC 대행업이라는 것이 있다"며 몇 백, 몇 천대를 빌려주느냐가 관건인데 규모에 따라 청부 비용은 수십만 원대에서 수억 원대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대형 디도스 공격 신고 건수는 11월 말 현재 59건. 매년 40~50건의 '청부' 디도스 공격 피해가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측은 "경찰청에 직접 신고하거나 아예 신고를 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훨씬 많은 수의 디도스 공격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 디도스란?

'분산서비스거부(DDoSㆍDistributed Denial Of Service)'의 약자로 특정 서버에 다량의 트래픽을 보내 서버를 다운시키거나 네트워크를 지연시켜 서비스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공격을 말한다. 이른바 좀비 PC라고 불리는 감염 PC를 조종해 특정시간에 특정 사이트를 공격한다. 수백~수만에 달하는 여러 대의 컴퓨터를 움직여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함으로써 해당 사이트의 시스템 과부하를 유발해 정상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

▷ 좀비PC란?

좀비(Zombie) PC는 악성코드에 감염돼 악성코드 공격자의 의도에 따라 명령을 수행하는 PC를 말한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좀비 PC는 사용자도 모르게 디도스 공격에 이용돼 특정 사이트로 대량의 트래픽을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해커가 원할 경우 PC에 담긴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시스템을 손상시킬 수도 있다. 원격지에 있는 악성코드 공격자의 명령에 의해 조종된다는 의미에서 좀비라는 용어로 불리게 됐다.

[손재권 기자 / 김명환 기자]


17. [매일경제][WEEKEND 매경] 정치적 목적 디도스 공격 급증

디도스를 이용한 사이버 테러는 초창기 주로 호기심이나 돈을 목적으로 한 개인에 의해 발생했다. 하지만 갈수록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이버 테러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초와 2009년에 두 차례 대규모 디도스 공격에 따른 대란을 겪었다. 2009년 7월 7일부터 사흘간 국내 정부ㆍ금융회사ㆍ언론사ㆍ포털사 등 23개 주요 사이트가 총 세 차례에 걸쳐 공격을 받았다. 공격을 받은 사이트에 접속 지연과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으며 국가와 사회적으로 사이버 테러에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디도스 공격에 따른 사이버 테러는 외국에서도 현안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보안에 많은 공을 들이는 선진국도 예외 없이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2009년 4월 미국에서는 국방부(펜타곤) 보안 시스템이 뚫리면서 3000억달러짜리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 개발 정보가 정체불명 해커들에게 유출된 바 있다. 2007년 5월에는 유럽에서 가장 인터넷이 발달한 발트해 연안 에스토니아가 공격 대상이 됐다. 세계 100여 개국에서 '좀비 컴퓨터' 100만대 이상이 동원된 대대적인 디도스 공격으로 국가 기간망이 일주일 이상 마비됐다.

[이동인 기자]


18. [매일경제][WEEKEND 매경] 디도스 공격받으면 `사이버대피소`로

◆'디도스(DDos) 공격의 대중화'.

최근 디도스 공격의 흐름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과거엔 전문 해커들이 특정한 목적에 의해 디도스 공격을 수행했지만 이젠 개인이 쉽게 디도스 공격을 할 수도 있고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도스 공격은 한국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도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미얀마에서는 지난해 잠깐의 디도스 공격으로 국가 전체 인터넷이 멈추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얀마의 인터넷 보급 수준이 낮기도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발생한 것도 특징이었다.

디도스 공격은 예방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디도스 공격 발생 시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사이버긴급대피소'에 즉각 연락하는 것이다.

2009년 7ㆍ7 디도스 대란 이후 정부 주도로 구축된 디도스 방어시스템 '사이버대피소'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디도스 공격을 감행할 경우 공격성 특정 트래픽은 막고 정상적인 트래픽은 우회시켜 정상적 서비스 및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격자에 따라 공격 양상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경우의 수를 분석한 대응매뉴얼을 만들어 공유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즉, 경찰, 국가정보원, 군 등 정보보호당국 간 서로 역할 분담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처럼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디도스 공격 발생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각 기업이나 정부 기관들이 언제든지 디도스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디도스 공격을 예방하기 위한 트래픽 분산을 유도하는 장비를 도입해야 한다.

