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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8 2011.12.8 by Andy Jeong

2011.12.8

Economic issues : 2011. 12. 8. 17:01

1. [매일경제]강남 재건축 급매물 거둬들인다

"집주인들이 빠르게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요. 올 들어 6차례나 나온 부동산 대책 중 이렇게 반응이 빠른 건 처음이네요."

정부가 '12ㆍ7 부동산 활성화대책'을 내놓은 7일 오후 서울 강남 개포 주공1단지 인근 남도공인 Y사장은 다소 들뜬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이날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기 무섭게 동별로 3~4개씩 쌓여 있던 급매물이 회수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남권 다른 재건축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반포 주공1단지 인근 하나공인 관계자는 "조합 설립 이후에도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짐에 따라 집주인들이 굳이 서둘러 싼값에 팔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는 강남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의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부동산 자금 숨통이 꽉 막혀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핵심 대출 규제를 풀지 않는 한 거래가 크게 살아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12ㆍ7 대책' 발표로 직전 참여정부 시절 선보인 부동산 규제 대못이 대부분 뽑혔다고 해석한다.

실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부담금(내년 초부터 2년간 부과 중단 예정) △유명무실해진 분양가상한제 등 참여정부 핵심 부동산 대책은 사실상 폐지됐다.

남은 정책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총소득과 연계해 제한하는 DTI 등 강남3구 금융 규제 정도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건설ㆍ주택시장의 침체와 이로 인한 서민경제 어려움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12ㆍ7 대책'의 핵심은 역시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다. 투기과열지구에서 풀리면 면적별로 3~5년인 전매제한 기간이 1~3년으로 단축되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로 조합 설립 인가가 난 서울 강남 등 26개 재건축단지 1만9000가구,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인 22개 단지 2만2000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국토부는 분석했다.

집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60%를 징벌적 세금으로 물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영구 폐지하기로 한 것도 중요한 정책기조 변화라는 해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한 것은 일시적으로 집부자들 매물이 쏟아질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출구전략이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다주택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이명진 기자]


2. [매일경제]KT, LTE 서비스 차질…2G중단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받아들여

KT가 당분간 기존 이동통신서비스보다 5배 이상 속도가 빠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못하게 됐다.

법원이 2G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중단이 부당하다며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KT는 당초 8일 0시 2G 서비스를 종료하고 2G용으로 쓰던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LTE 서비스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KT의 LTE 서비스가 연말까지 시작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지면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지난 7월부터 LTE 서비스를 시작해 강력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조일영 부장판사)는 7일 2G 가입자 770여 명이 서비스 폐지를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KT는 올해 3번의 도전 끝에 지난 11월 23일 방통위로부터 "8일부터 2G를 종료해도 된다"는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2G 가입자들은 이달 초 서비스 폐지 중단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냄과 동시에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 들었다. 아직 본안 소송 첫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재판부는 "방통위 승인 처분으로 2G 가입자 약 15만9000명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면서 "또 집행이 정지된다고 해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의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거나 본안 소송에서 이기면 집행정지 효력이 사라진다.

2G 서비스를 지속하게 되면서 KT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LTE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KT는 2G용 1.8㎓ 주파수를 활용해 8일 LTE 서비스 론칭을 준비해왔다. 이에 맞춰 8일 LTE 발표 기자간담회도 계획하고 있었다.

KT는 "아직 법원으로부터 문서를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법리적 검토를 거친 후에 대응방법과 향후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내 KT의 LTE 서비스 시작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G 가입자와 시민단체 등의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녹색소비자연대는 KT의 일방적인 2G 종료로 발생한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참여할 소비자 모집에 나섰다.

KT는 "2G 가입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일부 불편을 끼친 부분은 있었지만 위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이런 주장에 맞서고 있다. KT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월 3만4000~10만원까지 구성된 7가지의 LTE 요금제 발표를 준비했다.

3만4000원 요금제에서는 음성통화 160분, 데이터 500MB, 문자 200건 등을 제공해 SKT에 비해 음성 40분, 데이터 200MB를 더 준다. 6만2000원 요금제는 350분, 3GB, 350건으로 SKT와 동일하다.

[황지혜 기자 / 윤재언 기자]


3. [매일경제]中 내년 성장률 7%대로 낮춰…JP모건ㆍ노무라 전망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엔진 구실을 하던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제기구와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가운데 7%대 전망치까지 나왔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유럽 위기 여파로 수출까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진단이다.

물론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아직까지 대부분 8.0~8.5% 사이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대세다. 하지만 경제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자 중국 정부가 다음해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매년 11월 말~12월 초 사이 여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올해는 아직 날짜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노무라홀딩스는 지난 6일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6%에서 7.9%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장즈웨이 노무라증권 중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분기와 2분기 중국 경제가 뚜렷하게 둔해져 성장률이 각각 7.5%와 7.6%에 머물 것"이라며 "3분기부터 회복돼 8% 이상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JP모건체이스는 더 비관적이다. JP모건체이스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 4분기부터 연율 기준으로 7.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고정자산 투자가 감소한 게 주요 원인이다. JP모건은 내년 1분기 중국 성장률은 7.2%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토니 챈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뉴저지 티넥 메리어트호텔에서 가진 코참 주최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중국 경제는 내년 성장률이 7~7.5% 정도로 예상된다"며 "중국 성장률이 점점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투자은행에 앞서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대외환경 악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중국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7%에서 8.4%로 낮췄다. 씨티그룹과 UBS도 중국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3%포인트씩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도 6일 내년 중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종전 9.1%에서 8.8%로 낮췄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 회복 지연으로 인해 세계 경제 후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 뉴욕 = 김명수 특파원]


4. [매일경제][표] 주요 시세 (12월 7일)


5. [매일경제]우리나라 인구 2030년 `정점`…5216만명 찍고 감소세로

우리나라 인구가 2030년에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됐다.

저출산과 고령화 영향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며 2060년에는 전체 인구 중 40.1%가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채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2060년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한국 총인구는 2010년 4941만명에서 2030년 5216만명까지 늘어난 뒤 점차 감소 추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총인구는 2060년에 1992년 수준인 4396만명으로 낮아진다.

통계청은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 전체 인구 중 72.9%인 3704만명을 기록한 후 점차 낮아져 2060년에는 2187만명(49.7%)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545만명(11.0%)에 그쳤던 고령 인구는 2060년 3배 이상 불어나 1762만명(40.1%)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 인구가 늘고 생산인구는 줄며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명이 노인 8명과 어린이 2명 등 10명을 부양해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고령 인구는 2017년 유소년 인구를 초과해 2060년에는 유소년 인구 4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정환 기자 ]


6. [매일경제]라면·복권·반값제품 `불황 한국` 히트상품

'불경기에는 라면이 잘 팔린다'는 풍문을 반영하듯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올해 히트상품 1위에 '꼬꼬면'이 이름을 올렸다.

