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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23 2011.12.23 by Andy Jeong

2011.12.23

Economic issues : 2011. 12. 23. 19:11

1. [매일경제]"北리스크 크지않다" 증시로 하루 4500억 유입

◆ 김정일 사망 이후 / 내성생긴 금융시장 ◆

증시에 '라니냐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라니냐는 바다 밑에서 평균 해수 온도보다 5도 이상 낮은 차가운 물줄기들이 섞이면서 발생하는 이상 기후를 의미한다. 보통 한파를 동반하지만 국지적으로 이상 고온이 발생하기도 하고 가뭄과 폭우를 동시에 몰고 오기도 한다. 한마디로 그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증시라는 바다 밑으로 몇 달째 유럽 재정위기라는 차가운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고 여기에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인한 북한 정정 불안이라는 한류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 두 물줄기가 섞여 증시에 어떤 이상기후 현상을 유발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평도 사태 등 과거 북한 이슈와 비교하면 충격 후 회복까지 걸리는 기간은 이번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차이점은 진폭이 그때보다 크다는 점이다. 유럽과 북한이라는 두 가지 재료가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김 위원장 사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북한의 불안정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데다 유럽중앙은행(ECB) 장기대출 시행을 앞두고 유로존 국채시장이 안정감을 찾은 점도 증시 회복에 힘을 보탰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09%(55.35포인트) 오른 1848.4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북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수세를 보였던 개인들은 단기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했다.

◆ 늘어나는 대기 자금

저변에 흐르는 불안에도 불구하고 증시 유입 자금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상승 작용을 부추기고 있다. 고객 예탁금과 신용융자 등 투자 대기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고객 예탁금은 19조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월 말 20조원을 돌파한 이후 11월 말 18조원까지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증가해 19조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김 위워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에도 주가는 3.43% 급락했지만 고객 예탁금은 전 거래일 대비 4560억원 증가했다.

고객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으로 주식에 재투자될 자금이다. 일반적으로 고객 예탁금이 늘어나면 주식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객 예탁금 증가는 신규 매수 자금이 유입되거나 아니면 주식 매도 자금이 다시 계좌로 들어올 때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대신증권 강남PB센터 관계자는 "지점을 방문하는 투자자 중에는 최근 유럽 위기나 김정일 사망 변수로 주가가 하락한 요즘 중장기 자금에서 단기 자금 쪽으로 돈을 이동해서 기회를 보고 있는 고객이 많다"고 귀띔했다. 최근 증가한 고객 예탁금이 신규 유입 자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고객 예탁금뿐만 아니라 신용융자 잔액도 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160억원 증가한 3조1232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액은 12월 중순까지 감소세를 보이다 유럽 '신(新)재정협약' 무용론으로 유럽 위기가 다시 불거진 13일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현재까지 2.6%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최근까지 코스닥시장 신용융자 잔액은 1조5607억원 수준으로 지난 9월 말 대비 38.7%(4357억원) 늘어났다. 신용용자 잔액은 개인투자자들이 증시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리는 돈이다.

단기 자금 성격인 머니마켓펀드(MMFㆍ단기금융상품) 자금은 감소하고 있다. 최근 MMF 자금 규모는 64조6541억원으로 11월 말 대비 1조770억원 감소했다. 19일에만 1조2108억원 빠져나갔다. 고객 예탁금이 증가하면서 MMF 잔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단기 자금이 주식시장 주변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또 한 번 출렁거림이 있을 것"

이처럼 증시 대기자금이 증가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또 한 번 저가 매수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 연속 증시 상승으로 김 위원장 사망 영향력이 사라진 것 같지만 북한 불안정이라는 한류가 난류로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 상승이 여전히 불안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과거 북한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로 반복되었던 패턴이다. 1994년 김일성 사망 당시 증시는 처음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닷새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북한에서 몇 가지 이상 징후가 발견되자 이것을 후계체제 불안정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북한이 장례정국이라 아무런 갈등도 발생하지 않는 듯하지만 이후 지도부 구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된다면 다시 한 번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것이다.

[김기철 기자 / 서태욱 기자]


2. [매일경제]시장, 北보다 유럽리스크에 4배 민감

◆ 김정일 사망 이후 / 금융시장 관전포인트 ◆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면 으레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발생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증시가 폭락할 때면 개인투자자들이 투매에 가담해 낙폭을 키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폭락 국면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매수에 나섰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은 "과거 북한 관련 문제들을 겪으며 국민이 안보에 대한 경험과 학습을 했기 때문에 초반에는 심리가 불안정해 흔들릴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시장을 흔들 만한 새로운 뉴스가 나오기 전에는 안정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낙폭을 완전히 회복한 21일 개인투자자들이 거래소에서 5600억원 넘는 매물을 내놓은 것도 이런 학습효과를 방증한다. 유럽 이슈라는 또 다른 악재도 북한 사태 영향력을 줄인 이유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북한 사태와 유럽 사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2대8 정도로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염려하는 것은 이번 이슈의 '잠복성'이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연구원은 "북한 변수에 의한 단기 변동은 일단 상황이 종료됐다고 보지만 김 위원장 사망이라는 뉴스는 잠복성을 가지고 있어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는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차이 나는 점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이미 오랜 기간 선전을 통해 북한 주민에게 권위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은 상태였으나 지금은 후계자 권위 자체가 여전히 의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북한 시장을 집중해서 봐야할 때는 애도 기간이 끝나는 29일 이후다.

이효근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전문위원은 "권력이 진공 상태이다 보니 애도 기간 이후 권력 이양 과정에서 잡음이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시장 내에서도 이에 대한 불확실성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새봄 기자]


3. [매일경제]원화값 이틀째 급등…김정일사망前 수준 회복

◆ 김정일 사망 이후 ◆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라는 초대형 악재에 크게 하락했던 달러당 원화값이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연말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시장 유동성이 줄어든 상황에서 북한발 뉴스에 따른 불안 요인과 대규모 일회성 달러 팔자 주문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화값 회복력은 커졌지만 변동성 또한 크게 높아진 셈이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147.70원에 최종 마감됐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거래일인 지난 16일 종가 1158.60원 대비 10.90원이나 상승했다. 김 위원장 사망 직후 원화값 저점인 1185원 대비로는 무려 37.30원이나 올랐다. 원화값이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올해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행 등 외환시장 주요 참가자들이 장부결산을 앞두고 있어 외환 매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19일 정오 무렵에는 달러당 원화값이 1164원 수준에서 1185원으로 순식간에 20원 넘게 폭락했다.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 직후 달러당 원화값이 1137.50원에서 장중 한때 1175원으로 40원 가까이 폭락했던 장면이 연상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불과 10여 일이 지난 같은 해 12월 3일 달러당 원화값은 1138.50원으로 마감하며 포격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북한발 리스크에 따른 충격은 단기적이라는 학습효과를 남긴 대목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이 커졌을 때 공포에 휩쓸려 달러 추격 매수, 추격 매도를 했을 때 단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으나 비싼 값을 지불할 위험이 크다"며 외환 수요자들이 시장 분위기를 맹목적으로 좇아 의사결정하는 경향을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한우람 기자]


4. [매일경제]中 후견인 자처, 美 발빠른 접촉, 韓 눈치만

◆ 김정일 사망 이후 / 한국, 對北외교 왕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나흘이 지나면서 한국 외교당국의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

동맹관계인 미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된 외교전략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동안 정작 미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러시아까지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여 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국의 전략은 '통북봉남(通北封南)'이다. 북한이 남한을 소외시키고 미국과 소통하던 '통미봉남'에 빗댄 말로 중국이 남한을 소외시키고 북한과 교류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김정일 사망 이후 중국의 북한에 대한 태도는 마치 후견인을 자처한 듯한 모습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박명호 공사에게 "우리는 조선 인민이 김정일 동지의 유지를 받들어 조선노동당을 중심으로 단결해 김정은 동지의 영도 아래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과 한반도의 장기적 평화와 안정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우방국으로서 최대한 예우를 갖춘 발언이지만, 체제 안정을 위해 대내외적으로 권력 승계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심리를 활용해 지지 의사를 보내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배어 있다.