또 비정상적인 컴퓨터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도록 일반 가정에 있는 모뎀, 공유기에 장치를 달아야 한다. 보안업체가 수십억 원을 투입한다고 해도 디도스 공격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면 가정에서부터 1차적인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보안'에 대한 네티즌 인식 변화는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윈도OS에 최신 보안 패치를 모두 적용하고 패스워드를 자주 변경(영문ㆍ숫자ㆍ특수문자 조합 6자리 이상)해야 하며 해킹, 바이러스, 스파이웨어를 막는 무료 백신을 설치해야 한다. 또 인터넷 이용 시 보안경고 창이 뜨면 신뢰할 수 있는 기관 서명이 있을 때만 설치 동의하고 잘 모르는 프로그램이 설치를 유도하려 할 때는 '네' 또는 '아니요'를 누르기보다 바로 창을 닫는 게 좋다.

[손재권 기자]


19. [매일경제][NIE] 그리스 재정위기에 원화값 출렁 왜?

달러당 원화값이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7월 말만 해도 달러당 1054.50원이던 원화값이 10월 초에는 1200원 넘게 줘야 1달러를 손에 쥘 수 있을 정도로 폭락했다. 11월 말 현재 기준으로도 달러당 원화값이 1143원으로 7월 말과 비교하면 90원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그리스의 '나비'가 일으킨 한국의 '폭풍우'는 대체 어떤 경로를 통해 전달된 것일까. 우선 그 뒷배경을 알아보자.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기술과 대형 컨테이너선, 항공기 같은 운송수단이 발달한 영향이 크다.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그만큼 긴밀히 연결됐기 때문이다. 신흥국들은 수출을 위주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출품을 사줄 수 있는 주요 선진국 경제동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만 긴밀히 연결된 것이 아니다. 금융자본들도 국적에 상관없이 전 세계를 넘나들며 움직인다. 금융자본은 보다 나은 수익을 좇아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는 메뚜기떼처럼 움직인다. 자본이동이 자유로운 요즘 국경을 넘나드는 금융자본들 움직임은 한국 같은 소규모 개방 경제는 물론이고 유로존 같은 커다란 경제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

이처럼 긴밀히 연결된 세계 경제와 금융자본의 국제적 이동경로 길목에 자리 잡은 것이 바로 외환시장이다. 전 세계가 단일통화를 사용한다면 외환시장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수출기업이 물건을 생산해 외국에 수출해서 받는 돈은 외화다. 수출국이 미국이었다면 미국 달러화를, 유럽이었다면 유로화를 손에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기업이 생산 과정에 투입한 원자재값, 공장 임차료, 인건비 등을 지급할 때 지출한 비용은 모두 외화가 아니다. 물론 원자재 등 일부 생산요소 대가는 외화로 지급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업에 생산요소를 공급한 대가로 국내 경제주체들이 받는 임금, 임대료, 배당금 등은 '원화'다. 따라서 수출기업은 물건을 생산해 거머쥔 외화를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해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

수입기업은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외국에서 물건을 사오기 위해 원화를 지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므로 외환시장에 가서 원화를 주고 외화를 사서 지급하게 된다.

금융자본도 마찬가지다.

한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이 한국 자본시장에 투자하고 싶어한다면 외환시장에서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그들이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증권을 팔고 획득한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빠져나가면 된다.

정리해 보자. 우리나라 수출이 잘되고 외국인들이 우리 경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외화를 원화로 환전하는 물량이 늘어난다. 원화값은 이에 따라 강세를 보인다. 우리나라 수출이 부진하고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외국인 관점이 부정적이면 원화를 외화로 환전하는 물량이 늘어난다. 이는 원화값 약세 요인이다.

그런데 실물경제와 금융은 별개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일까? 둘은 긴밀한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 수출이 잘된다는 것은 세계 실물경제가 잘 굴러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누군가가 우리 물건을 사줘야 우리가 수출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세계 경제 호황으로 넘쳐나는 자금들은 이익을 좇아 움직인다.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수출이 잘되는 한국이 강력한 투자 대안 중 하나다.