또 기존에는 순위에서 볼 수 없었던 연금복권과 반값 PB(자체 브랜드) 상품이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7일 삼성경제연구소가 인터넷 회원 7725명을 대상으로 '2011년 10대 히트상품'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얀 국물 라면 돌풍을 몰고 온 꼬꼬면이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스티브 잡스, 카카오톡, 나는 가수다, 갤럭시S2, K팝, 연금복권 순이었다.

이정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IT 상품은 카카오톡과 갤럭시S2 단 두 개뿐이었다"면서 "호황기에는 순위권 밖으로 밀렸던 라면과 복권, 저가 상품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올해 10대 히트상품은 △경제적 부담을 낮춰주는 저가 상품 △한국인에게 자부심을 안겨주는 상품 △통념을 깨고 즐거움을 주는 혁신 상품 △약자를 돌아보게 하는 공정 상품이 대거 진입한 것이 특징이다.

라면인 꼬꼬면이나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는 모두 통념을 깼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카카오톡과 연금복권, 반값 PB 상품은 경제적 부담을 낮췄다는 점에서 고물가 시대에 인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 수석연구원은 "영화 도가니 흥행은 우리 사회가 약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대변한다"면서 "불경기일수록 주변 어려움에 관심을 갖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우리 대중음악인 K팝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자부심을 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상덕 기자]


7. [매일경제]작년 광고산업 첫 10조 돌파

국내 광고산업 규모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송광고공사는 7일 발간한 '2011 광고산업통계'에서 광고 사업체 취급액 기준으로 지난해 광고산업 규모가 10조32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9년 9조1869억원보다 12.4% 증가한 수치다.

통계에 따르면 광고산업 규모는 2006년 이후 9조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려 기업체 광고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광고산업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는 텔레비전ㆍ신문 등 매체별 광고비가 7조163억원으로 광고산업에서 68%를 차지했다. 리서치ㆍ이벤트ㆍ인프라스트럭처 부문은 3조3069억원으로 32%를 기록했다.

매체별 광고비 가운데 지상파TV 2조41억원(28.6%), 라디오 2690억원(3.8%), 신문 7555억원(10.8%), 잡지 2492억원(3.6%)을 각각 기록했다. 케이블TVㆍ온라인ㆍ모바일 등 뉴미디어 취급액은 1조9937억원(28.4%)이었다.

[오재현 기자]


8. [매일경제]양도세 중과 폐지…다주택자 稅부담 어떻게 되나

◆ 12ㆍ7 부동산대책 ◆

서울에만 강남구 압구정 한양1차(50㎡), 서초구 방배동 오피스텔(69㎡), 용산구 주상복합(158㎡)까지 집을 세 채 보유한 A씨. 부동산으로만 20억원이 넘는 자산가지만 '양도세 폭탄'이 두려워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게 늘 골칫거리다. 거처를 용산으로 옮길 생각인 A씨는 이참에 압구정 한양1차를 팔 생각이다. 현재 시세는 8억3000만원 수준. 2006년 7월 구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2억원가량 올랐다.

◆ 세금 부담 얼마나 줄어드나

때마침 다주택자를 옭아맸던 양도세 중과 조치가 이르면 내년 초에 사라질 것으로 보여 당장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전국 144만명에 달하는 다주택자가 A씨처럼 중과세 '족쇄'에서 풀리게 된다. 이제 굳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5년이나 임대사업을 운영한 뒤 매각해야만 세금 혜택을 받는 불편을 짊어질 필요가 없게 됐다.

원종훈 국민은행 WM본부 세무사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면 더 이상 매각 시점을 조절할 필요가 없어진다"며 "내년에 다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시행되면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과세가 유지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았을 경우를 보자. 양도소득세는 2억원이 되고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1억9750만원이 과세표준이다. 원칙적으로 3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율은 무려 60%에 달한다. 산출세액 1억1850만원에 지방소득세(10%)까지 더하면 1억3035만원이 최종 납부 세액이 된다. 반면 중과세 폐지로 일반세율(6~35%)이 적용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더하면 얘기가 다르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3년 이상 보유해야 적용받을 수 있다.

양도차익 2억원에서 5년간 보유한 장기보유특별공제(15%) 3000만원을 빼면 1억7000만원이 최종 양도소득으로 잡힌다. 여기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과세표준은 1억6750만원이다. 원래 일반세율은 1200만원까지는 6%, 4600만원까지는 15%, 8800만원까지는 24%, 8800만원 초과는 35%다.

◆ 강남 3구 10% 탄력세는 여전

하지만 3주택자가 투기지역으로 남아 있는 강남 3구(강남ㆍ서초ㆍ송파구) 주택을 매각할 때 적용되는 10% 탄력세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1200만원까지는 16%, 4600만원까지는 25%, 8800만원까지는 34%, 8800만원 초과분은 45%가 적용돼 산출 세액은 6047만5000원이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총 납부 세액은 6652만2500원이 된다. 중과세 폐지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도입의 세금 혜택은 무려 6400만원가량으로 세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A씨가 2주택자일 경우에는 순수 일반세율로 과세되기 때문에 역시 만만치 않은 세금 혜택을 받는다.

같은 집을 팔았을 때 과세표준 1억9750만원에 중과세율 50%가 적용돼 총 납부 세액은 1억862만5000원이다. 양도세 중과가 사라지고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으면 양도소득 금액은 1억7000만원이어서 과세표준은 1억6750만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탄력세가 반영되지 않는 일반세율 35%가 적용돼 총 납부 세액은 4809만7500원이 된다.

또 A씨는 어차피 현재 양도세 중과 조치가 유예된 상태이니 연내에 급하게 압구정 집을 처분할 경우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만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현재 양도소득 금액은 2억원이 되고 과세표준 1억9750만원에 일반세율에 탄력세까지 합한 45%가 적용된다. 총 납부 세액은 8137만2500원이다. 하지만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면 양도차익 2억원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율 15%를 뺀 1억7000만원이 양도소득 금액이 된다.

과세표준은 1억6750만원이고 일반세율(탄력세 포함) 45%가 적용돼 총 납부 세액은 6652만2500만원이 된다.

◆ 양도차익 많은 집 뒤에 팔아야

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영구폐지와 장기보유특별공제 도입은 국회에서 소득세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시행 시기는 아직 유동적이다. 양도세 중과세가 폐지되더라도 1가구 1주택(9억원 이하) 비과세 위력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양도차익이 가장 큰 집을 가장 나중에 파는 게 여전히 '세테크'의 기본이라는 얘기다.