충분한 후계 수업 없이 20대 후반 나이에 권좌에 오른 김정은에게 중국의 후원은 천군만마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핵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으로선 내적 성장동력이 고갈돼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만이 유일한 생명줄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한국에 대한 태도는 사뭇 다르다. 이명박 대통령의 후진타오 주석과의 전화통화 요청에 대해 이틀이 꼬박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이 없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한국에 대한 실리외교를 추진하던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철저히 한국을 소외시키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의 외교관계가 과거보다 격상됐다고는 하지만 '혈맹'을 자처하는 북ㆍ중 관계보다는 한참 낮은 단계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북한 문제는 중국이 철저히 북한 편에 선다"고 말했다.

미국 역시 한국이 공동보조를 맞추기 위해 조의 표명 수위를 고민하는 동안 별도의 채널을 가동해 북한과 실무접촉을 성사시켰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발 빠른 대응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확고한 동맹관계를 강조해 온 한국에 미국이 북한과의 접촉을 사전에 통지하거나 협의했는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과 북한이 19일(현지시간) 뉴욕채널을 통해 실무 접촉을 벌였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된 실무적인 '기술적 논의'를 전날 뉴욕채널을 통해 했다고 전했다. 김정일 사망 이후 미국과 북한 간에 이뤄진 당국 간 첫 공식 접촉이다.

만일 사전 협의가 없었다면 미국 역시 북한 문제에 있어서는 한국을 무게감 있는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한ㆍ미 외교에 치중해 왔으나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같은 급박한 상황에서는 어느 쪽에서도 실리를 챙기지 못한 셈이 됐다.

[정혁훈 기자 / 전범주 기자]


5. [매일경제]美 조의, 김일성 사망때보다 격 낮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명의로 21일 발표된 미국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된 조의 표명은 1994년 7월 김일성 북한 주석 사망 당시와 비교해 격이 한 단계 낮아졌다는 평가다.

미국 정부는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명의로 '미국 국민을 대신해 북한 주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전한다'는 내용의 조의성명을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제네바에서 북한과 핵 협상을 벌이던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 차관보를 제네바 현지 북한대표부에 보내 조문하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이번 김정일 사망에 대한 미국 측 조의 표명은 이보다 한 단계가 낮아졌다는 평가다. 당장 대통령이 아닌 국무장관 명의의 조의 표명이었다. 1994년 당시 사용됐던 "깊은 애도"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염려와 기도"라는 표현으로 수위도 낮췄다. 미국 정부 관리의 조문계획도 현재까지는 없다.

이번 조의 표명에서 미국은 김정은을 거명하지 않고 뉴리더십이라는 표현으로 일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미국의 이번 조의 표명 수준이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1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994년과 같은 수준의 조의 표명은 자칫 공화당 등의 정치적 역공을 불러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염려도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워싱턴 = 장광익 특파원]


6. [매일경제]여야 `국회조문단` 정면충돌…南南갈등 재연 조짐

조문단 파견과 조의 표시 문제가 이념갈등으로 비화될 경우 자칫 우리 사회가 극심한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내년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보혁갈등을 부추기거나 이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지난 20일 정부의 공식 담화문 발표 이후 정치권이 조의ㆍ조문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자칫 삐걱거릴 경우 정치 쟁점화하면서 극심한 사회적 분열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장 21일 국회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날카롭게 대립했다. 갈등이 표면화한 것은 여야 대표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다.

이 자리에서 원혜영 민주통합당 공동대표는 "정부는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지만 국회 차원에선 여야가 함께 조문단을 꾸려야 한다"며 국회조문단 파견을 공식 제안했다.

하지만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은 "남남갈등, 국론분열이 있어선 안 된다. 정부가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고 이런 문제는 정부의 기본방침과 다르게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회 조문단 파견 제안을 거절했다.

박 비대위원장이 불가 입장을 고수하자 원 대표는 발언 수위를 높이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원 대표는 "정당을 주축으로 하는 국회는 민간과 정부의 중간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선도할 수 있지 않느냐" "아침 뉴스에서 한국과 중국의 조문단은 받겠다는 것을 봤다"며 국회 차원의 조문을 재차 요구했다. 양측은 국회 조문단 파견과 관련해 합의를 하지 못한 채 상견례를 마쳤다.

노무현재단과 권양숙 여사의 방북 조문을 놓고도 정부ㆍ여당과 야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재단은 20일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 인사 간담회를 갖고 조의문 발송과 별개로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재단 측은 "재단의 협조 요청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1일 원혜영 대표를 예방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노무현재단 방북은 허용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고 시) 조문단이 남쪽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20일 정부가 담화문 발표 때 밝힌 원칙론을 고수했다.

[문지웅 기자 / 이기창 기자]


7. [매일경제]北경제 뒷걸음질 vs개혁·개방…中에 더 의존

◆ 김정일 사망 이후 / 북한경제 갈림길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전 세계의 시선이 '김정은 체제'의 연착륙 여부에 쏠리고 있다. 체제 안정성의 핵심은 경제다. 이 때문에 김정은 3대 세습 체제가 조속히 연착륙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도 경제 안정화에서부터 찾아야 한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은 "내년 북한 경제는 '슬로 비디오' 같은 국면을 보일 전망이다. 다시 추동력을 갖고 움직이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북한이 2012년 4월 강성대국 원년 선포를 앞두고 있어 김정은으로서는 어떻게든 경제를 되살리려고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개혁ㆍ개방이라는 획기적 정책을 취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 유훈통치 기간에는 '현상 유지'를 목표로 움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12년 북한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인 동시에 김정일 사망으로 유훈통치기에 들어가는 이중 변곡점을 맞는다.

내년 북한 경제를 바라보는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다.

유훈통치기에 북한은 주변국과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현재보다 후퇴할 가능성이 하나다.

반면 내년 강성대국 원년을 맞아 대대적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변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대외 원조를 끌어내고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한은 2014년 12월까지 3년간 '유훈통치기'에 들어간다. 유훈통치기란 전임 지도자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새 지도자가 자신의 정책을 내놓지 않는 기간을 가리킨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부터 3년간 유훈통치를 단행한 바 있고 1997년 3년 탈상을 마치고 나서야 권력 전면에 나섰다.

당시 북한 경제는 크게 후퇴했다. 1994년에 북한 경제성장률은 -2.1%를 기록했는데 1995년 -4.4%, 1997년 -6.5% 등으로 유훈통치기 후반부에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5% 감소해 2009년 -0.9%에 이어 경기후퇴기에 진입해 있다.

지난해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GNI)은 약 30조원으로 남한의 39분의 1, 1인당 GNI는 124만원으로 19분의 1 수준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북한 주민의 생사를 위협하는 식량난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3명 중 1명인 840만명이 영양 부족 상태에 있다. 게다가 2009년 11월 단행한 화폐개혁은 오히려 쌀값 폭등 등 부작용만 낳은 채 실패하고 말았다.