반대로 우리 수출이 부진할 때는 세계 실물경제도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돈이 궁핍해진 외국인들은 자금을 회수할 대상을 살펴본다. 수출이 부진해지면 실물경제가 어려워질 한국은 강력한 자금 회수 대상국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결국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는 증가하고 원화값은 약세로 간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그리스 경제위기가 왜 한국 금융시장을 교란하고 원화값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보자.

그리스 재정적자가 심각해 국가부도 위험이 크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그리스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재정적자 이슈가 부각되자 그리스와 유사하게 GDP 대비 재정적자가 과다한 나라들에 대한 염려도 커졌다. 한동안 언론에 오르내렸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같은 나라가 대표적이다. 그러자 불똥은 엉뚱한 방향으로 튀기 시작했다. 그리스 등 과다 채무국 국채에 많이 투자했던 프랑스계 은행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프랑스계 은행이 손실을 보면 프랑스 정부가 은행을 살리려 자본을 보전해줄 가능성이 높다. 과다 채무국이 아닌 프랑스마저 과다 채무국 대열에 합류할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국제 금융자본은 이런 연쇄 손실 가능성이 유럽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 국제금융자본 이탈현상도 나타났다. 그러자 유럽 은행권은 모자란 현금을 채워 넣기 위해 기존에 투자했던 신흥국들에서 현금을 빼갔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유럽계 투자자금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타격을 입었다. 또한 이번 재정위기로 유럽 경제는 물론 세계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으면 우리나라 수출도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도 힘을 얻는다. 외화 자금 유출과 수출 부진 예상이 겹치면서 이래저래 원화 수요는 줄고 반대로 외화 수요는 늘어난다. 원화값이 강력한 약세 압력에 마주치게 되는 이유다.

머나먼 나라 그리스 경제위기와 원화값 간 함수관계는 이렇게 형성된다.

다행히 우리 정부가 발 빠르게 한ㆍ일, 한ㆍ중 통화스왑을 체결하며 급속한 원화값 약세를 막을 수 있는 금융안전망을 형성했다. 우리나라 외환이 모자랄 때 일본과 중국이 우리에게 외환을 공급해주겠다는 통화스왑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부진에도 11월 한국 무역수지는 2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외화벌이에 나선 우리 기업들이 선방하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 경제 위축과 국제 금융자본의 한국 이탈이라는 두 파도를 막아낼 방파제로 통화스왑과 무역수지 흑자를 둔 상황이니 제법 든든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태풍이 몰아치는 바람에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해안 지역 마을을 덮쳤다는 뉴스는 매년 반복된다. 예고된 인재였다거나 예측 불허인 천재지변은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마냥 반복할 일만은 아니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우리나라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자본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마땅하다.

[금융부 = 한우람 기자]


20. [매일경제][매경TEST] 은행 대출자·보험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 매경테스트 예제

양측이 갖는 정보가 불균형적인 경우를 정보의 비대칭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야기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현상과 가장 거리가 먼 것은?

① 중고차 판매상이 자동차 사고 정보를 숨기는 행위

② 전문경영인이 주주보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

③ 은행의 대출을 받은 고객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행위

④ 돈을 들이고 시간을 쪼개 교육받고 자격증을 따는 행위

⑤ 자신의 건강 정보를 보험사에 정확히 알리지 않는 행위

▶해설

정보 비대칭성은 위임자와 대리인 사이에서 양측이 갖는 정보가 같지 않고 불균형적인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면, 내부자인 경영자가 자신의 기업에 대해 외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비대칭 정보 상황 중 하나다.