[임성현 기자]


9. [매일경제]분양가 상한제 사실상 폐지

◆ 12ㆍ7 부동산대책 ◆

올해 초부터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진 분양가 상한제가 이번 대책으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의 인기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란 말 그대로 새 아파트 분양가 상한선을 법령으로 규제하는 제도다. 실수요자들이 저렴한 값에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취지로 2007년 9월 도입했다.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은 7일 "주택법 하위법령을 개정해 주택건설에 사용한 비용이 분양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분양가 공시 항목도 대폭 축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계류 중이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 반대로 국회 통과가 여의치 않자 정부가 시행령 등을 개정해 사실상 무력화하는 쪽으로 우회전략을 택했다. 분양가 상한제의 골격은 △전매 제한 △택지비, 건축비, 가산비에 대한 가격규제 등 크게 2가지라고 보면 된다.

전매제한 조치는 지난 9월 국토부가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중 투기과열지구(강남 3구)를 제외한 지역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현행 1~5년에서 1~3년으로 단축하는 식으로 규제를 축소했다. 이번에는 택지비와 가산비용을 시세에 맞게 현실화해주기로 했다.

박 실장은 "그동안은 택지비에서 금융비용은 인정해 주지 않았는데 앞으로 조달금리 수준으로 금융비용을 인정해 주기로 한 것"이라며 "가산비용도 최근 진입도로ㆍ도시공원 등 기반시설 설치비를 인정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택지비와 가산비가 오르면 분양가도 자연히 올라가게 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인기지역의 분양가격이 올라가 비인기 지역과 가격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해소를 위해 주택청약제도도 대폭 손질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비수도권의 청약 가능지역을 기존 시ㆍ군 단위에서 도 단위로 확대했다. 단, 당첨 기회는 당해 시ㆍ군 거주자에게 우선 부여된다. 또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역은 1~2순위 동시 청약도 가능토록 했다.

[이지용 기자]


10. [매일경제]서민 주거안정대책…1인 가구 세입자도 소득공제

◆ 12ㆍ7 부동산대책 ◆

12ㆍ7 부동산 대책에는 서민들의 주거 지원을 위한 다양한 대책도 포함됐다. 전ㆍ월세 상한제 등 파격 조치는 없었지만 저금리로 주택구입자금을 지원하고, 전세용 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하는 것이 대책의 골자다. 정부는 대학생들의 거주비용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대학생 전용 전세 임대주택 1만가구를 내년 1월부터 공급한다. 대학 기숙사 수준의 임대료가 책정되기 때문에 실질적 도움이 예상된다. 대상 주택도 오피스텔까지 확대하고 보증부 월세도 포함한다. 또 올해 말 사라질 예정이던 국민주택기금의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1조원 한도로 내년까지 연장된다.

내년부터 대출 금리는 연 4.7%에서 4.2%로 0.5%포인트 낮아지고 지원 대상 기준도 부부 합산 연소득 4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완화된다. 내년에 1조원이 모두 지원되면 1만5000여 가구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국토해양부는 전망했다.

LH나 지방자치단체가 일반 주택을 임차해 재임대하는 '전세 임대주택'은 올해 1만3000가구에서 2000가구 늘려 내년에 1만5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혼자 사는 전ㆍ월세 세입자에게도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총급여 5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가 국민주택 규모의 주택을 임차했다면 부양가족이 없어도 소득공제를 받게 된다.

[신헌철 기자]


11. [매일경제]개포주공 호가 2천만원 올린 매물도

◆ 12·7 부동산대책 / 강남 시장 가보니 ◆

7일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3단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마침 직원이 사무실 한쪽 화이트보드에 적혀 있던 매물 리스트 중 일부를 분주하게 지우고 있었다.

이 업소 K사장은 "언론을 통해 정부의 주택 거래 정상화 대책이 알려진 뒤 집주인 가운데 일부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시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주택 시장 정상화 대책'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쩍 추워진 겨울 날씨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주택 시장에 온기가 퍼질지가 관건이다.

이번 '12ㆍ7 주택 시장 정상화 대책'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이 담겼다. 그간 시장에서 규제 완화 차원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들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주택 시장 침체로 거래와 시세 양 측면에서 모두 침체를 면치 못하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부진을 거듭했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강남3구는 하락폭이 더욱 컸다. 전반적으로 주택 시세가 높은 데다 경기 변화에 민감한 재건축 아파트가 다수 포진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0.5% 빠졌다. 서초구 -0.3%, 송파구 -0.6% 등 강남3구의 동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시세 변동률이 -0.3%인 점을 감안하면 강남3구가 서울 집값 하락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3구가 그간 국내 부동산 가격의 바로미터 구실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 입장에서 이곳의 거래 부진을 좌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그간 시장 요구를 반영해 규제를 대거 완화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나올 만한 규제 완화책은 다 나왔다는 게 중론이다.

개포동 남도공인 Y대표는 "급매물로 나왔던 물건 중 2~3개를 집주인이 회수해 갔다"며 "투기과열지구 해제에 따라 조합 설립 전에 집을 처분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시장을 좀 더 관망하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회수된 매물은 공급면적 56.1㎡형으로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10억5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다가 최근에는 호가가 9억원까지 떨어진 물건이다.

일부에서는 몸값을 높여 시장에 다시 내놓기도 한다. 김매성 부흥공인중개사 대표는 "일주일 전 6억원에 나왔던 주공 5단지 75㎡(23평형) 급매물 가격을 2000만원가량 높인 사례가 있다"며 "아직까지 몸값을 올리는 게 대세라 하긴 이르지만 그동안 침체 일로를 걷던 분위기가 바뀐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최도환 양일부동산 대표도 "매매의 걸림돌이 없어졌다는 점에서는 호재"라며 "가격 하락세가 멈출 소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주민도 다소 여유로운 표정이다. 개포주공 2단지에 거주하는 양흥모 씨(56ㆍ가명)는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어 집을 빨리 처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이번에 규제가 풀려 굳이 낮은 가격에 집을 서둘러 팔 이유가 없어졌다"며 "여유가 생긴 만큼 시장을 좀 더 지켜보다 매도 타이밍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책 약발이 어느 정도나 먹혀들지는 안갯속만큼이나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최근의 주택 시장 침체가 정책상 문제가 아닌 시장 구조상 변화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주택 시장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염되면서 침체기에 빠진 뒤 지금껏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택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뀐 점이 시장 침체를 부채질했다. 경기 부진으로 집값이 떨어지자 '과거처럼 집을 사두면 오른다'는 인식이 바래진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서 전ㆍ월세 세입 쪽으로 거주 방향을 틀고, 이는 다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1~2인 가구가 늘어난 것도 집에 대한 소유 욕구를 옅게 만드는 배경이다.

이번 대책에서 금융 규제 완화가 제외된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데 부담 요소다. 투기지구 지정 제도는 손을 대지 않아 총부채상환비율(DTI)ㆍ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가 종전과 동일한 40%를 유지하게 됐다. 대출을 제한함으로써 자금 수급을 묶어 시장에 유동성이 원활하게 돌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정책을 써 봤자 효과가 있겠느냐는 염려가 많다.