따라서 유훈통치까지 겹치면 북한 경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황진훈 정책금융공사 조사연구실장은 "김일성 사후에 북한의 GDP가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는 김일성 사망보다 1990년대 초부터 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하기 시작한 영향이 더 컸다"며 "지금은 중국이라는 비빌 언덕도 있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변수는 내년 북한이 '빅3 이벤트'의 해를 맞는다는 점이다.

김정은 30세 생일(1월 8일), 김정일 탄생 70주년(2월 16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4월 15일) 등이 이어진다.

특히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하이라이트다.

이때에 맞춰 북한은 대대적인 재정 투입을 예고한 바 있다.

평양 10만가구 살림집(주택)과 문화봉사시설(편의시설)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고, 105층 류경호텔도 25층까지 개장할 방침이다.

실험용 경수로 완공 예정일도 내년이다. 대대적인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북한이 북ㆍ중 관계를 격상시켜 더 많은 원조를 이끌어내거나, 북ㆍ미 또는 남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 관계 경색으로 인해 당분간 북한 경제는 중국 의존도를 높여갈 전망이다.

북ㆍ중 간 밀착은 단기적으로는 북한 경제 회복에 보탬이 될 수 있지만 정치적 종속까지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북ㆍ중 간 무역액은 올해 1~8월 36억3900만달러로 2001년 대비 4.9배 성장했다. 이어 KOTRA 등에 따르면 1~10월 북ㆍ중 교역액은 46억7364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5% 증가했다. 2005년 처음으로 50%를 넘었던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올해는 9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남북 교역액은 지난해 19억1200만달러에서 올 1~10월 14억2522만달러로 위축돼 북ㆍ중 교역액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상만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지원이 있으면 북한 경제는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며 "다만 예산을 배분할 때 군부 입김이 세지면 민생경제 쪽 배분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과 '군부 태도'가 양대 변수라는 의미다.

[신헌철 기자 / 이상덕 기자 / 전정홍 기자]


8. [매일경제]북한 私경제 팽창 거스를 수 없을것

◆ 김정일 사망 이후 / 탈북 경제학자는 어떻게 보나… ◆

"북한 주민은 김씨 정권이 이밥(쌀밥)을 먹여줄 것이란 순진한 기대를 버리고 각자도생에 나선 지 오래입니다."

탈북 경제학자인 김영희 정책금융공사 수석연구원(사진)은 북한 경제가 '현상 유지'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 연구원은 북한의 '7ㆍ1 경제개선관리조치' 직후인 2002년 8월에 북한을 탈출했다. 원산경제대학 출신으로 남한에 정착한 이후에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에서 북한 경제를 연구해왔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최근 북한 경제는 과거보다 더 나빠지진 않았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요즘 평양에서 좀 산다는 집에는 남한제 밥솥이 하나씩 다 있다고 한다"며 "생활필수품이나 전력 공급 등을 볼 때 평양을 중심으로 한 북한 경제는 김일성 사망 시기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1994년은 사회주의권 체제 붕괴와 맞물려 '고난의 행군'이 본격화한 시기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활성화하고 7ㆍ1조치로 사경제 영역이 급속도로 확대됐다. 덕분에 화폐개혁의 후유증을 벗어나지 못한 작년에도 -0.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현상 유지에 성공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예전처럼 김장 비용을 마련한다며 '채소 적금'까지 중앙은행에 넣고, 국영 상점에서 물건을 사던 시대라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며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신흥 부자들이 경제권을 잡아 가면서 당과 정권의 경제 영향력은 오히려 줄었다"고 강조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오히려 김정은 체제 안착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파격적인 관측도 내놨다. 김 연구원은 "김정은이 강성대국 원년이라는 김정일 위원장의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더라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며 "조부인 김일성의 유훈까지 이어받을 의무가 없는 김정은은 주체사상이라는 제약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계획경제로의 회귀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내년은 김정은 체제 공고화를 위한 일종의 과도기이기 때문에 현상 유지를 목표로 경제 정책 방향을 잡을 것"이라며 "북한의 체제 불안은 오히려 중국의 대북 지원을 이끌어내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9. [매일경제]통일재원 어떻게 ?…개성공단 10개만 만들면 통일稅 불필요

◆ 김정일 사망 이후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통일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북한 체제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통일을 대비해 돈을 든든하게 쌓아두자는 얘기다. △별도 통일세를 신설하거나 △부가세율을 인상해 통일계정(통일 항아리)에 담는 방안 △통일국채 발행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통일세의 기준이 될 통일 비용에 대한 신뢰성부터 높일 필요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남북협력기금 등 기존에 있는 카드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정부는 연간 1조원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을 중심으로 통일계정 재원을 쌓는다는 방침이다.

실제 남북협력기금으로 매년 1조원 정도 예산이 책정되지만, 남북경협과 지원 등 집행률이 저조해 대부분 기금은 국고로 돌아오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책정된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1조153억원으로 이 가운데 3.01%만 집행됐다. 최근 4년 평균 집행률도 10.15%에 그친다.

재정부 관계자는 "집행률이 낮기 때문에 향후 대북 지원 규모 등이 늘어나도 추가 기금 증액 없이 재원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지금 새로운 것에 손대기보다 있는 것을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김정환 기자]


10. [매일경제]北 최고기념일 2월·4월·10월에 주목하라

◆김정일 사망 이후 / '대장명령 1호'내린 김정은 권력장악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돌연 사망으로 김정은 시대가 갑자기 찾아왔다. 20대 젊은 후계자가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북한을 이끌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북한 매체에 등장한 김정은은 당ㆍ군ㆍ정 고위 간부들을 좌우로 대동한 채 맨 앞에 나와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고 이후 조문을 직접 받았다. 일단 후계자로서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김정은이 차지한 자리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인민군 대장이 고작이다. 그것도 지난 9월 공식 후계자로 지명되면서부터다. 아직은 취약한 상황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북한 내 권력 장악이다. 정부 정보당국자나 탈북단체 등은 내년이 권력 장악을 위한 절차가 차례로 진행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력 장악 시나리오 1막은 내년 초에 바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은 애도 기간이 이달 말로 끝나면 곧바로 내년 1월 1일 신년공동사설, 김정일 생일인 2월 16일, 김일성 생일인 4월 15일 등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념일을 맞는다. 이런 날 김정은은 후계자로서 역량을 보여야 한다.

북한 지도부로부터 김 위원장과 같은 권위와 신뢰를 얻기 위해 후계자로서 역량을 보여야 하고, 이를 위해 눈에 보이는 행사와 경제정책 등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김갑식 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박사는 "당분간은 대외적인 측면보다 내부 안정화 작업에 치중할 것"이라며 "김정일에 비해 김정은은 권위와 정통성에 약하기 때문에 이벤트 등을 많이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권력 승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당 총비서나 국방위원장 등 아버지 직책을 가능한 한 빨리 부여받아야 한다. 그래야 북한 권부인 당과 군부로부터 대를 이은 최고 지도자로서 공식적인 충성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권력 장악 시나리오 2막은 자리 확보에 초점을 둘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에 국방위원장, 유훈통치를 마친 1997년에는 당 총비서에 올랐다. 하지만 통치의 정당성을 빠르게 확보해야 하는 김정은은 총비서, 국방위원장 등 직책을 가능한 한 단기간에 받으려 할 수 있다.

우선 내년 4월에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된다. 최고인민회의는 최고 의결기관으로 북한 군사력을 장악한 국방위원장 등을 선출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김정은은 이를 통해 국방위원장과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될 수 있다.