정보의 비대칭은 역선택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특히 중고차나 가공식품처럼 수요와 공급의 수급상황 외 제품에 대한 정보가 가격에 중요한 변수가 될 때 그러한 경우가 발생한다. 판매자가 소비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쥐고 있을 경우 판매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65년형 폭스바겐 '비틀' 차종 중 레몬 색깔의 차들이 자주 고장을 일으켰는데 중고차 판매상들은 자동차의 사고 유무나 불량 여부를 속여서 정보를 갖지 못한 구매자들에게 비싼 값에 이 '레몬'을 팔려고 했다. 이로 인해 중고차 시장에 레몬이 넘치면서 소비자 사이에 불신이 확산되었다. 결국 '레몬'은 중고차 시장에 불량 자동차의 대명사가 되면서 중고차 시장 전체가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레몬 문제는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시장실패를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레몬 문제와 같은 상황은 다양한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대광고로 인해 시장에서 퇴출됐던 한 라면도 소비자들의 정보 취약성을 이용해 실제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매긴 사례로 볼 수 있다.

보험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보험 가입자는 자신의 건강상태와 질병 여부에 대해 보험사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으므로 보험계약을 더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갈 수 있다.

정보 비대칭으로 발생하는 역선택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보를 많이 소유한 쪽이 비용이 들더라도 정보를 소유하지 못한 쪽에 정보를 제공해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가 대학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따는 것은 신호 역할을 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정답은 ④

[김재진 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21. [매일경제][POLICY INSIDE] 글로벌 특허괴물 무차별 공세

산발한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 그는 첫인상부터 범상치 않았다. 거침없는 답변, 그리고 자심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재산권 전문기업인 인텔렉추얼벤처스(IV) 최고경영자 네이슨 미어볼드 이야기다. 14세에 UCLA에 입학해 23세에 프린스턴대에서 수리물리학 박사학위를 딴 천재 엔지니어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자는 3년 전인 이맘때 그를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그는 '발명자본(Invention Capital)'을 강조했다. 특허보다는 아이디어를 사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기자는 그에게 특허권을 무기로 기업을 압박하는 '특허괴물(patent troll)'이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미어볼드 대표의 답변은 명쾌했다. 그는 "뭔가 새로운 일을 하면 오해를 사기 마련이며 IV는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특허 소송을 제기한 적이 없고 소송을 당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 IV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본색을 드러냈다.

IV는 2009년 서울대 등 주요 대학 공대 교수들로부터 300여 건의 발명 아이디어를 사갔다. 이 무렵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상대로 수십조 원의 특허사용료를 요구해 왔다. MS, 인텔, GE, 시스코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IV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그 회사를 자신의 투자자로 포섭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결국 LG전자는 지난달 IV와 특허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IV의 공세에 맞서서 자칫 천문학적인 돈을 잃을 수도 있으니 적정한 비용을 내고 타협으로 실리를 찾은 것이다.

이들은 스스로를 특허괴물로 부르지 않는다. 직접 생산ㆍ제조ㆍ판매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NPE(Non-Practicing Entities)라는 중립적인 용어를 내세운다. NPE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전쟁은 전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전 세계 기업에 환기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가 지식재산권 방어의 필요성에 눈을 떴다.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가 처음으로 특허방어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주도해 만든 지식재산관리 기업인 창의자본주식회사(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는 옥동자(자산운용사)를 낳기 위해 임신 중에 있다. 내년 태어날 이 자산운용사는 특허괴물 공세에 맞설 '역(逆)특허괴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처음 논의되는 펀딩 규모는 3000억원 규모로 미약하기 짝이 없다. 민관이 더 힘을 합쳐 키워야 한다. 애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껍데기만 남았다고 생각한 캐나다 통신업체 노텔을 인수하는 데 45억달러(약 5조1300억원)를 쏟아부었다.

[박용범 기자]


22. [매일경제][아하! 그렇구나] `전세와 월세` 복잡한 상관관계

최근 임대주택 시장이 전세 시장에서 월세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규주택 임대계약 중 전세가 66%고 월세가 34%로 나타났다. 지난 1월 각각 78%와 22%였던 데 비해 월세 비중이 큰 폭 늘어난 것이다. 임대주택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시중금리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연단위 평균금리는 1998년 13.39%를 정점으로 2000년 7.08%, 2008년 5.67%, 지난 10월에는 3.70%까지 떨어졌다.

집주인들은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두 가지 경로로 월세를 선호하게 된다.