반포주공 1단지 인근 하나공인중개사무소의 정성민 대표는 "DTI 규제로 돈줄이 막혀 있는 상황이라 시장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매수 대기자들도 현 시세가 여전히 높다고 보는 만큼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명진 기자 / 우제윤 기자 / 정동욱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12. [매일경제]싱가포르 `헤지펀드 프렌들리` 정책으로 홍콩 추격중

◆ 닻 올린 한국형 헤지펀드 ② ◆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30분을 달려 시내로 들어서면 시청 청사가 나온다. 이곳 시청을 중심으로 반경 수㎞ 이내가 싱가포르에서는 이른바 '헤지펀드 클러스터'로 통하는 곳이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설립된 전체 헤지펀드 수는 392개로 그 대부분이 시청 청사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10여 년간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 헤지펀드 양대 허브로 성장했다. 홍콩이 중국 투자를 위한 전진기지 개념이라면 싱가포르는 인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전 영역을 커버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특화했다.

싱가포르 헤지펀드의 총자산 규모는 530억달러로 아시아 1위인 홍콩(632억달러)을 바짝 따라잡았다.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 논란이 치열한 것처럼 2000년대 초 싱가포르 정부가 헤지펀드 산업 육성에 나섰을 때도 국제 투기자본 유입과 이에 따른 증시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싱가포르는 그러나 개방을 택했다. 바이오 외에는 별다른 제조업 기반이 없고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가 금융에서 나오는 싱가포르 처지에선 금융산업의 외연 확장 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MAS 주도로 추진된 헤지펀드 정책은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싱가포르 정부가 인정하는 적정 수준 이상의 펀드매니저를 3명 이상 고용하는 헤지펀드에는 17%인 법인세를 10%까지 깎아준다. 중국 인도 등 80여 개국과 협약을 통해 이중과세를 막는가 하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1000달러가 넘는 대안투자자격시험(CAIA) 비용을 50% 보전해주고 있다.

헤지펀드의 법률 조언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클리퍼드 찬스의 한밍호 변호사는 "이런저런 비용을 감안하면 싱가포르에 헤지펀드를 세우는 것이 홍콩보다 20~30%가량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초기 진입 장벽도 무척 낮았다. 수백억 달러 자산을 굴리는 헤지펀드라도 최소 자본금에 대한 제한은 거의 없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다락방에서 컴퓨터 한 대만 갖고도 헤지펀드가 가능한, 말 그대로 '금융벤처'의 집결장 같은 곳이 싱가포르다.

인력 유치에 유리한 환경 또한 싱가포르 헤지펀드 융성에 한몫했다. 김지원 키아라(한국금융지주 헤지펀드 자회사) 이사는 "싱가포르는 인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생활 환경이 양호해 우수한 인도 출신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6년째 싱가포르에서 활동해온 TIG 어드바이저의 스티브 다이아몬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홍콩이 뉴욕과 비슷하다면 싱가포르는 보스턴과 같은 느낌"이라며 "안정된 사회 시스템에 IT 인프라스트럭처가 완벽해 사업도 편리한 싱가포르의 운용 환경에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고 했다.

'헤지펀드의 천국'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헤지펀드 규제 강화 흐름에서 싱가포르 또한 자유롭지 않다. MAS가 지난 9월 발표한 '자산운용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자산 규모 2억5000만달러 이상인 운용사들은 운용업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하고 이보다 작은 펀드들도 운용에 앞서 정부당국에 등록해야 한다. 모든 펀드는 회계감사 대상이 된다.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구비해야 하며 최소 2명 이상의 풀타임 매니저를 둬야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해진다.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요건 충족에만 최소 연간 2만5000달러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추가 인력 고용과 회계감사에도 그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 싱가포르에서 영업 중인 전체 헤지펀드 중 약 15%가 새로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문을 닫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싱가포르 헤지펀드는 40% 정도가 운용 규모 2500만달러 이하 영세업체여서 강화된 기준을 지키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헤지펀드의 장기적 안정성을 위해 이 같은 방향 전환은 필수적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한밍호 변호사는 "싱가포르 투자청이 발급하는 라이선스는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도를 끌어올려 투자자금 유치를 원활하게 할 것"이라며 "더 강하고 건강한 헤지펀드 산업으로 가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 서유진 기자]


13. [매일경제]규모 큰 아시아 헤지펀드 잘나가네…1조이상 클럽 크게 늘어

◆ 닻 올린 한국형 헤지펀드 ② ◆

세계 헤지펀드 시장에서 아시아 헤지펀드 비중은 아직 7%다. 개별 펀드 규모도 작다.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아시아 헤지펀드의 67% 이상이 5000만달러(약 500억원) 이하 소규모 펀드다.

그러나 아시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 예로 아시아에 투자하는 헤지펀드가 본사를 싱가포르나 홍콩에 두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2007년만 해도 아시아 헤지펀드 중 40%가 영국과 유럽에 본사를 뒀지만 올해는 비중이 31%로 줄어들었다. 대신 홍콩은 14.9%에서 19.1%로, 싱가포르는 10.7%에서 14.1%로 증가했다. 아시아 지역에 헤지펀드 전문인력이 늘고 인프라스트럭처가 개선된 덕이다.

최근 1조원 이상 클럽에 가입하는 아시아 헤지펀드가 증가하고 있다. 홍콩 밸류파트너스(86억달러), 일본 스팍스(81억달러), 중국 힐하우스(50억달러), 싱가포르 아리사이그 파트너스(24억달러) 등이 그 예다.

최은석 싱가포르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는 "아시아 헤지펀드의 기관(institution)화, 대형화가 대세"라고 요약했다. 2000년 초만 해도 헤지펀드는 매니저 한두 명이 아이디어만 갖고 사무소를 차리던 벤처 금융이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을 겪으며 투자자들은 헤지펀드 리스크에 눈을 떴고 대형 헤지펀드가 아니면 좀처럼 돈을 맡기지 않는 풍토가 됐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IB) 프라임브로커(PB)는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을 중시하는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여러 번 돌다리를 두들긴 후 투자를 결정한다"며 "아주 유명한 펀드매니저가 아니면 설립 초기에 투자자금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에 주식을 빌려주고 위탁업무를 집행하는 프라임브로커들도 까다로운 잣대로 헤지펀드를 엄선하고 있다. 일부 프라임브로커들은 수익성을 생각해 아예 큰 헤지펀드만 고객으로 두기도 한다.