내년 10월 10일에는 노동당 창건기념일이 있다. 이때를 전후해 일정한 절차를 거쳐 당 중앙군사위 위원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당과 국가기구(정부)의 군권을 모두 장악해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군부를 틀어쥐게 된다.

북한 노동당 규약 22조는 '총비서는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에 오르면 총비서는 당연직으로 따라와 아버지 자리를 모두 물려받게 된다.

한 탈북단체 관계자는 "북한 권력의 두 축인 당과 군을 가능한 한 빨리 장악하기 위해 내년 한 해 동안 자리 확보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 추모 분위기가 여전할 내년이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아버지와 달리 국방위원회가 아닌 당중앙군사위원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성 주석 사후 김정일이 주석직에 오르지 않고 국방위원장을 권력의 원천으로 이용했듯이, 김정은 역시 김정일을 '영원한 국방위원장'으로 모시고 자신은 당군사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이미 군권을 장악했다는 징후도 나타났다.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발표 전에 전군에 '김정은 대장 명령 1호'를 하달한 것이다.

21일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김정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전 전군에 김정은 대장 명령 1호를 하달했다"면서 "이는 김정은이 군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이 인민군에 처음으로 내린 명령으로, 그가 곧 인민군 최고사령관 직위에 오를 것을 암시한다고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상훈 기자]


11. [매일경제]장성택·리영호·김영철…北 핵심실세는 黨·軍 양쪽에 직책

◆ 김정일 사망 이후 ◆

북한 권력의 엘리트들은 당과 군에 포진해 있다. 특히 핵심 엘리트는 노동당 내 당중앙군사위원회와 국가기구인 국방위원회 양쪽 모두에서 자리 잡고 있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65)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중앙군사위 위원 겸 행정부장과 국방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은 김정은의 후계체제 옹립 과정에서 후견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사후에 대비해 그나마 믿을 수 있는 혈육을 다양한 자리에 앉혀 김정은의 측근으로 자리를 잡게 한 것이다.

20일 공개된 김정은의 참배 장면에서 리영호 총참모장(69)은 김정은 옆에서 함께 참배해 실세임을 과시했다.

리영호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할 때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당 대표자회에서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김정은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는 4명에 불과한 최고위직인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에도 올랐다.

리영호는 군인으로서 포 사격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올해 들어 김정은을 '포 사격의 천재'라고 우상화하는 상황에서 리영호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로 통한다.

또 한 사람의 핵심 인물은 김영철 정찰총국장(65)이다.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평소 강경 보수 발언으로 김정일 부자의 신임을 얻었고, 측근 비밀파티에서 직접 상장계급장과 임명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8년 국방위 국장 자격으로 개성공단을 시찰했고, 남측의 육로출입 제한 등을 주도한 장본인이다. 김정은에게 충성을 외치며 대남 강경 군사대응을 주도하고 있으나 정찰업무에 문외한이어서 내부적으로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12. [매일경제]조지프 하버드大 교수, 김정은 권력 유지 내년이후 힘들 것

◆ 김정일 사망 이후 ◆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74)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후계자로 알려져 있는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권력을 강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그는 "북한을 둘러싼 주요국 가운데 중국이 가장 골치가 아플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면서 동시에 최근 연평도 공격과 같은 도발은 막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은 한반도 정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국 일본 등은 물론 중국과도 긴밀한 소통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파워' 주창자인 나이 교수는 19일 매일경제신문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단기적으로 북한 정권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내년 이후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을 이전 보호막으로는 보호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군부 내에서 권력 강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북한 내에) 불확실하고 불안한 시기가 찾아올 것임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1년 전 북한 정권의 후계자로 공식화됐지만 김정일의 갑작스러운 사망 탓에 권력을 제대로 이어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은 그동안 세계적인 국가 정상들을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군사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남한을 상대로 한두 차례 군사적 공격을 하는 데 간여한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특히 10년 이상 세습교육을 받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북한을 통치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이 교수는 이 때문에 북한 체제가 당장은 변화가 없겠지만 내년 이후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 정권 붕괴 가능성도 거론했다. 나이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북한 정권이 붕괴되고 한반도는 통일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 같은 기대가 실현되기 위해 사람들이 10년 전 예측한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정일 사망 이후 동북아시아에서 긴장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주요 국가의 역학관계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나이 교수는 "일본은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미국과 밀접한 동맹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도 여러 모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졌다. 나이 교수는 "중국은 더 많은 문제를 떠안게 됐다"며 "중국은 북한에 변화를 요구할 것이고, 동시에 지난해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위기를 촉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의 돌출행동이 중국에도 안보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중국은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사건 여파로 당시 한ㆍ미 양국이 서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북한은 물론 중국도 안보 위협을 느꼈다.

나이 교수는 "중국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붕괴되면 접경지역에서 혼란이 예상되는 것은 물론 한반도를 끼고 미국과 직접 대치해야 하는 점도 중국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나이 교수는 "한국 정부는 신중해야 하고 불확실성의 시기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등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의 사망이 미국의 다른 나라와의 외교정책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김정일 사망 이후 한반도에서 평화가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일 사망에 따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재개되고 한반도가 궁극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시점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He is …

조지프 나이 교수는 하버드대 정책대학원인 케네디스쿨 석좌교수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 외교정책인 '스마트파워'의 주창자다. 그는 군사력과 경제력을 의미하는 '하드파워'와 달리 한 국가의 문화적 역량과 외교력을 지칭하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내세웠다. 1990년 내놓은 저서에서 처음 이 용어를 소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국방부 차관보를 역임했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4년부터 하버드대 교수로 일하고 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13. [매일경제]100원 싼 알뜰주유소 29일 출범…용인 마평에 1호점

알뜰주유소 입찰에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가 낙찰자로 선정되면서 ℓ당 평균 70~100원 저렴한 알뜰주유소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에 주유소 시설개선자금과 셀프주유기 설치를 위한 소상공인자금 융자 등 각종 알뜰주유소 예산안을 편성한 상태다.

다만 변수는 기존 주유소들의 반발이다. 자영 주유소 수십 곳이 NH카드에 대해 결제 거부에 돌입하며 실력저지에 나섰다. 명분은 수수료율 인하지만 속내는 알뜰주유소를 추진하고 있는 농협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농협중앙회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알뜰주유소 3차 입찰'을 열어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를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 따라 GS칼텍스는 남부권(영ㆍ호남), 현대오일뱅크는 중부권에 각각 기름을 공급한다. 농협은 그동안 1~2차 입찰을 경쟁 방식으로 했지만 유통비 부담 우려로 정유사들이 높은 가격을 적어내 번번이 선정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3차 입찰은 각 정유사들이 물류비와 보관비를 낮춰 더 낮은 공급가격을 써내도록 유도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에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시중가격보다 ℓ당 40원 정도 낮게 공급하겠다고 적어냈다. 당초 기대했던 ℓ당 50원에는 못 미치지만 일단 출발을 했다는 점에서 정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시중가격(ℓ당 1937원)을 감안할 때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1800원대 중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공급 규모는 1차 입찰 때와 마찬가지인 140만㎘다. 이 중 GS칼텍스가 80만㎘고 나머지 60만㎘를 현대오일뱅크가 책임진다. 계약 기간은 1년으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기존 농협주유소 물량의 70% 정도를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계약에 따라 추가로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고객과의 관계를 고려해 시장거래질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공급가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식경제부는 이르면 이달 29일 용인 마평 주유소를 알뜰주유소 1호점으로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도경환 지경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대량 구매로 공급가격을 낮췄고, 셀프주유기를 설치해 인건비를 아끼고 사은품을 줄이면 최대 100원 싼 가격으로 기름을 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뜰주유소가 인근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100원 정도 싸게 팔 수 있는 이유는 비용 절감에 있다.