우선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낮아져 월세를 선호한다. 대출금리가 높을 때는 임차인에게 가급적 많은 보증금을 받아 대출금액을 줄이는 게 유리하다. 그래야 이자를 덜 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중금리가 낮아지며 대출이자 부담이 줄어들자 집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하게 됐다. 임차인에게 받은 전세금을 운용하는 것도 집주인에게는 골칫거리다. 저금리로 인해 돈을 굴릴 대상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현재 수도권 일대 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환산하는 비율)은 연 12%에 달한다. 지난 10월 정기예금 금리 3.70%보다 세 배 넘는 이자를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집주인들이 임차인에게 월세를 강요하는 경우가 늘어나자 한나라당이 나섰다. 월세전환율을 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월세전환율을 낮추면 줄어든 월세를 보전하기 위해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한우람 기자]


23. [매일경제][경제용어산책] 쿼드러플 위칭데이

지난 8일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네 마녀의 출몰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주식시장에 나타난 네 마녀는 다름 아닌 지수 선물ㆍ옵션, 개별주식 선물ㆍ옵션의 만기를 뜻한다.

이들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쿼드러플 위칭데이'에는 평소보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가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일도 벌어지곤 한다.

선물과 옵션은 미래에 일어날 거래를 미리 약속하는 파생상품이다. 계약은 미리 체결하지만 돈이 오가는 거래는 만기에 일어난다. 만기가 다가오면 주식시장과 연계된 파생상품 거래에서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주식을 팔거나 사는 물량이 급격하게 늘거나 줄어든다. 이 때문에 주가가 이상 폭등하거나 폭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위칭데이'라는 말이 처음 만들어진 곳은 미국 월스트리트다. 미국 트레이더들은 파생상품들, 즉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날에는 특히 주식시장의 변동 폭이 넓어지고 예측도 힘들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발견했다. 그러고는 이날에 별도의 명칭을 붙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1996년 주가지수선물 시장이 처음 열리고, 이어 1997년 주가지수옵션시장이 개설됐다. 개인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두 개의 파생상품이 생겼으니 이 시점부터 '더블위칭데이'가 된 셈이다. 2002년 개별주식옵션, 즉 주식종목별로 옵션을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고 2008년 개별주식선물 제도까지 도입되자 쿼드러플 위칭데이 시대가 열렸다.

우리 주식시장은 3, 6, 9, 12월 두 번째 목요일이 네 마녀의 날에 해당된다.

8일 증시는 네 마녀의 활약으로 장중 변동성은 커졌지만, 유럽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석민수 기자]


24. [매일경제]송년 모임도 좋지만…과음후엔 사흘 금주

회사원 박병렬 씨(44)는 다이어리에 빼곡히 표시된 각종 연말 모임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회사 동기모임, 초ㆍ중ㆍ고ㆍ대학 동기모임, 동호회 모임 등 술자리 일정이 빡빡하다. 또 최근 기업들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직장동료, 친구들에게 축하와 위로를 한답시고 연일 술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발 경제 한파로 술자리가 줄고 조촐해졌다고는 하지만 12월은 술자리가 평소보다 2~3배 많다. 빡빡한 스케줄과 계속되는 술자리는 무엇보다 간(肝)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성인 남성이 하루 동안 대사 가능한 알코올 양은 약 150g(소주 2병가량)이다. 대체로 체중 60㎏인 성인인 경우 하루에 대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80g 정도다. 이를 술 종류에 따라 환산해 보면 소주는 2홉 1병, 맥주는 2000㏄, 포도주는 600㎖ 1병, 양주는 750㎖ 4분의 1병에 해당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는 "연말 송년회에서 폭탄주, 잔돌리기로 직장인 30%가 건강을 해치고 있다"며 "특히 여성까지 가세해 20% 이상이 상습적으로 음주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정훈 과장은 "1주일에 2~3회 이상 술을 마시면 간이 비대해져 쉽게 피로해지고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과도한 음주를 자주 하는 경우에는 췌장염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하루 과음을 했다면 사흘 이상 휴식기를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ㆍ유준현 교수, 소화기내과 백승운 교수, 신경과 서대원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올바른 음주법에 대해 알아본다.