중소형 헤지펀드의 생존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돈이 모여야만 헤지펀드가 굴러가는데 자금을 모으려면 성과가 좋아야 한다. 그러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있어야 한다는 역설에 부딪힌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분기마다 아시아 헤지펀드 30개가 새로 생겨나지만 이 중 상당수가 성과를 내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베셋 바클레이스 프라임브로커는 "10%의 헤지펀드가 90%의 돈을 가져가는 양극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화는 보다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최은석 대표는 "과거에는 헤지펀드 하나에 위험관리 인력 등 5명이면 충분했지만 지금은 후방부서에 대한 요건이 엄격해져 최소 10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14. [매일경제]중국경제 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조정

투자은행(IB)들과 국제기구들이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는 것은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해외 수출 감소 탓이다.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7.9%로 하향 조정한 노무라홀딩스는 개인 주택부문에 대한 투자가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으며, 유럽 재정적자 위기 여파로 해외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 성장이 완만해질 수 있다고 6일 밝혔다.

씨티그룹도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 때문에 부동산 매매가 둔화하면서 내년 부동산 투자가 올해 30% 증가율의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는 중국 수출 증가율도 해외 수요 감소에 따라 한 자릿수로 하락할 것이라며 수출업자들은 이익 감소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지웨이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민간부문 주택 투자가 고점에 달했으며 내년 1분기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수출 증가세가 한풀 꺾임에 따라 내년 통화정책 기조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6일 미국과 유럽 경기침체 가능성에 주목했다. ADB는 선진국 경기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더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ADB는 중국의 2012년 성장 전망을 9월에 내놓은 9.1%에서 8.8%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JP모건은 내년 하반기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팽창적 통화정책을 쓰고 재정 지출도 늘릴 것이라는 점에서다.

투자은행이나 국제기구와 달리 국제신용평가사는 아직 중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6일 중국 국가신용등급을 장기는 'AA-'를, 단기는 'A-1+'로 유지한다고 밝혔다고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S&P는 또 중국 신용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P가 중국에 대해 기존 신용등급과 전망을 유지한 것은 중국 정치와 경제가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중국이 다음해 경제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매년 말 개최해온 중앙경제공작회의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동안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대부분 11월 말에 열렸고, 늦어도 12월 초를 넘기지 않았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이처럼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대내외 경제 환경이 복잡해지자 정부가 정책 기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유럽 경제위기 등으로 내년에 수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신흥국 수출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대외무역국장은 7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10주년을 맞아 무역백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내년에는 수출ㆍ수입 양쪽 모두 극심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시장 수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왕 국장은 수출 둔화 원인으로 위안화 절상과 함께 고용비용 상승, 지대ㆍ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았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15. [매일경제]왕이밍 中국가발전개혁위 부원장 "긴축완화하면 내년 8.7% 성장"

왕이밍 중국 국가발전개혁위 산하 거시경제연구원 상무부원장은 7일 "내년 중국 경제가 올해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되겠지만 8.7% 선에서 안정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왕 부원장은 이날 중국한국상회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중국이 내년에 직면한 문제는 단기적으론 인플레이션 억제, 중기적으론 안정적 성장속도 유지, 장기적으론 경제구조조정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거시경제연구원은 중국 경제계획 수립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싱크탱크로 정책 수립에 영향력이 큰 곳이다.

왕 부원장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8.7%로 전망하면서 "주요 기관들도 8.5~8.7%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과 관련해 그는 4분기에 8.8%로 떨어져 올해 전체적으론 9.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왕 부원장은 "지난 3분기부터 경기부양 효과가 사라지면서 성장 속도가 완만하게 떨어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좋은 수준"이라며 "중국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이 일치하고 펀더멘털에도 큰 문제가 없어 과도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내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상반기에 4~5% 선을 기록하고 하반기엔 5% 이하로 내려가 전반적으론 4% 안팎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올해 물가는 5.5% 상승하거나 좀 더 낮을 것"이라며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왕 부원장은 "내년에도 중국 당국이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몇 차례 지준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지준율이 인하되며 4000억위안가량 유동성이 풀리는 효과를 냈다"며 "긴축완화 정책의 큰 신호"라고 평가했다. 왕 부원장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태국 등 아시아 국가 통화가 평가절하되고 있는 데다 중국의 무역흑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 위안화 절상 압력은 약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16. [매일경제]내년 중국 경제 전문가들에 물었더니

국제기구와 투자회사들이 앞다퉈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종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국 경제 경착륙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0억달러 규모를 운용하는 헤지펀드 키니코스어소시에이츠 짐 카노스 대표는 지난달 말 "중국 은행들이 모래 위에 집을 지었다"며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제기했다.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도 지난달 말 "중국 경제 경착륙이 유로존 재정위기보다 더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파버 회장은 "최근 홍콩에서 발행되는 딤섬 본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을 반영한다"면서 "중국 경제가 침몰하면 원자재 수요가 크게 줄어들게 돼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 아프리카 중동 남미 등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도 "2013년부터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부터 중국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을 경고했다.

반면 중국 경제가 단기적인 조정을 거치겠지만 결국에는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상품 투자 귀재'인 짐 로저스는 "(중국 경착륙을 경고한)마크 파버가 중국 경제를 완전히 잘못 이해했다"며 비관론자들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세계 경제 침체기에 중국이 국외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일 수 있는 것도 중국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환경 변화"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아시아 비상임회장을 맡고 있는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도 "중국 은행의 부실 채권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은행권의 예금 대비 대출 비율은 65%에 불과해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회장도 "중국 물가상승률이 내년 4%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를 낮출 여지는 커지게 된다"며 "중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8%대 성장을 충분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철 기자 / 김규식 기자]


17. [매일경제]오바마 "루스벨트 新국가주의 부활시켜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재 공화당의 경제정책 근간이 되고 있는 공급경제학을 '실패한 학문'이라고 비난했다.

6일 미국 보수파 본산이라고 불리는 캔자스주 오사와토미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공급경제학은 불균형을 확산시키고, 민주주의를 왜곡시키는 도덕적 결함이 있는 학문이라며 이같이 선언했다.