물론 변수도 있다. 기존 주유업계 반발이다. 알뜰주유소가 확산되면 매출 타격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이날 카드업계에 따르면 주유소협회는 NH카드를 상대로 수수료율을 1%로 낮추지 않으면 결제 거부를 불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주유소를 추진하고 있는 농협에 대한 보복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주유소협회는 내년 1월 15일까지 NH카드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안내문 부착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린 주유소를 상대로 최대 30만원 상당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다.

[강계만 기자 / 이상덕 기자]


14. [매일경제]연말정산 꼼수부리면 낭패

연말정산 시즌, 한 푼의 세금이라도 더 돌려받고 싶은 게 근로소득자들 마음이다. 그러나 과욕을 부려 과다공제를 받는다면 추후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국세청은 21일 연말정산을 준비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을 소개했다. 특히 과다공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단 연말정산 시 실수 또는 고의로 세금을 과다공제 받는다면 추후 검증 과정에서 걸러져 과소신고 가산세(일반과소 10% 또는 부당과소 40%)와 납부불성실 가산세(1일 0.03%, 최대 54.75%)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우선 지정기부금 소득공제 한도가 올해부터 근로소득의 30%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종교단체 기부금은 10%로 제한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더욱이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아 제출해 과다공제를 받으면 추후 환급액을 물어내야 할 뿐만 아니라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준 단체는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될 수도 있다.

실제 국세청은 최근 3년간 허위 기부금 영수증을 이용한 기부금 과다공제자 5만1000명에게서 307억원을 추가 징수했고, 29개 단체를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배우자나 직계존비속과 달리 형제자매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여전히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부모님에 대한 의료비를 여러 형제자매가 일정액씩 나누어 부담한 경우 실제 부모님을 부양하는 근로자만 자신이 부담한 금액에 한해 의료비를 공제받을 수 있다. 부모님을 실제 부양하지 않는 형제자매가 부모님의 의료비를 부담했다고 해서 공제 신청을 해선 안 된다.

내년 1월 15일 서비스가 개시되는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소득공제증명서류를 발급받으려고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영수증 발급기관이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은 자료가 있다면 근로자들이 해당 소득공제 영수증 발급기관 등을 통해 필요한 영수증을 직접 수집해야 한다.

특히 기부금, 미취학 아동 학원비 및 체육시설 수강료, 교복ㆍ안경ㆍ의료기기 구입비 등 자료는 단체나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제출하는 항목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국세청은 설명한다.

[전정홍 기자]


15. [매일경제]회계사 합격해도 세무사 못한다

공인회계사(CPA) 시험 합격과 동시에 자동으로 받아왔던 세무사자격증을 앞으론 취득하지 못할 전망이다. 5억원 이상 조세포탈범에 대해선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는 등 탈세 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는 CPA에 대한 세무사 자동 자격부여 제도를 폐지하고 조세포탈범 명단을 공개하는 데 합의했다.

자동자격 부여제도는 CPA가 도입된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유지돼왔다. 세무사와 CPA의 능력이나 역할이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세무사 숫자가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CPA 합격자들이 대거 배출되면서 세무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세무업계를 중심으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CPA 숫자는 1만6000명이고 이 중 1만2000명이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세무사 자격증만 보유하고 있는 인원은 이보다 적은 9000명 정도다.

대한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오랫동안 큰 문제없이 제도가 유지돼 왔다"면서 "아직 상임위와 본회의 통과 절차가 남아 있지만 소위에서 합의된 건 유감"이라고 밝혔다.

소위 의원들은 조세포탈 혐의 금액이 5억원을 넘는 조세범에 대해선 명단을 공개하고 조세범 처벌절차를 법령에 적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난 9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 원안대로 통과된 것으로 명단 공개 시 구체적인 금액이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기창 기자]


16. [매일경제]기초노령연금 수급자 내년 15만명 늘어날듯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이 완화된다. 이에 따라 내년도 기초노령연금 수급자가 15만명 늘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선정을 위한 소득인정액 기준을 올해보다 4만원(5.4%) 오른 78만원으로 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노인부부 가구의 선정 기준액은 124만8000원으로 올해보다 6만6000원 오른다.

변경된 기준에 따라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자 수는 올해 387만명에서 내년에는 402만명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복지부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월 근로소득이 최대 121만원(부부 합산 소득은 210만8000원)인 노인까지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소득이 전혀 없는 노인은 보유한 재산이 3억1520만원(노인부부 가구 4억2752만원)인 경우까지 기초노령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기초노령연금은 소득과 재산이 소득인정액 기준선(소득 하위 70%) 이하인 노인 가구에 지급되며, 지난 8월 현재 376만명이 월 9만1200원을 받고 있다.

[전정홍 기자]


17. [매일경제]ECB 유로존 은행에 무제한 대출…연 1%짜리 초저금리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을 무제한 방출하면 유로존 국채 금리 하락을 가져오는 캐리 트레이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ECB가 유럽 은행에 제공하는 연 1%짜리 초저금리 장기대출이 도미노 신용등급 강등, 제로 성장 불안감,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불협화음 등 우울한 소식으로 가득 차 있는 유로존 부채위기를 완화할 만큼 약발을 발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0일 스페인은 3개월ㆍ6개월물 국채를 각각 1.735%, 2.435% 금리에 발행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달 발행 금리 5.11%와 5.227%에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발행금리가 뚝 떨어지면서 스페인 국채 유통수익률도 5.07%로 하락해 한 달 전에 비해 1.8%포인트 떨어졌다.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0.44%포인트 내려간 6.61%로 떨어졌다.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면서 폭등했던 스페인 국채 금리가 이날 큰 폭 하락한 것은 당초 발행목표 대비 6배에 달하는 은행권 뭉칫돈(180억 유로)이 몰렸기 때문이다. 신용경색으로 자금 확보에 혈안이 됐던 유럽 은행들이 이처럼 갑작스럽게 재정 문제국으로 떠오른 스페인 국채 사자에 나선 배경에는 ECB 유동성 풀기가 자리 잡고 있다. 21일부터 ECB에서 무제한으로 1%라는 초저금리에 3년짜리 장기대출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유동성 부담 없이 고수익 국채를 사들일 수 있는 여력이 만들어졌다.

단기물이긴 하지만 이날 스페인 국채 금리가 떨어진 것은 바로 ECB가 원하는 최상 시나리오다. ECB가 사상 처음으로 3년 장기대출을 통해 유럽 은행권 유동성 공급에 나선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금융권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시장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유럽 은행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7200억유로(약 1083조) 규모 상환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게다가 내년 6월까지 1147억유로 자본 재확충에 나서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ECB에서 빌린 초저금리 자금으로 은행들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ECB는 유럽 문제국 국채를 무제한적으로 사들이라는 시장 압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국가 간 지원을 금지하는 EU 조약 때문에 직접 국채를 사들일 수 없지만 대신 은행권에 유동성을 공급해 은행이 ECB 대신 우회적으로 국채를 매입토록 함으로써 국채 금리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 1% 저금리에 돈을 빌려 4~5%짜리 고금리 국채를 사들이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면 상당한 이익을 거둘 수 있다. 2009년 ECB가 처음으로 유럽 은행에 1년짜리 대출을 제공했을 때 유럽 은행들은 4470억유로에 달하는 대규모 대출을 받아 국채 투자에 나선 전례가 있다.