◆ 속 상하지 않게 술을 마시려면

먼저, 공복이 아닌 상태에서 술을 마시되 천천히 마신다. 과음이 예상되는 술자리는 미리 든든하게 음식을 먹어 속을 채워 놓는 것이 상책이다. 위장 포만은 알코올의 소장 이동을 늦추고 위장 안에서 일차적으로 알코올 대사를 촉진하므로 알코올 흡수를 늦추고 술이 천천히 흡수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간뿐만 아니라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 양도 적어진다.

둘째, 술과 함께 물을 많이 마신다. 수분이 많은 과일을 먹거나 주스를 마시면 알코올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 과음 후 겪는 두통, 구토, 피로감 등 숙취 증상이 흔한데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탈수 현상이다. 알코올은 이뇨억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수분을 많이 빠져나가게 하므로 몸에 수분이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 그리고 다음날 충분히 물을 마셔서 소변이 맑게 나올 때까지 수분을 보충하면 훨씬 일찍 숙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셋째, 무엇보다 최대 음주량을 정하고 마신 술의 알코올 양을 어림잡아 보며 주량을 지켜야 한다. 가급적 소주 2홉 1병, 맥주 2000㏄, 포도주 600㎖ 1병, 양주 200㎖ 이상을 마시지 않도록 한다. 1주일에 2회 이상 음주는 문제가 된다.

술을 마실 때 친목과 화합을 다진다고 술잔을 돌려서는 안 된다. 잔을 통해 수인성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인성 전염병은 물을 매개로 전파되는데 A형 간염,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이 있다. 헬리코박터균도 전염된다. 따라서 간단히 물에 헹구는 것으로 술잔이 깨끗해질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잔만 사용해야 하며 상대에게 권할 땐 새 잔을 이용해야 한다.

◆ 숙취는 몸에 얼마나 안 좋나

숙취는 과음한 다음날 생기는 자연스러운 신체 반응이다. 숙취가 일어나는 이유는 인체가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보다 더 많은 양이 한꺼번에 들어와 제때에 처리되지 못해 혈액을 타고 알코올 성분이 인체 각 부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점막을 자극해 배가 아프거나 메스껍게 되며 뇌신경을 자극해 두통이 나타나게 된다.

알코올이 인체에 들어오면 간세포에 있는 알코올탈수소효소, 알데하이드탈수소효소 등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하고 다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되어 배설된다.

숙취에 의한 가장 직접적인 피해는 위 염증, 심장 및 간 장애 등이며 2차적으로 식욕 저하, 비타민 결핍증, 성기능 장애, 월경 불순 등이 나타난다. 술이 간에 큰 손상을 입힌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실제로 뇌, 심장, 고환 등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쳐 뇌신경 손상, 심장질환, 성기능 장애도 유발한다.

◆ 과음한 다음날 배가 고픈 이유

술 마신 다음날 속은 쓰리고 메스꺼워도 이상하게도 밥맛이 당긴다고 한다. 이는 일시적 저혈당 증세 때문이다. 즉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 수치가 낮아져 마치 식사를 거른 상태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안주 없이 술만 지나치게 마신 경우에는 더욱 강하게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보통 이런 저혈당 상태인 경우 공복감은 물론 식은땀, 어지러움, 손끝저림, 집중력 감퇴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난다.

누구라도 술을 마시게 되면 혈당 수치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므로 속이 아프다고 해서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면 점심 무렵까지 온몸이 피로하고 의욕이 떨어지는 상태가 되므로 반드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과음으로 위가 제 기능을 못해 식사가 곤란하다면 설탕물이나 꿀물, 청량음료처럼 당이 많은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다.