공급경제학은 수요 측면보다 공급 측면을 중시하는 학문으로, 대기업 성장을 촉진하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 경기가 활성화된다는 소위 '트리클 다운(Trickle down)' 이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1980년대 공화당 출신 레이건 대통령이 시작해 조지 W 부시 대통령 아버지인 조지 부시 대통령이 그 맥을 이어가는 등 공화당 계열 대통령들이 잇따라 채택했다. 법인세, 개인소득세 등 감세와 투자세 공제 확대 등 기업 활동에 대한 감세를 강조하고 있어 현재의 공화당 주장과 일치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공급경제학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비난을 자신이 제출한 고용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공화당에 대한 우회적인 공격으로 해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신 공화당 출신이면서도 진보적 정치철학을 표방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을 자신의 멘토로 내세웠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공화당 전신인 혁신당 출신으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공화당 대선후보들이 추앙하는 역사적인 인물이다. 1912년 대선 캠페인에서 '신국가주의(New Nationalism)'라는 진보 철학을 내세워 공화당 출신이면서 민주당 철학에 더 가까운 정책을 폈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신국가주의 핵심은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 정부가 복지와 사회정의를 위해 강력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캔자스주 오사와토미는 바로 100년 전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 같은 내용의 신국가주의를 공표한 연설을 처음으로 행했던 역사적인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 미국이 맞고 있는 위기"라고 지적하고 "미국 중산층을 두껍게 만들어온 '기회의 균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회의 균등을 회복하자는 것은 정치적 논쟁 대상이 아니라 우리 시대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모든 사람이 각자 힘으로 자기를 지키고, 각자 원칙에 따라 행동할 때 더 잘 살게 된다는 공화당 주장은 분명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중산층 회복 발언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빈부 격차를 줄이는 공평정책(square deal)을 주창한 것과 거의 흡사한 주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루스벨트는 이곳에서 그 같은 연설을 한 후 급진주의자, 사회주의자, 심지어 공산주의자라는 소리까지 들었지만 그때 그가 주창했던 원칙 때문에 미국은 지금 더욱 부강한 나라, 강력한 민주주의 나라가 됐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루스벨트 대통령을 모델로 부각시킨 것은 그가 공화당 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당시 경제 위기 상황에 현재 공화당과는 전혀 다른 진보적 노선을 택했다는 점 때문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18.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2월 7일)


19. [매일경제]카드 해외거래 환가료 없앤다더니…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개선한다며 폐지하기로 한 신용카드 환가료가 '해외서비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이름만 바뀐 채 다시 부과된다.

특히 새로 부과하는 서비스 수수료가 폐지되는 것보다 많아 소비자들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환가료는 외국환은행이나 카드사들이 외국환 거래에 따르는 자금부담을 보상받기 위해 징수하는 수수료다.

신한카드는 오는 30일부터 해외거래 때 부과하는 환가료를 폐지하는 대신 '해외서비스 수수료'라는 명목으로 이용금액의 0.2%를 부과한다. 외환카드는 이달 1일부터 환가료를 폐지하고 이용금액의 0.2%를 해외서비스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롯데카드 역시 내년 1월 1일부터 환가료를 없애고 해외서비스 수수료를 이용액의 0.2%씩 부과하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내년 1월 1일부터 현행 결제금액의 0.5%를 부과하던 환가료를 0.25%로 인하한다.

이 같은 환가료 폐지ㆍ인하는 금감원이 지난 8월 카드사들에 불합리한 금융관행을 개선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지금까지 카드를 해외에서 이용하면 카드 회원들은 통상적으로 1%의 브랜드 사용료와 환가료를 부담해왔다. 브랜드 사용료는 비자, 마스타카드 등 글로벌 결제망 사업자에게 지급되고, 환가료에는 카드사들의 해외 결제 관련 비용이 포함돼 있다.

당시 금감원은 부과의 근거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환가료를 폐지하도록 했고, 환가료 폐지로 연간 28억원의 이자부담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환가료 폐지에 난색을 표하자 금감원은 카드사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가료는 인하하거나 폐지하되, 기존에 부과하는 환가료보다 수수료율 체계를 단순화하라는 것으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도 금감원이 해외승인과 정산처리 비용 등의 보전을 위한 수수료 부과에 대해서는 일부 길을 열어줬던 바 있다"며 "카드사들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가료는 해외 결제금액과 신용공여 기간에 따른 환가료율을 계산해 책정한다. 카드사들은 일반적으로 은행의 환가료율을 적용하곤 하는데, 신한카드는 현재 대략 연 2.28%를 환가료율로 부과하고 있다.

해외 거래 때는 할부결제가 거의 적용되지 않고, 카드 결제의 신용공여 기간이 30일이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행 환가료는 아무리 많이 잡아봐야 0.19% 안팎이다. 이는 환가료 폐지로 신설된 해외서비스 수수료 0.2%보다 낮은 것으로 카드사들이 수수료의 이름을 바꾸면서 오히려 수수료율을 올린 꼴이 된 것이다.

물론 환가료는 국제금리에 따라 변동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해외서비스 수수료보다 요율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한동안 국제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 기간 중 카드사들은 환가료를 부과할 때보다 더 높은 수수료 수익을 올리게 됐다.

카드사들은 고객들의 해외 카드 이용에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기 때문에 수수료를 아예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이 해외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존재하는 만큼 해외서비스 수수료 부과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환가료가 계속 변동되는 연환가료율에 따라 부과되다 보니 고객이 결제해야 하는 금액을 정확하게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점이 지적됐다"며 "때문에 고정적인 비율을 정해 고객들이 명확하게 수수료율을 알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를 단순화했다고는 하지만 엉겁결에 더 많은 수수료를 물게 된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게 됐다. 한 카드사 회원 김성현 씨(32)는 "지금도 수수료가 적지 않은데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 <용어설명>

환가료 : 외국환 거래를 할 때 금융사가 자금 부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받는 수수료. 카드사에 적용되는 환가료는 고객이 해외에서 카드를 결제한 이후부터 카드사에 대금을 납입할 때까지의 기간에 부과된다.

[최승진 기자 / 서유진 기자]


20. [매일경제]기업銀, 中企 대출금리 2%P 내린다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최고 2%포인트 인하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금리 인하 조치에 따라 보증부대출 기업 10만여 개와 비보증부대출 기업 5만여 개 등 총 15만여 개 중소기업이 혜택을 받게 된다. 금리 감면 총규모는 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우선 보증서를 담보로 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적용되는 모든 보증부대출(보증 비율 80% 이상)에 대해 대출 금리를 자동으로 0.5%포인트 내려주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이 비용으로 1000억원을 배정할 방침이다.

보증부 대출 이외에도 신용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해서도 1000억원을 배정해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당초 영업점장의 재량으로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한도가 1.5%포인트였으나 앞으로는 여기에 최고 2.0%포인트를 추가로 내려줄 수 있는 권한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선 영업점장들은 중소기업 신용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해 최고 3.5%포인트까지 금리를 깎아줄 수 있게 됐다.