따라서 유럽 은행이 더 많은 ECB 자금을 대출받을수록 국채 매입 수요 기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ECB는 물론이고 유럽 각국 중앙은행들이 은행들에 대해 가능한 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 로이터는 유럽 은행이 3500억유로 이상 대출을 신청하면 국채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은행들이 대출을 받더라도 국채 투자가 생각만큼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평상시라면 싸게 빌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캐리 트레이드를 위해 대출 요구가 빗발치겠지만 최근 국채 투자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국채에 투자했다가 50% 헤어컷(채무탕감)을 당한 경험도 있다. 일부 은행들은 ECB 자금을 받으면 다른 은행들에 비해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출을 꺼리고 있다.

[박봉권 기자]


18. [매일경제]日 31년만에 연간 무역적자…80년 석유파동후 처음

무역강국 일본이 31년 만에 연간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재무성이 21일 발표한 11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847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다. 11월 수출은 5조1977억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 감소한 반면 수입은 5조8824억엔으로 11.4% 급증했다. 이미 11월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이 2조2831억엔(약 37조원)에 달해 연간 기준으로 적자가 확정적이다.

일본이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차 석유위기 직후인 1980년 2조6128억엔의 적자를 낸 이후 31년 만이다. 올해 일본은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 태국 대홍수, 엔화 강세 등 악재가 겹치며 대표 수출 상품인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이날 일본 정부는 국내외 경기 침체를 반영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당초 발표한 2.7~2.9%에서 2.2%로 0.5%포인트 이상 하향 조정했다.

일본은 또 자국 신용평가회사에 의해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당하는 수모도 당했다.

일본 신용평가회사 R&I는 21일 일본 국채 신용등급을 현재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일본 신용평가사가 자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I는 그동안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와 함께 일본 국채에 최고 등급을 부여해왔다.

R&I 측은 "일본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회보장과 세제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행 속도가 너무 늦다"고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은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200%에 달해 재정건전성이 선진국 최악 수준이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월, 무디스는 8월 각각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와 S&P는 일본 신용등급을 중국 칠레 대만 등과 같은 수준인 AA-로 평가하고 있다.

[서찬동 기자]


19. [매일경제]소로스·폴슨 金 왕창 팔았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금의 시대가 저물어간다는 주장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서 나왔다.

포천은 20일(현지시간) '왜 금이 빛을 잃었나(Why gold has lost its luster)'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에서 "금 강세장이 끝나가는 데 반해 금에 대해 강력한 수요를 불러일으켰던 금융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금은 지난 11년 간 가격 상승을 거듭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을 매료해왔으나 이제 그 기세가 꺾여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에서 눈을 떼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금값은 지난 9월 온스당 19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4개월 만에 15% 이상 하락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금을 '궁극의 버블(거품)'로 불러온 조지 소로스는 지난 5월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에 있던 자신의 금 자산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 애호가로 널리 알려진 존 폴슨 헤지펀드 매니저도 금 자산 3분의 1을 매각했다.

또 2008년 상품 하락을 정확하게 예측했던 경제학자 데니스 가트먼도 금을 모두 처분했다. 금이 매력을 잃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정부의 10년 만기 국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금이 인플레 헤지(위험방지) 수단으로 인정받는 데 비해 최근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을 덜었기 때문이라고 포천은 분석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은 내년 금값이 온스당 185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유로존 미국 일본 등이 통화량을 늘리면 화폐 가치가 내려가 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신흥시장의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여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할 때도 금 인기가 올라간다는 이유에서다.

21일 현재 기준 가격은 온스당 1626달러다.

[황시영 기자]


20. [매일경제]美 주택경기 청신호 독일 기업들도 예상보다 경기낙관

유로존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독일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경기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적어도 내년 초 독일에서는 경기 침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연구소인 IHS글로벌인사이트의 티모 클라인 선임연구원은 20일 "독일에서는 향후 수개월 동안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 말과 내년 초에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독일 기업들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독일 Ifo경제연구소 기업환경지수(BCI)는 107.2로 전달 106.6보다 상승했다. 특히 유로존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 지수는 두 달 연속 상승해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스 워너 신 Ifo 대표는 "독일 경제가 안정적임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2008년식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가 내놓은 내년 1월 소비자신뢰지수도 5.6으로 나타났다. 올해 12월 5.6과 동일한 수준이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5보다 높은 것으로 독일 소비자들도 경기를 낙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유럽중앙은행(ECB)은 독일 경제의 상대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팽창적 통화정책과 금리 인하를 통해 유로존 경기 위축을 막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독일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분데스방크는 내년 독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1.8%에서 최근 0.6%로 하향 조정했다. 분데스방크는 19일 "독일 경제는 유로존 부채위기와 불확실성 여파로 '뼈만 앙상한 겨울'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주택경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주택 착공 건수가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내년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것.

주택 임대시장이 개선되면서 아파트나 타운하우스 등 다가구주택 착공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택 착공 건수 증가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공동주택 착공은 25.3%나 늘어났다. 단독주택 착공은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라이언 스위트 무디스 수석연구원은 "주택 매입에서 임대로 추세가 변하면서 다가구주택 건설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21. [매일경제]英 신용등급도 위태…무디스, AAA등급 강등 경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영국에 대해서도 등급 강등 경고를 내렸다.

무디스는 지난 20일 악화되는 공공 재정과 성장 전망이 '트리플A(AAA)'인 영국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서를 영국 내각에 보냈다.

'영국 정부 부채에 대한 보고서'로 이름 붙여진 이 보고서에서 무디스는 "영국 경제도 유로존 위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재정감축 계획을 계속 지켜야 한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영국담당 애널리스트인 사라 칼슨은 이 보고서를 통해 "영국 공공 부문 부채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국가 재정 상황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영국은 현재 거시경제에 미치는 추가적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약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영국이 유동성이 좋고 통화정책이 매우 느슨하며 국가 예산을 관리하는 강력한 회계기구인 예산책임청이 있다는 점 등에서 경쟁력이 있으나 3가지 측면에서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2008년 이후 꾸준히 늘어난 적자와 부채 규모, 악화된 성장 전망, 유로존 위기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도) 등이 그것이다. 또 영국 신용등급 강등은 영국뿐 아니라 전체 유럽 국가 신용등급 재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무디스는 그러나 영국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트리플A',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또 다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디트에 대한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19개 은행에 대해서도 강등 가능성을 언급했다.

피치는 이탈리아 최대 소매은행인 인테사 상파울루와 방카몬테, UBI방카 등 7개 이탈리아 은행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려 향후 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그룹 BPCE, 덱시아 크레디트 로칼, 라 방크 포스탈 등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빌바오은행, 카이샤뱅크 등 8개 은행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런 가운데 장 피에르 주예 프랑스 금융시장청장은 이날 "프랑스 신용등급이 강등되지 않으려면 기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프랑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내년 7월 출범할 유로안정화기구(ESM) 등급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황시영 기자]


22. [매일경제]예금금리 `뚝` 저축銀 속사정은…시중은행과 역전현상도

저축은행들이 연말이면 예금만기 고객 재유치를 위해 선보이던 고금리 예금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통상적으로 연말이면 항상 모습을 드러내던 '특판상품'이 사라진 것은 물론 일반 정기예금의 수신금리도 끝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전국 91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59%다. 금융당국이 부실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9월 이후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3개월 만에 0.4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0월에는 한 달 새 0.2%포인트 급락했으며 11월에도 0.09%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대신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가 연 4.2%고 동부, 한신은 4.3%, 삼성은 4.4%로 4% 중반대 금리를 주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는 국민은행의 'KB스마트예금'(우대 포함 연 4.7%),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우대 포함 연 4.5%)보다 금리가 낮은 수준이다.