술을 마신 다음날 목이 마른 이유는 소변이나 땀으로 많은 수분을 소비하게 되고 미네랄 같은 각종 전해질이 체외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간장이 소화하지 못한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에 부작용을 일으켜 갈증, 두통, 무기력한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 것이다. 해장 술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아침에 마시는 술은 저녁 술보다 더 취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 깨는 약은 약간의 효과가 있지만 과신해서는 안 된다. 숙취는 알코올 양과 함께 저혈당, 탈수현상 등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술 깨는 약을 먹더라도 취하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숙취해소에 약간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음주량이 줄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술을 빨리 깨려면 전해질이 풍부한 얼큰한 국물(해장국)을 먹거나 과일주스, 스포츠음료라고 하는 전해질 음료를 먹는 것이 좋다. 또 숙취현상 제거를 위해서는 신체 활력을 높여주는 당분 섭취가 중요한데 식혜나 꿀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 술을 빨리 깨기 위한 최선책은

술을 마시면 전체 알코올 흡수량이 숙취 정도를 결정하게 되므로 술에서 가장 빨리 깨어나게 하는 것은 얼마나 빨리 전해질을 보충하느냐에 달려 있다.

맹물, 커피, 토하는 것은 큰 도움이 안 된다. 찬물은 혈중 알코올 농도를 일부 떨어뜨릴 수 있지만 다량의 전해질 성분이 없어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 커피도 카페인 작용으로 일시적인 기분 상승효과는 있지만 알코올 작용을 낮추지 않으며 또 이뇨기능이 강화돼 오히려 체내 수분을 더 방출하는 결과를 낳는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암 발생률이 급속히 증가한다. 이는 알코올과 니코틴의 독성물질이 체내에서 복합작용을 일으켜 신체에 더 큰 부작용과 합병증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25. [매일경제][테마진단] 무역 2조달러를 향해 다시 뛰자

우리나라는 지난 5일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함으로써 세계 경제 발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962년 수립된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세계 최빈국가에서 탈출했고 근대화 성장을 통한 '한강의 기적'에 이어 점진적 개방과 개혁 정책으로 국제 경쟁력을 높인 끝에 이제 세계 통상이라는 큰 무대에 '주연'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진국과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만이 기록했던 무역 1조달러를 대외원조로 연명하던 신생 독립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 역사상 처음으로 이뤄낸 것은 많은 개발도상국에도 귀감이 될 것이다.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산업ㆍ통상당국은 벌써부터 무역 2조달러를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2010년 말 현재 무역 2조달러를 기록한 국가는 미국(2조6000억달러) 중국(2조2000억달러) 독일(2조달러) 등 세 나라에 불과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몇 년 안에 2조달러 시대에도 진입한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9위인 통상 국가에서 5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무역 2조달러 조기 달성은 쉽지 않은 과제지만 지금까지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과제도 아니다.

무엇보다 개방적인 통상정책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인식이 확산되는 게 시급한 과제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지양하고 통상정책을 정쟁 대상으로 봐서는 안 되며 우리나라가 '살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 세계 9위 통상국가가 과거 저개발국 수준의 보호무역 조치를 유지하면서 세계시장을 공략해 간다면 국제사회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ㆍ유럽연합(EU) 등과 체결한 FTA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FTA 경제 실익을 극대화하는 정부 당국의 노력도 필요하다.

FTA 체결 노력에 비해 FTA 활용 실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글로벌 FTA 네트워크 중 상당 부분을 달성한 현시점에서 우리나라를 'FTA 허브'로 발전시켜 국내외 기업 투자 1순위 국가가 되도록 해야 한다. 무역 1조달러는 기존 투자를 기반으로 달성했지만 향후 대규모 신규 투자 없이는 수출 증진이나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FTA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국에서 생산하면 전 세계로 무관세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정부의 규제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투자환경은 OECD 기준으로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FTA 네트워크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자 환경 개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수출 실적은 대기업이 이룬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보다 넓은 수출 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절대 다수, 취업자 88%를 먹여살리고 있는 중소기업 수출역량이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은 많았지만 대기업에 비해 사회적 약자라는 정치논리에 따라 나눠주기식 배분이 적지 않았고 이에 따라 정책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성장잠재력에 입각한 재원배분 원리가 확립돼야 하고 중소기업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의 역량도 확충돼야 한다.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 납품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수출산업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부품ㆍ소재산업 역량도 더 개선돼야 한다. 완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산업구조상 부품 경쟁력은 수출 확대에 필수적인 요건으로 간주된다. 대ㆍ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으로 국내 산업 자생력을 높여 나가고 대일본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면서 수출산업화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해 본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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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