기업은행의 이번 금리 인하 조치는 유럽 재정위기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추진됐다. 기업은행은 지난 9월에도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연체대출 금리를 18%에서 13%로 최고 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또 이달 초에는 여신 취급 수수료 6개를 폐지했다. 금리를 내려주는 만큼 기업은행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내년도 기업은행 순이익이 2000억원 줄어드는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어려움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산 개발이 마무리되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유진 기자]


21. [매일경제][마켓레이더] ECB 역할 확대 기대감 낮춰야

9일로 예정돼 있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에서 회담을 하면서 EU 회원국의 재정 통합을 위한 '공동안'을 마련했다. 이번 공동안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개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이는 EU 재정과 금융위기 해결을 위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

첫째, EU의 안정과 성장 협약(Stability and Growth PactㆍSGP)을 강화하고 재정 통합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참고로 SGP는 원래 1997년 도입된 협약으로 27개 EU 회원국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마스트리흐트 조약 준수(연간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내로 유지하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60% 이내로 유지)를 강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위반 시 유럽위원회가 회원국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특정 기간 내에 균형 예산을 실현해야 한다는 사항은 17개 회원국의 헌법에 명시해야 하며 유럽사법재판소가 각국 예산안이 개정 조약에 부합하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둘째, 유럽 위기 해결을 도와줄 수 있는 주체가 ECB 외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늘어났다. 즉 EFSF의 레버리지를 통해 적어도 5000억유로의 펀딩 가능성을 확보하게 됐다. IMF가 ECB와 유로권 중앙은행, 기타 국가나 기관으로부터 조달한 1000억~2000억유로의 신규 자금을 바탕으로 유럽 재정ㆍ금융위기에 개입할 수 있게 됐다. 공동안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제출돼 EU 정상회의에서 EU조약 개정 절차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런 공동안의 의미는 ECB가 유로권 국가의 무질서한 파산을 방지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ECB 개입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유로권 국가의 재정건전성 확보가 만족된 것으로 판단된다. ECB는 유통 시장에서 직접 유로권 국가의 국채를 매입할 수 있으며 ECB 산하기관인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해 발행 시장에서 해당 국가 국채를 매입할 수도 있다. 위기 국가에 대해 시장보다 좋은 조건으로 직접적인 대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ECB가 적극적으로 국채 시장에 개입해 유럽 내 국채 금리 수준을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리지는 않을 것이란 것에 유의해야 한다. ECB 개입의 목적이 EU 체제 붕괴를 방지하면서 회원국의 재정 긴축 및 구조적인 개혁(민영화, 세금 인상, 연금 개혁 등)을 지속적으로 강제하고 SGP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ECB 개입은 최소한의 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U 정상회의가 유로 지역 재정 문제와 미래 위기 재발 가능성을 없앨 수는 없을 것이다. 유로 지역의 성장을 회복시키지도 못할 것이다.

[문성필 한국證 고객자산운용 본부장]


22. [매일경제]소프트웨어 인재가 경쟁력이죠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24) ◆

중학교 3학년인 영철이는 얼마 전 매일경제신문을 읽다가 한국에 소프트웨어 인력 부족이 심각하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충하려고 하지만 한국에서 충분히 선발할 수 없어 인도 등 해외에서 잔뜩 뽑아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뜩이나 일자리를 잡지 못하는, 고생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기업들은 우리나라에서 원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해외 채용을 벌인다니 얼핏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소프트웨어 인재가 얼마나 중요하길래 기업들이 모셔오기 경쟁을 하는 걸까요.

먼저 소프트웨어가 뭔지 살펴볼까요.

소프트웨어란 컴퓨터 분야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눈에 보이는 기계 장치를 의미하는 하드웨어와 반대 개념입니다.

컴퓨터가 어떤 일을 처리할 순서와 방법을 지시하는 명령어의 집합으로 보통 컴퓨터 프로그램을 뜻하지요.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일을 하는 운영체제(OS)를 비롯해 문서 작성 프로그램, 게임, 보안, 그래픽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한때는 컴퓨터 등을 팔 때 프로그램을 무료로 끼워 팔기도 했지만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하드웨어와는 별도로 가격이 책정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특히 하드웨어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제품 특성은 비슷해지는 반면 소프트웨어가 차별화된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지요.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소프트웨어 강자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공룡 업체로 급부상했고 반대로 하드웨어 패러다임을 못 벗어난 기업들은 갈수록 퇴보하는 현상이 불거졌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소프트웨어 기업의 비중이 1990년 17%에서 2010년 34%로 두 배가 됐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대표적인 사건은 애플 아이폰과 앱스토어(App Store)의 등장이었습니다.

애플은 1976년 고 스티브 잡스가 공동 설립한 PC 제조업체로 IT 제품을 만드는 하드웨어 전문 회사였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선보이면서 앱스토어라는 거대한 콘텐츠 장터를 선보였습니다. 음악, 게임, 뉴스, 검색, 지도 등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다채로운 응용프로그램을 장터에 띄워놓고 누구나 선택해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이는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냈고 수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대박'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폰과 연결되는 애플 앱스토어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경험하기 위해 아이폰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애플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폰 업체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았죠.

제품의 품질이 소비를 주도하는 하드웨어 중심 패러다임에서 소프트웨어에 더 많은 가치를 주는 쪽으로 IT 패러다임이 선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목격한 삼성과 LG는 일대 반격에 나섭니다.

이미 탄탄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갖춘 삼성과 LG가 보완할 점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인재를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진 것이지요. 삼성은 소프트웨어 직군을 별도로 신설하고 전체 개발인력의 70% 정도를 소프트웨어 부문 인력으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IT 생태계 구축 작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한 게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와 기술력, 인력 등이 모두 부족해 201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그 규모가 미약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안철수연구소와 한글과컴퓨터의 2010년 매출액은 각각 698억원과 473억원으로 MS 매출(544억달러)의 약 0.1%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소프트웨어는 가전, 휴대폰 등 IT산업뿐 아니라 의료, 자동차,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이 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관련 인재의 확보가 시급합니다.

또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남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마구잡이로 불법 복제해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열악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 대한 대우도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힙니다. 수요가 몰리는 소프트웨어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산학 협력 과제를 늘리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한국이 소프트웨어 강국으로 거듭나 MS와 어깨를 겨루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많아진다면 한국의 국력은 더욱 강해지겠지요.

[황인혁 기자 / 이동인 기자]


23. [매일경제][장용성 칼럼] 세금 펑펑 쓰고 增稅라니…

요즘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증세논쟁은 다분히 포퓰리즘적인 것이어서 인상이 찌푸려진다. 미국의 금융투자가 워런 버핏이 자신과 같은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납부토록 하자는 데 따른 한국판 버핏세 신설이 거론된다.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은 소득세 최고구간 '2억원 이상'을 신설하고 최고세율도 38~40% 수준으로 올리자는 의견도 내놨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화를 이슈화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여권으로서는 부자들을 때려서 세금을 더 걷으면 부자당 이미지도 벗고 재정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도일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일리가 있는 측면도 있지만 현재 한국 상황을 감안할 때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다.

우선 유럽이나 미국은 정부가 복지지출이다 뭐다 해서 흥청망청 써댄 바람에 재정적자가 해마다 국내총생산(GDP)의 4~9% 수준에 달해서 국가 자체가 부도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 재정위기 때문에 무더기로 신용등급이 강등당하거나 부정적인 전망 판정을 받았다. 이들 국가가 살아날 길은 국가 재정지출을 줄이고, 국민은 국가로부터의 축소된 혜택을 감내하면서도 세금을 더 내야 한다. 그래서 등장하는 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부유세 제안이다.