그나마 저축은행 업계 평균 금리를 상회하는 곳은 소액신용대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솔로몬,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이다. 이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4.9%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는 대출이 사실상 중단됐고,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면서 신용대출을 크게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또한 올해 9월까지 잇따른 부실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로 촉발됐던 예금인출 사태도 최근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예금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완화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건전성 감독이 강해지면서 저축은행 처지에서는 더욱 몸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내려가면서 예대금리차 또한 커지고 있다. 예금금리는 낮추지만 대출금리는 크게 낮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0월 상호저축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전월에 비해 0.31%포인트 상승한 11.88%를 기록했다.

[손일선 기자 / 석민수 기자]


23. [매일경제][표] 외국환율고시표 (12월 21일)


24. [매일경제]현대차 인도서 "내가 제일 잘나가"

현대자동차의 경차ㆍ소형차가 인도에서 '제일 잘나가는' 차에 뽑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인도의 유력 매체인 'CNBC TV18 오버드라이브'가 최근 선정한 '올해의 경차'에 '이온'이 뽑혔다.

이온은 지난 9월 현대차가 인도에서 출시한 현지 전략형 경차로 지난달에는 7418대가 팔려 현대차 인도 라인업 중 'i10'(1만174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현재까지 누적판매량은 2만925대다.

'신형 베르나(국내명 엑센트)'는 같은 매체가 선정한 '올해의 중형차', 또 다른 매체인 카 인디아가 선정한 '올해의 리더스 초이스'에 이름을 올렸다. 또 NDTV-카 앤 바이크가 주관하는 올해의 차, 올해의 디자인, 올해의 세단, 올해의 뷰어스 초이스 등 각 부문에도 모두 선정됐다.

지난 4월 인도에 출시된 신형 베르나는 월 4000대 이상 팔려 지난달까지 모두 3만2436대가 판매되며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문일호 기자]


25. [매일경제]음악 다운로드? 이젠 스트리밍 시대

대학생 김수미 씨(22)는 올해 초까지 파일공유(P2P) 사이트와 메신저를 통해 '멜론 최신 100곡'을 무료로 다운받아 들어 왔다.

그러나 정작 원하는 음악은 찾아 들을 수 없는 데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들을 수 없어 최근 음원 사이트에 가입, 월 5000원을 내고 무제한 스트리밍에 40곡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씨는 "나는가수다 방송 직후에도 예전과 달리 스트리밍으로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이 2200만대에 육박하면서 '나가수'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의 최신곡을 듣는 방법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Streaming)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아이튠즈 매치'와 '구글뮤직'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글로벌 디지털 음악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방식이 한국에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1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디지털 음원 유통시장은 2006년 3560억원 규모에서 2009년 57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는 6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멜론, 엠넷, 네이버뮤직 등 디지털음원 유통 시장이 커졌으며 통화 연결음, 벨소리 등 한국만의 독특한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스트리밍을 통해 히트곡을 바로바로 듣는 문화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여기에 KT가 KMP홀딩스 및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 미디어라인 등과 손잡고 21일 선보인 새로운 디지털 음악 서비스 '지니(Genie)'는 스트리밍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니는 스마트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형 디지털 음악 서비스로, 기존 월정액 상품 위주의 서비스와는 달리 이미 해외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자리잡은 단품 음원 및 뮤직비디오, 화보 등이 포함된 패키지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한다.

또 이동통신사, 음악포털 등 기존의 서비스 사업자가 가격을 결정하던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음악 권리자가 직접 가격을 책정하고, 곡당 가격도 음원 가치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최신 곡은 곡당 600원일 수 있지만 오래된 곡은 파격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으며 광고를 보면 음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기존 서비스에서 1분 정도만 들을 수 있었던 미리듣기도 곡 전체를 1~3번까지 들어보고 구입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국내 음악 전문가들은 국내에 무료 P2P 시장이 여전히 큰 규모(최대 2조2497억원)를 형성하고 있는 데다 디지털음원 가입자도 하향 추세여서 보다 큰 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멜론, 엠넷, 벅스, 소리바다, 올레뮤직 등 국내 주요 음악포털 유료 가입자는 지난해 6월 300만명이었으나 올해는 지난 8월까지 250만명 수준으로 줄었다.

여전히 결제 방식이 복잡(다운로드+무제한 듣기, 다운로드, 스트리밍 방식 혼재)한 데다가 단순 음악 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여전히 저작권, 접근권 등 권리가 복잡하게 나뉘어 있어 창작자들이나 가수들 의욕을 꺾고 있다"며 "음악시장에서 모두 승자가 되도록 하는 획기적인 구조 개선 없이 시장이 더 커지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손재권 기자]


26. [매일경제]아메리카노 한 잔이 990원…커피가격의 반란

커피 시장에서 가격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지하철 역사 내 매장과 오피스 상권에 위치한 특급호텔들로 이곳에서 최저 990원에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 유명 커피전문점들의 아메리카노 가격이 보통 3500원 전후라는 점에서 파격적인 가격이다.

미스터피자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마노핀'이 대표 주자다. 마노핀은 지난달 서울 시내 27개 지하철 역사에 테이크아웃 전문점 '마노핀 익스프레스'를 오픈하고 99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고 있다. 카페라테와 카푸치노 가격도 1990원으로 저렴하다.

마노핀 관계자는 "국내 커피 가격의 거품이 심하다는 생각에 고품질 원두를 사용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커피를 판매함으로써 커피를 더욱 대중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마노핀 익스프레스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마노핀이 카페형 매장으로 운영 중인 '마노핀 갤러리'에서 사용하는 브라질과 콜롬비아산 최상급 원두와 동일하다.

대신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으로 운영하면서 인테리어비,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었고 이를 가격 인하에 반영했다. 또 익스프레스 매장을 모두 직영점으로만 운영하기 때문에 마진 폭을 본사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마노핀 관계자는 "오픈 한 달 만에 전 매장 하루 매출이 평균 200만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종로 명동 등 주요 거점 지역 매장들은 350만~400만원의 하루 매출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마노핀 익스프레스 가맹점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예비 창업자들 호응이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에서도 2000원대 커피를 만나볼 수 있다. 주로 출근길 직장인을 대상으로 테이크아웃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아메리카노를 2800원, 카페라테를 3000원에 판매한다. 이는 평소 판매가보다 40% 할인된 가격이다.

또 샌드위치나 베이글을 포함해도 가격은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과 비슷한 3600원이다. 매일 평균 180명의 고객들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은 주중 아침(오전 7~9시)과 점심(오전 11시 30분~오후 1시)에 한해 커피, 녹차, 홍차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커피 가격은 2000원이며 샌드위치와 함께 세트로 구매해도 3500원에 불과하다. 주 고객층은 여성으로 일 평균 50개 세트메뉴가 판매된다.