한국 사정은 다르다. 재정적자가 작년 말 기준으로 GDP 대비 1.1%에 그치고 있고, 국가 채무도 GDP의 33.5% 수준이다. 지자체나 공기업 부채까지 합치면 규모가 커져서 차기 정부에서는 대책 마련이 불가피할 것이지만 지금 당장 'MB노믹스'를 뒤집어서 세금을 급작스럽게 올려야 할 상황은 아니다.

특히 세금을 올리려면 재정지출을 올바르게 하고 있다는 게 전제돼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국민이 목격하고 있는 재정 낭비 사례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인천공항철도, 손님 없는 지방공항을 비롯한 천문학적 예산낭비 사례가 부지기수다. 보건복지부가 근로소득 기초수급자에게 506억원을 부당 지급했다는 감사원 지적사항 정도는 눈에 띄지도 않는다. 연구개발(R&D) 예산 낭비도 단골메뉴다. 지방정부 사업이지만 1조1027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3월 완공된 용인경전철은 아직까지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내년 6월 개통을 앞둔 의정부경전철도 비슷한 운명이 예고되고 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한 해 800억~1100억원씩 20년간 2조3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운영적자를 중앙정부가 부담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3000억원대 호화시공으로 물의를 빚은 경기도 성남시청사가 여름철엔 '찜통청사'였으나 겨울이 오자 '냉동청사'로 변했다는 코미디 같은 보도도 나왔다.

시골 구석구석까지 도로를 너무 많이 건설해놓은 바람에 차량 통행이 썰렁한 곳도 많다. 이러고도 요즘 국회에선 지역구 의원들의 공사 민원 쪽지예산이 난무한다. 출퇴근길에 시ㆍ구청에서 허구한 날 파헤치는 보도블록 공사에 짜증이 난다.

한국처럼 국민 혈세가 심각하게 낭비되는 나라가 있을까.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할 것 없이 재정을 펑펑 쓰고도 한 해 나라살림을 결산하면 매년 9조~12조원씩이 남는다. 이만큼은 국민에게서 세금을 더 걷은 것이다. 소득세 최고구간을 신설해봐야 1조원 남짓 더 들어오고 주식 양도차익 과세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 세수 증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정치권은 선거를 앞두고 속 보이게 증세 운운하지 말고 세금이나 아껴쓰길 바란다. 어려운 가정살림에서 세금을 꼬박꼬박 내준 국민에게 감사의 큰절을 하시라. 전 세계가 불황인데 부자들을 옥죌 게 아니라 국내 소비를 더 많이 하도록 독려해서 내수를 활성화하는 게 살길이다. 주식 양도차익 과세로 주가를 더 떨어트릴 일도 아니다.

우리 보통사람들의 급선무는 내년 선거에서 세금만 축내는 망국적인 포퓰리스트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 일이다.

[장용성 주필]


24. [매일경제][기자 24시] 기증자 무시하는 문화행정

"우리나라는 명예에 인색해요.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을 수십 점 기증했더니 훈장 가운데 꼴찌인 화관훈장을 줍디다.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이왕 주려면 최고를 줘야지 꼴찌가 뭡니까."(신옥진 부산 공간화랑 대표)

지난 5일 경기도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대회의실. 이날은 미술관이 1969년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기증자 작품 전시를 열고 기증자 100여 명을 초청한, 의미 있는 날이었다. 그런데 기증자들이 모여 서로 축배를 들어야 할 이 자리에서 터져나온 것은 뜻밖에도 성토였다.

기증자를 대표해 좌담회에 참석한 신 대표는 "미술품을 파는 것보다 기증하는 것이 더 뿌듯하다"며 "그러나 정작 미술품을 미술관에 보낼 때 서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100여 점을 보냈더니 나머지 50점은 퇴짜 맞고 다시 돌아왔다. 귀중한 미술품을 기증하겠다고 하면 버선발로 뛰어나와도 모자랄 판에 일단 의심하고 불신하는 것이 미술관의 태도였다.

1998년부터 국가에 800여 점을 기증한 그에게 국가는 가장 낮은 등급의 훈장을 안겼다. 그가 느낀 것은 기증에 대한 뿌듯함보다는 서운함이었다. 200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20년 넘게 수집한 토기 1700여 점을 기증한 최영도 변호사도 기증 과정에서 적잖은 황당함과 불편을 느꼈다고 한다.

기증은 냉정하게 말해서 국가에 사유재산을 헌납하는 행위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을 국가에 주는 대신 이들은 자존심과 명예를 원한다. 세계 유명 미술관이 오늘날 명성을 얻은 것은 기증자를 '왕'으로 떠받드는 자세가 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3년 서울관 개관을 앞둔 국립현대미술관도 미술 애호가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개관에 앞서 미술관은 기증자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켜주는 일을 먼저 생각해야 할 듯하다.

[문화부 = 이향휘 기자 scent200@mk.co.kr]


25. [매일경제][사설] 자선냄비에 1억 넣은 기부천사의 말없는 가르침

지난 4일 어둠이 내려앉은 서울 명동 거리에서 한 노신사가 구세군 자선냄비에 봉투 하나를 넣고 사라졌다. 그 봉투에는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쪽지와 1억1000만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 이 땅에 자선냄비가 등장한 지 83년 만에 가장 큰돈을 쾌척한 거리의 기부천사는 얼굴도 이름도 알리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이 겨울을 녹여주는 참으로 따뜻한 마음씨로 우리 사회에 말 없는 가르침을 주었다.

스스로 힘든 삶을 꾸려가면서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손을 내미는 아름다운 선행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에는 평생 월급쟁이로 살아온 한 70대가 1억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기도 했고 날품팔이로 5년 동안 어렵게 모은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할머니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를 보면 아직도 진정한 나눔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소득과 부의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불우한 이웃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더욱 절실하지만 아직 선진국과 같은 기부문화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소득공제 대상 개인 기부금은 6조1500억원으로 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0.57%에 불과했다. 소득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기부자를 감안하면 조금 늘어나겠지만 그래도 미국 개인 기부금이 GDP 대비 1.7%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전체 기부금 중 개인 기부금 비중이 60%대로 선진국(80% 안팎)에 크게 못 미치고 종교단체로 가는 기부금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봐도 성숙된 기부문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걸 알 수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 13세 이상 국민 중 지난 1년 새 기부 경험이 있는 이는 36%에 지나지 않았다. 평균 기부금액은 16만7000원에 그쳤다. 응답자 중 54%가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모범적인 기부 증대가 필요하다고 한 대목은 매우 시사적이다. 국민 대다수가 우리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미흡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자신의 편안한 노년을 위해 쓸 수도 있는 거액을 쾌척한 거리의 기부천사를 보면서 우리가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할 것은 범국민적 나눔문화 확산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세제상 유인을 늘리고 공익단체 투명성을 높여 개인 기부를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선진국형 유산 기부가 늘어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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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