또 세종호텔에서도 아메리카노를 3000원, 카페라테를 3500원에 판매하며, 쉐라톤 서울 디큐브 시티에서는 '일리' 커피를 크루아상과 함께 3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 브랜드에 걸맞은 고품질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27. [매일경제]집값 떨어지는데 왜 걱정할까요

◆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26) ◆

영주가 사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일대는 얼마 전 떠들썩했어요. 아파트 단지에는 '경축, 가락시영 아파트 3종 종상향 결정'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고, 영주 어머니도 기분이 좋아 보이셨어요. 지난 8일 서울시가 종상향을 결정했기 때문이라네요. 영주는 '종상향'이 뭔지도 모르겠고, 그 낯선 단어 하나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들썩이는 이유도 궁금했어요. 종상향에 대해 좀더 알고 싶다면 12월 9일 A1면 '가락시영 8903가구 재건축' 기사를 다시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영주는 지난 7일 정부가 발표한 '12ㆍ7 대책'이라는 부동산 대책에 대해 궁금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집값이 너무 떨어지고, 거래가 잘 안 되니까 정부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영주는 우유 가격이나 기름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가 모두 좋아하는데 왜 집값이 떨어지면 정부까지 나서서 걱정을 하는지 의문이 생겼어요.

몇 년 전 집값이 오를 때는 또 집값이 올라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다는데, 왜 사람들은 집값이 올라도 걱정, 떨어져도 걱정을 하는 걸까요.

집이나 땅은 국민 각자가 가진 사유재산이긴 하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 가운데 하나라는 점 때문에 공공성을 무시할 수 없어요. 게다가 우리나라 국민이 가진 재산 중에서 집이나 땅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가까워요. 재산 대부분을 투자한 만큼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데 국민이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 집 없는 서민들이 집을 사기 어려워져요.

소득은 늘어나지 않았는데 집값이 오르면 집을 사기 위해 한 푼 두 푼 돈을 모으던 사람들은 의욕을 잃게 돼요.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집값 오르는 게 반갑지만은 않아요. 자기가 사는 집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다른 집도 다 값이 올랐기 때문에 더 좋은 집이나, 넓은 집으로 이사 가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거든요.

또 집값 상승은 부동산 투기를 불러와요. '투기'는 가격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미리 사두는 것을 말하는데,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돈 많은 사람들은 집을 여러 채 사서 큰돈을 벌 수 있어요. 투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부작용이 나타나요. 집값이 오를 것을 알지만 집을 사둘 수 없는 서민들은 불만이 쌓이게 되고, 결국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는 불씨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정부는 집값이 너무 오르면 투기를 막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는답니다.

반대로 집값이 너무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집값이 오를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 사라져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어지간한 집 한 채 값이 수억 원씩 하기 때문에 집을 살 때 집값 일부를 은행에서 빌리는 것이 보통이에요.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이자도 내야 하고, 빌린 돈(원금)도 나눠 갚아야 하는데 집값이 떨어지면 빚을 얻어 집을 산 사람들은 허덕이게 돼요. 예전처럼 집값이라도 오른다면, 집을 팔아서라도 빚을 갚을 수 있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그럴 수도 없어요.

빚에 허덕이는 가정은 다른 곳에 쓸 돈을 줄일 수밖에 없고, 소비가 줄어들면 전반적인 경기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여러분도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하우스 푸어란 집은 한 채 있지만 대출이나 세금을 내고 나면 쓸 돈이 없어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요즘에는 하우스 푸어가 꽤 많아요.

심한 사람은 은행에서 빚을 갚으라고 독촉까지 한다면 살던 집을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릴 수도 있어요. 이렇게 되면 집값은 더 떨어지겠죠.

이런 이유로 집값이 너무 떨어질 때도 정부는 대책을 내놓게 된답니다.

12월 8일 A1면 '강남 재건축 급매물 거둬들인다' 기사를 보면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책을 잘 설명하고 있어요. 과거 집값이 오를 때 투기를 막기 위해 만들었던 정책을 반대로 손질한 것이라고 보면 될 거예요.

정부가 이렇게 자주 대책을 내놓는데도 부동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국토는 약 10만㎢에 달하는데 그중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3%도 안 돼요. 또 토지나 건물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어요. '부동산(不動産)'이라는 말 자체가 '움직이지 않는 재산'이라는 의미예요.

쓸 수 있는 땅이 제한적이고, 움직일 수 없다는 부동산 특성 때문에 부동산은 수요가 늘어난다고 공급을 바로 늘릴 수가 없는 한계가 있어요. 라면이나 아이스크림 수요가 늘었다면 식품회사들이 공장을 쉴 새 없이 가동하면 짧은 시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집은 그렇지 못하다는 거예요.

집을 지으려면 땅을 사고, 사업계획을 세우고, 건축 허가를 받고, 건물을 짓고 하는 여러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수요와 공급을 제때 맞추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예요.

부동산 대책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모든 사람이 집 걱정을 하지 않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여러분이 어른이 될 때쯤에는 가능할까요?

[이은아 기자]


28. [매일경제][열린마당] FTA 활용에 지혜 모아야

한ㆍ미 FTA에 관한 유언비어 유포 등의 행위는 우리 산업의 발전과 성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태다. 전자ㆍIT산업은 미국과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이다. 한ㆍ미 FTA 발효 시 투자유치 증진,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이미지 제고, 양국 기술협력 확대, 생산시험 장비ㆍ원부자재의 가격인하 등으로 우리 전자제품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ㆍ미 FTA에서 전자ㆍIT산업은 관세 즉시철폐가 수입액 기준으로 한국은 96.1%, 미국은 95.9%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측에 컬러TV, 백색가전 등을 중장기 유예 품목으로 양보했으나 국내 취약 부문인 전자의료기기 분야의 관세 철폐시기의 중장기 유예를 이끌어 냄으로써 국내 산업에 유리할 것으로 본다.

전자의료기기 분야 관세 즉시철폐는 수입금액 기준 미국 100%, 한국 27%다. 미국의 개방 수준이 절대적으로 높으며, 우리는 초음파영상진단기, MRI 등 차세대 전략품목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양허유예를 확보했다. 미국 측의 중장기 유예품목인 컬러TV, 백색가전 등은 이미 국내 제조업체들의 글로벌 전략으로 멕시코, 브라질 등지의 생산기지를 통한 미국시장 공략으로 대응하고 있어 국내 업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컴퓨터, 반도체, 휴대폰 등은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의해 무관세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ITA 품목 외에 비 ITA 품목은 관세철폐로 미국 시장 내 가격경쟁력 상승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미국은 국내 전체 가전수출 중 18.8%를 차지하는 1위 수출대상국이다. FTA로 인한 가장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품목은 대형 냉장고다. 대형 냉장고의 1.9%의 관세 즉시철폐는 비교적 낮은 관세율이지만 제조사 간 가격경쟁이 심한 미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또 전자ㆍIT업계는 한ㆍ미 FTA의 발효로 그동안 대일수입 비중이 높았던 핵심부품소재, 방송통신장비 등의 관세 철폐로 대미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내 전자ㆍIT제조업계의 원가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이며 대일 무역역조의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전자ㆍIT 중소기업들은 글로벌 최대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FTA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FTA 활용 극대화에는 우선 수출 품목의 원산지 결정 기준 충족 여부가 관건이다. 전자분야는 다양한 품목 구성으로 다른 산업에 비해 원산지 소명 대상이 복잡하다. 원산지 증명 등에 관해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홍보해 중소기업의 이해력을 제고해야 한다. FTA 지원기관과 업종별 전문가가 연계한 교육을 실시해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해외전시회, 수출상담회, 로드쇼 등과 같은 해외 마케팅과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한 국내 기업과 제품의 홍보활동을 지원하는 등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미국, EU 등 거대경제권과의 FTA를 적극 활용해 무역 2조달러 시대도 앞당겨야 할 것이다.

[전상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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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ndy Jeong